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연구소의 어떤 방, 전투가 행해지는것을 전제인 스테이지에, 액셀러레이터는 있었다.
 
 
"지금부터――"
 
 
눈 앞에는 암시고글을 장착하고, 서브머신건을 들은 미사카 00001호가 무표정으로 서있다.
 
 
액셀러레이터의 내뇌에서 시야기 플래쉬백 했다.
그는, 전에도 이것과 완전히 똑같은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무기질한, 철색의 방.
인형같이 말하는, 클론체인 소녀.
 
그 소녀를 1만 31회 죽여, 남은 9천9백6십9명을 죽이려고 한 자신은――
 
 
 
 
 
 
 
 
철컥! 하고 그녀의 손아귀에 있는 머신건의 트리거가 당겨져, 총구에서 대량의 탄환이 날아와, 액셀러레이터를 덮친다.
 
하지만, 탄환은 그를 상처주지는 못한다.
 
탄환은 튕겨진다.
 
 
 
 
 
 
 
 
 
 
 
주변으로.
 
 
 
이 방을 모니터로 보고 있는 연구원들은 의문을 품었다.
액셀러레이터에겐 반사가 있다.
어째서, 일부러 주변으로 탄환을 조작하는것일까.
액셀러레이터라면 반사하는 편이 쉽고, 공격도 가능한데.
 
 
 
 
 
연구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도, 총에 의한 공격은 계속된다.
액셀러레이터에게 쏘아진 탄환이, 바닥에 쌓여간다.
100발정도를 쏜 곳에서 총은 통하지 않는다고 미사카 00001호는 판단해, 왼손을 흔들어 전격을 날린다.
 
그 파란 전격도 튕겨졌다.
 
 
"……배리어?"
 
 
그걸보고 불쑥 말한다.
액셀러레이터는 그 말을 무시하고, 발을 한발짝 내딛는다.
 
 
 
 
 
 
 
 
"읏!?"
 
 
정신이 들자, 눈 앞까지 접근되 있었다.
무심코 뒤로 뛰려고 했지만, 그 전에 액셀러레이터가 미사카 00001호의 목을 잡는다.
그, 하얗고 가느다란 팔을 미사카 00001호는 튕겨내지 못하고, 만지는것 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가능한건, 그저 몸을 움직여 발버둥치는것 밖에.
 
액셀러레이터가, 그 힘을 사용해 끝장을 낼때 까지.
 
 
 
 
 
 
 
 
 
(뭐냐고, 시시하게……)
 
 
액셀러레이터는 목을 오른손으로 잡으면서 생각했다.
눈 앞의 소녀는 총을 떨어뜨리고 있고, 줍는것도 못하고 발버둥치고 있다.
 
 
(어째서 나는, 이런 쓸떼없는짓을 한거지?)
 
 
그래, 쓸떼없는짓.
액셀러레이터라면, 간단하게 눈 앞의 소녀를 죽였다.
 
총으로 쏘면, 그걸 반사하거나, 조작해서 머리를 쏴버리면 된다.
목을 잡으면 혈류조작으로 심장을 파열시키면 된다.
액셀러레이터라면 누워서 떡먹기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전엔, 간단하게, 그거야말로 전투개시로부터 10초만에 죽일 수 있었는데.
 
 
(야아, 어떻게 된거야?)
 
 
 
액셀러레이터는 마음속으로 물어보면서, 앞을 본다.
거기에 있던것은, 괴로운듯한 표정으로, 액셀러레이터로부터 떨어지려고 발버둥치는 소녀가 있었다.
괴로움에서인지, 눈에 조금 눈물이 떠있고, 목에서는 혈액의 맥박과, 인간으로서의 온기, 체온이 전해지고 있다.
 
 
 
 
 
 
 
(……아아, 그런건가)
 
 
액셀러레이터는 깨달았다.
자신이 어째서, 눈 앞의 소녀를 죽이지 않는가를.
그걸 깨달은 그는,
 
 
 
 
 
 
 
 
 
 
 
 
 
 
 
퍼억!!
 
 
 
 
 
 
 
 
자기 자신의 얼굴을, 왼손으로 때리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전원의 사고가 정지한다.
 
 
 
―――스스로, 자기자신을 상처입혔다?
 
 
 
액셀러레이터는 비틀거리고, 그 탓에 소녀의 목을 잡고 있던 손도 떼어놓지만, 미사카 00001호는 그저 아연히 주저앉을 뿐이다.
 
 
"크, 핫"
 
 
그리고 액셀러레이터는,
 
 
 
 
 
 
 
 
 
 
 
 
 
"아핫, 갸핫, 핫, 핫핫핫핫핫핫핫!!!"
 
 
 
 
 
 
 
웃었다.
웃고, 웃었다.
미친것 처럼 웃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광기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섭지 않았다.
 
 
 
미사카 00001호는 나중에 생각했다.
 
 
 
저것은, 자조의 웃음이었다고.
 
 
 
한차례 웃은 뒤, 액셀러레이터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등을 돌려 걸어나간다.
그리고 락이 걸린 강철 문을 차날렸다.
 
쿠쾅! 하고, 굉장한 굉음을 내고 문이 날려진다.
반대측으로 쓰러진 문이었던 것을 지나가듯 보면서, 액셀러레이터는 걸어갔다.
 
남겨진 소녀는, 그저 그 뒤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솨아- 하고 밖은 비가 내려붓고 있었다.
액셀러레이터에게 있어 그다지 신경쓸 일도 아니다.
반사로 바같은건 피할 수 있으니까.
 
비가 아스팔트에 부딪혀, 툭툭 소리를 낸다.
거리 속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생들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었다.
 
액셀러레이터는 그걸 마음에 두지 않고, 그저 걸어간다.
 
 
 
 
 
 
 
 
 
 
 
 
 
 
"어째서 우산을 깜빡한거야-!? 불행해-!!"
 
 
 
 
 
그 목소리를 들운 순간, 액셀러레이터는 빙글! 하고 목을 뒤로 돌린다.
뒤에는, 학생 가방을 머리 위로 올려쓰고, 빗속을 달리는 한명의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전방에 멈춰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인물을 보고 경약해, 무심코 소리지른다.
 
 
 
"애, 액셀러레이터!?"
 
 
 
이 시점에서 아직 면식이 있을리 없는 소년은, 최강의 이름을 불렀다.
 
 
 
한명의 히어로와, 한명의 대악당이 만난 순간이었다.
 
 
비는 변함없이 계속 내린다.
마치 하느님의 눈물처럼.
 
 
 
 
 
 
 
 
 
 
 
패밀리레스토랑 안의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명의 소년이 앉아 있었다.
한명은 얼굴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삐죽거리는 머리카락을 비로 적시고 있다.
그에 반해 반대측에 앉은 소년은 조금 불쾌한 표정을 짓고, 매끈한 하얀 머리카락을 흔들고 있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유리창에, 빗방울이 부딪혀, 소리를 낸다.
 
 
어째서 두 사람이 패밀리레스토랑에 있는가 하면, 카미죠의 반응을 본 액셀러레이터가 강제로 카미죠의 목덜미를 잡아,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끌고갔기 때문이다.
그것에 끌려온 카미죠의 한심함을 보고, 액셀러레이터는 이런 녀석에게 져버린건가 하고 한숨을 쉬었다나.
 
 
 
 
 
 
 
 
 
침묵이, 아프다.
 
 
"……어이, 너"
 
 
"예, 예입!?"
 
 
움찔! 하고 카미죠는 테이블도 흔들면서 대답한다.
덧붙여 테이블 위에는 콜라랑 아이스커피가 놀여져 있다. 전혀 쏟지는 않았지만.
 
 
"네놈, 실험때 난입해온 찌질이 맞지?"
 
 
"읏!? 어떻게……?"
 
 
카미죠는 방금전까지 얼빠진 표정에서 한바퀴 회전해, 그 때와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뀐다.
 
그 표정을 보고, 헤에, 하고 액셀러레이터는 조금 감탄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래서, 네놈도 기억이 있다는 소리군. 이 현상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
 
 
네놈이 범인이라면 쳐죽인다. 라는 오러를 전개하면서 액셀러레이터는 물어본다.
 
 
 
 
 
"아니, 나도 잘은…… 내가 기억이 있는건, 분명 오른손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아?"
 
 
무슨 소릴 하는거야? 하고 물으려고 하다, 문득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반사의 막을 부순것도, 오른손이었다.
뭔가 능력에 대해 특별한 힘이라도 있는걸지도 모른다.
 
 
"일단, 츠치미카도에게도 물어봤지만, 그 따와 다르게 영향을 받지 않은건 나뿐인거 같고. 아니, 너도, 그런건가?"
 
 
"그렇다는 소리다"
 
 
카미죠의 말에 신경쓰이는 점이 있었지만 거기는 무시한다.
 
카미죠의 의문에 대답해, 액셀러레이터는 밖을 쳐다본다.
밖은 점점 비가 세게 내리는지, 먼 경치가 비때문에 보이지 않게 됬다.
 
 
 
"야"
 
 
그 부름이 너무 진지했기에, 무심코 액셀러레이터는 그쪽을 바라 봤다.
 
카미죠가 진지한 표정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본다.
그 표정은, 실험을 멈춘 그 때와 완전히 똑같은 표정이었다.
 
 
"이미 실험을 하고 있는거냐?
 
 
그 눈을 보고, 액셀러레이터는 깨달았다.
이녀석은, YES라 답한다면 분명히 자신(최강)에게 덤벼올거라고.
 
아주 조금만, 눈 앞의 인간의 본질을 깨달은것 같았다.
 
 
 
"오늘이 실험개시의 날이다, 빌어먹을"
 
 
"윽!"
 
 
카미죠의 눈동자에 분노가 어려, 일어서서 노성을 지르려고 했지만, 액셀러레이터의 표정이 신경쓰였다.
어딘가 깨달은것 같은, 포기한것 같은, 바보취급하는것 같은, 그런 표정.
 
 
 
"……너는, 실험을――"
 
 
"안해"
 
 
엑? 하고 카미죠의 입 움직임이 멈췄다.
지금, 눈 앞의 남자는 뭐라고 말했나?
 
 
"실험, 거부했다고"
 
 
"……엑?"
 
 
 
 
 
이번엔 제대로 입밖으로 나왔다.
액셀러레이터는, 시스터즈를 2만명 죽여서라도 레벨6가 되려고 했었던게 아니었나……?
 
 
"……싸우긴 싸웠지. 하지만, 어떻게 해도, 죽일 수 없었다. 인형같이, 얼마든지 갈아치우고, 나에게 죽기 위해 만들어진 생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액셀러레이터의 뇌뒤로 떠오르는것은, 피부로 전해지는, 사람으로서의 온기.
 
 
"그녀석들이,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보여졌다고. 그리고"
 
 
액셀러레이터는 한숨을 쉬고, 카미죠에게 말했다.
 
 
 
 
 
 
 
 
 
 
 
 
 
 
"이제 죽이고 싶지 않아, 과오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했다……"
 
 
 
 
 
쓸쓸한듯이, 창밖을 바라보면서, 그는 말했다.
밖은 비로 인해, 모든것이 흐릿하게 보인다.
 
 
 
 
 
 
 
 
 
"……핫, 웃고 싶은 웃어라. 이제와서 후회라고? 1만 31명이나 죽여놓고서, 이제와서 무슨 소릴 하는거람 나는"
 
 
아이스 커피 잔을 쥐고, 액셀러레이터는 자신을 바보취급하면서 말했다.
 
1만 가까이 죽여놓고 이제와서 후회.
바보같은 소리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게 통용될리가 없다.
 
액셀러레이터는 눈 앞의 히어로가 뭔가를 말하기를 기다린다.
뭐라고 말할것인가?
바보취급할까? 웃기지마라고 화낼까? 아무런 관심을 못갖고 그저 미워할까?"
뭘하든, 액셀러레이터는 거부하지 않는다.
어쨌든, 사실이니까.
 
액셀러레이터는 기다린다.
주먹 하나로 그 실험을 멈춘 히어로의 말을.
 
 
 
 
 
 
 
 
 
 
 
 
 
"웃지 않아"
 
 
 
 
 
그 말은, 액셀러레이터에게 있어 전혀 예상밖이라.
무심코 액셀러레이터는 카미죠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카미죠는 계속 말한다.
어째선지, 조금 미소를 지은 표정으로.
 
 
 
"너는 분명히 미사카 동생을 상처입혔고, 많은 시스터즈를 죽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회해선 안된다고 정해진건 아니잖아?"
 
 
카미죠는 계속 말한다.
액셀러레이터에게 대한 마음은, 변해 있었다.
 
 
"죄가 있다면 죗값을 치루면 돼. 악인은 계속 악인으로 있어야 하는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
 
 
바꿔말하자면, 분노와 경계에서, 우호로.
 
 
"그렇지만 만약, 네가 아직 자신을 악인으로만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아, 하고 액셀러레이터는 겨우 납득이 갔다.
어째서 자신이 이 남자에게 이런 소리를 했던것일까.
그리고, 이 남자의 본질을.
 
 
 
 
 
 
 
 
 
"----우선, 그 환상을 부숴버리겠어"
 
 
 
 
 
 
 
그는, 액셀러레이터가 아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선인이라는것을.
 
그 한마디를 듣고, 액셀러레이터는,
 
 
 
"너, 바보지"
 
 
작고 작은 상냥한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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