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 3.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정적에 감싸인 밤의 공원에서 소녀가 말한 말에 사고가 정지한다.
 
 
"……네!?"
 
(지금 이 사람 뭐라고 말했어? 키스? 아니아니 잘못 들은거겠지, 위험해라 위험해…또 흑역사를 양산할뻔했다, , )
 
"……그러니까, ,
 키스해달라고 말했어//"올려다보기
 
(잘못 듣지 않았어-!?)
 
잠깐만 잠깐 왜 갑자기 그렇게 볼을 붉히면서 올려다보기로 말하는거야?
 
그런 초대급의 표정으로 쳐다봐도 무리무리무리무리!
 
하지만 섣부르게 대답을 하면 나에게 있어서 대미지를 겹칠 뿐이다, ,
 
만약이라고
착각하지마 엘리트 외톨이!
 
 
높게 오르는 고동아, 냉정해져라.
 
좋아, 결심은 했다!
정중하게 거절을 하자!
 
 
그런 잘못된 DA PA○P 사고는 이후에 무산하게 된다.
 
 
"……아니아니, 하루노 씨 조금 냉정해주ㅅ"덥석
 
 
……헤?
 
 
 
사삭
 
 
 
"――――――읏////"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결심히 선게 빠져나가면서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말을 꺼내려고 조금 앞으로 숙인 순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발이 걸려 하루노 씨를 밀쳐뜨렸ㅅ다…
눈 앞에는 얼굴을 상기시켜 눈을 끔뻑거릴는 하루노 씨가 있었다…
 
 
역시 나의 ToLOVE루는 잘못됐다.
 
 
"……히키가…야?///"
 
 
"…괜찮단다? 올래?///"
 
 
귀까지 빨갛게 물들여, 젖은 눈동자로 귓가에서 속삭이면서 하루노 씨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쩌적쩌적
 
 
 
 
안의 야생을 묶어대는 두터운 사슬에 작은 금이 간다.
 
 
"하루노 씨, ,"
 
"……응/// …후아// …응믓!?//"
 
 
정신을 차리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노 씨의 입술을 빼앗고 있었다. 처음에는 겹치기만 할 뿐인 몇 초, 그리고 입술을 뗀 후에 아쉬운듯이 바로 세게 입술을 밀어댔다.
 
달다 부드럽다 좋은 냄새 따뜻해
 
여러가지 정보가 입술을 통해 전해온다. .5초는 10분으로 1분은 1시간으로, ,
체내 시계는 일그러진다.
 
 
 
 
 
 
 
『오빠야! 메일이라구? 빨리 안 보면 포인트 마이너스♪』
 
 
 
 
핫!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했던걸까.
정신없이 행위에 미치고 있는 와중에
메일 착신음에 움찔 몸이 반응해서 순간 몸을 젖힌다.
 
 
 
"…후아?// …히키갸야…뀨웅?///"하아하아
 
 
한 발짝 먼저 의식이 정상으로 돌아온 하치만은 자신이 저지른 짓에 새삼 후회의 마음이 솟아오른다.
 
 
"죄죄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신고할거면 신고해주세요! 아아 진짜 뭘 한거야 나아…"
 
 
인생의 종료를 알려드립니다.
 
뇌내에서 인생종료 방송이 울려퍼진다.
 
 
코마치 미안, , 오빠는 잠시간 속세의 공기는 들이킬 수 없어, , ,
 
 
 
"으으~?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아?/// 엄청 기분 좋았다구?///"새빨개
 
처음이 이렇게나 격렬하다니///
 
 
"헤? 용서해주는겁니까!?"
 
"용서고 자시고, 부탁한건 나라구? 고마워♪//"
 
(그러고보니 그랬지, , 그럼 됐나, 된건가?)
 
 
"앗, 죄송합니다 메일 확인 좀 할게요, ,"
 
얘기를 구분 짓는듯이 재빠르게 메일을 확인한다.
 

 
 
From : 코마치
 
Sub : 포인트 낮아
 
슈크림 사러 갔는데 어디까지 걷고 있는거야!?
 
1시간 내에 안 돌아오면 문 잠글거야!…(*`Д´)ノ!!!
 
 
 
…앗…이런…
 
 
"핫, 하루노 씨! 죄송합니다, 이제 상당히 늦었으니까 저 돌아갈게요!!"
 
 
"응♪ 내일 또 봐♪"
 
"네! 내일 봐요!"
 
 
급하게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을 밟는다.
 
 
헤? 내일 봐?
 
뒤돌아보니 하루노 씨는 다정하게 미소짓고
살짝 손을 흔들고 있었다.
 
후우…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누구에게도 아닌 한숨을 쉰다
 
 
 
 
 
부드러웠지…
 
 
 
자신의 입술을 만지면서 하루노의 입술, 표정, 냄새를 떠올린다.
 
 
(어이쿠, 운전에 집중해야지, , 또 사고가 나면 농담이 아니야.)
 
 
 
 
내일… 또 봐….
 
 
 
 
 
 
 
 
 
 
 
 
내일 또… 그를 만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나온 말은 약속 잡는데 성공했다.
 
 
(나의 첫키스….)
 
키스의 여운에 잠기면서 살포시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양손으로 입가를 덮고 기쁜듯이 뺨을 푼다, , 그 모습은 평소의 하루노로부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소녀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얼버무릴 생각도 없다.
 
 
나는 히키가야를 좋아해….
 
 
"히키가야, 끙끙댔었지이… 사고내지 말라구? 앗… 돌아봤다!"
 
 
내일… 또 봐♪
 
 
 
 
 
 
 
 
 
 
 
그 날부터 두 사람은 반복하여 같은 곳에서 얼굴을 마주친다.
 
처음에는 메일로 하루노가 불러냈지만 정신을 차리니 아무것도 없어도 부활동이 끝나는것과 동시에 하치만은 공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키스는 그로부터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햣하로~ 히키가야♪"
 
"안녕, 언니."
 
 
 
 
"……"
 
 
 
 
 
"…닮았어요?"
 
 
 
"…어디에서 나오는거야? 그런 목소리, , "
 
"요령이 있다구요, 하루노 씨도 유키노시타랑 목소리가 비슷하니까 아마 할 수 있을거라구요?"
 
 
유키노…라아
 
 
"히키가야는 말야, , 좋아하는 사람 있어?"
 
"…있어요."
 
 
"…그런가, "
 
 
"하루노 씨는?"
 
 
"있는데?"
 
눈 앞에…
 
 
"하지만 아마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야, , "
 
나에게 그런 자격따윈 없고…
 
 
 
 
히키가야는 내 눈을 보고 "있어요" 라고 대답했다. 곧은 시선을 받고 조금 두근한건 비밀이다.
그 말의 의미는 안다.
 
 
 
유키노는 아마 히키가야를 좋아한다. 절대부정하겠지만, 호흡이 딱 맞지… 남자와 인연이 없었으니까 그 감정을 부정하는것 뿐이지…
내 마음이 닿으면 유키노는 슬퍼하려나아…슬퍼하겠지, ,
 
 
하지만 안심하렴? 내가 바로 유키노시타의 권력을 쥐어서 유키노의 사랑을 이루어줄게♪
 
 
그와 대등하게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현실의 두 사람은 신분도 입장도 다르다.
 
 
나에게 남겨진 유예는 이제 2년도 되지 않는다, ,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사랑을 하면, 남겨진 길은 스스로 보이고 만다.
 
 
나의 희생으로 유키노가 행복해져서 히키가야와 하나가 되면 만만세잖아! 앗, 지금 언니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꼬옥
 
 
 
 
"……헤?"
 
 
히키가야, 왜 갑자기 손을 잡아오는거야? 얼굴 피하고 있고…
 
 
 
 
그만해, , ,
 
 
기대해버리잖아, , ,
 
 
 
 
 
"…또, 울었다구요?"
 
 
 
 
헤?
 
 
빈손으로 히키가야는 내 뺨을 닦는다.
정말이다… 나 또 울고 있었구나,
요즘 눈물샘이 풀어졌네에
하지만 언제나 너는 있어주는구나…
정말로 삐줍이야, ,
 
 
 
―――그러니까 나는
 
 
"좋아해."
 
 
―――나는 히키가야를
 
 
"당신을 좋아해요. 저와 사귀어주세요!"
 
 
계속 눌려지던 말은
그의 다정함에 견뎌내지 못하고 흘러나온다.
 
 
 
 
 
"저같은걸로 괜찮다면, 기쁘게요."
 
 
 
 
시야가 흐릿해진다, ,
정신을 차리니 나는 히키가야의 가슴을 안고
아이처럼 엉엉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히키가야도 나를 다정하게 껴안아준다.
 
 
한차례 울고난 후에
또 내 입술은 빼앗겼다…
세컨드 키스는 무척이나 다정하다
내 마음에 대답하듯이.
 
 
"좋아해요."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가슴속에 따뜻한것이 흘러넘친다.
 
 
"나도 좋아해."
 
미칠정도로 그를 사랑해버렸다.
 
 
 
 
더는 되돌릴 수 없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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