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농, 저지르다.
 
평소 방과후, 평소처럼 봉사부 부실로 들어간다.
 
"어머……안녕. 히키가야"
 
"……여어"
 
봉사부 부장이며 이 교실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미소지으면서 인사를 해줬다.
 
……이상해. 평소라면 무표정으로 좀비니 뭐니 폭언을 할텐데 그게 없다. 폭언이 없는 평범한 인사도 받은 적은 있지만 유이가하마와 함께 들어올떄가 아니라면 미소지으며 인사해오는건 좀처럼 없을 것이다.
 
……기분이라도 좋은걸까? 아니, 기분이 좋다면 웃는 얼굴로 나에게 독을 토할 것이다. ……하지만 폭언이 없는데 위화감을 느끼다니, 혹시 나 위험한 방향으로 조교받기 시작한건가?
 
"아아,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유이가하마는 오늘 안 와. 미우라랑 에비나랑 함께 노래방 가는 모양이야"
 
"아까 연락을 받았어. ……지금 차를 끓일게"
 
그렇게 말하고 홍차 준비를 하는 유키노시타. 그걸 기다리는 동안 읽다만 문고본을 꺼내어 페이지를 넘긴다.
 
힐끔 유키노시타를 쳐다보니 숟가락을 자신의 컵과 내 찻잔에 넣어 휘젓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자, 여기"
 
"오오, 땡큐. ……밀크티야?"
 
과연. 아까 숟가락을 넣은건 우유를 섞기 위해선가.
 
"그래. 일단 설탕은 넣었지만 부족하면 더 넣어줘"
 
"알았어. ……하지만 밀크티라니 왠일이래"
 
"……왠지 모르게 오늘은 그런 기분이야"
 
그런걸까. 뭐, 유키노시타에게도 변덕이나 그런게 있는거겠지. 그런걸 생각하면서 몇 번인가 숨을 불고나서 찻잔에 입을 댄다. 딱 좋은 단맛과 온도가 기분 좋았다.
 
 
 
 
 
 
 
 
 
 
 
"후아……아"
 
책을 읽기 시작한지 조금 지났을 무렵,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엄청난 하품이네. 잠부족이니"
 
"아니, 코마치의 수험공부에 방해가 되니까 요즘은 꽤 일찍 자고 있는데……"
 
코마치가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있는데 내가 무의미하게 밤샘해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코마치의 집중이 흐트러지고, 무엇보다 혼나버린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열심히 하는 동생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것도 오빠의 역할이다. 이거 하치만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아-……틀렸다. 졸려……"
 
"……자도 된단다? 의뢰인이 오면 두들겨 꺠울거지만"
 
"진짜냐……? 고맙다……. 적당한 시간이 되면 깨워줘……"
 
유키노시타에게 그렇게 말하고나서 책상에 엎드린다.
 
"그래. ……잘 자렴. 히키가야"
 
의식을 놓는 순간에 묘하게 뜨거운 목소리가 들려온건 내 기분 탓일까?
 
 
 
 
 
 
 
 
 
 
 
달칵, 교실 문을 잠근다. 마침내 와버렸다……. 유이가하마의 부활동 결석 연락을 받았을때,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걸 실행하려고 결심했다.
 
그의 찻잔에 홍차를 붓고 설탕과 가루상태로 만든 수면약을 타고 우유를 부어 잘 섞는다. 밀크티로 한건 겉보기와 약맛을 조금이라도 얼버무리기 위해.
 
"히키가야"
 
완전히 잠들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그의 근처로 몸을 가져가고 부른다. ……특별히 반응은 없다.
 
"……히키가야"
 
부르면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특징적인 머리카락을 몇 번인가 잡아당겨봤지만 반응은 없다.
 
"히키가야……"
 
부르면서 그의 자는 얼굴을 쳐다본다. 썩어있다고 곧잘 듣는 그의 눈동자는 완전히 닫히어, 그가 상당히 단정된 얼굴이라는걸 인식하게 했다.
 
그 입술에 살짝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기어본다. ……특별히 반응은 없다. 완전히 잠든것 같다. 기던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대면서 확신한다.
 
그의 손을 잡고 자신의 뺨에 댄다. 자신의 손과는 다른 조금 울퉁불퉁하고 큰 손. 거기에 넋이 나가 뺨을 부빈다. 그것만으로 몽롱해져버릴것 같다.
 
몇 번인가 뺨부비기를 하고 있으니 그의 손가락이 입술을 스쳤다. ……결심하고 그 손가락을 물어본다.
 
――――맛있어.
 
실제로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그럴터인데, 지금까지 먹어본 어떠한것보다도 맛있게 느낀다.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소지. 모든 손가락을 물고 핥고 빨아본다. ……그에게 봉사하는것 같아서 심히 흥분이 됐다.
 
혀를 스윽~ 기어보거나, 검지와 중지를 물고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거나, 손가락을 그의 물건에 빗대어 물어보니 하복부가 쑤셔왔다. 손가락으로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만약 진짜 그의 물건을 물면……? 상상만으로도 오싹오싹해진다.
 
침투성이가 된 그의 손을 일단 놓고나서 치마 속으로 자신의 손을 넣고 속옷을 무릎까지 내린다. ……더는 참을 수 없다.
 
한번 더 그의 손을 잡고 지금까지 누구도 만진 적이 없는 자신의 그곳에 비빈다. 그 순간, 머리속에서 불꽃이 튄 듯한 이미지가 났다.
 
"앗, 히얏……앗, 앗, 아앗!"
 
스스로 하는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기분이 좋다. 히키가야의 손이, 나를 범하고 있다. 그것만으로, 벌써, 절정에 가버릴것 같아……!
 
"앗, 응, 히키가야, 히키가, 야, 으응! 히키……하치, 만, 하치만, 하치만! 좋아해, 좋아해애!"
 
더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손을 멈출 수가 없다. 목소리를, 마음을 억누르는것도 할 수 없다. 그저 오로지 쾌락을 탐한다.
 
"이젠, 앗, 안 돼! 가, 가버려! 하치만! 앗! 하침나! 더는, 안 돼! 읍! 앗! 아아아아아아앗!"
 
새하얘진다. 새하얘지고 몸이 뛰어오른다. 기분 좋다. 그저 그것만이 몸을 맴돈다.
 
"하아……하아……아아……"
 
몇 번인가 숨을 내쉬고나서 사후처리를 시작한다. 가방에서 수건을 꺼내어, 히키가야의 손을 닦고나서, 꿀이 흘러나오는 자신의 그걸 닦는다.
 
……아직 열이 남아있다. 몸 속에 부쳐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부족해. 좀 더 원해. 히키가야의 전부를 원해. 히키가야에게 나의 전부를 주고 싶어.
 
순간 그를 생각하는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지만 바로 사라진다.
 
――――미안해, 유이가하마. 하지만 너도 나쁘단다? 친구 교제를 우선해서, 좋아하는 남자와, 그 남자를 노리는 여자를 단 둘이 남게 해버렸으니까…….
 
 
 
 
 
 
 
 
 
 
 
"……야, 히키가야, 일어나렴"
 
"응……"
 
몸을 흔들리는 감각으로 눈을 떴다. 책상에 엎어져있던 상반신을 일으키고 있는 대로 팔과 몸을 뻗는다.
 
"잘 잤니, 히키가야"
 
"오오……. 안녕, 유키노시타. ……의뢰인이라도 왔어? 아니면 하교시간이야?"
 
"아니, 조금 이르지만 오늘 부활동은 이만 종료야"
 
"그런가, 그럼 돌아갈게. 사랑하는 코마치가 내 귀가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가방을 쥐고 일어서자,
 
"히키가야"
 
갑자기 아무 전조도 없이 유키노시타가 껴안아왔다.
 
"뭣……!? 야, 유키노시타!?"
 
"얘……히키가야. 너, 오늘은 지금부터 시간 되니?"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로 유키노시타는 물어온다. 영문을 모르겠다. 뭐야 이 상황!?
 
"……아니, 오늘은 그거다. 그게 그거해서 그거하니까"
 
"그래. 요컨대 한가하구나"
 
순식간에 간파당했다. 일단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빨리 떨어져줬으면 싶다. 이 이상은 심장에 너무 나쁘다.
 
"시간이 있다면, 히키가야"
 
그렇게 말하면서 유키노시타는 고개를 든다. 뺨을 상기시키며, 요염한 눈동자로 나를 본다. 고혹적인 표정. 평소하고는 다른 그 얼굴에 오싹했다.
 
"꼭 너에게 주고 싶은게 있어. 지금부터 내 방에 와줄 수 있겠니?"
 
 
 
 
 
계속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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