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08
 
 
 
 
어느날 부활동.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보다 늦게 온 유이가하마는 조금 기운이 없었다.
 
"얏하로-…"
 
"…왜 그러니? 유이가하마, 기운이 없는 모양인데, 거기 있는 거수자에게 무슨짓 당했니?"
 
"나를 보고 말하지마라, 누가 거수자야.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아-, 응. 유키농. 왠지 오늘 몸상태가 안 좋아. 묘하게 몸이 무겁구…"
 
"…정말로 상태가 나빠보이네"
 
정말로 몸상태 나빠보이는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도 이 이상의 농담은 자중한다.
 
"쓸데없이  기운찬게 유일한 장점인데"
 
"쓸데없다고 하지마, 유일하다는건 무슨 의미야"
 
"반응에 힘이 없네. 오늘은 그냥 돌아가서 쉬는게 어떠니?"
 
"으응-. 그러게, 그치만 여기서 조금 쉬고나서 갈래"
 
유이가하마는 평소 위치에 앉아 바로 축 처진다.
 
"그런데 유이가하마, 화장실의 하나코랑 사이가 좋아졌구나"
 
"어? 응, 오늘 아침에도 만나러 갔어.
 어제 돌아갈때 하나코에게 어울릴것 같은 리본달린 카츄샤를 발견해서 공양해서 선물했어"
 
"…정말로 순응성이 높네"
 
유키노시타는 최근 많아진 포즈, 이마를 잡고 한숨을 쉬었다.
 
"힛키에게 배웠어, 공양물은 음식에 한정하지 않는다고.
 음식과 마찬가지로 물질은 남지만 찍은 휴대폰 사진을 보면 기도로 깃든 영자?가 된 카츄샤를 기쁜듯이 쓰고 있었어"
 
유이가하마는 그 휴대폰에 그 사진을 표시해서 보인다.
확실히 어제까지 쓰지 않았던 카츄샤가 만면의 미소를 지은 그녀의 머리에 올려져 있었다.
 
"뭐, 사이가 좋은건 좋은 일이지"
 
히키가야로서는 유령은 냉대당하는걸 실컷 보아왔으므로 이 둘의 사이가 좋은건 무척이나 드물어서 흐뭇하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는해도 이번에는….
 
"뭐, 일단은 유이가하마. 셀카 찍어봐"
 
"어? 응…"
 
그 말을 듣고 유키노시타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표정을 흐린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니 설마…"
 
유이가하마는 휴대폰 렌즈를 자신을 향해 촬영한다.
그리고 찍힌 사진에는.
 
"아. 하나코다"
 
"하아… 역시…"
 
셀카 사진에는 행복해보이는 얼굴로 유이가하마의 어깨에 올라타 껴안고 있는 하나코의 모습이 있었다.
 
"아하하. 하나코가 계속 같이 있었구나"
 
유이가하마도 기쁜듯이 웃었다.
그후에 꺅꺅 즐거운듯이 대화하기 시작했다.
유령솨 사이 좋아지는 인간을 보고 히키가야도 약간 기쁜 모양이다.
그저 둘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유키노시타는.
 
(기뻐 보이기는 하지만, 유이가하마…
 너, 그건 씌였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인데)
 
하나코의 모습을 보건데 무게를 느끼고 몸상태가 나빠지는 정도라서 크게 해는 없어보이지만, 걱정이 되는 유키노시타였다.
 
 
 
 
 
 
 
 
 
 
 
"그보다 히키가야, 너 처음부터 알고 있던거 아니니?"
 
"뭐, 나는 하나코 씨가 처음부터 보이니까"
 
"가르쳐 줘!"
 
"하나코 씨에게 악의가 없다는것도 알고 있었고, 행복해보이는 얼굴로 달라붙어있으니까 말하려고 해도 말 못했던거야.
 거기다 나는 유령에게 악의가 없는한, 나는 살아있는 녀석보다는 유령의 편이다"
 
"하아… 너는 언제나 그러네…"
 
유키노시타는 두통이 심해졌다는 듯이 머리를 세게 눌렀다.
 
"그런데 하나코, 너는 계속 유이가하마와 있었다는건 화장실에서 내내 떨어져 있었다는거지.
 너, 부유령이 아니라 지박령에 가까운 성질 아니야? 기다릴 장소에서 떨어져서 직장 포기해도 돼?"
 
"유키농, 직장 포기라니…"
 
"딱히 하나코 씨는 화장실 한정 지박령이 아니고.
 묶여있는건 어디냐고 하면 『학교의 괴담』같은 쪽이야.
 학교 부지내라면 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학교 밖이라면 여자화장실에서 나올 수 없지만.
 공원의 공중화장실이라던가"
 
"과연….
 그건 그렇다치고 하나코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음~, 보쿠는 옛날에는 꽤 빈번하게 불렸지만 요즘은 전혀 안 불리니까~.
 심심하고 재미없으니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유이랑 같이 있는게 더 즐겁구』
 
화장실의 하나코, 실은 보쿠코였다는게 발각.
 
"그건 『화장실의』 하나코의 긍지로서 어떠려나….
 그건 그렇고 히키가야, 학교의 괴담은 사실이 섞여있는거니?"
 
"메이저한건 대강"
 
"하나코처럼 직장에서 떠나오진 않겠지"
 
"…음악실의 초상화나 혼자서 울리는 피아노는 애시당초 그 자리에서 못 움직이니까 괜찮아.
 같은 이유로 거울에 비치는 계열도 말이지"
 
"과연"
 
"아. 단지 요리실이나 보건실의 인체모형은 자다가 배회했던 적이 있었지"
 
"자다가!!??"
 
"게다가 배회하는구나…"
 
봉사부 여자 두 사람, 오늘 가장 큰 놀라움의 사실이었다.
 
 
 
 
 
 
 
 
 
 
"그런데 힛키, 하나코를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 놀 방법은 없어?"
 
"유이가하마, 너 지박령을 데리고 다닐 생각이니?"
 
"어-? 모처럼 사이 좋아졌으니까 같이 여러모로 놀고 싶잖아"
 
"하나코 씨의 경우엔 간단한 사빠가 있어"
 
"정말?"
 
"까놓고 말해 하나코 씨는 화장실이라면 뭐든 돼.
 여자라면 그거다, 휴대용 화장실? 라는거. 그거면 괜찮아"
 
"정말로?"
 
"아아. 참고로 나라면 이거지"
 
히키가야는 가방에서 어디에서 그런걸 찾아냈는지 엄지손가락 사이즈의 화장실 변기 모형이 달린 키홀더를 꺼냈다.
 
"그런걸로 괜찮아!?"
 
"이젠 뭐든 되는구나…"
 
"참고로 이걸로 부르면… 하나코 씨이"
 
『네에』
 
유이가하마의 어깨에 올라타고 있던 하나코의 모습이 슥 사라진다.
직후 히키가야가 들고 있던 키홀더 모형의 미니 변기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러자 미니 변기와 같은 사이즈의, 엄지 사이즈의 하나코 씨가 모형에서 생겨났다.
 
"와! 하나코 작아서 귀여워!"
 
"이젠 정말 뭐든지 되는구나…"
 
 
 
 
 

 
 
 
 
테니스 대결에서 며칠, GW를 사이둔 어느날 부활동에서 히키가야는 드물게도 스스로 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봉사부 부활동은 소속한 사람도 의뢰해도 돼?"
 
"어? 힛키가 우리한테 상담?"
 
"천지이변의 전조일까…"
 
"…심한 소리구만. 뭐 그리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거기다 어느쪽이냐고 하면 유이가하마에게 하는 의뢰라는 쪽이 정확할까"
 
"어? 나?"
 
"어머, 나는 따돌리는거니"
 
"적어도 처음의 첫걸음은 어떡해서든 유이가하마를 의지해야할테니까"
 
유이가하마는 너무나도 드문 히키가야의 부탁에 얼굴을 반짝거린다.
 
"응. 뭘 할건진 모르겠지만 하게해줘"
 
"기다리렴 유이가하마, 백지 티켓을 끊으면 안 돼. 저속한 부탁이라면 어떡할거야?"
 
"유키농, 힛키는 그런짓 안 해.
 ……………………아마"
 
"어이. 신용 안 하는구만. 뭐 상관없다만.
 그래서다, 정확하게는 의뢰인은 내가 아니라 이 애인데"
 
그렇게 말하고 히키가야는 자신의 옆 공간을 가리킨다.
보이는건 없다. 평소 패턴이다.
이미 완전히 패턴에 익숙해진 두 사람은 익숙한 손짓으로 휴대폰을 꺼내어 촬영 모드로 모습을 확인한다.
소부고 교복을 입은 여자였다.
흑발을 내리고 안경을 낀, 병약해보이는 수수한 아이다.
에비나가 연약하면 이렇게 되는 느낌일까.
그녀의 모습을 보고 유키노시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리 학교 학생…이었던것 같은데 기억에 없어"
 
"응. 나도 처음 봤어"
 
"그녀의 이름은 요코스카 카스카.
 병약해서 입학식 이래로 한번도 등교한 적도 없이 1년간 입원생활을 하고, 얼마전에 숨을 거두었어"
 
"아아, 병에 걸려서 장기 입원하고 있는 여학생이 있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녀였구나.
 …그래. 그대로 죽어버렸구나…"
 
"그랬구나…가엾어…"
 
"그녀에겐 한 가지 바람이 있어서, 그걸 이루고 성불하고 싶은 모양이야.
 그게 의뢰야"
 
"알았어. 가능한 범위로 받아들이자"
 
"그래서, 나한테 부탁이라는건?"
 
유이가하마가 묻자 카메라 모드의 휴대폰에서 카스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저, 입학식만큼은 어떻게든 나올 수 있어서…그때, 그의 모습이 눈에 붙고 말았어요.
 아무쪼록 하루만 그와 데이트…하게 해주세요, 하야마랑!』
 
 
 
 
 
 
 
 
 
 
반 휴일인 토요일 오후, 디스티니 랜드의 입구에 관계자 일동 플러스 알파가 모였다.
약속장소에는 의뢰인 카스카와 요망 상대인 하야마, 그리고 감시자인 봉사부 멤버와…에비나와 언짢은 미우라 유미코.
 
"미안, 하야토랑 의뢰 얘기를 해서 약속을 잡았는데 유미코한테 들켰어"
 
하야마와 교섭을 유이가하마에게 부탁했던 이 모양.
하지만 하치만에겐 정보를 부외자에게 누설한 유이가하마를 탓할수는 없다.
왜냐면.
 
"여러분 모두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어요. 히키가야 코마치에요! 늘 바보 오빠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드물게도 토요일 오후에 오빠의 예정이 있다는걸 알아채고 꼬치꼬치 캐물은 히키가야 하치만의 동생인 코마치가 강제로 참가했으니까.
 
"어음, 나도 와도 괜찮은걸까"
 
남녀 비율이 너무 치우쳤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되면 토츠카도 불러봤더니 단번에 OK였다.
애시당초 외모는 보다 밸런스가 무너지지만.
누구 한 명 잊고 있는것 같지만 기분 탓이겠지.
그런고로 어쩌다보니 예쩡보다도 많은 인원이서 집단 데이트가 됐다.
카스카는 여럿이서 즐겁게 보낸다는것도 포기하고 있떤 바람이었으므로 이건 이거대로 좋다고.
히키가야 남매 말고는 풀 충전상태로 한 휴대폰을 상시 카메라모드로 카스카의 모습과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다.
예비 배터리도 완벽하게 준비했다.
 
"…코마치도 영감체질이니?"
 
"네! 저희집 영감체질은 외가쪽 가계에요"
 
"우리 가족중에 유령이 안 보이는건 아버지 뿐이야"
 
"이 영감수신 안테나의 은혜라구요"
 
코마치는 남매가 나란히 머리 위로 자라난 바보털을 가리켰다.
 
"그거 안테나였어!?"
 
"우와, 리얼 요괴 안테나다"
 
경악하는 유이가하마와 드립을 아는 에비나.
 
"…오빠야, 코마치네가 드립치는것보다 먼저 들었어"
 
"의외로 복병인데. 설마 미우라 그룹에서 그쪽 면의 드립이 나오는 녀석이 있을 줄이야"
 
"흐흥. 부녀자는 겉멋이 아니라는거야, 남매"
 
안경 렌즈를 반짝이며 겁없는 미소를 짓는 에비나.
하치만은 불길한 단어가 들린 느낌이 들었지만 무시했다.
 
"뭐, 그런거니까 우리의 영감체질은 이 바보털을 손이나 머리핀으로 누르면 일시적으로 봉인할 수 있어"
 
그걸 들은 유키노시타가 어두컴컴한 미소를 짓는다.
 
"…차라리 잘라버려줄까"
 
"유감이지만 그건 무리야. 철사 커터로도 안 잘리니까.
 머리 정리제로는 도움도 안 되고"
 
"강철도 안 통하는거야!?"
 
히키가야가의 비밀을 가볍게 접했더니 카스카가 조심조심 손을 들었다.
 
『저어… 제 입장료는 어떡할까요』
 
"죽은 후 정도는 괜찮지 않아? 명토의 선물이라는거지 뭐.
 랜드 측도 여기서 마지막 유감을 푼다는 사망자에게 돈을 뜯으면 그건 꿈의 나라가 아냐"
 
"꿈이 없어, 오빠야…"
 
결국 부정을 허락지 않는 유키노시타가 봉사부의 일이니까 게스트인 하야마와 미우라와 에비나는 봉사부의 부비로 내고 유키노시타는 일시 자기가 계산하고 나중에 청산한다.
유이가하마는 연간 패스를 갖고 있었으니까 문제없음.
히키가야는 어째선지 자신과 코마치와 카스카의 몫을 자비로 지불되었다. 물론 청산없음.
괴롭힘인가, 납득 안 간다고 생각하면서 지갑 속을 보고 피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나서는 굉장히 평범하게 집단 데이트였다.
제트 코스터에 타거나 캐릭터 어트랙션에 타거나.
…집단의 중심 일각(카스카의 장소)가 떵하니 벌려있는데 주위는 의문을 가졌지만.
그 이전에 왜 대부분의 멤버가 휴대폰 카메라를 상시 그쪽으로 향하고 있는가, 가끔 그쪽으로 말을 거는건 수상쩍었다.
메리 고 랜드에서 아무도 타지 않은 백마에 손을 흔드는 일동에 주위는 쁘띠 혼란.
주위에 대해 그런데 무의식중에 둔해져 있는 부근에서 이 멤버는 영감체질에 상당히 독이 들었다.
가장 크게 저지른건 디스티니 랜드의 마스코트와 촬영 부탁이었다.
이하, 마스코트(속의 사람)의 심정을  순서대로 해설.
 
 
처음에 미우라는 하야마와 찍고 싶다고 고집 부리는건 극히 평범하고 적극적인 여자애로서 잘 안다. 유이가하마의 유키노시타와 찍고 싶다고 상당히 억지로 강요하는것도 사이가 좋다는건 이해의 범위.
에비나의, 무척이나 상당히 억지로 하야마와 히키가야 둘이서 찍게하려는건 의미를 모른채, 마스코트(속의 사람)는 고개를 비튼다.
토츠카는 묘하게 히키가야와 찍고 싶어하고, 하치만 쪽도(기분 나쁜 미소였지만) 기쁘게 응해서 커플인가 생각했더니 그걸 보던 코마치가
 
"남자끼리 기분 나빠 오빠야"
 
라고 신랄한 평가를 내려서 하치만이 침울해한다.
그보다 아까 작은애는 남자!? 라며 마스코트 속의 사람은 경악한다.
에비나가 코마치에게 엄청난 기세로 무언가를 설명하기 시작하지만 미우라가 『자중!』라고 하면서 어디에서 꺼냈는지 슬리퍼로 후려쳐서 중단되었다.
뭐였던걸까.
미우라가 에비나에게 가있는 동안에 하야마가 어째선지 이번에는 혼자서 찍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 사진을 쳐다보니 어째선지 여자애가 한명 더 찍혀있고, 게다가 미묘하게 투명해서 안에 있는 사람 경직.
 
"마지막은 오빠랑 코마치-!"
 
에비나에게 해방된 코마치가 오빠를 데려왔다.
아까전에 자신의 한 마디로 있는 대로 침울하게 만든건 신경쓰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 둘이랑 찍은 결과, 사진에는 투명한 사람이 대량으로 몇 명이나 찍혀서 마침내 마스코트(안의 사람)는 거품을 뿜고 쓰러졌다.
일동, 하마터면 출입금지를 먹을뻔했다.
 
※도쿄 디스티니 랜드는 공식견해로 마스코트에 안의 사람 따윈 없다! 를 관철합니다.
 
 
둘이서 타는 커피 컵에서.
조합은 또 미우라나 하야마가 짜거나, 적당하게 목적에 맞지 않는 한 결착이 있었지만 결국 하야마와 미우라와 카스카 셋이서 타는걸로 타협했다.
그 외에는 각자 조합했다.
유이가하마는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유키노시타와.
코마치는 짖궂게 토츠카랑 타려고(=오빠를 남은 여자인 에비나와 태운다)했지만 중요한 에비나가
 
"히키타니는 토츠카랑 태워줘, 순조롭게 갈테니까! 구후부후후"
 
라고 말했다.
토츠카는 의미를 몰라하고 있었지만 하치만이 기뻐날뛰며 (혹은 에비나한테서 긴급탈출을 하기 위해서) 토츠카의 손을 잡고 올라타버렸다.
포인트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으니까 남은 멤버인 에비나와 코마치가 탔다.
설마 타고 있는 동안 멈출 사람(엄마 미우라)이 오지 않는 폐쇄공간에서 하야하치 담의를 주구장창 듣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바보 오빠랑 핸섬남의 조합을 실컷 듣고, 의외로 심리유도에 뛰어난 에비나에게 저도 모르게 몇 번이나 공상을 해버리지만 평범하게 『아니야-』라며 마음을 강하게 가졌다.
자칫하면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끌려가버릴것 같아서 흘려듣고 마음을 닫는다.
그 사이 코마치의 눈은 오빠 못지 않게 심로로 썩어있었다.
에비나는 그 이상으로 썩어빠져있었다.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 하치만과 토츠카는 극히 평범하게 놀이기구를 즐겼다.
 
 
미우라, 하야마, 카스카 그룹.
기세 오른 미우라가 상당한 속도로 컵을 돌리고 있었다.
뭐, 스포츠 경험자인 두 사람은 꽤 태연했지만 카스카는 눈을 돌리고 있었다.
애시당초 그조차도 즐기는걸로 보이지만.
이래저래 엄마 속성인 미우라는 그 모습에 이 이상의 회전 가속은 자중했다.
대신에 문득 머리에 떠오른걸 말해본다.
 
"있잖아 하야토, 조금 생각한건데"
 
"응? 뭐야 유미코"
 
미우라는 휴대폰을 카메라에서 통화 어플로 바꾸고 어떤 번호를 고른다.
그건 미우라가 정신적으로 당하기만 하고 이기지 못하는 유령인 메리 씨.
 
"이 고속회전 상태로 부르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만둬"
 
쓴웃음을 짓는 하야마는 부드럽게 미우라의 폭권을 제지했다.
 
 
고 카트에서.
조합으로 주무르는것도 귀찮아서 둘이서 커피 컵을 탈때와 같은 조합으로 탄다.
…코마치가 되게 싫어했지만 그걸 헤아린 미우라가
 
"그러니까 중학생 끌어들이지마!"
 
라며 에비나의 권유에 못을 박았다.
하치만은 동생이 썩지 않아서 몰래 안도했다.
각각의 조합을오 즐기고 있던 일동이었지만.
미우라의 휴대폰이 운다.
 
"누구야, 이럴때 분위기도 못 읽고…어?"
 
번호 확인하기 전에 강제통화.
이 패턴은…!
불길한 예감과 함게 휴대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쿡쿡쿡…나 메리 씨…지금, 당신의 뒤에 타서 코스를 달리고 있어』
 
"……" "……"
 
미우라와 하야마는 바로 뒤쪽에 기척을 느끼고.
카스카는 아, 안녕하세요, 라며 뒤쪽에 인사를 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아!!" "들려버렸다아아아아아아!!!"
 
도망칠곳 없음.
고카트인데 니트로를 사용한듯한 가속을 하고 인간과 유령 각각 둘을 태운 차는 압도적인 속도로 다른 사람을 두고 코스를 달려갔다.
 
 
 
 
 
 
 
 
 
 
GIRLS SIDE
 
오후도 깊어져, 태양도 기울기 시작했을 무렵,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여자는 자리 확보, 남자는 사러가서 자리를 비우고 있다.
유이가하마는 이 틈에 카스카에게 물어봤다.
 
"어때? 즐기고 있어? 카스카"
 
『네, 정말 즐기고 있어요!』
 
카스카는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저, 옛날부터  병약했으니까 친구는 물론 부모님조차도 함께 놀러간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처음이에요, 이렇게 다같이 즐겁게 보내는건』
 
"…" "…" "…" "…" "…"
 
조용해지는 일동.
그리고 어쩌지 못할 현실을 떠올린다.
이 아이의 마지막 즐거운 시간도, 시시각각 끝이 다가오고 있다.
 
"……미안"
 
갑자기 미우라가 말을 흐린다.
 
『뭐가, 말이에요?』
 
"나아는 살아있어. 앞으로도 시간이 잔뜩 있는데.
 너는 오늘 반나절이 마지막으로 하야토와 추억을 원했던것 뿐이잖아.
 …그런데 나아는 내 고집으로 방해만했어"
 
『그럴리가요. 저는 이걸로도 좋아요. 충분히 즐기고 있어요』
 
"……쓰지마"
 
『에?』
 
"유미코?"
 
드물게 또렷하지 않는 미우라.
고개숙인채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고개를 들고 희번뜩 카스카를 쳐다본다.
 
"경어, 쓰지말라고.
 우리는 이미 친구잖아. 딱딱한 말 쓰지마!"
 
『어? 그, 그치만, 저같은게 친하게』
 
"시끄러! 나아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거야!
 거부권 없어! 알겠어!?"
 
『아, 네…아, 그게 아니라, 응』
 
이후는 도저히 남자에게는 들려줄 수 없을 신랄하고 용서없는 다 털어놓은 걸즈 토크로 들떠올랐지만 하치만네가 돌아오는걸 눈치채고 흐르는듯이 노멀한 담소로 바뀌었다.
여자 무서워.
참고로 이야기의 전환을 따라가지 못했던 유키노시타만 혼란해하고 있었다.
 
 
 
BOYS SIDE
 
사러나간 남자들은 남자들대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왜 우리가 사야하는거야"
 
"뭐, 이럴때는 우리 남자가 내지 않으면 면목이 안 선다는거지"
 
"남녀평등 구가하는 멘트는 어디갔냐.
 여자의 형편 좋을때만 써먹고 말야"
 
"히키가야, 그거 코마치랑 카스카랑 유키노시타꺼지. 자기 몫은?"
 
사오는건 각자가 자신의 몫과 담당하는 여자를 정해서 사고 있었다.
하야마는 평소 그룹 멤버인 미우라와 에비나와 유이가하마.
토츠카는 자기 몫만.
히키가야는 코마치와 카스카와 유키노시타.
라는 구도다.
 
"귀가길 전차비를 생각하면 이제 거의 안 남아있어"
 
"뭐, 어쩔 수 없어.
 히키타니는 동생이랑 카스카의 몫을 전부 내고 있으니까"
 
그걸 들은 히키가야는 입꼬리를 경직시킨다.
 
"요코스카는 그렇다치고 코마치 녀석.
 엄마한테 군자금을 받은데다 아버지한테 실컷 뜯어낸 주제에 교통비로 동전 하나 안 썼어.
 나는 엄마랑 실컷 교섭해서 겨우 교통비를 받아낸것 뿐인데.
 아버지는 생트집을 잡은데다 땡전 한푼도 주지 않으니까 감시를 붙인 유령에게 들었던 야한책의 숨긴 장소를 엄마한테 까발려줬다고"
 
"너 심한데"
 
"하치만, 그건 화풀이인게…"
 
"덤으로 유키노시타 자식.
 자비로 쓴다면서 너만 부비로 청산하지 않는다니 진짜 믿을 수 없어"
 
"알았어. 본래 내가 에스코트 해야할 카스카의 몫은 내가 청산할게"
 
"진짜냐?! 살았다!"
 
앞으로 이번달 내내 점심은 커녕 맥캔도 제대로 못 먹는 지갑 사정을 관가해보면 베품도 안 받을 순 없었다.
하야마 씨 진짜 천사, 신발 끝에 키스해버려! 라고 들떠있으니.
 
 
 
『구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오싹!
 
어떤 부녀자의 기척과 목소리가 등 뒤에서.
하지만 돌아봐도 아무도 없다.
무서운 부녀자. 영감체질도 관계없다.
유키노시타의 유령에게 쪼는 느낌은 대충 이런 느낌인가.
역시 살아있는 인간…그보다 평범하지 않는 여자가 제일 무섭다.
새삼 히키가야 하치만은 인식을 굳혔다.
해도 점점 저물어, 하늘일 붉어지기 시작했다.
여자들의 모습이 멀리 보였다. 사이 좋게 담소하고 있다. 카스카도 포함해서.
하지만 히키가야는 하늘을 보고 중얼거린다.
 
"……슬슬이군"
 
그 한마디에 하야마와 토츠카도 발걸음을 멈춘다.
 
"…성불하는건가"
 
하야마의 질문에 말없이 하치만은 끄덕였다.
 
 
 
 
 
 
 
 
 
 
하늘도 붉은색과 농감색이 섞이어 저녁놀에서 밤으로 변하는 찰나.
일동은 관람차 줄을 서있었다.
지금까지대로 하야마, 카스카, 미우라가 선두에 선다.
순서가 와서 넷이서 타는 곤돌라에 탄건 하야마와 카스카, 그리고.
감시자로서 자처한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지금까지 패턴이었던 미우라의 모습ㅂ이 없다며 하야마는 조금 놀라 곤돌라의 밖을 보고 있으니.
카스카의 마지막이기 때문에 뒤로 빠져서 미소짓고 쳐다보는 미우라의 모습이 있었다.
자애로 넘치는 그 미소는 평소 자신에게 보여주는 아양떠는 모습이 아닌, 그것이 그녀의 본래의 모습이라고 하야마는 제대로 깨닫고 있다.
그렇기에 평소 어떻게 행동해도 소중한 친구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곤돌라가 높은곳까지 왔다.
그때까지 사이에도 하야마와 유이가하마는 카스카를 중심으로 화제를 돌린다.
이 즐거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계속할 수 있도록.
유키노시타는 즐거운듯이 웃는 카스카를 묵묵히, 하지만 약간 미소지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깨닫고 있었지만  깨닫지 못한 척으로 현재 상황의 분위기를 계속한다.
카스카의 모습이 천천히 투명해져간다.
정상 부근에 도달했을때 성대한 폭발음이 울렸다.
밖으로 눈을 향하자 색이 영롱한 예쁜 불꽃이 밤하늘에 피어있었다.
―그리고.
하야마의 눈이 밖으로 향하고 대화가 끊겼을때, 정면의 여자 둘에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카스카.
둘도 미소지으면서 손을 흔들고.
그녀의 영체에서 다정하게 빛나는 입자가 하늘로 향해 거품처럼 올라.
그 모습이 사라졌다.
 
"…가버린 모양이네"
 
유키노시타는 오늘 반나절 내내 카메라로 켜뒀던 휴대폰을 정리하면서.
 
"…응"
 
유이가하마는 눈가를 닦으면서.
하야마는 둘의 대화로 돌아본다.
휴대폰 카메라로 보아도 옆에 있던 카스카는 흔적도 없다.
그저 말없이, 마음을 억누르는듯한 미소로 그녀가 있던 자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마지막까지 웃고 있었어"
 
"…마지막까지 협력해줘서 고마워, 하야마"
 
"…아니, 나도 좋은 추억이 생겼어. 고마워"
 
 
그 밖의 멤버는 결국 관람차에 타지 않고 네 사람이 탄 곤돌라를 그저 올려봤다.
곤돌라가 정상부근에 도달했을때, 성대한 불꽃이 밤하늘에 피었다.
직후, 둥실, 카스카가 내려왔다.
몸속에서 영자, 입자가 흘러나오고 있고, 몸도 거의 투명해졌다.
성불 직전이다.
 
"…괜찮겠어? 마지막까지 하야마와 함께 있지 않아도"
 
『이미 작별은 마쳤으니까』
 
미소지으면서 그녀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에게도 신세를 졌으니까요. 묵묵히 갈 수 없어요』
 
카스카는 일동을 돌아보며.
 
『여러분, 마지막으로…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하고 고개를 숙인 후, 카스카는 히키가야에게 손을 내민다.
 
『히키가야 씨, 부탁을 들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아아. …건강해, 라는것도 다르군. 잘가, 인가"
 
하치만도 손을 내밀지만 영감체질인 그도 더는 그녀의 악수에 응할 수 없어서 손이 겹쳐지고 하늘을 갈랐다.
 
『괜찮아요, 마음은 전해졌어요. 슬퍼보이는 얼굴을 하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다정한 분이네요, 하치만 씨는.
 살아있을때는 몰랐지만, 죽은후라면 그 사람의 인성을 오러로 알 수 있어요.
 하치만 씨는 정말로 따뜻하고 다정한 오러를 갖고 있어요.
 솔직히 살아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진짜 하치만 씨는 알기 어려워요.
 말은 좀 뭐하지만,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행복해질것 같은 하야마 씨보다 당신이 걱정이에요』
 
"아-, 음. 확실히 그 말대로네"
 
코마치가 질린다는듯이 동의했다.
카스카는 하치만의 손을 포개듯이 잡고 미소지으며 말한다.
 
『아무쪼록, 제 몫까지 행복해지세요』
 
"……"
 
하치만은 그저 얼굴을 숙일뿐, 대답할 수가 없었다.
카스카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고, 마지막으로 미우라를 향해 미소지었다.
 
『고마워, ……유미코』
 
"읏! 카슷…카!"
 
미우라는 손을 뻗지만, 애시당초 영감체질도 아닌 그녀가 만질 수 있을리도 없다.
잡은것처럼 보인 손은 빠져나가고, 손가락 틈새로 옅게 빛나는 입자가 빠져나가 거품처럼 하늘로 올라갔다.
 
 
 
 
 
 
 
 
 
 
디스티니 랜드에서 귀가길, 일동은 사이제에 들렀다.
창측 자리에 하치만, 코마치, 유키노시타.
맞은편에 하야마와 토츠카가 앉았다.
 
"…고생했다"
 
"딱히 고생은 안 했어"
 
가볍게 위로하는 하치만에게 대답하는 하야마.
 
"마지막은 조금 숙연해졌지만 오늘은 즐거웠네요"
 
"응. 그러게. …카스카, 마지막까지 웃고 있었어"
 
"그건 그렇고…"
 
하치만은 옆 자리로 시선을 향한다.
 
"저쪽의 무너진 댐 눈물샘은 언제 닫히는거야?"
 
옆자리에서는 아직도 펑펑 우는 미우라를 유이가하마와 에비나가 열심히 달래고 있었다.
 
"반칙! 비겁! 저런건……!!! 후에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야마, 가라. 네 차례다. 달래고 와라"
 
"아니아니, 히키타니. 분위기를 읽자"
 
"이러니까 오레기는…"
 
"아하하…"
 
"거기다"
 
하야마는 창밖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 정도는 그녀만 생각하고 싶어"
 
하야마의 휴대폰 대기화면에는 오늘 카스카와 찍은 사진이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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