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시리즈 - 하치만"속닥속닥에는 이길 수 없었다"1
"저기, 힛키……"
어느날, 평소대로 부활동에 힘쓰고 있는, 라고해도 책을 읽는것 뿐이지만 유이가하마가 살짝 귓속말을 해왔다.
읽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끼워 일단 덮고 그녀를 돌아보니 조금 난처하다는 듯이 "귀 빌려줘" 라며 작게 중얼거린다.
마지못해 몸을 기대 귀를 기울이니 방금전까지 만지고 있던 휴대폰 화면을 둘이서 엿보는듯한 자세가 된다. 가깝다고.
"저기 말야, 이거……뭐라고 읽어?"
내밀어진 휴대폰에는 문자의 나열, 이모티콘도 섞여있어서 처음에는 메일인가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보다 이건…….
"너, 휴대폰 소설 읽고 있었어?"
휴대폰 소설. 게다가 SS나 그런게 아니라 진짜 스위트(웃음)스런 소설이었다. 어울리기는 하지만, 응. 하지만 나는 이모티콘이 들어가는 문장을 소설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거야원 ┐(´ー`)┌
바보취급하는 듯한 늬앙스가 전해져버렸는지 유이가하마는 화가난듯한, 하지만 여전히 작은 음색으로 따졌다.
"딱히 상관없잖아……! 그래서, 이거 뭐라고 읽어?"
가리켜진 화면에는 '능욕'이라고 쓰여있다. 어이.
이거 설명해라는거냐. 그보다 진짜로 뭐 읽고 있는거야. 스위트(웃음)
"아-, 이건 말이지……. 응, 유키노시타에게 물어봐"
몽땅 떠넘기기. 아니, 들어줘. 어차피 설명했다한들 성희롱 취급 당하는건 눈에 훤하다. 그렇다면 동성인 유키노시타에게 시켜야할거 아냐. 어쨌든 화살을 돌린게 나라는게 알려지면 성희롱가야니 뭐니 듣겟지만.
그래도 이 녀석에게 능욕의 의미를 가르쳐준다고 하는 기쁘지 않고 부끄러운 이벤트는 회피하고 싶다.
가드 + ↓버튼, 긴급회피!
"전에 유키농한테 이 소설 보여줬더니 왠지 엄청난 눈으로 응시받았어~……"
"……그렇겠지"
마음은 안다. 유키노시타는 진짜 문학소녀다. 게다가 문장에서 등장인물까지 저 녀석이 싫어하는 인종이 말할법한 말로 되어 있는 스위트 소설을 읽을 마음은 들지 않겠지.
그러는 나도 특기는 아니다. 라고해도 읽은 적은 없지만. 갓○도 미우라 ○바도 꽤나 좋아하지만. 그보다 앞으로잖냐.
"저기, 힛키……부탁해"
속닥속닥.
귓가에서 속샥여지는듯한 유이가하마의 목소리가 뇌에 울려퍼진다.
달짝하게 울리는 소리의 파동이 두뇌를 반사해서 초진동처러 머리속을 녹여가는 감각을 느꼈다. 나는 나쁘지 않아.
잠시 멍해져버린걸 유이가하마가 다시 "힛키?" 하고 부르는걸 계기로 나는 자아를 되찾았다.
"아, 아아……미안. 음 그게 말이지……"
"응응"
"이건 『능욕』이라고 읽어서 말이야……"
"능욕……?"
유이가하마의 입에서 능욕이라는 단어가 나오는걸 들은것만으로 두근두근해버리지만 들키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한다.
"아아……, 그래서 의미말인데……. 그게, 심한 짓을 하는거야. ………주로 성적인 의미로"
"성!?"
놀라 조금 성량이 커진 유이가하마의 목소리에 움찔 유키노시타가 반응한다.
하지만 유이가하마가 일부러 나에게 속닥속닥 얘기를 하는 시점에서 자신에게 들리고 싶지 않은 얘기라는걸 이해했을 것이다. 굳이 시선조차 보내지 않고 책을 향해보고 있었다.
"서, 성적이라니……힛키 바보!"
"어째선데……네가 물은거잖아"
역시 기다리고 있는건 불합리였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절망. 나는 조개가 되고 싶어.
"……변태"
속닥속닥.
또 귓가에서 속삭여지는 말.
바보취급한다기보다 탓하는듯한 목소리가 귀에서 침투해간다. 저도 모르게 몸이 뛰어오르려는걸 어떻게든 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외견은 참아도 속은 그렇지도 않아서 심장은 지금도 쿵쾅쿵쾅 뛰쳐나갈듯이 뛰고 있다.
유이가하마는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서 자신의 정위치로 돌아가고 휴대폰 소설을 계속 읽기 시작했다.
* * *
"오늘은 여기까지 해두자"
타악, 책을 덮는 소리와 함께 유키노시타가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는 아직도 안색이 돌아오지 않은채 황급히 일어섰다.
"수, 수고했어! 오늘은 나, 갈 곳이 있으니까 갈게!"
소리지르듯이 선언하자마자 자신의 가방을 집어들고 재빠르게 나가버린다. 인사도 못했던 유키노시타가 조금 시무룩해하고 있지만 나에겐 어찌할 수도 없으므로 이어서 밖으로 나가기로 한다.
"그럼, 수"
"기다리렴"
가방에 손을 뻗은 순간, 유키노시타에게 날카로운 목소리와 시선으로 제지당한다. "수"는 뭐야. 남자다움을 수면 위로 올리려는 토츠카의 줄임말이야? 그런건 절대 인정 못해!
"뭔데……"
"아까, 유이가하마랑 쏙닥쏙닥 얘기하고 있던거 말인데"
그렇지요-.
뭐, 이것 자체는 질문받을거라고 예상하고 있던것도 있어서 변명은 술술 나왔다.
"아아, 그거 말이지. 왠지 휴대폰 소설에서 못 읽는 한자가 있던것 같아서, 그 의미를 가르쳐줬더니 저렇게 됐어"
"그래……. 그녀가 어떠한 책을 읽고 있는지는 대충 예상이 가"
납득반, 기막힘반으로 수긍하는 유키노시타.
역시 너, 휴대폰 소설 싫어하는구만.
"하지만, 그게 아니라"
"……어?"
아니야?
유이가하마의 그 태도의 원인을 물을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사고가 정지한다. 하지만 그런건 상관하지 않고 유키노시타는 말을 이었다.
"유이가하마와 대화하고 있는 네가 무척이나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두 번 정도"
심한 소리다. 게다가 '두 번' 이라고 떠올릴 장면을 제한되면 그만 이유가 머리에 떠올라버린다.
"기분 나쁘다니…… 너는 꽤나 평소에도 말하잖아"
정말로 심하기는 하지만 듣는데 익숙한 정도로는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
"뭐, 평소부터 기분 나쁜 구석은 있지만, 오늘 그건 한층 심했어. 뭘 당한거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듣지 않아도……. 하지만 이 지리문. "뭘 말했어"가 아니라 "뭘 당했어"라고 왔나. 유키노시타니까 얘기했던 내용은 거의 이해하고 있겠지.
요컨대 '기분 나쁜 얼굴(심해)'을 하고 있던 이유를 묻고 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여기까지 몰려서 질문을 받으면 도망치는것도 할 수 없다.
전면 항복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게……말이지. 귓가에서 속삭여지는게 거북해. 왠지 오싹오싹한다고 할까……"
"헤에……"
부, 부끄러워. 왜 나는 동급생 여자한테 성벽을 폭로하고 있는거야.
들은 말은 한 마디. 하지만 나는 그 반짝 예리하게 빛나는 눈을 알고 있었다.
장난감을 발견했을때의 고양이 같은 눈.
거리에서 나를 발견한 하루노 씨 같은 눈.
……역시 너네 자매지.
유키노시타는 막 일어서서 발소리도 없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소리없이 다가오면 요괴라고 할까 설녀같아서 무섭다. 진짜로 무섭다. 누군가 살려줘.
"히키가야는"
얼어붙은듯이 굳은 내 눈 앞에서 멈춰선 유키노시타는 툭 이름을 부르고,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입가를 귀에 가져간다.
눈 앞에서 앞으로 숙여지면 눈을 둘 곳이 곤란해지는데다 사락사락 흐르는듯한 흑발이 기분 좋은 냄새를 뿜으면서 요염하게 흔들려 내 정신을 팍팍 깎아갔다.
"――귀가 약한걸까"
"하, 윽"
속닥속닥.
들은 말은 단순한 확인.
그런데 극한까지 정숙하게 속삭여진 음색은 어딘가 달짝하고, 쉽사리 내 의식을 착란시켰다.
신경을 직접 간지르는듯한 감각에 이번에야말로 뛰어오른 몸을 제어하지 못해, 그런데다 목소리까지 새어나와버린 것이었다.
"후후"
장난이 성공한 아이처럼 무구하게 웃는 소리가 난다.
아직 그녀의 이바와 내 귀의 거리는 변함없다. 쿡쿡 웃는것만으로도 내 등에는 뭐라 말 못할 감각이 지나간다.
"무, 슨 소리야, 그보다 가까우니까. 떨어져"
있는 힘껏한 저항, 을 시험해보지만 몸은 마비된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다.
입만큼은 불평을 하면서도 내 몸은 먹이를 기다리는 병아리처럼 귀에 정신을 집중시켜서 유키노시타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히키가야"
오싹, 또 이름을 불린것만으로 전신에 달짝한 마비가 달린다.
대답도 못한체 몽롱해진 얼굴로 어떻게든 귀만이라도 기능시키려고 의식을 집중한다.
"내일, 또 봐"
"히으, ……에?"
이미 말을 말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뇌내에서 유키노시타의 말의 의미를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그녀는 자신의 가방을 들어 올려 부실 문에 손을 댔다.
"문은 네가 잠가줘"
마지막으로 돌아보고 살짝 웃으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
나에게 남겨진건 귀가 아플 정도의 정적과 너무 조용해서 누구에게라도 들릴것 같은 심장소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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