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책임, 져주세요♪"3
하치만"나는, 역시 네가 상처입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이건 즉 『우리는 같이 있어야 할게 못 돼』라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이로하가 자신의 곁에 있는걸 거절하는걸 의미하고 있었다.
하치만의 말을 들은 이로하의 눈이 젖기 시작한다.
이로하"(역시 선배에겐 전해지지 않았구나. 내 말도, 마음도……)"
꼬옥 주먹을 움켜쥐고 입술을 깨문다.
눈에는 눈물이 흘러나오려고 했다.
하치만"……그럼 갈게"
하치만은 발을 돌려 옥상에서 나가려고 한다.
안 돼, 가지마!
이로하"……읏"
이로하는 하치만을 불러 세우려고 하지만, 오열이 방해가 되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시야가 눈물로 흐려진다.
하치만과 거리가 점점 벌어져, 뒷모습이 희미하게 멀어져간다.
싫어
싫어, 싫어, 싫엇!!
지금 여기서 하치만을 잡지 못하면
지금 여기서 하치만을 놓쳐 버리면
완전히, 모든것이 끝나버린다.
자신과 하치만을 이어주는 무언가가 끊겨버린다.
그렇게 되어선 더는 돌이킬 수 없다.
이로하"(그런건…… 절대로 싫어……!!)"
정신을 차리고보니 이로하는 뛰고 있었다.
그리고
이로하"웃……우으……가지, 말아요……. 계속, 곁에, 있어줘요……!"
쓰러지듯 하치만에 등을 안고, 하치만을 잡았다.
하치만"이, 잇시키………?"
큰 눈물을 흘리면서 떨리는 손으로 매달려오는 이로하에게 하치만은 곤혹한 표정을 짓는다.
이로하"떠나지, 말아주세요……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오……"
울어대는 이호라를 보고 하치만은 격한 의문을 느꼈다.
하치만"(나는 이 녀석이 상처 입는 모습을,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떼어내기를 선택했어. 그런데, 그런건데……)"
어째서 지금, 잇시키는 이런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문득, 방금전에 잇시키가 했던 말이 하치만의 머리에 재생된다.
『저는, 선배만 곁에 있어주면 웃으며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하나의 가능성이 머리를 스친다.
만약, 그게 정말로 말 그대로의 의미였다면?
만약 잇시키에게 있어, 정말로 주위에서 받는 비난 따위 상처받을 이유조차 되지 않는거였다고 하면?
하치만"(만약 그렇다면, 나는 생각해야할 점을 근본적으로 잘못했다……는건가)"
나는 멋대로 잇시키를 상처입히는 요소가 주위의 비난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틀렸다.
방금전의 말이 혹시 『하치만이 곁에 없으면 웃을 수 없어』라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면
나는, 잇시키가 가장 상처입을 선택을 한게 아닌가……
하치만"(바보다……)"
잇시키를 위해 생각하고 고른 대답이, 가장 잔혹한 선택이었다니……
그렇다면 잇시키가 이렇게 우는것도 수긍할 수 있다.
하치만"(뭘 하던거야, 나는……)"
나는 살며시 이로하를 껴안았다.
이로하"선, 배……?"
하치만"미안, 잇시키……. 나는 너를 아무것도 보지 않았어. 정말로, 미안해……"
껴안는 팔에 힘이 실린다.
하치만"하지만, 이제 괜찮아. 지금이라면……제대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한번만 더, 내 대답을 들어줄래?"
이로하"……네"
이로하는 조용히 끄덕였다.
그리고 하치만이 입을 연다.
하치만"나는 너를……잇시키 이로하를 좋아해. 앞으로도 함께 있고 싶어"
이로하"선배……!"
이로하가 다시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방금전과 같은 슬픔을 띤 눈물이 아니었다.
하치만"생각해보면, 너에게 고백받았을때 이미 그 때엔……분명 대답은 나와 있었어"
이로하"네?"
하치만"잇시키가 말한 『진실된 것』이라는 말은, 집에 돌아가고 나서도 줄곧 마음에 남아있었어. 내가 무엇보다도 바라고 있던 거였으니까"
옥상에 부는 바람이 하치만과 이로하의 머리카락을 흔든다.
하치만"하지만 나는, 그래도 너를 완전히 믿을 수가 없어서, 대답은 진작에 나왔을텐데……눈을 피하고 모든걸 유야무야하려고 했어"
하치만은 살짝 눈을 덮었다.
하치만"배신당하는게 무서웠어. 믿고 있었는데 배신당해서, 또 무언가를 잃는게 무서웠어……"
일찍이 하치만은 몇 번이나 경험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 괴로움을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다.
하치만"하지만, 오늘 잇시키의 모습을 보고, 내가 얼마나 어설펐는지를 통감했어"
하치만은 손을 꼬옥 잡았다.
하치만"너는 모든걸 잃는것도 각오했는데, 나는 고작 한가지 무언가를 잃는것 조차 겁에 질려있었어. 정말로 한심한 선배지……"
이로하"선배……"
하치만은 머리를 난잡하게 벅벅 긁고, 이로하를 돌아본다.
하치만"꽤나 멀리 돌아가버렸지만, 겨우 도망치지 않고 마주볼 수 있었어. 기다리게해서 미안해"
이로하"바보에요……선배는, 정말로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바보에요! 제가 얼마나 불안했다고 생각하는거에요!?"
하치만"진짜로 미안하대도"
이로하"정말이지, 선배는!"
뿌우 볼을 부풀리지만
이로하"……하지만, 이렇게 대답을 내줬으니까 특별히 용서해줄게요"
바로 생긋 미소로 돌아온다.
하치만"땡큐, 잇시키"
이로하"이제 절대로 놓치지 않을거에요, 선배. 앞으로 함께 있어주세요?"
하치만"바보, 말 안해도 안 떨어져"
이로하"후후. 정말 좋아해요, 선배"
하치만"나도다"
살며시 하치만은 미소짓는다.
이로하"에헤헷"
지금 이로하는 정말로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치만"너에게는 정말로 구해졌어. 감사하고 있어"
이로하"감사인가요?"
하치만"아아. 나는 확실히 말해서 이런 기만으로 흘러넘치는 썩어빠진 세상에서는 무엇 하나 믿을건 없다고……그렇게 절망하고 있었어"
하치만은 광대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본다.
하치만"하지만, 그건 잘못이었어. 아직 믿을 수 있는게, 확실하게 있었으니까"
이로하"뭐에요, 그건?
하치만은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이로하에게 시선을 옮긴다.
하치만"너야"
이로하"에, 저요?"
하치만은 말없이 끄덕이고
하치만"내가 이런 빌어먹을 세계에서도, 아직 무언가를 믿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한건 네가 있었기 때문이야, 이로하. 고마워"
이로하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이로하"아, 아우으……선배……. 가, 갑자기 그런 미소랑 머리를 쓰다듬는건 반칙이에요……"
이로하"(거기다, 대수롭지 않게 이름으로 불렸고……)"
이로하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
그런 이로하를 하치만은 온화로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하치만은 이로하를 한번 더 조용히 껴안는다.
하치만"앞으로 여러모로 폐를 끼칠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해"
갑자기 하치만과 거리가 가까워져서 심박수가 뛰어오른 이로하지만
이로하"다, 당연해요. 저야말로 저기……잘 부탁해요"
더듬으면서도 제대로 대답할 수가 있었다.
하치만"아아. 앞으로는 줄곧 함께야. 언제든지 네 힘이 될 수 있고, 지켜줄게.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를 의지해"
이로하"아하하, 선배 너무 폼잡네요"
하치만"시, 시끄러워. 하다못해 지금 정도는 폼잡게 해줘"
이로하"후후, 그치만 의지하고 있어요 선배……아니, 하치만♪"
하치만"어, 어어……이로하"
이로하"……아니, 이제 곧 점심시간이 끝나잖아요!?"
하치만"이런, 나 결국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이로하"증말! 하치만 때문이에요!"
하치만"내, 내 탓이냐?"
옥상에 밝고 떠들썩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렇게해서 한번 무너질뻔한 둘의 관계는 완전히 새로운 관계로서 다시 쌓아지게 됐다.
두 사람이 자아내는 이야기는 겨우 시작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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