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20) "역시 내 교육실습은 잘못됐다" 제 3화

 
"나는 외로운 인간인데요, 그에 따르면 당신도 외로운 인간이잖습니까"
 
루미"…뭐야? 그거"
 
"나츠메 소세키의 『코코로』라는 소설의 대목이야. 얼마전까지는 현대문학 교과서에서 실리고 있었어"
 
그 다음날도, 우리는 특별히 약속을 나눈것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민들레 꽃을 사이에 두고 말을 나누고 있었다.
 
늘 여기서 식사를 하고 있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대답을 하니, 돌아온 것이 이 말이다.
 
"나도 여기의 졸업생이야. 외톨이니까, 늘 여기서 밥을 먹었지. 그래서 너도 그렇겠다 생각한거야"
 
그의 말을 들으면 고독한 인간의 행동 패턴은 통한다는 모양이다. 왜냐면, 선택의 폭이 극단적으로 적으니까. 이른바, 외톨의의 수렴진화.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히 지금 나는 외톨이라고 해도 부정할 수 없다.
 
"딱히, 행동패턴이 닮았다고 사이가 좋아지는건 아니지만. 서로 사용ㅇ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톨이인거다"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을 나에게 씨익 우승면서 쓸데없는 견해를 해온다.
 
나도 딱히, 사이 좋아지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왠지 실례라고 생각한다. 역시, 이상한 녀석…
 
"외톨이에겐 2종류가 있어. 스스로 바래서 외톨이가 된거랑, 그렇지 않은 녀석. …아무래도 너는 후자같군"
 
루미"………"
 
이상한 녀석이지만, 나를 가만히 쳐다봐준다. 남자에게 주목받는건 딱히 익숙해져 있지만, 이 시선은 평소 받고 있는 그 시선하고는 조금 질이 달랐다… 잘 설명을 할 수 없지만, 왠지 안심이 된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니, 역시 의외로 미형이다… 잠깐,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아아, 얘기 정도는 들어줄게. 주로 실습 평가를 위해. 기본적으로 깊게 관여할 생각은 없으니까 기대받아도 곤란하지만"
 
모르는 사이에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나에게 시선을 갑자기 돌리며, 너무 솔직하다고 할까 꽤 최악의 소리를 했다. 솔직한건지,아니면 수줍어하는건지 판단을 할 수 없다.
 
제정신을 차려 잠시 그대로 생각한다. 확실히 지금 상황을 다른 어른에게 상담하는건 가능할 것이다. 라고는해도 어머니에게 말하면 걱정을 끼친다. 교사에게 말하면 조금 문제가 커질것 같다. 이 이상한 사람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꽤나 경험이 풍부할것 같은 소리를 했고, 몇 주 지나면 학교에서 사라질 인간이라 뒤끝도 없다. 사람선택으로써는 적절한걸지도 모른다.
 
잠시 망설였지만, 말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 놓인 상황을……
 
 
 
 
 
"……과연"
 
사정을 다 얘기하니, 그는 어딘가 기막힌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입학직후부터 등교할 수 없었던 사정 부분은 복잡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혹은 비슷한 경험이 있던걸지도 모른다.
잠시 묵묵히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나를 보고 말했다.
 
"……뭐,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안해도 되겠지. 어쩄든 지금 상황은 그리 오래는 이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무슨 소리일까.
 
"아마, 무슨 계기가 있으면 멀지 않아 교실에 녹아들게 될거라고 생각해. 주위 녀석들도 너에게 흥미는 있고, 얘기하고 싶다고도 생각할거야"
 
……뭘 근거로.
 
"근거 말야? ……그렇군. 외톨이 마이스터로써, 나의 감이다"
 
히쭉 사람을 깔보는 듯한 미소를 짓고, 그는 그렇게 단언을 했다.
남일이라고 생각해서 적당한 소리를 하지 말아줘…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생각하다 말았다. 이상하게도 그 말에는 자신감이 느껴져서…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초조해져서 무리를 하면 도리어 여러가지로 저지를 위험이 높아. 초조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있으면 돼……거기다"
 
? ……거기다, 뭐가 말인가.
 
"고독 그 자체는 딱히 나쁜게 아냐"
 
확신적인 말투로 그는 그렇게 단언했다. ……조금, 덜컥 놀라 그의 얼굴을 다시 쳐다본다.
나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는 말을 이었다.
 
"언제든지, 누구랑 함께있지 않으면 안 된다, 모두와 사이 좋게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건, 단순한 강박관념이야. 현실에는 누구든 상성이 나쁜 상대는 있고, 그런걸 할 수 없는 녀석도 있어. 그걸 강제로 하려고 하니까, 균열이 생기는거야"
 
……왠지 모르게 알것 같기는 하지만.
 
"친구랑 같이 있어야만 배울 수 있다는게 있는건 확실히 그래. 하지만 또한 마찬가지로 고독 속에서 밖에 배울 수 없는것도 확실하게 존재해.
 ……외톨이라는거에 캥겨할 필요는 없어. 앞으로, 설령 친구가 생긴 후에도 반드시, 고독하게, 자기자신과 마주보지 않으면 안 될 장면은 와. 지금은 그걸 배울 기회라고 생각하면 돼"
 
그 말에는 이상하게도 설득력이 있어서 무심코 구슬려질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고독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아직 잘 몰랐다.
 
"……뭐, 그렇군. 외톨이의 길은 길고도 험하지…… 정진해라. 라는건 역시 무책임하니까"
 
그는 일어서서 바지의 먼지를 털었다.
 
"……특별 서비스로, 조금만 도와주지. 분명히 F반이라고 했지?"
 
그래. 확실히 어제 대화중에서 교실은 가르쳐줬던것 같다.
 
"그럼 간다. 기대하지는 말고 기다려라"
 
손을 휙휙 흔들면서 가려고 한다.
 
루미"……잠깐!!"
 
그 뒷모습을 무심코 불러세웠다. ……아까전부터, 어제부터 줄곧 느끼고 있는 감각, 역시 이건……
 
루미"나, 츠루미 루미!"
 
지금까지 서로 이름도 몰랐다. 이름을 댄건 이것이 처음이다……그럴터다.
 
"……츠루미 루미?"
 
그가, 조금 놀란 모습으로 돌아본다.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대로 몇 초. 자신의 얼굴이 홍조되어가는걸 알았다.
 
"……그런가. 별명은 루미루미로 결정이군"
 
그렇게 말하고 그는 웃었다.
 
루미"이상한 별명, 멋대로 붙이지마! ……그보다, 그쪽 이름도 가르쳐줘. 나는 이름을 댔어"
 
아까부터, 쿵쿵, 가슴속 감각이 강하게 들려온다.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하치만"……그렇군. 나는……아니, 그만두자. 어쨌든 금방 알테니까. 기다려라"
 
얼버무리기에 무심코 초조해진다. 나는……나는 분명
 
루미"우리들, 이전에, 어디서 만났지…그렇지?"
 
지금 이건 확실하게 느꼈다. 무시할 수 없는 기시감. 이 대답은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도무지 네 얼굴은 기억이 없는데. 착각한거 아닙니까"
 
그는 잠시 묵묵히……쓴웃음을 짓는듯한, 그리워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 후, 묘하게 연극 어조로 그런 소리를 했다. ……내 착각이었던걸까?
 
루미"……그래"
 
마음속으로 실망을 느끼면서, 교실로 돌아가려고 하는 내 등뒤로, 이번에는 그가 말을 걸었다.
 
"……루미루미, 책은 좋아해?"
 
루미"……에, 딱히 싫지는, 않은데"
 
갑작스런 질문에 당혹해하면서 대답한다. 그리 많은 책을 읽은건 아니지만, 독서는 결코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의도의 질문이지?
 
"……외톨이의 시간을 쓰는 법으로는 독서는 나쁜 선택이 아니야. 적당하게 추천을 짜서 빌려줄게"
 
그것만 말하고 그는 가버린다.
 
루미"아……응……"
 
그것밖에 말을 못하고, 그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 모습이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고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휘융-, 바람 소리가 들렸다. 바람 방향이 바뀌어,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육지에서 바다쪽으로 부는 바람으로 변화한다.
 
나의 학교생활도, 앞으로 뭔가 변해가는걸까?
 
 
 
 
 
 
 
 
 
 
 
 
 
 
 
 
 
 
 
…방금전의 그의 대사도, 나츠메 소세키의 '코코로'에서 인용한거라는걸 깨달은건 그 책을 그에게 빌려서 읽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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