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코토짱-! 토우마군-! 여기야 여기-!"
미사카 미스즈는 그렇게 말하며 기운좋게 손을 흔들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어필하고 있었다.
12월 29일. 카미죠 토우마와 미사카 미코토는 칸나가와에 있는 실가의 가장 가까운 역까지 이동해 있고, 상당히 빨리 학원도시를 나왔지만, 여기에 도착한것은 점심을 지났을 무렵이었다.
[곧 3차선으로, 보통――]
[문이 열립니다. 주의――――]
[열차에 뛰어드는건 삼가해주시―――]
[곧 2차선으로, 급속――――]
아침 실가를 향해 전차 속에서 미코토가 미스즈한테서 마중갈게 라는 메일이 와서 역 홈까지 와준다는것 같다.
전차 도착을 알리는 멜로디와 함께 역원의 목소리가 홈에 울리고 있고, 지금부터 놀러갈까 하는 사람으로 상당히 혼잡을 일으키는 홈은 카미죠와 미코토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지만, 역원에게 주의받으면서도 의자 위에 올라타 찾고 있던 미스즈가 카미죠의 삐죽삐죽 머리를 찾아냈다는것이다.
카나가와에는 눈은 내리고 있지 않았지만, 홈에 내리기 전에 힐끔 본 전차 안의 기상예보에선 기온은 최고로 11℃지만 상당한 추위로, 코트나 머플러랑 장갑을 낀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카미죠도 크리스마스때 미코토에게 받은 녹색 머플러로 코까지 가리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자신의 가슴팍에 눈에 띄게 '토우마' '미코토' 라는 어떤 바보커플 머플러에 카미죠는 여기에 도착할때까지 굉장히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덧붙여 미코토는 완전 태연했다. 오히려 그 머플러를 보여지면 ['토우마' 와 '미코토' 는 이렇게나 알콩달콩하다구요]라는 느낌에 진심으로 만족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귀성이라 해도 별로 뭔가를 하는게 아니고, 그저 실가에 돌아갈 뿐이라 카미죠의 짐은 갈아입을 옷과 지갑, 핸드폰 정도였지만, 그런 카미죠의 작은 가방에 비해, 미코토의 가방은 어딘가 여행이라도 가는가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짐이었다.
미코토 왈 "여자아이에겐 여러가지로 필요하다고!" 라는것 같다. 오늘은 공원에서 만나서 역으로 향했지만, 그 때 미코토가 무겁게 들고 있던것 같아 카미죠가 지금까지 들어줬지만 뭐가 들어있는건지 생각할 정도의 무게였다. 갈아입을 옷만으론 여기까지 무거울리 없고…, 으음.
"미스즈씨, 죄송해요.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엄마. 오래간만이야"
"토우마씨. 안녕하세요. …어머어머, 그 머플러. 우후후"
"에? 아-…, 이건――"
"흠흠. 미코토짱, 상당히 잘 만들었잖아. 몇번이나 고쳤어?"
"벼, 별로 상관없잖아 그런거! …아, 시이나씨.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이에요"
"안녕하세요, 미코토씨"
미스즈의 옆에는 시이나가 앉아 있고, 만난 순간에 머플러로 놀려졌다. …당연하지만.
덧붙여 반지 건도 장대하게 놀려질것 같지만, 두 사람은 장갑을 기고 있어서 들키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데 카미죠에게 관해선 완벽주의인 미코토에게 있어선 선물도 완벽하지 않으면 마음이 내키지 않았는듯, 조금이라도 머플러에 실밥이 풀렸다 싶으면 보기 안좋다면서 다시 하나부터 고쳐 짜 주었던 것이다. 정말 정신을 잃을것 같았지만, 미코토가 이걸 선물해서 하고 있는 카미죠를 상상하는것만으로 기뻐져서 전혀 괴롭지 않고 후냐후냐 하면서 짜주었다고 한다(시라이 왈).
"어머? 토우마씨, 그 얼굴의 반창고는?"
"에? 아-, 뭐, 응. 좀 일이 있었어"
"?"
그 미코토의 사랑이 담긴 머플러로 숨기고는 있었지만, 카미죠의 오른 뺨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물론 다쳐서 붙이고 있는거지만 원인은 시라이 쿠로코.
머플러 일로 분노의 볼티지가 최고조까지 올라가있는 시라이에게 있어 추가타를 날리는게 반지 일건으로, 또 저녁 밤샘으로 날을 갈아둔 금속바늘로 승부를 도전해 왔다.
역시 레벨4인 시라이는 학습을 해, 카미죠의 옆에 미코토가 없을 때를 노렸지만 학교가 휴일인것도 있고, 반지 일도 있던 미코토는 일어나자마자 서둘러서 카미죠에게 가서 현장을 발각했다는 것이다.
미코토는 사랑스런 달링이 부상(긁힌 상처)을 당한 모습을 본 순간에 레벨5의 뇌신이 되어 시라이(와 카미죠)에게 공포를 주었다. 시라이는 순식간에 카미죠한테서 떨어져 지면에 얼굴드럼으로 사과하고, 카미죠도 같이 사과했다. …어째서일까. 이유는 무서웠으니까.
"그러고보니 아버지랑 타비카케씨는?"
"토우야씨는 미사카씨의 댁에서 대청소를 돕고 있어요"
"미코토네 집?"
"그렇지. 어제는 카미죠씨 집에서 함께 대청소를 했으니까, 그 답례로서 도와주기로 한거야"
"그럼 나도 갈까나-. 어차피 한가하고-"
"읏차. 괜찮아 괜찮아. 전에도 말했지만 토우마군은 카미죠씨 집에서 미코토짱과 부부생활을 해야지♪"
"아우…"
"집에 6명이나 들어간건 비좁으니까 새해 넘길때만 미사카씨 댁에서 머물게 되겠지만…, 그때까지는 즐겨주세요"
"음-…, 그치만 말야. 아버지들이 청소하고 있는데…"
"아- 괜찮아괜찮아. 곧 끝나니까. 그러니까 어서 가자~♪"
"후에!? 우리랑 같이 가는거야!?"
"토우마씨들은 집 주소 모르잖아요? 전에 살던 맨션과는 다른 곳으로 이사했으니까요"
"거기다 마중나온 이상, 배웅까지가 가이드의 역할이양♪"
"아우…"
"하하"
카미죠 일행은 미스즈와 시이라는 선두로 카미죠와 미코토가 뒤를 쫓아간다. 요 최근에도 이런 느낌의 일이 있었지만, 그 일로부터 1개월이 너무 임팩트가 강해서 왠지 먼 옛날일처럼 느껴진다.
미코토가 아무래도 얌전하게 있는건, 미스즈가 출발할때에 "그럼, 신혼부부에게 안내~" 라고 해줬던 덕분에 미코토는 아우아우 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우아우 거리는 미코토를 곁눈으로, 즐거운듯이 이야기하면서 앞을 가는 미스즈와 시이나를 곁눈으로, 카미죠는 주변 경치를 보고 있었다.
"아 그렇지 미코토짱?"
"…후에?"
"학원도시제 반지는 그렇게 간단하게 녹슬진 않는대"
"반! …지?"
"요리할땐 끼고 해도 더러워지지 않으니까 괜찮아요"
"…엇, 어어어어째서. …너! 설마 엄마에게 말한건!"
"네에에에!? 잠깐잠깐 기다려! 어째서 내가 그런걸――"
"그, 그럼 어떻게 반지를 엄마가 아는――
"장갑 위로 미코토짱이 왼손 약지를 쓰다듬는걸 보면 왠지 알 수 있어"
"건데에에…"
"…너잖아"
"아우…"
"소중하다는건 알겠지만, 너무 토우마군을 괴롭게해선 안돼?"
"아우…"
이미 완전히 들켜있었다. 이 두사람을 앞에 숨기는건 불가능이다. 별로 숨기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리고 카미죠와 미코토는 무슨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미스즈와 시이나에게 말하자고 이때 결심한것 같다.
"네에-! 신혼부부의 사랑의 보금자리에 도착~♪"
그리고 겨우 도착한 카미죠의 실가. 커다란 맨션인건 겉보기와 우편함 수가 얘기하고 있다. 방 앞까지 가지 않아도 엘레베이터 홀에 우편함이 있어서 우편원도 편할것 같다. 이 맨션을 도는건 고생을 할것이다. 절대 편지가 올때마다 혀를 찰것이다. 서류같은건 분노로 망가뜨릴지도 모른다.
시이나는 "방은…, 여기예요" 방 번호가 붙어있는 포스트를 가리키면서 미코토에게 열쇠를 넘겼다.
"…어라? 엄마들은 방까지 오는게 아니었어?"
"우리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거야. 긴 여행으로 지쳤을지도 모르고 오늘은 천천히 지내렴. 내일이라도 이쪽에 얼굴 내밀어 주면 되니까"
"왠지 죄송합니다"
"아뇨. 그리고…, 미코토씨?"
"네, 네헤!"
갑자기 불려서 그런지 미코토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건 카미죠의 실가에 흥미진진했던것과, 이제부터 일어날 카미죠와의 러브러브 신혼생활에 후냐-하려고 했었기 때문인것이다.
"냉장고 안에 식재가 들어가 있으니 뭐든 써도 상관없어요"
"그, 그래선 죄송해요! 저녁식사라면 제가 사서――"
"뭐뭐 미코토짱. 남은걸로 만드는것도 주부로서의 첫걸음이야"
"주붓――!?"
"한정된 식재 가운데서도 굉장히 맛있는 요리를 제공 할 수 있는것이 실력을 보일 곳이야!"
"그, 그런거구나!"
"그런거야! 에잇! 다녀오렴 미코토짱!"
"알았어! 자 토우마! 가자아아아앗!!!"
그리고 미코토는 달려가버렸다.
"…왠지 능숙하네요. 미스즈씨"
"흐흥. 토우마군은 아직 멀었구나"
"그럼 토우마씨. 저희는, 이걸로"
"응. 고마워, 엄마. 미스즈씨"
"괜찮아 괜찮아♪ 이제 친척이 될거니까♪"
"…지금거, 미코토에겐 말하지 말아주세요. 절대로 후냐- 해버릴테니까요"
"아하하"
카미죠는 미스즈와 시이라는 배웅하고, 아까전 시이나가 미코토에게 방 번호를 가르쳐준걸 떠올려 실가인 방으로 향한다.
여름방학에 엔젤폴로 날려전 1층 건물과는 달리, 토우야랑 시이나의 새로운 거주지는 어디에도 있을법한 맨션으로, 갈색이 베이스로 겉보기에 벽돌처럼 지어져 있다. 1층 엘레베이터 홀을 빼면 좌우에 무수하게 있는 방.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나무로 현관측은 가려져 있고, 가족으로 살고있는게 많은지 모래사장이나 자전거 주차장에는 삽과 바구니, 삼륜 자동차 같은게 있었다.
"에 그게 분명히…, 여기……지?"
카미죠는 실가인 방 앞까지 와서 딱 멈췄다. 어째서일까. 현관앞에 피범벅인 수녀가 쓰러져있는것도 아니고, 삼색고양이의 벼룩을 쫓아내는것도 아니다. 그럼 어째서일까. 이유는――
"명찰이 '카미죠 토우마 미코토' 가 되어 있어…. 하아…, 미스즈씨구만, 이런거 한건…"
그 무렵――
"엣취이!"
"어머어머, 괜찮으신가요 미스즈씨?"
"아-…, 괜찮아요. 분명 미코토짱이 방에 도착한걸거예요"
그리고 장면을 되돌려, 카미죠 토우마.
"하지만 이상한데. 이런걸 보면 미코토가 후냐-가 되서 현관앞에 쓰러져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헤매다 아직 안온건가?"
카미죠는 으음 하고 신음하지만 열쇠는 미코토가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할 수 있을리도 없어서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만약에 이런 명찰 같은건 무시하고, 방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카미죠는 손잡이에 손을 대어, 돌리자 찰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어라, 열리네. 역시 미코토는 벌써 안에 있는건――"
"어서와, 토우마-♪"
"가아-…"
카미죠가 현관문을 열자, 방 안에서 탓탓탓 기운 좋게 에이프론 모습의 미코토가 달려왔다. 녹색 베이스의 귀여운 게코타 에이프론. 손에는 국자. 이미 완전히 '카미죠 미코토' 모드가 되어 있다.
"목욕할래? 아니면 밥? 그, 그게 아니면…낫, 나나나나――"
바탕. 문을 닫았다. 이 이상 들어서는 안된다. 아니, 안되는건 아니지만 열면 모든 예정이 비틀어진다랄까 할까 해버릴까라고 할까요 중얼중얼….
"후우"
"잠깐! 어째서 문 닫는건데! 모처럼 사랑스런 부인이 마중나와줬는데!"
"우오오오오오오옷!!!!???? 어느새! 지, 진정해 미코토따아아아아아아아앙!!!!"
"땅이라 하지 말랬잖아아아아아앗!!! 후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잠깐잠깐잠깐! 여기서 전격은 그만둬어어엇!! 여러가지로 불타버려! 명찰 불타버린다고!"
"…핫!"
"…………………어, 어라?"
"불타버려선, 곤란해…"
"에 그게…, 미코토, 땅?"
"에헤, 에헤헤"
미코토는 게코타 핸드폰을 꺼내들어 카메라로 찰칵찰칵 여러 앵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미코토는 명찰을 보고 후냐- 하는 일은 없었지만, 대신에 '카미죠 미코토' 로서의 책임감이 싹튼 모양이다.
주, 주부의 일은 남편의 마중이지? 그, 그러니까 그…했잖아. 아우….
"헤에…, 여기에 부모님이 사시는건가"
카미죠는 아까전 찍은 명찰이 비치는 수신 화면을 보면서 히죽거리는 미코토의 팔을 잡아당겨 방안으로 들어가서, 두리번 두리번 방을 돌아본다. 역시 학원도시라고 해도 기숙사방 하나를 이 방과는 크기가 급이 달라서, 거실과 부엌 외에 서양식 방 하나, 일본식 방 하나가 있다. 2LDK라는건가! …괜찮아? 그보다 다이닝이란건 뭐지?
"서양식 방은 아버지의 침실인가…, 잘때는 일본식 방이지-"
"자, 잘거야!? 벌써 잘거야!?"
"헷? 아니아니, 잔다면…말야"
"뭐야"
"그것보다 배고프지 않아? 벌써 점심때 지났고… 아침은 매점에서 주먹밥이었으니…, 카미죠씨의 배가 비명을 지른다구요"
"그, 그래? 그럼 내가 만들어 줄게! 뭐가 좋아?"
"냉장고 안에는 뭐가 들어있어?"
"응? 잠깐만 기다려"
"두근두근"
"에 그게-, 두부, 백채, 파, 곤약, 고기…같은거?"
"그건 전골을 하라는 거잖아!"
"전골?"
"그치만 대낮부터 전골은 좀 그런데-. 전골은 저녁에 하고, 점심은 가볍게 토스트나――"
"전골이라니 뭐야. 쓰는거야?"
"에? 설마 미코토땅…, 전골 모르는거야…?"
"후에? ……아, 알고 있어! 전골이잖아! 나도 전골을 하려고 생각했었어!"
그렇게 말하고 미코토는 가방을 꺼내들었다.
그건 굉장한 무게를 자랑한 미코토의 가방. 그리고 미코토가 지퍼를 열자 거기에는――
"에 그게…, 전골이지? 전골전골…"
타운○G클래스 의 요리책이 10권정도 나왔다. 미코토는 그걸 픽픽 펼치고 '전골' 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한다.
"…"
"에 어디어디…아, 전골에도 여러가지가 있구나. 흠흠…, 겨울에는 따뜻한 김치 전골이 추천메―"
"미코토땅"
"뉴?"
카미죠는 그런 미코토에게 두근거려 무심코 껴안아버렸다. 그치만 사랑스러운걸. 기특한걸.
"저, 저기…! 그게…"
"너, 귀여워"
"귀여, 웟! ………………후냐-"
"그러고보니 '그거' 가지고 왔어?"
미코토는 후냐에서 돌아오자, 점심식사 토스트를 입 가득 물면서 카미죠에게 말했다. 마가린에 양상추, 토마토, 베이컨에그를 넣은 샌드위치. 맛있다.
"그거?"
"그거야 그거! 어제 말했잖아! 설마 깜빡한게…!"
"아-, 그거 말이지. 네네 가지고 왔습니다요"
카미죠는 가방에 팔을 찔러넣어 뒤적뒤적거린다. 미코토는 상당히 '그거'가 기대되는지 몸을 두근두근거리고,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어라…. 분명히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에엣!? 거짓말이지!? 그렇게나 잊지 말라고 했는데…! 잠깐 가방 이리 내놔!"
"자, 자아…"
가방을 받아든 미코토는 세일품의 상자에 들어있는 상품을 물색하는것 처럼 안을 필사적으로 뒤진다.
그 필사적인것은 이상했지만, 눈에는 눈물도.
"없어…, 없어"
"아-…"
"우우…, 역시 없어. 기대하고 있었는데에-…"
"저, 저기…미코토땅?"
"후에에에에…"
"하아…, 제대로 가지고 왔다고"
"에에에…에?"
"짜잔. 실은 입고 왔습니다-"
"아…"
카미죠와 미코토가 이야기하던 '그거'. 그것은――
"추워서 입었는데…, 내 와이셔츠같은걸로 어디다 쓸 생각이야? 말해두겠지만 나 2장밖에 없으니까 더럽히거나 잃어버리진 마?"
"아하, 응응! 괜찮아괜찮아! 입는것 뿐이니까!"
"헤? 입…어? 그럼 세탁해야――"
"후에? 기, 기다려!!!"
"뭐, 뭐야"
"에 그게, 그…저기……, 그대로가, 좋아…"
"에? 하지만… 아침부터 입고 있었으니까. 겨울이지만 땀같은걸로――"
"돼, 됐으니까! 빌려줘…"
"……뭐, 미코토가 상관없다면 괜찮지만. …자"
"아하. 이거야, 이거! 고마워 토우마!"
미코토는 카미죠한테서 그거 즉 카미죠의 와이셔츠를 받아들고, 게코타 상품이 손에 들어온것 처럼 꼬옥 작은 가슴에 안고 있었다.
"그런거 입어서 뭐할거야?"
"뭐냐니. 잘때 입는 잠옷은 남자친구의 와이셔츠인게 당연하잖아?"
"네? 미, 미코토땅. 어디서 그런 정보를…"
"마이카한테"
"마이카씨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목욕 끝났어-"
카미죠는 타올로 후냐후냐된 원래 삐죽삐죽 머리카락을 닦으면서 거실로 걸어 나왔다. 점심 좀 지나서 역에 도착하고, 그리고 나서 여러가지 소란으로 점심을 먹었다고 해도 금방 저녁이 되어 있었다.
오늘 저녁은 김치 전골이라 결정했으므로, 준비라고 하면 백채랑 두부랑 밥을 짓는 정도라서 먼저 목욕을 끝냈다는 것이다.
"토우마 어서와-"
미코토는 거실에서 요리책을 읽고 있었다. 처음 묵고 가는거라, 카미죠가 목욕하러 들어간다니 "등 씻어줄게!" 하면서 듣지 않았지만, 카미죠가 "전골은 끝맛이 깊으니까 공부해" 라고 하자 미코토는 필사적으로 요리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미스즈씨 급으로 미코토를 다루는데 익숙해진 카미죠 토우마.
"그만 보고 미코토도 목욕 하고 오는게 어때?"
"음…, 조금 더……"
"…. 목욕 끝나고 먹는 전골은 맛있을텐데-"
"…!"
"목욕하고 나면 나중에 식사 끝나고 이 닦으면 하루가 끝나니까 놀 수 있을텐데 말야-"
"…!!"
"뭐 오늘은 피곤하니까 미코토땅이 목욕하고 있는 사이에 잠들어버릴 가능성도――"
"나, 나 목욕 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미코토는 욕실로 달려갔다. 이미 카미죠는 미코토 마스터를 한 모양이다.
"전골같은건 아가씨는 안하는 모양이군. 식재 전부 넣어서 삶으면 끝인데… 어디어디? 흠흠… 역시 마지막엔 밥을 넣는거지-"
한동안 카미죠는 미코토의 요리책을 읽고 있자 갑자기 꽈당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미코토가 있는 탈의실에서 들려온거 같은데….
"…? 미코토…?"
카미죠는 미코토의 이름을 부르지만 대답이 없다. 조금 전에 목욕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지금은 탈의실에 있겠지만. 그리고 카미죠는 탈의실 앞까지 가서 다시 미코토의 이름을 부른다. 바로 거기에 미코토가 있는건 왠지 기척으로 알수 있지만 역시 대답은 없었다.
"미-코-토따-……, 미, 미코토! 무, 무슨일이야!"
두 가지의 의미로 만에 하나를 상정해 탈의실의 커튼을 연 카미조는 상당히 당혹해했다. 이유는 눈 앞에 와이셔츠랑 반바지 모습의 미코토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니까.
그리고 토우마는 미코토를 안고서 안부를 묻는다.
"미, 미코토! 왜 그래! 대체 무슨――"
"후냐-"
"일이이…? 에, 에? 후냐-?"
"후냐-, 후냐냐-?"
"에 그게…, 미코토…땅?"
"후냐후냐냐-…"
"왜, 왜 그래?"
"후냣…, 후냐냐냐후냐냐-냐냐냐냐냐-"
" '에 그게…, 토우마의 와이셔츠를 입으니까' "
"후냐-냐냣냣냐, 후냐-"
" '왠지 기분 좋아져버려서 후냐-' "
"후뉴…"
"…"
카미죠 토우마는 미사카 미코토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희소하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 후냐어를 말하는 미코토에, 영어도 만족 못하는 카미죠였지만, 한달 전에 1급 후냐어 통역 자격을 얻어서 읽을 수 있다. 즉 카미죠는 2개국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력서에는 쓸 수 없지만.
그리고 거기서 미코토가 후냐-한 이유를 복습해보자. 즉 미코토는 잠옷으로 카미죠의 와이셔츠를 입으려고 한것 까지는 좋았지만, 학원도시에서 여기까지 올때까지 입고 있던 와이셔츠는 카미죠의 냄새가 강하게 남아있어, 그걸 입자마자 평상시에 카미죠에게 안겨있는 감각에 빠져 견디지 못하고 후냐-해버리고 만 모양이다.
"미코토땅? 그래선 아무것도 못하니까 평범한 잠옷으로 갈아입는 편이――"
"후냣!"
"싫다고 해도…"
"후냣후냐, 후냣!"
"아니 그래도 말이지? 그렇게 문어처럼 후냐후냐 연체동물이 되버려선 아무것도 할 수―――"
"…흐에에"
"아- 알았어, 알겠다구요. 좋아요 좋습니다 입어도 좋아요"
"…에헤"
카미죠는 꺾였다. 미코토를 우는 모드로 하면 상당히 성가셔지는건 크리스마스때 맛봤다.
아까전 와이셔츠를 넘겨줄 때도 그랬지만, 즐거움이나 좋아하는것을 받게되면 14살 실제연령보다도 훨씬 어리게 우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분명 미코토는 자각은 못하고 있지만, 반년전에 카미죠를 만날때까지는 이런 상태가 될거라곤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Q1. 대체 누구야? 미코토를 이렇게 만든건. A. 카미죠 토우마
"자 토우마. 아앙-"
"아-…, 음. 후아휘휘…"
"앗, 미, 미안. 식히지 않았어. 후-, 후-. 자, 아앙-"
"아-…, 음. 하후하후"
"맛있어?"
"응"
"에헤헤"
아무래도 우는 모드 다음엔 데레데레인 모양이다. 크리스마스때와 마찬가지로 한입마다 아앙- 하고 있고 젓가락은 하나밖에 없고, 옆에 앉아 테이블은 한쪽밖에 쓰지 않는다.
카미죠와 미코토는 전골을 둘러싸서 겨울위 추위같은건 전혀 느끼지 않는다. 전골의 따듯함도 그랬지만 상당히 알콩달콩거리고 있어 차마 보고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부부생활이라 해도 카미죠의 학생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는 연인 라이프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즉 자는 장소는 다를뿐이지 이미 이 두 사람은 부부라는것이다, 분명.
"내일은 미코토네 집도 보고 싶은데-"
"후에? 벼, 별로 평범한 집인데?"
"…너의 평범한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만"
"정말로 평범해. 아버지는 해외에 나가있는게 많으니까 그다지 큰 집이래선 청소가 힘들다면서"
"흐응. 그러고보니 언제나 미스즈씨 혼자였구나"
"그치만 쓸쓸하지는 않은 모양이야? 가까이에 시이나씨도 있으니까"
"그런가. 뭐라고 할까, 음"
"응? 뭐야?"
"왠지 우리 집이랑 미코토네 집 뭐랄까 사이가 좋네"
"조, 좋은 일이잖아. 나는 좀더 시이나씨랑 토우마네 아버지랑 사이 좋아지고 싶어"
"나는…, 아- 미스즈씨도 타비카케씨도 저 성격이니까. 친해지는게 너무 빨랐다, 응"
"아하하. 정말이야-, 자식 얼굴이 보고 싶어졌어"
"…"
"(두근두근두근두근…)"
미사카 미코토는 두근거리고 있었다. 저녁을 다먹고 방금전까지 거실에서 카미죠와 이야기하고 있던 미코토는, 밤이 늦어져서 슬슬 자려고 저녁 식사를 치우고 일본식 방 장지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미코토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사이, 카미죠는 양치질을 끝내고 먼저 침대로 들어갔을 것이다. 설거지를 하고 있을때 힐끔 곁눈으로 봤지만, 일본식 방 중앙에 이부자리를 두개 딱 하고 깔고 있었다.
잘거라고 말한 미코토에 대해 카미죠는, 이불을 가져와 욕실로 들고가려던것을 미코토가 설거지를 던지고 발목을 잡아 정지시켰다. 카미죠는 이성의 벽이다 와이셔츠의 틈새다 뭐다며 말하고 있었지만 미코토는 굴하지 않았다. 어째서냐면 이 부부생활의 즐거움은 약 9할이 이 순간이니까. 학생 기숙사와 이 방은 다르다, 그건 폐문시간 없이 하루종일 카미죠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카미죠는 욕실이 안된다면 거실이라고 했지만, 미코토는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미코토에게 익숙해져있는 카미죠는 이 상태의 미코토는 무슨 소릴 해도 듣질 않는다는걸 알고 있어서 꺾일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버텨내라, 나의 이성이여.
"토, 토우마-. 기다렸지-…"
뭘 기다렸는지는 미코토는 그렇게 말하고 장지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본식 방 중앙에 나란히 두개의 이부자리. 카미죠는 떨어진 이부자리에서 미코토는 반드시 옆에 찾아오므로 포기하지 않는것 같다.
미코토는 지금부터 그 이불에서 카미죠와 자게 될거라고 생각하자 후냐-가 되버릴것 같았지만, 후냐-가 된다면 모처럼 꿈의 시간을 허사로 만들어버리므로 어떻게든 참아낸다. 그리고 미코토는 마음을 먹고(?) 불을 끄고 토우마의 옆 이불에 기어 들어갔다.
"에헤헤"
"…"
미코토는 옆에서 전해지는 카미죠의 온기와 숨결에 정말 만족한 모양이지만, 당사자인 카미죠는 그럴 수가 없었다.
"(미, 미, 미 미코토오――――!!! 제발! 제발 카미죠씨의 이성의 벽을 부수지 말아주세요--!)"
이미 철벽이라는 위치를 잃은 카미죠의 이성은 위태롭고 덧없는것이 되어 있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실수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토우마-, 잠들었어-?"
"(아와와와와…)"
미코토에게 등을 보이며 자고 있는 카미죠에 대해, 미코토는 그런 등을 점점 파고든다. 그 때마다 너덜너덜 무너져 내리는 이성은 이미 붕괴직전이다.
"새, 색-…새액-…"
그래서 카미죠는 필사적으로 자는 척을 했다. 너무나 허술했지만.
"므으…, …. 영차엿차…, 에헤"
"…!"
하지만 머릿속이 카미죠 일색인 미코토는 그런 연기는 꿰뚫어보지 못하고, 정말로 자버렸다고 착각해버렸다. …다만, 그래선 이 너무나도 남은 뭔가를 막을 수가 없었으므로 미코토는 카미죠의 이불에 기어들어와 뒤에서 껴안았다.
카미죠는 스웨터였지만 미코토의 상반신은 와이셔츠에 속옷만 입고 있어서 그 작은 뭔가와 부드러움에 카미죠는 분화직전이다! 지금까지 받아온 전격이나 용의 숨결같은거랑 비교가 할 수 없는 이능의 힘에, 카미죠의 이매진 이성이… 이매진 이성이…!
…….
카미죠 토우마의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다음날. 12월 30일.
카미죠는 창문에서의 빛에 눈을 떴다. 상당히 자고 있었는지 해는 높게 떠있다. 학원도시에서는 방에 인덱스가 있기 때문인지 잘때는 욕조였으므로 오래간만에 기분좋게 잤다라는것이다.
"……응?"
카미죠는 거기서 뭔가를 깨닫는다. 허리 주위에 뭔가가 감겨있고 등뒤에는 자신과는 다른 온기를 느낀다. 카미죠는 부들부들 떨며 돌아보자――
"후냐-"
"미, 미코토따아아아앙!!! 자, 자다 일어나서 그거느으으으으으으은!!!!"
후냐-한 미코토가 있던 것이다. 카미죠는 강렬한 눈뜨임을 받고, 바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너무나 위험한 눈뜨임이라서, 착한아이는 따라해서는 안되요!
"토, 토우마…저기…"
"…응? 왜 그래 미코토땅"
잠시뒤 후냐- 가 아닌 미코토는 안긴채로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왜 그런걸까. 무슨일이 있던걸까.
"……했어"
"………………………………………………네, 에?"
"에헤"
"잠, 기다려 줘 미코토땅. 지금 뭐라고?"
"후에? 그, 그러니까…, 했다고 했는데"
"…"
"…"
"거, 거짓말. 카미죠씨는 필사적으로 참았을거야. 밤엔 깊이 자서 아무 일도 없이――"
"밤? 아침에 했는데"
"아, 아침이라고!? 뭐한거야 아침부터! 거, 거기다 했냐니 뭐야! 그런거――!"
"뭘 했냐니? 그건――"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말하지마! 그것만큼은 말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앗!!!!"
"하아? 토우마 괜찮아? 아침식사 정도로 뭘 그렇게 난리 피우는거야?"
"………………………………………………………………………………………………………………아침, 식사?"
"응. …그거 말고 뭘 하는데"
"아, 아아. 아침식사지! 응응! 알아 알아…에 뺨을 붉히면서 올려다보기로 헷갈리는 말하지마! 오늘 아침 메뉴는 뭡니까 제기일!!!!"
"뭐, 뭐야. 방금 그것만큼은 말하지 말라며…"
"그, 그렇지! 보는 즐거움이라는거지! 자, 자아 미코토땅. 아침밥 먹으러 가게 떨어져주세요!"
"시러"
"푸붓! 즉시 거절입니까?"
"방금전까지 추운데 있었으니까 따뜻해질때까지 안떨어질거야"
"떨어져-, 미코토따앙"
"후후아-, 벌 자바당기지마하-(볼 잡아당기지 마아-)"
"미코토따앙"
"항 하히하-(땅 하지마-)"
"따앙"
"하히하-(하지마)-"
카미죠와 미코토는 아침 일어나서도 듬뿍 알콩달콩거리고 있었다. 이제 뭔가…, 뭔가 이제… 그, 음.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덧붙여 카미죠는 어젯밤의 일은 전혀 안들었던것 같다. 미코토가 평범해서 저대로 분명 잤을거라고. 그럴게 틀림없다. 아니, 모르지만요?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말연시의 첫째날은 끝나고 둘째날이 스타트 한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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