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 AM4:11 흐림
 
 
 
 미코토는 기숙사의 뒷쪽에 있었다.
 우선 침입자 감지 장치를 속이고, 닌자처럼 자력으로 벽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자기 방인 208호실의 창문을 3번, 1번, 2번 노크하자, 안에서 창문이 열렸다.
 물론 연 사람은 쿠로코였다.
 
 
미코토「읏차」
 
 
 미코토는 그 기세로 안으로 들어왔다.
 
 
쿠로코「하아~암. 어서오세요 언니. 이런 날에 상품 수집 투어라니, 대체 어디까지 가셨던 건가요?」
 
 
 쿠로코는, 그녀로서는 입기에 어른스러운 네글리제를 입고 있었다. 아마 반쯤 자고 있었을 것이다.
 미코토는 이 날(정확하게는 어제), 쿠로코에게 『크리스마스 한정 게코타를 찾기 위해 3천리 투어를 떠난다』 고 거짓말을 했다. 미코토가 게코타 관련 상품에 사족을 못 쓴다는것 정도는 쿠로코도 알고 있었기에, 크게 말릴 수가 없었고, 반 정도는 사실이었기에 들키기 힘들다는 이점이 있었다.
 
 
쿠로코「에!?」
 
 
 미코토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쿠로코를 껴안았다.
 
 
쿠로코「어, 언니??」
미코토「미안해 쿠로코, 늦어서. 오늘은 정말로 고마워. 쪽」
 
 
 그리고 볼에 키스.
 쿠로코의 눈이 단숨에 커지며 텐션이 천장을 꿰뚫었다.
 미코토의 코트가 흠뻑 젖은 탓인지 쿠로코의 네글리제도 젖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쿠로코「어, 언………어, 어어어어언니-!!」
 
 
 덥썩! 껴안으려고 했지만, 그 직전에 미코토는 쿠로코로부터 떨어져 있었다. 쿠로코의 영손과 입술이 스윽 허공을 갈랐다.
 
 
쿠로코(………이, 이성을 잃었군요)
 
 
 일단 약 2초정도 정신통일을 하고, 미코토의 입술 감촉을 뇌의 주름 사이에 최대한 새겨넣는 작업에 들어갔다.
 
 
미코토「아-아, 코트도 장갑도 축축해………에헤헤. 샤워는, 역시 이 사간에 하는건 폐가 되겠지………후헤헤」
쿠로코「언니………또 저번처럼 이상해졌다구요? 뭔가 굉장한 상품이라도 손에 넣으신건가요?」
미코토「에? 아아, 응. 굉장한걸, 손에 넣어버렸어. 라고 할까, 내가 상품이 되었다라고 해야하나……훗, 후후후」
쿠로코「???」
 
 
 쿠로코는 미코토가 바닥에 놓아둔 커다란 종이봉투 속을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봉제 곰 인형이 들어가 있었다.
 
 
쿠로코(이게 굉장한 상품? 게코타도 아니고, 묘하게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데요. 뭐 언니의 취향은 잘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때문에 별로 위화감은 못느끼겠지만요…………하지만 이 인형의 얼굴,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쿠로코는 으-음 하고 고민해봤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라고할까 어째선지 떠올리고 싶지 않아졌다.
 쿠로코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미코토는 콧노래를 부르며 겨울용 케로용 파자마로 갈아 입었다. 땀을 많이 흘렸는데 조금도 기분 나쁘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 땀은 오늘 일을 생각나게 했다.
 
 
미코토「그럼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하니, 어서 자볼까. 불 끈다?」
쿠로코「에, 아, 그러세요」
 
 
 쿠로코는 마지막까지 납득하지 못했지만, 내일은 10명정도 모이는 여자만의 파티가 있다. 그 준비를 아침부터 해야하기 때문에 빨리 잘 필요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침대에 눕는다. 그걸 확인하고 미코토가 불을 껐다.
 하지만 미코토는 바로 침대로 가지 않고, 묘한 스텝을 밟으면서 커다란 종이 봉투로 다가간 뒤,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쿠로코「언니? 오늘은 그 곰과 자는건가요?」
 
 
 쿠로코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적했을 뿐이었지만, 미코토는 나쁜짓을 들킨 아이처럼 움찔! 떨었다.
 
 
미코토「헷!? 으, 응. 기분전환이야, 기분전환」
쿠로코「음-. 그 인형, 정말 어디선가 본 듯한…………」
미코토「자, 잘자!!」
쿠로코「안녕히 주무세요……… 으-음」
 
 
 미코토는 고민하는 쿠로코를 내버려두고, 곰 인형(통칭 T베어. 지금 지어줬음)을 침대에 넣고 자기도 기어 들어갔다.
 쿠로코는 그 뒤에도 잠깐 뭔가를 떠올리려고 했지만, 이윽고 단념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걸 확인 한 뒤, 미코토는 T베어를 꼭 껴안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미코토(…………그 녀석의 냄새가 나)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려들어간 카미죠가 짬을 내서 만든 그 인형은, 며칠이나 카미죠와 밤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냄새가 스며들어 있었다.
 미코토는 그 냄새를 맡으면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라고는 해도 누전한다는 이상한 건 없었다.
 자연스럽게 뺨이 풀어지는걸 느꼈다.
 
 
미코토「……………토우마」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이미 완전히 풀어진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게 되자,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썼다. 너무 행복해서 머리가 줄줄 녹아내릴것 같았다.
 
 
미코토(나, 오늘 잘 수 있을까?)
 
 
 끓어오르는 흥분에 서서히 눈이 밝아지는게 느껴졌다. 그걸 가라앉히려고 T베어를 강하게 껴안았지만, 하면 할 수록 쓸떼없이 카미죠가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었다.
 
 
미코토(뭐, 됐어. 행복하고………나, 토우마의 여자친구고………에헤헤)
 
 
 아직 당분간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12/25 AM8:03 눈
 
 
 
 미코토는 옅게 잠들어 있었다.
 
 
우이하루「하아-. 따뜻하니 살것 같아요」
사텐「정말 추웠어! 어째서 이런 화이트한 크리스마스가 된거야!? 우이하루가 없었다면 얼어죽었을거야~」
우이하루「그렇다고 계속 달라 붙을건 없잖아요, 모두 빤히 쳐다봤다고요」
사텐「그치만- 우이하루의 몸 따뜻한걸!」
쿠로코「아-, 확실히 그건 이해 할 수 있어요……」
우이하루「무슨 의미에요 그거」
 
 
 멀리서 누군가가 이야기 하는게 희미하게 들려왔다.
 
 
우이하루「미사카씨 아직 안일어났어요?」
쿠로코「한밤중에 돌아왔어요. 정말이지 상품을 구하기 위해 어디까지 가셨던건지. 갑자기 늦을것 같다고 문자가 오고……… 설마 정말로 3천리를 갔을리는 없겠지만」
우이하루「…………………」
사텐「…………………」
 
 
 우이하루와 사텐은 힐끔 서로를 보고, 무표정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심코 뺨이 풀어지려는걸 참기 위해 얼굴에 최대한 힘을 넣었다.
 
 
우이하루「그러고보니 시라이씨. 토키와다이 중학교의 저지먼트로부터, 시라이씨의 연말연시 예정을 적은 서류를 제출하라는 전언을 받았는데요」
쿠로코「에……… 아앗! 올해부터 제출이 필수였다는걸 완전히 잊고 있었어」
사텐「그렇다면 여기서 기다릴까요. 머리 좀 녹이면서」
쿠로코「그럼 부탁드릴게요. 왕복해도 그렇게 시간이 걸리진 않겠지만요」
 
 
 저지먼트의 관할 구역은 기본적으로 교내에 한정되기에, 학생이 교내에 장기간 없게 되더라도 안티스킬의 요청이라도 없는 한 그리는 바쁘진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전원이 일시에 집에 돌아가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에, 이 시기전용에 시프트 표를 짜게 되었다. 적극적으로 사건에 관여하게 되면 한가한 시간은 거의 없어지지만, 역시 연말연시는 자중하자고 쿠로코와 우이하루는 이미 협의한 상태였다.
 쿠로코는 외출을 위해 코트를 입고, 손잡이를 잡았다.
 
 
쿠로코「아, 부디 언니에게 넋을 잃고 이상한짓은 하지 않길 바래요!」
우이하루「그런짓 안해요- 시라이씨도 아니고」
미코토「…………후에? 쿠로코, 너 어디가?」
 
 
 겨우 반쯤 깨어난 미코토는 당장이라도 외출 하려는 쿠로코를 발견했다.
 
 
쿠로코「잠깐 볼일이 있어서 학교에 가요. 바로 돌아올테니까요」
미코토「그래-. 다녀와」
쿠로코「다녀올게요」
 
 
 생긋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한 쿠로코는 밖으로 나갔다. 서서히 발소리가 작아지면서, 이윽고 들리지 않게 되었다.
 
 
미코토「사텐씨와 우이하루씨도 좋은 아침. 미안 나 지금 막 일어나서………근데, 그러고보니 상당히 빨리 왔네. 아직 8시잖아」
 
 
 그렇게 말을 걸자, 쿠로코를 배웅하는 모습으로 문 쪽을 보고 있던 두 사람은 갑자기 휙 미코토를 보며, 대쉬로 미코토의 침대까지 달려왔다. 두 사람의 얼굴은 굉장히 싱글벙글―――아니, 히죽거리고 있었다.
 
 
사텐「미사카씨 미사카씨! 어땠어요!?」
미코토「에? 에??」
우이하루「어제 말이에요. 부디 가르쳐주세요!!」
 
 
 두 사람의 진지한 표정에 미코토는 침대 구석까지 밀려나갔다.
 
 
사텐「카미죠씨와 미사카씨, 데이트 했지요!?」
우이하루「어디까지 했나요? 그 뒤 미사카씨를 만날 수 없어서, 저 정말로 신경 쓰여서 신경 쓰여서 신경 쓰여서!!」
사텐「자세하게! 부디 자세하게!! 경험담을-!!!」
미코토「―――――윽!!?」
 
 
 미코토는 그제서야 겨우 떠올렸다.
 자기 전까지 계-속 카미죠만 생각했기에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어젯밤, 미코토와 카미죠가 함께 지냈던 것을 알고 있었다(정확하게는 지낼 예정이었지만)
 덧붙여서 아침 일찍 온 것도 우이하루가 『막 일어났을때가 덮치기 좋다』 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게 공을 세웠는진 확실하진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미코토는 어젯밤을 떠올리자, 얼굴이 순식간에 귀까지 붉어졌다.
 
 
사텐(이, 이건 혹시-!?)
우이하루(빙고! 빙고에요!)
 
 
 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생각했던 두 사람은, 미코토의 그 반응을 보고 더욱 텐션을 올렸다.
 
 
우이하루「괜찮아요 미사카씨. 비밀은 절대로 지킬테니까!!」
미코토「………무, 무리무리무리무리 저어어얼대 무리!!! 말 안해 말 안해 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보다, 어째서 너희들 성격 달라지지 않았어!??」
우이하루「그야 그렇죠. 친구의, 그것도 초 아가씨의 사랑이야기라니, 신경쓰이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사텐「응응. 친구가 사랑에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울고 있지는 않은가 걱정과 걱정으로!!」
 
 
 라는건 반은 거짓말이다. 그저 정말로 듣고 분위기를 살리고 싶은것 뿐이다.
 두 사람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거리면서 더욱 미코토를 몰아붙였다.
 미코토는 그 박력에 밀려 더욱 뒤로 물러났지만, 더 이상 침대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떨어질것 같았다.
 
 
미코토「친구건 뭐건 안되는건 절대 안돼-!! 그렇다기보다 그 녀석과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니까!!」
 
 
 손을 퍼덕이면서 어쨌든 여러가지를 부정했다.
 
 
우이하루「……………………하아, 그런가요. 어쩔 수 없군요」
미코토「아, 알아준거야?」
 
 
 미코토는 이마에서 땀을 닦으면서 억지 웃음을 지었다.
 신경이 쓰인다는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었지만, 어제 있었던, 이런 저러한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우이하루「사텐씨. 어떻게 하죠?」
사텐「으으으음!………몰라!! 아, 그래 생각났어」
 
 
 사텐은 왼손바닥에 오른주먹을 맞부딪힌다는, 그야 말로 일부러라는 제스쳐를 취한 뒤, 조용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사텐「모르겠으니 시라이씨에게 상담하자」
우이하루「그거 명안이네요!!」
미코토「잠깐 타임----!!!」
 
 
 두 사람은 천연덕스럽게 의아한 얼굴로 미코토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단념할 수 밖에 없을것 같았다.
 쿠로코에겐 언젠간 밝힐 생각이었지만, 역시 지금은 안된다. 지금 들키면 카미죠의 목숨이 위험하다. 환상살이 있다고 해서 경시할 수는 없었다. 죽음에는 육체적인것 말고도, 정신적인것이나 사회적인것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중학교에 소문이라도 흐르게 되면, 카미죠와 미코토는 서로를 만날 수 없게 되서, 두 사람 다 정신적으로 죽어버릴 수도 있었다.
 
 
미코토「알았어. 가르쳐줄게. 하지만………조, 조금만이니까!!」
사텐「고, 고마워요!」
우이하루「잘 부탁해요!」
 
 
 두 사람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일단 미코토는 두 명을 쿠로코의 침대에 기다리게 하고, 먼저 세수를 하거나 머리카락을 정돈하는등 잠에취한 머리를 억지로 깨웠다.
 
 
미코토(에 그러니까. 뭘 얘기해야……라고할까 얘기할만한게 있을까? 일단 사귀기 시작했다는건 절대로 숨겨야 해)
 
 
 두 사람을 통해 우발적으로 정보가 새어버릴 가능성도 있었고, 무엇보다 단순하게 부끄러웠다. 분명 언젠가는 얘기하겠다고 마음속으로는 변명했지만, 아마 자연스럽게 들킬때까지 계속 숨길 것 같았다.
 
 
미코토「근데, 뭘 듣고 싶어?」
 
 
 일단 물어본다. 너무 직접적인 질문은 물론 말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할 생각이다. 역시 두 사람도 전부 얘기 해달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점은 우이하루도 희미하게 알고 있었다. 사텐은 그 점을 전면적으로 우이하루게에 맡겼다.
 즉 이건 질문자 우이하루 VS 대답자 미코토의 얼마나 정보를 캐낼 수 있는가,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 라는 싸움이다. 타임 리미트는 쿠로코가 돌아올 때 까지.
 우이하루는 턱에 손을 괴고 질문을 생각했다.
 
 
우이하루「음- 그러니까………미사카씨는 결국 어떤 선물을 카미죠씨에게 줬나요? 일단 저희들도 도와줬으니까 신경이 쓰여서……」
 
 
 갑자기 크리티컬한 질문이 왔다. 그것도 거짓말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문까지 붙여서.
 
 
미코토「결국 머플러로 했어. 잘 되지 않았던걸 고쳐서 말야」
 
 
 서투르게 거짓말을 하는것도 위험해서, 반쯤 사실대로 얘기했다.
 
 
사텐「오오-. 직접 짠 머플러라니, 왕도네-」
우이하루「카미죠씨한테선 뭘 받았나요?」
미코토「응……이거」
 
 
 미코토는 침대에 구르고 있던 T베어를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어쩌면 이것도 숨겨야 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미코토의 마음속에 약간 자랑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사텐「엣, 이거 직접 만든거에요!? 굉장해. 남자인데」
우이하루「와아 잘 만들었네요! 이 정도 사이즈면 꽤 가볍게 만들만한것은 아니에요-」
미코토「그, 그럴까? 에헤헤……」
 
 
 미코토는 마치 자기가 칭찬받은것 같아서 마음이 설레였다.
 
 
우이하루「게다가 미사카씨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구요, 어쩐지 보인을 닮았고……」
사텐「미사카씨, 카미죠씨가 상당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군요~」
미코토「그, 그렇지………그렇지 않아-………」
 
 
 부정하면서도 마음이 들뜨는걸 숨길 수 없었다.
 수줍어 하면서 T베어의 양팔을 잡고 파닥파닥 흔들기 시작했다.
 
 
우이하루「거기다 그걸 꼭 껴안고 자다니, 미사카씨도 카미죠씨를 사랑하고 있는거군요!」
 
 
 우이하루는 약간 흥분한 기색으로 말했다.
 T베어의 양팔이 딱 멈췄다.
 
 
미코토「…………아, 안고 자지, 않았어-」
 
 
 눈을 피하면서 거짓말을 했다.
 
 
사텐「에, 그치만 저희들이 들어왔을때는 온 힘을 다해 껴안고 있었다고요? 꼬옥-. 매우 행복하게」
미코토「어라- 그, 그래?…………이상하네-」
 
 
 둘의 모습을 힐끗 보자, 『알고있어요, 다 알고 있다고요』 라고 말하는 듯이 히죽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미코토(위험해. 이 상황이 계속되는건 위험해!)
미코토「아, 일단 착각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는데, 나와 그 녀석은 정말로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니까? 은인이니까 감사는 하고 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그, 그래, 싸우기만 하고 있어 우리들. 게다가 저 녀석은 여자 관계도 깔끔하지 않고, 둔감하고 바보고 멍청이고 둔감하고!」
우이하루「알고있어요, 하지만 좋은 점도 있지요-」
사텐「그래그래. 음- 곤란한 사람을 보고 지나치지 못한다던가, 의외로 성실하다던가, 미사카씨를 지켜준다던가!」
 
 
 그건 며칠전에 미코토가 했던 말이었다.
 
 
미코토「~~~읏!! 어, 어쨌든, 나는 요만큼도 그 녀석을 신경 쓰지 않으니까!? 겨우 물벼룩………아니 그건 말이 너무 심했나, 앵무새………아냐, 아 그래. 남매, 사이 나쁜 남매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사텐(충격적 사실. 이미 가족이나 마찬가지!!)
우이하루(우와 질투나네요. 좋은 흐름이에요. 점점 공격해요-)
 
 
 우이하루는 점점 캐물어지는게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우이하루「저기, 손은……잡아 봤나요?」
미코토「………이, 일단. 때마침 어쩔 수 없이 했는데?」
사텐「누가 했나요!?」
 
 
 무심코 사텐도 질문에 참가했다.
 
 
미코토「누가………했다니, 음…………」
우이하루「둘 다 했나요!?」
미코토「아냐아냐! 음-그게, 내가, 그리고, 저녀석이………」
우이하루(에, 여러번 한건가요!?)
사텐(이미 항상 하고 있는건가요!?)
사텐「아, 그리고 키스는」
미코토「안했어!」
사텐「에」
미코토「안했어!!」
 
 
 그것만큼은 뭐라 할 틈도 없이 완전부정했다.
 
 
우이하루(일단 여긴 더이상 공격해봐도 의미가 없을것 같네요)
우이하루「과연-, 그건 그렇고 레스토랑 말고 어디 간 곳 있나요?」
미코토「………………………」
 
 
 여기서 미코토는 고민에 빠졌다.
 쿠로코가 나간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러니까 돌아올 때 까지 별로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예상했다.
 지금 여기서 『안갔어』 라고 하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을 물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있었던 사건엔 지뢰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면 아직 얘기할것이 많은 게임 센터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이글어야 할 것이다.
 
 
미코토「게임 센터에도 갔어. 『종합 능력개발 연구 그룹 제 3지부 시험장』 이라는 특수한 곳이었지만」
 
 
 『이상한 이름이네요』 하는 대답을 기대했다.
 
 
사텐「꽤 이상한 이름이네요」
미코토(좋아!)
우이하루「아, 잠깐 실례할게요」
 
 
 우이하루는 그렇게 말하고 손바닥 크기의 PC 단말기를 꺼내들었다. 학원도시 제품이라고 하기엔 약간 두꺼운, 그러나 스펙이 높은 것이었다.
 
 
미코토(조사?)
사텐「어떤 곳인가요?」
미코토「에, 그러니까. 학원도시 연구소가 반쯤 실험목적으로 세운 게임선터야. 바보같은 게임이 있는 바보같은 곳이야. 점장이 백의를 입고 있기도 하고, 아, 덧붙여서 별로 그 녀석이 특별하다는건 아니야? 꽤 전에 쿠로코와도 갔던 적도 있고, 그저 한때 나 혼자서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조금 유명해졌기에, 크리스마스던가 평일에 밖에 갈 수 없는 곳이야 거기」
사텐「헤-. 처음 들었어요」
우이하루「아, 있어요-!」
 
 
 우이하루는 단말기를 들여다보면서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게임 센터에 대해 조사하고 있던 걸까, 미코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이하루「흠흠. 과연과연-」
미코토「?」
우이하루「스티커 사진을 시작으로, 레이스 게임, 메달 게임, 음감 게임등을 하고, 마지막은 최신형 거짓말 탐지기. 그 다음에 전망대에 갔군요-」
미코토「――――읏!!???」
 
 
 쿵쾅-!!! 심장이 과장없이 그렇게 뛰었다. 땀도 줄줄 뿜어져 나왔다.
 
 
미코토「어, 어어어어, 어어, 어, 어떻게? 어떻게-!?」
 
 
 미코토는 눈 앞에서 히죽거리는 작은 우이하루에게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우이하루「게시판에 올라와 있었어요. 『전설의 토키와 다이 중학생인 게임마스터가 삐죽머리의 남자를 데려와서 여러가지 게임으로 승부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몇번이나 게임 마스터를 패배시켰다. 저 남자는 누구야』 라는 느낌으로」
사텐「우와- 역시 우이하루. 잘도 그런걸 바로 찾아냈네」
미코토「…………………」
우이하루「그리고, 그 스티커 사진에 대한 소문도 재밌네요. 러블리 미튼(Lovely mitten) 프레임도 들어가 있는 듯 해요. 그리고, 이상한 포즈를 요구했다던가. 특히 연인 카테고리는 정말 심하다는 정보가 있어요-. 목마라던가 공주님 안기 라던가 차마 입으로는 말 할 수 없는 것들이라던가」
 
 
 미코토는 우이하루의 정보검색 능력과 그 속도에 전율했다.
 무심코 T베어를 껴안고 떨기 시작했다.
 
 
사텐「음? 으음??…………그렇다는건!? 스티커 사진이!! 있다는!!! 건가요!!!?」
 
 
 사텐은 흥분해서 팔을 붕붕 휘두르면서 말했다. 그 뒤 양손을 미코토에게 내밀면서, 만면에 미소를 짓고 『주세요』 라는 포즈를 취했다.
 
 
미코토「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절대 진짜 안돼!!! 설령 지구가 폭발한다 해도 안돼-!!!」
사텐「…………아, 역시 사진은 있군요」
미코토「읏……………」
 
 
 무덤.
 
 
사텐「부디, 부디 보여주세요 나으리-!! 이대로라면 신경쓰여서 잠도 못자요」
 
 
 현재 그 사진은 책상 서랍안에 있는 지갑에 들어가 있었다.
 미코토는 고개를 붕붕 힘차게 흔들었다.
 
 
사텐「거길 어떻게든-!!」
 
 
 어떻게든 보고 싶은 사텐이 벌떡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고 미코토에게 절했다.
 
 
사텐「어라?」
 
 
 미코토는 그 행동에 움찔 놀라, 무심코 책상을 가드하기 위해 일어서버렸다.
 
 
사텐「호오-. 거기………로군요」
 
 
 사텐은 마침내 사냥감을 찾아냈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손을 우직우직 기분나쁘게 움직였다.
 
 
미코토「진짜, 둘 다 부탁이야 용서해줘. 이건, 이것만큼은 진짜 위험해!」
사텐「미사카씨, 그렇게 거절하면 오히려 더욱 신경쓰이는데요……………그치만, 으-음, 어떡하죠 우이하루 대장」
 
 
 역시 장난의 범주를 넘어선듯 해서, 조금 기가 죽은 사텐은 우이하루에게 상담했다.
 
 
우이하루「으-음. 윤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이제 슬슬 한계일지도 모르겠네요-」
 
 
 PC단말기를 조작하면서 말했다.
 
 
미코토「그, 그래그래 역시 우이하루씨 알아줬구나」
우이하루「그래요-. 역시 방범카메라 영상을 해킹하는건…………」
미코토「…………………………………………」
우이하루「하아, 그치만 저, 어쩐지 남자 앞에서 귀여워진 미사카씨를 너무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요. 미사카씨와 카미죠씨는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전망대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정말로 키스 안했을까요. 너무 신겨읐여서, 당장이라도 엔터키를 눌러버릴것 같아요」
 
 
 우이하루의 집게 손가락이 엔터키 직전에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미코토(두,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라…………………라는건가??)
 
 
 미코토는 줄줄 폭포처럼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미코토(무리! 둘 다 무리!!………그치만 둘다 무리지만, 전망대 쪽은 너무 부끄러워서 죽어버릴거야!! 게다가 사귀고 있다는 것도 들키게 돼!!)
 
 
 그 전날 밤에 전망대의 방법카메라 영상은 소거해 뒀어야 했다, 고 이제와서 후회했다.
 
 
미코토「사진…………………보여주면…………………그걸로 끝내줄래?」
 
 
 그게 최저조건이었다.
 
 
우이하루「보, 보보보, 보여주실 건가요!?」
 
 
 반 이상 장난치고 있었던 우이하루는 두가지 의미로 놀랬다.
 하나는 아마 상당히 부끄러운 포즈를 하고 찍은 사진을 보여주겠다는것. 다른 하나는, 그걸 보여주겠다는 건,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더 굉장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이하루(바, 방범카메라쪽은 나중에 정말로 해킹해서 느긋하게 혼자서 즐겨야겠어요)
우이하루「물론. 야, 약속해요!!」
 
 
 미코토는 한숨을 한번 쉬고, 서랍에서 지갑을 꺼내, 거기에서 천천히 그 사진을 꺼냈다.
 둘에게 보이지 않고 일단 자기만 그걸 바라보았다. 잘라내지 않았기 때문에, 다섯개의 사진이 한 종이에 연결되어 있었다.
 
 
 한장―――둘이서 미묘한 거리를 띄우고 서서 찍기. 미코토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두장―――카미죠가 미코토의 어꺠를 안고 있다. 카미죠의 시선이 미코토와는 반대 방향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중심이 미묘하게 바깥쪽으로 쏠려 있었다.
 세장―――공주님 안기. 카미죠는 변함없이 이상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코토는 굉장히 곤란해 하면서도, 어째서인지 카미죠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네장―――목말. 넘어질것 같다고 하면서 카미죠가 미코토의 무릎부분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그 감촉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다섯장―――별로 코멘트 하고 싶지 않다. 정말로 키스하고 있다고 밖에 안보였다.
 
 
 미코토는 한번 더 한숨을 쉬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사귀기 시작한 지금도 이 포즈 메뉴를 소화해내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미코토(이걸, 보 이라고? 제정신이야?)
 
 
 사진을 든 손이 떨렸다.
 하지만 이것 외에 선택사항은 없었다. 전망대의 영상을 보이는 것보다는 낫다.
 미코토는 뒤로 돌아, 그걸 사텐에게 내밀었다.
 사텐은 숨을 삼키고, 그걸 천천히, 양손으로 공손하게 받으려고 했――――던 그 때.
 
 
쿠로코「다녀왔어요」
 
 
 그 순간, 208호실에 절규가 메아리쳤다.
 
 
사텐「우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텐은 귀신이라도 본것처럼 놀라며, 손을 번쩍 들어 사진을 위로 던져버렸다.
 
 
미코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우이하루「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쿠로코「무, 무슨일인가요!?」
 
 
 사진이 팔랑팔랑 공중에서 춤을 췄다.
 우이하루가 초조한 나머지 점프를 해 그걸 잡으려고 했지만, 똑바로 잡지 못하고 오히려 쿠로코 쪽으로 밀어 버렸다.
 
 
우이하루「꺄아아아아아악, 왓!! 자, 잡으면 안돼요. 시라이씨 안돼-!!」
쿠로코「헤??」
미코토「쿠로코,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에!!」
쿠로코「이 종이는 뭔가요?」
 
 
 쿠로코가 그 사진을 잡으려고 손을 위로 뻗은 순간.
 쿠로코의 머리에서, 몇십cm 위를 시퍼런 뇌격의 창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쿠로코「후에!?」
 
 
 멍해진 쿠로코의 손안에, 숯이 되어버린 사진이 떨어졌다.
 쿠로코는 그걸 잡았지만, 결국 뭐가 어떻게 된건지 알 수 없었다.
 
 
쿠로코「뭔가요 이건???」
 
 
 몇초의 정적.
 
 
미코토「…………웃………에웃………우웃」
 
 
 미코토는 추욱 어꺠를 떨구고는 비틀비틀 침대에 쓰러진 뒤, 시트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사텐「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사카씨. 미안해요 미안해요, 정말로 미안해요-!!!」
우이하루「죄, 죄송해요. 미사카씨 죄송해요-!!!」
 
 
 두 사람은 울기 시작한 미코토에게 다가가, 필사적으로 진심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쿠로코에겐 뭐가 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쿠로코「……………그러니까, 이 상황은 뭐냐고요-!!?」
 
 
 외쳐보았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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