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와 그녀는 뒤바뀐다.
 
그와 그녀는 뒤바뀐다.
 
 
오전 8시 30분.
여름도 끝나감에 다가가 지내기 쉬워지는 기후가 됐지만 아직 조금 덥다.
오늘은 좋은 날씨라서 구름도 적어서 스포츠 등을 한다면 안성맞춤인 날이다.
 
왜 내가 아침부터 이런걸 생각하고 있냐고 하면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선배, 또 지각입니까……
 
그 사람이 약속 시간에 오지 않는건 지금 시작된 일이 아니지만 역시 한번 정도는 딱 와줬으면 싶다.
스스로 불러낸 주제에.
지금은 전부 지각이라니까, 그 사람.
 
 
나의 108개 있는 특기 중 하나인 멍하니 있기를 사용한지 이제 곧 30분이 지난다.
아까 온 메일을 보면 이제 곧 오겠지.
아아, 빨리 돌아가서 프리큐어 보고 싶네-……
 
그런걸 생각하고 있으니 뒤에서 최근 들어 익숙해진 목소리가 났다.
 
 
"아, 안녕하세요 히키가야 선배!"
 
 
그랬다.
아마 선배나름대로 생각해서 나의 경어를 그만두게 만들기 위해서 어째선지 오늘 하루는 선배랑 후배의 입장을 바꾸어서 조금이라도 친밀해지자는 모양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걸 잊고 평소대로 얘기를 해버리면 상대가 하나 명령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강제참가라는 모양이다.
뭐야 그 불합리한 게임.
 
그런 게임에 참가하게 됐으니까 비아냥 하나 정도는 용서되겠지.
 
 
"앞으로 30분 일찍 와서 그걸 말해줬으면 싶은데, 카나미 양"
 
"죄송해요~"
 
 
선배는 기죽은 모습도 없이 테헷, 손을 주먹으로 만들어 머리에 댄다.
네 약았네요 약았어.
 
그런 약아빠진 선배가 떠올랐다는듯이 나한테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오늘은 어디로 갈거에요~?"
 
 
엥, 내가 생각하는거야?
하치만, 그런거 안 들었어.
 
이럴때는 뭐든지 어느 곳에 가는게 무난하지.
 
내가 전에 갔던 대형 쇼핑몰을 안내하니 쉽게 OK가 나왔다.
 
 
뭐야! 완전 괜찮잖아! 긴장해서 손해봤다구☆
등을 생각하고 있으니 선배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했다.
 
 
 
 
"으음, 물론 오늘 대금은 당연히 저언부 히키가야 선배가 사주는거죠-?
 꺄악-! 멋있어-! 남자다워라-!"
 
 
뭐……라고………?
 
그런거였나!
지금까지는 내가 후배였으니까 이래저래 각자부담으로 마쳤지만 연상 남자라면 역시 돈은 남자가 내는수밖에 없게 되겠지.
이 사람은 이런부분까지 생각한거야?
하치만 더는 누구도 믿을 수 없어.
 
 
"……큭, 잘도 해줬네요, 선배"
 
 
그러자 어째선지 선배의 얼굴이 만면의 웃음으로 변한다.
 
 
"네, 벌게임"
 
"………아"
 
 
나 이제 집에 가고파……
 
 
 
 
× × ×
 
 
 
 
어떤 심한 명령을 받을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싱거운거였다.
 
『오늘은 내가 만족할때까지 어울릴것』
 
뭐어, 좀 더 심한것도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그거랑 비교하면 나았다.
참고로 그걸 선배한테 말하니 주먹으로 배를 얻어맞았다.
 
 
 
쇼핑 몰에 들어가보니 일요일인만큼 역시 사람이 많아서 소음으로 감싸여있다.
종종 팔을 찔려서 쳐다보니 절찬 후배중인 선배가 조금 난처한 얼굴로 서 있었다.
아니, 후배중은 뭐야.
 
 
"저, 저기, 히키가야 선배"
 
"왜?"
 
"그게, 저기, 손, 잡아도 되나요?"
 
"…………에?"
 
 
얼빵한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나와버린다.
선배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서 허둥거린다.
 
 
"그, 그게! 히키가야 선배가 미아가 되면 찾는게 힘들잖아요-?"
 
"아니아니, 그건 카나미 양이 더 그렇거든?"
 
"여기는 제 말을 따라두면 된다구요 선배!"
 
 
확실히 선배하고는 한번 미아가 되어버려서 서로 찾으로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역시 여기선 전화도 통하겠지만 그래도 찾게 되면 성가셔진다.
하는 수 없이 승낙을 하니 선배는 아싸-! 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애시당초 나랑 손을 잡는데 어디에 기쁨을 느낄 수가 있는걸까.
초등학생 시절에 캠프 파이어할때도 결국 혼자서 에어 오클라호마 믹서……
 
 
하며 자신의 흑역사 교과서를 다시 읽고 있으니 어라? 눈에서 땀이……
라고할까 내 교과서만 남의 5배 정도로 두꺼운건 기분 탓일까?
 
 
그런걸 생각하고 있으니 내 손이 뭔가 부드럽고 따뜻한것에 감싸였다.
 
 
"그럼 갈까"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 내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손, 부드럽네요. 코마치 정도는 아니지만"
 
"시끄러웟!"
 
 
그치만 농담 정도는 하지 않으면 긴장으로 손땀이 나와서 선배한테 히키가에루라고 불릴것 같은걸!
 
 
 
 
× × ×
 
 
 
 
그후에는 선배에게 끌려다니며 게임 센터에서 내가 내는 돈으로 경품을 딱나 보정으로 눈이 예뻐질지도! 라며 스티커 사진을 내가 내는 돈으로 찍히고 아이쇼핑에 어울려서 오후에 보게 된 영화 티켓을 내가 사게 됐다.
 
아, 정말로 내가 내는 거였군요. 하치만 농담이라고 생각했어……
 
 
점심까지 아직 조금 시간이 있어서 뭐하며 시간을 죽일까 하게 되어 선배가 이런 얘기를 해왔다.
 
 
"그럼 점심을 걸고 승부하자!"
 
"그렇네요, 선……카나미 양은 못하는 게임 있나요?"
 
위험해라-, 선배라고 할뻔했다.
선배한테 도끼눈으로 보여지는것 같지만 신경쓰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 선배가 겨우 질문에 대답한다.
 
"그렇네요-, 아! 저 실은 아직 볼링 해본 적이 없어요-"
 
"좋아, 볼링으로 결정. 이론은 인정하지 않을거야"
 
에-! 하는 선배를 묵살시키기 위해 오늘 유일하게 주어진 선배의 특권을 풀로 사용해서 경기를 볼링으로 결정한다.
이 이상 돈이 줄어들면 이번달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까.
 
 
 
신발을 갈아신고 볼링공을 갖고 와서 의자에 앉는다.
면밀하게 주의를 선배한테 해뒀다.
좀 거기! 왕창 인기 없네라고 하지마!
 
선배가 돌아와서 먼저하라고 재촉한다.
터벅터벅 레인 앞으로 걸어간다.
 
그러자 도움닫기도 하지 않고 갑자기 팔을 붕 들어올리고 엄청난 속도로 공을 던졌다.
 
 
파콩- 하는 소리와 함께 핀이 전멸하고 머리 위의 전광게시판에 스트라이크 표시가 나온다.
 
돌아온 선배는 후우~ 숨을 내쉬면서 내 옆에 앉는다.
 
 
"으음, 처음인거죠?"
 
그걸 듣고 놀란 얼굴을 하고 있던 선배는 점차 히죽거린다.
 
 
"그렇네요~"
 
 
이 사람, 이겼다고 잰척하고 있어……
하지만 나도 질 생각은 없다.
코마치 상대를 하게 되서 어른스럽지 않게 완벽하게까지 때려눕혀서 앙앙 울게 만든 적도 있다.
코마치 귀여웠지……
 
그러니까 이런 볼링 아마추어한테 질리가 없는거다.
 
 
이렇게해서 나의 얼마 없는 용돈을 건 볼링 배틀이 막을 열었다.
 
 
 
 
× × ×
 
 
 
 
결과는 뭐, 내가 과거 최고득점을 박았다는것만 말해두자.
 
 
"이야~, 남이 사주는 밥은 맛있네에~"
 
"하하하, 그거 잘 됐네"
 
 
마른 목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뭐야 전부 스트라이크 스페어라니.
그런거 들은적 없어!
 
 
그런 바보같은 점수를 때려박은 선배는 눈 앞에서 맛있다는 듯이 파스타를 먹고 있다.
여자는 정말로 파스타 좋아하네에. 그리고 아보가드랑 새우도.
 
 
잘 먹었습니다~, 라며 히죽거리면서 들은 나는 계산표를 들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친다.
 
영화관으로 걸거아고 있으니 선배가 툭 중얼거린다.
 
 
"이제 곧 체육대회네"
 
"그렇네요"
 
"하치만 선배 체육 실행위원 할래-?"
 
 
으음, 언제부터 호칭이 하치만 선배가 된겁니까? 그리고 언제라면 반말어로 돌아가는겁니까?
 
 
"그런 귀찮은거 안 합니다. 저의 모토는 일 안하는거니까요"
 
참고로 꿈은 전업주부라고 전하니 무리라고 일축당했습니다. 이다.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가 어둠에 감싸인다.
 
이번에 보는 영화는 선배치고는 드물게도 애니메이션 영화라서 나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영화였다.
 
클라이막스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낭로뻔해서 옆을 쳐다보니 선배의 뺨을 한 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어째선지 나에겐 손이 닿지 않는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해버린다.
 
 
 
저도 모르게 넋이 나가있으니 핫, 하며 선배가 깨닫고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오늘은 얻어맞기만 하는데……
 
 
영화관을 나온후, 적당한 커피 가게에 들어가 영화 얘기나 문화제 얘기를 했다.
실은 선배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는 모양이라 생각한것 이상으로 대화가 들떠버려서 추천 영화 몇 가지를 들었다.
 
 
그럼 집에 갈까 하는 대화가 되어 대금을 지불하게 된 후에 가게를 나와 귀로에 이르렀다.
 
 
"만족했어요?"
 
 
그런 질문을 던지니 선배는 으응- 하고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는 척을 한다.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고마"
 
 
엥? 뭐야 그 짜가 칸사이어?
외모는 어린이 탐정이야?
 
게다가 그럭저럭인거냐……
 
"뭐, 만족했다면 다행입니다"
 
"그럼 히키가야 선배는 어땠나요-?"
 
 
그런 말을 하면서 올려다보기로 나에게 시선을 던져온다.
말이 막히면서도 어떻게든 목소리를 쥐어짠다.
 
 
"뭐어……그럭저럭이네요"
 
 
선배는 그럭저럭이냐고-, 등을 말하면서도 어째선지 기뻐보여서 이쪽까지 저도 모르게 입이 풀어진다.
 
그런 나에게 선배가 함박 미소로 말한다.
 
 
 
 
 
 
"왠지 기분 나쁘다구요? 특히 눈이"
 
"……디폴트로 장비됐거덩"
 
 
 
 
× × ×
 
 
 
 
점점 쌀쌀해져가는 밤하늘 아래, 선배를 무사히 집앞까지 바래다준다는 호위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이런 임무 여유로웠다니깐! 하며 마음속으로 소리지르고 있으니 눈 앞을 걷고 있던 선배가 빙그르 돌아본다.
 
 
"후우~, 도오차악! 고마워!"
 
"아뇨아뇨. 즐거워해주셨다면 다행이네요"
 
 
마음이 따뜻해지는것과 동시에 품이 쌀쌀해졌습니다요, 정말이지.
 
그러자 생글생글 웃던 선배가 입을 연다.
 
 
"나랑 데이트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뭐, 그렇네요. 지갑이 가벼워진것 말고는요"
 
 
선배는 그런 말 하지마! 라고 하면서 아하하 웃고 있다.
 
 
 
언제부터일까. 남이랑 있는게 기분 좋다고 느끼게 된건.
남은 지금까지 나를 경멸하고 꺼려했고, 때로는 위해까지 해온다고만 생각했다.
 
 
그저 착각해서는 좋지 않다.
그녀는, 카나미 카나는 분명 모든 사람에게 이렇다.
그러니까 제대로 자신에게 묻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그저 형편에 좋은 사람이다.
특별한 감정따윈 없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내가 그녀에게 중학교 시절에 버렸던 감정을 다시 품을것 같으니까……
 
 
 
 
 
 
 
 
 
달칵, 소리가 난다.
 
어느샌가 아래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보니 선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미스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대인기인 선배랑 데이트할 수 있어서 잘 됐네, 히키가야. 그럼 또 봐~"
 
 
그렇게 말하고 현관으로 다가가는 선배를 저도 모르게 불러버린다.
 
그보다 선배, 미스 콘테스트에서 우승한거 역시 기뻤네요.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는 선배에게 좋은걸 가르쳐준다.
 
 
 
 
 
 
 
"알고 있었어요? 그거 하루 유효라구요?"
 
"……뭐가?"
 
 
 
 
그리고 나는 간결하게 한 마디로 가르쳐줬다.
 
 
 
 
 
 
 
 
 
 
 
"벌 게임이라구요, 카나미 양"
 
 
아마 그때 선배의 얼굴을 나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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