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그러니까 너에게 나의 성씨를 준다고 말하는거야" 하치만"…………하?"
 
 
 
눈 앞의 소녀가 말한 말에 저도 모르게 눈이 점이 된다. ……팔든?
 
"그러니까, 너한테 내 성씨를 주겠다고 하는거야. 몇 번이나 같은 소리를 하게 말아주겠니"
 
"……나는 지금 극히 고압적인 역 프로포즈를 받은거냐"
 
되물어보니 유키노시타는 탐스러운 흑발을 손으로 나부끼며 크게 끄덕여보였다.
 
"그렇게 되겠네. 하지만 히키가야, 프로포즈를 남자가 하는거라는건 상당히 전 시대적인 생각이야"
 
"그러십니까……"
 
유키노시타의 이야기는 이렇다. 역시 아가씨가 되면 언제까지고 독신으로 있을 수는 없는 모양이라 대학을 나올 무렵에는 어머니가 선택한 남자들 중에 누군가와 결혼하게 된다. 어느 남자고 밀리지 않을 집안과 교양을 갖추고 있는 모양이지만 당연히 유키노시타로서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전에 스스로 결혼상대를 정해버리자는 심산인 모양이다.
 
"그렇다고 왜 나냐. 하야마를 하면 부모도 납득할거 아냐"
 
"히키가야. 실수라고 해도 그런 농담은 두번다시 하지 말아줄래?"
 
그렇게 미소짓는 유키노시타는 미소짓고 있는데 마치 반야같았다. 죄송합니다.
 
"………그보다 너, 나를……………………좋아하냐"
 
"좋아하는데?"
 
"즉답?!"
 
"좋아하지 않으면 결혼을 제안하지 않아"
 
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인적은 없었고, 만나면 까기만 했던 주제에.
 
"……믿을 수 없어. 너, 대개 나한테 화풀이만 해대고"
 
"그건……그게, 지금 유행하는 츤데레라는게 있잖니?"
 
"아니, 네 경우엔 츤의 비율이 너무 높거든?"
 
아마, 9.999999999999정도가 츤이라고. 너무 미세해서 데레를 지각 못할 수준이다.
 
"그래서 어떡할거니?"
 
"당연하지만 대답은 노우다"
 
"……그건 어째서니"
 
유키노시타는 조금 아연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온다.
 
"유키노시타 하치만이라면 어감이 나빠"
 
"……뭐니, 그 이유는……"
 
한숨을 쉬며 이마에 손을 댄다.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생각해도 꽤 중요하다고.
 
"그러니까, 네가 내 성씨를 받아주지 않겠냐"
 
유키노시타는 희미하게 볼을 붉힌다. 나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 또 소파에쉬 난동부릴지도 모른다.
 
"……그럼 오늘부터 교제를 시작하자. 괜찮지? 하치만"
 
"엥, 왜 난데없이 이름 부르기?"
 
"그치만, 언젠가는 같은 성씨가 될거니까 어쩔 수 없잖니. 너도 앞으로는 나를 유키노라고 부르렴"
 
"예이……"
 
여자라는건 되게 억지스럽다. 하지만 유키노시타에게 하치만이라고 불리면 근지러움이 장난이 아니다.
 
"……불러주지 않을거야?"
 
유키노시타가 올려다보기로 나를 쳐다본다. 어째선지 나까지 얼굴이 빨개졌다고…….
 
"유키, 노?"
 
"정말……어째서 의문형이니……. 아무튼, 내일부터 잘 부탁해. 하치만"
 
 
 
 
 
 
 
같은 하치유키 누가 써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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