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청춘x시원그녀 - 역시 내가 작가 담당편집을 하는건 잘못됐다 5
그 날의 일로부터 시간이 흘러, 계절은 여름이 된다.
그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기간이 왔다는걸 의미했다. 그래, 여름방학이다. 이걸로 나는……염려없이 집에 틀어박힐 수가 있어……여름방학 쵝오-. 후코짱이랑 이얏후우우우우우우우우 소리 지르면서 불가라시 축제하고 싶을 정도다. 안 할거지만.
라고는 해도, 나에게는 알바가 있었다. 카스미 우타코의 담당편집이라는 알바가. 카스미 우타코 팬인 나는 이 알바만큼은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여름방학 기간이라도 여전히 알바를 계속하기로 한 것이다.
그 취지를 마치다 씨에게 전하니, 그 사람은 희색만면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건 진짜 바라마지 않던 일이네! HIKI 군의 일보를 보고 있으면 우타짱 절호조같으니까, 이쪽에서도 바라마지 않던 참이야. 이후로도 잘 부탁해, HIKI군!』
부편집장의 보증도 받아서, 집필중인 원고의 진보확인을 하기 위해 오늘도 우타하 선배와 만나게 됐다.
하지만 어째선지 장소는 내 방이었다.
"꽤 쾌적하네"
"……그렇슴까"
등 너머로 탁탁 경쾌하게 키보드를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라는것도 나와 선배는 지금 침대 위에서 등을 맞대는 자세가 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그저 진보확인을 하는것 뿐이었지만, 모처럼 왔으니까, 라는 수수께끼같은 이유로 그대로 선배는 노트PC를 손에 들고 집필을 시작해버린 것이다.
선배가 집필하는 뒤에서, 할것이 없어진 나는 독서를 하고 있지만, 이게 또 진정되지 않는다.
등 뒤로 선배의 체온이 느껴지고, 심장소리까지 들릴것 같았다.
"하치만 군은 굉장히 뜨겁구나"
선배가 중얼거린 숨결섞인 말은 어째선지 굉장히 선정적이었다. 하지만 등 얘기거든!
"땀을 뻘뻘 흘려서 되게 죄송한데요……"
"괜찮아. 만약 하치만 군의 것으로 젖어버려도 나, 상관없어"
등 얘기입니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그보다, 주어가 없는것 뿐인데 왜 이렇게나 야한 울림이 되는거야!
"참아주세요……"
"무슨 소리니? 나는 하치만 군의 뜨겁고 큰 곳의 얘기를 하는것 뿐인데?"
"그렇네요……아무 변척도 없는 단순한 등 얘기를 하고 있던것 뿐이죠……"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나 외설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걸까. 무심코 손을 부채대신에 부치고 있었다. 얼굴이 뜨겁다.
"뭐, 하치만 군을 놀리는건 여기까지 하고. 원고, 봐줬으면 좋겠는데"
선배에게 소매를 잡혀서 돌아보니, 무릎 위에 노트PC를 올린 선배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어디어디……"
나는 선배한테서 노트PC를 받아들고 표시된 화면을 주시한다.
"자, 담당편집 씨가 보기에 어때?"
우타하 선배는 쿡쿡 웃으면서 내 옆에 기대듯 함께 화면을 쳐다본다. 그녀의 향이 체온과 함께 떠돌아 코끝을 간질러서 단번에 쑥스러워졌다.
하지만 일단 이거 일이라서. 마음을 고쳐먹은 나는 원고를 읽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마침 두 번째 히로인인 후배 캐릭터의 등장 장면이었다.
이게 또 교묘하게 삼각관계로 꼬여간다. 주인공과 친하게 지내는 후배 캐릭터를 보고, 메인 히로인 금발 츤데레 트윈테일(기니까 이해 KTT로 호칭)은 착각을 하고, 엇갈려 간다. 주인공도 주인공대로 비뚤어져 있으니까 미움받았다고 생각해 KTT와 소원해진다. 그런 데포르메 된 전개이면서도, 그걸 카스미 우타코의 기량으로 섬세하게, 더 선명하게 이야기가 쓰여진다.
"……굉장해"
나는 솔직하게 생각한걸 말한다. 카스미 우타코 월드가 전개였다. 또 이 세계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고동치는걸 참을 수 없다.
"그래?"
우타하 선배는 무뚝뚝하게 말하지만 조금 수줍은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쁘네요.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카스미 우타코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읏! 하, 하치만 군, 지금 뭐라고……!?"
우타하 선배가 어째선지 트럼펫을 쳐다보는 소년같은 눈동자로, 욕심나는듯이 나를 쳐다봤다. 어라, 나 지금 뭐라고 했더라?
……………………앗. 겨우 눈치챈 나는 황급히 변명을 시작한다.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요. 어디까지나 작가로써――"
"……하지만, 정말 좋아하지?"
우타하 선배가 상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물어온다. 젠장, 언질을 잡았군.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고 있으니, 갑자기 인터폰이 울었다.
이 무슨 요행. 이 흐름에 오르지 않으면 손쓸 방도가 없다! 만약 『지금 행복한가요?』라고 물어오는 아줌마였다고 해도, 지금 나는 감사해버릴테지!
"――손님이다! 죄송해요 선배,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앗, 하치만 군"
타이밍 좋게 울은 인터폰에 감사하면서 나는 방을 나왔다.
× × ×
계단을 내려가 현관으로 향하고 나는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어째선지 유이가하마가 서 있었다. 양쪽 어깨에는 캐리어백, 보스턴 백을 매고, 상당히 많은 짐을 들고 있었다.
"아, 안녕"
"……왜 네가?"
쭈뼛거리며 인사하는 유이가하마에게 물어보니,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대답한다.
"오, 오늘부터 나 가족끼리 여행가는데, 사브레를 못 데려가니까. 코마치한테 부탁해서 맡아준다고 했는데……못 들었어?"
그러고 보스턴 백을 내린 후에, 캐리어백을 양손으로 들어올린다. 그러자 꿈틀꿈틀 가방이 움직였다. 그 개가 들어있는걸테지.
"못 들었어. 뭐, 하지만 그 녀석이니까 우리 부모님의 허가를 받고 나한테는 말 안한것 뿐이라고 생각해"
"슬픈데 그거!?"
유이가하마는 나에게 딴죽을 너은 후, 쭈뼛거리며 나에게 묻는다.
"혹시……실례였던, 걸까?"
"아니, 진혀. 오히려 마침 잘 됐다. 땡큐-, 사랑한다 유이가하마!"
답지도 않게 섬즈업을 하면서 말을 끊는다.
그러자 유이가하마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떨었다.
"――사, 사사사사사사사사랑!? 히, 힛키 그거……"
"앙?"
내가 되물으니 핫, 하며 표정을 지은 유이가하마는 나에게 캐리어백을 떠넘기는 형태로 넘긴다.
"아아아아아아무튼! 사브레 잘 부탁해, 이쪽 가방에 먹이나 화장실이 들어있어! 그, 그럼 나는 이걸로, 아빠가 기다리고 있구!"
"야, 유이가하――"
빠른말로 속사포처럼 말하고 잽싸게 유이가하마는 가버렸다.
캐리어백의 자크를 여니, 개가 고개를 엿보였다. 어라, 이름 뭐였더라? 사브……사브……사브짱이면 됐나.
일단 사브짱을 가방 안에서 꺼내어 현관에 살짝 착지시킨다.
"!"
그러자 이쪽 모습을 엿보고 있던 카마쿠라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컹컹 짖는다.
"………………"
카마쿠라는 그런 사브짱을 귀찮다는듯 흘낏보고, 성큼성큼 그 자리를 떠나간다. 사브짱이 녀석을 쫓아갔다.
뭐, 첫인상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것 같군. 귀찮아보이기는 했지만. 마치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같다.
나는 보스턴백 속을 열어보니, 확실히 그 녀석이 말한대로 먹이와 화장실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가장 위에 지갑이 올려져 있었다. 왜 애완동물 용구만 넣은 가방에 지갑을 넣은거야. 바보냐 그 녀석은.
내키지 않지만 메일을 보낼까……그렇게 생각햇을때.
"……저 귀여운 멍멍이, 뭐니?"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서 돌아봤더니 우타하 선배였다. 이런, 방치해뒀었다.
"아아, 같은 부활동 하는 녀석이 와서요. 여행간다고 애완동물을 맡는 약속을 동생이랑 했던것 같아요"
내 대답에 선배가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다.
"같은 부활동……? 그것치고는 코마치하고도 사이가 좋은것 같네?"
"뭐, 여러모로 있어서요"
설명을 생략해서 얼버무리자, 선배가 더욱 눈을 가늘게 뜬다.
"여러모로, 라. 하치만 군,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겠어……?"
"우……"
스슥, 얼굴을 기대오는 선배에게 압도되어, 나는 뒤로 물러선다.
――그 때, 현관 문이 갑자기 열렸다.
"미, 미안! 나 지갑 넣어버려서, 어?"
"――――――어머"
기세 좋게 문을 열고 들어온 유이가하마 우타하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녹슨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리며 나를 돌아본 유이가하마가 나에게 묻는다.
"힛키. 이 사람, 누구?"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입 안이 바싹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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