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04
 
 
 
 
 
 
"그래서 유이가하마, 히라츠카 선생님의 소개라고 하는건"
 
"아, 유키노시타, 나 알고 있구나"
 
자기소개도 아직인데 이름을 듣고 기쁘다는듯이 눈을 반짝이는 유이가하마.
히키가야는 『그거 내가 말하면 문답무용으로 스토커 취급 당해서 신고당하겠지…』라며 몰래 눈을 썩히고 있었다.
그런 순간 가로지른 심정을 뿌리치며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대화에 섞인다.
 
"전교생 다 기억하고 있는거 아냐?"
 
"아니, 너는 몰랐어"
 
"거짓말!?"
 
유키노시타가 히키가야를 모른다고 말한데 놀라는 유이가하마.
 
"왜 네가 놀라는거니"
 
"그치만 힛키는 초 유명인이야! 주로 유령관계로"
 
"그렇겠지. 하지만 나는 흥미없으니까"
 
"그렇습니까, 그렇습니까"
 
"왠지 즐거워보이는 부활동이네!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어디에 있어?"
 
"……하?"
 
"유이가하마, 이 부활동은 지금 부원은 두…한 사람과 한 마리야"
 
"어이 짜샤. 남을 동물 취급하지마"
 
"안심하렴? 벌레가야, 동물은 아니니까"
 
"벌레 취급이냐…정정해서 악화하면 어떡하려고"
 
"어머? 너의"
 
웃는 얼굴로 더 까려던 유키노시타였지만.
 
『유 갓 메일』
 
"………………………"
 
타이밍상으로 불길한 예감밖에 느끼지 않는 유키노시타.
조심조심 휴대폰을 꺼내들자 아무 조작도 하지 않았는데 메일 어플이 열린다.
제목없음, 이라는 4 숫자가 나열된 주소록에, 게다가 미미가 보통 .com인데 『.ryounggae』이며, 사진이 하나 첨부되어 있다.
…나란히 서있는 투명한 아이들이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 아래에 쓰여진 본문은
 
 
 
 
 
『이 이상은 용서 안해』
 
 
 
 
 
 
유키노시타는 메일을 삭제하고 휴대폰을 살짝 닫고 웃는 얼굴로 돌아본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부원은 우리 뿐이야, 유이가하마"
 
"무슨 일이 있던거야 유키노시타!?"
 
"그보다 어째서 한명 더 있다고 생각한거니?"
 
"넘어가버렸다…그게 말야, 노크했더니 문이 멋대로 열렸으니까"
 
"……………………그건……"
 
"그건 저 사람이야"
 
히키가야는 문을 가리킨다.
물론 아무도 없다. 보이는건.
 
"지금도 아직 저기에 있어"
 
그걸 대답하듯이 문이 살짝 열리고는 닫히기를 반복했다.
 
"아하하…어음…고마워…"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유이가하마였다.
 
 
 
 
 
 
 
 
 
 
 
 
장소를 가정과실로 이동.
여자 둘은 에이프런을 입었다.
유이가하마의 의뢰는 신경쓰이는 이성에게 수제 쿠키를 건내고 싶다는 것.
하지만 자신이 없으니까 도와주길 바란다는 것.
 
"그런건 친구한테 부탁해"
 
"그치만 그게, 별로 알려지고 싶진 않구…이런 진심같은 분위기는 맞지 않구"
 
"그렇습니까…"
 
"그리고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이 부는 학생의 소원을 들어주는거지"
 
"아니, 봉사부는 어디까지나 도와줄 뿐이야.
 굶주린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줘서 자립을 촉구하는거야"
 
"…왠지 대단하네"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는데?"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끌려온 히키가야는 끼어들었다.
 
"맛보기를 하고 감상을 들려주면 돼"
 
그래서 유이가하마가 혼자서 만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걸까…"
 
새까맣게 탄 쿠키? 같은것의 완성에 머리를 굴리는 유키노시타.
히키가야도 그걸 하나 집어들고 빤히 쳐다본다.
 
"홈센터에서 파는 목탄같군. 아니 독인가. 죄다 식겁하고 있어"
 
"어디가 독이야!"
 
"그보다, 역시 따라왔구나…"
 
마음을 도로 먹고 다시 도전.
 
"자, 어떻게 개선할지 생각하자"
 
그걸 듣고 히키가야가 손을 들어 제안한다.
 
"유이가하마가 두번다신 요리를 하지 않는것"
 
"그걸로 해결하는구나!?"
 
"히키가야, 그건 마지막 수단이야"
 
"유효하구나!?"
 
그 후에 이래저래하여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는 조금 알았다는듯이 느낌을 받으며 유키노시타가 견본을 보여주면서 만들게 됐다.
그리고 완성한것이.
 
"전혀 달라…"
 
기제품이라고 해도 지장없는 완성을 보인 유키노시타에 비해 아까보다는 나아진 유이가하마.
 
"흠, 맛있군…"
 
물론 유키노시타가 만든걸 먹으면서 히키가야는 감상을 말한다.
 
"유키노시타, 이거 애들한테도 먹여줘도 돼?"
 
"하?"
 
"애들이라니, 유령 아이들?"
 
"어. 그거 말고 있냐?"
 
"…먹을 수 있어? 딱히 상관없긴 한데"
 
당연한 의문을 묻는 유키노시타.
 
"수순은 필요하지만. 그럼"
 
히키가야는 눈을 감고 접시에 올려진 쿠키에 손을 합장했다.
 
"이렇게 기도해서 공양하는거야.
 그러면 공물에 영자가 깃들어서 영혼들도 먹을 수 있게 돼.
 그저 먹는건 어디까지나 깃든 영자, 공물은 남아"
 
"수상쩍네"
 
"시끄러.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아. 정말이야. 다들 맛있게 먹고 있어"
 
유이가하마는 휴대폰을 동영상모드로 바꾸어 접시 쪽을 찍으니 아이들이 미소지으며 맛있다는 듯이 먹고있는게 보였다.
유키노시타도 접시 쪽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니 지금까지같은 불길한 심령사진이 아닌, 언뜻보면 극히 평범한 초등학교의 일막같은 아이들이 찍혀있었다.
자세히 보면 좀 비쳐보이지만.
 
『유 갓 메일』
 
유키노시타의 휴대폰에 다시 영혼 아이들로부터 메일이 왔다.
아까전에 본 메일과 똑같이 사진 한 장과 짧은 한 마디가 쓰여있었다.
웃는 얼굴의 아이들, 그리고 『맛있는 과자 고마워, 언니』라고.
 
"따, 딱히 너희들을 위해 만든건…"
 
수줍어서 당혹해하는 유키노시타였다.
 
"헤에, 기도를 하면 유령 아이들도 먹을 수 있구나. 나도 해볼래"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아까전에…뭘 생각한건지 탄소덩어리를 공양했다.
 
"앗, 잠깐잠깐잠깐!!"
 
히키가야는 제지하지만 이미 늦어서 목탄 쿠키? 는 공양물로 변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도 분별이 가서 손을 대지 않았다.
두려운듯이 목탄 쿠키를 꺼려하며 창백해졌다.
최연소 여자애는 지금 당장이라도 울것 같았다.
 
"쫌!? 유령 애들까지 그런 반응이야!?"
 
동영상 모드로 리얼 타임으로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있던 유이가하마는 평범하게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인데 충격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애 한 명이 전율의 표정을 지으면서도 목탄 쿠키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도전 정신이 왕성한 아이다.
 
"그, 그만해, 무리 안 해도 돼"
 
히키가야가 제지하는것도 뿌리치고 그 아이는 목탄 쿠키를 들고 입에 넣었다.
그러자 목을 부여잡고 켈록거리며 얼굴이 새빨개진 후에 단번에 창백해지고.
그리고 꽈당 쓰러졌다.
 
"괜찮냐, 정신차려어어어어어어어!!!"
 
쓰러진 아이를 안아들고 부르는 히키가야.
다른 애들도 그런 모습을 보고 목탄으로부터 있는 힘껏 멀리 피난했다.
쓰러진 아이는 히키가야의 옷깃을 미약하게 잡고 무언가를 전한다.
 
"어? 죽는다고? 이미 죽었잖아!? 정신 차려, 이 이상 상태는 악화하지 않아!! 아아아아, 사라지지마아아아아아아!!"
 
"뭐야 이거…그 정도야? 내가 만든 쿠키……"
 

자기가 만든 쿠키의 취급이 심하다는데 녹초가 되는 유이가하마.
그런 그녀에게 유키노시타가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유이가하마, 그 쿠키 받아도 되겠니"
 
"어? 유키농 먹어줄거야?"
 
"아니, 설마. 그걸 놔두면 유령들도 오지 않을거잖아?"
 
"내 쿠키는 제마효과야!!??"
 
방충제가 아닌 방령제 취급으로 수요가 있었다.
 
결국은 내가 잘 유도해서 사춘기 남자의 단순함을 이용한다는 것을 하여, 유이가하마 자신의 페이스로 간다는걸로 결론을 지었다.
참고로 제마 쿠키를 먹은 남자애는 어떻게든 고비를 넘겨서 소멸하지 않고 끝났다.
 
 
 
 
다음날 부활동.
유키노시타는 수제 과자로 유령 아이들에게 환심을 사서 자기방위.
…역시 제마 쿠키는 소유자인 유이가하마가 거부했다.
여전히 부실 이곳저곳에서 기척이 나지만 역시 4일째가 되니 조금 익숙해져서 차분하게 독서의 여유 정도는 생겼다.
히키가야는 여전히 아이들의 영혼과 놀고 있다.
사진을 찍어보지만 그 대부분이 여자 초등학생이며, 살아있으면 신고감이라고 유키노시타는 생각했다.
 
똑똑. 드르륵.
 
특별히 대화도 없이 시간이 지나고 있으니, 문이 노크되었다.
 
"와, 또. …어음, 고마워"
 
또 친절한 문유령이 열어준거겠지.
또 찾아온 유이가하마는 다소 경직된 미소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얏하로-! 유키농! 그리고 힛키!"
 
"…어"
 
"안녕, 무슨 용건이니"
 
"…어라? 별로 환영받지 않네?"
 
텐션의 차이에 뭔가 아닌 분위기를 느낀 유이가하마였다.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에게 다가가서 작은 꾸러미를 내밀었다.
 
"그래서 말야, 유키농. 어제 그 후에 집에서 한번 더 해봤어! 이거 줄게!
 이야-, 해보니까 재미있네!"
 
내밀어진 꿀머ㅣ 속에는  타버린 목탄.
훌륭하게 가르쳐준것은 리셋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유령들도 갑자기 나타난 제령 상품에 피난.
 
"아니 저기…이건 먹을 수 있는게 아니잖니?
 죽은 사람들도 먹을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유키농은 기분 나쁘니까 그만둬주겠니…"
 
"유키노시타, 호칭을 받아들여랴.
 애들도 마음에 들었는지 유키농 언니야 유키농 언니야라고 즐겁게 부르고 있어"
 
"네 입으로 유키농이라고 말하지 말아줄래? 소름끼쳐"
 
"아, 유령 애들한테는 이거야.
 시판 과자야, 안심해"
 
다른 꾸러미를 꺼내어 손을 합장하여 공양을 했다.
시판이라고 듣고 아이들도 안심하고 손을 댔다.
…유이 언니야 고마워라고 아이들은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하는 점에서 아이 영혼들은 순식간에 따르게 된 모양이다.
 
"…나도 가능하면 그쪽이 좋았어…"
 
풀썩 어깨를 떨구며 눈 앞의 목탄에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유키노시타.
힘내서 처리해달라고 히키가야는 마음속으로 남일처럼 응원했다.
하지만 물론 그걸로는 끝나지 않는다.
유이가하마는 히키가야를 불러서 꾸러미를 던졌다.
…물론 내용물은 목탄 쿠키의 완성이다.
게다가 크기가 컸다.
 
"힛키도 일단 도와줬으니까, 일단 답례"
 
"……………………"
 
어찌 못하려나 생각하고 있으니 손에 든 제령 상품에 아이들은 멀리 도망갔다.
처음으로 유령이 자신에게 떨어진 순간이었다.
바라옵길, 내일은 이 몸 속에서 맞이할 수 있도록, 유령이 되지 않도록 각오를 하며 그걸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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