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이로하스 잡화점에! - 맞이와 엇갈림
저번주와 달리 비내리는 오늘.
어둡고 무거운 하늘은 마치 눈물을 흘리듯이 빗방울을 흘리고, 고- 고-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려간다.
비라고 말하는것만으로도 우울해진다고 하는데, 계산대 옆에 설치된 휴식 공간에 펼쳐진 노호의 폭풍은 보다 한층 나의 불쾌지수를 높였다.
"제대로 듣고 있어!? 알바!!"
"…듣고 있어. 그리고 알바 아냐"
선배에게 달려들듯이 매달려있는 대학생이라고 생각이 드는 흠뻑 젖은 여성.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가게 안을 걷다, 우연히 있던 선배와 부딪치자마자 갑자기 울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런 사건에 곤혹한 나와 선배는 일단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 달리기로 했다.
그게 실수였어…….
"그래서 말야, 평소처럼 마사루의 집에 묵었더니 다른 여자가 와서 말야"
"어머머"
"그 녀석, 유우카는 나가달라고 말했어!"
"큰일이구만"
"제대로 들어, 이 바보!"
유우카 씨라고 자칭하는 그녀는 선배의 머리를 때리면서 또 울었다.
몇 번째일까…, 이 대화.
손님이 없다고는 해도, 내 가게에서 뭘 소란 피우는건지.
"……그냥 죽고 싶어"
"딴 데서 죽어"
"너 말야!!"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문이 조용히 열렸다.
가게로 들어온건 이 또한 대학생 정도의 청년 남성이다.
그는 가게로 들어오자마자 선배랑 유우카 씨에게 다가온다.
"야! 유우카!"
"마, 마사루…. 찾으러 와준거야?"
"우연히 밖에서 보인것 뿐이야. 다른 사람한테 폐 끼치지마"
"너무해!"
그는, …마사루 씨는 유우카 씨의 팔을 잡아 일어서게 하고, 양손을 정중히 옆으로 모으면서 나와 선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 녀석이 폐를 끼친것 같아서요"
"에, 아, …뭐어"
"…음. 빨리 데려가주면 고맙겠어"
고개를 들자, 멋쩍은듯한 표정을 지은 유우카 씨를 데려나가면서 그들은 가게 안에서 나간다.
"자, 돌아가자"
"…응"
가게 안의 폭풍이 겨우 멎었다.
정적을 되찾은 가게에 어째선지 남겨져버린것 같은 기분이 든 나는 일단 나와 선배 몫의 차를 준비했다.
"아, 아하하-. 재난이었네요"
"정말이지"
"하지만, 남친이 제대로 맞이하러 와줘서 다행이네요"
"……"
선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홀짝이며, 가게 밖을 쳐다보면서 툭 중얼거린다.
"저 녀석은 남친이 아니야"
"헤?"
"……유우카 씨는 마사루 씨의 집에서 쫓겨난 후에, 그 다리로 이 가게에 걸어왔어"
상심한 그 모습과, 비로 젖은 양복을 보면 아마 그럴 것이다.
"마사루 씨의 집에서 가까웠을까요"
"음, 아마도"
"그럼, 마사루 씨는 이 빗속에 쫓아내버린것을 후회해서 찾으러 온거 아니에요?"
"아니, 후회 안 했어. 걱정해서 쫓아온거야"
하?
철학?
여전히 돌려말하기를 하는 사람이네에.
"보통, 집에 여자를 남기고 다른 여자를 찾으러 올거 같아?"
"아, 확실히……"
"그래도 마사루 씨는 유우카 씨를 찾으러 왔어"
"……. 사랑…이네요"
나를 기막힌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선배는 그 사실을 말한다.
"……. 저 둘은 남매야"
"하?"
"여자, …아마 여자친구를 집에 남겨서라도 찾으러 온건 그런거지"
선배 말하길――
마사루 씨의 집, 혼자 자취하고 있는 집에 유우카 씨는 묵고 있었다.
거기에 마사루 씨의 여친이 찾아와, 브라콘 기질이 있는 유우카 씨는 그걸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필연적으로 태도가 나빠지는 유우카 씨를 마사루 씨는 집에서 쫓아낸 것이다, 라고.
――――
"거기다, 내가 평일인 오늘 여기에 있는건 어째서야?"
"어? 전차가 멈춰서 회사에 못 가니까요?"
"응. 바람으로 쓰러진 전신주가 전차를 멈추게 했지. 하지만 마사루 씨는 그걸 모르고 유우카 씨는 전차로 친가에 돌아가겠거니 생각해서 쫓아냈다"
"호오호오"
"여자친구가 가르쳐준거겠지. 전차 멈췄다고"
다 마신 차를 책상에 두고 선배는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무언가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추측이잖아요? 어쩌면 마사루 씨가 유우카 씨를 사랑해서……"
선배는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계산대에 놓아둔 메모장에 무언가를 쓰고 건냈다.
유우카→優香
마사루→優
"……뭐, 확실히 어차피 추측이지. 전차, 움직인것 같으니까 슬슬 간다"
"아, 네. ……어음, 선배?"
"아?"
"다녀오세요. 언제라도 돌아와주세요"
선배는 한방 먹은듯이 나를 쳐다봤다.
금방 자세를 고치고 한 손을 휙휙 들며 가게를 나가버린다.
나는 마사루 씨처럼 유우카 씨를 찾으러 가는 짓은 하지 않는다.
선배는 내가 찾지 않아도, 가만히 빛을 뿜어주고 있으니까.
고개를 들면 그는 언제나 바로 찾을 수 있다.
그런 느낌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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