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남국 리조트는 잘못됐다. 11일째 유키농vs유미코
 
 
 
 
 
 
양치질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온천탐색 출발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늘 챙기는 야삽과 헌팅 나이프군. 어떤 야생생물이 있을지 모르니 무장은 빼먹을 수 없다. 라고해도 이전처럼 멧돼지같은 녀석이 나타나면 솔직히 위안밖에 되지 않지만, 뭐 그래도 맨손보다는 낫다.
귀가가 늦어지는것도 고려해서 군용 플래쉬 라이트도 필수다. 실제로 해가 저물고나서 이동은 가능한 피하고 싶지만 내 예상으로는 언덕을 지나가 터널만 존재한다면 일몰까지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돌아왔을때 조사결과를 보여주고 싶으니까, 토베의 디지털 LDSL 카메라도 갖고 가는 편이 좋겠지. 망원 렌즈가 달려있으니까 멀리서 뭔가를 관찰하는데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남은건, 만일을 위해서지만 오전에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하루노 씨가 만들어준 야자나무 열매의 로프 중에서 10m 정도의 로프를 끊어내서 탐색에 갖고 가기로 한다.
뭐, 로프의 출현이 있는 시점에서 그건 예정에서 벗어난 이레귤러가 일어난다는 것이라서, 그건 꽤 문제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준비해두면 걱정이 없다는 거지.
마지막으로 마실 물이군. 페트병에 물을 담아서 짐에 넣어둔다.
 
참고로 히라츠카 선생님과 하루노 씨는 오전 일은 물레를 사용해 로프 만들기가 담당이었지만 처음 1시간 정도로 여러 시행착오를 한 결과, 사용법을 완전히 마스터한 모양이다.
원래 히라츠카 선생님은 로프 만드는 법이나 다루는 법은 숙지하고 있는 모양이었고, 하루노 씨는 보다시피 시키면 대개는 다 잘하는 사람이니까.
물레의 사용법으로 막혀있던건 처음뿐이라, 사용법을 이해한 후에는 야자열매의 섬유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일을 하던 채집조 3명의 작업이 쫓아가지 못하게 될 정도였던 모양이다.
결국 오전중 약 4시간만에 가늘은 로프이긴 하지만 재고로 헛간에 쌓아둔 야자나무 열매의 섬유의 뭉치를 대충 1/3정도 사용해서 일단 50m 정도의 로프를 둘은 만들어냈다.
정말로 대단한 생산성이야.
 
자, 이번 탐색도 예정은 오늘내 귀가고, 이걸로 괜찮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이쿠. 중요한걸 깜빡했다.
짐을 정리해서 밖으로 나와, 토끼를 기르고 있는 공간으로 이동해서 상자 등을 치워서 토끼를 붙잡는다. 그리고 로프로 토끼의 목과 몸을 가볍게 묶고 개의 목줄상태로 만들었다.
 
"하치만, 토끼에게 뭐하는거야?"
 
루미루미가 내가 하고 있는걸 깨닫고 질문을 했다.
 
"……. 뭐, 이 녀석도 계속 여기에 박혀있기만 했으니까. 조금은 운동시키지 않으면 병에 걸릴지도 모르고 말야. 탐색가는 김에 풀을 먹이면서 살찌울 생각이야."
"흐응, 그렇구나…."
 
거기에 유이가 다가왔다.
 
"힛키, 토끼 강아지 목걸이 상태인데, 강아지 산책 가는거 아닌데?"
"괜찮아. 뭐, 여러모로 생각이 있어서 한거야."
"긍가. 뭐, 힛키가 그런거라면……."
"그보다, 나는 대충 준비는 끝났는데, 너 준비는 됐어?"
"에헤헤, 나는 딱히 짐은 없으니까. 그보다 날붙이도 별로 쓰지 못하구."
 
거기에 유키노가 다가왔다.
 
"히키가야, 이제 출발할 생각이니?"
"그렇군. 뭐, 슬슬 출발해야겠지."
 
유키노는 내가 묶어매고 있는 토끼로 시선을 옮기면서 얘기를 계속했다.
 
"묻고 싶은게 있는데, 우리가 갖고갈 짐에 대해서 뭔가 조언은 있니? 나이프 등의 도구류나 물은 각자 갖고 있는 모양인데."
"짐이라…그렇군…. 뭐, 메인은 온천이지만 강을 건넌 너머는 완전히 미지의 장소니까. 어쩌면 뭔가 수확이 있을지도 몰라."
"그렇구나. 그렇다고 해도 큰 기대는 금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오늘은 회수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농촌부 짐두는 곳에 감자 캐다 남은게 아직 있는 상태잖아? 돌아갈때 그걸 회수할 수 있으면 해두고 싶고, 오늘 탐색할 곳에서 뭔가 과실을 손에 넣을지도 몰라. 일단 수확물을 넣기 위한 상자를 몇 개정도 들고 가는 편이 좋을지도."
"알았어. 준비할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줘."
 
유키노는 상자를 가질러 부엌으로 들어간다. 유키노를 제외한 멤버는 대충 집 밖에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상태였다.
유키노가 상자 몇 개를 꺼내온걸 확인한 후, 나는 출발 소리를 했다.
 
"그럼 슬슬 가볼까."
 
 
 
 
 
 
 
 
 
집에서 출발해서 걸어가니, 금방 팀은 지금 상황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구도가 됐다.
하루노 씨와 미우라가 선행해서 걸어간다. 조금 뒤로 유키노와 유이. 그리고 최후미를 나와 에비나가 따라가는 형태가 됐다.
소부 고등학교 시절의 구성이라면 나, 유키노, 하루노 씨와 미우라, 에비나 유이가 같은 조고, 유이가 모두의 연결부가 된다는 요역이었지만, 고작 10일 정도만에 이렇게까지 인간관계가 변화해버릴줄이야.
 
최후미를 천천히 걷고 있으니 하루노 씨와 미우라가 얘기를 하면서 걸어가는게 보인다. 같은 헌팅조라고는 해도 저 둘의 접점은 그리 없다. 이 타이밍이라는건 어젯밤도 있으니 하루노 씨가 어시스트해준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런 느낌으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에비나가 말을 걸어왔다. 에비나와 둘이서 얘기하는건 원래부터 그리 없었지만 이 섬에 오고나서는 실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있잖아 히키타니."
"음? 왜?"
"이 팀의 구성은, 역시 그런거지?"
"……그런거?"
"시치미떼지 않아도 알아. 사키사키랑 이로하를 제쳐두고 내가 여기에 뽑였다는 의미 정도는 말야."
 
역시 이 사람은 상황을 잘 보고 있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눈치채는 능력도 높군.
 
"…그런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는 신간선때, 이대로 졸업까지 잘 간다고 생각했는데에…. 어설펐네에. 설마,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고."
"뭐, 그렇겠지."
"하지만 말야, 이 섬에 오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선 언젠간 이런 때가 온다고 각오도 하고 있었어. 이번에는 수학여행이 문제가 됐지만, 아마 조만간 같은 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해. 이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가 여러가지 얘기를 속을 털어놓고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뭐, 에비나는 본심을 기본적으로 거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니까. 그 부분은 언젠가 문제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네. 목숨을 맡기고 맡고, 그런 아슬아슬한 사상이 너무 많으니까, 여긴. 일본에 있을때처럼 표면상의 관계로는 누구도 목숨을 맡기는건 어려울거 아냐."
"그러게. 하지만 나나 하야토가 가장 힘들거야. 속을 털어놓고 진심을 얘기하는건 말야."
"뭐, 누구도 남에게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산더미만큼 있는게 보통이니까. 딱히 나쁜 일은 아니야. 오히려 인간관계가 원만하게 돌아가니까 추장까지 하지. 이번 상황은 그저 단순히 운이 나빴다는것 뿐이지만."
 
에비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상황이랑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을 알고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거니까. 정보수집인가, 상담 혹은 나에게 무언가의 액션을 해줬으면 바라는건지, 그 부분을 알아낼 필요가 있군.
 
"나는 남이랑 제대로 마주보고 싶지 않아. 무서우니까. 하지만, 남의 진지한 마음을 마주보지 못하는 나는, 객관적으로 봐도 역시 정말로 썩었다고 스스로도 생각해."
"뭐, 부정은 하지 않아. 실제로 토베건에 관해서는 토베와 제대로 마주보는것 마저도 부정했으니까."
"나 개인의 자아가 드러나버렸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룹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지 않았어. 중학교 시절과 달리, 굉장히 마음이 편한 곳이었으니까, 그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고 싶었어. 그러니까, 나로서는 토벳치만 고백해오지 않았다면, 하고 생각했어."
"과연. 그러니까 현재상황 유지가 최우선인 하야마와 이해일치했다는거군."
"응, 히키타니가 토벳치의 고백을 얼렁뚱땅으로 만들어줬지만 만약 그게 되짚어지게 되는 일이 있어도 그런 상황은 하야토가 어떻게든 해준다는걸 기대하고 있었어."
"과연. 하지만 이미 상황이 너무 다르니까."
"그러게. 내 본질은 확실하게 썩어있고, 내가 수학여행에서 한 짓은 어떻게 해도 지울 수 없고, 이렇게 된 이상은 변명을 할 생각도 없어."
"그런가…."
 
뭐, 실제로 지나가버린 일이고 그 일 자체는 이제와서 상관없겠지. 문제는 앞으로 어떡할까? 라는 이야기니까.
나는 한숨을 쉬고 물어봐야할 의문을 물어본다.
 
"저기, 하나 물어봐도 돼? 하야마나 토베라는 남자는 둘째치고, 너는 미우라나 유이는 싫어해? 신뢰할 수 없어?"
"……으응, 싫어하지 않아. 그보다는 좋아해. 유미코는 잘 돌봐주는 성격이라 나를 잘 챙겨주지만,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은 제대로 이해해주고, 유이는 애시당초 근본이 착한애라서 싫어할 수 없는 애구."
 
거기서 에비나의 말은 끊긴다. 나는 무언으로 에비나의 말을 기다린다.
 
"하지만, 완전히 믿는건 무리…. 두 사람이 진지하게 감정을 부딪쳐온다면, 마주보는게 무서워."
 
무리, 그리고 무섭다…라.
나의 설득이 이제와서 의미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말을 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남을 신용하지 않는걸로 정평이 있는 내가 말하는것도 뭐하지만, 토베랑 비교하면 유이도 미우라도 진지하게 마주볼 가치는 있는 녀석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마주본 결과, 상상도 못한 식으로 둘의 감정이 변화하는것도 있을 수 있잖아? 지금은 말야, 내가 아무 의사표시도 하지 않고, 남자와 사귀고 싶다는 분위기를 내지 않으니까 적도 아군도 되지 않는것 뿐이야."
"……."
"커플이 생기면 말야, 반드시 주위의 인간관계에 변화가 일어나잖아?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1조의 커플 뒤로는 울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 일도 있고."
"그렇군. 뭐, 그런 일은 있겠지."
"우는 사람들 속에는 말야, 될대로 되라며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은 주위 인간을 가리지 않고 휘감아서 불행하게 만들어."
 
이건 아마 에비나의 과거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에비나가 어떤 입장에서 어떤 경위를 겪었는지는 읽을 수 없다.
 
"잘 모른다는 표정을 짓고 있네. 예를 들면, 만약 내가 하야토나 히키타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으응……그거라면 아직 괜찮으려나…. 만약, 하야토나 히키타니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면?"
"……."
"교토에서 히키타니가 나한테 거짓 고백을 했을때, 유이는 어땠어? 만약, 그게 거짓 고백이 아니라 진짜 고백이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거라고 생각해?"
 
과연.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다는건가. 역시 BL 좋아한다는 캐릭터는 취미도 있겠지만 남자를 피하는 실익도 상당히 있다는거로군.
하지만 현실에 하야마나 내가 에비나를 좋아하게 된다는게 아니다. 그건 실제로 그렇게 되고나서 생각하면 좋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과거가 어떻든 간에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내 표정에서 생각을 읽은건지 에비나가 추격해온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나서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그건 말야, 실제로 그렇게 된 경험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소리야."
 
에비나는 말이없는 상태다. 아무튼 상상해보라는 소린가….
나는 실제로 하야마가 에비나에게 고백한 경우와, 내가 에비나에게 고백한 경우를 상정하고, 미우라나 유이가 어던 반응을 할지 상상을 해봤다.
 
교제가 길고 두터운 만큼 유이는 비교적 상상하기 쉽다.
수학여행때, 그 죽림에서 유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고백이 진짜라서 나와 에비나가 사귀게 됐다면…, 역시 유이는 우리하고는 거리를 둘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은 상대가 친구인 에비나이므로 유이는 자신을 억눌러서 일단은 축복할 가능성도 있는게 아닐까 하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는것도 유이와 유키노는 둘 모두 일본에 있었을 무렵부터 나를 좋아해서 서로가 나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대로 일본에 있었을 경우,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면 남겨진 쪽은 확실하게 눈물을 삼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건 역시 의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이가 나를 빼앗긴 화풀이?
으음, 그건 아마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뭐, 인간은 몰리게 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건 확실히 그렇지만, 그래도 유이는 그런 짓을 할만한 여자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미우라의 경우엔 어떨까?
확실히 화를 낼거라고 생각하지만 하야마가 진지하게 에비나를 선택했다는걸 알면 그건 그걸로 받아주지 않을까?
하야마에게 선택받지 못했다고 해서 에비나를 괴롭힐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미우라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여왕으로서 자각이 있고, 그러한 여자를 깔보는 짓은 하지 않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뭐, 모두 다 나의 멋대로 된 분석이며 말해보자면 강요다. 유이도 미우라도 인간이고, 어떤 반응을 할지 보증은 없다.
하지만 그런데 소원한 나마저도 이런 예상을 하니까 에비나라면 유이나 미우라가 어떤 대응을 할지는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에비나는 내 표정에서 생각하고 있던걸 추측한건지 말을 거듭해왔다.
 
"히키타니, 너라면 조금은 알아줄거라 생각하지만, 인간은 우정이나 애정의 연장선상에서 예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게 있어. 그럴때는 누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게 되니까 정말로 무서워. 그런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남녀의 연애사정이잖아? 내가 거기에 휘말리는건 절대로 피하고 싶어. 이젠 두번 다신 그런 끔찍한 일은 겪고 싶지 않으니까."
"……."
"얼마전의 히키타니라면 분명 알텐데? 자신의 마음이 연애감정에 자극받아서 멋대로 움직인것도 포함해, 그런 일에 말려드는건 애시당초 귀찮다는 감정."
 
나에게도 기억에 있는  생각이다. 그리고 에비나의 말은, 마치 하야마가 하는 말이었다. 그건 마라톤 대회때였을까. 에비나에게 지적받고 생각한 일이지만, 나와 하야마는 조금 닮은 부분이 있는걸지도 모른다.
 
"자신을 제쳐두고 똑바로 말하다니, 심한 소리구만. 그럼 리얼충 그룹에 안 들어가면 되지."
"확실히 그렇지만…. 하지만 유미코도 유이도 평소엔 악의가 없는 착한애들인걸. 권유받은면 거절할 수 없고, 말을 걸었을때 연애사정만 조심하면 고등학교에서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희미한 기대도 했었고 말이야."
 
뭐, 그야 누구든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면 거기에 그런대로 기대를 품는건 당연하지. 주장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그거라면, 번거롭다는 말은 아니겠지….
 
"단순한 트레이드 오프의 문제군. 젊은 미혼의 남녀가 뒤섞인 안간관계가 그런대로 안정하고 양호하다면 자연히 그런 연애사정 위험도 늘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하는데."
"히키타니의 지ㅜ장은 정론이야. 하지만, 나는 너처럼 강하지 않아. 결국 하야토나 유미코가 있지 않으면 쾌적한 환경을 만들 힘이 없는걸. 치사하게 살아가는게 내가 살아가기 위한 지혜야."
"하지만 그런 치사한 점을 간파당한 이상, 해야할 대처를 해야하겠지. 그걸 번거롭다면서 피하는건 아무리 그래도 인간성에 문제 있다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근성이 썩었다는 이야기라면, 제대로 자각하고 있어."
"네 성격은 지금은 아무래도 좋잖냐. 아무튼 이렇게 된 이상, 모르는척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걸로 하려는건 해결책이라고는 못 해."
"잘 말하네. 자기도 유이의 마음을 그렇게나 움직였으면서, 한번은 모든걸 없었던일로 하려고 했던 주제에."
"……. 뭐, 확실히 나도 남말을 못할 행동을 했던 자각은 있어. 그러니까 이 섬에선 이렇게 그런대로 마주보고 있잖냐."
"흐응, 히키타니도 조금씩 변하고 있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에비나와 얘기를 하고 있으면 그 내면이 나와 많이 닮아있다는걸 알 수 있다. 마치 자신과 신문답을 하는 기분이 든다. "뭐야 이거, 성가시네, 진짜로 짜증나 이 녀석." 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뭐, 나 자신이 코마치에게 들은걸 그대로 너한테 해주마. 이미 늦었어, 포기해. 그런대로 강한 인연을 가진 인간관계를 만들어버린 이상, 뭘 해도 상처입는게 당연한 모양이다. 그러니까 있는 힘껏, 고통이 적은 방법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지 않냐?"
"……."
 
에비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이 기회니 더욱 추격해도 벌은 받지 않겠지.
 
"뭐, 외톨이 왕인 내가 말하자면 말이다, 이전의 나라도 못 했던 '모든걸 없었던 일로'라는걸 그런대로 리얼충이었던 네가 실현시킬 수 있을리가 없지."
"……역시 히키타니의 말에는 가시가 포함되어 있네. 그러면 중학교와 달리, 실제로 쾌적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으니까 그걸로 좋다고 하는수밖에 없을지도."
 
역시 에비나는 미우라나 유이를 잘못 보고 있군.
하야마랑 미우라와 유이가 있는 집단에 귀속해서 자못 쾌적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을 것이다. 에비나는 자신의 본성을 감추었다고는 해도 그룹으로서 그런대로 제대로 기능하고 있었고, 미우라도 유이도 에비나의 근본적인 성격 부분까지 파고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비나 자신은 자신의 성격 부분을 규탄당한다고 예상하고 있을테고.
 
"이렇게 된 이상, 언제 잘려나가도 나는 불평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니까."
 
뭐, 아무튼 각오완료라는건가…. 과연, 확고하다. 거꾸로 말하자면 언제라도 잘라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는건가.
이 각오는 아마 이 섬에 오고나서가 아니라, 훨씬 전부터 했을 각오겠군….
하루노 씨가 말했던대로다. 거기에 도달한 경위는 전혀 다르지만, 이사람의 내면은 나의 내면과 많이 닮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건, 유이나 미우라를 너무 우습게 봤다. 특히 유이는 "네가 신경쓰여"라고 말하게 한 여자라고….
 
"……. 결정하는건 내가 아니지만, 너는 그 둘을 너무 우습게 보는군. 자신을 제쳐두고 굳이 말하겠지만, 실컷 리얼충 생활을 만끽하면서 형편이 나빠지면 도망치다니, 그런게 허락될리 없잖아. 제대로 리얼충끼리 마주보고 제대로 결착을 지어서 처리하라고. 네가 희망하는 형태가 아니라, 유이나 미우라가 희망하는 형태로 말야."
"……아하하, 그거 엄청 부메랑이라고 생각하는데? 히키타니한테 만큼은 듣고 싶지 않아. 나도 나를 제쳐두고 말하지만, 유키노시타나 유이, 이로하랑 사키사키, 그리고 하루노 언니, 어떻게 결착을 지을 생각이야?
"……그걸 들으면 아프긴 하다만, 뭐, 없는 소매는 만질 수 없다는거지. 나라는 인간은 한 사람밖에 없으니까."
"우와-, 이 사람 정색빨았어…. 진짜로 최악이네."
 
에비나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시선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듯한 표정을 짓는다.
 
"흥, 뭐든 말해. 어쩔 수 없잖냐. 이놈이고 저놈이고 나를 내버리질 않으니까. 무슨 짓을 하더라도 평생 들러붙겠다고 선언하는 녀석조차 있다고."
"사랑받고 있구나. 히키타니."
"최종적으로 굽든 삶든 찔리든 맘대로 하면 돼. 하지만 뭐, 지금은 나는 됐잖아. 그보다도 너야. 너야말로, 그렇게 간단하게 편해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마라?"
"……각오해둘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밑준비는 했다. 남은건 유키노와 미우라의 방식에 따라서군.
 
 
 
 
 
 
 
 
 
히키가야가 에비나랑 대화하면서 걸어가고 있는걸 곁눈으로 미우라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뭐, 유키노가 스스로 힘내서 행동하는거 같으니까? 잘 하면 히키가야한테 포상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말이야?
조금 정도 어시스트 해줘야지.
 
"미우라, 같은 헌팅조니까 오늘도 잘 부탁해."
"…잘 부탁해요."
 
미우라,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게 노골적이게 경계하지 마. 나, 유키노하고 달리 전혀, 공격적이지 않다?
 
"생각해보니 둘이서 대화하는거 처음일지도. 바다에 들어갔을때는 히키가야랑 시즈카짱이 있었고."
"그렇, 네요."
"무사히 온천을 발견하면 좋겠네. 역시 우리도 여자애니까, 가능하면 늘 깨끗하게 씻어두고 싶으니까."
"나아는 아직 멀긴 하지만 생리가 시작되면 역시 위생면으로 냄새난다고 할까, 신경쓰이구."
"그렇지-, 아, 나는 하루노로 불러도 된다? 유키노시타라고 부르면 유키노랑 똑같아서 헷갈리니까."
"알겠어요. 하지만 경칭생략은 좀…. 선배 같으니까요. 하루노 선배라는걸로…."
 
순전히 친근하게 말을 걸어올거라 생각했는데? 어라? 꽤, 예상이랑 다르네.
 
"어랄라, 의외네. 미우라는 꽤나 그런거 제대로 챙기는 타입이구나. 중간중간에 경어가 섞이고 있고."
"연장자에게 경의를 보이라고 엄마가 시끄럽구. 하루노 선배는 유키노시타의 몇 살 위…인가요?"
"음-, 3살 일까. 마침 내가 졸업하는거랑 엇갈리게 미우라네가 입학했으니까."
"그렇네요."
"조금 물어보겠는데, 유키노의 취급 힘들지? 꽤 가시돋치니까."
 
노골적이게 얼굴을 찌푸리는 미우라. 뭐, 무리도 아니려나-.
 
"……처음에는 꽤…. 하는 말이 옳다는건 알겠지만."
"그치. 뭐, 하지만 저래보여도 상당히 부드러워진거야. 히키가야랑 가하마랑 만나고 나서 말야."
"히키오랑 유이를 만나고나서?"
"음-, 2학년 처음 무렵까지는 훨씬 가시 돋쳤으니까. 제대로 사람 사귀기를 할 수 있는 애가 아니였어."
"지금도 충분히 가시 돋치다고 생각하는데…."
 
미우라는 기막힌 얼굴로 말한다.
 
"아하하, 뭐, 정말로 미안해. 유키노, 저래보여도 꽤 착한 아이인데 말야. 뭐, 평범하게 대하면 모를거야. 하지만 히키가야 덕분에 아마, 앞으로 점점 알고 지내기 쉬운 애로 변해갈거라고 생각해. 유키노는 지금은 히키가야를 엄청나게 소중하게 생각하는것 같으니까."
"유키노시타가, 히키오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요?"
"의외야?"
"그치만, 유키노시타는 히키오를 이래저래 까고있으니까."
"아-, 확실히. 하지만 요즘은 매도도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히키가야의 앞에선 귀여운 여자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게 아닐까?"
"……. 좀 상상할 수 없는데요."
"그런가. 뭐, 작년 여름 정도까지 유키노는 자신이 만든 규칙으로 자신을 꽁꽁 옭아맸으니까. 그걸 히키가야가 풀어줘서 편하게 만들어줘서 그런게 아닐까. 지금은 자신을 바꿔준 히키가야를 정말 좋아해서 견딜 수 없는거야."
"히키오는 유키노시타를 그렇게 바꿀 수 있었…던건가요?"
"맞아-. 우리 부모님도, 언니인 나도, 어렸을때부터 교제가 있던 하야토도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 완고한 유키노를 바꿀 수 없었는데 말이야."
"역시 하야토랑 유키노시타는 특별한 관계였구나…."
"뭐, 특별하다고 하면 특별할까나-. 아-, 하지만 미우라가 신경쓸만한 관계가 아니야. 집안 끼리 교제가 있었으니까 어렸을때부터 사이 좋게 지낸것 뿐이니까. 하야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별개로 치고, 지금도 유키노는 하야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 부분을 나아가 좀 더 자세하게 들어도 되요?"
"미안해. 유키노가 하야토를 대하는 마음이나 뭐가 원인이 되어서 그렇게 된건지는 유키노에게 들어줬으면 해. 아마, 지금이라면 제대로 진지하게 부탁하면 유키노도 가르쳐줄거라고 생각한다구?"
"……그, 그럼 하루노 선배는, 하야토랑 어떤 관계…인가요?"
"나? …음-,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귀여운 동생 같은거려나-. 어렸을때는 자주 하야토'로' 놀았으니까."
"……. 연애대상이라는 의미로는…?"
"아하하, 그건 아냐아냐.  뭐, 하야토네 집안이랑 유키노시타 집안인  부모끼리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적어도 나는 하야토에게 그런 감정은 없어. 어느 시기까지는 하야토는 나에게 동경같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가요…."
"미우라는 하야토에게 집착했었지. 뭐, 그 아이는 외모도 좋고, 뭐든 못하는 일 없이 잘 하는 아이니까.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하는데? 히키가야한테는 절대로 이길 수 업서지만."
"……하야토가 히키오에게 이길 수 없어? 그건 아니잖아요?"
"그럴까? 이성으로서 본다면 하야토보다 히키가야 쪽이 단연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말야. 히키가야는 유키노처럼 완고한 특이한 사람마저도 마음을 녹여서 바꿀 수 있는 남자고 말야. 이건 남의 마음에 파고들지 않는 하야토에겐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야."
"……."
"조금 짐작이 가는게 아닐까…. 하지만 하야토에겐 하야토의 생각이나 방식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건……. 하루노 선배, 역시 여러가지로 알고 있으니까 지금 나아에게 이렇게 말해온건가요? 역시, 나아가 수학여행의 사실을 아라고 화났으니까, 유이랑 에비나를 신경쓰니까 그런거죠?"
"음-, 나 개인은 그 정도는 아니려나. 단순히 히키가야랑 유키노랑 가하마가 신경 쓰고 있으니까, 미우라하고 조금 얘기해보고 싶어진건 사실이지만."
"……."
"에비나하고는 거의 얘기한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만 가하마는 미우라가 화내는걸 상당히 걱정하고 있었어."
"……."
"내가 생각하건데, 미우라는 하야토의 사람됨을, 실은 어떤 인간인지를 알고 싶은거지?"
"…네."
"뭐, 본인에게 묻는게 순서에 맞겠지만 지금은 무리니까 유키노에게 들어보는게 좋지 않을까. 그 둘은 과거에 여러가지로 있었던건 확실하니까."
"……."
 
미우라는 잠시 생각에 잠긴것 같다. 뭐, 아마 이걸로 유키노랑 미우라가 한번은 제대로 대화를 할 기회가 생겼을 것이다.
 
남은건 유키노의 노력에 여하…려나.
잘 되면 히키가야한테 포상을 받아야지-.
 
 
 
 
 
 
 
 
 
걸어가고 있으니 길이 강과 나란히 하는 지점에 도착했다. 저번 일요일에 나와 유키노와 유이가 처음으로 일을 저질러버린 곳이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넓게 펼쳐진 공간에서 대낮부터 행위에 빠져버리다니,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해도 틀려먹었군.
그보다 있는대로 아오깡으로, 그것도 3P잖아. 아니, 마지막까진 안 했지만.
 
하지만 생각해보니 오리모토의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주장으로선 올바르군. 한다고 하더라도 할 곳이 없으니까.
그보다 어젯밤 유키노나 유이도 그렇고, 그 전에 하루노도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되어서, 그런 전개가 된다는게, 이후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건 확실하다.
아니, 내가 철벽의 이성을 발휘하면 된다는건 물론이지만, 지금까지 실적을 돌아보면 내 이성에 무언가를 기대해도 틀릴것 같다. 실제로 아침에 메구리 선배에게 콘돔을 준비받을 정도다. 그건 제 3자가 봐도 요즘 나는 풀어지게 보인다는거겠지.
애시당초 이 섬에는 남성은 나밖에 없다. 누구에게 있어서도 선택지는 나 뿐인 것이다. 이 사실을 생각하면 애시당초 어프로치를 피하는건 불가능한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을 피할 수 없는것이라면, 역시 최저한의 배려로서 남의 시선에 닿지 않도록 몰래 해두도록 해야하겠지. 뭐, 구체적인 안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노력으로도 현재로는 불가능하지만.
 
사고가 상당히 탈선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천천히 강가로 들어간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이 강을 건널 필요가 있다. 뭐, 비가 내린 탓에 강물은 늘어났지만 애시당초 여기는 얕은 곳이었다. 물이 늘어났다고 해도 크게 깊이는 깊어지지 않는다. 물살도 주의가 필요할 정도는 아닌것 같다.
나는 토끼를 안아들고, 천천히 강을 건너, 안전을 확인하면서 건너편 바위로 건너갔다. 특별히 문제없이 모두 다 건널수 있을것 같다.
 
모두가 강을 건넌 후, 천천히 초원스런 분위기를 걸어간다. 초원 속에 겨우 길같은 흔적이 남아있다고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참고로 단안에 올랐을때도, 여기서는 숲의 나무들이 방해를 해서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렴풋하게 보이는 길의 흔적같은걸 따라가면 문제는 없어보였다.
 
초원 안을 길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나아가니, 점점 좌우로 보이고 있던 초원이 작아지며 숲이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있으니 더욱 초원은 좁아지고 길은 숲 속을 지나가게 된다.
 
"이 이상 길이 좁아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러게. 히키가야의 예상으로는 이 길은 대형 차량이 통행하는 전제의 길이니까, 이 이상 좁아지면 그 전제가 무너지게 되겠어."
"그건 뭔가 문제 있어?"
"히키가야의 예상이 틀린다는건, 즉 언덕을 지나갈 터널이나 길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돼."
"그런가…."
"괘, 괜찮아, 힛키의 예상은 언제나 정확한걸."
"나도 히키가야의 예상은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 저 집락, 아무리 봐도 새로운 집 투성이인걸. 부뚜막도 난로도 없어. 그럭저럭 근대적인 생활을 했던게 아닐까아."
"뭐, 이대로 걸어가면 결론은 나올거라고 생각하지만요."
"만약, 막다른 길이면 어떡할거야?"
"이 탐색을 시작하는 전제조건이 무너진거니까, 순순히 물러나야겠지. 탐색은 후일, 언덕을 넘는 다른 루트를 생각하는게 되겠지만."
"뭐, 그때는 그때겠지. 걱정해봐야 시작하지 않구."
 
그렇게 말하면서 점점 길을 지나간다. 특별히 바뀐 분위기는 아니다.
언덕까지 길ㅇ리 만들어져 있고, 거기서 막다른 길이었을 경우, 길의 존재의의가 없다는게 되며, 터널이든 지나가는 길이 있을 것이다.
 
 
 
잠시 걷고 있으니 벌레의 날개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붕붕 거려서 상당히 거슬린다.
 
"저기, 힛키. 이거 뭘까? 무슨 소리?"
"무슨 날벌레같은 소린데. 벌레가 모이는 원인이 가까이에 있다는거겠지."
"무슨 꽃이 군생하고 있다거나 과실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주변을 조금 탐색해보고 싶은데."
"너무 시간을 잡아머거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이거,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거지?"
"음, 이쪽이야."
 
미우라가 나이프를 뽑아 정글 속에 들어간다.
하루노 씨와 유키노, 유이도 뒤를 따른다.
 
"미우라, 떨어지면 위험해. 뒤에 사람이 있는걸 확인하고 가줘."
"알고 있어."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숲에 들어가고 15m 정도 지나갔을 무렵에 날개소리의 원인이 있었다.
 
"유키농, 이거 뭘까?"
"이건 무화 나무야. 이거봐, 상당히 많은 열매가 있잖니? 날개소리는 무화과 좀벌의 소리였던 모양이야."
"정말이야. 이쪽 나무도, 이것도 무화 나무같아."
"파파이야 다음으로 무화과 나무도 찾아냈구나. 채집조로서는 무화과 열매를 조금 수집할 시간을 받으면 기쁘겠는데."
 
에비나가 두근거리는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수확한걸 그대로 갖고 탐색하는거니? 짐이 될거라고 생각하는데."
"상자에 수확한걸 길가에 두고, 돌아갈때 회수하면 되지 않을까?"
"과연. 특별히 문제는 느끼지 않고, 식재료의 선택지는 있으면 있는만큼 도움이 되니까. 갖고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수확한다는거면 되지 않을까?"
"응, 고마워, 히키타니."
"그럼 이 작은 상자에 가득 채울때까지 무화과를 따놓을게."
"아아. 다같이 하면 순식간이겠지."
 
묵묵히 다같이 작업을 한 결과, 작은 피크닉용 상자같은 바구니는 금방 무화과 열매로 가득해졌다.
 
"과일은 계속 바나나랑 파파이야뿐이었으니까 새로운 과일을 손에 넣어서 조리조로서는 바리에이션이 늘어나는건 다행이야."
"뭐, 계속 바나나나 파파이야라면 역시 질릴테니까."
"응, 그렇지."
 
한 차례 수확을 마치고 길로 돌아온다. 이 곳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나는 야삽을 뽑아서 가까운 나무에 상처를 내서 표식을 만들었다.
 
"이거면 됐어. 다음에도 여기에 무화과를 따러 올 수 있을거야."
"그럼 이 바구니는 길 한 가운데에 두고, 앞으로 가기로 하자."
 
 
 
더 지나가니 역시 예상했던 것이 보였다. 그건 터널이었다.
 
"역시 있었군. 뭐, 내 예상은 베어낸 길이었지만, 보다 근대적인 터널이었다는거군."
"네 예상대로였구나. 우리의 집락까지 차량이 왔었다는 네 예측은 올바른 모양이야."
"그렇군. 이 터널은 차량이 지나가는 전제로 만든거군."
 
터널은 대형 트럭이 한 대정도 지나갈 폭과 넓이가 있었다. 안은 울퉁불퉁해서 콘크리트가 날아간 느낌이다. 군대군대에 바위가 튀어나와있다. 길은 터널 안도 포장은 되어 있지 않지만, 큰 샤리가 깔려있었다. 거기다 좌우로 측구라고 해야할까 배수용이라고 보이는 도랑이 파여있었다. 스며나오는 지하수 대책이겠지.
 
터널의 거리는 모르겠지만 반대측에 출구가 보인다. 터널안이 시커멓기 때문에 거리감을 잡기 힘들지만, 출구까지 거리는 뭐, 1km라고 해야할까.
일본으로 말하자면 산속에 있는 교통량이 극단적으로 적은 세자리 국도에 자주 있는 터널이다.
 
"…힛키…, …새까맣네……."
 
유이가 약한 소리를 낸다. 딱히 쫄지 않으면 안 될 요소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군. 뭐, 일본이라면 터널 안에 조명이 있지만 여기는 애시당초 발전설비가 없어보이니까. 하지만 이걸로 언덕을 넘지 않아도 되니까 터널의 존재는 우리에게 있어선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는데."
"으, 응."주륵
"그, 그래. 그건 틀림없어"주륵
 
터널 안은 서늘하고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여기까지 꽤나 강한 햇살 속을 걸어온 탓일까 나로서는 실로 쾌적하다. 에어컨으로 잘 식혀진 쾌적한 방같은 느낌이다. 터널 안은 멀리 출구에 작은 빛이 있는것 뿐이지, 남은건 완전히 조명이 없으므로 새까맣다. 뭐, 특벼려히 문제는 없겠지만 높낮이를 재지못해서 다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지면에 독뱀이 있어서 그걸 실수로 밟아버릴 가능성도 있다.
 
일단 나는 가방에서 군용 LED 라이트를 꺼내고 터널 안을 비추었다. LED 라이트의 하야냐 빛이 조금 앞까지 비추고 있지만 역시 어두운건 부정할 수 없다. 뭐, 발밑을 비출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아무튼, 서둘러 가자."
 
그렇게 말하고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아직 목적지까지는 그런대로 거리가 있다. 그런 터널 속에는 용건이 있는것도 아니니, 잽싸게 통과하는게 최고다.
하지만 터널 안으로 20m 정도 들어가니, 뒤에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터널에 다리를 들이고 있던건 나뿐이었다. 쳐다보니 모두가 아직 입구 부근에서 자리잡고 있었다.
 
"왜 그래? 빨리 와."
 
나한테 재촉받고 마지못한 느낌으로 터널 안으로 들어오는 여성진들.
뒤쪽이 터널 안으로 들어온걸 쳐다보고 포인트맨 잘 부탁해, 터널 안 지면과 벽을 빙글빙글 라이트를 돌리면서 확인하고 선행해간다.
이러저러하는 사이에 내가 팍팍 걸어간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뒤쪽의 여성들과 거리가 떨어졌다. 어두워서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충 20m 정도일가.
미우라가 견디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는 느낌으로, 큰 소리로 나를 제지했다.
 
"히키오오! 좀 기다려."
"우우, 귀신이라도 나올것 같아. 너무 무서워."
"유이가하마, 귀신은 비과학적이란다? 유령 따위는 없어."떨리는 목소리
"유, 유키농도 내심은 겁먹었잖아. 목소리, 떨리구 있구."떨리는 목소리
"나, 나는 딱히 아무렇지도 않아."떨리는 목소리
"어라-? 유키노는 이런곳을 버거워했다고 생각했는데에."
"언니, 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는거야? 나도 이젠 고등학생이야, 이 정도로 겁 먹을리 없잖아."떨리는 목소리
"흐응, 유키도 성장했구나-. 옛날에는 하야토랑 셋이서 담력시험하러 갔더니 엉엉 울었으면서."
"큭, 어렸을때 일을 언제까지……. 이제 작작하고 잊어줘."
"그보다, 하루노 언니는 무섭지 않아요?"떨리는 목소리
"나? 나는 딱히, 아무렇지도 않은데? ……히야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하루노 씨가 답지도 않게 여성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그것과 동시에 여성진이 모두 덩달아 비명을 질렀다. 굉장한 비명이라 무슨 일인가 싶었다.
터널 안이라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굉장히 반향을 한다. 그리고 모두가 나에게 전력질주해왔다. 내 주위에 도착하자 모두 내 몸을  붙들어맨다.
그보다, 움직이지 못하겠네.
 
"자, 잠깐! 하루노 씨, 왜 갑자기 비명을 지른거에요? 놀랬잖아요."
"그치만, 그치만, 뭐, 뭔가 차가운게, 목에 닿았…는걸."울상
 
하루노 씨는 울상으로 대답한다.
들고 있는 LED 라이트를 하루노 씨의 목덜미에 비추니 물로 젖어있었다.
 
"아무래도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닿은 모양이네요. 수건으로 닦아두면 괜찮겠죠."
 
잽싸게 수건으로 하루노 씨의 목덜미를 닦아주니 모두가 입을 다물어버렸다.
 
""""…………………….""""새침
 
가장 먼저 침묵을 깬건 유키노였다.
 
"언니,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지 말아주겠어? 놀랬잖아!"
 
유키노가 울상으로 불평을 넣는다.
 
"뭐, 뭐어야, 물방울인가…. 다행이다아…."
 
유이도 울상으로 끄덕이고 있다.
 
"나아,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
 
미우라도 울상으로 하루노 씨를 노려보고 있다.
 
"……."
 
에비나는 울상으로 말없이 나에게 매달려 있었다.
 
"아하하, 미아안☆"울상
 
장난스런 목소리긴 했지만 실은 하루노 씨도 울상이었다.
 
그보다 이 상태라며 내가 포인트맨으로서 앞을 갈 수 없는데.
 
"라이트 들고 있는 내가 선행해서 안전을 확인할테니까 떨어져줘. 이래선 선행정찰도 못하잖아."
"절대로 싫어. 히키가야한테서 떨어질 수 없어."
"그래. 히키가야, 부장으로서 명령할게. 이 상태로 이동하렴."
"그보다 히키오, 우리가 무서워한다는거 좀 알라구."
"맞아, 힛키. 여자애 마음을 알아줬으면 싶어."
"그보다 히키타니는 이 터널 안 무서워?"
 
에비나가 왜 너는 멀쩡한거야? 라는듯이 묻는다.
 
"무서워…? 어디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분 좋잖아."
 
""""…….""""새침
 
"알고는 있었지만 너는 정말로 분위기를 읽지 않는게 특기구나. 하지만 그래선 TPO도 모른다고 들어도 별수 없단다?"
"딱히 담력시험하는것도 아니잖냐. 뭐냐고, TPO는. 그보다 여기에는 유령이란건 없고, 설령 유령이 있다고 해도 유령의 뭐가 무서운데?"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걸 두려워하는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이란다?"
"하아…, 딱히 보이지 않는 유령이랑 들리지도 않는 험담을 들어도 무섭지 않아. 그보다 유령한테 까지도 쌩무시 당할걸. 그보다 살아있는 인간이 훨씬 더 무서워. 때리러 온다고? 인간은."
"히키가야, 네 주장도 일리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아무튼 이 터널 안에선 선행 정찰을 그만하렴."
"아니, 이 시야가 나쁜 터널이니까 선행 정찰하는건데 말이야."
"됐으니까! 부탁이야."
"힛키…."
"히키오…."
"히키가야…."
"히키타니…."
"그런 표정으로 죄다 나를 올려다보지 말라고…. 하아…, 얼른 가자. 이 터널 빠져나가는데 시간 들일 수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천천히 걷기로 한다.
 
"아, 기다려 힛키."
"히키오, 빨리 가지마."
"맞아, 히키가야. 좀 더 천천히 가도 돼."
"정말이야. 나도 연약한 여자애니까."
 
하아, 연약하다라아.
 
죄다 내 바로 옆에 매달리면서 걷는다. 오른팔에 유이, 유이한테 붙어있는 미우라, 미우라한테 붙어있는 에비나. 왼팔에 유키노, 유키노에게 붙어있는 하루노 씨라는 구도로 모두가 매달린 상태다.
 
"기러기 무리가 아니거든…. 너네 걷기 힘드니까 조금 떨어져라고."
"싫어."
"나도 절대로 싫어."
 
남은 여성진도 응응 하며 세게 끄덕인다.
 
하는 수 없이, 정말로 천천히 터널 안을 걷는다. 여자는 호러 영화 좋아하고 유원지의 귀신의 집은 기뻐한다고 들었는데….
유이는 둘째치고 다른 여성진이 죄다 이런 여성스런 태도를 보인다니. 의외로 얌전한 구석도 있구나.
 
 
 
 
 
 
 
 
 
마침내 터널 출구가 가까워졌다.
 
"아자-, 출구야-."
 
유이가 갑자기 출구를 향해 뛰어간다. 모두가 나와 연결상태인걸 해제하고 터널 출구로 뛰엉간다.
일본의 교통사고 중에서 터널 출구 사고가 통계적으로 많은건 알것 같다.
 
터널 출구를 나와 건너편쪽 경색을 쳐다봤다. 계속 길다운것이 해안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길은 해안선에서 50m 정도 떨어진 육지에 만들어진 모양이다. 해안선은 바위와 홍수릶같은 나무들이 어우러진 느낌이었다. 이 주변은 전에 단안 위에서 본것과 그리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길을 5분 정도 걸어가보니, 길을 따라 육지측에는 무언가 식물이 결실하고 있었다.
 
"저기, 여기는 밭으로 보이는데……."
"……그러네. 비교적 넓은 토지가 평평하게 되어 있는 모양이야. 하지만 무슨 작물인걸까…."
"유키농, 뭔가 이런게 불룩불룩 자라있는데?"
 
다소 황색이 있는 폭신폭신한게 식물에 몇 개나 달려있다. 이건 뭐야?
 
유키노는 그걸 가만히 쳐다본 후,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히키가야, 이거 목화밭이야. 잡초가 많이 자라서 거칠기는 하지만."
"어? 목화?? 나 처음 봤어. 굉장하네. 정말로 솜이 꽃처럼 피어있어."
"대단한데. 나도 실물은 처음 봤어. 하지만 솜이 좀 더러운 느낌이 드는데."
"그래. 아마, 몇 번이나 비에 젖었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해."
 
실제로 만져보니 확실히 솜 감촉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오전에 비가 내린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약간 축축하다. 여긴느 햇살이 강하니까 비에 젖어도 마르는건 그런대로 빠르다고 해도 역시 솜이니까. 흡수성은 발군이라는 소리다.
 
"솜치고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펼쳐서 말리면 충분히 쓸 수 있을것 같은 분위기네, 이거."
 
유키노는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윽고 모두를 향해 제안을 했다.
 
"히키가야, 아직 온천을 찾아낸다는 목적은 달성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체재할 시간은 있다고 생각해?"
"음, 그렇군…. 뭐, 언덕을 넘는 수단으로 터널을 발견했으니까, 남은건 언덕을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 될뿐이니까. 뭐, 그 정도 시간은 있다고 생각해."
"그래. 그럼 이 목화밭의 넓이를 탐색하면서 솜을 따서, 들 수 있는한 솜을 많이 모으고 싶은데, 어떠니?"
"그러게. 오리모토가 시험삼아 쓰고 있기는 하지만 하루에 얼마 정도의 솜이 필요한지 실은 아직 모르니까. 지금은 솜은 조금이라도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게 아닐까."
"어? 그건, 무슨?"
"카와사키가 지금 열심히 수를 늘려주고 있는게 있잖니?"
 
유키노가 나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을 흐리며 얘기한다. 사키가 만들고 있는건 예의 생리용품이군. 이 이야기는 그다지 끼어들지 않는 편이 좋을것 같다.
 
"응, 대충 숫자를 갖췄다고 사키사키가 말했어. 아직 모두의 몫은 갖추지 않은것 같지만."
"지금은 배 안의 침대를 찢어서 거기에서 재료를 꺼내서 쓰고 있지만, 이후로 배 안의 소재는 줄어들기만 할테고, 대신할걸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아-, 그런건가."
"어차피 소모품으로 사용할거고, 배 안의 침대의 깨끗한 소재가 아니라, 이 솜으로 충분히 대용품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과연-, 확실히. 솜은 아무리 많아도 곤란하지 않고, 솜이니까 무게도 그렇게나 나가는건 아니고, 나는 여기서 30분 정도 조사겸 솜을 따는건 좋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쓸거니까, 특별히 반대할 이유는 없잖아요."
"그야 뭐 상관없지만, 구체적으로 어떡할거야?"
"산개해서 각자 들 수 있는만큼 솜을 모으자."
"그럼 2인조로군. 한 명은 무장을 든 헌팅조고, 다른 한 사람을 호위한다는 느낌이지 않아?"
 
하루노 씨는 나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
 
"그러네. 그럼 나, 가하마랑 같이 갈게."
 
하루노 씨의 의도를 이해해서 나도 하루노 씨를 맞추기로 한다.
 
"그럼 나는 에비나랑 같이 갈까…. 하루노 씨는 다이버 워치를 갖고 있으니까 시간은 알겠죠."
"응, 괜찮아."
"유키노랑 미우라는 시계가 없으니까. 멀리 내가 보이는 위치에 있도록 신경써줘. 30분이 되면 내가 큰 소리로 집합을 할테니까, 그러면 이 자리에 다시 집합하는걸로."
"알았어."
"알겠어."
"그럼, 그런걸로 하고."
 
각자, 천천히 목화밭에 산개하기 시작했다.
 
 
 
 
 
 
 
 
 
 
유키농과 유미코가 둘이서만 조를 짜다니, 솔직히 상당히 무섭다고 할까, 조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조합이지만 어젯밤에 유키농이 스스로 유미코와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나는 유키농을 믿고 하루노 언니랑 목화밭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목화를 따면서도 그만 멀리 유키농과 유미코를 눈으로 쫓아버린다.
하루노 언니는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얘, 가하마. 유키노랑 미우라가 걱정돼?"
"…그렇네요. 저 둘은 역시 상성이 좋지 않으니까요."
"뭐, 마음은 알겠어. 저 유키노가 일부러 자기하고는 상성이 절대로 나쁠터인 미우라와 대화를 한다고 스스로 말하다니, 이전까지는 생각도 할 수 없었으니까."
"유키농도 유미코도 기가 세니까…걱정이에요."
"하지만 말야, 저 둘에게는 가하마와 히키가야를 좋아한다는 공통항목이 있으니까, 원래 상성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저랑 힛키가 공통항목이요?"
"응응, 그하마는 만능접착제라고 할까, 윤활유같은 느낌이니까. 가하마를 싫어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히키가야처럼 조금 버거운 남성도 마음에 들어하고 있으니까, 잘 하면 의기투합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면 좋겠지만요…."
"뭐, 나도 미우라는 대충밖에 모르지만."
"유미코는 이 섬에 와서 헌팅조로서 힛키랑 같이 일을 하고나서 힛키를 마음에 들어한다는건 확실히 말했어요."
"그런가. 유키노는 히키가야랑 가하마를 엄청 좋아하고 엄청 소중하니까. 지금의 유키노라면 두 사람을 위해서라면 범죄도 저지르지 않을까-."
"그건…."
"뭐, 범죄는 지나치게 말한걸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로 소중히 생각한다는거야. 유키노를 어렸을때부터 봤지만, 철이 들고나서 친한 여자애 친구는 가하마가 처음이라고 생각해. 유키노는 가하마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는데?"
"유키농이 그런식으로 생각해주는건 저로서는 기쁘지만, 유미코와 죽이 맞는 모습은 좀 상상하기 어려워요."
"뭐, 유키노에게 있어 첫 시련이야. 미우라는 하야토네 그룹에서는 중심적 존재였잖아?"
"그렇네요. 유미코가 말을 하고, 주위가 동조하고 하야토가 실현하는 흐름이었구요."
"유키노는 지기 싫어하니까. 그런 그룹에서의 교류에선 훨씬 경험치가 많은 격상인 미우라에게 화내지 않고 섣불리 나서지 않고, 제대로 자신의 주장을 끼워서 대화한다는건 꽤 허들이 높을지도 몰라."
"우우, 걱정되서 위가 아프게 된걸지도."
"뭐, 조금은 언니가 조치를 해뒀으니까 미우라하고 얘기하기 쉬운 조건이 됐겠지만. 유키노가 기대에 응해주면 좋겠네에."
"조치? 하루노 언니, 뭔가 했나요?"
"아-, 미우라한테도 유키노와 얘기할 필요가 있도록 유도해둔것 뿐이야. 뭐, 애시당초 이 문제는 하야토가 없다는건 해결 못하니까."
"확실히 그렇지만요……."
"그보다 하야토도 성가신 일에 고개를 내밀었네. 나라면 절대로 손대지 않을텐데에."
"하루노 언니…, 성가시다니, 아무리 그래도 말이 심하지 않아요? 토벳치는 분명 진심으로 히나를 좋아했다고 생각하는데, 남의 연애를 그런식으로 말하는건…."
"얼레, 가하마는 내 말이 마음에 안 들어?"
"그치만 하루노 언니도 힛키를 좋아하는데. 지금 연애하고 있는 사람인데. 그런데 남의 연애를 그런식으로 말하는건…."
"남의 연애니까 말하는거야…."
"?"
"가하마는 긍정적이고 언제나 밝고 침침한 소리를 하지 않는건 가하마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히키가야도 그런 가하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루노 언니는 이쪽에 강한 시선을 보내면서 똑바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까놓고 말해 남의 연애에 간섭을 하는건, 문제의 원흉이라고 생각한단다?"
"…하지만, 그게 평소부터 사이 좋게 지내는 사람들이었을 경우에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고 싶어진다구요."
"그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만약에 잘 되지 않았을때, 혹은 간섭한게 부작용을 일으켜서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졌을 경우엔 책임을 질 수 없잖아?"
"그, 그건…확실히…그렇…지만요."
"거기다, 그때는 잘 됐다고 해도, 그 후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보증은 누구도 할 수 없어. 만약, 내가 남의 연애사정에 간섭을 한다면, 최종적인 결과는 불문이라는 조건을 붙이고 기껏해야 상담을 들어주는 정도일까?"
"……."
 
하루노 언니에게 듣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새삼스럽긴 하지만 듣고보니 토벳치와 히나가 잘 되도록이라고 말한 토벳치의 바람은 애시당초 무리가 있었을지도….
나도 힛키랑 연애를 남에게 상담한다고 해도, 반드시 잘 된다는 조건으로 상담은 못 하구.
 
"뭐, 본래 이건 시즈카짱에게 해야할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부활동의 일환으로 한느 일인데 남의 연애에 간섭을 하는건 꽤 위험한 다리를 건넜다고 생각해. 남녀의 연애감정의 결말은 무섭잖아?"
"…무서워? 어째서 말인가요?"
"그게 말야-, 헤어지자는 얘기로 상대를 찔러 죽인다거나, 실연해서 뛰어내려서 자살한다거나, 스토커가 되어서 원한사서 살해당한다거나, 그런대로 듣는 얘기잖아? 봉사부의 일로 간섭을 해서, 그게 원인이 되어 사람이 죽어버리면, 그건 누구의 책임이야?"{
"그건…."
"그보다, 고등학생한테 그런 책임을 질 수 없잖아? 봉사부의 고문이었던 시즈카짱의 책임이 되는건 확실하잖아? 요컨대 이 일은 원래 봉사부에서 맡아야할 안거너은 아니지 않아?"
 
확실히 그럴지도.
토벳치에게 상담을 받았을때, 그때 나는 하야토의 그룹에 있는 히나랑 토벳치가 사이 좋아지면 좋을지도 라고 생각해서 단순히 소녀만화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조금, 너무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소녀 만화에선 늘 해피엔딩이지만 실제로 그렇다고는 할 수 없고.
 
거기다 유키농도 힛키도 토벳치의 의뢰를 받는건 꺼리는 기억이….
의외를 받는데 찬성하고, 유키농에게 고집을 피운건……나야….
 
하지만 그 의뢰를 받지 않았다면 토벳치가 고백해서 히나가 그걸 거절하고 하야토의 그룹은 어색해지고 히나나 토벳치가 그룹에서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뢰를 받아들였지만 실제로 어떻게든 한건 힛키다.
나도 유키농도 대단한건 하지 못했고, 그러기는커녕 거짓 고백을 한 힛키에게 화난 마음을 보여버렸다.
결국, 그걸 맡은 탓에 힛키와 나와 유키농이 어색해져서 크리스마스 행사 직전까지 심해져서……그야, 최종적으로는 마지막에 어떻게든 화해를 했지만….
 
하지만, 한때 힛키는 봉사부에 오는게 정말로 괴로워보였다. 나와 유키농의 태도 탓이지만, 그때 그게 원인이 되어서 힛키가……자살이라고 했다면…….
 
하루노 언니는 원래 이 일은 봉사부에서 맡아야 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확실히 여러가지 일을 생각하면 그때는 의뢰를 거절해서 생활지도인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맡기는 편이 좋았을지도….
 
하지만……, 내가 그걸 비틀어버린거야….
 
어젯밤은 하야토에게 화가 났지만, 애시당초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화가 날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힛키였다면, 였다는 가정을 생각해도 의미가 없다고 하겠지이…. 그리고 과거 일은 이제 잊어버리라고 말할거다. 잘도 말하네. 과거의 자신을 긍정해서 한다니.
그보다, 그러니까 지금 유키농과 나는 힛키랑 사이 좋게 있을 수 있구나. 만약, 힛키가 우리의 말이나 행동에 꽁해있었다면, 지금쯤 훨씬 더 슬픈 일이 일어났을지도. 이 섬에 오는 일도 없었을테고.
 
어젯밤, 힛키는 이미 과거의 얘기로 넘기라고 말했고, 나나 유키농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확실히 말했다.
 
하지만……나 자신이 나를 용서할 수 없을것 같아…….
내 행동은……생각 없는 최악의 행동이었어.
 
힛키는 나를 무드 메이커로서 필요하다고 말해주는게 많지만, 잘 생각해보면 나는 힛키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이다.
일도 유키농처럼 요리를 잘하는것도 아니고, 유미코처럼 절벽을 오르거나 물고기를 잡는것도 못하고, 사키사키처럼 재봉도 못하고, 메구리 선배처럼 조정도 못한다.
 
나는…….
…틀렸어…, 점점 나쁜 생각이 머리속을 채워가….
 
"가하마? 가하마?"
 
하루노 언니의 목소리를 듣고, 내 의식은 질척한 부정의식 나선에서 부상했다.
 
"왜 그래? 안색이 나쁜데 괜찮아? 컨디션 나빠?"
"아뇨, 괜찮아요. 조금 생각을 했던것 뿐이에요."
"그래? 그럼 괜찮지만."
"……."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의 일부는, 나구나….
아무튼 유미코랑 히나랑 힛키랑 유키농에게 최저한의 예의로서 제대로 사과해야지.
용서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와 미우라가 둘이서 남겨진다. 이건 언니나 히키가야 나름의 어시스트라는 걸테지.
 
"미우라, 호위로 따라와주겠니? 하고 싶은 얘기도 있고."
"알았어. 나아도 듣고 싶은게 있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남은건 나온 대로 승부라는거야.
 
미우라와 함께 목화밭을 언덕을 따라 안으로 나아간다. 자,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바로 미우라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먼저 나아가 묻고 싶은거, 물어봐도 돼?"
"…그래, 상관없어."
"너 말야, 너랑 하루노 선배랑 하야토는 소꿉친구지?"
"……그래."
"너는 하야토랑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어?"
"……흥미본위로 묻는거라면 별로 대답하고 싶진 않은데."
"네가 하야토랑 과거의 관계에 대해 물어지는게 굉장히 불쾌하다는건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나아도 알아. 불쾌한걸 물어서 정말로 미안.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가르쳐줬으면 하는 이유가 나아에겐 있어."
 
그렇게 말하고 미우라는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떡해야할지 생각을 하고 있으니 미우라가 얘기를 계속한다.
 
"나아는 2년간 하야토랑 같이 있었지만 결국 하야토가 무슨 생각하는걸까? 는 이해하지 못했어. 나아 나름대롤 여러모로 노력을 했지만 틀렸어."
"……."
"하지만 하야토에게 다가가려고 하다 실패한건 아마 나아만이 아니야. 잇시키도, 우리 그룹의 남자들도 아마, 다가가려고 했지만 실패했어."
"……."
"어제 유이한테 봉사부에서 한 일을 한 차례 들은 후, 하야토에 대해서 나 스스로도 생각해봤지만, 하야토가 한걸 결과만으로 판단하면……되게 괴로운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아."
"……그래."
"하지만, 분명 나아는 아직 하야토를 믿고 싶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어떻게든 판단을 보류하고 있어. 하야토가 어떤 인간인지를, 판단을 보류하고 있어."
"……."
"물론, 본래라면 직접 하야토에게 들어야한다는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여기에는 하야토는 없구."
"……."
"히키오를 알고 있으면서 하야토를 나아보다도 옛날부터 알고 있고, 봉사부에 있으면서 수학여행의 일을 알고 있다는 조건은 유키노시타밖에 없어."
"……."
"그러니까, 나아는 유키노시타의 눈에는 하야토가 어떤 녀석으로 보이는지를 듣고 싶어. 하야토를, 가르쳐주세요……부탁합니다."
 
미우라의 진짜 마음은 그런대로 전해졌다. 분명 그녀는 지금도 하야마를 좋아하는거겠지. 하지만 흔들리고 있다.
 
"……알았어. …내가 하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니?"
"왠지 모르게…. 하야토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는 정도지만."
"그래. 나는 하야마를 좋아하지 않아. 소꿉친구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것에 대해선, 아무리 해도 혐오감이 먼저 서버리는걸."
"그건 어째선데?"
"그에겐 그의 생각이 있다는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집단의 분위기를 제쳐놓더라도 정말로 수장하게 여기는게 없어. 아무도 고르지 않고, 택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건 자신이 소속하는 자신이 중심인 커뮤니티의 분위기."
"……."
"그와 나는 어렸을 무렵에 확실히 친밀한 사이였어. 아이의 장난이긴 하지만 결혼 약속을 했던 적도 있어."
"……."
"하지만 어느날, 그의 본질을 접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어서, 나는 그와 같이하는 인생을 걸을 수 없다고 굳게 깨달은거야."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무렵일까. 나는 괴롭힘을 당하게 됐어. 평소 언동이 이유로 말이야. 그는 나를 감싸고 지켜부려고 했어. 하지만 나와 그가 친밀하다는건 더욱 괴롭힘을 급격화하게 만들었어."
"작년에 치바마을에 갔을때 하야토의 의견에 반박했던건 그게 이유야?"
"그래. 그건 나의 실체험을 넣은 얘기야."
"그랬구나…."
"어느날, 하야마는 나를 선택할지,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 자신이 중심이 된 집단의 질서를 선택할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어."
"……"
"결국 그는 자신의 입장을 선택하고, 나는 선택받지 못했어. ……그것뿐이야."
 
이 이야기는 유이가하마에게도 한 적은 없다. 설마 처음으로 얘기하게 되는게, 상성이 최악인 미우라일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런가."
 
긴 침묵 후, 미우라는 한 마디만. 그렇게 말했다.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지만, 그를 남녀관계라는 의미로 좋아하진 않았어. 하지만 그래도 유소기부터 교제도 있었어.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는 해도, 역시 배신당한 느낌이 강했어."
"……말하기 힘든걸 가르쳐줘서 고마워."
 
미우라는 다시 나에게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일단 미우라가 원하는 정보를 줄 수는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더 움직일 차례다.
 
"나에게 들은 정도로 생각을 바꿀 네가 아니겠지만…, 하야마를 쫓아가는건 힘들단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남의 인생을 위해 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
"그런건 모르잖아. 지금부터 시간을 들이면…"
"알아."
"어째서!?"
 
이건 내가 저지른 일이다…. 아마, 그는 그때 약속한걸 지금도 실천하고 지키고 있다.
 
"그가 좌우명으로 쓰는 말이 있어.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영역하면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인생을 살아가는걸로 낭비해선 안 된다.'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말이야."
"……."
"그는 이 말을 초등학생 시절부터 좌우명으로 충실하게 지키고 있어.
"……하야토, 그런건 한 마디도 가르쳐준적 없었어. …유키노시타는 소꿉친구라고 알고 있었구나?"
"……아마, 본래라면 나도 알리 없었을거야."
"? 무슨 소리야? 의미를 모르겠어."
"그에게 잡스의 말에 그런게 있다고 가르쳐준건 나야. 그는 자기가 잡스같은 인간이 되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겠다고 나에게 말했어."
 
그리고, 그때아먈로 자신은 하루노나 유키노에게 걸맞는 남자가 되어 있을거라고도…. 초등학생의 헛소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지금도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
"하지만, 설마 가르쳐준 내가 버려지는 측이 될줄은 예상도 못했어."
"……그런가."
 
 
 
"유키노시타, 고마워. 설령 그게 구전되었다고 해도 나아가 모르는 하야토의 과거를 알 수 있어서 기뻐. 하지만 모처럼 충고해줬지만, 역시 나아는 하야토의 입으로 직접 얘기를 듣고 싶고, 판단도 얘기를 듣고나서 해야한다고 생각해."
 
이 말은, 하야마의 본질에 대한 얘기를 포함해서 미우라는 배웅할 생각이 없으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일단 수학여행의 일을 하야마에게 모두 끄집어내어 배웅한다는 밑준비는 됐다고 판단해도 좋을것 같다.
 
"그래. ……확실히 지금 얘기한건 과거의 내 눈으로 보고 생각한 결론인 하야마고, 지금 너에겐 너 나름대로 결론을 내는 법이 있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미우라는 훗, 하며 조금 미소짓는 느낌의 표정을 나에게 보였다.
 
"나아가 알고 싶은건 이제 됐지만, 유키노시타. 나아한테 할 얘기가 있지?"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그래."
 
가능한 진솔하게, 있는대로, 성실하게 내 마음에 충실하게 얘기하는걸 다짐한다.
 
"나도 히키가야도 유이가하마도 네가 수학여행 일의 진상을 알고, 그걸로 여러가지 일을 믿을 수 없게 된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
"……유이한테 상당히 꼬치꼬치 캐물었고, 히키오하고도 여러 얘기를 했으니까, 뭐어 그야 너도 알만한가…."
"나한테 들을것 까지도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유이가하마랑 에비나의 주장을 듣고, 거기에 있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좋아, 이해해줬으면 싶어."
"……."
 
미우라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묵묵히 듣고 있다.
 
"적어도 유이가하마는 네가 이 일로 침울해한다는걸 알고 상당히 걱정하고 있어. 침울해하는 유이가하마를 보고 있으면 나도 마음이 침울해져."
"……흐응, 유키노시타, 정말로 조금 변한것 같네."
"히키가야랑 유이가하마가 나에게 있어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 됐다는것 뿐이야."
 
미우라는 조금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이나 에비나에 관해서는 유키노시타에게 듣지 않아도 나아도 제대로 얘기를 할 생각이야. 어제부터 오늘 낮까지는 수학여행 일로 하야토는 나아에게 했던 말과 전혀 다른 짓을 하고, 유이랑 에비나에겐 따돌려졌다는걸 알고, 그야 뭐 상당히 화가 났었지만, 지금은 이제 나아도 대충 냉정해졌으니까."
"그래…."
"애시당초 방침을 정한건 하야토같지만, 지금은 하야토한테 얘기를 들을 수 없고, 아까도 말했지만 하야토한테 그걸 들을때까지는 나아도 결론을 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유이나 에비나랑 계속 이대로 있는것도 싫으니까, 조금 더 진정이 되면 최대한 빨리 유이랑 에비나의 얘기도 들을 생각이야."
 
"그걸 듣고 안심했어. 꼭 그렇게해주면 고맙겠어."
 
미우라는 조금 자조적인 표정으로 변한다.
 
"잘 생각해보면 나아가 이렇게나 남의 얘기를 안 듣는건, 그 둘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데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구."
 
이렇게 얘기하고 있으면 알게 된다. 역시 미우라는 나보다도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폭이 넓고 깊다. 그녀대로 친구의 내면에 대해서 가능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미우라는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곧게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유이나 에비나 걱정보다, 좀 더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잖아."
"……? 무슨 소리니?"
 
미우라는 시선을 나에게 맞추고 피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왜 히키오에게 뭐든 다 떠넘기려고 하는거야?"
"……그건……."
 
나는 대답에 궁해지고 만다.
미우라의 규탄은 희미하게 예상하고 있던 것이다. 하마야와 내가 과거에 했던건, 결과로 보면 아무 변함이 없다. 그건 제 3자의 시점에서 봐도 명백한 것이겠지.
 
"애시당초, 아무리 생각을 해도 히키오가 좋아서 봉사부같은데 들어갈리 없잖아? 대체, 어떤 경위로 히키오가 봉사부에 입부한거야?"
"……단적으로 말하자면 히라츠카 선생님이 억지로 데려왔다는 느낌이야. 그가 쓴 작문을 읽고 히라츠카 선생님이 상당히 화가났던 모양이야. 봉사부 입부는 요컨대 벌이라는걸까."
"역시 그렇구나. 히키오는 원해서 봉사부에 들어간게 아니라는거지?"
"그래. 적어도 그는 봉사부에 들어간느걸 바라지는 않았을테고, 처음에는 봉사부를 그만두고 싶어 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그의 인격개조를 그의 입부와 동시에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의뢰로 맡게 됐어."
"저기, 봉사부의 관계자는 왜 히키오를 부정하는거야? 그 녀석은 눈이나 말투는 좀 뭐하지만 일은 잘 하고, 무엇보다도 근본은 착한 녀석이잖아."
 
미우라는 눈을 피하지도 않고 나를 곧게 쳐다본다. 나도 쏘아보는 시선에는 자신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질것 같다. 하지만 도망치거나 얼버무리는것 만큼은 안 된다. 그래선 그의 곁에 있을 자격을 잃어버린다.
 
미우라는 규탄의 손을 풀지 않는다.
 
"유이한테 봉사부에서 있던 일을 몽땅 다 들었어. 거의 히키오가 어떻게든 했고, 유이도 너도 히라츠카 선생님도 의뢰자였던 하야토도 다들 히키오에게 억지로 일을 시키고, 히키오의 성과에 그저 편승한것 뿐이잖아…."
 
완전히 사실인 만큼 아무 반론도 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일에 관해선 해줄 말도 없어. 미우라, 네가 말한대로라고 생각해.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갈 생각이야. 그를 좋아하니까, 그를 이해하고 싶고, 그의 힘이 되고 싶어. 그게 나의 의지야. 아마 유이가하마도 같은 생각을 한다가ㅗ 생각해."
"훗… 지금 이렇게 유키노시타가 나아랑 얘기하는것도 그런거구나? 확실히 너는 변했다고 생각해."
 
미우라는 슬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조적으롤 얘기를 꺼냈다.
 
"실은 나아에겐 너네를 탓할 자격은 없는걸지도 모르고."
 
나는 미우라가 말하는게 납득이 가지 않아서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나아는 말야, 뭐를 용서할 수 없냐면 말야, 하야토나 유이나 에비나에게도 화가났지만 가장 화가난건 수학여행때 히키오가 뭔가를 한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하야마가 어떻게든 하는 모양이야'라고 말한 히키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하야토가 그런거라면 괜찮을까 생각한 나였어."
"……."
"역시 그때 내가 제대로 행동했어야 했어. 자기 그룹의 일인데, 나아는 하야토나 너네에게 맡기고, 히키오에게 몰표를 뽑게 했어."
 
미우라는 나에게 도전적인 눈을 지었다.
 
"이젠 두번 다신 자기 그룹의 일은 남에게 맡기지 않아. 히키오에겐 몇 번이나 목숨을 구해졌고, 나아 나름대로 히키오를 상당히 알게 됐어. 지금의 나아에게 있어서 히키오는 내 그룹이니까, 더는 두번 다신 히키오에게 몰표는 뽑게 하지 않아."
 
그녀의 얼굴에선 강한 결의 같은게 보였다. 지지마, 유키노시타 유키노. 여기서 압도되어서 어쩌자는거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까지 나는 상황을 휘저은데다 그의 발목을 잡았을 뿐이야.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면 히키가야는 언제나 올발랐어. 앞으로는 그를 도와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 그의 행동을 보조해서, 그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다고 생각해."
 
미우라는 내 선언을 묵묵히 들은 후, 조금 긴 침묵 후에 천천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 있잖아 유키노시타."
"뭐니?"
"지금 얘기를 든는한, 나아랑 너는 히키오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동료라는걸로 보면 된다고 생각해."
"그래. 그 말대로라고 생각해."
 
그녀는 말하기 힘든걸 말하는 듯한 미묘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게? 나아가 보는한, 너는 아직 히키오에게 어부바랑 포옹을 받는걸로 보여."
"뭣!? ……그럴 생각은 없어.
"과연, 너는 확실히 이전과 비교해서 변했어. 나아도 그렇게 생각해. 너는 히키오를 좋아하게 되서, 히키오를 소중하게 여기고, 히키오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
"맞아."
"하지만, 가장 중요한걸 몰라."
"읏!"
 
내가 순간 숨을 삼켰다는걸 알았다. 심장이 멎을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는걸 자각할 수 있다. 무심코 손을 꽉 움켜쥐어버린다.
 
"히키오가 가장 원하는것. 뭔지 모르지?"
 
내 머리는 대혼란에 빠졌다. 왜? 어째서? 뭔가 중대한걸 빠뜨린게 있는걸까?
 
"그, 그건… '진실된 것'이라는 이름의 무언가야."
"흐응…, 그건 히키오가 그렇게 말한거야?"
"그래…."
"그 '진실된 것'은 무엇인지 알아?"
"……."
 
대답할 수가 없다. 그 대답을 말한 당사자인 히키가야마저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했으니까. 나는 더욱 애매하게밖에 모른다.
 
"……뭐,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아마, 가족인 코마치 사이에 있는것 같은 감정이라고는 예상을 하고 있어."
"하아-……거기까지 알아놓고도 거기서부터 모른다니, 나아는 이해를 못하겠네."
"……."
 
미우라는 곧게 나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다. 그녀는 확신을 갖고 '진실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심코, 나는 밑을 쳐다보고 만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괴로운 감정이 솟아오른다.
1년 가까이 함꼐 보내온 히키가야를, 해가 밝고난 부근부터, 겨우 알고 이해하려고 행동하기 시작한 나. 아직도 '진실된 것'은 무엇인지 모른다.
그에 비해 미우라는 히키가야와 하야마의 진로를 조사했을때 정도밖에 교류가 없고, 본격적으료 교류를 시작한건 이 섬에 오고나서일터. 그런데 히키가야가 말하는 '진실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역시, 나는 내면에 무언가 큰 결함을 안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런 나의 상황을 보고 미우라는 살짝 웃으며녀서 말했다.
 
"그렇게 힘들고 슬퍼보이는 표정을 짓지마. 똑같이 히키오를 행복하게 만들자는 동료고, 거기다 하야토에 대해서 가르쳐준 답례도 있으니까 나아나름대로 생각한걸 가르쳐줄테니까."
"……."
"유키노시타, 히키오를 어떤식으로 생각해?"
"좋아해. 무슨 짓을 하더라도 함께 있고 싶을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남성이야."
 
미우라는 생글거리면서도 조금 곤란한 얼굴을 한다.
 
"아-, 나아가 듣고 싶은건 그런 남편 자랑이 아니고. 어음, 히키오는 일에 관해선 어떤 남자라고 생각해?"
"굉장히 우수한 사람이야. 어지간한 일은 뭐든지 해내고, 여차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해."
"히키오가 하는일에 틀린건 없다. 결국, 그 녀석이 말한대로가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그래.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그와 생각을 함께해서 그의 뒤를 밀어주고 싶어."
 
미우라는 커흠, 하고 한숨을 쉬었다.
 
"유키노시타, 아까 유키노시타가 말해준 하야토랑 마찬가지로 이건 나아가 히키오와 목숨을 건 일을 하고, 여러가지 얘기를 해보고서 나아가 생각한 지금 시점에서 내는 결론인데…."
 
그렇게 전제를 깔고 똑바로 말했다.
 
"그건 아니야, 유키노시타. 히키오는 자신을 맹신해주는 인간을 원하는게 아니야. 그건 딱봐도 잘못 됐잖아."
"……."
"이거, 분명 하야토도 그랬겠지이…. 나아도 하야토를 그런식으로 만능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전부 맡겨버렸으니까 유키노시타를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유키노시타가 하야토를 알고 있듯이, 나아도 히키오는 상당히 알고 있어. 히키오는 만능 캐릭터가 아니고, 자신을 그런식으로 봐줬으면 생각하지도 않아."
 
미우라의 주장에, 머리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걸까…?"
"히키오는 말야, 감정을 죽이는게 버릇이 되어있어. 위험한 상황에서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잘못된거야. 히키오는 그게 버릇이 된것 뿐이야."
"……."
"아마, 감정을 죽이는걸 계속 해와서, 어느샌가 그게 당연하게 되버린거야. 아마, 히키오는 괴롭힘이나 가족관계 같은걸로, 그러지 않으면 안 됐다고 생각해."
"가족관계?"
"히키오는 부모님에게 응석부리는걸 못했던게 아닐까. 코마치는 남에게 응석부리거나 감정을 드러내는걸 잘하지만, 히키오는 전혀 그걸 못하잖아?"
"그러네."
"히키오와 코마치의 나이차이는 2살이잖아? 나이차이가 2살밖에 되지 않는데, 응석부리는 정도가 저렇게나 심한 남매는 이상하잖아. 아마, 히키오는 어린 코마치를 돌보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이미 10년 이상은 그렇게 감정을 드러내는걸 참아온게 아닐까."
"……혹시, 그가 바라는 진실된 것이라는건…?"
"……히키오가, 어린 아이처럼 그저 응석부릴 수 있고, 잘못했을때는 화내주고, 그 사람에게 받는 사랑을 절대적으로 맹신할 수 있는, 그런 존재. 나아는 그렇게 생각해."
"그건…."
"세간에선 그걸 엄마라고 하잖아?"
"……."
"전에 코마치가 말했잖아? 만약, 아무도 히키오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기가 마지막까지 히키오의 곁에 있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그건 엄마가 하는 말이잖아?"
"……."
"거기다 보통, 동생이 오빠의 인생을 뭐든지 짊어지겠다고는 말 안하잖아? 아마, 과거에 코마치가 그렇게 각오하게 만들 무언가가 있었다는걸거야."
"……."
"지금 코마치는 히키오에게 감정을 받으면서도 히키오가 뭔가 저지르려고 할때는 꽤 세게 타이르잖아? 그게 히키오가 원하는걸거야. 코마치는 그걸 잘 알고 있다는거지."
"……참고가 되는 사례는 늘 눈 앞에 있었다는거구나…."
"그런거지. 히키오는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주고 이해해주고, 때로는 타일러주고, 다정하게 감싸주는, 그런 엄마같은 요소를 바란다고 나아는 생각해."
 
확실히 여러가지로 납득이 가는 얘기다. 미우라가 말하는건 올바른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있어. 히키가야의 어머니는 건재한데? 어머니가 있는데, 동생이 어머니다운 요소를 가질 필요가 있는걸까?"
"나아는 히키오의 집에 간 적이 없고, 코마치 말고 가족도 모르지만, 히키오의 가정은 부모의 존재감 있어?"
"……없다고 생각해. 일이 바빠서 늘 부모님은 부재야. 코마치가 가사를 하고, 히키가야를 모두 챙겨준다고 해도 좋을 정도야."
"그치? 별로, 남의 가정 얘기를 해선 안 된다고 나아도 알고 있지만, 히키오는 엄마한테 받아야할 무상의 사랑을 못 받은거 아냐? 그래서, 그걸 대신해서 코마치가 해주는거 아닐까? 라고 나아는 예상해."
 
미우라의 예상은 나에게 있어선 예상밖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추측이 가능한걸까?
 
"미우라, 너는 히키가야와 이 섬에서 접촉한것만으로, 그 결론에 도달한거니?"
"음-, 뭐. 절벽 위에서 여러모로 얘기 했으니까? 코마치의 얘기도 있었으니까 왠지 모르게 그런게 아닐까 생각한것 뿐."
"너를 잘못 보고 있었어. 굉장한 관찰안과 통찰력이야. 감탄했어. ……네가 보면 나의 가족관계도 간단하게 간파될것 같아."
"뭐, 생각은 있지만…. 말해도 괜찮다면 말할까?"
"그래, 이 기회니까 말해줘."
"너도 하루노 선배도 상세한건 아무것도 모르지만, 가족관계가 잘 되는 원만한 가정에서 자란걸로는 보이지 않아. 미안, 정말로 무례한 소리라서."
 
볼줄 아는 사람이 보면 나도 언니도 이렇게까지 간파되벌리는걸까, 라고 경악을 한다.
 
"…난처하네. 미우라, 너의 사람을 보는 눈은 진짜야. 히키가야가 바라는게 어머니의 감정에 가깝다고 한다면, 나에게도 알리가 없는걸. 나도 어머니와 마음의 거리가 대단히 머니까."
"그런가……. 그래서 나아의 얘기, 어떻게 생각해?"
"미우라, 히키가야를…네 생각을 가르쳐줘서 정말로 고마워. 여러가지 의미로 광명이 보였다고 생각해. 아마, 좋은 선을 따르는게 아닐까 생각해."
"그런가…."
 
미우라의 생각은 아마도 올바를 것이다.
그리고 수순으로 생각하면 히키가야가 원하는걸 그대로 건낸다는 생각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걸 진실된 것으로 인정하려면 코마치와 히키가야의 역사처럼 15년 정도의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히키가야가 원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진실된 것'을 건낸다고 해도, 그걸 바로 진실된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는걸까?
아마 대답은 NO다. 미우라의 견해는 올바르다. 하지만, 나는 그 생각에 동의는 할 수 있어도 실천하는 의미는 없다.
 
"하지만……, 하나 괜찮겠니?"
"응, 뭔데?"
"나도 너도 히키가야의 어머니나 동생이 될 수는 없어. 피가 이어지고, 오랜 시간을 공유한 육친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될 수가 없어."
"그건……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나 네가 히키가야의 동생이나 어머니의 흉내를 낸다고 한들, 그건 역시 히키가야가 보면 가짜야. 결코 진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미우라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고 한숨을 쉬었다.
 
"유키노시타, 네가 말한대로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선 히키오는 언제까지라도 구원받을 수 없다는거잖아."
"그래…. 그러니까, 히키가야가 우리를 육친과 같은 수준으로 인식해주는 관계를 쌓을 필요가 있다는거야. 그 관계속에서 방금 말한 요소를 섞으면, 히키가야가 원하는 조건은 채워지는거니까."
 
미우라는 훗, 하며 살짝 미소를 짓는다.
 
"유키노시타가 하고 싶은 말은 알았어. 하지만, 앞으로 시행착오라는거지?"
"그렇게 되겠네."
"그럼 나아는 나아 나름대로 생각해서, 자신의 노선에서 히키오랑 대할 생각이야. 화낼때도 애정을 부려서 화낼거야."
"그래. 나도 나 나름대로 생각해서 히키가야의 진실된 것을 지향하기로 할게."
"그럼 유키노시타, 히키오를 행복하게 만드는 동료로서 '라이벌'로서, 앞으로 잘 부탁해."
 
미우라는 생긋 웃고, 나에게 악수를 요청했다. 나는 그걸 순순히 응한다.
 
"그래, 나야말로 잘 부탁할게."
 
악수를 하자, 미우라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척후와 호위 일로 돌아갔다.
 
미우라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홀로 생각한다.
솔직히 대인관찰력과 통찰력이라는 점에선 미우라에게 완패했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덕분에 히키가야에 대해서도 중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고, 이후 정보교환도 원활하게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아무튼 본래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남은건 미이ㅜ라와 유이가하마나 에비나가 대화를 잘 해준다면, 그걸로 이 문제의 거진반은 해결할 것이다.
 
내 마음에는 처음으로, 대인관계의 달성감다운게 흘러넘쳤다. 일각이라도 빨리 그에게 보고하고 싶다. 히키가야에게 칭찬받고 싶다. 내 마음은 들뜨고 있었다.
 
 
 
 
 
11일째 유키농vs 유미코 끝
 
 
 
이후는 후기가 됩니다.
읽지 않아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2주만입니다.
 
애니메이션 2기 시작했네요. 굉장해서 놀라고 있습니다.
뭐, 요소 부위를 누르고 있어서 문제는 느끼지 않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2기는 유키농도 가하마도 귀엽네요. 꽤나 열심히 표정의 표현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로하도 꽤나 힘이 들어가있고, 약은 목소리는 약은거겠지만, 짜증나서 솔직히 취향은 아니지만 표정은 꽤 좋다ㅏ고 생각합니다.
아, 참고로 더블 데이트때 하치만의 귓과에서 쌩으로 하치만에게 얘기하는 이로하의 목소리는 최고였습니다.
하치만은 아니지만 이로하는 그 목소리가 더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진짜로.
 
뭐, 애니메이션 2기를 보면서 이쪽 문장의 수정이나 첨가를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 이걸로 좋았으려나 생각하는것도 꽤 많아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작화가 바뀐 탓인지, 아니면 실제로 목소리가 나와서 얘기가 진전하기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제가 해석하고 있던 늬앙스랑 다른거 아닐까? 같은 불안에 쫓기거나.
뭐, 이미 여기까지 나와버린 이상, 크게 얘기를 변경하는건 할 수 없으니까요.
이대로 파고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아, 전회에 일단 완성까지 갔다는 11일째 후반을 어그적어그적 재구성하면서 여러모로 첨삭을 했더니 사이즈가 너무 커져버려서 다시 반으로 나눠버렸습니다.
11일째 후반의 후반도, 일단 완성은 했지만 이쪽은 아직 수정하고 싶은 느김이라서 조금 더 기다려줬으면 싶습니다.
 
다음도 가능하면 2주 정도만에 내고 싶은 참이지만, 늘 그렇지만 약속을 지킬 수 없을것 같으니까요, 뭐, 말해보고 싶은것 뿐입니다.
 
아무튼간에 아까 확인했더니 팔로우가 779나 됐고 1일째 북마크도 740이나 됐습니다. 속편을 기다려주시는건 정말로 감사합니다.
감상 등을 코멘트나 메일로 받는것도 기쁩니다. 전부 보고 있습니다. 바빠서 답신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 마이픽 신청해주시는 분이 상당히 있지만 아마 마이픽을 해도 교류 등은 현실이 바쁘니까 거의 못하는게 아닐까 생각해서 원칙으로 모두 거절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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