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15 - 2
 
 
하야마네로부터 어프로치를 받은건 수학여행 전날 방과후였다.
들어온건 네 명. 하야마와 토벳치, 그리고 남은 둘은 아마 야마토와 오오오카겠지. 아니, 실제로 그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겟지만 확률적으로는 그게 제일 높다고 생각한다.
 
"……무슨 용건이니?"
 
유이와 자유행동 갈곳에 대해서 최종확인을 하고 있던 유키노에게 있어서 그들의 방문은 방해 말고는 무엇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평소 이상으로 차가운 음색으로 하야마네에게 묻는다.
늘 그렇지만 귀찮다면 무시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한 곳에서 성실한 녀석이다.
 
"아아, 좀 상담할게 있어서 왔는데……"
 
묘하게 어색한 어조로 하야마가 대답한다. 아무래도 좋지만 여전히 하야마는 요점부터 말을 못하는 녀석인 모양이다.
솔직히 우리에게 있어서 하야마네가 상담하러 온다는건 상정내이다. 오히려 왜 이 타이밍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자, 토베"
 
"말해버려"
 
야마토와 오오오카(임시)에게 재촉받아 토벳치는 입을 열려고 하지만 무리무리무리라며 머리를 흔들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무래도 좋지만 토베라는게 토벳치의 이름이겠지.
 
"아니-, 그게 말야, 그게……. 아- 역시 무리여"
 
뭘까, 이 녀석 무진장 성가시다.
애시당초 여기에 찾아온 이상 무언가 이유가 있다는건 확정적이고 명백하다.
얘기할거면 빨리 해. 안 그러면 집에 가.
그렇게 생각한 나를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용건이 없다면 퇴실해주지 않겠니. 부활동중이라고는 해도 수학여행 준비도 있으니까 그리 한가로운건 아닌데"
 
바닥을 얼릴듯이 차가운 분위기와 함께 유키노가 묻는다.
 
"아-, 그건 그게……"
 
우물쭈물하는 토베를 가칭 오오오카와 야마토가 매달리낟.
장난 & 장난.
진짜 아무래도 좋네.
그런 감상을 가슴에 품으며 나는 사고를 아득히 먼 대기권 너머로 날렸다.
 
"요컨대 에비나라는 여자에게 고백해서 교제하고 싶다. 그런걸로 보면 되겠니?"
 
실로 충분 이상의 시간을 장난에 사용해, 하지만 토베에게 들어낸건 그저 그것뿐인 일이었다.
 
"그래그래 그런 느낌. 역시 차이면 괴롭고, 뭔가 봉사부? 에 상담하면 좋은 느낌으로 잘 해준다고 하잖아"
 
맥빠지게 가벼운 토베의 말.
짜증나.
그 얘기에 물고 늘어진건 뜻밖도 뭐도 아니게도 청춘 즐기고 있습니다 여자인 유이였다.
 
"좋네! 좋아! 굉장히 좋아! 응원해버려-!"
 
차인다고 생각도 못하는 사랑 얘기에 텐션이 최고로 하이해지는 유이.
 
"사귄다니 구체적으로 어쩌면 좋은거니……. 아니, 이 의뢰를 샘플 케이스로 이후의 진전을……"
 
흥미가 있는건지 남녀교제에 흥미 따위 없어보이는 유키노까지 약간 흥미 있어보였다.
그런 둘의 텐션에 약간 깨면서도 나는 하야마를 본다.
생각해보니 이 녀석도 조금은 성장한 것이다.
치바 마을에서 지금의 자신이라면 예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을 휘둘렀을때하고는 크게 다르다.
스스로 할 수 없는게 있다면 솔직하게 남을 의지한다. 그것이 잘못이라고는 나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뭐, 혼자서 못하는 문제에 직면한 적이 없는 나에겐 관계없지만.
 
"어떠려나?"
 
그런 나의 뜨뜻한 시선을 느꼈는지 쓴웃음을 지으며 하야마가 묻는다.
 
"어떠냐고 들어도 말이지"
 
솔직한 얘기로 나에게 있어서 이 녀석들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아무래도 좋다.
오히려 외줄타기 관계를 계속하는 이 녀석들의 우정(웃음)을 망가뜨려주는 편이 좋은게 아닐까 생각까지 한다.
뭐, 에비나는 그런 관계라도 즐겁다고 느끼고 있는 모양이고, 현상유지라는 의뢰를 받아버린 이상 어느 정도의 행동은 취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토베를 본다.
팔을 시선 높이까지 들고 손바닥을 토베에게 향한다.
그리고 천천히 한 마디. 하지만 똑바른 어조로 말한다.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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