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06
 
 
 
 
어느날 아침, 등교한 미우라 유미코는 여자 화장실 앞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자신의 그룹에 넣은 한 명, 유이가하마 유이와 같은반이며 영감체질인 히키가야 하치만.
히키가야에게 별로 흥미가 없고, 영감체질에다 주의점만 보이는 미우라는 적당하게 히키오라고 호칭하고 있다.
요즘 유이가하마는 저거랑 같은 부활동에 들어갔는지 가끔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인다.
솔직히 미우라로서는 재미있지 않았다.
남과 별로 얘기하지 않는 어두컴컴한 녀석이 나아의 친구에게 다가간다는 생각이 있다는걸 부정하진 않는다.
거기다 그 영감체질. 유이를 휩쓸게 하지 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소가 장소인만큼 왜 거기서 얘기를 하고 있는지는 신경쓰인다.
자세히 보니 어째선지 유이가하마는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얘기하고 있다. 상황을 이해 못하겠다.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아, 유미코, 얏하로-"
 
"……여"
 
"네네, 안녕. 그래서 뭐하는거야"
 
"아니 그게 말야-, 요즘 힛키가 이 애랑 사이 좋아진것 같아서 소개받았어"
 
생긋 웃으며 유이가하마는 대답했다.
말하면서 그녀가 가리킨 화장실 입구부근에는 아무도 없다.
보이는건.
 
"…어?"
 
"아, 그대로라면 안 보이겠네.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봐"
 
들은대로 그 부근을 찍어본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었을텐데 그 자리에 초등학생 여자애가 비치고 있었다.
겉모습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에 쇼트 컷에 동그란 눈, 생긋 웃는 그 얼굴에는 사심이 없다.
하얀 블라우스에 붉은 플리츠 스커트를 입은 상당히 귀여운 아이다.
 
"이 아이는 화장실의 하나코!
 투샷 찍어달라고 했어"
 
유이가하마가 보여준 휴대폰에는 그녀와 사이 좋게 투샷으로 찍은 사진이 찍혀있었다.
 
『에헤헤…좀 기뻤어』
 
자신의 휴대폰에 하나코에게서 온 그런 메일이 닿았다.
나아의 친구가 영감체질에 독이 든건 잘못됐다.
먼눈을 한 미우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질겁해서 먼저 교실로 들어간다.
이미 몇 명인가 들어가 있고, 그 안에는 또 한명의 그룹 여자애, 에비나 히나가 있었다.
 
"하로하로~ 유미코~"
 
"응, 안녕-"
 
에비나는 평소라면 평범하게 인사할 수 있다.
특정 조건하에 폭주하는 나쁜 버릇이 있지만.
늘 책임을 갖고 그 폭주를 저지하는게 미우라의 역할이다.
 
"에비나 왠지 엄청 기분 좋아보이네, 무슨 일 있었어?"
 
"아, 맞아. 유이한테 배웠는데, 히키타니랑 같이 있는 유령은 사진으로 찍을 수 있때.
 그 중에 말야, 찾아낸게 있어~"
 
에비나는 그 사진을 보여준다.
 
"봐봐, 이 쇼타 두 명!
 사이 좋게 함께 있어! 좋아!
 거기아 히키타니도 더해져서 삼색 와씁니다아아-!!"
 
부샤아아아아아!! 코피를 뿜는 에비나.
그래, 그녀는 남자끼리 얽히는걸 흥분해서 폭주한다는 썩은 나쁜 버릇을 갖고 있었다.
 
"에비나! 자중!! 그보다 (영감 체질에 독들은건) 너도냐!"
 
스팡! 어디에서 꺼냈는지 슬리퍼로 그녀의 머리를 때려서 제정신으로 되돌린다.
하는김에 휴지를 그녀의 코에 댄다.
 
"자, 흥해 흥"
 
『코피에 흥은 좋지 않아…』
 
"어? 그래? …응?"
 
뒤에서 조언을 받고 감사를 말하려고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다.
보이는건.
동시에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로 착신.
그저 국번부터 말도 안 되는 숫자가 나열되어 있었다.
확인하는것과 동시에 강제통화.
 
『쿡쿡쿡… 나 메리 씨…지금 당신 뒤에 있어…』
 
"………………"
 
미우라는 보고 말았다.
자신을 보고 에비나가 굳어있는 것을.
그리고 그 안경에 반사되어 자신의 뒤에 흐릿하게 창백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는게 비치고 있는것을.
 
 
 
※메리 씨
위치를 알리면서 서서히 (등뒤로)다가오는 유령
 
 
잠시 후 유이가. 그리고 간격을 두고 그 후에 히키가야가 교실로 들어왔다.
미우라는 쏜살같이 히키가야한테 뛰어간다.
 
"짜샤 히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얼른 와서 유령을 떼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미우라 유미코, 최근들어 사는게 걱정되는게 오늘 이맘때였다.
 
 
 
 
 
 
 
 
 
 
 
수업사이 쉬는시간.
히키가야는 혼자서 자리에 앉아 벽, 이라고 할까 유리를 향해 즐거운듯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또~ 저 녀석은 이상한 짓을…"
 
"뭐어, 힛키니까. 아마 유리창 너머에 누가 있는걸꺼야. 무언가가"
 
"구후, 저 유리창이 남자애로 치환해서…구후후후…"
 
"에비나 자중!"
 
딩-동-댕-동.
 
종이 울어 휴식이 끝나 수업시간으로 바뀐다.
히키가야가 유리창 너머로 향해 작별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자.
 
 
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찰닥!!!!
 
 
유리창에 대량의 손자국이 떠올랐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작스런 기습에 교실에서 비명이 일어났다.
 
 
 
 
 
 
 
 
 
 
 
사가미 미나미.
히키가야 하치만의 두 자리 뒤에 있는 여자 2번째 그룹의 리더.
교실에서 사진을 찍었을때, 우연히 뒤에 있는 히키가야가, 그리고 그의 주위에 유령이 당당하게 찍혀서 자력으로 유령이 사진에 찍힌다는걸 깨달은 소녀이다.
이후로 그녀는 몰래 히키가야를 촬영하고는 심령사진을 수집하여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상식을 갖추고 있으므로 유령 부분만 잘라내거나 교복이 찍히지 않도록 하여, 히키가야를 비롯한 급우에겐 눈금을 넣거나 가공을 하고 있지만.
 
"오늘도 좋은거 한 장 찍었네. 송식"
 
"절호조네, 미나미"
 
친구라고 할까, 패거리인 여자 둘이 말한다.
 
※하루카와 윳코는 문화제를 통해 그녀와 알게된 다른반 여자다.
 
"뭐, 그래. 방금전처럼 기습은 참아줬으면 하지만"
 
"그래서, 어떤게 찍혔어?"
 
"응? 이거이거"
 
사가미는 막 올린 블로그를 표시한 휴대폰을 건낸다.
거기에는 귀여운 여자애가 찍혀있었다.
단지 제목은.
 
제목 : 화장실에서 나온 하나코
 
"훔쳐들은한, 본인인 모양이야"
 
"아니…이것만으로는 모르는게…"
 
실제로 여자아이 유령은 그 밖에도 몇 번이나 찍어서 하나코라는데 설득력이 없었다.
참고로 그날밤, 도촬을 들켰던 하나코가 자택의 화장실에 출현하여 기습을 당해 실금한건 또 다른 이야기.
 
 
 
 
 
 
 
 
 
 
 
 
점심시간.
 
 
미우라 유미코는 책상에 엎어져있었다.
 
"아우~…"
 
"왜, 왜 그래 유미코…?"
 
"오늘은 여러모로 지쳤어~…
 학교에선 유령이랑 에비나한테 휘둘리지, 지금 집에 폭군이 있어서 맘이 안 편하지-…"
 
"폭군?"
 
"유우키라고 하는 사촌 남동생인데 초등학생이야… 얼마간 우리 집에서 맡게 됐는데. 이게 되게 응석쟁이에다 기가 세고 고집부려. 하지만 꽤 사람 잘 챙기고.
 정말이지 누굴 닮은건지"
 
『아니, 그거 틀림없이 유미코의 핏줄이야』
 
유이가하마와 에비나는 바로 동시에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애가 왜?"
 
"그 녀석이 말야, 달걀부침을 먹고 싶다고 하니까 만들어줬어.
 하지만 몇 번을 만들어도 맛없다고 퇴짜받아"
 
"헤에, 유미코는 요리할줄 아는구나"
 
"아니? 무리거든. 엄청 무리.
 하지만 그래도 달걀부침은 만드는것만이라면 간단하잖아, 보통"
 
"뭐, 그렇지"
 
"…그렇구나, 간단하구나…"
 
혼자 침울해하는 유이가하마를 그녀의 터무니 없는 요리기술을 모르는 미우라와 에비나는 이상한걸 보는 눈은로 봤다.
 
"뭐, 이대로 얕보여지는것도 뭐하잖아?
 분하고 고집 부려서라도 맛있다고 말하게 만들고 싶어.
 그러니까 에비나, 유이. 오늘 집에 와서 도와줄래?"
 
에비나는 그렇다치고 유령마저 물리는 실력인 유이가하마에게 무모한 부탁을 하는 미우라.
고스트 헌터 쿠킹으로 사촌동생을 죽일 생각인가.
그렇다고는 해도 유이가하마는 자신의 요리는 이전의 쿠키 사건으로 싫을만큼 엄청난 취급을 받아서 알게 되었으므로, 만들어서 먹일 생각은 없었다.
다시 보게 만들고 싶은 히키가야랑 유령과 유키노시타 말고는.
그런고로 사실상 미우라의 부탁은 에비나에게 걸려있는거지만.
 
"미안해 유미코. 나 오늘 동인 서클 모임이 있어"
 
희망이 박살난 순간이었다.
 
"그럼 유이, 도와줘"
 
"음~, 그치만 나로선…아 그치!
 이럴때일수록 믿음직스런 사람이 있어!"
 
"어? 누구?"
 
"유키농! 이런 부탁을 이루어줄때까지 돕는게 부활동 일이구!"
 
이후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와 연락을 해서 방과후에 미우라의 집에서 요리교실을 열게 된다.
단, 미우라의 희망으로 히키가야는 사양하는 형태로.
어쩔 수 없으므로 그에겐 오늘 부활동 중지를 고하고 귀가의 허가를 내주니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방과후 교무실에서.
오늘 부활동에 대해서 유키노시타는 고문인 히라츠카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그 보고를 대량의 시말서와 반성문과 페널티 일을 해내면서 듣고 있었다.
 
"그런고로 오늘 부활동은 여자끼리, 의뢰인의 집에서 활동을 하게 됐어요"
 
"그런가. 뭐, 의뢰인의 의향이라면 히키가야는 어쩔 수 없군. 알았다, 허가하마"
 
"네. 그럼 실례합니다"
 
이렇게해서 유키노시타는 가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일에 쫓기고 있던 히라츠카는 문득 떠올린다.
 
"응? 뭔가 잊고 있는것 같은데…"
 
 
 
 
 
 
 
 
 
 
 
 
최종 하교 시각. 봉사부 부실에서.
 
"어째서냐… 어째서 오지 않는거냐, 본관의 파트너 히키가야 하치만이여…"
 
완전히 잊혀져, 폼잡은 탓에 바람에 날려 부실 안에 어질러진 원고용지를 툴툴거리면서도 모으는 손가락 없는 글러브를 끼고, 롱 코트를 입은 덩치 큰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실패였다.
미우라도 혀를 감을 정도의 실력인,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맛있는 달걀부침을 유키노시타는 만들어보이고, 그 지도 아래 미우라는 몇 번째의 도전으로 손색없는 요리를 만들어냈다.
꽤나 쉽게 유키노시타 급을 재현한 미우라에게 유이가하마는 혼자서 놀라고 있었다.
 
"유이가하마, 달걀부침 정도라면 이게 보통이야"
 
"유이, 부탁이니까 너는 더 이상 손대지마"
 
도울 생각으로 저지른 방해에 쫓겨나서 침울해하며, 초등학생인 유우키에게 동정받고 있던 유이가하마였다.
그건 둘째치고, 그 달걀부침을 먹은 유우키는 "맛있지만 달라, 먹고 싶은건 이게 아니야"라고 말한다.
여기서 겨우 유우키가 먹고 싶은 달걀부침이 있다고, 단순히 맛있는 달걀부침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차이점을 셋은 깨달았다.
그 후에 봉사부 여자 둘은 미우라에게 유우키의 상황을 들었다.
어머니가 출산으로 입원중이고, 그 사이에 아버지가 사고로 불행한 일을 겪었다고.
어머니의 얘기를 듣는게 이르다고 생각했는지 이미 면회시간을 지나있고, 얘기를 들으러 간다고 해도 내일은 방과후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가능한 빨리 달걀부침 정도의 응석 정도를 들어주고 싶은 그녀들은, 어쩌면 아직 있을지도 모를 아버지에게 얘기를 듣기 위해 히키가야를 끌고오기를 결의한다.
 
다음날 아침, 아침바람부터 히키가야를 붙잡은 여자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얘기한다.
이야기를 이해한 히키가야는 미우라의 뒤를 보고.
 
"…아마 그 아버지라는건 거기 있는 사람이군.
 아까부터 너한테 호소하고 있어"
 
"어? 이모부 있어?"
 
아버지에게 쉽게 얘기를 들은 일동은 유우키가 바라던 달걀부침이란느건 아버지가 만든 달걀부침이라는걸 알게 된다.
그 후에 방과후에 가정과실을 빌려서 아버지 유령에게 레시피를 히키가야를 통해서 듣고 미우라가 재현.
다른 두 사…유키노시타는 그 서포트를 했다.
유이가하마는 일절 손을 대는걸 금지당해서 견학이다. 부실 구석에서 웅크려 앉아 바닥에 のの 글자를 쓰고 있었다.
전날에 유키노시타에게 달걀부침 지도를 받은 미우란느 금방 재현할 수 있게 됐다.
고양의 기돌르 해서 맛보게 한 결과, 보증을 받았으므로 틀림없다.
아버지한테 『언제네가 유우키가 스스로 만들 수 있을때까지 계속해줬으면 좋겠어』라는 전언에 미우라는 얼굴을 돌리고 살짝 울었다.
 
그 후에 미우라의 집에서 완전 재현한 아버지의 달걀부침을 먹은 유우키도,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긴장이 풀려서 펑펑 울었다.
 
 
 
 
 
 
 
 
 
 
 
 
참고로 이틀 연속으로 기다리고 있던 방치된 덩치 큰 남자는 부실에서 혼자 울었다.
 
 
 
 
 
 
 
 
 
 
 
 
 
 
다음날 점심시간.
히키가야는 베스트 플레이스로 향하려고 일어섰을때, 미우라에게 붙들렸다.
 
"잠깐 기다려, 히키오"
 
"…뭔데?"
 
"이거 갖고 가. 어제 답례거든"
 
상당히 큰 도시락 상자를 건내받았다.
 
"많지 않냐? 이거 가족용이잖아"
 
"너만 먹는거 아니거든, 네 주위에 늘 같이 있는 녀석들 몫도 만드는 김에 만들었어. 통은 안 씻어도 되니까 방과후에 돌려줘, 그럼"
 
부끄럼 감추기인지, 살짝 얼굴을 붉힌 미우라가 잽싸게 등을 돌리고 그룹으로 돌아갔다.
 
베스트 플레이스에서 도시락통을 여니, 전부 빼곡하게 달걀부침이 채워져 있어서 순간 놀랬지만.
자세히 보니 달걀부침은 두 종류였다.
전날 유우키의 아버지에게 이어받은 달걀부침은 안다.
다른 하나는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듣는한 아마 유키노시타에게 배운 달걀부침이다.
 
"…교대로 먹으면 질리지 않으려나…"
 
기도를 해서 공양하고, 유령 모두에게 나눠준 후에,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먹어치운 히키가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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