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은 의외로 지금을 즐기고 있다.【16】
 
 
 
문화제까지 일주일이 남게 되어 학교 전체의 분위기도 문화제로 향하고 있었다. 각 교실에선 문화제 준비에 열을 내고 있고 방과후에는 즐거운듯한 웃음소리가 복도에 울리고 있다.
 
나는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는거지만 문화제라는건 왜 문화제라고 하는걸까. 문화란 각각 민족이나 나라라는 단위에 존재하는 인간의 지적세련이나 정신적진보와 그 성과를 가리킨다고 위키가 말했었다.
 
고등학교의 문화제가 인간의 지적세련이나 정신적 진보와 그 성과로 이어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까 문화제라고 부르는건 문화에 실례다. 문화제라고 맨 처음 말한 녀석, 문화에 사과해라.
 
뭐, 그 중에 말 그대로 문화제라고 부르기에 상응한 『인간』이 한 명 있다.
 
문화제 실행위원장, 사가미 미나미다.
 
유키노의 공포교육을 받고 성장한 사가미는 지적세련 및 정신적진보를 한 유일한 인물이다. 까놓고 말해 입너 문화제의 중심이라고 할까 문화제 그 자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약한소리라고 할까, 우는 소리는 매일밤 전화를 듣고 있지만 그때마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열심히 달래주었다. 하지만 왜 매일밤 전화나 메일을 하는거야? 이쪽은 잠부족인다.
 
그리고 또 하나.
 
"히키가야, 손이 멈춰있어. 그 자료와 이 프린트, 오늘 안에 처리해둬"
 
"하치만, 잡무처리가 늦어졌어. 신속하게 재빠르게 해줘"
 
"……예이"
 
점점 유키노화하는 사가미와 교육 기어가 맥스 근접까지 올라간 유키노에게 점점 일이 돌아온다. 뭐, 유키노도 사가미도 상당한 양의 일을 해내고 있지만……솔직히 두 사람이 일의 도깨비라는 느낌이 들어서 무섭습니다…….
 
"아- 거기! 떠들지 말고 손을 움직여!"
 
"말할 여유가 있다면 일을 늘려도 문제없구나. 나와 사가미 위원장의 일은 중요하니까……잡무처리를 마타고 있는 하치만의 일의 일부를 하세요"
 
유키노는 나한테 반 정도의 자료 등을 들고서 얘기하던 두 사람의 눈 앞에 두었다.
 
"이, 이거 너무 많아"
 
"어머. 말대답할 여유가 있다면 좀 더 늘릴까요?"
 
""……죄송합니다""
 
그거 전혀 일부가 아냐. ……하는 수 없네.
 
나는 유키노와 사가미의 일의 반을 들어다가 컴퓨터를 열고 일을 시작한다.
 
"좀, 히키가야!? 그렇게나 안 갖고가도 돼!"
 
"이래선 하치만에게 부담이……!"
 
"아니, 내 일은 잡무처리니까, 기본적으로 편했어. 그러니까 이 정도 늘어나도 문제없어"
 
응, 거짓말. 실제로 잡무처리가 너무 많아서 끝날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반 이상이나 일을 빼앗겼으니까 도리어 할 일이 없어져버렸거든. 그럼 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자, 너네들 손이 멈춰있어. 나는 신경쓰지마"
 
"……알았어. 하지만 힘들면 우리에게 말해"
 
"알았어"
 
이 정도로 힘들다고 할 수 있겠냐.
 
어차피 손이 피로해서 아픈 정도니까 그냥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드르륵
 
"엽, 하치만. 수고해"
 
"응? 뭐야 하야토냐. 왜 그래?"
 
"유지 참가로 밴드라도 하려고 생각해서. 오늘이 제출마지막날이라고 들었으니까, 그거 제출하러. 어디……"
 
"아, 내가 맡을게"
 
"아아. 고마워, 사가미"
 
사가미는 하야토에게 종이를 받고서 재빠르게 속독하고 승인 인감을 눌렀다. 그걸 나에게 건내고 스케줄을 보고 넣을 수 있는 곳을 검토한다.
 
"비어있는 곳은……마지막이군. 문화제 이틀째, 폐회식 전이 비어있어. 그때면 되겠어?"
 
"상관없어. 오히려 마지막 장식을 맡는다니, 하는 보람이 있다는거지"
 
하야토답네.
 
"……힘들것 같네"
 
"아아. 원숭이든 고양이든 좋으니까 뭐든 빌리고 싶은 기분이다"
 
유키노가 하루 누나때의 문화제를 뛰어넘으려고 기합을 넣고 있으니까. 일의 양이 예년보다도 훨씬 많은 모양이다.
 
"……도울까? 그보다 돕게 해줘. 이만큼의 양을 해내려면 한 사람이라도 인수가 많은 편이 좋으니까"
 
"부탁할게. 아마 이대로라면 늦을거야"
 
"알겠어"
 
하야토는 내 일을 갖고 가서 가까운 책상에서 상황 확인과 일 내용을 파악하고 재빠르게 착수했다. 여전히 스펙이 높아서 다행이다.
 
"하치만이랑 하야토가 있다면 마음 든든하네"
 
"둘 모두 대단하니까. 좋아, 나도 질 수 없도록 힘낼게!"
 
"물론이야. 자, 라스트 스퍼트를 향해 힘내자"
 
나, 유키노, 하야토, 사가미가 문화제 녀석들에게 정확하게 그리고 스피드하게 지시를 내린다. 각각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리기ㅗ 문화제 실행위원 녀석들에게 너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시를 해간다.
 
우리의 일처리에 감화받아 문화제 실행위원녀석들도 필사적으로 맡겨진 일을 해내고 있다.
 
사가미도 좋은 느낌으로 성장했으니까, 점점 우리에게 일이 없어져간다. 이 페이스라면 남은 4일이면 우리의 일은 끝나겠군.
 
"다들 굉장하네-. 하루 선배때 이상의 문화제가 될것 같아"
 
내 옆에서 만족스러운듯이 끄덕이는 시로메구리 선배. ……선배한테 있어서 이 문화제가 고등학생 마지막 문화제지…….
 
"될것 같다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거에요. 시로메구리 선배"
 
"……응, 그렇지! 다들 힘내고 있는걸. 꼭 좋은 문화제가 되리거야!"
 
이얍 하고 승리 포즈를 취하는 시로메구리 선배. 하나하나 반응이 아이스러운데…….
 
"네. 그러니까 시로메구리 선배도 놀지말고 도와주세요. 자 이거, 자료입니다"
 
"에에!? 우으……내 일도 끝나지 않았는데……알았어어……"
 
시로메구리 선배는 울상을 지으며 자료를 받아들고 자기 자리에 앉아 익숙치 않은 컴퓨터와 노려보기 시작했다. 아, 몰라서 울상을 짓고 있다.
 
"하아……시로메구리 선배. 이리로 와주세요. 하는법을 가르쳐드릴테니까 함께하죠"
 
"! 고, 고마워 히키가야!"
 
꽃이 피는듯한 미소로 재빠르게 이쪽으로 온다.
 
"하치만……"
 
"괜찮아, 유키노. 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가르쳐준느것 정도는――"
 
"바람은……용서 안 해"
 
……유, 유키노 씨? 하, 하이라이트 사라졌다구요?
 
"그, 그러니까 괜찮대도. 내가 좋아하는건 유키노니까"
 
"읏……그, 그래. 그럼 됐어"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일로 돌아간다. .후우……혼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히, 히키가야……잘도 이런데서 그런 소리를 당당하게 하는구나……"
 
"히야아아아……!"
 
그러자 얼굴을 붉히며 약간 깨고 있는 사가밍와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 얼굴을 덮고 있는 시로메구리 선배가 있었다. 이런데서라니……아.
 
"""""…………아닌, 못 들었습니다"""""
 
완전히 다 들었잖아!?
 
"……커흠. 자, 마음을 도로 잡고 일을 할까"
 
"히, 히키가야는 의외로 대담하네……"
 
어이, 언제까지 질질끌거야? ……잊어주세요.
 
 
 
 
 
 
 
 
 
 
 
"시로메구리 선배, 이 자료는 여기에요"
 
"후에? 아, 정말이다"
 
"여기랑 여기랑 여기에 사인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이 자료의 산에 학생회장 인감을"
 
"아, 아으으!"
 
"좀, 그 뒤쪽의 자료의 산 위험!?"
 
"헤? 하냐아!? 쓰, 쓰러진다아~!"
 
"괘, 괜찮아요! 허둥대지 말고 진정 아――무턱대고 움직이지 마요 흩어져요!"
 
"미미미미미안해~!"
 
"제가 주워둘테니까 선배는 일단 일을 해주세요!"
 
"아, 알았엉! 아, 어요!"
 
 
 
 
 
 
 
 
 
 
 
 
위원회 종료후.
 
"……으, 아……"
 
"""""……죽었어……"""""
 
네, 죽었습니다…….
 
"미, 미안해 히키가야……"
 
"……아, 아뇨……이 정돈……"
 
"""""(미소에 그늘이……)"""""
 
아-, 지금 나, 상당히 무리한 미소였지-. 앗핫하…….
 
"하치만, 괜찮아"
 
"유키노……"
 
유키노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쳐다보니 유키노가 손을 벌리고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 뒤에선 석양이 후광처럼 비쳐져서……무척이나 신성하게 보였다.
 
"힘들어도 내가 옆에 있어줄게. 자아"
 
"아니, 자아라고 말해도……모두의 앞이고"
 
"……커흠. 자, 사가미 위원장. 오늘은 이만 끝내도록 하자"
 
아, 도망쳤다. 그보다 모두가 있다는걸 잊고 있었냐.
 
"아, 응. 그럼 오늘 위원회는 종료합니다. 여러분, 이제 일주일 남았으니까 마지막까지 긴장 풀지 말고 힘냅시다"
 
~~~~~~~~~~~~~~
 
사가미의 해산 후, 학생회실에는……
 
"~~~~으으읏!!!"파닥파닥파닥!!!
 
"하아……"
 
"두, 둘 다 기운 내주세요, 응? 응?"조심조심
 
부끄러움으로 몸을 비트는 유키노와 자신의 서툰점에 침울해하는 시로메구리 선배와 두 사람을 기운붙이려는 사가미가 있었다.
 
"나는 모두의 앞에서 저런 천박한 짓을……"
 
"나는 못써먹을 애……"
 
"히, 히키가야아……"
 
마침내 사가미까지 울상을 짓는 꼬라지. 어쩌지, 수습이 안 된다.
 
"사가미, 너는 돌아가도 괜찮아. 유키노랑 시로메구리 선배는 일단 내가 돌볼테니까. 너도 오늘은 지쳤을거 아냐"
 
"그건 다들 마찬가지잖아. 히키가야도 남아있는데 나만 돌아가는건 인정 못해"
 
"그렇다고는 해도 이 녀석들이 언제 부활할지 모르는데"
 
"히키가야가 어떻게든 해줄거잖아?"
 
라며 올려다보기로 미소지어오는 사가미. ……하는 수 없다.
 
책상에 뭉개진 만두처럼 엎어진 유키노의 머리를 만져준다.
 
"정말로, 너는 귀여운 녀석이야. 나의 최고의 여친이야"
 
"……질리지 않은거니……?"
 
"아아. 중학교 시절부터 나를 좋아해서 계속 가까워지고 싶었던 반동 같은거잖아? 신경쓸것 없어. 나도 마찬가지니까. 안 그래?"
 
"……응. ……고마워"
 
겨우 진정이 됐는지 평소의 늠름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남은건 시로메구리 선배인가.
 
"시로메구리 선배, 오늘안 안 되어도 내일이 있잖아요. 하루가지고 침울해하는건 너무 이르다구요"
 
"……하, 하지만, 나는 학생회장인데……"
 
"학생회장이니까 우수하다거나 뭐든지 잘한다거나, 모두의 견본이라던가. 그런건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이 안되면 내일. 내일이 안 되면 모레가 있잖아요. 하루만에 바뀌지 않아도 괜찮아요. 조금씩 한 걸음씩 바꿔갑시다"
 
"맞아요. 저도 변했으니까, 아무 걱정은 필요없어요!"
 
"저도 가능한 서포트할게요. 조금 엄해질지도 모르지만요"
 
"얘들아……응, 고마워!"
 
후우……겨우 기운을 차렸나. 이거야원.
 
"그럼 얘들아! 이제 일주일밖에 없지만, 힘을 합쳐서 힘내서 가자! 오-!"
 
"오-!"
 
"안 할 거야"
 
"안 해"
 
 
 
 
 
 
 
그리고 일주일 후.
 
우리들의 최고의 문화제가……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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