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화장실은  2시간에 한번, 다같이 행동해서 마치는걸로 하자"
"……뭐, 귀찮긴 하지만 어쩔 수 없나. 대비해서 나쁠 일은 없으니까"
"흠. 본관도 찬성이네"
"응, 나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
"아아, 나도 이론은 없다. ……그리고 유이가하마? 기분은 풀린 모양이다만, 괜찮은거냐?"

히라츠카 선생님이 묵묵히 고개숙이고 있는 유이가하마에게 말을 걸었다.

"엣? 앗, 응……. 나도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래. 그럼 이제 10분 정도 지나면 적절한 시간이 될테니까"
"유키노시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우리가 거실에서 앞으로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유키노시타의 말을 날카롭게 가로막듯이 갑자기 미우라가 귀신같은 형상으로 뛰쳐왔다.

뒤에선 혈상을 바꾼 하야마, 그리고 핏기가 가선 창백한 얼굴의 토베가 잇따른다.

"너가, 너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악귀나찰처럼 분노를 눈동자에 격하게 담으며 미우라가 유키노시타를 움켜쥐려고 했다.

황급히 히라츠카 선생님이 끼어들어서 미우라를 잡는다.
미우라는 그래도 손발을 엉망진창으로 휘둘러서 날뛰었다.
미우라의 오른손이 히라츠카 선생님의 뺨을 스쳐서 하야마도 황급히 제지하러 든다.




나는 미우라의 갑작스런 난심에 놀라서 떠오른 허리를 내렸다.

……엑?
뭐야, 뭐야 이 사람, 너무 무서운데…….
이상한 상황에 놓인걸로 스트레스가 천원돌파해버렸어?
진짜 참아줬으면 싶은데.

 



"하야토, 왜 막는건데! 저 녀석이! 저 녀석이, 히나를 죽였다고!"

증오와 살의를 격앙시킨채로 말을 내뱉고 출혈된 눈물을 흘리면서 두 눈으로 유키노시타를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격하게 노려보는 미우라.
유키노시타는 당황하기 앞서 마지막 말에 반응했다.

물론 나도……라고 할까 이 자리에 있는 일동 모두 다 라고 생각하지만.




"유미코……히나가 살해당했다는건……무슨 의미야?"

조심조심 유이가하마가 입을 열었다.

"그 말 그대로 의미야! 저 녀석이, 유키노시타가 나아의 눈 앞에서 히나를 죽였다고!"

히라츠카 선생님과 하야마에게 붙들린채로 긴 머리카락을 흔들며 반광란상태로 미우라가 절규했다.
명백하게 이성을 잃고 있다.

하지만 미우라의 그 말을 듣고 유이가하마가 비틀 옆으로 쓰러질뻔해서……유키노시타가 황급히 받쳐줬다.

"……하야마?"

유이가하마를 양손으로 받친채로 유키노시타가 엄한 목소리로 묻는다.

"……히나가 살해당한건 사실이야. 나랑 토베도 확인했어. 3층 화장실 앞이야"

하야마가 체념한듯이, 탈력한듯이 대답했다.

토츠카랑 자이모쿠자가 움찔 떨고 에비나의 사체를 봐서인지 토베가 소리도 내지 않고 끄덕끄덕 수긍하고 그 이상으로 떨어댔다.

토베의 이가 맞지 않아 차갑게 딱딱거리는 소리가 내 귀까지 들린다.

정말로……겁에 질려있었다.

 

 



"가자"

유이가하마를 받치면서 소파에서 일어서는 유키노시타.

"간다니 그게, 가는거야? 다 같이? 본관도……?"

자이모쿠자가 혼란스러운듯이 눈을 요동쳤다.

"하야마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확인할 필요가 있어.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떨어지는건 가장 위험해. 보고 싶지 않으면 사체는 안 봐도 돼. 하지만 같이 따라와줘야겠어"
"하, 하지만!"

울상으로 토츠카가 소리지른다.

"……토츠카"

나는 조용히 토츠카에게 말을 걸었다.

"확인은 하지 않으면 안 돼. 거기다 하야마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에비나를 차가운 바닥에 계속 눕혀둘 수도 없겠지"

……이런 소리를 하는 시점에서 나도 상당히 당황한걸지도 모른다.
혹은 마비되어 있다거나.
어쨌든간에 최악이었다.

"하치만……응, 그러게. 그렇, 지"

토츠카가 맥빠진 듯이 중얼거렸다.

현실을 감각과 인식이 따라가질 못하는 그런 위태롭고 애매한 음색이었다.

"그럼 가자"
"뻔뻔하네! 네가 죽였잖아!"

침을 튀기며 쏘아죽일듯이 유키노시타를 노려보는 미우라.

그런 미우라는 반쯤 무시하고 반쯤 망연자실해진 유이가하마를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맡기고 유키노시타는 선두에 섰다.

나도 그 뒤를 쫓고 자이모쿠자가 튕기듯이 내 뒤로 붙었다.
하야마가 미우라와 떨고 있는 토베를 재촉해서 나에게 붙는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유이가하마를 받치고 토츠카와 뒤쪽을 걸었다.
그리고 에비나가 살해당했다는 현장에 도착해……우리는 경악에 숨을 삼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비나의 사체는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인간이 죽었다고 추정되는 이 이상없는 흔적이 남아있었다.




치사량을 쉽게 방불케하는 대량의 혈흔이 바닥 일면에 흩어져있고……그 붉은 자욱이 질질 인간을 끌어서 생긴듯한 불길한 형태로 계단쪽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불길하고 꺼림찍했던건……계단을 몇 단 내려간 부근에서 그 흔적이 뚝 끊겨버렸다는 것이다.
그 한 점을 경계로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핏자국도 흘러 떨어져있지 않다.

너무나도 악취미에 꺼림찍한 광경에 목 안에서 신맛이 솟아오른다.
마치 악몽의 세계에라도 헤메어든것처럼 현실미가 희박했다.

한 번 위로 돌아가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뒷손으로 '유이가하마를 오게 하지마' 라고 제스처를 한다.

유이가하마를 제일 뒤로 보낸게 정답이었군…….
이런걸 보면 그 녀석은 여러모로 한계겠지…….
토츠카도 맨 뒤에 있었으니까 히라츠카 선생님이 배려해주겠지.
자이모쿠자?
그런 놈은 몰라.

"어, 어이! 거짓말이지!?"
"왜!? 어째서 히나가!?"
"…………힉!"

자신이 본것이 믿을 수 없는것처럼 반광란으로 소리지르는 토베와 미우라.

그리고 자이모쿠자가 작게 비명을 질렀다.
그 패닉한 모습을 보고 도리어 머리가 식어서 냉정해진다.

이 녀석들이 없었다면 나도 상당히 위험했을지도 몰라.
그런 의미로는 감사.

……내가 직접 본건 아니지만.
여기에 무슨 일이 있었던건 틀림없다.
만약 에비나가 죽었다고 치고……우웁, 상상하는것만으로……진정해라.
내가 착란한들 상황은 호전되지 않아.
오히려 악화한다.
그러니까 진정해라.

도중에 끊긴 핏자국을 보고 생각한다.
이 모습에서 헤아리건데 범인은 에비나를 들쳐매고 계단을 내려갔다.

……뭘 위해서?

물론 숨기기 위해서……라고 거기까지 생각하니 유키노시타가 재빠르게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한 박자 늦게 나도 그 사고를 쫓아서 황급히 유키노시타를 쫓아간다.

 



사건이 있었던 곳은 3층 화장실 옆, 요컨대 3층 오른쪽이라.
우리들이 있던 곳은 거실, 요컨대 1층 왼쪽이다.
펜션에서 가장 거리가 벌어져있기 때문에 다소 소동이 있어도 깨닫지 못하겠지.




우리는 거실에 모여있었다.

하야마네도 3층 방에 모여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2층은 계속 텅 비어있었다.
시간은 듬뿍 있고 우리들의 눈을 피해 피킹으로 문을 여는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가령 그것이 마스터키를 가진 츠즈키 씨라면 더 그렇다.
그리고 에비나를 죽이고 일단 도망치고 미리 열어둔 2층 방에 숨는다.

하야마 그룹이 1층의 우리와 합류한 틈에 에비나의 사체를 2층 방에 숨긴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3층에 있는 이 상황……이 상황에서 범인 혹은 범인들이 1층으로 도망치려고 계획을 짜고 있었다면……?




"히라츠카 선생님, 유이가하마, 토츠카, 자이모쿠자는 하야마에게 방 열쇠를 받아서 양쪽 계단을 망봐줘! 하야마, 너네는 이쪽이다!"

히라츠카 선생님이라면 이것만으로 배려해줄거라고 확신하고 2층으로 내려간 유키노시타를 쫓으면서 소리지른다.

하야마는 순간 넋이 나간 목소리를 흘렸지만 내 생각을 쫓은건지 토베와 미우라를 어떻게든 달래면서 다른 모두로부터 열쇠를 받고 얼굴을 찌푸리며 피웅덩이를 피하듯이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에는 울것같은 얼굴의 미우라와 토베가 잇따른다.

"꽤나 냉정하구나"
"저 둘의 덕분이지. 다른 사람이 패닉에 빠진걸 보면 왠지 모르게 진정이 돼"
"성격도 나쁘네"
"……시끄러"

도는 뭐냐 도는.
그럼 성격 말고도 나쁜게 있는것 같잖아.

앗, 아니, 성격도 나쁘진 않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의 주름을 걱정하거나 결혼도 못하는 현실을 들이대주는 정도로는 선량하다고.

농담을 한 자신에게 내심 안도한다.

……괜찮아.
나는 아직 여유가 있어.
괜찮아.

"네가 죽인거잖아!? 돌려줘! 히나를 돌려줘!"


 



지금이라도 유키노시타를 붙들려는듯이 혈색을 바꿔서 패닉에 빠진 미우라를 하야마가 필사적으로 붙들고 있었다.

미우라를 이쪽으로 부른건 실수였을지도.
라고는 해도 이 녀석이 하야마로부터 떨어진다고도 생각하진 않고…….
성가신데.

"미우라. 네가 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불가능해. 나는 계속 거실에 있었어. 화장실에도 가지 않은건 모두가 증명해줄거야. 거기다 사체를 숨길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해?"
"~~~~~~~~~읏! ~~~~~~~~~~~~~~~~~~~~으읏!"

눈을 새빨갛게 충혈시키고 분해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미우라가 뺨을 홍조시키며 격노한다.

울다 부은듯이 부운 눈가가 뼈아팠다.

"진정해 유미코. 만약 유키노시타가 했다면 이 자리에선 도망칠 수 없어. 우리도 있으니까"

하야마가 힐끔, 면목없다는 듯이 유키노시타를 봤다.

유키노시타는 묵살한다.

"……하야마. 너는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한번 더 이 펜션을 철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어. 에비나 얘기가 사실이라면 노린듯한 타이밍이야. 뭔가 위장을 해서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지도 몰라. 위쪽 그룹이 계단이나 3층을 망보고 있는 동안 2층, 그리고 위치를 교대해서 3층, 마지막으로 1층이다. 열쇠가 없는 에비나의 방은……어떻게든 부수는 수밖에 없겠지"

감시카메라를 찾으면 돌발적인 범행이 아니라는것이다……별로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계획적, 그리고 외부범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결과 하야마는 신묘하다는듯이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우리를 조소하듯이 첫 번째 탐색의 3배는 시간을 들인 탐색도 범인의 흔적이나 에비나의 사체……는커녕 한 방울의 핏자국, 그리고 감시 카메라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불가사의한 현상, 그리고 동기도 목적도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살참극에 머리속이 엉망진창으로 휘저어진 듯했다.

…………………………………………………………………………………………………………………………………………………………………………….

진짜로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유키노시타랑 같이 있을리가 없잖아!?"

탐색이 끝나 우리는 거실에 모여있었다.

지금부터는 역시 합류한 편이 좋다고 하는 유키노시타에게 히라츠카 선생님, 유이가하마와 하야마의 설득도 허망하게 미우라는 뒤집힌 목소리로 히스테릭하게 소리질렀다.

"……미우라. 너는 유키노시타아 에비나를 죽이는걸 봤다고 말했지?"
"그러니까 뭔데!?"
"유미코, 그건 너무해!"
"됐으니까, 잠깐 기다려 유이가하마. ……알겠어? 아까 유키노시타가 말했다시피 거실에 있던 녀석들은 모두 유키노시타의 알리바이를 증언할 수 있어. 그리고 미우라 자신도 유키노시타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고 있지. 사체를 옮긴건 유키노시타가 아니야. ……다른거 있어?"
"~~~~~~~~~~~~~~읏!"

이미 할 말도 없이 어깨를 부들거리며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미우라.

"어, 어이, 유미코! 미안, 얘들아……나는 유미코를 쫓아갈게. 이 상황에서 혼자 있는건 위험해. 유미코의 방에 있을거라고 생각하니까"
"잠깐잠깐 하야토, 나도 갈게!"

혼자서 망설임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미우라를 하야마가 쫓고 그 하야마의 뒤를 토베가 반쯤 우는 얼굴로 쫓았다.

토츠카와 자이모쿠자는 아무 말도 없이 불안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다.
유이가하마만이 슬프다는 듯이 얼굴을 흐리고 있었다.




"……너는 괜찮냐?"
"어?"
"저 녀석들을 쫓아가지 않아도. 셋은 위험하지 않아?"
"내가 가마"




고민스럽게 쳐다보고 있던 히라츠카 선생님이 중얼거리듯이, 하지만 잘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미우라의 상태로는 유이가하마로는 완충재도 힘들겠지. 교사라는 입장을 이용하는것 같아서 조금 그렇지만……어떻게든 달래보마"

쓸쓸하다는 듯이 웃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미 보이지 않게 된 미우라네를 쫓아가려고 한 걸음 내딛었다.

"그렇네요. 잘 부탁합니다"

그 뒷모습에 유키노시타가 힘없이 말을 건다.

"유키노시타가 신경쓸 일은 아니다"

계단으로 뻗은 다리를 멈추며 히라츠카 선생님이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엣?"
"원망해야할건 범인이야. 너도 말려들었을 뿐인 피해자에 지나지 않아. 그러니까, 유키노시타가의 펜션에서 일어난 참사라고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것만 말하고 유키노시타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백의를 나부끼며 이번에야말로 계단을 올라갔다.
……우리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 그저 묵묵히 쳐다보고 있었다.

………………………….

……………………………………………………………………………………………………………………………………………………………………….

 



나는 거실 소파에 깊게 기대어 천장을 노려보듯이 숙고하고 있었다.




……유키노시타가 말했다시피 유키노시타 씨를 노린거라면 아직 이해할 수 있다.

근거는 약하지만 여기가 유키노시타가 소유의 별장이기 때문이다.

유키노시타가정도로 지역에 강하게 붙고 권력이 있는 가계가 되면 아군도 많은 한 편, 그 뒤로 적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살인까지 저지른다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렵지만 유키노시타 씨는 유키노시타가의 후계자다.

유키노시타 가에 깊은 원한을 가진 인간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타겟이겠지.




……다음으로는 유키노시타다.

유키노시타의 가설이 올바르다면 다음으로 노려야할 대상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는 에비나가 노려졌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어떤 인과 관계가 있지?

무차별로 그저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불안을 부추기기 위해서만……에비나를 죽였다고 하는건가?

……말도 안 돼.
그건 아무리 그래도 상상이 지나치게 비약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싶다.

비약하지 않으면 우리를 모두 죽인 후에 마지막으로 유키노시타를 죽인다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유키노시타가 어젯밤 살해당하지 않았다는 현재 상황이 그 가능성도 있다고 암묵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내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웃기지 마" 라는 이야기지만.

……하지만 그렇게 되면 눈보라가 온건 그저 운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눈보라로 갇힌 상황이 아니라면 유이가하마와 같은 방이었다고 해도 재빠르게 어젯밤 중에 살해당했다, 라는 가능성도 있을지도 모르니까.

……뭐어, 일단은.

유키노시타의 가설이 맞을 경우.
유키노시타의 가설이 빗나갈 경우.
이 두 가지를 생각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정해야할까……

…………그때,

"……본관, 배고프다"

째각째각째각째각째각째각, 벽에 걸린 아날로그 시계의 바늘만이 공허하게 울리고 그 침묵에 채워진 무거운 분위기를 부수듯이 자이모쿠자가 툭 중얼거렸다.

문득 쳐다보니 시계 바늘은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다.
어제 밤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까 벌써 10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계산이 된다.
그렇게 깨달은 순간, 속물적이게도 내 배도 공복을 느꼈다.

"그러네……"

나와 마찬가지로 생각에 잠겨있던 유키노시타가 고개를 들어 힐끔 식당을 봤다.
거기에는 어젯밤 유키노시타 씨가 만든 비프 스튜의 남은것이 든 냄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유키노시타는 살짝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돌아보듯이 말했다.

"통조림이 몇개 있었다고 생각해. 다른 식품은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르니까 통조림으로 끝마치자. ……미우라는 진정 됐을까?"

미우라와 결별하고나서 이미 3시간 가까이 경과했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있다고는 해도 열이 식었는지는 미묘한 라인이겠지…….
나로서는 별로 접촉하고 싶지 않은데…….




"상태를 보러 갈까? 과자는 갖고 갔지만 음료수는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좀 힘들거야"

토츠카가 작게 말했다.

유키노시타는 맞장구를 치듯 조용히 끄덕였다.




"……유이가하마. 설 수 있어?"
"응. ……응. 미안해, 유키농……. 괜찮아. 괜찮으니까"

유키노시타에게 붙어있던 유이가하마가 고개를 든다.
그 얼굴은 핏기가 옅고 아직도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천천히, 하지만 다부지게 미소를 짓는 유이가하마.
하지만 그 미소는 내가 봐도 무리하고 있다는게 뻔히 알 만한, 지금이라도 쓰러져버릴것처럼 허무한 미소였다.

유이가하마 녀석, 상당히 약해졌군…….
사람이 좋다고 할까,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할까.
나도 아직 이 상황에 마음이 따라가질 못하는데…….

감정이입이 너무 심하잖아.

 




거기에 비해 유키노시타는 눈동자 속에 오싹할만한 살의를 채우고 있는걸로 보였다.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한데다 자신의 손으로 냉정하게 결착을 지으려고 하는듯한, 그런 차가운 결의의 눈빛이다.

눈이 마주치는것만으로 심장마비를 일으켜버릴법한 어두컴컴한 살의가 소용돌이치고 있는것 같았다.
이 무슨 인간 데스노트.

그런 시선이 유이가하마를 볼때만 슥 풀렸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건 범인보다 오히려 유키노시타의 정신상태일지도 모른다.
얼핏보면 평소대로지만 가죽 하나 벗기면 뭐가 튀어나올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이성을 부여잡은 마지막 스톱퍼라는걸까.

……요주의다.

"그럼 뭐어……상황을 보러 갈까"

그렇게해서 우리는 무거운 허리를 들어 미우라네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어. 왜 그래?"

"유미코, 하야토, 토벳치~" 하는 유이가하마의 맥빠진듯한 호출과 겸양쩍은 노크소리에 하야마가 경계를 풀고 미우라의 방문을 천천히 열었다.

문 틈새로부터 보인 토베와 미우라의 모습은 얼마간 진정을 했는지 혈색이 좋아져 있었다.
하야마의 뒤로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뭐야뭐야, 유이, 왜 그래?"
"유이도 이쪽에 올 생각이 든거야~?"

후련해진듯한 둘의 모습에 나는 약간 당혹을 느꼈다.

바꿔말하자면 수상쩍었다.

"앗, 아하하, 식사하러 부르러 왔어. 그게, 다들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뭔가 배를 채워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앗, 그런가……. 듣고보니 배고플지도. 인간은 이럴때라도 배가 고프구나"

배를 잡고 감탄반 기막힘반이라는 태도로 토베가 중얼거렸다.

그런 토베를 보고 유이가하마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응, 그러니까 네 사람을 부르러 왔어"
"하? 네 사람이라니 뭐야?"

유이가하마의 말에 미우라가 수상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유미코랑 하야토랑 토벳치랑 히라츠카 선생님이야"

유이가하마도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다.




"……잠깐만"

하야마가 표정을 경직시키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히라츠카 선생님? 히라츠카 선생님은 안 왔는데?"
"………………………………………하?"

 

 



……순간, 전신에 냉수를 끼얹어진듯한 오한을 느꼈다.

순간 의식이 마비된것처럼 저리고 멀어지더니 그리고 얼어붙는다.




등골에 오싹오싹한 오한이 달리고 전신의 피부가 차갑게 거꾸로 섰다. 시커먼 불안이 가슴 속에서 스르륵 뱀처럼 머리를 내밀며 나의 심장에 달라붙는다.

'안 왔다' 라고 들은 말이 저주처럼 마음을 좀먹어가고, 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 몇 번이나 머리속을 회전했다.
뇌가 현실을 거부, 이해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듯이 사고가 완만해진다.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하야마의 말이 천천히 독처럼 번졌다.

 



……안 왔어?
안 왔다, 라고……?



찌직, 뇌의 신경이 불타 끊어진듯한 통증이 달린다.




뇌리에 떠오르는건 마지막으로 본 히라츠카 선생님의 뒷모습.
백의를 나부끼며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이다.

…………안 왔다니, 거짓말, 이지!?



"야! 질 나쁜 장난 치지마!"

하야마를 움켜쥐려던 양팔을 의지력으로 어떻게든 억누른다.

하야마는 내 표정과 말에 느끼는게 있었는지 표정을 험악하게 지었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이쪽에 왔다는거……언제 이야기야?"
"거실에서 너희와 헤어진 직후야. 셋은 인수적으로 위험하다고 하면서 히라츠카 선생님이 합류하기 위해 쫓아갔어"

하야마에게 지지 않고 험악한 표정과 음색으로 유키노시타가 대답했다.

최악의 상상에 시야가 명멸하여 지금이라도 암전해버릴것 같은 의식을 입술을 세게 물어 이어잡는다.

……진정해라.

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진정해라.
내가 초조해해도 사태는 아무것도 호전되지 않는다. 악화할 뿐이다.

"……하야마. 정말로 히라츠카 선생님은 안 왔지? 그 조짐도 눈치 못챘어?"

최대한 냉정함을 꾸리고 입을 연다.
꾸미지 못해서 말이 떨리고 있다는걸 체감했다.

"…………미안해. 깨닫지 못했어"

나와 마찬가지로 입술을 깨물면서 분하다는듯이 감정을 드러내는 하야마.




토츠카가 힘이 빠진것처럼 질질 벽에 기대고 자이모쿠자는 "이젠 싫어. 이젠 싫어 이젠 싫어 왜 이런 일에……죽고 싶지 않아" 라고 고개숙이고 중얼중얼거리고…….

유이가하마는 "……에? 어라?" 라며 정신줄을 놓은듯이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져 있었다.

그런 유이가하마를 유키노시타다 엄한 눈빛인채 껴안는다.

미우라와 토베는 봉창맞은듯이 넋나간 듯이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나는 쇼크로 쓰러질뻔한 몸과 마음을 어떻게든 도로 세운다.

……지금.
내가 냉정함을 잃어선 안 된다.

"……찾는다. 아직 안 늦었을지도 몰라"

쥐어짜내듯이, 그것만 말한다.

뭐가 늦지 않는건지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숨길 수 없는 동요와 비장감이 감도는 내 말을 다른 모두는 그저 묵묵히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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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번째 탐색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우리는 하나같이 어두운 얼굴로 거실에 모여 있었다.
하야마, 미우라, 토베 셋은 펜션을 탐색한 후, 통조림과 음료를 갖고 바로 방으로 옹성을 해버렸다.
미우라가 유키노시타와 있는건 견딜 수 없었던 모양이라 그런 미우라를 하야마는 내버려둘 수 없는 모양이다.
토베도 들러리처럼 따라갔다.
……주체성 없는 놈.

뭐……토베는 에비나를 좋아했던 모양이니까 충격도 크겠지.
지금은 비교적 안정한걸로 보이지만……현실을 현실로서 받아들엿을때, 흔들리는 폭이 너무 커서 그게 조금 무서워진다.

……아아악, 젠장.
생각이 정리되질 않아.
줄줄 관계없는 일에 생각이 벗어나고 있어.
현실을 현실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건 나도 마찬가지인가.

 

 




히라츠카 선생님, 진짜로 어디로 가버린거야…….

하야마네가 있는 미우라의 방은 3층 중앙의 방이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에서 덮친다면 거실에 있던 우리들이 눈치챌테고 문 너머라고는 해도 방 근처에서 습격당했다면 하야마네가 깨달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을오 2층에서 3층으로 가는 계단이나, 계단에 올라온 직후에 통로에서 습격당했다는게 된다.
그럼 범인은 2층 통로, 혹은 3층 계단 옆의 통로에 숨어서 사각을 만들어서 잠복하고 있었나?

 



3층의 방을 잠그고 숨어들 가능성도 있기는 있지만 문을 열면 소리가 난다……한없이 낮을테지.

하지만 우리가 거실에 모여있었을때 3층 방에 숨고 하야마네가 미우라의 방으로 들어가는걸 보냈을 가능성은 있다.

그 후에 3층 통로에 나와서  히라츠카 선생님을 습격했다?

……말도 안 돼.
히라츠카 선생님이 합류한다는 아무 확증도 없었는데?

……아니.
가령 무차별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상관없나.
어쩌면 하야마네에게 틈이 생기는걸 기다리고 있던걸지도 모르고.
이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누구지……?

……아니, 지나간 일을 생각해봐도 소용이 없고, 생각이 또 벗어나고 있다.
……진정해라.

계단이나 3층 통로는 아까 하야마나 유키노시타랑 중점적으로 조사해서 의논하고 아무것도 못 찾았잖아.




………………잠깐만?
전혀 다른 곳에서 습격당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나?

예를 들면 히라츠카 선생님이 2층으로 올라갔을때 2층 통로에서 히라츠카 선생님을 불러낼만한 '무언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애시당초 그 전에 히라츠카 선생님은 어디로 납치당한거지?

의론 결과, 핏자국도 없으니까 수단은 즉효성 마취약, 혹은 그런 종류가 수상쩍다는 결론이 났다.

……그걸 내딛고 생각해라.
납치당한건 에비나와 같은 곳인가?
숨은 방, 혹은 우리의 사각이 되는 곳이 있는건가?
혹은……밖에 버려졌나?
히라츠카 선생님도?
그럼 창문을오 들어오는 눈 자국이 남을게 아닌가?

큰 비닐이라도 깔아둔건가?
아니 그래도 무리가 있다.
애시당초 에비나의 사체를 숨긴 의미는 뭐지?
거기에 무슨 의도가 있지?
불안하게 만들기 위한것 뿐인가?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들. 요컨대 내부범의 가능성은?

……틀렸다. 지금은 그 가능성은 버려라.

아악, 젠장.
진짜로 생각이 종합되질 않아!
부자연스런 점이 너무 많아서 거꾸로 어디에서 생각하면 어디에 걸리면 좋을지 모른다.

정신을 차리니 사고가 계속 루프하고 있고.
그래도 평소의 나라면 조금은 더 건설적으로 생각을 했을텐데……가까운 인간이 갑자기 사라지는건 이렇게나 혼란스러워지는건가.

……젠장.




아직 고오고오 맹위를 떨치며 창틀을 덜컹덜컹 흔드는 눈보라를 원망스럽게 노려보며 혀를 차고 머리를 벅벅 긁고 있으니……그때,

"흐음. 슬슬 화장실 갈 시간은 아닌가?"

어딘가 안절부절한듯이 자이모쿠자가 입을 열었다.

히라츠카 선생님을 찾아도 찾지 못하고, 통조림과 음료수뿐인 저녁을 마치고 마지막 화장실에서 2시간이 지난 오후 6시.
우리는 아침에 2시간에 1번 다같이 화장실로 가자고 얘기를 했다.

애시당초 나는 어제밤부터 내내 먹지 않고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에 화장실을 갔다오고나서 내내 생리적 욕구하고는 연이 없었지만.
거기에다 유이가하마도 눈물로 수분을 듬뿍 소비해보이고.
……뭐어 그 만큼 통조림 음료는 소비했지만.

예상외라고 해야할까, 통조림류는 콘 비프나 닭고기, 산마나 건 과일등 다종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모두의 몫의 배를 채워도 아직 남을 정도의 비축이다.
통조림 음료도 조작당한 흔적이 없이 상자에 있었으므로 절제할 필요도 없었다.

……뭐어 살든 죽든 맞이가 오든 눈보라가 멎으면 끝나므로 절제도 아무것도 없지만.

그건 그렇다치고.
배가 불러서 생리적 욕구를 느꼈는지 자이모쿠자가 안절부절 거리고 있다.




"……벌써 그런 시간이네. 좋아, 갈까"

유키노시타가 유이가하마를 조용히 재촉해서 일어났다.
유이가하마도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다.

아까전의 미우라와 마찬가지로 충혈하고 울다 지친듯이 눈동자가 무겁게 부어있었다.
평상시의 밝은 모습도 느껴지지 않는다.

……한계가 가깝군.
무리도 아니다.
이런 영문 모를 상황,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편이 이상한거다.

토츠카도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섰다.
평소의 천사의 미소가 그늘지고 어둡고,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렇게나 줄었구나……"

툭, 토츠카가 작게 불안을 흘렸다.

 

 



"더는 줄지 않아. 우리가 뭉쳐있으면 지금은 손을 대지 않을테니까. 그럼 이대로 뭉쳐있으면 될 뿐이야"
"응, 그렇지. 더는 줄지 않는거지. ……약속이야, 하치만"

근거도 없는 내 말에 힘없이 미소짓는 토츠카.

너무 무책임하고 설득력이 없는 말에 자기자신을 때려주고 싶어졌지만 그 미소에 조금 구원을 받는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다섯이서 거실에서 나와 1층 오른편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들어가는 순서는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 토츠카, 자이모쿠자, 나 순서였다.

참고로 이 순서는 아침에 문답무용으로 정해졌다.
남성진에게 선택지는 없고 뭔가를 발언하려고 하면 "힛키 기분 나빠" 니 "여자 뒤에 들어가고 싶다니, 변태가야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구나"니 전가의 보도가 날아오는건 눈에 훤했으므로 입다물고 있는수밖에 없었다만.

뭐, 화장실 순서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지만 자이모쿠자보다 뒤인게 적잖이 충격이라고는 말 못할것도 아니지 않는건 아니지도 않았다.

……어느쪽이야.

실은 유키노시타와 토츠카 사이에 히라츠카 선생님이 들어 있었지만……생각하면 닫혀버릴것같은 마음을 아랫입술을 깨물어 통증으로 어떻게든 얼버무린다.

그렇게해서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의 볼일이 끝나고 토츠카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콜록!?" 하는 얹힌듯한 토츠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토츠카……? 야, 괜찮아!?"

저도 모르게 거칠게 묻는다.
다리는 지금이라도 화장실에 돌입할것같은 자세다.

아니 다른 마음은 없다고? 단연코!





"괘, 괜찮아, 좀 막힌것 뿐이니까"

말없이 앞 순서인 유키노시타를 본다.




"………뭐니? 굉장히 불쾌한 시선을 느끼는데?"

절대영도는 물론 액체질소라도 흘린것처럼 얼어붙는듯한 냉기가 담긴 음색과 시선에 물러나버린다.




"따, 딱히 아무것도 아냐. 인간인걸"

얼버무리려고 해도 얼버무리지 못했던 모양이라 토츠카가 화장실에서 나와 자이모쿠자가 들어가도 그 시선은 꽂혀왔다.

견디지 못하고 옆을 쳐다본다.
그래도 얼음기둥처럼 차갑게 꽂히는 폭력과도 같은 압력 시선에 줄줄 등골에 식은땀을 흘렸다.




"힛키 기분 나빠. 최악-" 하며 유이가하마의 맞장구가 작게 들려온다.

"인간인걸, 큰거 정도는 하잖아!" 라고 대답할 수 있을리도 없어서 유키노시타로부터 시선을 피하고 있으니

"후옷, 후오오옷?"

라며 이 또한 영문 모를 공기가 빠진듯한 자이모쿠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토츠카랑 비교해 의욕이 없이 들리는건 기분탓이라고 생각해줘.

응 진짜진짜. 아마 절대로 분명 그래.
하치만, 거짓말 안 해.

"앗, 흐음.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좀 걸려버린것 뿐이다!"
"중2 최악! 제대로 청소해!"

유이가하마의 분노가 폭발했다.

내 분노도 폭발할것 같다.
다음 순서, 나잖아…….

"다, 당연하지! 아 아니, 잠깐 기다려라!"

당황한듯이 자이모쿠자가 소리질렀다.
잠시 우당탕탕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소리가 난 후에 "쏴아아------" 물 흘리는 소리가 울리고 자이모쿠자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나왔다.

……엑?
자이모쿠자가 걸린  후라니, 청소후라고 해도 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이거 무슨 고문?

 

 

 



그런 불평을 삼키고 나는 말없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래, 반대로 생각하자.
자이모쿠자 뒤에 마이 러블리 엔젤이고 큐어 큐어한 토츠카를 들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나는 참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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