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남국 리조트는 잘못됐다. 1일째
 
 
왜 이렇게 된 걸까?
 
본래라면, 환기 잘 되는 방에서 게임을하면서 느긋한 봄방학을 보냈을텐데, 어디서 루트를 잘못 탄 걸까?
 
나는 지금 남국 리조트 별장 앞에서 이 후에 행해지는 바베큐에서 쓸 짐을 옮기는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코마치는 소부 고등학교에 무사히 합격했다.
 
작년 여름경에 중학교 진로지도에서는 확실히 말해 가능성은 낮다고까지 들었지만, 노력의 성과(주로 유키노시타나 나라던가)가 있어서, 미끄러지듯 합격한 것이다.
 
지금까지, 공부에 대해 노력다운 노력을 하고 있는걸로는 보이지 않았던 코마치지만, 종만 크리스마스 파티 이래로 추격은 굉장했다.
 
이른바, 하면 되되잖아, 머리는 좋다, 라는 녀석이다.
 
거의 절망적이라고 들었던 코마치의 쾌거에 부모님은 광희난무하고,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그건 뭐, 안다. 실제로 나랑 유키노시타마저 코마치에게 합격 연락을 받았을때는 눈물샘이 풀어졌을 정도니까. 아니, 정말로 상당히 고생을 했으니까.
 
하지만, 부모님의 폭주는 멈추지 않고, 기세 넘쳐서 다음 주에는 셋이서 해외 남국 리조트에 여행을 가버렸다.
 
여전히 나는 카마쿠라랑 집보기 였지만, 나는 올해는 수험을 치니까, 뭐, 그건 됐다.
 
그 여행 종반에 코마치는 현지 복권을 산 모양이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건지는 알리도 없지만 코마치는 훌륭하게도, 현지에서 250억엔의 고액 당첨을 뽑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려모로 문제도 일어난 모양이다. 어쨌든 여행객인 일본인이 그런 고액의 당첨을 해버리고, 현지에서 그리 간단하게 쓸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일본 은행에 송금하는걸 생각했지만, 국외로 갖고 가기엔 금액이 너무 컸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수속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다 결코 싸지 않은 수수료도 날아가버리는 모양이다.
 
현지 주민감정으로 보아도, 여행객이 복권을 당첨했는데, 그걸 현지에서 쓰지 않고 자국에 송금하게 되면 여로모로 삐걱대기 쉬운 모양이다.
 
덧붙여, 그 남국 섬은 예전에 미국 신탁통치하에 있어서 유통하고 있는건 US달러다.
 
지금 미국은 달러를 찍고 있어서, 옛날보다도 신용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썩어도 유사 달러다. 유로, 엔, 달러 삼대 통화가 있으면 어디의 신용이 낮은 통화와 달리, 그대로 갖고 가도 그리 문제는 없다.
 
결국 현지의 현재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선 현지의 은행에 예금구좌를 만들어, 달러로 맡겨두고, 그 구좌에서 뽑아쓰는 크레딕 카드를 만드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라고는 해도, 이건 결과로서는 그리 나쁜 조치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 섬은 일종의 택스 헤이븐이라서 일본국내보다 금융자산의 이익에 대한 과세 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모양이다.
 
거기다 이 조치 결과, 코마치의 자산은 현지경제에 환원되기 때문에, 현지 정부조직이나 재산계에서 굉장히 환영받는 모양이다.
 
그 일은, 현지 재산계나 정부조직에서 코마치를 위한 현지 체재용 별장을 그냥 주는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평생 먹기에 곤란하지 않는 돈을 손에 넣어도, 코마치는 염원하는 소부 고등학교의 학생이 되는 권리를 막 손에 넣은 참이다. 일본에서 평범한 생활을 버리기에는 너무 어리고, 본인도 그걸 바라지 않는다.
 
결국, 1년에 몇 번씩, 현지에 바캉스를 가고, 거기선 왕후 귀족같은 생활을 즐기는 정도 밖에 할 수 없는 셈이다.
 
이렇게해서, 일본에서는 서민 여자 중학생(고등학교 입학전), 현지에서는 왕후 귀족이라는 신기한 존재가 탄생한 것이다.
 
 
거기까지라면 괜찮았는데 말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250억엔이라는 금액은 코마치에겐 다 쓸수 없는 금액이었던 모양이다.
 
현지재산계에서도 별장을 받아서 결국, 자신이 없는 동안에는 관리인을 두고 관리시키는 수 밖에 없다.
 
뭐든 사치부릴 수 있다고는 해도, 어차피 고등학교 진학을 가까이 둔 중학생인 코마치에겐 그런 대단한 물욕은 없었던 모양이다.
 
손에 넘치는 돈을 가진 코마치는, 가땅치 않게도 나의 지인들을 남국 리조트라고 칭하여 초대한 것이었다.
 
여성은 유키노시타,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 씨, 히라츠카 선생님, 시로메구리 선배, 잇시키, 에비나, 미우라, 카와사키, 루미루미랑, 하필이면 오리모토까지.
 
남성은 토츠카, 자이모쿠자, 하야마, 토베, 그리고 타이시.
 
결국 총합 18명이다. 그거 무슨 단체 여행? 이라는 수준.
 
이야-, 오빠랑 사이 좋게 지내주는 분들이니까요~ 라고 하고 있지만, 요컨대 내가 아는 사람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는 걸테지.
 
당연히, 모든 비용은 코마치가 부담했다. 그들을 전원 퍼스트 클래스에 태우는 사치를, 가볍게 결단할 수 있는건 솔직히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공항 티켓 카운터에서 코마치가 새까만 크레딕 카드를 꺼냈더니 맛있는 밥이랑 술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고급 라운지에 안내받아서, 느긋하게 비행기 시간 대기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코마치가 가진 재력이 대단하다는게 항간 보인다.
 
뭐, 우리들은 술을 마실 수 없어서, 술을 즐긴건 유키노시타 씨와 히라츠카 선생님 뿐이지만, 상당히 맛있는 술이었던 모양이라, 특히 히라츠카 선생님은 상당히 기분 좋아했다.
 
주요 멤버는 수험생이기 때문에, 참가가 결정할때까지는 우여곡절 있었지만 결국 봄방학이 시작한 직후, 18명 전원이 참가하게 됐다.
 
3학년이 되면 수험 일색이고, 대학수험전 마지막 바캉스로서, 공짜로 남국 리조트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나? 토츠카가 있는데 안갈리 없으니까. 정말 들뜬 기분으로 여행 준비중이다.
 
덧붙여 부모님은 며칠전에 갔던 남국 리조트고, 섬의 유권자들이 코마치를 초 고대우로 맞이한다는걸 알고 있고, 이번에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인솔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동행하지 않았다.
 
뭐, 일을 그리 쉴 수는 없으니까. 사축의 괴로운 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뭘 하고 있나? 라고 하면, 해변 별장에서 바베큐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별장은 물론 코마치 소유다. 코마치가 받은 별장이라는 이름의 거대 별장은, 부자가 모이는 게이트 커뮤니티의 일각에 있다.
 
게이트 커뮤니티라는건, 문자대로 주위가 성벽같은 벽에 둘러쌓여, 안에 들어가려면 게이트를 지나지 않으면 안 되는 주택지다.
 
입구에는 총을 든 경비원이 있고, 안의 주민의 승낙인 없으면 게이트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구조다.
 
이 섬은 남국 리조트 땅치고는 비교적 알려진 섬이라서, 게이트 커뮤니티의 별장 주인도 국제색이 풍부하다.
 
그런 부자들의 요망에 따르기 위한 걸테지. 게이트 커뮤니티를 경비. 관리하는 관리회사가 있고, 거기에서 많은 언어 대응 OK한 집사가 파견되어 있다.
 
코마치도 관리회사와 계약해서 전속 집사를 한 명 갖고 있다. 그 사람에게 별장 관리랑 용건 등을 모두 부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구미에는 가끔 있는 마을의 형태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게이트 안에 들어가니, 이미 다른 세계라고 해도 좋다.
 
부자 지인이라고 하면 유키노시타 집이 그렇지만, 그 유키노시타마저도 이 마을의 부자들에겐 놀라움이 있던 모양이다.
 
코마치의 별장은 해변 측에 있어서, 저택 내에 플레이져 보트 선착장도 있다. 조금 걸으면 사적 해변도 있다. 정원에는 수영장이 있고, 건물도 무척이나 큰 데다 호화롭다. 그 모든것이 코마치의 목소리 하나로 쓸 수 있으니까, 일본에선 단순한 중학생인 코마치지만, 여기선 정진정명 왕후 귀족이라는걸 알 수 있다.
 
처음에 여기에 왔을때, 여러모로 걱정이 되서, 돈을 좀 지나치게 쓰는거 아냐? 라고 코마치에게 물어봤지만, 역시 슈퍼 부자라는 사람의 차원은 나의 상상을 넘고 있었다.
 
놀랍게도 코마치의 자산은 조금도 줄지 않은 것이다. 라기보다, 오히려 늘어난 모양이다.
 
일종의 택스 헤이븐라는 이 섬에는 세계의 부자들이 모여, 자산을 투자운용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이 커뮤니티에 별장을 가지는게 정해졌을때, 코마치에게 그 부자들 군단으로부터 같이 투자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있었던 모양이다.
 
코마치는 평소 거의 일본에만 있으므로, 예금을 썩혀둬도 소용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라, 자산의 2/3정도를 투자에 돌린 모양이다.
 
운용 성적은 일본의 증권회사가 하고 있는 펀드가 아닌 모양이다.
 
결과, 코마치의 자산은 나날이 늘어가, 게다가 택스 헤이븐의 일상으로도, 원칙으로서 세금은 무척이나 싸다.
 
전원을 퍼스트 클래스로 초대한것도, 나날이 자산 이자로 가볍게 클리어할 수 있을 수준이다. 돈은 무척이나 외로움 쟁이라서, 동료가 많은 곳에 모인다고는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진실인 모양이다.
 
 
 
자, 그런 대부호 코마치를 따르자면, 오늘 예정은 크루징 & 선상 바베큐인 모양이다.
 
별장 건물 너머에 있는 사적 마리나에, 코마치가 여행의 모든 일정을 계약한, 말 그대로 부자들의 크루저가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은 이 엄청 큰 크루저에서 선상 바베큐를 한다는 모양이다. 바다위에는 산호초도 퍼져있고, 다이빙하기엔 최고의 장소인 모양이다.
 
준비된 50ft의 대형 크루저에는 수상 바이크를 오르내리는 크레인까지 장비되어 있어서, 레저로 배타기를 하기엔 충분할 장비였다.
 
 
 
 
그런고로, 나는 배에 짐을 적재하는 인원인 상태다.
 
다이빙 도구랑, 식재나 쿨러 박스나 바베큐 화로 등도 정말로 여러가지로 있다.
 
그리고나서 집사에게 부탁해서 18명몫의 구명 조끼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뭐, 수상 바이크에 탈거면 필요하니까.
 
일본에서도 가끔 사고가 일어나고, 낙수시에 구명 조끼를 입어두면 살았다, 라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자주 봤으니까.
 
그 외에도, 일단 쓸 일은 없겠지만 수중에 서바이벌 키트도 배에 실어둔다. 바우 스페이스의 침실 선반에는 구명 조끼와 함께 넣어두기로 했다.
 
그나저나, 무슨 인과로 땡볕이 비치는 건강한 장소에서 육체노동을 하고 있는걸까?
 
 
 
 
"어머, 이런 데서 좀비가 짐을 옮기고 있네? 태양 아래에서 건강하게 일하는 좀비는 좀처럼 보기 힘든걸."
"여전히 독설을 붓는구만, 유키노시타. 나도 내가 태양 빛이나 남국 리조트에 안 어울린다는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어."
"얏하로-. 힛키, 짐 많아 보이고 힘들것 같네. 도와줄까?"
"아니, 뭐.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비키니를 입고, 긴 소매 상의를 위에 입고 있다. 비키니 디자인은 일본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위험한 녀석이다. 뭐, 남국 리조트고 분위기에는 잘 맞지만.
 어제, 이 별장에 도착후 나를 제외한 전원은 저녁식사까지 게이트 커뮤니티 안의 부자 온리 해변에 나가 조금 놀았던 모양이다.
 
그 때, 바캉스하고 있던 백인들은 좀 더 아슬아슬한 수영복을 입고 있었던 모양이다. 유키노시타네의 정숙해보이는 수영복은, 똑바로 말해서 둥 떠있던 모양이다.
 
거기에 촉발된 것인지, 여성진은 그 후에 저녁 먹을때까지 쇼핑 센터에서 새로운 수영복 조달을 하러 갔던 모양이다. 뭐어, 그 뭐냐? TPO에 맞춘다는 거지.
 
이런 남국 섬에 까지 와서 수영복까지 분위기를 읽어서 사야한다니, 정말이지 여자는 힘들겠구만. 그런 점에서 남자는 간단해서 좋다.
 
 
"히-키가야, 자자-, 야한 수영복이야-, 봐-, 눈이 빨려들어가지-?"
 
유키노시타 씨가 이 또한 상당히 외설스런 붉은 비키니에 상의를 입은 상태로 나에게 문대온다.
옆을 끈으로 묶는 타입이다. 아니, 진짜로 눈둘 곳이 곤란한데요….
 
"히키가야, 변질적인 시선을 주는건 그만하렴. 이 나라에도 경찰이 있단다?"
"또또-, 그런다. 유키노도 히키가야에게 모험스런 수영복 쳐다봤으면 싶잖아-?"
"그만해. 기분 나빠. 이건 TPO에 맞춘것 뿐이지 히키가야하고는 관계없어."
"흐-응, 그런 소리 하구-, 가하마는 아니지-? 히키가야가 제대로 봐서 감상 듣고 싶지?"
"에? 저기, 그게…, 딱히 그런…건…있지…만요…"
"봐봐-, 히키가야. 여자애가 모험스런 수영복을 입고 있어-, 제대로 뭐라고 말해줘야지-."
 
유이가하마는 작년 여름에 본 수영복과 같은 물색 비키니를 입고 있다. 정말이지, 상당히 모험을 한 천 면적이 적은 디자인이다. 라고할까, 진짜로 크네….
 
"그… 뭐라고 할까… 유이가하마, 꽤나 건강적이라서 매력적…이다…///"
"에? 그래? 고마워, 힛키.///"
"자자, 다음은 유키노야-. 유키노가 이렇게 야한 수영복을 입은건, 내가 아는 한 처음이야-. 히키가야, 뭐라고 말해줘-."
 
유키노시타 치고는 모험스런 디자인의 검은 비키니를 입고 있다. 하얀 피부에 검은 수영복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이 또한 유키노시타 치고는 상당히 천이 적다.
 
"그, 그게… 유키노시타… 네 수영복도…꽤 좋네…///"
 
유키노시타의 액션을 기다리지 않고, 하루노 씨가 끼어들어온다.
 
"그치만-. 본방송은 나지-. 자자-, 유키노에겐 없는 꿈과 희망이 채워져 있다구-"
 
라고 하면서 유키노시타 씨는 부드러운 물체를 내 가슴에 들이댄다. 속되게 말하는 "대고 있어-" 라는거다.
 
인중이 늘어나고 만다. 시선이 빨려들어가고 만다.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나도 건강한 남자 고등학생이고.
 
"언니, 그 남자에게 접근하는건 그만해. 변질적인 눈초리가 물들거야."
"에-, 언니, 딱히 히키가야랑 세트가 되면 물들어도 괜찮은데."
 
하지만, 이래선 마치 리얼충 그룹이다. 이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지만, 슬프게도 나에게 그런 기술은 없다. 이런경험이 없으니까, 당연히 제대로 탈출도 못 한다.
 
덧붙여 원조 리얼충 그룹 하야마네는 근처에서 뭐라 떠들고 있다.
토베가 웨이웨이 뭐라거리고 있다. 이런 남쪽 섬에까지 와서 웨이웨이 거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늘, 어디서나 떠들썩한 놈이다.
미우라랑 에비나는 꺄악꺄악 우후후라는, 리얼충 끼리의 정석적인 녀석이다.
 
쳐다보니 미우라랑 에비나도 어제 조달한 수영복일 것이다. 상당히 모험적인 수영복 위에 상의를 덧입고 있다. 정말이지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이쪽은 눈을 둘 곳이 곤란한데.
 
리얼충에겐 여기를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귀찮은 습성이 있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토베가 이쪽에 엉겨왔다.
 
"유잇치, 유키노시타, 히키타니, 여기 보고-, 웃어웃어-. 피넛!"
 
구령은 잘 알고 있구나, 토베. 치바인의 사진 촬영은 그거지.
토베가 큰 망원렌즈를 단 외눈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어간다.
 
"토벳치, 굉장한 카메라 갖고 있네-."
"이거, 아버지한테 빌린거야-. 모두랑 추억을 찍을거니까-. 돌아가면 모두에게 데이터를 복사해줄게-."
 
토베의 텐션은 높다. 머, 이 자리는 리얼충 군단에겐 잘 어울리니까.
 
"진짜 뭐라고 할까, 나, 모두랑 청춘을 기록하는 카메라 맨이야-. 이걸 기회로 사진에 눈을 떠버릴지도-."
 
거기에 유키노시타 씨가 끼어들어왔다. 비행기 타기 전에 자기소개를 했을테지만, 이 둘은 기본적으로 접점이 없지?
 
"얘, 너 토베였지? 왜 망원렌즈를 달고 있는거야?"
 
유키노시타 씨가 생긋, 거리며 토베에게 말을 건다.
 
"이야-, 경치나 인물이나, 골고루 찍을 수 있는 렌즈를 아버지가 골라줬슴다?"
"흐-응? 얘, 그 카메라 데이터. 조금 보여줄 수 있니?"
"에? 아니, 그건-, 뭐라고할까나? 나중에 모두에게 보여줄테니까-."
 
그 얼버무리기는 위험해. 그래선 도촬하고 있습니다, 라고 자백하는거나 마찬가지다.
토베의 변명에 미묘한걸 느낀 미우라가 토베에게 접근한다.
 
"토베, 나아한테도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 보여줘."
"에-, 아니-, 그게-."
"자-, 자-, 일단 보여줘봐. 누나, 화 안낼테니까."
"됐으니까 얼른 보여줘."
 
미우라가 토베한테 카메라를 빼앗고 유키노시타와 유키노시타 씨, 유이가하마, 미우라, 에비나가 보존되어 있는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나도 멀리서 보고 있었지만, 우리 멤버 사진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걸론 보이지 않았다. 전부 사진이 카메라 시선이고, 특별히 위험한 앵글은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토베의 비극은 여기부터였다.
 
사진을 점점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멤버의 사진이 사라졌다. 하지만, 사진 그 자체는 있었다. 찍혀있는건 토플리스(Topless - 여성의 수영복 따위에서, 젖가슴을 가리는 부분이 없는 옷) 여성들의 사진이었다. 아마 어제 갔던 해변 일각은 누디스트 비치였을 것이다.
 
"과연-, 그래서 망원 렌즈구나-. 그치만, 우리 도촬 사진은 찍지 않았구나. 감탄했어 정말."
 
자기 사진이나 유키노시타의 사진에 문제가 없다는걸 알은 유키노시타 씨는 생긋 웃으며 미우라에게 외눈 카메라를 건냈다. 유키노시타 씨 자신은 이 일에 관해서 불문으로 처할 생각인 모양이다.
 
하지만 연옥의 여왕을 비롯한 톱 카스트 여성들은 그러지 않았다.
 
 
"토베에에에에"
"토벳치…"
"토벳치…"
 
그 후, 도촬 사진은 미우라의 손에 의해 삭제되고, 카메라는 미우라에게 몰수 되었다. 미우라가 책임을 지고, 모두의 사진을 찍는 모양이다.
 
뭐, 토베도 건강한 남자 고등학생이니까.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나라면 증거를 남길만한 위험은 짊어지지 않는다. 눈에 새겨서 뇌내에 보존하겠지만.
 
"힛키, 왠지 인중 늘어났어."
"히키가야, 방금전의 영상을 뇌내에 보존하는건 그만하렴."
"뭐야? 너네들 내 사고 읽는거야? 에스퍼야?"
"이 수영복을 입고나서 그렇지만, 히키가야의 눈초리가 좀 위험한 느낌이 들었어. 유이가하마랑 언니를 볼때도, 평소와 눈초리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언니는 히키가야라면 언제든지 대환영인데-? 뭣하면, 히키가야에게만 야한 사진을 찍어줘도 되는데?"
 
"""에에!?"""
 
내가 경악의 소리를 지르는건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는 왜 놀라는거야?
 
 
"언니, 나쁜 농담은 그만해. 그 남자는 진짜로 한다고?"
"어쩌지, 하루노 언니. 공세야. 이대로라면 앞질러질지도…."
"농담 아닌데-? 히키가야라면 괜찮은걸-. 유키노, 솔직해지지 않으면 가로채인다-?"
 
불온한 소리를 하는 유키노시타 씨. 어째선지 나를 노려보는 유키노시타. 어째선지 나를 올려다보는 유이가하마. 이제 그만해줘. 하치만의 HP는 0이야.
 
 
 
어떻게든 셋을 적당하게 달래고, 짐을 캐빙에 옮기니 코마치와 카와사키가 왔다.
 
코마치와 카와사키도 꽤나 화려한 수영복이다. 뭐, 코마치는 딱히 아무래도 좋지만, 카와사키는 가슴이 유이가하마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크니까. 아무리 그래도 눈 둘곳이 곤란하다.
 
"오-, 바베큐 재료네. 오빠."
"히키가야, 수고. 이건 점심 바베큐 재료야?"
"사키 언니, 일단 내일 아침 몫까지 만들 생각인데요?"
"으-음, 좀 부족할지도."
"그래?"
"평소, 오빠가 먹는 몫을 생각해서, 코마치가 식재를 수배했지만요, 부족하지 않을까요?"
"나, 늘 타이시네 식사를 만들어주니까 알지만, 운동부 남자는 상당히 많이 먹는데?"
"뭐, 괜찮지 않겠냐? 부족하면 또 수배해서 갖고 오면 되잖아. 그렇게 해안에서 벗어난것도 아니고."
"그러게. 부족하면 나중에 재조달할테니까 옮기는거 부탁해, 오빠."
"뭐, 상관없지만 말이다. 하아먀네나 타이시도 부려먹어라. 나는 아침부터 육체노동한다고 지쳤어."
 
카와사키가 방글거리며 기쁜 얼굴로 말한다.
 
"그나저나 여기는 배 안인데 부엌이 굉장히 충실하게 있어서 내 입장으로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 어서 여러가지로 써보고 싶어. 여기 부엌에서 요리하는거 기대하고 있어."
"코마치도에요. 이거라면 유키노 언니랑 사키 언니랑 저 셋이서 쓸 수 있을지도요."
"그거 대단한데. 아, 하지만 하나 중요한걸 말해두마."
 
나는 둘에게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알겠냐? 아무쪼록, 유이가하마만큼은 부엌에 들이지 마라? 이거, 진짜로 진지한 부탁이니까. 부탁한다?"
 
 
 
둘과 헤어져, 다시 갑판으로 나가려던 차에, 잇시키와 오리모토와 시로메구리 선배네에게 붙잡혔다.
잇시키는 그런대로 과격하지만, 색 배합으로는 파스텔 계열의 귀여운 색의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역시 해외에 와도 약삭빠름을 잊지 않는다. 오리모토는 보라색의 비키니였다. 화려한걸 좋아하는 오리모토 치고는 평범한 디자인이군. 시로메구리 선배는 황색의 꽤 야한 비키니를 입고 있다. 시로메구리 선배의 포근포근한 이미지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잇시키와 오리모토와 시로메구리 선배가 흥분해서 말한다.
 
"아, 선배에, 이 배 굉장해요. 침실이 몇개나 있구, 모두 여기에 잘 수 있는것 같아요."
"아-, 그러냐-."
"히키가야, 이 배는 거의 침실이 더블 베드인데. 진짜 뿜겨."
"아니, 뿜기지 않거든. 이런 배는 기본 리얼충 놈들의 배니까. 손님의 이상이 커플이겠지."
"히키가야, 잇시키랑 오리모토랑 배 안을 탐험했는데 대단해. 이 배. 나, 이런 왕후 귀족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어."
"뭐, 코마치가 계약한거니까. 즉, 빌린거지만요"
"므-, 선배에, 저한테 하는 리액션만 너무 대충이지 않아요? 귀여운 후배가 말을 걸었는데."
"딱히 그런거 아냐. 육체노동을 연속해서 대화가 귀찮은것 뿐이다."
"그거, 사람 얼굴 보면서 하는 말이에요? 진짜로, 선배는 으-."
 
"그렇지, 이 배라면 타이타닉 놀이도 할 수 있을것 같네요-. 벌로서 나중에 저랑 타이타닉 놀이 해주세요."
"어-? 싫어, 나른하고. 부끄럽고."
"뭐에요, 그 싫다는 목소리. 선배를 사모하는 귀여운 후배의 부탁이라구요-?"
"아, 나도 그거 해보고 싶어-. 히키가야, 나중에 부탁해."
"아-, 뭐, 나중에 시간이 있다면."
 
둘을 적당하게 달래니 시로메구리 선배가 화제를 바꿨다.
 
"히키가야, 어때? 내 수영복."
 
오늘 시로메구리 선배는 비교적 적극적이네. 이런 대사에 대한 모범 답안 예시로, 나는 그런 바리에이션이 풍부하지 않은데.
 
"그, 뭐라고 할까. 잘 어울려요. 하지만 좀 눈 둘곳이 곤란합니다."
"에헤헤. 그럼 일단 작전은 성공했네."
"므-, 선배. 제 수영복은요? 귀여운 이로하라구요-."
"아니, 너. 주위에 여자 많이 있는데서 그런 약삭빠른 소리를 하니까, 여자의 인기가 없어지는거라고."
"선배는 정말로 여자애를 칭찬 못하네요. 그래선 인기 없다구요."
"그치만 너, 칭찬해주면 '뭐에요? 혹시 유혹하는거에요? 죄송해요, 무리에요.' 라고 할거잖아?"
"그치만, 조금은 칭찬해주세요."
"알았다, 알았어. ……그, 뭐냐, 꽤 귀엽네. 잇시키가 평소보다 귀엽고 보인다."
"////. 혹시 유혹하는거에요? 죄송해요."
"역시 그 대사 말하잖아."
"아하하, 히키가야는 여자에한테 삐죽대는거 예전부터 변함없네."
"오리모토, 너도 입다물고 있으면 귀여우니까 진짜로 조용하게 있어줘. 특히 중학교때 시절 얘기를 폭로하는건 금지다."
"히키가야가 솔직하게 여자애를 칭찬할 수 있다면."
"오리모토, 너도 꽤 귀엽다."
"…후후, 고마워.////"
"그치만 다들 어제, 갑자기 수영복을 사러간 보람이 있었네. 히키가야, 내심 상당히 두근거리고 있지?"
"시로메구리 선배, 저 같은 외톨이에게 그런 소리 하지 말아주세요. 익숙하지 않아서 엄청 벙찌거든요."
"히키가야는 외톨이가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배에 모여들었잖아?"
"아무리 코마치가 여행대금을 공짜로 낸다고 해도, 같이 있는걸 싫어하는 사람하고는 여행하러 오지 않을거야. 모두랑 함께 있어도 즐거울거라고 생각하니까 오는거야. 히키가야도 그런 모두의 안에 들어 있다구?"
"뭐, 마음에 담아두겠습니다."
"정말이지, 너는 귀엽지 않네. 이건 좀 더 과격하게 어필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오늘은 이제 참아주세요. 아직, 짐 옮겨야하는거 남아있고요."
 
 
 
갑판에서 일단 배 밖으로 나와, 다이빙 관련 짐을 적재한다.
 
"히키가야, 고생하고 있구나. 나랑 하루노의 다이빙 세트, 꽤 크다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한다."
 
히라츠카 선생님도 꽤나 과격한 수영복을 입고 있다. 정말로 이 사람, 외모는 아라사가 아닌데. 왜 결혼 못하는거지.
 
"선생님과 유키노시타 씨의 몫과 코마치가 따로 4 세트로 준비한게 있지만요, 뭐, 대단한 양은 아니에요."
 
"히키가야, 장비 수에 여유가 있다면 너도 산호초 경치를 즐기거라. 뭣하면 같이 다이빙이라도 어울려주마. 저런 경치는 마음을 씻어주고, 무엇보다도 인생관을 바꿔주니까."
"아니, 저는 변치않는걸 신조로 하고 있으니까요."
"뭐, 그리 말하지 말거라. 자연과 함께 보내며, 자신도 자연의 일부라는걸 이해하면 사람은 또 하나 성장을 한다. 교사로서는 부디 그런 체험을 해줬으면 싶구나."
"필요해지면 하겠지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절약 지향이니까요."
"정말이지, 너는 변함없구나. 모처럼 남국 섬까지 왔는데."
 
 
 
 
마지막으로 잊은 짐 적재가 없나 확인하고 있으니,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하치만?"
"오, 루미루미. 꽤 어울리잖아, 그 수영복."
"루미루미라고 하지마. 슬슬 출발하는거야?"
"그렇군. 대충 짐은 다 실었다고 생각하는데."
"나, 모두랑 연령층이 다르니까. 얘기가 좀 안 맞을지도."
"아-, 그럴때는 말이다-, 유이가하마한테 붙어있으면 돼. 그 녀석은 그런걸 잘 풀어주니까."
"알고 있지만…"
"혹은 카와사키나 미우라지. 카와사키는 남매가 많아서, 저리 보여도 꽤나 잘 돌봐줘. 미우라도 엄마기질이 있으니까. 나쁜 짓은 안 할거야."
"…………"
"뭣하면, 내가 같이 있어줄까? 나, 일이 많아서 별로 어울려주진 못하지만 말야."
"그래도 좋아. 하치만이랑 같이 있을래."
"그런가. 그럼 일이 끝나면 객실에서 편하게 쉬자고."
"응."
"아, 그치만 흥미 있으면 다이빙이나 요리하고 있을때 말을 하고나서 들어가. 나 같은 외톨이의 방식은 한 차례 치운 후에도 할 수 있으니까."
"응, 알았어."
 
 
 
짐도 모두 실었고, 나의 일은 일단 끝난 모양이다. 밧줄을 풀고 루미루미를 데리고 갑판에 오른다. 정말이지, 잘도 일했구나 나. 장래에는 사축이겠지, 이거.
 
아-, 일하고 싶지 않아-.
 
 
 
 
배는 오전 10시 무렵, 프라이벳 마리나를 출항했다. 배의 조종은 코마치의 집사다. 이 섬에서 집라소러 일하려면 배 조종도 못하면 못하는건가, 실로 힘든 일이다.
 
배는 출발한 육지가 멀리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정지했다. 그의 그런대로 유창한 일본어에 따르면, 이 부근의 바다는 굉장히 아름다워서 다이빙 하기에는 최고인 모양이다.
 
하야마네 리얼충 군단이나 토츠카, 자이모쿠자, 유이가하마, 오리모코, 히라츠카 선생님, 유키노시타 씨, 시로메구리 선배, 잇시키, 그리고 루미루미는 슈노르헬(Schnorchel - 물속을 헤엄치면서 숨을 쉴 수 있게 만든, 입에 무는 J형의 굽은 관)을 쓰고 다이빙을 시작했다. 갑판 후방에 쌓아둔 수상 바이크를 내리는 모양이다.
 
저 녀석들에겐 저런 광경이 정말로 잘 어울린다.
 
 
유키노시타랑 코마치랑 카와사키는 점심용 바베큐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평소 우리의 상식이라면 식재는 바베큐용으로 처리된 상태로 배에 갖고 올라가겠지만, 이 배는 이른바 배의 형태를 한 집이라고 할까, 호텔 같은 것이다.
 
일반 가정에 뒤지지 않는 거대한 부엌이 있고, 욕실도 완비하고 있어, 뭣하면 전원이 이 배에서 숙박도 가능한 침실도 있다.
 
즉, 좋을만큼, 이 배에서 뒹굴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시간 제약 없이, 배에서 숙박해서 바캉스를 보낸다는 느낌이다.
 
유키노시타네는 처음으로 쓰는 크루저의 조리가 즐거운 모양이라, 태평하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조리를 하고 있다.
 
이럴대, 나는 할 일이 없어지고 만다. 리얼충 군단과 같이 행동을 하는건 정말로 사양이지만, 유키노시타나 코마치네 만큼 조리실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하는 수 없이, 객실 일각에 자리 잡고 갖고온 라노벨을 읽기 시작했다. 굳이 남국 섬까지 와서 라노벨을 읽는건 뭐야? 라고 생각하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자신이라는걸 재확인한다.
 
그리고, 꽤나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다시 생각한다.
 
객실은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쾌적하다. 냉장고에 잘 식힌 콜라나 오렌지 주스나, 트로피컬 주스도 있다. 맥스 커피가 없는건 실로 유감 스럽지만, 뭐, 일본을 멀리 떠나 남국 섬에서 맥스 커피를 바라는건 무리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간에 치바 자택에 있는거랑 별 차이가 없는 쾌적함으로, 태평하게 보낼 수 있으니까. 나의 이상형에 사까운 상태다.
 
 
 
 

잠시 지나니 유키노시타가 불렀다.
 
"바베큐 준비가 어느정도 됐으니까, 슬슬 화로를 설치해서 숯불을 지펴줬으면 좋겠어."
"그건 상관없는데. 배 안에서 화로로 조리할 생각은 아니겠지."
"사람 수도 많고, 바베큐는 연기도 많이 나. 갑판에서 화로를 설치하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잖니."
"그러십니까…."
 
 
나는 일단 바베큐 화로를 갑판에 설치하고, 숯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일본 홈 센터에서 파는 숯과 달라서 하나하나 불붙는게 나빴지만, 어떻게든 숯불을 일으킨다. 뭐, 이런건 외톨이인 나의 특기다.
 
18명의 인원이 있기 때문에, 바베큐 화로는 둘로 준비되었다. 두 번째를 지피기 시작할 무렵에, 꼬챙이를 많이 끼운 큰 그릇을 든 코마치가 다가왔다.
 
"짜잔, 이게 바베큐로 굽는 제 1진이야. 화로에 불이 들어간것 같으니까, 구워서 BBQ소스를 솔로 칠해줘-. 오빠, 잘 부탁해-."
 
코마치는 내 앞에 그릇을 두고 이번에는 갑판을 나가, 바깥 리얼충들에게 BBQ를 조금 뒤에 시작할테니까 배로 돌아오도록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녀석들이 배로 돌아와서 인원이 늘어나도, 바로 식사할 수 있도록 우선 꼬챙이를 화로에 올려둔다. 그리고 솔로 소스를 칠해간다.
 
또 하나의 화로도 설치하고 싶지만, 굽는데 바빠서 손이 돌아가지 않는다. 뭐, 됐다. 돌아온 리얼충 군단에게 화로 설치와 숯불 켜기를 시키면 되나.
 
밖에서 놀던 녀석들은 갑판에서 샤워를 하고나서 바베큐 화로로 다가왔다.
 
"오-, 굽고 있어. 맛있어 보이잖아."
 
"나아, 이제 배고파."
 
 
 
갑자기 갑판에 인구밀도가 늘어난다. 구운 꼬챙이를 빼고 새로운걸 굽는 사이에, 질서없이 결국, 그대로 파티가 시작했다. 구운 꼬챙이가 전원에게 다 돌아갔을때, 코마치가 건배 선창을 했기 때문이다.바로 모두 먹기 시작한다.
준비가 되어 있어서 점점 굽고, 점점 먹는다. 조미료는 일본에서 갖고 왔지만, 식재는 기본 현지조달이다. 하지만 꽤나 맛있다.
 
BBQ 화로에는 사람이 모여서 꼬챙이 쟁탈이 시작됐다. 라는것도 남자가 6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식재 준비는 코마치가 수배했지만 카와사키의 말대고 굉장하게 줄어들어갔다.
 
코마치는 성장기 남자의 식욕이라는걸 얕보고 있었던 거겠지. 무엇보다, 하야마와 토베는 축구부다. 체격도 크고, 잘 먹는다. 토츠카는 가늘다고는 해도 테니스부다. 자이모쿠자는 저 덩치니까 전원이 꼬챙이를 평정해간다.
 
코마치로서는 완전히 계산 밖이었을 것이다. 뭐, 내가 자택에 친구를 데리고 오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잠시지나니 남은 식재료가 사라진 모양이다. 저녁까지는 괜찮겠지만, 내일 아침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코마치는 집사에게 식재료 조달 의뢰를 하고, 집사는 무선으로 무슨 어떻게든 연락을 넣고 있었다.
 
잠시 지나니 코마치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오빠, 마중 나오는 배가오니까, 집사랑 같이 별장으로 돌아가서 추가 식재료랑 음료를 갖고 돌아와줘. 코마치, 모두가 이렇게나 먹을 줄은 생각 못했어. 좀 더 많이 식재를 ㄱ자고 오지 않으면, 이 배에서 숙박하는건 어려워."
 
귀찮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거야 원, 하면서 일어설 때, 옆에서 말이 들려왔다.
 
"코마치, 그건 우리가 맡아서 할게."
"에? 하야마 오빠가요? 그치만 양도 많고, 아마 2시간은 걸릴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하는거야. 그게, 방금전까지 우리는 수상 바이크랑 다이빙에서 놀고 BBQ 준비도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히키가야는 화로 설치니 숯불 일으키기니, 꼬챙이를 굽고 했었잖아? 우리들도 조금은 도와야지."
"과연 하야토야-. 나도 같이 별장으로 돌아갈게."
"음. 이만큼 대접을 받은 이상, 본관도 상응하는 일을 해야겠지."
"히키가야, 나도 갈게."
"아-, 그럼 전부 완전히 너희들한테 맡긴다. 배부르고 피곤하니까 나는 잘래."
 
선실 안에서 그런 대화를 하며 나를 제외한 남자 멤버 전원이 집사와 함께 마중나온 배로 갈아타고, 이 배는 그대로 선상 파티를 계속하게 됐다.
 
남은 식재를 여성진들이 굽고, 느긋하게 먹는다. 방금전까지 있던 전장같았던 분위기는 남성진이 사라진것 만으로도 급격하게 평온한 분위기가 됐다.
 
예를 들자면, 오라오라에서 꺅꺅 우후후 라는 느낌인가.
 
느긋하게 시간이 흘러간다. 남쪽 섬이라는건 기본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느려서 실로 내 취향이다. 이 배 안에는 밖에서의 간섭이 없고, 뭘 재촉하는 일도 없다.
 
나는 객실 소파에서 누워있는 동안, 점점 졸음을 느낀다. 배가 느긋하게 흔들리는것도, 기분 좋다. 나는 자연스럽게 잠에 빠졌다.
 
 
 
 
첨벙-, 첨벙- 하는 소리로 눈을 떴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아, 오빠. 지금 깨우려고 생각했어. 바다가 거칠어져서 큰일이야."
 
확실히 배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갑판으로 나와보니 상당히 큰 파도가 치고 있고, 바람도 세게 불고 있다. 확실하게 기후가 급변해있는 상태다.
 
"코마치, 이건 돌아지 않으면 안 되잖아. 하야마랑 집사는 돌아왔어?"
"그게, 날씨가 나빠져서 배를 못 보내는것 같아. 무선으로 얘기했더니, 어떻게든 자력으로 돌아와주래."
 
진짜냐고…. 어이어이, 지금 선내에 있는 사람 중에서 조종 가능한 사람 있어?
 
"히라츠카 선생님, 유키노시타 씨. 두 사람은 이 배의 조종 할 수 있어요?"
"미안, 다이빙은 할 수 있지만, 배의 조종은 인스트랙터에게 맡겨서 말이다. 해본 적이 없어"
"나도야. 아마, 어깨너머로 보면 못할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큰일이네요. 저도 YouTube의 동영상으로 소형선박 면허취득을 위해서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것 뿐이라구요."
 
이러저러하는 사이에, 본격적으로 배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도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배가 파도를 맞으면 그 때마다 크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바람이 고-고 소리를 내며 불고 있다. 시각화에 돌입하고 있다는 거겠지.
 
"히키가야, 동영상이었다고는 해도 실제로 배 조종을 해본 적이 있다면, 네가 조종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일각이라도 빨리 마리나로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몰라."
"그렇네요. 아무튼 조종석으로 가겠습니다."
 
그 순간, 유키노시타가 말했다.
 
"저기, 저건 대체 뭐니?"
 
 
 
 
뭐야 저건?
 
그건 거대한 회오리였다. 동영상 트위스터로 본것 같은 녀석이다.
 
언뜻봐서, 직경은 수백 미터는 되고 높이는…. 아무리 봐도 구름 속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바닷물을 빨아들이고 있다.
 
회오리는 뱀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거대한 생물이 굉음과 함께 배에 다가오는것 처럼 보인다. 어떤 종류의 아름다움이 있어, 신성함마저 있었다.
 
유이가하마랑 코마치는 물론,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유키노시타 씨도 포함해 다들 아연히 그걸 보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이런 상황, 일본에선 영화관 정도에서 밖에 본 적이 없다.
 
크루저는 현재 정지중이다. 엔진도 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회오리는 점점 접근해오고 있다. 점차 회오리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배는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우리들은 몇 분후에는 저거에 말려들어서……죽어?
 
 
 
바로 제정신을 차린 나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이 절망적인 상황하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떡하면 좋지? 생각해라? 나는 어떠한 때라도, 필사적으로 사고하는것으로 곤란을 헤쳐나왔다.
 
여기에는 코마치가 타고 있다.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있다. 좀 더 사고를 갈고 닦아라.
 
10초안에 사고 결론을 내고 행동으로 이행했다.
 
"다들! 바로 선내로 들어가. 선내 가장 안쪽 침실로 가는거야."
 
내 고함소리로 히라츠카 선생님과 유키노시타 씨가 제정신을 차렸다.
 
"응, 그래, 모두 선내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라. 서둘러라. 시간이 없다."
"선생님, 가장 안쪽 침실에는 오랜지색 구명 조끼가 있습니다. 그걸 모두에게 착용시켜 주세요. 사람 수 이상으로 있을거에요."
"알았다. 하루노, 구명 조끼다. 모두에게 입혀라."
"응, 알았어, 시즈카짱."
"히키가야, 너도 침실로 들어와라."
"아뇨, 저는 배 조종을 해볼게요. 잘 하면 회오리에서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조종할 수 있느냐?"
"아까도 말했잖아요? 동영상으로 본적이 있는것 뿐이라구요. 하지만, 이대로라면 확실하게 모두 죽어버리겠죠."
"알았다. 자, 너도 구명 조끼를 입어라."
"알겠습니다. 침실 쪽은 잘 부탁합니다."
 
 
 
부탁이다, 시동 걸려라. 나는 배의 엔진 열쇠를 돌렸다. 문제없이 엔진이 걸린다.
바로 슬로틀을 개방하여, 배를 있는 힘껏 우측으로 꺾었다.
 
회오리는 배의 좌전방에서 접근해오고 있다. 여기서 U턴을 할 여유는 없다.
 
배를 오른쪽으로 꺾어, 회오리를 스쳐서 맞은편으로 도망치는 수 밖에 없다.
 
배는 급발진을 한 탓에, 여러 물건이 쿵쾅쿵쾅 쓰러진다.
 
침실쪽에서 꺄악 하고 비명이 들려왔다. 미안, 모두 살아남으면 얼마든지 사과할게요.
 
지금은, 일단 이 회오리를 벗어나야한다.
 
 
하지만 무정하게 회오리는 진로를 바꿔서 배의 좌현 쪽으로 점점 다가온다.
 
젠장. 회오리는 직진이 아니었냐!
 
지금, 배는 우선회를 하면서 회오리를 뒤로 돌리게 됐지만, 회오리와 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회오리가 완전히 후방으로 가기 전에, 배를 중립으로 되돌렸다. 물론 슬로틀을 전개다. 벗어나줘.
 
 
 
틀렸다. 벗어나지 않는다. 상황은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완전히 회오리에 빨려들어갔다.
 
회오리가 이제 배의 후방 30미터 부근에 다가왔을때, 도망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는
 
객실 문을 잠그고 그 후에, 조종석 마이크를 붙잡고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 뭐라도 붙잡아-!"
 
 
 
 
 
엄청난 소리가 나고, 선체가 들어올려지는걸 알았다. 명백히 회전운동에 휘말려있다.
 
선내에선 비명이, 절규가 들린다.
 
젠장. 어떻게도 할 수 없다
 
배와 슬로틀을 움켜쥔채로, 나는 휘둘러진다.
 
선내의 물건이, 하늘을 날고 시야를 흐뜨린다.
 
배는 윗방향으로 흔들리거나, 아래방향으로 자유낙하를 하고 있는게 느껴졌다.
 
눈 앞에 파괴된 객실 테이블이 날아왔다.
 
피할 수 없다.
 
묵직한 충격과 함께, 내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히키가야, 히키가야! 눈을 떠."
"힛키, 죽으면 안 돼-. 부탁이야, 일어나."
"오빠! 오빠! 코마치를 혼자 두지마. 부탁해. 돌아와줘."
 
유키노시타랑 유이가하마랑 코마치냐. 다름 아닌 셋의 부탁이라면 일어나야지.
 
퍼뜩 정신을 차리니, 눈부신 빛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어둠 속에서 세 사람이 걱정스럽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힛키, 정신 차려서 다행이야"
"히키가야, 괜찮아?"
 
 
나는 의식을 각성하고 바로 뛰어일어났다.
 
"유키노시타, 여기는 어디야? 지금, 며칠 몇 시야? 그리고나서 어떻게 됐어? 다들 무사해?"
 
단번에 말을 한다.
 
"다들 무사해.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끝났어. 가장 크게 다친 사람은 다름 아닌 너란다?"
 
이마에 축축한 감촉이 있다. 출혈이 있는것 같았다.
 
"일단, 압박 붕대법으로 지혈해서 무사히 출혈은 멎은것 같아. 하지만 머리를 심하게 찧은것 같으니까 한동안은 안정을 취하렴."
 
유키노시타가 무척이나 다정하다. 머리에서 상당한 출혈이 났던 모양이고, 이 상황에선 독설도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히키가야, 구토기는 없어? 멀미나, 시야가 흐릿하다는건?"
 
나는 손을 쥐었다 펴며 다리를 움직여봤다. 통증은 있는 모양이지만 손발은 부러지지 않은 모양이다. 눈도 귀도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타박 통증이 전신에 있지만요, 뼈는 부러지지 않은것 같고, 시야도 잘 보입니다. 귀도 둘 모두 잘 들리는 모양이고요. 괜찮은것 같아요."
 
 
 
"그보다, 유키노시타. 질문에 대답해줘."
"아직 크루저 안이야. 그 후로 이미 8시간은 지났어. 배가 있는 곳은… 몰라."
 
나는 누운채로 시선을 창으로 옮겼다. 확실히 시커멓다.
 
그리고나서 8시간? 밤 10시 전후라는건가.
 
이렇게 떠 있다는건, 회오리에 말려들었지만 침몰은 면한것 같다.
 
"배의 위치를 모른다는건?"
"그래. 조종장치에 붙어있던 무선기, GPS, 레이더, 라는 전자기기는 전멸이야. 소지하던 나침반마저 부서져버려서 방위도 모르는 상태야."
"그런가. 엔진은? 걸려?"
"그래. 조금 전에 히라츠카 선생님이 열쇠를 돌렸더니, 제대로 걸렸어. 일단, 항행은 가능한것 같아."
"침수는?"
"지금은 괜찮은 모양이야. 이대로 떠있는 정도는."
 
지휘를 하고 있을 히라츠카 선생님을 돌아본다.
 
"그런가…. 히라츠카 선생님, 현재 방침은요?"
 
히라츠카 선생님의 표정으로, 별로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걸 알 수 있다.
 
"어찌됐든 밤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주위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보이는 범위에 인공물이나 라이트 같은건 없다. 배의 현재 위치도 방향도 모르는 상태다. 장난삼아 엔진을 켜서 연료를 낭비할 수도 없고, 야간 항행은 좌초의 위험도 있으니까. 아무튼 밤이 밝고, 주위를 확인할때까지는 못 움직이겠지."
 
"그렇군요."
 
 
 
 
그나저나, 다들 경상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침실은 침대랑 쿠션이 있으니까, 배가 잠기지 않으면 안에 있는 사람은 진동은 견딜 수 있을거라고 판단한건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배가 가라앉은 경우 보험으로 구명 조끼도 입혔고, 그 상황 하에선 모두가 살았고, 나 말고는 경상이니까 이미 좋은 결과를 끌어낸 모양이다.
 
 
 
"시즈카짱, 냉장고 속은 무사해. 전원이 끊겼으니까 보냉은 미묘하지만, 다들 그대로 먹을 수 있는걸 꺼냈고, 음료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가, 그건 좋은 소식이군. 히키가야, 뭐 말할거 있느냐?"
"그렇네요. 뭐 마실걸 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유키노시타 씨가 전원에게 우유와 프랑스 빵을 잘라서 나누었다.
 
좋은 판단이다. 냉장할 수 없으니까, 이 기온으로는 우유는 금방 상해버린다. 그럼 빨리 소비하는 편이 좋다.
 
프랑스 빵은 저작하는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저작 행위는 뇌내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촉구하는 효과가 있어, 세로토닌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금 상황에는 딱이다.
 
저작에 지치면 우유를 마시면 되고, 아침 해가 떠오르고나서 행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로서 탄수화물은 최선이다.
 
 
나도 일어서서 바닥에 앉으면서 프랑스 빵과 우유를 받았다.
 
"오빠, 괜찮아? 빵 먹을 수 있어? 아-앙 해줘?"
 
내 상처를 걱정한 코마치가, 평소에는 해주지 않을 서비스를 해준다고 할까,
 
너무나도 분위기와 다른 발상에 무심코 쿡하고 웃어버렸다.
 
"코마치, 고마워. 조금 냉정해졌으니까 마음이 편해졌어."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응, 에헤헤."
 
"힛키는 이럴때도 시스콘이구나. 정말로 변함없네."
"유이가하마, 이 남자의 근성은 이 정도의 재해로 변할만큼 뿌리가 얕지 않아."
"일단, 나 그런대로 환자니까 조금 정도는 다정한 말을 해줘."
"정말, 히키가야랑 유키노네는 어떤 상황이라도 변함이 없네."
 
프랑스 빵을 우유로 처리하고, 남은건 그저 아침이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전등이 전혀 없는건 꽤 나쁜 뉴스다. 밝아지면 확실해질거라 생각하지만.
 
 
 
 
 
하늘이 밝아졌다.
 
저쪽 하늘이 붉어졌다는건, 저쪽이 동쪽이라는 소린가.
 
처음에는 아침안개가 껴서 시야가 나빴지만, 점차 주위 모습이 보이게 됐다.
 
태양이 떠오른 방향을 체크하고, 그쪽 방면 해면에 배에 갖추어진 부표를 던졌다. 그리고 그 방향에 나침반으로 E 문자를 쓴다. 물론 적당하게 만들어서, 조류로 인해 변화하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것 보다는 낫다.
 
태양 빛으로 인해,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시야가 깨끗해졌다.
 
하지만 우리들은 입을 다물게 됐다.
 
주위에는 바다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원래 있었던 리조트용 별장이 있었던 섬은 커녕, 한 척의 배도, 작은 섬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들은 현재 위치를 알 수 없어, 방향은 왠지 모르게 안다는 상황으로 바다벌판에 내던저진 것이다.
 
전원,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는다. 무리도 아니다. 누구나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아연하게 바다벌판을 보고 있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상황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칫하면 아무 방침도 못 세우고 도박같은 행동을 하는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마구 연료를 계속 쓰다가, 만약 섬이라도 발견하면 괜찮지만, 도박이 어긋났을 경우, 그 때는 전원이 늦든 빠르든….
 
다시 나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어떡하면 되지? 현재 상황을 타개하는건?
 
 
그렇지.
 
 
 
"미우라, 어제 낮에 미우라가 토베한테 빼앗은 외알 카메라, 선내에 있어?"
"아? 어, 그러니까, 어디였더라? 나아, 분명 객실의 서랍 안에 집어넣었는데?"
 
객실 서랍?
 
회오리에 휘말려서 객실은 엉망진창으로 뒤섞였으니까.
 
부탁이다, 있어주라.
 
서랍을 열어보니 토베의 외알 카메라는 있었다.
 
일단 전원을 켜본다. 렌즈를 망원 모드로 해서 핀트를 맞춰봤지만, 문제 없는 모양이다.
 
"괜찮은 모양이다. 이걸 쌍안경 대신해서, 플라잉 블릿지 위의 장대에 올려서 주위에 섬이 없는지 조사할게."
"잠깐, 히키가야. 내가 갈게. 너는 환자고, 그런 육체적인 일은 나한테 맡겨."
"아니, 하지만 이런건 남자가 할 일이잖아?"
"됐으니까. 내가 뭐 발견하면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확인해달라고 할 테니까, 너는 여기서 누워 있어."
 
그렇게 말하고 카와사키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돌아봤다.
 
"히라츠카 선생님, 위쪽 브릿지 소파로 올라가주세요."
"알았다."
 
그렇게 말하고 카와사카는 외알 카메라를 나한테 빼앗아, 객실 문을 열었다.
 
히라츠카 선생님도 그걸 따른다. 나는 갑판으로 나가기로 했다.
 
카와사키는 갑판으로 나가, 사다리를 타고 플라잉 브릿지에 올라갔다. 거기에서 재주좋게 기둥을 타고 올라서,
 
이 배의 가장 높은 위치로 올라갔다.
 
스타일이 좋은 카와사키가 비교적 야한 감색 수영복을 입고 있는 탓에, 그걸 올려다보는 나는 순간 부끄러워진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의 검은 레이스 팬티를 봤을때도 이런 앵글이었지.
 
문득 정신을 차리니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 남자는 TPO를 판별 못하는걸까."
"힛키, 눈초리가 야한데? 인중 늘어나있구."
"아니아니, 잠깐만. 내가 외알 카메라 렌즈를 쓸 생각을 냈으니까, 성과도 신경쓰이고, 브릿지 위의 막대를 올라가는건 위험하니까 쳐다보는건 당연하잖아?"
"흐-응?"
 
유이가하마는 납득이 가지 않는 느낌으로 볼을 부풀리고 있고, 유키노시타는 게슴츠레한 눈을 그만두지 않는다.
 
뭐야? 나한테 감시장치라도 붙이고 있는거야? 내가 조금 에로한 시선이었다는걸, 왜 아는거야?
 
 
"아무것도 안 보여…. 최대한 멀리 봤는데."
 
카와사키는 막대 위에서 여기저기 카메라를 향하고 있다.
 
하다못해 섬이라도 찾아주지 않으면, 상당히 상황이 위험해진다. 나는 신은 믿지 않지만, 기도하는 심정으로 카와사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히라츠카 선생님, 브릿지 위로 올라가주세요. 저거, 되게 어렴풋하게 보이긴 하지만 섬이죠?"
 
어디? 라며 히라츠카 선생님이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음, 확실하군" 라고 말을 했다.
 
 
 
"좋아, 이걸로 목적지가 정해졌다. 우선 저 섬으로 간다. 저 섬에 주민이 있으면 별장에 연락이 갈 테고, 사람이 없다고 해도 이대로 바다를 표류하는것 보다는 나을터다."
 
 
"히키가야, 미안하지만 또 조종을 부탁해도 되겠나?"
"알겠습니다."
 
아까전에 바다에 떠있던 부표는 그대로 둔다. 여기에 눈에 띄는 부표를 띄워두면, 구조측이 찾을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배를 선회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방위는 모르게 되지만, 내일 아침이 되면 또 아침해가 뜨는 방향을 조사하면 된다.
 
조종석으로 돌아와 엔진 열쇠를 돌린다. 문제없이 엔진이 걸렸다.
 
천천히 스로틀을 들어 배를 튼다.
 
선두를 섬그림자가 있던 쪽으로 향하니, 스트로를 들어, 연료중시로 순항속도로 배를 전진시켰다.
 
기관과 배는 문제없는 모양이다. 연료계도 만땅이니까, 아마, 저 섬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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