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12 직장견학편
어두웠던 하늘도 밝아지기 시작해, 일동은 한번 해산했다.
크게 자는 시간도 없이 몇 시간 후에는 또 학교에서 얼굴을 마주칠거라고 생각하면 하치만은 우울한 기분이 든다.
이런 시간까지 일을 했으니 이제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아? 라고 생각했지만 그 아라사가 허락할리가 없다.
유령들에게 대답을 부탁하고 HP가 끝날때까지는 자려고 결심한 것이었다.
그런 귀가길에 코마치는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고보니 오빠야, 제대로 만났네"
"무슨 얘기야?"
"그 과자 준 사람 말야, 이야~ 카스카 언니 때 본적 있는 사람이네~ 라고는 생각했지만 말야.
그 때는 머리 물들이지 않았구 분위기도 달랐으니까 지금까지 몰랐어"
"……유이가하마가 그때 강아지 주인?"
"맞아, 틀림없어"
"……그런가"
언젠가 말했지만 히키가야 하치만은 소부고등학교 입학식날 사고를 당했다.
이른 아침 소녀가 강아지 산책을 하고 있더니 목걸이 금속부분이 망가져서 주인의 제어로부터 떠난 강아지는 차도로 뛰어든다.
거기서 맹렬한 속도의 고급차가 파고들어왔다.
하치만은 개를 감싸고 뛰어들어 개를 감싸안는 대신 격돌하여, 하지만 유령들은 자신을 쿠션으로 삼았으므로 한쪽다리 단순골절만의 상처만으로 끝난 것이다.
…그 개 주인이 유이가하마 유이라고 한다.
동시에 여러가지로 하치만의 머리 속에서 이어졌다.
그날 이래 카와사키의 중역출근은 사라지고 중역출근은 여전히 등교중 유령에게 붙들려있는 하치만만이 가끔 있는 정도다.
카와사키의 나른한 표정도 사라졌다.
기말고사도 얼마지나지 않아 끝났다.
유이가하마도 유키노시타의 특훈 성과인지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얻은 모양이다.
그런 당연하게 아무 일도 없는 시간이 지나, 5월 말. 직장견학의 날이 다가왔다.
하야마가 택한 견학처는 치바와 도쿄 경계쯤에 있는 최첨단 로봇 팔이 생산을 맡는 공장이다.
공장이라 듣고 쇼와의 알전구가 비추는 어두운 이미지하고는 동떨어진, 견학자가 있는것도 계산에 넣은 시설이다.
최첨단인만큼 건물도 새로워서 세월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하치만으로서는 저런 로봇에 소년의 마음을 간지르는것도 있지만 이런 곳에는 유령이 없으므로 쓸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안 드는건 하야마에 낚여서 다수라고 할까 대부분의 급우가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왁자지끌하고 짜증나고.
무엇보다 토츠카가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서 떨어져있어서 다가가지도 못한다.
홀로 몰래 떨어져 최후미로 빠져서 천천히 집단에서 거리를 둔다.
스텔스에 정평이 있는 그는 야생동물급으로 기척을 없애고 누구에게도 들킬 일 없이 집단으로부터 쉽게 떨어졌다.
버릇에 됐다. 스텔스와 남으로부터 떨어지는것.
공허한 사고에 몰두하면서 이럴때 평소 다가오는 유령도 여기에는 없다.
그런 그를 발견하고 다가온것은 유감 아라사였다.
"어라, 히키가야잖느냐. 너도 여기에 온거냐"
"안녕하세요. 오고 싶어서 온건 아니지만요"
"이런데서 뭐하는거냐, 다들 먼저 갔다"
"혼자 조용히 충분하게 만끽하는 성질이라서요. 덤으로 살아있는 집단으로부터는 늘 따돌려집니다"
"너는 여전하구나"
쓴웃음을 지으며 히라츠카는 로봇 팔로 눈을 돌린다.
"기술의 진화는 눈부시구나. 이래선 나도 젊을때 사람이 탈 수 있는 거대형 로봇이 만들어질지도 모르겠군"
"어디의 아시아 지역을 지배하는 마왕군은 이미 완성한 모양이지만요"
꽤나 코어한 드립을 치는 하치만에게 히라츠카는 히쭉 입을 찡그리며 대답한다.
"어떤 이유를 들어서 증명해도 전차에 지는 로봇따윈 흥미는 없다.
역시 인간 탑승형 로봇이라고 하면 건○과 AS, 그리고 에스테발리스 근처가 들뜨지.
로봇 펀치만의 격렬 건거펀치는 충격적이었지"
"세대가 나와…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먹쥐지 마세요"
건○은 그렇다치고 에스테발리스를 언급하는 시점에서 뭐라고 할까, 그냥.
확실히 나데시코는 불허의 명작이라고 생각해, 작자가 전함・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처음으로 푹 빠진 작품이고.
그리고 로리도 좋네, 생각하고 돌아갈 수 없는 길로 빠져든 작품이기도 하다. 루리루리 귀여워 루리루리.
그건 둘째치고 하다못해 알드노아나 시드니어를 언급했으면 젊네요, 라고 말했겠지만.
AS는 나데시코와 비교하면 아직 근대이고 최종화를 맞이했지만 아마브릴 작자의 전 작품이며 집필개시 시기는 나데시코와 대충 같고. 후못후.
그보다 선생님 프리벨 읽는거네요, 수비 범위 넓구만 이 사람.
"그래서 어떠냐, 너도 유령 말고 조금은 대화하게 된건 아니냐"
"…거기서 YES라고 대답하면 자유의 몸입니까?"
"설마. 아직 멀었지.
설령 그렇다고해도 거기서 출발 지점이다, 보다 좋은 개선을 지향해라"
"칫. 놔줄 생각이 제로냐, 잽싸게 해방해줬으면 싶은데"
"그런 말이 나오는 동안은 불가능한 얘기겠군"
"그렇네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럼 나는 이 메카메카로이드를 한번 더 보고 올건데, 너는 어떡하겠느냐?"
"메카메카로이드라니. 저는 이제 됐어요 갈게요"
히라츠카에게 등을 돌리고 히키가야 하치마은 시설을 뒤로 한다.
이미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더니 뜻밖에도 대부분의 급우가 남아있었다.
뭐, 그 원인은 어째선지 아직 있는 하야마겠지.
아무래도 좋고 관여해도 좋을 일은 없을거라고 히키가야는 판단하고 스텔스 전력전개로 무시-
"아, 힛키!"
못했습니다, 바보애한테 제대로 포착당했습니다.
미우라 그룹에서 빠져나와서 유이가하마가 뛰어오…아니, 이런, 귀부인(貴腐人)님도 어째선지 오네?
특히 엄마 미우라, 너는 하야마한테서 떠나도 돼?
"늦어-! 지금부터 다같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시험 끝난것도 겸해서 뒤풀이 가자는 얘기가 되어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굳이 나같은거 안 기다리고 가면 될텐데"
"두고가면 너 안올거잖아"
게슴츠레한 눈으로 미우라가 말한다.
"기다리는건 우리만으로도 괜찮았지만, 하야토가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모두 남아버렸어"
에비나가 이 상황을 단적으로 말한다.
물론 직후에 하야하치니 뭐니 부녀자 발언을 해서 엄마 미우라에게 딴지를 맏는 친숙한 패턴 발생.
"과연, 대부분 녀석은 나 같은걸 두고 빨리 가고 싶다고 생각한건가"
"그런 해석 하지마! 자, 쫑알쫑알 거리지 말고 불렀으니까 얼른 가"
미우라가 뒤로 돌아서 등을 밀어온다.
에비나가 놓치지 않겠다고 오른팔 소매를 잡아서 당긴다.
유이가하마도 하치만의 오른손을 잡아다 당긴다.
"좀! 왜 너네는 나 같은걸 데려가려는거야?"
"하? 있는 편이 즐거우니까 그렇지"
"뭐, 무리해서 말하라고까지는 안 해, 있어주는것만으로도 좋으니까"
"거기다 힛키가 없으면 유령들도 못 부르잖아.
우리만으로는 휴대폰 화장실로 언제나 부를 수 있는 하나코랑 휴대폰으로 부를 수 있는 메리 씨 정도니까"
"…너네 되게 친숙해졌구만"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 당연한거야"
이래저래해서 급우 녀석들, 라고할까 하야마의 앞까지 연행된 하치만.
"안녕, 겨우 왔네. 그럼 얘들아, 가자"
"자, 잠깐 하야마. 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사이제 말고는 안 가기로 했어. 미안하지만"
"그럼 문제없어. 가는 곳은 처음부터 사이제야"
하치만 은 도망의 술(변명) 을 외웠다
하지만 둘러싸였다
치바현민, 사이제 너무 좋아하잖아.
결국 주위를 단단히 굳혀져있던 하치만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뒤풀이에 연행되었다.
유이가하마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었지만 이 상황에선 무리군.
하치만은 자신의 의견따위 통하지 않는다고 체념하고 주위에 휩쓸렸다.
…이런것도 기만인걸까, 좀 더 싫어했을텐데 라며 하치만은 한숨쉬었다.
예상과 달리 하치만은 그다지 따돌리지 않았다.
하치만이 생각하고 있던 이런 곳의 패턴은 자신을 부를만한 인기있는 녀석들은 누구에게든 인기가 많아서 결국 혼자가 되어 자리에 물들지 않아 혼자 묵묵히 먹는게 관례였는데.
아마 미우라의 존재다.
스스로 어디로 가는게 아니고 마음에 드는 그룹 멤버를 수패에 두는데다 다가오는 사람과 말을 하는 여왕님 스타일.
그러자 필연적으로 그 멤버인 에비나나 유이가하마도 자리를 떠나는 일은 별로 없고.
하야마도 있는 그 그룹에 둘러싸여 그녀들이나 하야마에게 적당하게 맞장구를 치면 그럭저럭 녹아든다.
거기서 스스로 화제를 꺼내지 않으면 집단 속에서 존재를 지울 수 있는, 새로운 스텔스의 개발이었다.
마찬가지로 그런 스타일에 동무을 받은건 마찬가지로 대응하고 있던 카와뭐시기.
그녀도 뒤풀이에 참가하지 않고 집에 가려고 했지만 하치만과 마찬가지로 미우라 그룹(라고할가 에비나)에게 붙들려서 끌려왔다.
눈이 마주치자 『서로 고생하는구만』하며 아이 컨택트.
같은 속성이기에 그것만으로 통해서 말은 나누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토츠카는 처음 주위에 인사만하고 히키가야의 옆에서 한번 자리잡았지만 테니스 예정이 있어서 금방 돌아가버렸다.
토츠카가 없는 이 곳에 잇을 이유는 더는 없다고 말했지만 단단히 둘러싸여서 도망칠 수 없다.
요망에 답해 유령들을 부르니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그걸 보고 있던 급우 녀석들이 감탄했다.
약 1명, 카와사키는 창백해져있었지만.
겸사로 쿠리하마도 불렀더니 그 용모도 있어서 순식간에 인기쟁이가 됐다.
부른 유령들에서는 그 중에서도 하나코 씨는 인기쟁이였다.
친숙하게 따르는 유이가하마로부터는 떠나지 않았찌만 주로 여자에게 곧잘 휴대폰 화면 너머로 말을 걸리고 있었다.
…낮은 카스트의 오타쿠 계열 남자도 말을 걸고 싶어한 모양이었지만, 그건 즉 유이가하마에게도 다가가야하는고로 그걸 우리의 엄마 미우라 여왕님이 허락할리도 없어서 철수하고 있었다.
그 미우라는 메리 씨에게 너 지나치게 무섭잖아 하면서 불평을 하고 있다.
애시당초 메리 씨는 무섭게 만드는건 본망이라서 기뻐보였지만.
…아아, 그러니까 미우라 나름대로 솔직하지 않은 돌려말하기 답례와 감사인가.
그리고 아이 유령들은 여기저기서 급우 녀석들과 놀고 있다.
잠시 지나자 유이가하마가 사가밍이라 부른 여자가 『이야~, 또 재미있는 소재 고마워, 히키타니. 앞으로도 소재 제공 잘 부탁해!』라고 말을 걸어왔다.
소재라는건 대체 무슨 소린지.
히키가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그들 그녀들을 점원들은 창백해진 얼굴로 멀찌감찌서 보고 있었다.
우리 학교 녀석들이 유령에 너무 친숙해져 있는 것이다(1명 제외),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히키가야는 마음속으로 사죄했다.
뒤풀이도 끝나, 해가 저물 무렵에 귀가길에서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이가하마를 자택 근처까지 바래다주게 됐다.
딱 좋은 기회지만 언제 어떻게 꺼낼지는 타이밍을 잡을 수 없다.
커뮤장애의 폐해이다.
침묵이 어색하지만 유이가하마가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즐거운듯이 귀로를 선도해서 걷고 있다.
갑자기 그녀는 뒤돌아서 평소짓는 다정한 미소를 보인다.
"어때? 나와보지 않으면 모르는것도 있지"
"뭐, 예상하고는 대개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유이가하마는 다정하군"
히키가야는 거기서 일단 구분을 짓고 이 다정한 여자애한테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말을 하려고 했다.
"어? 나, 나는 그런게…"
그는 지금까지 인생으로 생각한다.
이 다정한 여자애는 분명 어디까지나 다정하고 분명 거기에 가식은 없겠지만.
다정함과 동정은 다르다.
자신에게 다정하게 할 줄 아는 애는 다른 사람에게는 좀 더 다정하다.
그런 극히 당연한 대전제를 다정함이라는 베일을 마약처럼 감싸서 간단하게 잊게 만든다.
그러니까 얼른 눈을 뜨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가족을 구했다는 은인, 이라는 필터와 천성적으로 갖고 있는 다정함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화학반응의 착각에서는.
깊게 파고들게해서 현실의 자신을 알게 되어 상처입기 전에.
입다물고 있든 정말로 잊고 있든 코마치처럼 당사자라고 깨닫지 못했든 그걸 깨달으면 어디까지나 잔혹해지는 것이다.
진실이 잔혹하다면 분명 거짓말은 다정하다. 그럼 다정함은 거짓말이라는 도식이 성립한다.
어디의 기어오는 혼돈도 말했었다.
『'마음을 알아준다'같은 소리를 하는건 아무것도 못하는 선인이거나 악마뿐이야. 정말로 다정한 인간이라는건 어디까지나 냉철하게 숫자와 이론으로 결과를 말하는 사람이지』라고.
하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유이가하마는 자세를 고치고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묘한 박력인 그녀에게 눌려서 타이밍을 잃고 히키가야는 입을 다문다.
유이가하마는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말한다.
"힛키…, 으응, 히키가야! 작년에 우리 가족 사브레…아, 기르고 있는 개 말인데.
사고날뻔했을때 몸을 던져서 지켜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읏…"
말그대로 기선을 제압당한 느낌이다.
설마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올 줄은, 하필이면 이 타이밍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딱히 네 개라고 구한건 아니야.
그러니까 신경쓸 필요는 없어, 신경쓰"
"아, …기억하고 있었구나. 나를"
"음, 아니. 카와사키의 일로 코마치가 떠올렸어. 1년전의 너라고.
나로봐선 부실에 의뢰하러 왔을때가 초대면이지"
"초대면이라니, 같은반…앗, 이 대화도 그때도 했구나"
타하하, 하며 쓴웃음을 짓는 유이가하마.
"…아무튼 신경쓸 필요는 없어.
미안한데, 괜히 마음 쓰게 만들어버린것 같아서.
나는 알고 있어. 사고가 없든 다는 유령밖에 없는 외톨이였을거야.
캥겨할 필요도 동정도 필요없어.
신경쓰여서 다정하게 대하는거라면 그런건 그만둬"
마주보는 그와 그녀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히키가야의 뒤로 유령들이 모였다.
슬픈 시선과 분위기로 쳐다보면서 그걸로 괜찮냐고 묻듯이.
마음 속에서 그는 긍정한다.
동정으로 잘못된 다정함은 맹독 이상으로 성질이 나쁜 마약이다.
한번 받아들이면 어디까지나 의존해버려서 결과 쌍방 파멸한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령들과 한 차례 곤란을 극복한 결과의 경험치로부터 올바를터인 정리를 완성시켜서 그리고나서 행동방향의 방정식을 풀어서 실행하고 있었다.
말할 상대도 없으므로 대답 끼워맞추기는 불필요하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않고, 다가오는 사람도 없고, 그래도 계속 설 수 있기 위해.
"…아니~…그런건 아닌데말야~…"
잠시 아연해하는 얼굴로 침묵해하던 유이가하마도 이윽고 어색한 미소를 짓고.
하지만 이윽고 그것도 무너지며.
"그런게…아니야…"
그 두 눈동자에서 흘러나오는걸 닦지도 않고 유이가하마는 상대를 쳐다본다.
"…바보…"
유이가하마는 발꿈치를 돌려 뛰어가려고 했더니.
"기다려주세요!"
"에!? 에? 쿠짱?"
쿠리하마가 영도에서 뛰쳐나와서 가로막았다.
동시에 그녀는 손을 확 잡아당겨져서 고꾸러졌다.
"어? 뭐, 뭐야?"
뒤돌아보니 오른손이 공간에 고정된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하나코 씨, 뭐하는거야"
유이가하마의 손, 정확하게는 그 부근의 공간을 보고 말하는 히키가야.
그의 눈에는 하나코 씨가 유이가하마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놓지 않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뭐하는거야는 너야!"
쿵! 뒤로 밀쳐지는 히키가야.
발을 내딛어 돌아보니 허리에 손을 대고 하치만을 쳐다보는 엄마 미우라.
"왜 유이를 울리는거야!"
"미안해~, 유미코가 걱정된다고 따라왔어.
쿠짱, 하나코 씨, 미안하지만 유이를 좀 부탁해"
미우라의 뒤쪽에서 에비나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쿠리하마와 하나코 씨는 유이가하마를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데려갔다.
"히키타니, 아무튼 울리는건 좋지 않아"
하야마도 있었다.
"미안하지만 들었어.
유이의 개를 몸을 던져서 구해줘서 꽤 하잖아 생각했구.
나아도 히키오를 유우키나 카스카때 일로 다시 봤지만, 아까전의 그건 어떻게 된건데"
"어, 어떻게 된거냐니"
"히키타니, 유이를 믿을 수 없는 뭔가가 있던거야?"
"…미안하지만, 과거는 잊는 주의고 너네한테 말할 의무는 없"
"있어! 유이는 나아의 친구야!
그걸 울린 너는 우리한테도 사정을 말해서 유이한테 사과할 필요가 있어!"
"읏……"
"히키타니, 딱히 구체적으로 자세하게까지는 말 안해.
알 수 있을 정도로 대충이면 되니까"
에비나의 타협안에 히키가야 하치만은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딱히 그 녀석이라서 그런건 아니야.
살아있는 녀석, 특히 여자를 신용 못하는것 뿐이지.
왠지 모르게 이건 감이지만, 에비나라면 알지 않아?
여자라는 생물은 아무래도 좋은 녀석에겐 어디까지나 냉혹하게 될 수 있다는거"
"…뭐어 그렇지"
"? 무슨 소린데"
천성적으로 여왕님으로서 군림해왔을테니까 아래쪽 카스트의 다툼이나 관계성에 대해선 연이 없었던 모양이다.
"뭐, 나의 경우엔 그런 방향으로 선동한 녀석이 있었지만 그건 둘째치고.
그 녀석을 따라 유령들에게는 들키지 않는 뒷기술, 실행범을 특정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질끔찔끔 추하게, 쪼잔하게, 시답잖은 짓을 질질…"
"추하고 시답잖앗어?"
"선동해서 계획을 세웠던 녀석이 그쪽(영적)방면으로 지식은 있어도 바보라서 말이지. 그게 유일한 구제였어.
하지만 한 뭉텅거리로 괴롭힘을 희희낙락하며 계속하던 음습한 여자애들의 얼굴은 못 잊어.
괴롭힘의 질은 그렇다치고 참았떤건 여자의 본성이라는걸 항산 봤다는거지.
…중학교때 머리가 돌아감에 따라 명백하게 그 녀석의 계획하고는 별개로 방식을 배워서 자기들에게 응용해서 심해졌찌.
뭐, 덕분에 범인 발각도 했찌만.
물론 그 시기가 되면 초등학교 때와 달리 모두가 다 같이 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편을 들어주는것도 아니었어.
남녀 관계없이 말이지. 그게 제일 성질이 나빴어"
"무슨 소린데"
"흔들다리 효과라는게 있잖아?
시답잖은 짓도 몇 년이나 반복되어선 질린다는거지.
그럴때 극히 평범하게 대해주면 끔뻑 따르지. 상대에게 그럴 생각도 없는데 말이지"
"아…"
"착각으로 그 녀석에게 기세로 교제를 신청해버렸더니, 다음날에는 교실 전체에 퍼져버렸지.
여자라는 생물에게 절망한 순간이다"
"…그런 녀석이랑 유이를 똑같이 취급한거야, 히키오"
"그렇다기보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나를 경계한거야.
유이가하마를 라는게 아니라, 특별히 다정한 여자한테 착각하지 않도록 경계하는거지.
나는 둔감하지 않아, 민감하긴 물론 과민해.
그러니까 사소한 다정함이 마음에 스며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트라우마라는거야."
히키가야는 더는 말할건 없다며 침묵한다.
눈을 감고 당시를 떠올리며 사고의 바다에 의식을 잠근다.
그 녀석의 다정함은 그때일을 상기시킨다.
벌게임이나 몰카 고백, 여자가 일부러 대필한 가짜 러브레터.
낚여서 가보니 기다리기만 하는 얼간이를 웃음삼아 실황도촬 동영상을 찍거나, 성질 나쁜 불량배가 기다리고 있거나.
사이 좋은 여자가 포토 메일을 찍고 있는데 깨닫지 못하고 실수로 배경에 들어가서, 그저 그것만으로 유령이 찍히지 않아도 펑펑 울어서 전면적으로 나쁜놈 취급을 받거나.
초중학교 함께 수학여행이나 문화제나 체육대회 사진, 졸업 앨범을 나눠주는것과 동시에 거의 모든 여자가 집합사진과 개인 사진의 내 얼굴이랑 이름을 먹칠해버리거나.
그런 경험을 계쏙하면 두번 다신 낚일까보냐 하며 훈련받아서 경계한다고.
그걸 그냥 없었던 일로 하거나 동정으로 필요한 연락을 해주거나하는 어중간한 다정함을 받아선 기대하고, 희미한 광명에 희망을 보고, 그게 평소의 착각이고 배신이고…는 아닌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으니까.
그리고 언제부턴가 지쳐서 포기했어.
그러니까 늘, 그리고 언제까지라도 나는 살아있는 남은, 특히 여자는 아무도 믿지 않아"
"히키오…왜 그런 얘기를 웃으면서 할 수 있는거야…?"
"어…? 소리로 나왔어?"
"응. 있는대로.
고치는 편이 좋아. 사고에 몰두하면 무의식중에 소리내어 말하는거"
에비나가 대답했다.
미우라도 하야마도 그 이후 말은 없었다.
그보다 말을 찾을 수 없다.
자신들의 경험으로 비추어봐도 그가 걸은 길은 마치 어딘가 먼 나라같은 이야기였다.
"아-…고칠 수 있다면 고쳐둘게. 그리고 미우라, 그야 나에겐 유령 모두가 있기 때문이지. 어느샌가 유령의 폴터가이스트 반격도 상황악화말고는 안 일어나게 됐거든.
언제나 다가와서 위로해줬으니까 나는 망가지지 않을 수 있었어.
살아있는 녀석에겐 진작에 정떨어졌지.
그저 절무단절하면 역시 생활에 지장이 나오니까 어느 정도 나 개인의 감각으로 최저한의 겉면상으로는 대하지만.
코마치도 유령이 없는 완벽무비하게 외톨이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모르고 말야"
"…힛키…"
어느샌가 뒤쪽에 유이가하마가 있었다.
여전히 하나코 씨가 손을 잡고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에? 그보다 어디서부터 들었던거야?"
"…흔들다리 효과부근부터"
쿠리하마가 빼꼼 유이가하마의 뒤로 고개를 내민다.
"미안, 하치만. 유이도 들어야하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그만"
"힛키…"
유이가하마는 하치만의 소매를 잡고 고개를 들어올린다.
"나랑 얘기하거나 같이 있으면…괴로워?"
"아니…딱히 괴롭진 않아"
즐겁다는것도 아니지만, 하고 마음속으로 덧붙였다.
"저기, 히키오. 우리에게 무리하게 믿으라고는 말 않겠지만 말야.
하다못해 떼어내지 않고, 유이를 지금까지대로 부활동 멤버로서 너랑 유키노시타랑 있게 해주지 않을래?
…나아의 친구를, 심한 짓을 한 사람들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줬으면 싶어.
그리고 가능하면 그 동안 제대로 유이를 봐줘"
"(그렇게나 여자애가 싫다면 역시 남자애한테 가는수밖에 없지, 그보다 갔으면 싶어! 자아, 하야토 위로해줘, 그리고 그대로 골인!
…라고 평소라면 말하겠지만 역시 이 분위기로는 무리지)"
평상운전인 에비나다.
유이가하마는 고개를 숙인채 말한다.
"저기, 힛키. 나는 말야, 동정이나 신경을 쓴다는 생각은 한 번도 없어.
…그치만 어쩔 수 없지, 1년간 아무것도 못했고 안 했는데 이제와서 되짚는건…자기중심적인 얘기지"
하지만, 라며 말을 잇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히키가야를 곧게 쳐다본다.
"미움받든 질려하는건 싫으니까 억지로는 안 하겠지만.
힛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평범하게 사이 좋아지고 싶다는 내 마음하고는 관계없구.
음…그게 말야? 뭐라고 할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결의한듯한 표정이 멋대로 점점 당혹으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꾸벅 인사로 끝낸다.
바보애대로 열심히 허공친 말투에 미우라도 에비나도 하야마도 쿠리하마도 유령들도 쓴웃음을 짓는다.
아연해하고 있는 히키가야는 여러모로 부들부들거리지만 상황 분석에 사고 리소스를 돌리고 있었다.
결론은 하야마도, 무엇보다 미우라가 호의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면, 생각하는한 최악의 위치에 유이가하마가 몰리는 일은 없을것 같다, 라는 것이었다.
하아, 라며 한숨을 쉬면서 대답을 한다.
"뭘 말해도 소용없을것 같군…알았어, 질린 끝에 어울려줄 수 없게 되는 그때까지 잘 부탁해"
히키가야는 히키가야대로 어쩔 수도 없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풀썩 어깨를 떨구고 히키가야를 제외한 살아있는 사람과 쿠리하마와 하나코 씨를 비롯한 유령들.
미우라가 얼굴을 경직시키며 소리를 지른다.
"아- 진짜! 너네 한번 속 터놓고 얘기해! 제대로 얘길 하라고!"
"아니, 저기 미우라 씨?
얘기하면 안다는것도 오만…인건 아닐까 숙고합니다…요…"
오랜만에 희번뜩거리는 옥염의 여왕님의 노려보기가 히키가야를 덮쳐, 말이 작아진다.
"시끄러! 지금부터 노래방갈거야! 아무튼 제대로 이번 일은 결착을 지어!"
"지금부터!? 자, 잠깐, 쿠리하마. 코마치한테 늦어진다고 전해둬"
"그딴거 휴대폰이면 되고. 쿠짱도 올래? 그보다 와라"
"어? 으, 응"
히키가야와 유이가하마의 뒷덜미를 잡고 질질 끌고걷는 미우라.
에비나는 과연 유미코라고 웃으며 뒤를 쿠리하마의 손을 잡고 쫓는다.
하나코 씨는 따라가고 다른 유령들은 해산해서 쳐다봤다.
"하야토-, 가자-"
일련의 흐름을 묵묵히 보고 있던 하야마에게 뒤돌아서 말을 거는 미우라.
아아, 금방 갈게, 라고 대답을 하고 걷기 시작하는 하야마.
"(…히키타니도 유이도 가해자인 차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는군…)"
차회, 유키노시타 자매의 턴…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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