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라사의 하루
어떤 아라사의 하루
고등학교 교사가 된지 약 x년.
x에 들어가는 숫자는 눈치채줘, 눈치채라, 눈치 못채면 때린다.
대학시절은 결혼하는 남자를 고른다거나, 부잣집 남자와 결혼해서 돈방석에 탄다거나.
여러모로 큰 소리를 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의 자신에게 '현실을 마주봐라.' 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결국, 결혼도 못하고 지금에 이른다.
지금은 어엿한 결혼난민이 되어버렸다.
친가로 돌아가면 손자니 친척 xx는 둘째 자식이~, 같은 소리만 나온다.
솔직히 친가로 돌아가는건 괴롭다.
하지만 가끔 맞선 소개해주니까 나쁜 일만 있는건 아닌 것이다.
여기 최근엔 소개받지 않게 됐다. 라는 일이 있었지만….
졸업한 제자가 보내는 '저희 결혼했습니다' 라는 편지,
제자에게 결혼못한다고 놀림받는다, 라며 직장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공격은 매년마다 따라붙는다.
직장 동료 독신녀에 이르러선, 자신도 과거에 지나간 길이니까 힘내라, 라며 말없이 격려해주는 꼴이다.
동정할거면 남편감을 줘, 그렇게 말하고 싶다.
직장에선 누가 먼저 결혼할 수 있을까, 라는 굉자히 불쾌하기 짝이없는 내기가 행해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걸 안 동료 둘이서 어른스럽게, 육체적인 대화(물리)를 한 결과, 그 내기는 어둠에 사라졌다. 교감이 주모자였다는 모양이지만 그런건 관계없다.
진지한 혼인활동을 바보취급한 응보는 만번죽어 마땅하다.
거기에 직위의 높낮이는 없다. 모든건 평등하게 벌을 받는 것이다.
직장이 고등하가교로선 만남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휴일은 만남을 바라며 혼인활동 이벤트에 참가한다.
거듭 쌓여온 지금까지의 활동이 결실을 맺는다는걸 믿고, 결혼할 수 있을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이건 동료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차이나는건 관계없다.
그녀하고는 독신녀 동료이며 전우인 것이다.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종료에요, 그런 명언도 있다.
그러니까 오늘도 혼인활동 이벤트다. 화장도 몸단장도 문제없다.
연일 격무에 지쳐 과음했지만, 술기운도 이미 빠져있다.
자아, 이제 혼인활동이다.
…오늘도 틀렸다.
우우, 저 녀석들 절대로 보는 눈이 없어.
동료와 둘이서 울면서 회장을 도망쳐 그대로 둘이서 마신다.
그리고 밤늦게, 집에 돌아가자마자 파티용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서 원샷.
선반에서 안주를 꺼내고 비장의 일본주도 준비했다.
담배와 재떨이도 준비만땅이다.
그리고 오늘도 혼자서 비참회 시작.
다음이야말로, 다음이야말로 하며 결심을 굳힌다.
그런 와중에, 문득 우편물을 쳐다보니 고등학교 시절의 동창회의 공지가 와 있었다.
이번 간사는 나와 사이가 좋았던 친구다.
그런 친구도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다.
게다가 상대는 교실에서 절대로 결혼할 수 없을것 같았던 남자다.
지금은 유명한 작가가 된 모양이지만.
하아, 시간이 지나도 성씨는 변하지 않…어, 어라…?
"유이! 내 이름은 『스모』가 아니라 『사가미』야아아아아아아!"
"이런 시간에 소리 지르지마!"
심야에 소리지른 탓인가, 옆집 주민에게 노성과 동시에 벽쿵을 당해 하루가 끝난다.
어째서 이 꼬라지가 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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