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 1.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루노, 대학 졸업과 동시에 너는 ○○건설의 사장 아드님과 결혼을 해야겠다."
 
"……"
 
 
저녁식사 시간, 드물게도 동석한 어머니한테 갑자기 결혼 얘기를 듣고 너무 갑작스러웠기 떄문에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듣고 있어?"
 
"……으에……아……네"
 
 
뇌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대답은 버벅이고 만다.
 
 
"후우……뭐 바로 이래저래 하는건 아니야. 아직 너는 대학 2학년이야. 그저 유키노시타의 장녀라는걸 다시 자각하렴."
 
 
그렇게 말한후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식사를 계속한다. 그후에 특별한 대화도 없이 오랜만에 모녀로서 식사는 끝났다.
 
 
"…결혼…인가아…"
 
 
저녁식사후 달빛에 비추어진 공원에서 그네에 흔들리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아니라고 생각한건 아니다. 유키노시타의 장녀로서 태어났을때부터 현재까지 영재교육과 함게 들어온 말.
'유키노시타의 여자로서 정숙하여라'
결혼할떄까지 정조를 지킨다. 현대에선 너무 낡은 생각이지만 유소년기부터 들어와서 머리속에 배여있다. 이건 어차피 어머니의 정복욕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놀고 있는것처럼 말하지만 아버지의 대리로 겉으로 얼굴을 내미는 이상, 표면적인 연인은 만들 수 없다. 자신의 미래는 모두 어머니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뭐, 그런 관계가 될거라고 생각한 남자는 내 주위에 없었고, , , 하지만)
 
한 명의 남자 얼굴이 머리에 떠오른다, ,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자 또 중얼거린다.
 
 
 
 
"히키가야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아…"
 
 
 
 
 
 
 
 
 
 
 
 
 
 
 

 
 

 
 
"…이런데서 뭘 하고 있는겁니까?"
 
 
 
 
 
 
 
 
 
 
 
 
 
"…우헤에아아!?"
 
(노, , 놀래라-! 헤? 왜왜? 왜 여기에 있는거야!?)
 
"…실례했습니다."
 
 
뭔가 거북한걸 본 느낌이 든 하치만은 뭔가 당하기 전에 그 자리를 뒤로 하려고 한다.
(아-, , 말 걸지 않을걸 그랬다. 평소라면 무시할텐데 뭐하는거야? 나?)
 
 
"아니아니, 잠깐만 기다려!! 뭘 평범하게 집에 가려는거야?"
 
 
(에에-, , 돌려보내주지 않을거야? 뭐, 말을 건건 나지만, 변덕이라는걸로 무시해주지 않으려나아)
 
 
말을 건걸 이제와서 후회하는 하치만. 하지만 역시 포기하는건 이르다.
 
 
"…무슨 일입니까? 이런 어두운 공원에서… 왠지 멍떄리고 있었는데요."
 
"히키가야야말로 이런데서 뭘 하고 있던거야? 네 집에서는 꽤 멀잖아?"
 
"코마치가 이 주변에 있는 케이크 가게의 슈크림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구요. 오빠로서는, , , 그쵸?"
 
"우와아 시스콘"확 깬다
 
"시스콘이 아니에요. 동생에 대한 사랑이 좀 무거울 뿐입니다."
 
 
시스콘이라니 실례구만, 코마치를 위해서라면 앗시 군이든 멧시 군이든 미츠구 군이든 뭐든 될 수 있어! 그보다 매일 된다! 어라? 지금 버블? 나의 지갑에 노구치 씨마저 보이지 않는데………
 
 
"뭐, 서서 얘기하는것도 뭐하니까 앉자!
 
 하루노의 여기……비어있다구?"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무릎을 톡톡 두드린다.
 
 
끼익
 
 
약속된 무시로 옆쪽 그네에 앉는다.
 
 
""
 
"그래서? 무슨 일입니까?"
 
 
 
 
"쿡쿡…너는 변함없네에"
 
"무슨 소린지요?"
 
 
살짝 고개를 기울인다. 귀엽지 않다.
 
 
"뭐 상관없지만. 모처럼이니까 히키가야는 누나의 질문에 대답해주셔야겠네에♪"생글생글
 
 
평소의 강화외골격을 두른 미소로 하치만을 본다. 도망치는건 포기하고 있는 하치만. 그저 왠지 모르게 평소 분위기와 약간 다르다는걸 느끼고 미간을 모으면서 대답한다.
 
 
"뭐…상관없지만요"
 
"고마워, 그럼 질문."
 
 
히키가야한테 있어서… 결혼이란 뭐야?
 
 
(……꽤나 갑작스럽네…)
 
"……저의 부모님은 전형적인 사축이니까, 일하고 싶지 않은 성격인 저로서는……인생의 무덤으로 보이네요."
 
 
정말로 늦게까지 일해서 우리를 위해… 헤? 코마치를 위해? 알고 있으니까 말하지 마!
 
 
"흐응- 히키가야는 결혼하고 싶지 않구나"
 
"뭐… 전업주부가 될 수 있다면 꼭 결혼하고 싶지만요"
 
 
 
 
 
 
 
 
 
 
 
"그럼 내가 길러줄까?"소근
 
 
 
 
 
 
 
 
 
"헤? 뭐라 말했습니까?"
 
 
거짓말입니다. 들렸습니다. 하지만 소근 하고 말하지 말아줄래요? 착각한다구요?
 
 
 
 
 
"…딱히"뿌우-
 
 
 
 
 
역시 뭔가 화났어! 나 뭔짓 했어? 아무 짓도 안 했지요, 아무튼 화제를 바꿔야지.
 
 
 
 
 
 
 
"아에…음 유키노ㅅ"
 
"하루노"
 
 
…어라? 뭔가 데자뷰? 그보다 이 타이밍입니까
 
 
""
 
"하-루-노"
 
""
 
"하루노"(⌒‐⌒)
 
"…하루노…"――읏///" …씨"하아~~
 
 
크게 한숨을 쉰 후에 나를 도끼눈으로 본다. 아니아니 어쩔 수 없잖아요! 도중에 얼굴을 붉혔잖아요! 라는 말을 하면 나중에 무서우니까 말 안한다. 그보다 얼굴 뜨거워.
 
 
"하아, 왠지 죄송합니다. 얘기를 돌리겠는데요…반대로…하…하루노 씨에게 있어서 결혼이란 뭡니까?"
 
 
 
잠시 나를 빤히 쳐다보던 하루노 씨였지만 그말후에 움찔 반응한 후에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소근 중얼거렸다.
 
 
 
 
 
 
 
 
 
 
 
나에게 있어서 결혼이라아
 
 
 
 
 
 
 
 
 
 
 
"…아무것도…아니야…"
 
 
 
그래, 나에게 있어서 결혼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어린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신부의 꿈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꿈은…
 
진심으로 오는 행복은…
 
 
 
 
 
 
 
"……아무것도…없어…"
 
 
 
 
정신을 차리니 한 줄기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별이 보이지 않는 달빛만이 비추는 가운데
소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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