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히키가야 하치만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 - 5. 지금도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분투하고 있다.
놀랍게도 히키가야 하치만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 - 5. 지금도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분투하고 있다.
잠시 잡담을 나누면서 걷고 있었지만 문득 신경쓰이는게 있었다.
"…………저기"
"뭐니?"
"가장 가까운 역에서 꽤 떨어진것 같은데, 어디 갈 생각이야?"
전차로 갈곳이라면 역으로 가야한다. 여기에 와서 유키노시타가 방향치라는 충격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고는 생각 못했지만 만일을 위해서다.
"…………걷다 지쳤을때 택시를 부르려고 생각했는데"
"너 체력 없잖아. 얼른 택시 세우자"
"…………그러네"
끄덕이는 유키노시타. 하지만 어째선지 언짢아보이는 얼굴이었다.
"…………산보라면 절이나 신사에서도 할 수 있잖아"
"…………그것도 그러네"
끄덕이는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얼마간 풀어진다. 기분을 풀어준 모양이다.
자의식과잉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깊은 신뢰로 맺어진 나와 유키노시타다, 그 부근은 이심전심이다. 친한 친구와 걷는건 즐거운 일이다.
"택시"
손을 들자 바로 택시는 멈췄다.
"타자, 히키가야"
"어"
유키노시타를 따라 올라탄다.
"어디까지?"
"에이간도(永観堂)까지"
"알겠습니다-"
운전수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이쪽으로 몸을 기대왔다. 그대로 어제처럼 머리를 맡겨온다.
"…………졸린거야?"
"아니. …………이대로 있어도 되겠니?"
"뭐, 네가 하고 싶다면야…………"
"그래. 그럼 호의를 받들게"
말하고서 몸채로 기대온다.
무게는 없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온기와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그녀와 닿고 있는 측면에서 전해져온다.
몸을 맡겨온다는 행위에 넘칠정도의 신뢰를 느끼고 있던 나는 내심 조금 기뻤다.
"에이간도는 어떤 곳이였더라"
"도착하고나서 즐거움이야"
"그런가…………기대되네"
"…………히키가야"
"왜?"
"우리…………운전수가 보면 어떻게 보이는걸까"
"커플로 보이는거 아냐?"
"…………그래"
평소와 다른 음색. 예시한다면 둘이서 부실에 있을때, 갑자기 눈이 마주쳤을때 말하는 '왜, 히키가야?' 할때의 음색.
"뭐, 오해밖에 되지 않겠지만. 오해받고 싶지 않으면 떨어지는 편이 좋지 않냐?"
"…………그래"
평소하고도 방금전하고도 다른 음색. 예시한다면 뭔가의 용건으로 부활동을 빼먹은 다음날 '오랜만이네, 히키가야' 라는 음색.
요컨대 언짢음.
"……………………"
"아야야야얏"
옆구리를 꼬집혀서 무심코 쓴웃음을 짓는다.
"미, 미안해. 그거구만, 나랑 커플로 보인다고 들은게 싫었던거지?"
"……………………"
"아야야야얏"
아닌가. 이제 뭐가 뭔지………….
"…………고집으로도 이 자세를 유지하겠어"
퉁명스런 얼굴로 유키노시타가 말한다.
"…………네가 원한다면 나는 응해줄 뿐이야"
나는 미약하게 미소를 짓고 그녀의 머리에 머리를 기댔다.
"…………!"
"뭐야, 오해를 알고서 하는거잖아? 그럼 나도 이런거 하게 해달라고"
"히, 히키가야…………!"
손으로 허둥대는 유키노시타.
"안 돼?"
"…………아, 안 되진 않지만"
얼마간 허둥대고서 침묵했다.
"아니,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이런 커플 같은거"
"그, 그러니…………?"
"아아"
나는 끄덕이고
"토츠카에게는 거절당했거든"
"…………하?"
"그 녀석도 묘한곳에서 부끄러워한다고 할까…………잘 모르겠다고 아야야야야야야야야얏! 좀, 유키노시타, 진짜로, 진짜로 아파! 허벅다리도 꼬집으면 안 돼!"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아니 진짜로, 막 기어오른거 사과할게! 잘못했으니까 용서해줘!"
"…………!"
"어흑!"
끝이라는 듯이 내 부드러운 허벅다리 살을 세게 비틀고 겨우 유키노시타는 손을 떼었다.
"흥…………"
찌푸린 얼굴로 내 무릎에 몸을 기대온다.
"에이간도에 도착할때까지 배게라도 되렴"
"아, 알았어…………"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어떻게든 쓴웃음을 짓는다.
"…………쓰다듬어줘"
"하?"
"머리. 쓰다듬받으면 기분 좋으니까. 딱딱한 남자의 허벅다리로 자는거니까 그 정도의 서비스는 해줄거지?"
"아니, 자려고 하는건 너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희번뜩 노려보아서 위축하는 나 진짜 신사(과대평가).
"그럼 쓰다듬을게…………"
"…………그래"
허락을 받고 살짝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뭐야 이거 엄청 부드러워. 손가락 감촉이 굉장히 좋아.
"…………머리를 빗으라고는 부탁하지 않았는데?"
"아, 아니었어? 미안, 남의 머리는 동생 말고는 쓰다듬은적이 없어서"
"…………그러니?"
평소와는 다른 어딘가 밝은 음색.
"그보다 쓰다듬는데 익숙한 남자로 보였어?"
"아니"
"즉답이냐…………"
"됐으니까 재개하렴. 실험대로서 지도해줄테니까"
"머리 쓰다듬는데 지도가 필요한거냐…………"
"됐으니까"
"알았어…………"
재촉해오는 유키노시타를 따라 다시 머리를 만진다.
"…………어때?"
"그래, 좋은 느낌이야…………그대로 계속해"
"어"
다정하게, 달래듯이 쓰다듬는다.
작은 머리.
나와 비교하면 작은 몸.
이런 화사한 몸에 얼마만큼을 짊어져온걸까.
"…………"
이 쓰다듬으로 조금이라도 그녀의 마음이 평온해지면 좋겠는데.
"…………왠지 뜨뜻한 시선을 느끼는데"
"뜨뜻한거냐…………"
내 마음은 기분 나쁜가.
"뭐 됐어. 좀 더 계속해줘"
"오케이 보스"
결국 에이간도에 도착할때까지 유키노시타는 중지를 말하지 않았다.
내릴때 운전수에게 "뜨겁네" 라고 웃음을 받고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었다.
"오오…………"
정신을 차리니 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런 내 옆에서 유키노시타가 말한다.
"예쁘지? 이 계절에 와서 다행이야"
미소에 끄덕인다.
지금이 아니라면 이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이 홍색의 바다는.
"되게 아름다운 낙엽이네…………"
"일면에 퍼져있어서 멋지지?"
"아아…………말도 안 나와…………"
굳이 말하자면 압도적인 한 마디.
세계를 매우듯이 낙엽이 절을 감싸고 있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홍색의 천장이 끊이는 일은 없다.
"정말로 대단해…………고마워, 유키노시타"
"기뻐해줘서 기뻐. …………같이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평소 유키노시타로부터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드러운 미소.
"유키노시타…………"
채워지는 마음이 자연히 밖으로 흘러나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
"…………"
둘이서 서로 쳐다본다.
말은 필요없었다.
그녀와 사이에 있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실.
그것이 마음을 전해준다.
…………만나서 다행이다.
나를 신뢰하고 받아들여준 그녀를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다.
"…………멈춰 서있어선 해가 저물거야. 앞으로 가자?"
그렇게 말하고 내민 손을 움켜쥐었다.
"아아. 가자"
"그래. …………가자"
둘이서 아무도 없는 낙엽의 바다 아래를 걸어간다.
그녀와 함께라면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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