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 6.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리고나서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나는 3학년에 진학하고 코마치는 무사히 소부고교에 입학했다.
 
봉사부의 둘에게는 하루노 씨의 얘기를 했다.
 
 
 
유이가하마는 울면서
"전부터 힛키를 좋아했어, , " 라며,
나에게 마음을 밝혀주었다.
미안해, 유이가하마. 네 마음에 응해주지 못해서. 나 같은걸 좋아하게 되어줘서…정말로 기쁘게 생각해….
바라옵길,
나같은걸 잊고 좀 더 멋진 사람과 만나기를… 진심으로 빌게….
 
유키노시타는 조용히
"……그래…."라고만.
뭔가 생각하는게 있는걸지도 모르지만…이게 내가 발견한 진짜야….
 
코마치가 봉사부에 입부하고 봉사부의 분위기는 조금 변했다. 또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이 부가 계속되는것도 순전히 코마치의 힘 덕분이다.
 
고마워 코마치.
오늘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태어나도 또
내 동생으로 있어줘.
아, 지금 하치만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그리고 토츠카! 토츠카아~!
왜…왜 반이 달라져버린거야?
부조리해, ,
이런 비극이 있어서 좋을리가 없어….
매일 토츠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니…
귀까지 썩어버릴것 같다….
언제까지라도 친구로 있어주세요.
유일한 친구니까….
 
 
 
 
 
헷? 자이모쿠자?
모르는 성좌네요.
 
 
 
 
 
 
 

 
7월 7일
 
오늘 나는 치바의 어떤 호텔 로비 일곽에 있다.
이 곳이 결전의 땅.
 
정신 안정제 대신에 맥스 커피를 마신다.
오늘 5캔 째다.
역시 너는 배신하지 않는구나아!
핫! 이게 진짜인가…….
(캔 커피에 나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오늘은 칠석, , 그리고……
 
 
 
 
 
또각또각
 
 
 
어이쿠, 슬슬 회상도 종료로군….
 
 
 
또각또각
 
 
오늘 처음 만나는데 발소리만으로
그 주인을 알 수 있다.
 
 
 
또각또각
 
 
 
사람이 오가는 가운데 명백하게 이질적일 정도로 맑게 들리는 발소리
 
 
남은 3m…
 
 
 
또각……
 
 
공기가 얼어붙는다
 
 
 
 
"안녕하세요, 히키가야 하치만군.
 
 제가 하루노의 어미입니다."
 
 
 
 
마왕과 해후.
 
 
 
 
 
 
 
 
 
 
 
아름답다
 
 
 
적인데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희기 베치는 피부는 도자기를 연상케한다.
모든걸 꿰뚫는 눈동자
저도 모르게 빨려들어갈것 같은 입술
늘씬하게 뻗은 다리
조여진 허리에 잘록함
그리고 무엇보다 특징적인건
허리까지 뻗은 매끄러운 머리카락…
 
순식간에 들어온 정보는
모두 그녀를 칭찬한다
 
도저히 나이대 딸을 둘이나 낳았다고는 생각못할 만큼 젊다.
 
흠잡을 곳이 없는 미녀
 
 
하지만, ,
 
 
왜 이렇게나 갑갑하지…!?
 
 
 
"처음 뵙겠습니다. 히키가야 하치만입니다."
 
 
먹히지마…, 빼앗겨버린다!
 
 
 
"어머? 하루노는 없구나…?
 
"네, 저 혼자입니다."
 
"쿡쿡…어머 실례.
 잘도 혼자서 왔군요?"
 
"네, 혼자서 충분합니다."
 
외톨이 극장으로 어서 오시죠
 
 
"후훗…"
 
어머, 해체 쇼의 착각이 아니라?
 
 
서로의 속을 캐낸다.
 
하지만
 
 
무, 무거워…
산은 오른 적은 없지만
이게 고산병인가!?
숨이 막힌다…
위속의 맥캔이 올라온다
 
(맥캔! 너도냐!?)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필사적으로 구토를 참는다
결코 표정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츠즈키, 홍차를."
 
"알겠습니다.
 바텐더에게 얘기를 하고 오겠습니다."
 
 
츠, 츠즈키 씨!?
언제부터 거기에!?
 
 
"츠즈키 씨도 있었군요"
 
"그래요. 저는 츠즈키가 탄 홍차말고는 안 마셔요.
 얘기 방해는 안 될텐데요?
 신경쓰지 마세요."
 
"기다리셨습니다"
 
 
츠즈키 씨가 홍차를 가져온다.
컵은 둘.
 
 
"히키가야 님도 드시죠."
 
 
눈 앞에 컵이 조용히 놓인다.
얼그레이 향이 비공을 간지른다.
 
 
"……잘 먹겠습니다, , "
 
 
천천히 컵을 입에 가져온다.
 
 
 
!?
 
 
"마, 맛있어…"
 
 
저도 모르게 말해버린다.
이 정도로까지 맛있는 홍차는 마신적이 없다.
유키노시타… 이상인가….
 
 
"감사합니다."생긋생긋
 
 
산뜻한 미소로 대응해준다.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온 충격에
저도 모르게 조금 허둥대고 말았다…
 
 
"자,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당신이 불렀지요?"
 
 
바로 얘기를 꺼내왔다.
 
 
"…음, 네, 죄송합니다. 그럼…"
 
 
 
 
"하루노 씨의 결혼 얘기를 취소해주지 않겠습니까?"
 
 
 
"무리야"
 
 
"……"
 
 
"……하아…."
 
 
 
 
"이 연담은 결정사항이에요.
 당신따위의 부탁으로 왜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되는거죠?"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한다.
 
 
"당신이 하루노와 남녀 관계에 있다는건 알고 있어요.
 당신,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요?"
 
 
"그 아이는 똑똑한 아이라구요?
 무엇이 자신을 위해서 가장 좋은지,
 제대로 잉해하고 있어요."
 
 
"단, 어차피 인간. 아무리 뛰어나도 때로는 자신을 잊어버리죠.
 이번 일은 단순한 변덕, ,
 순간의 쾌락에 눈이 멀어
 평생을 후회하는 일은 없어요."
 
 
 
아니다.
 
 
"지금 바라고 있는것에 손을 대서
 뭘 얻는다는거죠?
 그건 꿈
 순간의 변덕
 거품처럼 사라져버리죠
 잠깐의 기쁨에 지나지 않아요…"
 
 
 
아니야
 
 
 
"저는 관대하다고요? 당신이 빠져준다면 이번 일은 불문으로 처하겠어요. 당신에게도 위해를 가하지 않겠어요."
 
 
 
 
"하루노 씨는, 후회따위 하지 않습니다."
 
 
곧게 그녀의 눈을 본다"
 
 
"설령 이 몸을 도려베어도
 저는 그녀를 떠나지 않아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아…
 
 
 
어리석네….
 
 
 
 
 
 
 
 
"어머, 셰익스피어네요?
 그럼 이 말을 당신에게 해주죠"
 
 
 
『진실된 사랑이란 잘 되지 않는 법이다.』
 
 
겁없이 웃음을 짓는다.
 
 
"이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어요.
 단, 제가 그리는 각본에 당신은 등장하지 않아요. 뭐, 좋아봐야 통행인 엑스트라나 마을사람A 정도일까요? 쿡쿡"
 
 
"마을 사람이든 통행인이든 인간인 이상, 뭘 할지 모르지요?"
 
 
"입 다무세요"
 
 
"당신에게 있어서 딸은 꼭두각시 인형입니까? 사람은, 의외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구요?"
 
 
"시끄러운 아귀네, 딱히 하루노를 써먹지 못해도
 백업은 해뒀다고요?"
 
 
 
 
 
뿌직
 
 
 
아앙?
 
 
 
 
지금 뭐라고 했어?
 
 
 
 
"쿡쿡, 이 정도로 동요하는군요? 말 그대로 ham actor….
 당신에게 주역은 맡길 수 없어요.
 일이 끝난 배우는 빨리 무대옆으로 빠지겠나요?"
 
 
 
 
……후우, ,
 
조용히 한숨을 쉰다.
 
 
이 사람은 아마 처음부터 나를 적으로서도 보지 않는다.
길거리의 작은 돌맹이.
그 정도의 인식인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당신은 아름다운 백합 꽃이야.
 
늠름하게 피어 모든걸 매료하는 향을 뿜지…
 
하지만 한 차례 추악한 모습을 보이면
 
잡초보다도 못하는 악취가 하늘까지 오른다.
 
 
 
 
그, , 요컨대 그거다…
 
 
 
 
전부 마음에 안 들어.
 
 
 
 
 
 
 
 
 
 
 
『오빠야! 메일이라구?
 빨리 안 보면 포인트 마이너스♪』
 
 
딱 됐나….
 
 
"뭐니? 그 이상한 착신음은?
 우스꽝스럽네, 쿡쿡
 
 
"귀여운 녀석이라구요."
천사의 목소리지…
신을 데려와주니까….
 
 
 
주섬주섬
 
하치만은 발밑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컴퓨터?"
갑자기 뭐지…?
 
 
 
갑자기 테이블에 놓인 컴퓨터.
하치만은 기분 좋게 키를 친다.
 
 
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달칵 딱
 
 
"아, 그렇지. 갑작스럽지만 질문해도 됩니까?"
 
 
"…뭐지?"
 
뭐야 이 애?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
 
 
"……신 따윈 없어."
 
 
"그렇습니까,
 실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는 법이라구요?"
 
내 주위에도 천사가 둘이나 있으니까
 
 
"…시답잖은 소리네."
 
이해하는데도 버거워
 
 
"연극 세상에도 신님은 있거든요? 뭐였더라, 데, 데우, ……"
 
 
"Deus ex machina야.
 그런건 단순히 작극수법…
 어차피, 그것도 또한 사람이 연기할 뿐이지?
 리얼리티가 없는 사도의 수단으로 말이지."
 
 
"그렇습니까."
그럼 이 무대에는 딱 어울리잖아…
 
 
"아까부터 당신은 뭐야?
 갑자기 컴퓨터를 꺼내서 의미 모를 질문을 반복할뿐.
 아무것도 없다면 돌아가도록 하겠어요."
 
덜컹
 
 
 
그녀는 그것만 말하고 하치만을 보지도 않고
일어서서 언짢음을 감추지도 않고 전한다
 
 
"이런 별볼일 없는 사람이 그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아직도 믿을 수 없어….
 더는 그 아이에게 접근하지마세요.
 물론 제 앞에도요.
 츠즈키, 차를 가져와요."
 
 
"……사모님…저쪽을…"
 
 
츠즈키가 눈을 크게 뜨며 하치만 쪽을 본다.
 
 
"대체 뭐라는 소ㄹ, , , 읏!?"
 
 
 
시선을 하치면 쪽으로 돌리니 말이 막힌다.
 
 
"겨우 표정을 바꿔줬군요?"히죽히죽
 
 
점점 얼굴이 창백해져가는걸 알 수 있다.
 
 
마, , 말도 안 돼!?
 
 
 
"이 분이야말로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유일한 신….
 그래… 말 그대로 Deus ex machina입니다."
 
 
 
컴퓨터 속에는 한 명의 여성의 모습이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10년 정도 만이니?"
 
 
 
 
 
 
"어…머니……"
 
 
 
 
세상이 얼어붙는다.
 
 
 
 
 
 
여기서 문제입니다.
 
 
 
마을 사람은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마왕에게 싸움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마왕에겐 전혀 공격이 닿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요?
 
 
 
 
 
정답은
 
 
 
 
 
 
 
 
『대마왕을 소환한다』
 
 
 
 
 
 
 
 
 
 
 
무대는 갖춰졌다.
 
 
 
 
자아, 춤추시겠습니까?
 
 
 
 
 
길가의 작은 돌맹이를 주의하시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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