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 제 1화
제 1화
어느 병실의 방에서 소년이 위를 보며 누워있었다.
"하아, 싫다~. 무섭네~"
툭툭 중얼거리는 나는 히키가야 하치만이라고 합니다. 올해부터 고교 1학년입니다. 하지만 왜 내가 이런 곳에 있냐고 하면
"안 돼, 오빠야. 수술한다고 결정했잖아"
그래, 수술하는 것이다. 딱히 병은 아니다. 사고를 당했다. 개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서 치였다.
어떻게든 개는 구할 수 있었지만 다리를 부러먹은것과 무엇보다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코마치. 오빠는 말야, 열심히 했다고? 이 몸을 깎아서 하나의 생명을 구했단 말이지?"
"확실히 그건 포인트 높지만 말야. 수술하고는 관계없잖아"
도끼 눈을 이쪽을 쳐다보는 코마치. 아니! 느껴버려! 움찔움찔!
"뭐, 이걸로 길러지게 됐구만. 앞으로 인생 상승 결정, 나 진짜 다친 공적!"
"네네, 우선 상대가 없잖아. 증말, 공상은 듣기 질렸어~"
"너 바보냐, 나는 유언실행으로 완전무결한 완벽초인이야. 오히려 신이지. 외톨이 신은 그리스도보다 신앙받잖냐"
"외톨이 신이라면 상대를 못 찾잖아"
아, 확실히. 더는 틀린걸지도 모른다. 아니! 아직 나에겐 코마치와 부모님이 있어! 좋아 부모님의 정강이를 갉자.
"뭐, 내일 수술 힘내… 앗, 그리고 말야. 개 주인이 왔었어. 왠지 과자를 줬어. 맛있었어~"
"먹은거냐…, 그래서 이름은?"
"……잊어버렸어☆"
테헤페로라고 입에 나와버릴 정도로 코마치는 약아빠지게 얼버무렸다. 귀여우니까 용서하겠찌만.
"하아~, 이 바보가"
"으~. 그치만 눈에 대해서는 특별히 아무 말도 안 했어. 오빠도 그러는 편이 좋잖아. 아! 지금 코마치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포인트 높다 높아. 뭐, 그걸 계기로 관계를 갖게 되어도 곤란하니까"
동정으로 얻은 관계는 필요없다. 이쪽이 비참해진다.
"뭐, 아무튼 오빠는 내일 수술을 성공시켜서 고등학생이 안 되면 안 되거든?"
"알고 있대도. 걱정하지마"
다음날, 나 히키가야 하치만의 오른쪽 눈은 의안이 됐다.
―――――――――――――――――――――
어느 봄날.
교무실의 일각에는 학생과 교사가 뭐라 대화를 하고 있었다.
"히키가야. 뭐냐 이 작문은"
"고교 생활을 뒤돌아보고네요"
초등학생한테도 못 들을만한 당연한 질문을 받았다. 뭐야, 바보취급하는거야? 초등학생도 갖고 있는 친구가 없어서 그런가!?
"그런걸 묻는게 아냐. 뭐냐 이 우스꽝스런 작문은!!!!"
조금 노기를 내며 히라츠카 선생님이 작문을 책상에 내쳤다. 그 작문에는 지론이 쓰여있고, 나의 고교생활이 전부 쓰여있었다.
"아니, 정직하게 쓰라고 들어서 쓴거라구요"
사소한 반항을 시도해본다. 그러자 어느샌가 내 뺨을 주먹이 스치고 있었다.
"땡깡을 부리지마라……정말이지. 이게 정말이라면 조금 문제로군. 네 인격은 사회부적합자에 가깝다"
"하아…"
뭐야. 사회에 부적합하면 안 되나. 인간실격인가. 요우인가.
"…좋아! 조금 따라오거라"
그렇게해서 나는 선생님에게 들은대로 따라갔다.
―――――――――――――――――――――
방과후, 부활동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조용한 교정을 히라츠카 선생님과 걷고 있었다.
"슬슬 도착이다……여기다"
아무도 다가오지 않을 다목적실. 대체 이건 뭐라는걸까? 본래라면 교실 이름이 쓰여있는 플레이트는 아무것도 없고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똑똑
"실례합니다……"
교실은 창문이 열려있어서 문을 여는걸로 통풍이 좋아졌는지 봄바람이 나를 감쌌다.
"어머? 무슨 일이니"
아아, 나는 이 녀석을 알고 있다. 2학년 유키노시타 유키노다. 학교의 마돈나이며 누구도 다가가지 못하는 고령의 꽃이다.
"아니, 이 녀석은 여기의 신입부원이다. 사이 좋게 지내다오. 사이 좋게 지내는 김에 이 녀석의 인격을 갱생시켜주지 않겠느냐? 사회부적합자가 되어버릴것 같다"
아니아니, 갱생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지금이 퍼펙트한 상태니까 됐거든요.
"거절합니다. 그 남자에게선 위험한 냄새가 나요"
유키노시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노려본다. 잘못봤다! 유키노시타 유키노! 외톨이 신인 나는 남에게 간섭하지 않으니까 무해해!
"무얼, 이 남자는 위험수반이나 자기보신에 대해서 조무래기로 정평이 있으니 말이다"
어디에서 정평을 얻은건데. 누구야, 나한테 정평을 준 녀석. 친구가 되어주라고.
"그래도 무리에요. 인격은 본인의 문제잖아요"
그래, 거절해. 건들지 않는 외톨이에게 숭배하라.
"오~, 그 유키노시타라도 못 하는 일이 있었나. 뜻밖인데"
빠직
고령의 꽃이며 고비차인 그녀는 아마 이 도발에 통하겠지. 아아, 왜 거기만 애같은거야. 똑바로 해라고. 너는 난방 18℃냐.
"…좋아요. 그 싸구려 도발을 받아들일게요"
어라? 내 의견은? 내 인권은 어디로?
"그럼 부탁한다. 나는 일이 있으니까 실례하마"
"좀! 기다려줘요! 왜 이렇게 된거에요!?"
그만 반론해버린다. 그치만 싫은걸.
"이론 반론 저항 질문 말대답은 인정하지 않는다. 잠시간 거기에 있어라"
지금 나에게 할 수 있는 모든걸 금지당했다.
그리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그대로 자신의 일을 하러 돌아갔다.
"……"
팔랑 팔랑
거북해.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거야. 공기야? 나는 언제 공기가 된거야? 일단 뭔가 행동해본다.
통통통통통
봐라! 이 화려한 스텝을! 네 독서의 방해를 해주마! 뭐, 깝죽대는거지만.
"…예의 나쁘네, 너. 아니면 심술부리는거니? 깝죽가야"
짜증스런 모습으로 책을 덮고 이쪽을 노려본다. 눈으로 죽이려고 하다니.
"이쪽은 아무것도 못 듣고 끌려왔다고. 설명을 요구한다"
"하아… 게임을 하나 하자"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거야. 설명에서 게임이 왜 되는건데. 하지만 여기서 불평을 하려고 하면 상대가 가엾으므로 마음에 담아두자. 나 진짜 천사.
"이 부의 활동은 무엇일까"
"…문예부인가?"
"헤에…그 짐작은?"
엥, 이유도 필요해? 특별히 생각 안 했는데.
"아니, 거, 그거다. 책 읽고 있잖아"
"상당히 단순한 이유네. 아니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거니? 새머리가야"
"그치만 그것밖에 없지 않냐? …항복이야"
"봉사부에 온걸 환영해"
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환영한다니 재주 좋은 사람이네~. 이젠 지쳤다.
"……"
또 침묵이냐. 이제 됐어, 자자. 그렇게 생각해서 안경을 벗는다. 딱히 시력이 나쁜건 아니다. 좌우 눈은 조금 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슥
유키노시타가 행동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교실 뒤에 있는 책상 쌓아둔곳에 용건이 있는 모양이다. 손을 뻗어서 위쪽에 있는 상자를 잡는다. 의자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안정되어 있지 않는다.
"…괜찮은거냐"
"그래, 문제, 없어"
우와~, 문제밖에 없어. 어쨌든 나이대의 가녀린 여자애다.
"도와줄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유키노시타의 옆에 서서 비키도록 말한다. 진짜 나 다정남.
"문제없다고, 말했잖아!"
비틀
"히얏!"
작은 비명과 함께 유키노시타가 내쪽으로 쓰러져온다. 어떻게든 박스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인지 이쪽으로 손을 뻗어온다. 게다가 얼굴이다. 그대로 직격으로 쓰러진다.
쿵!
"!? 미안해!!"
데구르르
"? …윽!?"
"아아, 미안. 빠진것 같아"
교실에는 오른쪽 눈이 텅 빈 남자 위에 학년 제일의 미인이 올라타고 눈알이 굴러가고 있는 카오스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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