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ry for 42days - 숨기는 다정함은 타이밍이 나쁘게.
34/42days - 952day
몇 분인가, 우리들은 그 무렵같은 공간에 겉잠들며, 안타까움에 잠겨있었다.
겨우 며칠 전에 발견한 찻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기분 좋은 느낌에 나는 자신을 감도는 사정을 잊어버린다.
잊어버리려고 한다.
아직 문제는 산더미만큼 많고, 어찌 굴러갈지도 모를 자신의 장래를 두려워하면서 나는 '지금'의 행복을 만끽했다.
"유키농? 왜 그래, 멍하니 그러구"
"어머, 미안해. 거기의 썩운 눈을 가진 인간이 너무 기분 나빠서 그만…"
"너, 인권이라는거 알고 있냐?"
나는 거의 매일처럼 발을 들이고 있는 이 가게에서, 늘 앉는 자리에 앉아 장난을 즐겼다.
대학교 강의가 끝나면 유이가하마와 모여서 이 가게를 찾아온다.
히키가야도 강의가 끝나면 매일같이 여기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의 제복 차림도 눈에 익은 모양이다.
"……, 너. 무슨 일 있었어?"
"……으. 너라는건 나를 말하는거니. 아니면 유이가하마? 아니면……, 혼잣말?"
"힛키, 또 혼잣말이야-?"
"또라니 뭐야? 나는 그렇게나 혼잣말을 하냐?"
이 남자는 정말로 얕볼 수 없다.
꿰뚫어보는듯 하면서, 굳이 꿰뚫어보지 않는듯 조절을 한다.
"그나저나 오늘도 점장님은 안 계시니? 요즘 들어 매일 못 보는데"
"음. 뭐어, 너네 말고 손님은 그리 안 오니까. 점장님은 점장님대로 바빠"
"……사모님의 몸상태, 좋지 않아?"
"……그런것 같아"
"에-! 그거 위험하지 않아!?"
위험하다, 라는건 몸상태를 말하는 것일테지.
대학생이 되어도 유이가하마의 언어는 난해한 암호처럼 머리를 굴린다.
"야, 유이가하마. 네 스마트폰 불들어왔다"
"우에!? 아, 서클 선배다"
착신을 받은 유이가하마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우리한테서 떨어진 곳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황급히 스마트폰에 말을 하며, 때때로 곤란하다는듯 볼을 긁적인다.
몇초 후, 전화를 마친 유이가하마는 자리로 돌아왔다.
"미안! 오늘 서클의 술자리에 가야하게 됐어……"
"어. 그럼 얼른 돈을 두고 돌아가"
"너무해!"
"그렇구나, 그럼 나도……. 아니 조금 더……, 조금 더 있을까"
내 말에 히키가야는 의아스럽게 고개를 기울인다.
그것도 당연한가. 이대로 유이가하마가 돌아가면 나는 그와 단 둘이 있게 되고 만다.
그건 무척이나 부자연스러우니까.
"그런가-. 그럼 또 올게! 바이바이-!"
"안녕. 또 봐"
"응-"
끼이익.
문이 닫히고 유이가하마는 나갔다.
가게 안은 갑자기 조용해져서, 무척이나 의아스럽게 나를 쳐다보는 히키가야도 입을 다물고 있다.
"……, 그렇게 이상한거니. 내가 언제 돌아가든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 말도 안 했잖아. ……뭐,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잠자코 들어주겠지만"
"후후. 그건 상담을 들어주겠다는 소리니?"
"상담은 무슨. 듣기만 할 뿐이다"
"여전히 청개구리구나"
변함없기 때문에 나는 기뻤다.
그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는, 그 양지의 공간으로 돌아온것 같은.
그리고 또 시간이 움직일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까.
"저기, 나 실은……"
내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찻집 문이 조용히 열렸다.
유이가하마가 잊을 물건을 찾으러 왔나 싶어서 문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거기에 서 있던건 유이가하마하고는 달랐다.
"안녕, ……. 다녀왔어"
"점장님. ……"
"……오늘도 고마워. ……히키가야가 타주는 홍차는 어때? …맛있게 끓이게 됐지?"
하나하나 단어가 준비되어 있던것 처럼 점장님은 입으로 말을 한다.
그건 기회처럼, 미리 준비해둔 말을 할 뿐이다.
어딘가 이상한 점장님의 태도를 깨달은건 나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점장님……. 사모님의 몸상태……, 어떻슴까?"
"아, 아아, ……, 응. 괜찮아. 걱정 하지마"
"……"
"……, 하하. 여전히 너는 날카롭구나……"
"저도 걱정이라구요"
"그래……, 그렇지. 더는 숨길 수 없군. ……안 사람은, 더는……, 짧은 모양이야"
마치 비통한 비명을 속에서 들리는듯이 가냘픈 목소리가, 나에게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을 죄여왔다.
히키가야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점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래도 안다, 그는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생각났다.
여기에 처음 왔을때, 그의 우울함으로 가득찬 눈은 그 때와 마찬가지로
'진실된 것을……원해……'
똑같구나.
"안 사람이 사랑했던 이 찻집도, 이제 접으려고 생각해"
그릭 또 시간이 멈춘다.
쌓아올린 가느다란 블럭은, 지면이 뒤집힌것 처럼 전조없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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