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내가 사랑한 선배"1
1시간 있던 점심시간도, 어느샌가 20분을 남기고 있었다.
둘은 깨닫지 못한 사이에 상당히 얘기 하고 있던 모양이다.
하치만"이로하, 얼른 밥 먹자. 진짜로 시간 없어"
이로하"아, 알고 있어욧"
이로하가 황급히 도시락 뚜껑을 연다.
하치만도 마찬가지로 빵과 차를 비닐에서 꺼내고 빵을 입에 문다.
그러자 이로하는 하치만의 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하치만"음, 왜 그래? 먹고 싶어?"
이로하"아니에요. 선배의 점심은 설마 그 빵뿐이에요?"
하치만"아아, 그런데"
이로하"절대 부족하지 않아요?"
하치만"나는 소식하니까. 평범하게 충분해"
이로하"저희반 남자는 좀 더 먹는다구요?"
하치만"남은 남. 나는 나다"
이로하"아뇨. 선배도 남자애니까요, 제대로 밥은 먹지 않으면 안 되요"
하치만"딱히 상관없는데"
이로하"좋긴 개뿔요"
하치만"저가 밀이다, 이로하. 나는 다른 놈들이랑 달리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쓸데없는 힘을 쓰지 않고, 쉬는시간도 제대로 자고 있어. 그러니까 당연하지만 체력 소모도 적어. 이른바 저연비계열 외톨이라고"
이로하"또 그런 궤변만 하고……. 궤변 금지에요!"
하치만"하아……. 그렇다곤 해도 오늘은 이거 밖에 안 갖고 왔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한 입을 하치만은 입에 집어넣는다.
이로하"그, 그럼……저기……제 도시락을 조금 나눠줄게요"
그러자 이로하가 조금 부끄러운듯 하치만에게 제안한다.
하치만"아니, 됐어. 왠지 그……미안하고"
하지만 하치만은 사양하는 기색으로 이로하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로하"그, 그렇게 사양할 필요 없어욧. 이건 선배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지나치게 만들어서 다 못먹을것 같으니까, 오히려 부탁하고 싶은거구요!"
하지만 이로하도 간단하게 물러나지 않아서 빠른어조로 재촉하듯 말한다.
왜냐면 오늘 하치만을 점심먹자고 부른건 자신의 손요리를 먹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하치만"그런가? 그보다, 그거 네가 만든거야?"
이로하"맞아요"
이로하의 도시락은 색이 다채롭고 속도 풍성해서 불만이 없다.
훌륭하게 하나하나 양호함을 보이고 있다.
언뜻 보기만으로도 맛있다는걸 알 수 있는 도시락이었다.
하치만"헤에……되게 맛있어 보이네"
역시 하치만도 감탄의 목소리를 흘린다.
이로하"그, 그쵸!?"
이로하는 기쁜듯 소리를 질렀다.
이로하"(그게, 이걸 만들기 위해 엄청 일찍 일어났는걸요!)"
그래, 오늘 이로하는 이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서 아침해가 뜨기 전부터 부엌에서 조리를 하고 있던 것이다.
하치만"너, 요리할 줄 알았구나"
이로하"당연하잖아요. 이 정도는 낙승이에요"
흐흥, 하며 이로하는 위세부리지만 그것 거짓말이다.
확실히 이로하는 요리는 잘 한다.
하지만 이 퀄리티의 도시락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냐고 하면 이야기는 별개다.
실제로 실은 몇 번이나 실수해버려, 2사람 몫 도시락을 만들 예정이있지만, 한 사람 몫밖에 준비 못했던 것이다.
이로하"그, 그러니까……제 도시락, 먹어주지 않을래? 남기는것도 아깝고요……"
너무 만들었다는건 단순히 겉치레였지만
하치만"뭐……그런거라면 조금 받아볼까"
하치만은 납득한 모양이라, 이로하의 제안을 승낙해줬다.
이로하"정말인가요?"
하치만"아아"
이로하의 표정이파앗 밝아진다.
이로하"그, 그럼……아-앙"
그렇게 말하고 이로하는 젓가락으로 달걀부침을 집어서 하치만에게 손을 내민다.
하치만"……어? 이로하, 뭐하는거야?"
하치만의 머리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이로하"뭐냐니, 아-앙이라구요?
이로하는 당연하듯이 대답한다.
하치만"아니, 그건 알고 있어. 내가 묻고 싶은건 왜 나는 아-앙을 받고 있냐는거야"
이로하"선배가 먹기 쉽게 해주는거에요♪"
하치만"아니, 스스로 먹을 수 있으니까 됐어"
이로하"그러지 마시구요, 네?"
이로하가 한쪽 눈을 감고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하면서 고개를 기울인다.
하치만"(젠장, 귀여운 몸짓이네……)
이로하"선배, 부탁이에요.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요……"
하치만"……알았어"
하치만은 체념한 듯이 입을 연다.
이로하"그럼 다시, 아-앙"
하치만"아-앙……"
이로하의 달걀부침이 하치만의 입에 들어간다.
하치만은 볼을 희미하게 붉게 물들이며 부끄러운듯이 눈을 피한다.
이로하"마, 맛있나요?"
한편 이로하는 불안하다는듯 하치만에게 감상을 묻는다.
물론 맛이 없을리 없어서
하치만"진짜로 맛있었어. 솔직히 이렇게까지 맛있을줄은 생각 못했어"
하치만도 솔직한 감상을 이로하에게 말했다.
이로하"가, 감사합니다……"
그걸 듣고 만족한건지, 기쁨으로 이로하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이로하"(다행이다-! 선배한테 칭찬받았어! 열심히 만든 보람이 있었어~♪)"
이로하는 또 다음에도 만들어오자고 내심 결심했다.
하치만"(그나저나 정말로 퀄리티 높네……. 뭐야 이거, 코마치 이상일지도 몰라)"
이로하"선배, 왜 그래요?"
하치만"음,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만 시선이 도시락에 가버린 모양이라서 황급히 얼버무린다.
이로하"혹시 다른 요리도 먹어보고 싶어요?"
그렇게 질문하는 이로하는 조금 기뻐보였다.
하치만"그런건……
이로하"자, 사양하지 말아주세요. 어느걸 먹고 싶어요?
아무래도 다른 요리에도 흥미가 있었다는걸 간파당한 모양이다.
하치만"어, 그럼……그렇군. 튀김을 부탁해"
이로하"네에-♪"
이로하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면서 튀김을 젓가락으로 집는다.
이로하"자, 아-앙"
하치만"아-앙은 한번 한다고 안 했나……"
이로하"괜찮잖아요-. 자요 얼른얼른"
하치만"예이예이"
하치만은 튀김을 한입 베어물고 천천히 씹기 시작했다.
이로하"어때요?"
하치만"아마, 지금까지 먹은것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이로하"거, 거짓말 아니죠!?
하치만"어"
이로하"(아자-)"
이로하는 마음속으로 승리 포즈를 취했다.
하치만"도시락고마워. 정말로 맛있었어"
이로하"아, 아뇨아뇨"
오히려 이로하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까지 칭찬받은것 만으로도 충분한 포상이며, 도리어 이쪽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졌다.
하치만이 MAX커피에 입을 대고 문득 시계를 본다.
하치만"그보다 이로하, 너도 빨리 안 먹으면 시간 없어질거야"
이로하"아, 네"
이로하가 남은 도시락을 먹기 시작한다.
그 옆에서 하치만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MAX커피를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곧 도시락을 다 먹으려던 차에
이로하"(어라……?)"
이로하의 젓가락이 멈춘다.
하치만"음, 왜 그래, 이로하?"
이로하"아, 아뇨!"
황급히 얼버무리려고 시선을 피하지만 무의식중에 하치만의 입가로 시선은 가버린다.
그래.
이로하는 깨닫고 만 것이다.
이로하"(이, 이건……혹시가 아니라, 간접키스 한게……)"
깨달은 순간, 볼이 홍조되어가는걸 스스로도 알았다.
하치만"얼굴 빨간데……감기야?"
이로하"괘, 괜찮아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기가 키스했을때는 충분히 각오를 했기 때문에 평정을 유지했지만, 이렇게 아무 전조도 없이 오면 굉장히 곤란해지는 이로하였다.
이로하"(이렇게 되면 선배도 똑같이 만들어버리자)"
이로하는 마지막 한 입을 젓가락으로 집어들고
이로하"마지막 한입, 선배에게 드릴게요"
하치만"어, 왜?"
하치만에게 내밀었다.
이로하"됐으니까 먹어주세요"
하치만"……괜찮겠어? 먹어도"
이로하"네"
하치만은 세 번째 아-앙에는 이미 저항도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요리를 먹는다.
하치만"역시 맛있네"
이로하"후후, 그렇죠"
이로하"(좋아, 이걸로 선배도 나랑 똑같아)"
이로하는 만족스럽게 도시락 뚜껑을 덮고 정리를 시작했다.
MAX커피를 다 마신 하치만도 봉투에 쓰레기를 담는다.
하치만"자, 그럼 도시락도 먹었으니까 돌아갈까"
이로하"아, 저기 선배"
하치만"음?"
이로하"그게, 선배의 연락처……가르쳐주세요. 사, 사귀고 있는데 서로 연락처를 모른다는건 이상한 느낌도 들고요……"
그러고보니 서로 연락처 교환하지 않았지이, 라며 하치만도 깨닫는다.
하치만"뭐어, 그렇군. 연락처 모르면 왠지 불편하니까"
그렇게 말하고 하치만은 휴대폰을 이로하에게 건낸다.
이로하"에?
하치만"등록 같은거 나 잘 모르니까 대신 등록해줘"
이로하"연락처 등록방법을 모른다니……"
이로하가 쓴웃음을 흘린다.
이로하"그나저나 휴대폰을 남에게 건내도 괜찮아요?"
하치만"보여져서 곤란한건……앗, 미안 이로하. 잠깐 휴대폰 돌려줘"
하치만이 뭔가를 떠올린것처럼 휴대폰을 돌려받으려고 한다.
이로하"에, 어째서에요?"
하치만"됐으니까 돌려줘"
이로하가 수상쩍게 하치만의 스마트폰 화면을 여니……
이로하"……에?"
이로하의 손에서 휴대폰이 떨어진다.
하치만"(좀, 그거 내 스마트폰)"
이로하"선배……어떻게 된거에요, 이거……?"
하치만"(역시 이렇게 됐나……)"
화면에 찍혀있던건 남녀 두 사람의 사진.
한 쪽은 하치만. 그리고 또 다른 한 쪽은 그 동생인 코마치.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남친여친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로하가 지금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짓는다.
하치만"뭐, 잠깐, 이로하. 너 아마 엄청 오해하고 있거든. 그거 내 동생이야"
이로하"에? 동생……?"
하치만"그래. 그러니까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냐"
이로하"노, 놀랬잖아요!! 선배 바보! 그보다, 동생이랑 투샷을 대기화면으로 삼다니, 시스콘이에요!?"
하치만"그런 말을 듣는게 싫어서 돌려달라고 한거야"
이로하는 "증말" 이라고 중얼거리고
이로하"자, 등록 다 됐어요"
휴대폰을 하치만에게 건낸다.
하치만"땡큐"
이로하"………"
이로하가 말없이 하치만을 쳐다본다.
하치만"뭐, 뭐야?"
이로하"선배, 정말로 바람피면 용서 안할거에요"
하치만"안 해"
이로하"선배가 바람피우면 그 때는 선배를……이고 저도 죽을거에요"
하치만"무거워! 사랑이 너무 무거워!!"
하치만의 얼굴이 경직된다.
그런 하치만을 보고 이로하는 미소짓는다.
이로하"후후, 그치만 믿고 있으니까요. 선배를"
하치만"……아아. 나도 믿고 있어. 너만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말이야"
이로하는 그 한마디를 듣고 다시 만면의 미소를 짓는다.
이로하"그럼 슬슬 교실로 돌아갈까요"
하치만"어"
이렇게해서 둘은 옥상을 뒤로 했다.
하치만"(어라? 그러고보니 아까 그거……간접 키스인게……)"
한발 늦게 부끄러움이 치솟은 하치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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