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ry for 42days - 애매한 밀크티.
나는 휴식시간에 자기 방으로 돌아가, 여기 며칠간 전원이 끊겨있던 스마트폰을 쳐다본다.
분명, 전원을 키면 쌓이고 쌓인 메일이 나를 옭아맬게 틀림없다.
스마트폰을 보고 이렇게나 싫은 기분이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
하지만, 나에게는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서 사과를 보는데는 용기가 부족하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고, 불쾌한 마음을 내던지듯 침대에 뛰어들었다.
"……. 그러고보니, 이 방은 원래 선배가 썼던걸까아"
그렇다면, 선배는 지금 어디서 자고 있는걸까.
며칠 전, 같이 살기만 할 뿐이지 모르는 일 투성이다.
조금 흥미의 천칭이 기울기 시작했을때, 내 마음을 꿰뚫어본듯 1층의 찻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잇시키! 손님이 왔으니까 돌아와-"
"아, 네에!"
나는 황급히 에이프런을 묶으면서 계단을 내려간다.
가게 안 문을 여니, 앞치마로 손을 닦으면서 걷는 선배랑 부딪쳐버렸다.
"아야얏, 죄송해요 선배"
"너 말이다, 그렇게 청춘드라마 같은 등장은 필요없거든?"
"선배가 갑자기 부른게 나빠요"
선배가 노려보고, 나는 손님에게 주문을 받으러 간다.
30살 정도의 남성은 기분 좋은 미소로 주문을 하고, 바로 가방에서 꺼낸 문고본에 눈을 내렸다.
북 커버를 끼고 잇는 탓에 제목은 알 수 없다.
"선배, 밀라노 샌드위치랑 밀크티를 부탁해요"
"알았어"
"……"
"왜"
"한가해졌어요"
"그럼 청소라도 해둬"
"오늘 아침에 했잖아요"
"……, 꽃에 물이라도 줘"
"한가하네요오"
"……"
밀라노 샌드위치를 먹기 쉽게 잘라 접시에 올리고, 선배는 시선으로 나에게 옮기라고 재촉한다.
나는 밀크티랑 밀라노 샌드위치를 손님에게 가져가고, 카운터 안으로 돌아가 선배의 일을 지켜본다.
식칼을 깨끗하게 털어내며, 부엌을 행주로 가볍게 닦는다.
그런 대수롭지 않은 움직임은 정말로 찻집 주인이라고 생각하게 하는데 충분했다.
"저, 회사에 전화하려고 생각해요"
"오늘 회사 쉽니다. 라고?"
"아뇨. 그만둘게요, 라고요"
"……, 그런가"
"네. 오늘밤은 마시는거 어울려줄래요?"
"커피 정도라면"
"꽤나 화려한 마실 자리네요. 티 브레이크?"
조금만 걸어가보자.
기대는것과 다가가는건 의미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로에게 상처를 핥아주는 관계는 허락할 수 없다.
서로 기대는 둘이서, 서로를 채워주는 관게는 지긋지긋하다.
나는 나를 좀 더 봐줬으면 싶으니까.
제대로 나를 봐줄 수 있도록, 제대로 땅에 다리를 대며 다가갈거다.
"……, 왠지 기합 넣는 와중에 미안하지만, 손님이 부르고 있거든?"
"뭐든지 할거에요-! 가위바위보든 케찹으로 그림 그리는거든!"
"그런 가게 아냐!"
5/42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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