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유이가하마
순간 내 눈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다.
혹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꿈이 아니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결코 꿈 같은게 아닌, 제대로 된 현실이었다.
"힛키이…"
눈 앞에 있는건 한 명의 소녀. 복장은 흐트러지고 눈에는 큰 방울의 눈물을 머금고 있고, 목소리도 미약하게 내고 있다.
"유이가하마…너…"
"힛키…부탁해…도와줘…"
"너…왜…"
"왜 그렇게 작아진거야!?"
"몰라-!!"
그래, 지금 내 앞에 있는 유이가하마는 무척이나 쬐끄매졌다. 곧잘 있는 넨드로이디와 같은 사이즈까지 작아져버린 것이다.
"왠지 말야, 빨리 부실에 와서 힛키랑 유키농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래서 잠깐 졸려져서 잤는데 일어났더니 이렇게 되버렸어!!"
"설명만 들어도 믿을 수 업서어…. 하지만 눈 앞에 일어났으니까 믿을 수밖엔 없다만…"
"우으…어쩌지…. 일단 힛키, 책상에 나 올려줘"
"예이예이"
그렇게 말하고 나는 유이가하마의 몸을 집어올리려고 한다.
"아, 잠깐 힛키 기다려!!"
"아?"
유이가하마의 제지보다도 먼저 나는 유이가하마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게 미스였다.
왜 처음에 눈치채지 못했을까. 작아진 유이가하마. 그 주위에 흩어진 교복. 이 상황에서 헤아리건데 지금 유이가하마의 상태는….
"붓!!?"
"바보오!! 색골!! 힛키 변태!!"
당연히 알몸이다. 그런데 그걸 깨닫지 못한 하치만은 그대로 유이가하마를 집어든 탓에 알몸의 그녀의 몸을 정면으로 보고 말았다. 작다고는 해도 여성의 몸.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유이가하마가 필사적으로 팔 등으로 감추지만, 그 모습에 조금 욕정을 느껴버렸다. 작아졌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유이가하마는 필사적으로 몸을 가리는것 말고는 할 수가 없었다.
"미, 미안!"
순간 시선을 피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유이가하마가 히키가야 하치만의 머리 속에 있는 영구 HDD에 기록되고 말았다.
"보여졌어…, 힛키에게 보여졌어…"
방금전보다도 울상지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그녀. 그런 모습에 죄악감을 느끼고 말아, 일단 그녀를 책상 위에 올리고 손수건을 덮어줬다.
"미안. 내 생각이 얕았어"
"정말이야… 힛키 색골…"
손수건을 몸에 둘러서 어떻게든 볼 수 있게 된다.
"일단 교복, 치워도 돼?"
"아, 응. 부탁해"
유이가하마의 허가를 받고 어질러진 교복을 치운다.
우와, 속옷에 아직 체온이 남아있어. 게다가 이거, 방금전까지 유이가하마가 입고 있던거지…. 따뜻하네에♩ …………나는 무슨 생각하는거야.
"힛키? 뭔가 이상한 생각 안 했어?"
"아, 아무 생각도 안 했는데!?"
놀랬다. 너네는 죄다 에스퍼냐.
모은 교복을 간단하게 접어서 의자 위에 정리해둔다.
"아무튼, 어떻게든해서 유이가하마를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을 생각해야겠군. 뭔가 짐작가는건 없어?"
"으응…. 어제도 특별한건 없었구, 봤던 방송도 평범했는데?"
"그렇게 되면 더더욱 원인을 모르겠는데"
나도 어제 봤던 방송이나 일어난 사건을 생각한다. 특별히 특이한건 없었는데.
"엣취!"
"추워?"
"응…조금…"
무리도 아니다. 알몸에 손수건 한장으로는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다. 더군다나 추위는 얇은 천 한장으로 막을 수 있지 않다.
"주전자도 있으니까 간이 욕조라도 만들까. 그대로라면 감기 걸릴거 아냐"
"그치만 욕조는 어떡할거야?"
"아-…내 찻잔이라도 돼?"
"힛키의 찻잔!?"
"안 되려나?"
"으응! 괜찮아! 오히려 그게 아니면 싫어!!"
"어, 어어…. 그러냐…, 그럼 잠깐 물 타올게"
그렇게나 내 찻잔이 좋은거냐…찻잔에 무슨 효능이라도 있나…?
side 유이가하마
힛키의 찻잔에서 목욕!?
어째설까! 작아져서 엄청 득본 기분! 그치만 알몸을 보인건 좀 침울해지네….
이러저러하는 사이에 힛키가 따뜻한 물을 넣은 찻잔을 갖고 와줬다.
"자, 일단 식혔지만 뜨거우니까 조심해"
"응, 고마워. 그런데 힛키"
"아?"
"언제까지 거기 있을거야?"
"?"
증말-! 세심하지 않다니까!
"거기에 있으면 내가 들어갈때 알몸 보이잖아!"
"그, 그런가, 미안! 자판기에서 맥캔 사올게.. 유이가하마는 뭐 필요해?"
"그럼 주스로! 종류는 뭐든 좋아"
"알았어. 그럼 잠깐 사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힛키는 지갑을 들고 교실을 나갔다. 지금 이 교실에는 완전히 나 혼자. 천천히 손수건을 풀어서 찻잔에 다가간다.
우으…교실에서 알몸이라니 엄청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는 느낌이 들어…. 어, 얼른 들어가자!
의외로 물은 딱 좋은 온도였다. 이런점은 역시 힛키는 다정하네.
"이걸로…맨날 힛키가 마시는구나…"
"조금만 마, 마셔볼까, 나-…라는건…"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돌아본다.
"아, 아무도 없지…. 조금만, 조금만이니까…"
살짝 혀를 물에 대고, 그대로 조금씩 입에 넣는다. 그대로 목을 울리면서 배 속에 채워간다.
단순한 물인데, 힛키가 마신다고 생각하니 왠지 조금 맛있는 느낌이 안 드는것도 아니려나…? 라는건.
"음…아, 이런…화장실 가고 싶어졌어…"
"…아아! 화장실 어떡하지!!"
지금 깨달았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떨어져있는건 손수건 뿐. 지금 있는 장소는 책상 위의 찻잔 속. 요컨대… 움직일 수 없다. 절망적.
"우으…어어, 어쩌지…. 그, 그래! 이 찻잔 안에 싸버리면…"
"이건 어쩔 수 없어. 응, 이것 말고 방법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말하며 조금 몸의 힘을 뺸다. 밀려오던 요의에 몸이 단번에 반응한다.
"응, …읏, 아…앙…읏, 후으…"
저질러버린 후에 갑자기 부끄러움을 느끼고 단번에 얼굴이 뜨거워진다.
"우으…힛키 미안해…. 힛키의 찻잔에 오줌 놔버렸어…"
잠시 들어가있던 찻잔을 뒤로한다. 손수건으로 수분을 닦고 또 둘둘감는다.
"힛키 늦네…"
그러는 사이에 또 졸음이 유이가하마를 덮치고, 그대로 꿈나라로 떠나버렸다.
졸기 직전에 머리에 떠오른건 한 명의 눈이 썩은 남학생이었다.
몇분 후, 히키가야 하치만은 돌아오고 있었다.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히라츠카 선생님을 데리고.
"누구야, 나를 부록으로 취급한 녀석은"
아뇨, 전혀 아닙니다.
"뭐하는거에요, 히라츠카 선생님. 의뢰가 있으면 빨리 와주세요"
"미안하다. 왠지 화가나서 말이다"
그거 단순히 성미 급한게, 커흠커흠.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있는건 드무네"
"어머, 나도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대화하는 일은 있단다"
"그러고보니 봉사부를 만든건 히라츠카 선생님이었지"
그런 잡담을 나누면서 봉사부 문을 연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건….
"하?"
"에?"
"응!?"
책상 위에 드러누워, 조용히 숨소리를 고르는 알몸의 유이가하마가 거기에 있었다….
"으응? …어라아? 힛키랑 유키농? 어느틈에 돌아왔…"
거기까지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아래로 시선을 향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깨달은 그녀는….
"아…아아…"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입모양이 비명을 지르는 형태로 변화해간다.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불합리하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유이가하마의 비명 후,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혼신의 오른 스트레이트를 정통으로 먹어버려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보여졌어… 또 힛키한테 보여졌어…"
유이가하마로 말하자면 울면서 유키노시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고 유키노시타는 그런 유이가하마를 달래고 있다.
"어머, 여성의 알몸을 빤히 쳐다본 당연한 응보가 아니니, 변태가야?"
"그러니까 사고라고 했잖아"
"사고든 뭐든 본건 사실이지?"
"큭…"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번만큼은 순순히 물러날까. 어이쿠, 목이 마르네. 뭔가 마실거…, 이거면 도디나.
하치만은 책상에 놓여진 찻잔을 쥐고 입을 댄다.
"아, 힛키 그건…!"
그걸 깨달은 유이가하마는 방금전의 일을 떠올리고 제지하려고 하지만 이미 내용물은 하치만의 입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응? 왜 그래, 유이가하마?"
"그, 그거 마셨어!?"
"그런데… 뭐 안 되냐?"
"헷!? 아, 아니 딱히!?"
"?"
"(마, 말할 수 있을리가 없어! 그 안에 오줌 쌌으니까 마시지 말라고! 라는건!)"
"음, 왠지 이 물 좀 짠데. 새로운 물인가?"
그 말을 들은 유이가하마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그 자리를 도망치고 싶어졌다.
그 후에, 유이가하마가 하치만을 볼때마다 얼굴을 붉히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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