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는 아닙니다, 엘리트입니다. - 엘리트의 구제와 암약
 
소부고교의 체육은 3반 합동으로 행해지는 것이며 오늘은 테니스와 축구 두 개 종목이 선택된다. 얼마전에 의뢰를 받은후부터 하치만은 요시테루와 체육에서 짝을 짓는 일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운없게도 하치만이 테니스, 요시테루가 축구로 나뉘어버렸다. 요시테루로부터 슬픈 시선을 무시하면서 준비운동을 마친 하치만은 라켓과 공을 손에 들고 테니스 코트로 향한다.
 
체육교사 아츠키의 레크쳐가 끝나 각각 조를 짜서 시작해라, 라고 들었을때 하치만이 아츠키에게 말을 건다.
 
 
"죄송합니다, 엘리트므로 벽치기를 해도 괜찮겠습니까? 짜고 싶은 사람이 없으니까요"
 
 
본심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 말씨에 기막혀하는 아츠기를 뒷전으로 하치만은 잽싸게 벽치기를 시작했다.
하치만이 과거에 급우로부터 괴롭힘을 받고 교사에게 상담했지만 상대도 받지 않아서 결국 스스로 해결한건 아츠기도 알고 있는 일이므로 이렇게 이유를 붙여선 억지로 조를 짜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치만은 묵묵히 벽을 향해 공을 친다. 한구마다 라켓을 오른손에서 왼손,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바꿔들면서 벽치기를 계속했다. 도중에 엉뚱한 방향에서 공이 날아왔지만 돌아온 공을 일단 높게 쳐올려서 라켓을 왼손으로 바꿔들면서 후려쳐서 날아온 공을 같은 방향으로 도로치고 또 라켓을 오른손에 바꿔들어서 떨어진 공을 벽으로 쳤다.
 
"미안, 히키타니. 고마워-"
 
누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건지 몰랐으므로 히키가야 하치만은 묵묵히 벽치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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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들어가서 하치만은 늘 가던 베스트 플레이스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많이 사둬서 다행입니다. 역시 체육이 있으면 평소 이상으로 배고프군요"
 
벽치기한 테니스 코트를 쳐다보면서 하치만은 샌드위치를 깨문다. 옆에는 큰 초코 코로네와 메론빵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늘 마시는 MAX 커피. 무척이나 달콤한 메뉴다.
 
"어라, 힛키잖아. 왜 이런데 있어?"
 
기분 좋은 바람을 만끽하면서 빵을 먹고 있으니 언제부터 있던건지 유이가 말을 걸어왔다.
 
"보다시피 식사중입니다"
 
"늘 밖에서 먹는거야? 왜? 교실에서 먹으면 되잖아?"
 
"좋아한다구요, 밖에서 먹는걸. 그보다도 유이가하마 씨는 왜 여기에?"
 
"아, 맞아맞아! 실은 말야, 유키농이랑 가위바위보를해서, 그래서 졌으니까 벌게임을 하고 있어!"
 
"벌게임? 교정 10바귀 뛰기입니까? 좋습니다, 세줄테니까 뛰고 오세요"
 
"아니, 다르거든!? 그저 주스 사오는것 뿐이야!"
 
유이는 하치만의 옆에 앉아 벤치에 등을 기대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봤다.
 
"나 말야, 전에도 몇번인가 같은 벌게임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즐겁다고 생각했어"
 
"벌인데 즐겁다는건 모순되어 있네요"
 
"그럴지도! 그게 유키농은 말야, 처음에는 『자신의 양식 정도는 스스로 손에 넣는거야. 그런 행위도 사소한 정복욕을 채워서 뭐가 기쁘니?』라고 했으면서 내가 『자신 없어?』라고 하니까 바로 덤벼들었어!"
 
"역시 멧돼지군요"
 
"멧돼지? 뭐 됐어. 그래서 말야, 유키농이 이긴 순간 말없이 살짝 이겼다는 포즈를 했거든……무진장 귀여웠어…"
 
"우정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양이라 다행입니다"
 
에헤헤, 함박웃는 유이를 곁눈으로 보면서 하치만은 샌드위치를 다 먹고 다음 초코 코로네로 손을 뻗는다.
 
"아, 사이다. 이봐-, 사이야-!"
 
유이가 일어서서 크게 손을 흔드니 마침 테니스 코트에서 나온 사람이 손을 흔들면서 다가온다.
 
"유이가하마랑 히키가야?"
 
"안녕! 테니스 연습?"
 
"응. 우리부는 굉장히 약하니까 점심에도 연습해야해…. 점심시간에 쓰게 해달라고 내내 부탁해서 겨우 OK 받았어. 유이가하마랑 히키가야는 여기서 뭐해?"
 
"아니, 딱히 아무것도?"
 
"당신은 벌게임 중이잖습니까. 저는 보다시피 초코 코로네를 먹고 있습니다"
 
"아하하, 그렇구나"
 
"사이는 수업에도 테니스를 선택했는데 점심 연습도 하는구나…힘들겠네"
 
"으응, 좋아서 하니까 괜찮아. 아, 그러고보니 히키가야는 테니스 잘하네"
 
초코 코로네를 빨리 다 먹고 마지막 남은 메론빵에 손을 뻗은 하치만을 사이는 존경스런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래?"
 
"응! 칠때 폼이 굉장히 깨끗하고, 공을 칠때마다 라켓을 바꿔드는건 나에겐 불가능해"
 
"저는 양손잡이니까요. 하지만 저를 잘 보고 계셨군요, 토츠카 사이카군"
 
이름을 불린 사이야, 그러니까 토츠카 사이카는 웃는 얼굴을 보였다.
 
"나를 기억해줬구나. 기쁘네에"
 
"처음에 봤을때는 왜 여자가 남자 교복을 입고 있는지 신경쓰였으니까요. 기억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아, 아하하… 나는 그렇게나 약해보이는걸까?"
 
"신경쓸 일은 아닙니다. 요즘은 여성쪽이 강해졌으니까요"
 
"침울해하는거 힛키 탓이잖아…"
 
여자라고 착각당했다는걸 알고 사이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이는 그런 하치만을 도끼눈으로 탓한다.
 
"그보다도 히키가야는 테니스 경험자야?"
 
"뭐, 즐기는 정도지만요"
 
"그렇구나. 중학교때 테니스부였어?"
 
"아니요, 부활동은 들어가지 않았네요. ……그보다도 괜찮습니까? 벌게임"
 
"어? ……우왓!? 엄청 깜빡했다!! 또 봐 힛키, 사이야!"
 
황급하게 뛰어가는 유이를 사이카는 손을 흔들어 바래다준다. 그리고 히키가야가 메론 빵을 다 먹었을 무렵에 점심시간 종료 종이 울려퍼졌다.
 
아, 벌써 끝이네. 돌아가띾"
 
"……아아, 네. 그렇군요"
 
MAX 커피를 단번에 마신 하치만은 앞을 걷는 토츠카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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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후, 또 체육 수업에서 테니스를 선택해서 벽치기를 하고 있던 하치만의 어깨를 누군가가 건드린다. 하치만은 건드려진 방향하고는 반대쪽으로 돌아보니 순간 놀라고 그후에 유감스러운듯이 웃는 사이카의 얼굴이 있었다. 하치만쪽에 올려진 손은 돌아보면 딱 뺨이 꽂히듯이 검지손가락이 뻗고 있었다.
 
"아……에헤헤, 안 걸렸네"
 
"죄송합니다, 엘리트라서요.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응. 오늘 말야, 평소 페어를 짜는 애가 쉬어. 그러니까……괜찮다면 같이 안 할래?"
 
"흠……뭐, 좋습니다"
 
"고마워. ……아자"
 
작게 주먹을 움켜쥐는 사이카를 보고 조금 흐뭇한 기분이 들면서도 하치만은 사이카와 랠리 연습을 개시했다. 하치만은 벽치기때와 마찬가지로 공을 칠때마다 손을 바꿔 든다.
 
"역시 히키가야는 잘 하네"
 
"엘리트니까요"
 
"아하하"
 
몇 번이나 끊임없는 랠리를 계속하고 있으니 사이카가 공을 캐치해서 랠리를 멈추고 하치만에게 달려갔다.
 
"조금 휴식할까"
 
"그러세요. 그럼 저는 벽치기로 돌아갈테니까요"
 
"응! ……아, 자, 잠깐만! 히키가야한테 상담이 있어!"
 
"……상담?"
 
벽치기로 돌아가려한 하치만의 팔을 황급히 사이카가 잡고 그대로 벤치로 잡아당긴다.
 
"그래서 뭡니까, 상담은"
 
"응……우리 테니스부 말인데, 굉장히 약하잖아? 거기다 인수도 적어서 이번 대회가 끝나고 3학년이 빠지면 좀 더 약해질거라고 생각해. 1학년은 고등학교부터 시작한 사람이 많고 아직 별로 익숙치 않고…. 거기다 우리가 약한 탓에 모티베이션이 오르지 않는것 같아. 사람이 적으면 자연히 레귤러가 되고. ……그래서 히키가야만 괜찮다면 테니스부에 들어와주지 않을래?"
 
"……하아?"
 
왜 그렇게 되는건지라고 하고 싶은 얼굴로 하치만은 사이카를 본다. 사이카는 위축한것처럼 몸을 움츠리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히키가야, 테니스 잘하고 연스하면 좀 더 잘 하게 될거라고 생각해. 거기다 강한 사람이 들어오면 모두의 자극도 될거라고 생각해. ……나도 히키가야랑 함께라면 좀 더 힘 낼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평범한 집단에 엘리트가 들어간다한들 자극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제외한 인간이 비참해질 뿐입니다. 거기다 저는 이미 부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뭐, 한가해서 시간을 죽이는 부활동이지만 안 가면 잔소리가 시끄럽거든요"
 
"그런가……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진심으로 유감스러운듯이 고개를 떨구는 사이카. 거기서 하치만이 다음 말을 한다.
 
"테니스부에 들어가는건 무리지만 당신을 강하게 만드는 도움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어?"
 
"저의 메일 친구 중에 그런데 특기인 사람이 있으니까 불러드릴게요"
 
"정말로!?"
 
"네. 내일 모레 쉬니까 그날로 하죠. 부활동은 빠질 수 있습니까?"
 
"응! 이번주 휴일은 고문 선생님이 뺄 수 없는 용건이 있으니까 부활동도 쉬어!"
 
"그건 잘 됐군요.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메일을 보낼테니까 수업이 끝나면 메일 주소를 가르쳐주세요"
 
"알았어! 고마워 히키가야!"
 
이렇게해서 하치만의 메일 친구가 또 한 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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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고로 테니스부를 강하게 만들 방법을 같이 생각해주세요"
 
"……의외네. 네가 부탁받은걸 스스로 떠맡다니"
 
"토츠카군은 당신이나 히라츠카 선생님과 달리 양식적인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당신도 의뢰가 없다고 책만 읽지 말고 그 쓸데없이 우수한 두뇌를 다른 사람을 위해 힘써주세요"
 
방과후, 하치만은 유키노에게 체육 시간의 일을 얘기하고 테니스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토츠카군을 강하게 만드는건 제 쪽에서도 어떻게든 되지만 부활동 전체가 되면 이야기는 별개입니다. 설마 정말로 제가 입부할 수는 없으니까요"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 있다니, 감탄했어. 무엇보다 주위를 내려다보는 네가 마음에 안 들어서 테니스 부원이 일치단결하는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건 너라는 적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을 할뿐이지, 그것이 자신의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출처는 나"
 
"……실체험입니까"
 
"그래. 나 중학교때 해외에서 이쪽으로 돌아왔어. 당연히 전입이라는 형태가 되었지만, 그 반의 여자…아니, 학교내 여자가 나를 배제하려고 활개를 쳤어. 그 중에서 누구 한 사람도 나에게 지지 않도록 자신을 갈마하는 노력을 한 인간은 없었어. ……그 저능한것들…"
 
유키노의 목소리가 단번에 낮아지고 등에서 시커먼 불꽃을 뿜어내고 있다……는 듯한 착각이 일어났다.
 
"지지않도록이라니, 얼마나 노력을 하면 당신과 맞설 수 있는겁니까. 설마 그것만을 위해서 해외로 갈리도 없잖습니까"
 
"그건 극단적이잖니…"

 
"뭐, 그렇군요. 하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면 그 벽을 무너뜰서 낮춰서 뛰어넘는것도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대게 유키노시타 씨라면 노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눈 앞에 가로막는 사람은 평등하게 때려부술것 같지만요"
 
"뛰어넘을 수 없다니, 뛰어넘으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정해서 어쩌자는거야? 그렇게 간단하게 포기하고 남탓으로 하는거…바보같아. 그런 인간을 상대는 하고 싶지도 않아"
 
"사실 바보니까 어쩔 수 없겠죠"
 
"…너는 남이 말하는걸 주저하는 내용도 똑바로 말하네. 본래 인간에게 갖추어져 있어야할 기능이 빠져있는거 아니니?"
 
"당신에게 듣고 싶지는 않군요"
 
대화가 조금 끊겼을때 부실 문이 기세 좋게 열렸다.
 
"얏하로-! 의뢰인 데려왔어-!"
 
"아, 안녕…"
 
들어온건 유이와 그 뒤를 쭈뼛거리며 인사를 하는 사이카였다.
 
"아, 히키가야!"
 
긴장 탓인지 어딘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사이카였지만 하치만의 얼굴을 보고 미소를 되찾고 근처로 다가왔다.
 
"히키가야가 들어있는 부활동은 여기였구나"
 
"네, 뭐어……그보다 어째서 여기에?"
 
"봐, 힛키도 들었지? 사이가 테니스 연습 열심히 하고 있어. 그러니까 여기는 봉사부의 일원인 내가 여기를 소개해줄까 생각해서 데려왔어! 흐흥!"
 
만족스럽게 팔짱을 끼며 우쭐대는 얼굴을 피로하는 유이에게 유키노가 조금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입을 연다.
 
"저기, 유이가하마…"
 
"유키농, 사례같은건 전혀 필요없어. 부원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것 뿐이구?"
 
"아니, 너는 딱히 부원은 아닌데…"
 
"아니구나!?"
 
"입부 신청서도 받지 않았고, 고문의 승인도 없으니까 부원은 아니야…"
 
"쓸게, 쓸게쓸게! 입부 신청서 정도는 얼마든지 쓸테니까 나도 넣어줘~!"
 
울상 지으면서 가방을 뒤적거리며 루즈 립을 한 장 꺼내었을때 하치만이 스톱을 걸었다.
 
"딱히 됐습니다, 제가 메일을 보내둘테니까요. 저도 입부 신청서 같은건 쓴 기억이 없습니다. 신입부원이라면 환영해줄겁니다, 성격상으로"
 
"헤, 그래도 돼? 그보다 힛키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메일 주소 알고 있구나…"
 
"거의 오는건 푸념 투성이었지만요. 얼마전에도 미팅에서 연령사기쳐서 출석했더니 동석했던 도읍생에게 거짓말을 들켜서 부끄러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웃기지요?"
 
"우와아…"
 
"선생님 가엾어…"
 
시즈카에게 받은 메일 내용에 유이는 기겁하고 사이카는 연민의 마음을 보냈다. 미묘한 분위기로 둘러싸인 부실을 유키노가 헛기침을 해서 구분짓는다.
 
"그래서 토츠카 사이카. 봉사부에 뭘 의뢰하고 싶어?"
 
"…그, 그게…테니스를 잘하게, 해주는, 거지?"
 
"……그건 분명히 히키가야가 떠맡은건 아니니?"
 
"그게, 휴일에 일부러 연습에 어울려주는데, 학교 점심시간에까지 어울려주게 만드는건 미안하다고 생각해서…"
 
"그래…온 이유는 알았어. 하지만 봉사부는 어디까지나 네 도움을 줘서 자립을 촉구할뿐. 강해질지 말지는 너에게 달려있어"
 
"……그렇, 구나"
 
"……유이가하마, 그에게 봉사부를 어떻게 설명한건진 모르겠지만 네 무책임한 발언탓에 한 명의 소년의 옅은 희망애 깨질거야"
 
"어? 그치만 유키농이랑 힛키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잖아?"
 
유이의 이 발언은 의도치않게 유키노의 투쟁심에 불을 붙였다. 말한 본인은 도발할 생각이 없어도 들은쪽은 그렇게 받아들여버린 것이다.
 
"……흐응, 너도 말하게 됐구나. 좋아, 그 의뢰를 받아들일게. 토츠카, 네 테니스 기술향상을 도와주면 되는거지?"
 
"아, 으, 응. 내가 잘 하게 되면 모두가 가팅 열심히 해줄거라고 생각하니까…"
 
유키노의 박력에 밀려 사이카는 하치만의 뒤에 숨으면서 대답한다. 하치만은 시즈카에게 입부희망 메일을 송신하고 휴대폰을 집어넣고 유키노에게 물었다.
 
"돕는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떡할 생각입니까?"
 
"죽을때까지 달리게하고나서 죽을때까지 휘두르기, 죽을때까지 연습이네"
 
"토츠카군, 당일은 세계수의 잎을 세 장 갖고오거나 소생주문을 3번 이상 외울 수 있는 승려를 데려와주세요"
 
"에엑!?"
 
생긋 웃으며 특별 메뉴를 말한 유키노에게 하치만도 편승하고, 사이카는 놀란 나머지 큰 소리를 질렀다.
 
"뭐, 이건 농담으로 치고…유키노시타 씨, 죽을때까지 달리게 하는 항복은 삭제해도 됩니다"
 
"어머, 어째서니. 기초체력은 모든 스포츠에서 요구되는건데"
 
"아뇨, 체력 면은 휴일 이틀만에 아마 어떻게든 됩니다"
 
하치만의 뜻밖인 선언에 유이나 사이카뿐만 아니라 유키노도 눈을 끔뻑거리며 굳었다.
 
"…무슨 소리니? 고작 이틀만에 체력이 폭발적으로 늘리가 없잖니?"
 
"그게 가능한 메일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키노시타 씨는 토츠카 군에게 테니스 기술을 익히게 해주세요. 뭐, 갑자기 들어도 믿을 수 없을테니까 증거는 다음주에 보여준다는걸로 하죠"
 
"……알았어. 다음주 점심시간을 기대하고 있을게"
 
"아, 그럼 유키노시타네도 참가한다고 선생님한테 말하고 올게. 일단 남자 테니스부의 명목으로 쓰게하고 있으니까"
 
"그러면 봉사부도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형태로 하는 편이 좋을것 같아. 그러는 편이 매끄럽게 통한다고 생각해"
 
"알았어!"
 
이렇게해서 무시히 허가도 받고 오늘은 해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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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끝나고 첫 학교, 점심시간에 유키노와 유이는 부실에서 재빠르게 점심을 마치고 테니스 코트로 향한다. 거기에 있던건 벽치기를 하고 있는 사이카와 그걸 보고 있는 하치만. 그리고 하치만의 옆에는 승려복을 입은 한 명의 남자가 마찬가지로 사이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치만은 유키노네를 깨닫고 몸의 방향을 그쪽으로 돌렸다.
 
"어라, 겨우 오셨습니까. 기다리다 지쳤습니다"
 
"…히, 힛키……그 사람, 누구?"
 
유이가 유키노의 뒤에 숨으면서 물으니 하치만의 옆에 있는 사람이 천천히 돌아본다. 그 남자의 얼굴에는 비스듬히 베인듯한 상처자국이 있었다.
 
"소개하겠습니다. 저의 메일 친구이며 경락기공의 달인인 오보로 씨입니다"
 
"……잘 부탁한다"
 
승려복을 입은 남자……오보로는 가벼운 인사를 하고 사이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겨, 경락기공…?"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의 힘, 인체의 핵심을 숙지한 사람입니다. 전에 유이가하마 씨의 쿠키를 먹으면서 사용했잖아요? 그걸 토츠카군에게도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체력면은 어떻게 됐어?"
 
"놀랄만큼 올랐습니다. 이야, 설마 이렇게나 숙달이 빠를줄이야"
 
"토츠카는 보고 배우는 능력이 뛰어나다. 첫날에 어설픈 흉내로 효과가 불충분했다고 해도 내 기술을 스스로 재현했을때는 내 눈을 의심했지"
 
"자신의 활성술만 가르칠 생각이었지만 그 밖에도 필요없는걸 가르쳤군요"
 
"저 정도의 인재를 썩혀두는건 아쉽다. 정규 선수로 그치는건 세상의 손실이다"
 
"제자가 적다고 권유하지 말아주세요. 토츠카군, 유키노시타 씨가 왔으니까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합니다"
 
"아……응!!"
 
 
그리고나서 유키노에 의한 지옥의 훈련이 시작됐다. 유이가 라인 옆이나 네트 옆에서 힘든 코스를 향해 공을 던지고 그걸 사이카가 맞받아친다. 이건 공 던지기라고 불리는 연습방법에 가깝다. 가까운거지만 유이가 던지는 공의 방향이 상당한 빈도로 다른 방향으로 빠져버리므로 거의 엉망으로 던져진 공에 계속 물고늘어지는 상태다.
 
하지만 사이카에겐 별로 피로의 색은 보이지 않았다. 숨은 거칠지만 표정에는 조금 여유가 보인다. 그걸 본 유키노는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굉장하네"
 
"기공으로 근섬유의 회복을 빠르게 하고 있으니까요. 쉬는 도중에도 오보로 씨와 노부메 씨 두 사람에게 받았으니까요"
 
"되치는 공의 숫자는 전체의 5분의 1……단순한 학생치고는 꽤나 좋은 성적이다"
 
"고작 그것만으로 좋은 성적이니? 조금 얕보는거 아니니?"
 
"얼간이 같으니라고. 기공도 못 쓰는 네놈은 10분도 못 버티고 자빠지겠지. 놈은 아직 사용법이 거친 기공이라도 5시간은 버텨냈다"
 
"다섯…!?"
 
유키노는 입을 다물었다. 사이카에게 소질이 있었다고는 해도 불과 이틀만에 그 정도의 지구력을 익히게 된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니까.
 
"앗…!?"
 
"사이야!!"
 
유이의 비명에 모두가 그쪽을 쳐다본다. 아무래도 사이카가 발을 접질러서 넘어진 모양이다.
유이는 황급히 사이카에게 다가가서 걱정스럽게 말을 건다.
 
"사이야, 괜찮아?"
 
"응. 순간 경락을 틀었으니까 별거 아니야. 자, 계속할까?"
 
"으, 응…"
 
"……유이가하마, 여기를 조금 부탁해"
 
"엣, 유키농!?"
 
무릎을 조금 까져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연습을 계속하려는 사이카를 보고 유키노는 얼굴을 찌푸리고 유키노에게 뒤를 맡기고 학교로 돌아가버렸다.
 
"어, 어쩌지… 나, 뭔가 화날만한 짓을 해버린걸까?"
 
"아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유키농은 의지해오는 사람을 내버리진 않는걸"
 
"뭐, 저 사람대로 생각이 있는거겠죠. 저희는 연습을 계속합시다"
 
"저기~ 힛키, 교대해줘. 아까부터 힛키 아무것도 안 하잖아"
 
"좋습니다. 토츠카군, 저의 공은 유이가하마 씨랑은 달리 엄격하니까 그런줄 아세요"
 
"무슨 의미얏!!"
 
뿡뿡 화내는 유이를 달래고 그 손에서 공을 받으려던 순간, 유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 테니스하고 있잖아 테니스!"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돌아보니 미우라 유미코와 하야마 하야토를 중심으로 한 집단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아……유이네였구나…"
 
유미코의 옆에 있던 안경을 낀 여학생이 그렇게 중얼거린다. 유미코는 유이나 하치만 쪽을 힐끔보고 가볍게 무시하고 사이카 쪽에 말을 걸었다.
 
"얘, 토츠카-. 우리도 여기서 놀아도 돼?"
 
"미우라…나는 딱히 놀고 있는게 아니라 연습을…"
 
"어? 뭐? 안 들리는데?"
 
"그러니까… 연습을…"
 
사이카는 미우라의 위압적인 태도에 압도되어버렸는지 그래도 작은 목소리로 반론한다.
 
"흐응-, 하지만 말야 부외자도 섞여있잖아. 딱히 남자 테니스만 쓰고 있는건 아니지? 그럼 딱히 우리가도 써도 되지 않아? 저기, 어때?"
 
"…그건…"
 
사이카가 난처한듯이 하치만 쪽을 보지만……하치만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 부외자가 저희라고 하신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이 테니스 코트는 남자 테니스부와 저희 봉사부가 공동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뒀습니다. 참고로 저희 학교 학생은 아닌 사람도 섞여있지만 이것도 제대로 신청을 했으니까 문제없습니다"
 
"하아? 나아는 지금 토츠카랑 대화하고 있으니까 끼어들지마. 그보다 봉사부는 뭐야? 뭘 의미 모를 소리를 하는거야? 기분 나쁜데"
 
"어이쿠, 죄송합니다. 평범한 사람인 당신에게도 알기 쉽도록 의미를 풀어서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아직 부족했던 모양이군요"
 
유미코가 공격적인 시선을 보내고 하치만의 썩은 눈동자가 그걸 삼킨다. 거기에 하야토가 두 사람에게 양손을 벌리고 달래면서 끼어들었다.
 
"자자, 별로 시비조로 들지말고. 다 같이 하는 편이 즐겁고 말이야"
 
"하야마군, 딱히 저희는 즐기든 괴롭든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저 토츠카군의 테니스 기술이 향상되면 그걸로 됐습니다"
 
"저기- 하야토-, 뭘 질질 끄는거야? 나아, 빨리 테니스 하고 싶은데"
 
"으음-……아, 그럼 이렇게 하지 않을래? 우리측과 히키타니 측이 승부해서 이긴 쪽이 이후 점심시간에 테니스 코트를 쓸 수 있는걸로. 물론 토츠카의 연습에도 어울린다. 강한 사람과 연습하는 쪽이 토츠카를 위해서도 될테고, 모두 다 즐거울거야"
 
하치만이 입을 다물고 외알 안경 너머로 하야마네를 관찰한다. 그리고 유미코가 사나운 미소를 지우면서 거기에 찬동했다.
 
"테니스 승부? ……뭐야 그거 재미있을것 같아"
 
"…에, 유미코 할거야? 저쪽엔 아마 남자가 나올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불리하잖아"
 
"어-? 아, 그럼 남녀혼성 더블즈로 하면 되잖아? 아 정말 나아 머리 좋지 않아? 라고해도 히키타니랑 조를 짜줄 애 있어? 그보다 진짜 웃기는데"
 
유미코가 큰소리로 웃으니 주위에 있던 들러리 놈들의 웃음소리가 일어났다. 유이와 사이카는 어색하다는듯이 하치만을 보지만 당사자는 어디 부는 바람인지. 웃고 있는 사람들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도 웃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치만이 입을 연다.
 
 
"―――남이 연습하고 있는 곳에 낯짝 뻔뻔하게도 들어온데다가 제것인 마냥 큰소리 치지 말아주겠습니까? 뭐하자는 생각입니까, 당신들은. 테니스 승부? 남녀혼합 더블즈? 그걸 할지 말지 정하는 결정권이 당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까? 착각도 유분수지……그래놓고 고등학생입니까?"
 
아까하고는 다른, 바닥까지 얼어붙을듯한 차가운 목소리에 소음이 멎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해 못할건 없죠. 확실히 강한 사람과 연습하는 편이 토츠카군을 위해서도 될테니까요"
 
유이와 사이카는 그 말에 놀라고 하야토는 이해를 해줬다며 숨을 내쉰다.
 
"단, 그건 당신들이 토츠카군보다 강하다는 전제의 이야기. 벌레를 두 마리 짓밟는들 각력이 강해지는것도 아니고. 연습에 어울릴거라면 우선 자신의 강함을 증명해주세요. 하야마군과 미우라양, 당신들 둘이서 토츠카 군을 쓰러뜨려보세요. 그게 가능하다면 토츠카군의 연습에 어울릴 권리를 드리겠습니다"
 
2대1의 승부를 제안한 하치만에게 유미코가 들러붙었다.
 
"잠깐 너, 우리를 얕보는거야?"
 
"아뇨? 그저 하찮을 뿐입니다. 불만이 있다면 쓰러뜨려보세요. 가능하다면 말이죠"
 
"……읏! 하야토! 이렇게 되면 해주자고!!"
 
"아, 아아…"
 
그렇게 말하고 유미코는 테니스복으로 갈아입으러 갔다. 하치만은 그걸 보고 사이카에게 말을 건다.
 
"죄송합니다, 말려들게 해버려서.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 물러나지 않을테니까요"
 
"……으응, 내가 제대로 거절하면 됐는데 그걸 못했던거고…. 거기다 맡기기만 하는것도 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토츠카"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오보로가 입을 연다.
 
"이건 시합이 아니다, 승부다. 이 의미는 알겠지?"
 
"……응, 알고 있어, 오보로 씨"
 
"그럼 됐다. 걱정하지마라, 네가 지는 일은 없다"
 
"고마워"
 
라켓을 들고 테니스 코트로 햐하는 사이카를 유이는 걱정스러운 듯이 쳐다본다. 유미코가 갈아입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툭툭 갤러리들도 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하야토에게 응원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이때 이미 리얼충 두 사람이 단두대에 머리를 고정당한 상태에 있었다는걸 아무도 알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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