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하치만
"자, 다 됐어"
붕대를 다 감은 유키노시타가, 후우 숨을 내쉬며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드니, 얼굴과 얼굴이 닿을 정도로 접근했다.
그대로 움직임을 취하지 못해 굳어있었지만, 아마 착란했던걸테지…
나는 깜빡이는것도 잊고, 그 탐스러운 입술을 빨아들이듯이 입맞춤을 했다.
가볍게 서로의 입술이 맞닿으니 유키노시타의 어깨가 움찔, 흔들린다.
찰싹
눈을 크게 뜨고 놀라고 있던 유키노시타가 제정신을 차리고, 나에게 손바닥치기를 한다.
가녀린 힘이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내가 제정신을 차리기에는 충분한 힘이었다.
"어째, , 서?"
솔직히 매도당해도, 경찰에 신고당해도 어쩔 수 없다고 각오하고 있었지만, 유키노시타는 매도하지도 않고 난처하단 얼굴을 하며 물었다.
잠시 보건실을 침묵이 지배하지만, 갑자기 변명과도 같은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미, 미안… 네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보이길래, , 우리들 앞에서 사라져버리는게 아닐까 갑자기 불안해졌어"
"뭐니 그거, , , 내가 없어지만 난처해? 나는 호언장담만 하지, 아무 역할도 안 되잖니… 너와 유이가하마만 있어도 봉사부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냐!"
그 말이 가슴을 푹 찔러서 조금 거칠게 부정하니, 유키노시타는 흠칫 하며 어깨를 떨었다.
"난처하니 봉사부니, 그런 말이 아냐…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말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싫어"
유키노시타는 고개를 숙인채로 입을 열었다.
"싫다니… 왠일이래.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 그 때는 올거야.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 "
"그건, , 그렇군…"
또 침묵이 보건실을 지배한다.
가만히 나를 쳐다보던 유키노시타가 정숙을 깨부수듯 입을 연다.
"얘… 알고 있니, , 그 때가 반드시 오긴 하지만, 연장할 수는 있어…"
유키노시타가 나를 들여다보듯 쳐다본다.
"…뭐야 그거?"
그런 방법이 있어?
전혀 몰라서 머리를 싸매고 있으니, 갑자기 보건실 문이 벌컥 열리며 혼기 늦은 아라사 교사가 들어왔다.
"뭐냐 너희들, 이런데 있었느냐? 히키가야는 또 땡땡이 치고 있는건 아니겠지? 거기다 지금 뭐 실례한 생각했지!"
히라츠카 선생님이 살기를 뿜으며 주먹을 슥 빼고 단번에 거리를 좁혀온다… 이거 무슨 순보? 살해당한다!?
"아니에요 선생님. 히키가야가 넘어져서 다친것 같아서…"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 다리를 힐끔 보고, 아아, 라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음, 뭐냐. 그런거면 그렇다고 빨리 말해라"
아니, 당신 듣기전에 때리려고 했잖아…
"그, 그럼 처치도 끝났으니 나는 교실로 돌아갈게. 땡큐, 유키노시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일어서려고 하는 내 귓가로 유키노시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방과후에 내 집으로 와줘. 답맞추기…할테니까"
유키노시타는 슥 몸을 떼고, 다른 한 손을 들어 익숙치 않은 동작으로 살짝 흔들었다.
교실로 돌아가는 도중에, 주머니에 넣어뒀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보니 메일이 1건. 어차피 Amazon이나 코마치일거라 생각하면서 열어보니 송신자는 모르는 주소였다.
본문을 읽어보니 '유키노시타입니다. 메일 주소를 등록해두세요. 추신 : 안오면 신고할거야'
꺄- 역시 화나셨어!?
…………………………………………
방과후, 나는 유키노시타의 맨션에 와 있었다.
"소파에 앉아있어줘. 홍차를 타올게"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말하고 티포트에 물을 붓는다.
"땡큐"
나는 3인용 소파에 앉아 후우- 숨을 내쉬던 차에, 물을 다 부은 유키노시타가 옆에 앉아 물었다.
"그래서, 어떠니? 대답은 나왔어?"
"아아"
유키노시타의 질문에 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래, , , , 그럼 가르쳐주겠니?"
"야, 유키노시타. 나랑…"
"미안해. 그건 무리"
여전히 마지막까지 말을 못했다.
"그게… 네 대답이니?"
후우, , ,라며 한숨을 쉬는 유키노시타.
그 표정은 기분탓인지 실망한 모습이었다.
"아니, 그건 그저 약속이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유키노시타의 어깨를 꾸욱 안고서 말했다.
"좋아해…"
유키노시타는 한번 움찔하며 몸을 떨어짔지만, 내 팔 안에 포근 들어간 상태였다.
힐끔 그 옆얼굴을 쳐다보니 눈꼬리에서 한 줄기의 눈물이 흘러떨어지고 있었다.
잠시 정적 후,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지면서 유키노시타가 입을 열었다.
"얘, 히키가야. 나, 많이 성가신 여자란다? 완고하고, 오만하고, 질투 깊어… 수학여행때도, , 굉장히 괴로웠어…"
"어? 혹시 그 무렵부터 나를?"
"그렇구나… 지금 생각하면 그 무렵부터 너에게 호의를 안고 있던걸지도 몰라… 확실하게는 몰랐지만"
"…"
"그치? 너도 조만간 질려서 가버릴거야… 언니나 하아먀처럼…"
그렇게 말하며 유키노시타는 슬프다는듯 코를 훌쩍인다.
그 표정은 마치 길잃은 아이같았다.
아아, 보건실에서 느낀 허무함은 이거였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야, 유키노시타. 전부터 생각했지만, 네 주위에 있는 사람은 여러모로 너무 많이 갖고 있어. 그러니까 잃는거나 상처입는걸 두려워서 아무도 너에게 다가가지 못했어"
세간 체면상으로
구실상으로
신변보호로
자존심으로
"그래… 분명 너도 상처입을거야"
"그럴지도…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안 갖고 있어"
"에…?"
유키노시타가 멍한 얼굴로 나를 본다.
"알고 있지? 상처입어서 잃을것 따윈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아. 가볍다고"
풋… 멍한 유키노시타의 입에서 웃음이 새어나온다.
"후훗 후후훗…그래, , 그렇구나. 나도 마찬가지야… 서로 아무것도 안 갖고 있는 사이구나"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나에게 기대듯 몸을 맡긴다.
"이건, , 상처 핥아주기일까?"
"그럴지도…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괜찮지? 하지만 언젠간 진짜가 되겠어…!!"
난느 그렇게 말하면서 유키노시타에게 얼굴을 가져간다.
유키노시타도 거부하지 않고, 눈을 감고 키스를 받아들인다.
우리들은 몇 번이나 쪼아먹듯 키스를 한다.
점차 내 마음은 격앙되어, 혀로 유키노시타의 혀를 노크하듯 내밀어본다.
유키노의 어깨는 움찔 떨렸지만, 조심조심 입을 열어 받아들여준다.
찔꺽찔꺽
정신없이 혀로 감도니 유키노시타도 어색한 움직임으로 응하려고 해주었다.
빈말이라도 잘한다고는 못하는 키스였다.
숨을 쉬기 위해 슥 얼굴을 데니, 서로의 입에서 반짝이는 실이 흐른다.
"아…"
유키노시타가 조금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였다.
나는 마음을 먹고 자신의 욕망을 말한다.
"유키노를 원해"
잠시 고개숙인채 미동도 하지 않았던 유키노는 살짝 끄덕였다.
두근두근 유키노의 심장고동이 강하고 빨라져가는거에 이끌려, 내 심장고동도 세게 울려간다.
다시 키스하면서 블라우스 위로 유키노의 아담한 가슴에 손을 대니, 두근 하며 가녀린 몸이 떨린다.
"응흣"
키스로 입을 막힌 유키노는 간지러운듯 몸을 틀며 목소리를 흘리고 살짝 입술을 떼고 말했다.
"샤, 샤워하고 올게…"
"안 해도 돼. 지금 그대로 유키노를 원해"
"아, 안 돼. 마라톤 대회에서 땀을 흘렸으니까… 더러워"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서 몸을 틀어 뒤를 돌리지만, 나는 못들은척을 하며 뒤로 껴안는 자세로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간다.
"아, 앗! 좀, 안 돼!"
유키노는 찰딱찰딱 내 손을 때리지만, 그 힘은 나의 진격을 막을 힘은 없었다.
나는 블라우스 단추를 다 풀고, 어깨에서 스르륵 블라우스를 벗기며, 유키노의 목덜미에 키스를 하면서 브래지어로 감싼 가슴을 양손바닥으로 감싸듯 애무했다.
유키노의 목덜미는 조금 짠맛이 났지만, 나는 정신없이 키스를 하니 하얀 도자기 같은 목덜미에 벚꽃잎같은 자국이 떠오른다.
"하앗! 아! 이, 이런데선, 안 돼엣!"
유키노가 숨을 들이키듯 소리지르니, 나는 분위기를 타서 브래지어 위로 유두 위치를 찾아,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꼬집듯 콕콕 꼬집어본다.
움찔움찔 유키노의 몸이 떨린다.
"앙! 싫엇! 히, 히키가, 야! 부, 부탁해! 잠깐! 기다려!"
살짝 화난 모드가된 유키노에게 초조해진 나는 유두를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고 속삭였다.
"미, 미안, 지나쳤어…?"
"하아…하아…히・키・가・야? 조금 묻고 싶은게 있는데… 나, 어느틈에 벗겨진거니? 왠지 되게 손에 익은것 같은데… 너 설마!"
유키노는 양손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듯이 하면서 어깨를 떨며 나에게 묻는다.
"아, 아냐! 손에 익긴 무슨!? 지금도 봐, 손이 덜덜 떨리고 있다고?"
"거짓말 마! 블라우스를 벗겨지는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왜 그렇게 손에 익은거니!?"
"아, 아니~ 거, 코마치가 감기걸렸을때 갈아입혀주고 하니까…그런가?"
"흐-응… 이 시스콘! 정말로 코마치 뿐이지!?"
유키노시타가 썩은걸 보는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노려본다…아, 내 눈인가…?
"당연하잖아! 이런걸 하는건 네가 처음이고…"
"그, 그래… 그럼 괜찮지만/// 하지만 코마치를 갈아입히는것도 생각해야겠네…"
"뭐, 뭐야… 코마치한테 질투하는거야?"
"흥! 말했잖니? 나, 질투 깊어! 특히 치바의 남매는 방심할 수 없어… 다음부터는 코마치가 열이 나면 내가 갈아입힐게!"
아니, 유키노시타 씨? 치바의 남매에게 사과하자고요?
유키노가 삐진듯 홱 고개를 돌리자, 자연스레 웃음이 새어나온다.
풋하하하하하
쿡쿡쿡쿡
"정말, 분위기고 뭐고 없네… 뭐가 이성의 괴물이야… 욕망의 화신이잖아. 정말이지, 언니도 적당한 소리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미, 미안…"
"그래서, 욕망의 화신가야는, 이 후에 어떻게 할거니?"
"그야 물론 욕망을 느낀대로…"
내가 마구 기어올라서 말을 하니, 유키노가 쓰레기를 보는듯한 눈으로 노려봤다.
"……안 돼?"
"……제대로 침대까지 에스코트 해준다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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