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유키노 어나더 - 합숙PART4
 
 
온천에서 나온 후, 포렴을 지나 탈의실을 나가자 앞에 있던 자판기에서 과일 우유를 사고 벤치에 앉는다.
 
 
말하길, 미래는 일그러지고 약간의 균열에서 무너져간다.
 
말하길, 거짓 인간관계도 약간의 흐트러짐에서 파탄난다.
 
그렇기에 나는 이 길을 가기를 결심했다. 외톨이이기에 잃는것이 없고 외톨이 이기에 두려울것도 없다. 그런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아무도 상처입지 않는 세계. 하지만 결국 잘못됐던걸지도 모른다.
 
나를 정말로 신경써주는, 정말로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잘못된 길을 갔던걸까…
 
 
대답은 아니다. 애시당초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없으니까 외톨이다.
 
 
 
 
 
등 답지도 않게 황혼에 잠겨 있으니 데엥- 하고 기둥의 시계가 울었다. 그러고보니 아직 1시지.
 
"그보다 왜 나는 온천에 들어갔던거지…물 너무 차갑잖아…"
 
과일 우유병을 회수상자에 넣고 방으로 돌아간다. 역시 얘기도 끝났겠지.
달칵 달칵 ……
 
"어이어이…"
 
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
 
역시 몇 번을 돌려도 열리지 않는다.
 
요컨대 쫓겨났다.
 
다행히 지갑은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가방 안이다. 연락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서도 잊혀지다니, 나 진짜로 농구 시작해버린다…"
 
그대로 화○와 빛과 그림자가 되어버린다. 왠지 에비나가 기뻐할법한 전개가 될것 같으니까 이 이상은 그만두자.
 
 
"선물이라도 보러갈까."
 
여관 밖으로 나오니 역시 춥다.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식어버리겠네.
 
"자이모쿠자는 잊었다고 치고 토츠카에겐 뭘 사줄지 고민되는데. 하루노 씨는 이상한걸 사면 나중에 무서우니까."
 
역시 마왕을 적으로 돌릴 용기도 배짱도 근성도 동료도 없다.
 
근처에 있던 선물가게로 들어가자 왠지 낯익은 뒷모습이…
 
홋카이도의 판씨 상품을 뒤지고 있는 그 인물은…
 
"너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햐읏!!!"
 
그녀의 이미지하고는 동떨어진 귀여운 목소리와 함께 움찔 반응했다. 정말로 판씨 좋아하는구나, 유키노시타야…
 
"어, 어머, 스키가야 어쩐 일이니"
 
스키가야라니…
 
"나는 그렇게 미끄러지는 이름이 아냐"
 
"어머, 그랬니. 늘 대화에서 미끄러지고 있으니까 그만"
 
어이, 그렇게 갸웃거리면서 귀엽게 나를 dis하지마. 하마터면 가선 안 될 취미에 눈뜰뻔했잖아.
 
문득 쳐다보니 유키노시타가 보고 있던건 판씨가 새겨진 반지다.
 
"그러고보니 히키가야, 코마치에게 사줄 선물은 골랐니?"
 
역시 그 메일을 보여주는건 문제가 있군.
 
"특별히 아무 말도 안 했고, 광도 없어 보이니까 과자라도 사갖고 갈래."
 
"그래. 그럼 상관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출구 쪽을오 걸어가버렸다.
 
"…………."
 
그리고나서 2분 후에 나도 유키노시타의 뒤를 쫓았다.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랑 히라츠카 선생님은?"
 
"유이가하마는 근처 선물가게에 있는 모양이니까 지금부터 그쪽으로 가고 있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근처의 건물상에서 안주를 사러간다고 했어."
 
왠지 선생님 자학하지 않나. 말하면 살해당할것 같으니까 말하진 않지만.
 
휴대폰 지도를 보면서.
 
"유이가하마가 있는건 여기에선 5분 정도네."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아서 그 부근은 유키노시타에게 맡길수밖에 없다. 설마 헤매진 않겠지. 설마.
 
 
 
 
 
 
 
 
"이대로 직선으로 가면 도착할거야. 왜 그러니 히키가야? 설마 내가 헤맨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아냐."
 
꽤나 진심으로 걱정했다. 이 녀석은 진심으로 방향치니까. 뭐, 어떻게든 헤매지 않고 와서 다행이다.
 
 
 
 
자, 유이가하마에게 가기전에 끝내둘까.
 
"있잖아, 유키노시타"
 
"뭐니?"
 
갑자기 불러세운 나를 수상쩍은 눈으로 본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내가 이상한 놈같잖아.
 
"이거."
 
주머니에서 작은 꾸러미를 꺼내서 건낸다. 귀엽게 포장되어 한 손에 올릴 사이즈의 상자다.
 
"이건? 열어봐도 되니?"
 
"어."
 
부끄러움이 있어서 약간 무뚝뚝하게…아, 원래부터 나는 무뚝뚝한가.
 
"앗…"
 
상자 안에서 나온건 아까전에 유키노시타가 보고 있던 판씨가 새겨진 반지다.
 
"이건……"
 
"뭐, 뭐어, 평소부터 실컷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그 답례같은거야. 필요없으면 적당하게 버려줘."
 
 
"하, 하지만 비쌌던게…"
 
"외톨이는 취미도 없으니까 돈은 있는 편이야."
 
뭐, 맥캔에는 쓰지만.
 
"저, 저기…그게………고, 고마워."
 
얼굴을 붉히고 숙이면서 유키노시타는 중얼거린다.
 
"어, 어어"
 
"저기, 하나 부탁해도 되겠니?"
 
"뭐, 뭔데?"
 
"이거, 끼워주지 않겠니?"
 
"그 정도라묜"
 
성대하게 깨물어버렸다. 추하구만 나.
 
아니 잠깐잠깐잠깐잠깐잠깐잠깐, 유키노시타 씨, 왜 왼손을 내미는겁니까.
 
"……"
 
이런 얼굴을 하면 할수밖에 없잖아.
 
결심하고 유키노시타의 검지손가락에 끼워준다.
 
"……겁쟁이"
 
엥, 왜 나는 또 dis 당하는거야?
 
"다음에는 급료 3개월치…야"
 
유키노시타는 뭐라 중얼거렸지만 바람 때문에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저렇게까지 기뻐해준다면 충분한 가치는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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