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얘얘, 나이트 군"
 
"나이트 아냐. 내 이름은 야코우다"
 
"응. 뭐, 아무래도 좋지만!"
 
"좋을리 없잖아! 암만 그래도 친구의 이름이다!? 나참, 이상한 별명을 지어가지곤……"
 
"괜찮잖아. 밤이랑 기사를 합쳐본거지만"
 
"발상이 중2병이다. 우리 동생같구만"
 
"아아, 유감계 동생 군이었던가?"
 
"아아, 중2는 이제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외톨이계랑 시스콘계가 있는 비뚤어진 녀석이야"
 
"외톨이, 시스콘, 비뚤어짐……하이 스펙한 동생 군이네"
 
"정말로 우수한 동생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고"
 
그렇게 말을 하니 눈 앞의 미소녀는 이상하다는듯 웃었다. 밝은 미소로 몇 명이나 포로로 만들어버릴 법한 아름다운 미소. 입학 당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미소이긴 했지만 어딘가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영역에는 넣지 않는 완벽한 선긋기게 되어 있었다. 그것이
 
"응? 왜 그래?"
 
"아니, 너 바뀌었다고 생각했어"
 
"…………그럴지도. 그 비뚤어진 집에서 자라서 지금은 이런 기분으로 있을 수 있게 도리 줄은 생각도 못했어. 전부 야코우의 덕분이야"
 
이 녀석은 좀 진지할때엔 내 이름을 부른다. 평소부터 그렇게 불러주면 좋을텐데……
 
"나는 아무것도 안했어"
 
"후훗, 그런걸로 해줄게"
 
"칫, 그러고보니 너는 대학 국립이었던가?"
 
"응. 나이트 군은 사립이지"
 
"아아, 스칼라십도 땄으니까. 적당하게 4년간 보낼거야"
 
"네 머리라면 국립도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나치게 산거다. 거기다 너랑 같은 대학은 사양이다"
 
"너무해~! 나랑 같은대면 불만이야?"
 
"………학원제를 잊은게 아닐테지"
 
"아아, 같이 듀엣으로 노래 부른거? 괜찮잖아! 즐거웠으니까"
 
"그거 덕분에 여동생한테는 질문공세, 남동생한테는 『리얼충 폭발해라』라고 들었다고!"
 
"어라? 남동생이랑 여동생도 왔었어?"
 
"아아, 남동생은 올해 소부고에 들어가니까. 사전견학이라고 할까 여동생이 데리고 온것 뿐이지만"
 
"흐~응, 내 동생도 올해 여기 들어와. 같은 반이 되려나?"
 
"아니, 동생은 보통과다. 네 과는 국제과잖아?"
 
"나이트 군의 남동생이 보통과? 동생 군은 머리 나빠?"
 
"문과는 좋지만 이과가 전멸이다. 그 탓이겠지"
 
 
 
 
 
"소부고는 보통과도 비교적 편차치가 높다. 딱히 보통과가 머리 나쁜건 아냐"
 
 
 
 
둘이 대화하고 있으니 제 3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쳐다보니 수트 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우리들의 국제과의 담당이었던 히라츠카 시즈카다. 흑발의 거유에 미인이지만 결혼소망이 강한 탓에 이성이 한발짝 물러서는 유감계 미녀이다.
 
"야코우? 지금 무례한 소리 하지 않았나?"
 
"아, 아뇨, 아무것도. 그보다 학생의 이름을 성씨로 부르지 않아도 됩니까?"
 
"훗, 오늘 정도는 괜찮겠지. 그나저나 너희들이 벌써 졸업인가"
 
"시즈카짱. 그렇게 먼눈짓지 않는 편이 좋은데? 나이먹은거 느껴져"
 
"큭!"
 
하루노의 말로 인해 히라츠카 선생님이 가슴을 부여잡는다. 이 녀석, 진짜로 용서 없구만.
 
"커흠, 그보다 너희들의 동생이 온다는건 사실인가?"
 
"아아, 하치만이라고 합니다. 만약 수업을 맡게 되면 잘 부탁합니다"
 
"내 동생은 유키노라고 해~. 엄청 귀여우니까 바로 알거야"
 
"하치만과 유키노라………기억해두지. 만약 재미있을것 같으면 봉사부로 권유하마"
 
"봉사부?"
 
뭐야 그거? 그런 부활동 있었나?
 
"이번부터 새롭게 만들 부활동이다. 고문은 내가 맡지"
 
"뭐하는건가요?"
 
"아직 세세한건 정하지 않았지만 의뢰를 받아서 완수하는걸 시킬 생각이다"
 
스켓트단이냐………. 뭐 상관없나.
 
"뭐, 동생은 마음대로 써도 좋다구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둘에게 등을 돌렸다.
 
"뭐냐, 벌써 집에갈 생각이냐?"
 
"네. 왠지 여동생이 졸업 파티를 열어준다고 하니까요"
 
"오빠생각하는 좋은 동생이잖나"
 
"실은 남동생도 오늘 졸업식이지만, 저 밖에 부르지 않았다구요"
 
"………나중에 동생한테 메일로 초대해둬라"
 
"네"
 
하치만, 너를 왕따시키지는 않는다.
 
"야코우"
 
"네?"
 
"가끔을 얼굴 보이러 와라"
 
"네. 신세 많이 졌습니다"
 
"아아"
 
"그럼. 나이트 군. 매일 전화해줄게"
 
"매일은 관둬라. 상담이라면 들어줄테니"
 
"………응"
 
"그럼 안녕. 하루노"
 
"응, 바이바이. 있잖아, 야코우"
 
"앙?"
 
지금까지 입다물고 있던 하루노가 내게 다가왔다. 뭐 하는거야? 라고 생각했더니
 
"쪽"
 
"읏!?"
 
내 뺨에 키스를 했다.
 
"너………"
 
"내가 주는 졸업기념 선물이야"
 
하루노는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내게 말했다. 소부고 최고의 미소녀라 불리는 하루노에게 키스. 나, 이 녀석의 팬클럽에게 죽는거 아냐?
 
"너희들은 내게 시비를 걸고 있는거냐?"
 
문득 살기를 느껴 히라츠카 선생님을 쳐다보니 그 미모에 핏줄이 돋아있었다.
 
"히이!?"
 
"시즈카짱. 분위기 좀 읽어~"
 
하루노는 재미있다는 듯 내 팔에 팔을 감아왔다. 평균 여성을 크게 상회하는 그 가슴이 내 팔로 인해 형태를 바꾼다.
 
"네가 분위기를 읽어라! 왜 지금 이런 짓을!?"
 
"그치만 그러는 편이 재미있어 보이구. 그치만 키스한건 장난이 아니다? 실은 아직 이게 호의인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나이트 군은 나 이외의 여자애랑 있으면 안 돼"
 
"하아!?"
 
"이 마음을 알때까지 기다려줄래? 야코우"
 
"하루노……"
 
"네놈들은 여기서 죽여주마! 격멸의――――세컨드 블릿드-!!"
 
"우옷!? 그건 진짜로 위험하다고요!"
 
"꺅! 나이트 군도 참, 힘도 장사야~♪"
 
"말하지마! 혀깨문다!"
 
나는 하루노를 공주님 포옹하고 수라로 변한 히라츠카 선생님으로부터 도망친다.
이렇게해서 나, 히키가야 야코우와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고교생활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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