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과 린
오늘은 휴일.
평소라면 점심 늦게까지 숙면을 탐내며 집에서 절대로 안 나간다는 강한 의지 아래 게으르게 보냈겠지만, 오늘은 오전부터 나갈 일이 있어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몸을 일으켜 1층 거실로 향한다.
거실 문을 여니 테이블 위에 랩으로 포장된 아침밥과 메모용지가 찢겨진것이 놓여 있었다.
그 메모 용지에는 귀여운 글자로
"아침밥은 제대로 먹을것!"
라고 옆에 수수께끼의 이모티콘으로 쓰여있었다.
"코마치 녀석, 아침밥은 필요없다고 했는데…"
툭 중얼거려보지만 역시 기쁘다.
귀여운 동생이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해준것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라고할까 울것 같다.
코마치가 만든 밥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차가워져 있었지만 무척이나 맛있었다.
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를 위해 만들어준다는것도 플러스 되어서 가게에서 먹는것 보다도 맛있다고 느낀다. 이건 코마치의 사랑이 조미료가 되어 있는거겠지. 코마치의 사랑 플러스. 러브 플러스.
그런 아침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뉴스 방송을 보고 있으니 슬슬 집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시간이 됐다.
남은 커피를 다 마시고 옷을 갈아입는다.
아까 뉴스에서 오늘은 춥다고 해서 평소보다도 두텁게 입자.
조금 더러워진 장갑과 뜨개질 머플러를 마지막으로 끼고 준비 완료다.
"다녀오겠습니다…"
전차에 잠시 흔들리며, 도내 목적지 역에 도착.
역시 밖은 뉴스대로 무척이나 추웠다.
두껍게 입고와서 다행이다…
역을 나와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으니 자동판매기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다. 아침은 평범한 커피를 마셨으니까 MAX커피로 목을 축이자.
그렇게 생각해서 따뜻한~ MAX커피를 산다. 근처에 벤치가 있어서 거기에 앉아 맥스캔을 따고 한입.
최근 몇 년은 개수를 줄이고 있어선지 이 강렬한 단맛이 몸에 스민다. 맛있다. 역시 이건 전국에 퍼져야한다. 전국에 퍼져서 전국에서 달달해져서 다툼따위 없애자.
MAX커피는 평화의 상징이라는거다. 그런 MAX커피를 이만큼 마시는 내 몸은 다정함으로 한 가득. 슬슬 주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수준……일터…모두 다,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줘!
"멍!"
MAX커피의 장점을 말하고 있으니, 눈 앞에 갈색의 작은 덩어리가 나의 청취자가 되어있었다. 라고할까 개다.
유이가하마네 사브레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개가, 빼꼼 내 앞에 예의바르게 앉아있었다.
목걸이가 달려있어서 아마 누구네 집 개일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주위를 돌아보지만 그럴법한 인물은 없다.
"길잃었나…"
한번 더 주인다운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안아들어보니 내 팔 안에서 얌전히 있었다. 사브레는 안아올리면 반드시 내 얼굴을 핥는데 조금 놀랬다.
목걸이를 보니 하나코라고 쓰여있었다. 이 개의 이름이겠지. 연락처도 쓰여있지 않나 뒤를 쳐다봤지만 쓰여있지 않다.
자, 그럼 어떡한다…
주인을 찾아도 좋지만 공교롭게도 할 일이 있다. 어쩌지 고민하다 힐끔 개를 쳐다보니 빤히 내 눈을 보고 있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하아"
크게 한숨을 쉬고 개를 안은채 일어선다. 하는 수 없다, 주인을 찾아주자.
어쩄든 내 몸은 다정함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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