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선지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사랑을 하고 있다. - 2. 부끄럽지만서도 아직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사랑을 하고 있다.
 
 
 
"아하하하하하핳!"
눈 앞에 인간의 형태를 한 악마가 떠들어대고 있다.
짧게 단정된 흑발은 약간 흐트러지고 양기로 배어나오는 땀으로 인해 그 매끄러운 피부에 달라붙어 있다.
형태 좋은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가벼운 환성은 봄에 노는 요정을 방불케할 정도로 무구하고 명랑했다.
나도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관객처럼 눈을 감고 듣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 이런.
"언니 그만해 부탁이니까 진짜로 그만 히키가야 살려줘"
"그만해 유키노시타 진짜로 그만해 토하거든 유키노가 토하거든"
이런 커피 컵에서 원심력을 느끼면서 귀여운 동생뻘의 등을 문지르는듯한 상황이 아니라면.
"아하핳, 즐겁네, 둘 다!"
얼굴을 창백하게 만드는 친동생을 뒷전으로 정말로 유쾌하다는 듯이 웃는 이 세상에 강림한 악마의 손을 억지로 커피컵의 축에서 벗겨내려고 시도해보면서.
나는 빨리도 봄의 양기를 느끼고 있던 그저께의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유원지 가자, 히키가야"
"하?"
봉사부 부실.
오늘도 오늘대로 스피드 삼매경, 패를 뒤집고 있더니 대면에 앉은 유키노시타한테 갑자기 그런 제안을 받았다.
"엥, 뭐야 좀 잠깐 무슨 소린거야 무서워"
내가 생각해도 귀여울 정도로 허둥대는 나에게 유키노시타는 방긋 뺨을 풀며 소악마같은 불길한 미소로,
"어라? 혹시 수줍은거야 히키가야? 어라어라?"
"그만둬 만지지마 뺨 찌르지마 성희롱으로 신고한다 짜샤"
"콕콕-"
"얘길 들어"
이 녀석, 동정은 대쉬대쉬대쉬하면 함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전혀 틀리지 않는다는게 무서워.
동요를 들키지 않도록 그런대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의연하게 진군을 계속하는 검지손가락을 잡아 이 이상의 침공을 저지한다.
"그래서 유원지가 뭐?"
"…………"
"유키노시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예쁜 미소로 이쪽을 보고 계신다.
아, 하치만 이거 알고 있어.
진짜로 빡쳤을때 얼굴이야 이거.
끈질기게 교제를 해달라고 한 남학생한테 같은 얼굴을 했는걸.
전율을 하는 내 눈 앞, 유키노시타는 생긋 천사의 미소로,
"누구의 허가를 받고 내 손가락을 잡고 있는걸까? 응, 히키가야?"
"아니 그 소리를 한다면 너도 내 뺨"
"어머? 히키가야는 카츠동 먹고 싶어?"
"취조실 확정이냐고, 무섭네"
뭐, 확실히 여자의 바디 터치와 남자의 바디 터치를 동등하게 취급할 수 없는건 자명지리.
이것만큼은 여성에게 허락된 특권이다.
물론 도를 지나치면 신고당하겠지만 다행히 이번 피해자는 그걸 피해로 보고 있지 않으니까 아무 문제도 없다.
미소녀 치트 심하지 않나…………인생 되게 이지 모드잖아.
"미안하다. NO터치는 지켜야겠지"
미리아짱에게 매료당한 남자로서도 말이지, 라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뗀다.
꺾이지 않도록 신중하게 집었기 때문인지 특별히 흔적도 남지 않았다.
"다음에 하면 정말로 신고할거야"
마스크처럼 단정한 미소에서 일변하여 유키노시타는 차갑게 경멸하는듯한 시선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
아주 잠시, 좀비남에게 잡혔던 손가락을 쳐다보며,
"…………정말로 잡고 싶다면 잡아도 된다구?"
"아, 그런 약아빠진건 동생으로 충분하거든"
"시스콘 냄새"
"대체 무슨 냄새냐 그건………"
평소처럼 수상쩍은 눈으로 나를 보고나서 양손으로 턱을 괴었다.
본인 말하길 여자력 30% 상승의 포즈인 모양이다. L이냐.
"모레 일요일에 어차피 한가하지?"
"어차피라고 하지마, 울어버린다"
"한가하지 않아? 아하하, 히키가야 재미있네-"
"나는 재미있지 않아. 뭐야, 괴롭히기냐"
한 차례 나를 갖고 논 후에 유키노시타는 이성을 반하게 만들 미소로,
"좀 어울려줬으면 싶은데가 있는데………"
"엥, 아니 일요일은 좀"
"안 돼?"
"…………"
고개를 갸웃거리기에 무심코 입을 다문다.
참고로 여담이지만.
예의 여자력(웃음) 업 포즈에 대해서 반대의견은 아직 어디에서도 오지 않았다.
따라서 안 그래도 학원 최고봉의 여자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파워업한 모습에 제안받고 미소를 부가받은 나는,
"………얘기만이라도 들어둘까"
끄덕이는 수밖에 선택지를 취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경위도 있어서.
"괜찮냐 유키노………자, 여기 차"
"고마워, 히키가야…………"
벤치에 앉아 울상인 유키노에게 페트병을 건내면서 그 작은 등을 문지르게 됐다.
"증말-, 여전히 탈거에 약하구나 유키노-. 그래선 남친이랑 데이트할때 곤란하다구-"
깔깔 웃는 유키노시타에게 유키노는 부모의 원수라도 보는듯한 시선을 향하고 있다. 어지간히도 꽁한 모양이다. 뭐, 마지막에는 진짜로 울뻔했으니까. 나의 분투도 허망하게 유키노시타가 진심으로 컵을 돌렸으니까 원심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키노시타 샌드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떠올리고 싶지 않으므로 명언은 피해둔다.
…………나중에 돈 뜯기지 않겠지. 있는 대로 가슴 닿았는데.
"괜찮아, 언니. 제대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을 선택할거니까. 그치 히키가야"
"어? 아, 어, 그거면 괜찮지 않냐. 전업주부도 파트너를 생각해주니까 말이지. 오히려 그것밖에 없지"
"…………히키가야, 목 마르지 않니. 아직 남아있는데 마실래?"
"아니, 간접 키스가 되거든…………"
"…………중학생이 아니거든"
현역 중학생한테 들었다……….
엥, 아니 하지만 간접키스는 안 되잖냐. 야한건 금지입니다.
"뭐, 마음만 받아두마. 고마워"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는 시원스런 얼굴로 얇은 가슴을 폈다.
"신경쓰지 말아줘. 그저 내가 배려넘치는 여성이라는걸 기억해둬"
"유키노야, 강매는 의미없거든?"
"언니는 입다물어"
확실히 배려의 강매는 때로는 민폐니까.
"그보다 히키가야, 땀 흘렸구나. 닦아줄게"
"잘 봐라, 유키노. 이거다, 이게 강매다. 기억해둬"
"그런 소리 하면서도 기쁜 주제에-"
"넌지시 눈찌르기 노리는거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거리가 가까워서 진짜로 힘드니까 그만해.
각도상으로 가슴팍이 보이니까 눈에 독이라는 수준이 아니다.
"손의 땀도 굉장하지 않아? 어디어디"
"저기 좀, 이거 성희롱 아냐? 성희롱 아냐?"
"응-…………"
손수건 너머로 꾸욱꾸욱 손을 잡힌다.
뭐야 이거 손 닦을 생각인거야? 대는 느낌이야?"
"좋아, 오케이"
"아무것도 오케이가 아니잖아"
긴장해서 도리어 땀흘리기 시작했는데.
등은 그냥 기분 나쁜데.
"…………"
"왜 흉내 시작하는거야 유키노, 잠깐만 기다려"
"손의 땀이 굉장하네, 히키가야"
"그건 그렇다만, 지금은 얘기를 들을래?"
언니와 닮은 가는 손가락이 이쪽 손가락을 잡아온다.
무슨 고문이야.
"이렇게 해주면 남자애는 기뻐하니까. 유키노도 기억해둬"
"그래, 고마워 언니"
"영재교육에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해서 악녀가 세상에 만연하는건가………오해받는 이쪽 측으로선 견딜 수는 없다.
"좋아, 히키가야의 땀도 닦았고 유키노의 컨디션도 돌아온것 같으니까 슬슬 갈까"
"전자는 목적이 아니잖아"
"어? 어트랙션마다 닦아줬으면 싶어? 증말-, 히키가야는 어리광쟁이라니까아"
"절규 머신에 타기 전부터 귀가 맛이간거 아니냐"
힘이 쭉 빠지면서도 한숨은 쉬지 않는다.
오늘은 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유키노랑 힘껏 놀고 싶으니까 함께 와줘』
그날, 유키노시타는 패배무사같은 그늘진 미소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공짜표 받았으니까 유키노를 불렀는데』
『는데』
『히키가야가 없으면 안 간다고 유키노가…………』
『아아…………』
언니로서 위엄을 잃은 급우에게 얼마간 동정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중개역을 맡기로 했다.
아니, 정말로 어쩔 수 없이.
시스콘 동료로서 정을 베풀어준 것이다.
『너는 평소 행실이 나쁘니까』
『유키노가 귀여우니까 나빠』
『마음은 알아. ………알았어. 그런거라면 어울려줄게』
『정말로? …………고마워, 히키가야. 사례는 할게』
드물게도 진지한 얼굴로 고맙다는 말을 한 친구를 위해서도 최대한 밝은 표정을 보인다.
뭐어.
고생은 끊임없지만 딱히 즐겁지 않은것도 아니고 말야.
"가자, 히키가야!"
팔을 안고 잡아당기는 학년 제일의 미소녀.
"가자, 히키가야"
언니 흉내를 내며 팔에 안겨오는 또 미인인 동생몫.
평소보다 하이 텐션인 그녀들을 따라 기분이 고양되지 않는 남자는 없다.
"…………아아, 갈까"
살짝 웃음을 흘리고 나는 목적지를 알고서 떨기 시작한 유키노를 달래면서 우스운듯이 웃는 유키노시타와 함께 우뚝 솟은 프리 폴로 발을 옮겼다.
 
 
 
 
"괜찮아? 무겁지 않아?"
"안 무거워. 오히려 너무 가벼우니까 무섭다. 제대로 밥 먹고 있는거냐, 이 녀석………영차"
사과 5개 몫이라는 허언도 의외로 정답인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숨소리를 고르는 유키노시타를 다시 업었다.
시각은 오후 5시.
체력이 없는 그녀치고는 꽤 긴 활동시간.
그만큼 즐겨줬을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즐겁게 떠들었었지, 유키노"
옆을 걷는 유키노시타는 굉장히 평온한 얼굴로 잠자는 공주를 쳐다보고 있다.
"제트 코스트까지 타고 말야. 빠른건 힘들텐데"
주로 너때문에, 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유키노시타의 말대로 유키노는 평소보다도 훨씬 쾌활했다.
평소엔 놀랄만큼 얌전한 그녀도 오늘만큼은 나이대의 여자애로 보였다.
"히키가야 덕분이야"
"아니, 평범하게 언니랑 전력으로 놀은거잖아"
"전력으로 놀게 해준건 히키가야니까"
"………뭐어, 중화제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녀들 둘이라면 도무지 거리를 재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나라는 중개로 인해 그 거리감을 잡고 망설임 없이 놀 수가 있었다.
………지나치게 산다고는 생각하지만.
"목적을 이루어서 잘 됐잖아"
누구보다도 소중한 동생과 즐겁게 논다.
단순하지만서도 달성하기 곤란한 임무를 유키노시타는 무사히 수행했다.
때로 유아독존으로, 때로 배려 넘치는 언니처럼.
넘칠정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선 상상도 못할만한 어색함으로.
"언니, 하고 있었구나"
"…………뭐야? 언니 모에야?"
"누나 없으니까 몰라"
도끼눈으로 쳐다보는 유키노시타에게 쓴웃음을 짓는다.
수줍어하고 말야. 귀엽거든. …………늘 귀엽지만.
"그보다 그거다, 내가 유키노랑 결혼하면 네가 새언니로"
"저기 파출소가 있는데 어떡할래?"
"1년 기다리면 되는거지?"
"지금 홀렸다는건 변함없는거지?"
"우와, 진짜로 귀엽지 않아………"
형법 무서워. 아이한테 하는 인사조차도 못하는 이런 세상은.
"농담농담. ………유키노를 귀여워해줘"
발밑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린다.
그 시선은 다정함으로 가득차 있어서.
"………귀여우니까. 귀여워해주지 않으면 안 되잖아"
저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말았다.
태풍처럼 난폭하지만 뜻밖인 일면.
아니,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보게 되면 두근거리고 만다.
"………저기 히키가야"
고개를 돌린 나에게 유키노시타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딘가 한 발짝 물러선듯한, 염려하는 목소리.
"고마워, 정말로"
"………어"
퉁명스런 목소리. 내가 생각해도 싫다.
하지만 뭐, 이것도 나답다고 반쯤 기막혀하고 있으니.
"손, 내밀어"
"하?"
"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본 방향에 이쪽으로 손을 내밀어오는 유키노시타의 모습이 있었다.
눈썹은 모으고 언짢아보이기도 한다.
"아니, 손 잡으라고 해도 지금 나 유키노 업고 있고 말야"
"한 손으로도 어떻게든 되잖아. 잡아줘"
"잡아달라니, 너…………"
억지로 거절하려고 했지만 강함하고는 동떨어진 시선으로 쏘아져선 어찌할 수도 없다.
하는 수 없네, 라며 작게 한숨을 쉬고 오른손만으로 어떻게든 받치듯이 유키노의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빈 왼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뭐야. 어쩔거냐 이………!"
말이 끝나기전에 다물었다.
이상한 감촉.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것.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끼인, 가늘고 부드러운 그녀의 손가락.
"………사례"
이쪽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유키노시타는 툭 중얼거렸다.
"이런건, 유키노에게도 해준 적이 없어"
불만으로도 들리는 말, 말한 본인의 옆얼굴은 언짢음 그 자체.
석양에 물들어 빨개진 귀나 목덜미에 눈을 빼앗기면서 나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을리가 없다.
"………………"
멀리서 유원지에서 들리는 소동을 배경으로 얕은 숨소리가 귓볼을 친다.
그게 누구의 것인지 모른채로 조용히, 그 손바닥을 움켜쥐려고 하다.
"자, 끝!"
쾌활한 목소리와 동시에 온기가 떨어져갔다.
"아-아, 너무 서비스해버렸네-. 히키가야의 심장에 나쁜 짓을 했으려나-"
"………바보같은 소리마. 연인 깍지끼기 정도는 경험 끝났다고"
여유넘치게 심술궂은 미소를 짓는 유키노시타에게 바보같은 소리 말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에………누구랑?"
"………코마치랑"
"우와아………"
불쌍한 사람을 보는듯한 눈을 달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앞에 하이어가 멈췄다.
"아, 여기까지면 돼"
"유키노는 뒤쪽에 태우면 되나"
"응. 눕혀줘"
"알았어"
업고 있던 유키노를 내려서 시트에 눕혀준다.
"응………히키가야………"
잠자는 공주는 잠꼬대로 내 이름을 중얼거리면서도 눈을 뜨지 않고 꿈속 세상을 산책중.
"후, 후후………무릎 꿇으렴………숭배하렴………"
노예라도 삼고 있는건가.
무심코 웃어버리는 나에게 조수석에 앉은 유키노시타가 창문에서 고개를 내밀어 이쪽으로 말을 걸어온다.
"바래다줄까?"
"아니 됐어. 스스로 돌아갈게"
"사양 안해도 되는데"
"일부러 네 영역에 들어갈만큼 바보같은 짓은 안해"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쿡 미소지으며 그리고나서 유키노시타는 살짝 손을 흔들었다.
"바이바이, 히키가야. 내일 또 봐"
"…………어. 내일 보자"
인사도 대충하고 하이어가 출발한다.
쓸데없이 키스 날리기를 한 유키노시타에게 쓴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발꿈치를 돌려 걸었다.
뺨이 뜨겁다.
손의 땀이 심하다.
아플만큼 고동치는 가슴에는 내가 생각해도 웃어버린다.
그저 손바닥을 잡힌것만으로 이 꼬락서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것 이상으로 당해버린것 같다.
"…………사례라"
희미하게 남은 부드러운 손 감촉을 되씹으면서 나는 홀로 귀로에 이르렀다.
 
 
 
 
"더워…………"
파닥파닥 손으로 얼굴을 부치면서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있었다.
멋진 하루였다.
누구보다도 소중한 동생과 사양없이 놀았던건 그가 생각하고 있는것 이상으로 그녀에게 있어서 행복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을 불러준 그에게 그녀는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좀, 장난이 심했나…………"
너무나도 기뻤으니까.
너무나도 즐거웠으니까.
평소 이상으로 스킨십을 하는 빈도가 높았던것도 도와서인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굉장히 대담한 행동을 해버렸다.
그저 손을 잡은거라면 아직 낫다.
그 정도라면 수단으로 쓴다.
하지만 이번에 그건, 그녀에게 있어서 얼마간 특별하므로.
감이 좋은 그라면, 그 차이의 크기를 눈치챌지 모른다고, 일찍이 주의했을텐데.
"저질러버렸다아…………"
어찌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 안에서 흘러넘치는걸 거를 수 없었다.
모든게 다 끝나버릴지도 모른다고 알고 있으면서 그래도 잡지 않을 수는 없었다.
"…………사례, 라"
울퉁불퉁한 손바닥에서 전해온, 아주 조금 격앙된 맥동의 감각이 뇌리에 달라붙어서 사라져주지 않는다.
그 근우너은 그녀가 바라는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기뻤다.
"……의식해준다는거니까"
적어도, 라는 이야기였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 사실만으로 숨이 가빠질 정도로.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
 
 
 
 
 
 
 
 
 
 
 
 
 
"………우와아"
 
"우와아-………"
 
"뭐야 이거"
 
"정말로 뭐야 이거"
 
"………유키노는 귀엽지만, 말야"
 
"………그런건 아니잖아"
 
"그보다………응"
 
"나, 소녀인가………"
 
"………히키가야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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