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의 빈곤생활 - 28 : 오빠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동생에겐 이길 수 없다.
 
 
 
"일주일간 신세 졌습니다."
 
시각은 오후 9시를 지나, 크고 훌륭한 문 앞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눈이 썩은건 아닐까 생각하게 할 정도로 눈초리가 나쁜 소년은 그렇게 인사하낟.
 
"네네-. 돌아가는 길 조심해~."
 
"……일주일이나 하루노의 응석에 어울리게 해서 미안하단다?"
 
처음에 그늘 없는 미소를 짓는 소녀, 거기에 잇따르듯이 기모노를 입은 소녀의 어머니가 소년에게 배웅의 말을 한다.
 
"아뇨아뇨, 저도 보기 드문 경험을 하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소녀의 어머니의 말에 소년은 조금 서툰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대답한다.
 
"……그런가요. 그럼 또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다음에는 하루노의 친구로서 와주세요?"
 
소년은 그에 대해 그 이상 추궁하지 않고 소녀의 어머니는 생긋 미소짓는다. 그 늠름한 표정과 그녀가 차려입은 기모노의 좋은 비율에 그녀의 미모를 돋우어내고 있다.
 
그것과 동시에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방심할 수 없는 기색을 두르고 있지만 지금은 전혀 관계없는 얘기였다.
 
"……감사합니다."
 
대답하는데 약간 간격이 있었지만 쓰딘 표정을 지으면서도 소년은 솔직하게 감사한다.
 
그것도 그럴것이, 소년에게 있어서 이 익숙치 않은 저택의 체재란 일이라고는 해도 상당히 힘든 것이었다.
 
이유로서는 애시당초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집이라는건 물론이거니와 그 외에도 일을 이름대고 러가지로 무리 난제를 해왔기(주로 지금 현재 소년은 미소로 바래다주는 소녀에게)때문이다.
 
거기에 적합한, 혹은 그 이상의 급료를 받았으니까 새삼 그 얘기를 그녀에게 할 생각은 없다. 소년은 아직 어리다고도 할 수 잇는 그 외모보다도 훨씬 영리하고, 또한 예절도 갖추고 있던 것이다.
 
"하치만, 좀 너무 딱딱해. 마지막이니까 밝게, 응?"
 
소녀의 어머니와 소년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 형태로, 소녀는 아무 흐림없는 미소로 언뜻 엉뚱하게 보이는 발언을 한다.
 
아무래도 소년은 쓰딘 기억을 떠올리고 있더니 그게 얼굴에 나왔던 모양이다. 아무리 머리로는 어쩔 수 없다고 타협을 해도 역시 그건 올해로 16살이 되는 소년에겐 격한 일이었을거라고 소년은 해석한다.
 
"……그렇군요. 그럼 저는 이만."
 
라고 말하고 하치만이라 불린 소년이 이번에는 깊게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그녀에게 충고를 받으면서도 히키가야 하치만의 표정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당연히 소녀인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그걸 놓치지 않는다.
 
그걸 그가 아는 일은 없이, 별로 많다고는 말 못할 짐을 갖고 귀로에 이른 것이었다.
 
 
――――――――――――
 
 
하치만SIDE
 
이미 완전히 어두워진 귀가길, 내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개』라는걸 무사히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걸 별로 경사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성가신 일을 해치웠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걸 모르겟다.
 
그건 사슬로 굳게 묶은 보물상자처럼, 열리는걸 거부하듯이 나 자신이 그걸 이해하고 싶지 않은것 같은 것이다. 자칫하면 내 머리가 그걸 이해하려고 하는 의욕이 나오지 않는것이므로, 뭐라 못해먹을 기분이 든다.
 
……모르는 사항이 너무 많다.
 
그래, 유키노시타 하루노에 관해서는 이해가 미치지 못하는 점이 너무 많은 것이다.
 
이미 몇 개월이나 행동을 함께하는 일이 많았는데 아직 이런 것이다. 아마, 아니 절대로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남자아이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라는 여성을 전부 아는 날은 오지 않겠지.
 
어느샌가 나는 이해못할 것은 공포를 느껴야한다고 했다. 물론 지금도 그 대로라고 생각하고, 이제와서 그 말을 바꿀 생각도 없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렇게나 정체불명인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와 보낸 시간이 끝나는걸 아쉽게 생각하는건.
 
이래선 마치, 내가 그녀와 보낸 시간이 즐거웠던것 같지 않나.
 
만인에게 있어선 동경인 그녀는 나에게 있어선 공포 그 자체다. 그러니까 그녀와 함께 보내고 있는 동안에도 공포를 느끼지 않더라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될터인데, 어째서 이러한 감정이 나타난걸까.
 
아니 뭐, 전혀 모르겠다.
 
아니,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이 잘 모를 나제에 감사해도 좋다고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것도 나는 남의 마음을 읽는데는 뛰어나다고만 생각했으니까, 자신의 감정 정도는 알아도 당연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등잔밑이 어둡다라고 정말로 곧잘 말한 것이다. 이번에는 그걸 깨달아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자신의 잘못된 능력에 발목을 잡히는 사태만큼은 피할 수 있을것 같다.
 
응, 그러니까 뭐 까놓고 말해 이 교훈을 얻은것만으로 끝난 문제라는 느낌은 든다. 하지만 그러는 한 편으로 『그것만으로 괜찮아?』라며 잘 모를 무언가가 《...》가 나에게 속삭여와서 마치 그건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중요한 문제인것처럼 느끼니까 뭔가 성질이 나쁘다.
 
예를 들자면 그건 목에 가시가 찔렸때처럼 아픈데, 하지만 전혀 빠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 생선뼈같은 문제였다.
 
――――정말로 안타깝다.
 
하지만 왜 안타까운건지도 모르는것이 사실이었다.
 
이래선 한숨 하나는 흘리고 싶어진다.
 
"――――어째서 아쉬운걸가."
 
소리내어 중얼거려보아도 대답이 돌아올리 없고, 지금 생각해봐도 소용없다고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우리 집으로 서두른 것이었다.
 
정말로, 매번 같은 생각을 하고 잘도 질리지 않는구나, 나는.
 
――――――――――――
 
"어서와~!"
 
착한 아이는 쿨쿨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랑스런 동생은 의자 위에서 즐거운듯이 파닥파닥 다리를 흔들면서 나의 귀가를 맞이한다.
 
"아아, 다녀왔어."
 
짐을 적당한 곳에 내리면서 나는 코마치에게 대답을 한다.
 
"어땠어~? 유키노시타 언니네집."
 
만면의 미소로 그것도 기운차게 대화를 계소하려고 하지만, 나는 잊지 않는다고?
 
"너 말야, 『어땠어~?』가 아니잖아. 뭘 전언을 잊고 있던거야."
 
코마치가 바보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경악하고 있지만, 요컨대 그런 것이다.
 
이 사랑하는 바보 마이 시스터는 가땅치않게도 내가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집에서 일할때 중요한 전언을 전하는걸 잊어먹은 것이다.
 
덕분에 쓸데없는 빚을 늘리게 되어서, 나에게는 조금 부조리하고도 생각이 드는 고급스런 옷을 두 벌이나 견적받고 그걸 선물 받은 것이다, 견딜 수 있는게 아니다. 뭐, 빚은 나 자신의 탓이지만, 원인을 만든건 코마치인게 틀림없다.
 
빚은 그렇다치고 어째서 선물받는걸 싫어하냐고?
 
그 선물받은 고급스런 옷이, 아무리 봐도 신사복 그러니까 집사복이었던 것이다.
 
확실히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저택에서 집사 비슷한 짓을 하게 됐지만, 설마 옷까지도 그에 준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유키노시타 하루노 말하길, 『우선 모양부터 만들어야지?』라는 모양이다, 빌어먹을.
 
선물받아놓고 뭐하지만, 이런 옷은 부끄러워서 밖에서 입을 수가 없다. 이제 두번 다신 입을 일이 없어서, 그 평생을 옷장 속에서 보내게 되는게 눈에 보인다.
 
팔면 그런대로 가격이 되어서 그녀에게 빚탕감에는 족할것 같지만, 역시 선물받은거니까 그런 마음도 일지 않고, 정말로 어떻게 해줄건데.
 
라고 할까, 왜 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휘둘리면서 시착을 하고 있을때, 그 집사복을 입혀진다는걸 깨닫지 못한거지? 과연 유키노시타 하루노, 되게 무시무시한 애!
 
……아니, 그것도 이도 전부 전언을 잊어먹은 코마치가 나쁜거다!, ……아마.
 
"미, 미아네여~~."
 
코마치는 나에게 뺨을 잡아당겨진 탓에 뭐라고 말하는건지 모른다.
 
따라서,
 
 
"아? 뭐라고?"
 
 
고문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게 반쯤 화풀이 기미라는것은 듣지 않아도 알고 있다. 하지만 화풀이든 뭐든, 하지 않으면 못 해먹는다는게 인간의 심정이잖아?
 
"너, 너으해!? 제헝함히하~!(너, 너무해!? 죄송합니다~!)"
 
되게 맥빠진, 하지만 엄청 귀여운 사죄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는 『폭신폭신 코마치야 벌』을 그만두지 않고 오히려 보다 한층 격렬한 마이 러블리 시스터의 뺨을 만지작댄다.
 
옆에서 본 그 모습은 말 그대로 변태의 모습이며, 자칫하면 남매라고해도 신고당할지도 모른다. 아니, 남매이기때문에 도리어 위험한걸지도 모르지만…….
 
"므, 므뉴-!"
 
라며 귀여운 소리를 하니까 그만둘 수 없다, 그만두지 않아. 어디의 스낙 과자에도 지지 않을 캐치 프레이즈다. 그보다 말 그대로 표절이구만.
 
이야~ 하지만 정말로 여기가 우리 집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그보다 내가 격하게 코마치의 뺨을 쥐어짜는 탓에 조금 『쿠츄쿠츄』울리는게 수수하게 에로하다.
 
아니, 야야. 동생 상대로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나. 쿨해지자고, 나.
 
코마치의 얼굴을 자알 보니 눈가에 물이 맺히고 게다가 뺨도 조금 빨개져서 왠지 이쪽이 미안해진다.
 
"……미안."
 
한번 의식했더니, 뭐어 그만두지 않을 수 없어서 나는 코마치의 뺨에서 손을 뗀다. 쪼끔 죄악감도 느껴서 사과한 나는 상당히 잘난 오빠라고 생각한다.
 
"……아."
 
그러자 코마치가 혼이 빠진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안타까운 소리를 내서,
 
――――――이런, 지나쳤다.
 
라며, 나는 농담을 할 수 없었다고 후회하면서 내심 초조해한 것이었다.
 
 
――――――――――――
 
"미안!"
 
동생에게 엎드려 비는 한심한 오빠가 지금 여기에 있었다. 형세역전이란 이런걸 말하는 모양이다.
 
최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보지 않았으니까 모르지만, 이런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런일 좀처럼 없다구요?
 
"……뿌-."
 
라며 조금 빨개진 뺨을 부풀리면서 불만스런 소리를 흘리는 마이 시스터.
 
이런, 엄청 귀엽네에, 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잘못했어! 아니, 정말로 미안!"
 
……방금전까지 뭔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인물은 아마 내가 아닌 누군가였겠지, 약간 현실도피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흥이다."
 
내가 낼 수 있는한 모든 성의를 담은 사죄가 설마했던 콧방귀 하나로 일축당했다. 오빠는 슬프다.
 
"으음, 그게, 용서해주면 뭐든지 다 할게!"
 
그 밖에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얼렁뚱땅 나는 이웃에게 벽을 후려칠 정도의 목소리 볼륨으로 말하자, 코마치는 움찔 어깨를 떤다. 그리고 아직 닦지 않은 탓에 조금 젖은 눈동자로 나를 쳐다본다.
 
"뭐든지? 오빠가?"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음색과 표정인걸까. 적어도 코마치보다 귀여운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그 말대로인데요, 뭐가?
 
"물론이지."
 
왠지 지금까지 없을 정도로 핸섬남 보이스로 발언하고 있는 나, 히키가야 하치만이지만 아아, 왠지 그냥 오빠로서의 존엄이나 위엄이나 여러가지 붕괴하고 잇구나아, 라며 약간 깨닫고 있습니다.
 
"끙가, 그럼 조금 부탁해봐도 될까?"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와 동등한, 아니 자칫하면 그 이상으로 요염한 미소를 지은 것이었다.
 
그러는 한편 나는 스스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얼굴이 창백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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