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역시 나의 남국리조트는 잘못됐다. 12일째 오전
 
 
 
모두의 앞에 서서 유키노가 말을 했다.
 
"부장으로서 부원 각위에게 제안합니다. 오늘부터 봉사부의 활동이념을 변경하고자 합니다."
 
난데없이 뭔가를 큰소리 쳤다.
 
"활동이념?"
 
유이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 유이가하마. 굶주린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서 자립을 촉구한다, 이게 지금까지의 봉사부의 활동이념이야."
 
그러고보니 그랬었지…. 이 활동이념, 제대로 소리내어서 확인하는건 엄청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뭐, 그런 말을 해도 꽤나 직접적으로 의뢰자에에게 물고기를 준 적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유키노는 빤히 나를 노려본다.
아니, 그렇게 노려보지마. 무서워, 무서워, 유키농.
 
"나아, 막 입부했으니까 그 이념이라는거 전혀 모르는데. 그래서 그걸 어떤식으로 바꾸는거야?"
"그보다요오-, 봉사부는 이 섬에서 제대로 기능하는걸까요오?"
 
이건 봉사부의 집합인데 어찌된 일인지 약아빠진 목소리가 섞여있다.
 
"그보다 미우라는 그렇다치고 왜 이로하가 여기에 있는거야. 너, 딱히 봉사부인것도 아니잖아?"
"그치마안, 애니메이션 2기 8화 오프닝 마지막 장면에 저도 봉사부 일원처럼 그려졌구요오."
"아니, 그런 차원초월발언, 그만두자고."
 
확실히 마치 봉사부의 일원처럼 봉사부의 부실에 자주 들락거렸지만.
 
"왜요오. 학생회의 일, 주로 선배에게 많이 도움 받았잖아요오. 봉사부에서 중요한 얘기가 있다고 한다며언, 학생회도 무관계하진 않다고오."
 
여보세요? 그 소리를 한다면 학생회라고 해도 이 섬에는 회장이 혼자 있는것 뿐인데요?
학생회도 기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진짜로.
 
이로하의 뻔뻔한 말에 반론하려고 했지만 그건 의장의 목소리로 딱 잘라졌다.
 
"그래, 이 이야기는 잇시키도 무관계하진 않으니까, 이 섬에서 하는 회의에 참가하는걸 허가합니다."
 
하아-, 뭐, 부장님이 그리 말한다면야?
부장 결정에 거슬러봐야 득보는거 없잖아?
나, 정말로 상사의 명령에는 순종하구만….
 
"그래서 유키노로서는 뭘 어떻게 바꾸고 싶은데?"
 
유키노는 전원을 돌아보고 커흠, 하며 목소리를 울리며 드높게 선언했다.
 
"활동이념을 히키가야에게 성심성의, 온갖 모든 봉사(성적인 서비스 포함)를 해서, 히키가야에게 하렘의 주인으로서 자각을 촉구한다, 로 변경하려고 생각합니다."
 
하아?
 
"네에, 나, 찬성-!"
 
어이, 생각없는걸 반성한거 아니냐고. 난데없이 바로 찬성이냐.
 
"으음-, 나쁘지 않는 이념이네요오. 이 섬에 있는하안, 선배에겐 저를 포함해서 선배를 좋아하는 여자애 전원을 '평등'하게 귀여워해주게 되어줄 필요가 있구요오."
"나아도 찬성. 그러지 않아도 히키오는 여자에게 응석부리는게 허접하잖아? 우리가 그걸 철저하게 가르친다는건 꽤 그럴법하잖아?"
 
미우라의 주장을 보강하듯이 유키노의 말이 이어진다.
 
봉사부는 원래 소부고의 학생들이 가진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함께 생각해가기 위한 활동이지만, 지금 이 섬에 있는건 우리 뿐이니까 당연히 우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모색하게 된다는거야."
 
"응응!"
 
유이가 양눈을 감으며 양손을 팔짱끼고 끄덕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현안사항, 그건 히키가야에게 어떻게 사랑을 받을까? 또한, 사랑받기 위한 체제를 어떻게 만들까? 라는거야."
 
"확실히!"
 
아니, 그러니까 맞장구 치지마. 유이, 알고 있는거냐?
 
"당연하지만 사랑받는걸 히키가야에게 강제할 수는 없어. 그렇게되면 우선 우리가 히키가야에게 얼마나 사랑을 갖고 있는지 알게 해줘서 히키가야의 안에서 우리를 사랑한다는것과 이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줄 계기를 만들어야해."
 
……. 아니, 저기말야…….
 
"나아도 찬성이구. 히키오에게 남의 애정을 받고, 진지하게 생각할 계기를 준다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하구."
"아니, 미우라 너까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거, 거기다 봉사라고해도 서, 성적인걸 포함, 하는거라고!"
"나아는…그…딱히 괜찮다구? …히키오라면….////"
 
그렇게 말하는 미우라는 얼굴이 새빨갰다. 왜 여기서 부끄러워하는거야?
 
"틀렸다…. 이로하, 너도 학생회장 나부랭이라면 학생회장다운 의견 하나도 말해줘. 거, 풍기가 흐트러져서 난처하다거나, 그런거."
 
이로하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으음- 조금 생각하는 몸짓을 하면서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렇네요오. 저는 학생의 자치에 둔 선거로 뽑힌 회장이구요오, 역시 궤도없이 풍기가 흐트러지는건 간과할 수 없네요."
 
이로하, 너도 성장했구나.
 
"봐라, 역시 하는 말이 다르잖아. 이로하는 내가 기른 학생회장이니까."
 
소부고의 양심, 학생회장, 잇시키 이로하에 의해 내 정조는 지켜졌다…였을 것이었다.
 
"그치마안, 그건 학생의 과반수의 의사이고, 학생 스스로가 규율을 올바르게 선배를 공유하기 위한 규칙 만들기를 하는거라면 풍기는 흐트러지지 않구요, 학생회로서는 반대할 이유는 특별히 없네요."
 
이로하의 말에 유키노가 동의를 얻었다는듯이 보충설명을 한다.
 
"그러네, 풍기라는건 사회생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율이니까, 히키가야에 대한 봉사가 질서를 서는거라면 풍기가 흐트러지지는 않을거야."
 
뭐…라고…?
 
유키노가 커흠, 하며 분위기에 한 호흡을 둔다.
 
"달리 질문 등은 있나요?"
 
말없이 시간이 흐른다.
 
"그럼 봉사부의 운영이념 변경에 대핸 채결을 하려고 생각합니다."
 
 
 
""""""""잠깐 스토오옵!!""""""""
 
갑작스런 난입자의 목소리에 모두가 돌아본다.
 
"유키노시타, 고문의 허가도 없이 운영방침의 변경은 나는 단연코 인정 못한다?"
"잠깐, 유키노. 뭘 봉사부만 멋대로 규칙을 만들려고 하는거야!"
"맞아, 히키가야는 봉사부에 소속은 하고 있지만 봉사부만의 것은 아니잖아? 나도 히키가야에게 '사랑한다고'라고 들은 적이 있으니까."
"그치-, 아무리 유키노시타가 봉사부의 부장이라고 해도, 조정역인 나를 따돌리는건 허락할 수 없는데에…."
"아하하, 봉사부만 히키가야를 둘러싸려고 하다니, 그런건 안 된다고?"
"뭐, 코마치는 남매라는 '절대적인' 관계가 있지만요."
"히키타니, 가세할게. 일단 반봉사부의 흐름에는 오르지 않으면 위험할것 같아."
"하치만을 하치만이라고 부르고 있는건 나 뿐인걸. 나이먹은 사람에겐 안 져."
"그헉"
 
야 루미루미. 그 소리는 안 돼. 그거, 프렌들리 파이어야.
 
하지만 이만큼 가세가 있으면 이만큼의 사람이 있으면 싸울 수 있다. 거기다 루미루미에게 뒤를 찔렸다고는 해도 고문인 히라츠카 선생님의 존재는 크다. 아무리 유키노가 채결을 강행하려고 하든, 그걸 엎을 수 있는 권력이 고문에게는 있으니까.
 
유키노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히쭉거린 표정으로 말한다.
 
"선생님도 고문으로서 봉사부의 일원으로 세고 있다구요? 뭣하면 특별시해서 우대해도 괜찮을 정도인데요…. '아내'라는 스테이터스, 빨리 얻고 싶지 않은가요?"
"뭐라? ……그런건가?"
 
다음으로 카와사키와 에비나에게 눈짓을 한다.
 
"물론 소부고의 학생이라면 봉사부는 누구라도 참가 가능하단다? 입부한다고 하면 환영할게."
"………………알았어, 들어갈게. 미안, 히키가야."
"으음-………………, 히키타니, 미안해-."
 
어이, 너무 쉽게 배신했어 이 사람들.
 
거기다 하루노 씨나 메구리 선배를 보고 말했다.
 
"소부고의 OB에도 봉사부의 참가자격 정도는 부여한다구요? 봉사부의 이념에 따라준다면."
"어라, 그래? 그럼 나도 참가할래. 그보다 유키노, 그거 빨리 말해줘."
"그러네, 나도 제대로 얘기에 넣어준다면야."
 
거기다 이런 말을 계속한다.
 
"봉사부는 외부 인간과 협력해서 행사를 개최한 실적도 있고, 타교의 학생이라도 이념에 동의해준다면 외부협력자라는 형태로 봉사부가 개최하는 행사에 의견표명은 허가하고, 참가도 가능한데…?"
"어? 그래? 그럼 나 협력자가 될래. 히키가야한테 봉사하고 싶고."
"코마치도 입부할래요-. 그보다 코마치의 경우엔  소부고는 제대로 붙었으니까요. 당장이라도 들어갈 수 있지만요."
"나도 참가할래요. 하치만이랑 함께 부활동하고 싶어."
 
모두 틀렸다…. 모두 배신때렸어?
 
"그럼 다시, 채결을 시작합니다……………………………………………………."
 
 
 
 
 
 
 
 
 
 
크게 몸을 흔들어진다.
 
"히키오! 히키오! 왜 그래? 괜찮아? 히키오!"
 
핫……. 정신을 차리니 미우라가 내 몸을 흔들고 있었다.
 
"히키오, 겨우 일어났네. 왠지 너, 엄청 가위눌리고 있었는데. 괜찮아?"
 
꿈…인가…. 그보다 무슨 꿈이야….
 
천천히 일어나서 후우 크게 숨을 내쉬고 미우라에게 대답한다.
 
"……괜찮아. ……나 그렇게 심하게 눌리고 있었어?"
"왠지 아침에 일어나서 물마신 후에 히키오의 방앞을 지나갔더니 왠지 신음소리가 들려서. 나아 들여다봤거든. 그랬더니 히키오의 목소리였고, 어딘가 아픈게 아닐까 생각해서."
"아-, 미안. 괜찮아. 조금, 아니 꽤 심한 꿈을 꾼것 뿐이야."
"그래? 그럼 됐구."
 
아니, 아무것도 됐진 않지만. 솔직히 상당히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뭐, 꿈은 꿈이다. 현실이 아니다.
 
미우라는 생긋 웃고 옆에 앉은 상태다.
멍하니 주위를 본다. 창을 보니 아직 상당히 어둡다. 일출까지 3시간 정도라는 분위기다.
 
그보다, 미우라 엄청 일찍 일어났네….
이 녀석이 이렇게나 일찍 일어난 적은 없었지. 이 섬에 갓 왔을 무렵, 미우라가 정신상태가 나빴던것이 있었지만 그때도 일찍 일어난다고 해도 일출하기 조금 전 정도였을터다.
 
"있잖아, 히키오?"
"아-, 왜?"
"눈 떴다면 일어나지 않을래? 나아, 좀 일찍 눈을 떠버렸고. 그게…아침 먹을때까지 같이 뭐라도 할래?"쭈뼛쭈뼛
 
미우라는 올려다보기로 이쪽을 쳐다보면서 물어온다.
이렇게 모습을 보는한, 정신상태가 나쁜 분위기는 아니군.
 
"…그렇군, 일출까지는 아직 꽤 시간이 있어보이지만 눈이 떠버렸으니, 일어날까. 여러가지로 해두고 싶은 일도 산더미처럼 있으니까."
"그럼, 그게……일, 나아도 도울게."
"그거 고맙지만, 일이라고? 괜찮겠어?"
"응!"
 
일단 일어나서 부엌으로 이동해서 물을 마신다. 그리고나서 바나나를 넷 정도 꺼내어 우선 일과인 토끼에게 먹이주기다.
완전히 인간의 형편으로 실험대로 쓰였지만 이렇게보면 나쁜건 아니니까. 하다못한 속죄로. 오늘은 평소 먹이의 배는 준다.
뭐, 이 녀석 제대로 팔팔하지만. 그런대로 양의 온천수를 마시게했지만 간장 기능은 정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안긴도 소금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간장 기능에 문제가 일어나서 죽고, 중조도 확실히 탄산수소나트륨이니까 뭐, 염화나트륨의 친척같은거고, 이 녀석의 간장 기능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의 온천수를 마시게 했다면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 부근은 그냥 감으로 적은 양을 견적할 생각이었지만. 만약 비소나 위험한 중금속이 들어있으면 소량으로도 죽으니까.
뭐, 인간측의 자아이지만 이렇게 살아있는 이상, 우리에게 있어선 귀중한 고기니까. 바나나를 먹어서 살찌울 필요가 있다. 이것도 우리가 살기 위해서다. 어쩔 수 없다.
 
먹이를 준 후에 토끼 공간의 분뇨를 청소하면서 어제 온천을 떠올리고 꽤나 진심으로 힘이 빠진다.
그 후, 미우라가 봉사부에 들어가는걸 승낙된 직후, 여성진이 점차 봉사부 입부 희망을 제안한 것이다. 뭐라고 할까, 이거저거하는 사이에 전원의 입부가 인정되어서 우리 집단은 봉사부라고 하는 한 틀로 묶여지게 되버렸다.
 
이런 남쪽 섬에서 봉사부도 뭐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애시당초 전원이 부원이라니…, 그개선 의뢰자가 없잖아.
 
하아… 그러니까, 그런 꿈을 꾼거겠지이….
 
뭐, 하지만 자신딀 집단 명칭을 제대로 정하는건 일정한 메릿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소속하는 조직을 의식하여 조직의 일원으로서 자각을 갖는다는건 최종적으로 전원의 결속을 보다 강고하게 만들테니까.
 
왠지… 생각하고 있는게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같네. 사축 양성을 위한 이론같은 이야기라, 또 힘이 빠져온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는 결속하여 신뢰하여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섬에 상륙직후, 수원을 찾으러 갔을때 하루노 씨의 주장은 아니지만, 그 핵심이 되는 부분이 봉사부라는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토끼 공간의 청소를 한차례 마치고 건초를 많이 깔아둔다. 좋아, 이걸로 이 녀석 돌보는건 이걸로 되겠지.
 
"저기, 히키오? 그래서 아침 밥먹을때까지는 무슨 일할거야?"
 
토끼 관련의 일을 대충 끝난 부근에서 미우라가 물어왔다.
 
"그렇군. 여러모로 해야하는게 있지만 가장 우선사항은 물고기의 재고를 어떻게든 해야해."
"물고기의 재고?"
"아마도지만 물고기 재고가 어제 저녁몫으로, 대충 거의 다 썼을거야."
"아-, 그저께 아침에 물고기 재고, 얼마 안 남았다고 들은적 있어."
"그러니까 오늘은 날씨도 좋아보이고, 어느 타이밍에 물고기 잡으러 가고 싶은데…."
"응! 나아도 히키오랑 물고기 잡고 싶어. 바로 바다 갈래?"두근두근
"아니, 가고 싶은건 나도 그러고 싶지만, 좀 어두우니까. 아마 바다에 들어가도 이렇게 어두워선 시야가 거의 확보할 수 없잖아. 새까만 바다에 들어가는건 아무리 그대로 위험하지."
"…그건…히키오의 말대로라고 생각해…."시무룩
 
미우라가 조금 시무룩한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물고기 재고는 만들어두지 않으면 안 돼. 거기다 어차피 할거면 물고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손에 넣고 싶어. 오늘은 어느 시간대에 물고가 사냥을 한다면 가능하면 그 때까지 정치망을 만들어서 물고기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담궈두고 싶어."
정치망? 전에도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런거 만들 수 있어?"
"지금은 재료가 있으니까. 어제 오전에 하루노 씨가 로프를 상당히 만들어줬잖아? 그걸 야자열매 섬유를 꼬아서 끈으로 만들고 그 끈을 세 가닥을 꼬아서 만든 로프로 재고는 50m 정도 있지만 로프로 만들기 전 단계인 섬유를 꼬아서 끈으로 만들뿐인 작업이라면 좀 더 많은 재고가 있을것 같아."
"아-, 왠지 물레 옆에 많이 감겨있던거 말하는거지?"
 
미우라의 말대로 빙글빙글 뱀똬리 상태가 되어 있는 야자열매 끈다발이 상당한 양, 거실에 쌓여있다.
 
"그물 하나 하나의 파츠는 딱히 로프가 아니라 끈이라도 되겠지. 그러니까 저걸 사용해서 그물을 만들려고 생각해."
"그런가, 그럼 나아도 도울래."
 
 
 
 
 
 
 
 
 
 
밖은 아직 일출 전이라 상당히 어둡지만 나와 미우라는 재료를 들고 해안으로 이동했다.
가능한 평평한 곳을 찾아서 거기에 자리잡고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손을 대지 않은 대나무를 꺼내고 야삽을 도끼 & 톱 모드로 바꾸어 가공 준비를 한다.
 
"저기 히키오, 정치망은 어느 정도의 사이즈로 만들거야?"
"그렇군. 처음부터 거대한건 만들 수 없을테니까. 훗쯔의 어협같은데서 하던거라면 길이가 300m 정도 되겠지만, 그건 아무리 그래도 무리겠지."
"그러네."
"사이즈가 너무 크면 물에 잠근걸 끌어올리는것도 힘드니까. 인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는 수 밖에 없겠지."
"역시 타겟은 정어리야?"
"그렇군. 전갱이나 정어리 토네이도를  잡으면 물고기는 한 동안은 곤란하지 않겠지."
"응."
"그렇다면 이 대나무, 아마 길이가 20m 정도잖아? 이걸로 2m 사방의 정사각형을 많이 만들어서 그걸 조합한 상자형 그물로 만들려고 생각해. 모양으로는 이런 느낌이지."
 
나는 모래사장 위에 조잡한 설계도라고 할까, 기관을 그렸다.
 
"그저 여기서 모든걸 조립하는건 불가능하니까. 필요한 파트가 모두 완성되면 남은건 바다로 들고가서 바다속에서 조립이야."
"알았어. 히키오에겐 아이디어가 있는것 같고, 나아는 들은대로 움직일테니까 지시해줘."
"그럼 우선 대나무를 좀 눌러줘."
"응."
 
일단 톱으로 20m 대나무에서 2m 만큼 잘라낸다. 이번에는 야삽을 도끼로 쓰고, 대나무를 순으로 잘라 8등분으로 만든다. 그 하나를 정사각형 일변의 프레임으로 쓰면 되겠지. 단 대나무 끝이 가느다란건 8등분으로 하면 극단적으로 가늘어지고 말아버리므로 이것만큼은 4등분이군.
재료의 관계상 실은 8등분을 16등분으로 하고 싶었지만 전에 미우라와 바다에 들어갔을때 꽤 큰 상어와 조우했으니까. 망의 프레임 자체는 그런대로 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뭐, 이 두께라도 상어가 진심을 내면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시작으로 할 수밖에 없다. 안 되면 다시 만들면 된다.
 
슥삭슥삭 톱을 구사해서 대나무를 동동 잘라간다. 이어서 동동 세로로 쪼개간다. 그리 고생하지 않고 상당한 수의 프레임용 대나무가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그걸 지면에 깔고 프레임으로 조립해간다. 미우라에게는 만들어진 프레임 사이에 야자열매 끈을 달게한다.
 
"이거, 어떤 식으로 끈을 묶으면 되는거지?"
 
일단 복안은 있지만 말로 설명하는건 어렵다. 실제로 해서 보여주는 편이 좋겠지.
 
"그렇군. 우선 세로로 끈을 이을거잖아? 3cm 간격 정도로, 아무튼 세로로 전부 끈을 넣는거야. 전부 하는건 힘들테니까 우선 세로로 4개만 넣는다."
"응."
 
척척 세로로 끈을 연결한다.
 
"이 세로끈은 나중에 뺄거니까 나비형으로 묶으면 돼."
"응."
 
네 개의 끈이 세로로 묶였다.
 
"일단 전부 끈이 묶였다고 생각해줘."
"알았어."
"다음으로 2개의 세로끈 사이를 서로 다르게 비스듬하게 지그재그로 끈을 넣어가."
"응응."
 
끝부분을 프레임에 끼우고 이후는 세로끈 사이를 지그재그로 교차시키면서 위에서 아래까지 가로끈을 넣는다. 마지막은 프레임에 감고 묶는다.
 
"이런 느낌이야."
"응."
"그리고 다음으로 바로 옆에 있는 세로끈 사이에도 아까 했던 지그재그 끈을 통과시키면서 지그재그로 끈을 넣어가."
"응응."
 
두번째 두 세로끈 사이에도 지그재그가 만들어진다.
 
"이걸 반복해서 프레임 끝까지 지그재그를 반복해서 마지막을 묶을 수 있잖아?"
"응."
"그래서 마지막에 그리는 지그재그 위와 아래부분이 프레임에서 빠지지 않도록 다른 끈으로 묶어."
"응응."
 
이것도 실제로 해서 보여준다.
 
"그물의 강도를 확인하고 남은건 세로끈의 나비매듭 부분을 풀어서 세로끈을 빼내면 그물의 완성이야."
"아, 알았어. 이거, 테니스 코트에 있는 금망이랑 같은 구조잖아!"
"그래, 그거야. 하나하나 그물을 묶어가면 끈을 대량으로 소비할테니까. 묶지 않고 끈끼리 텐션을 유지하는데는 이게 좋다고 생각해."
"알았어. 그럼 잽싸게 해볼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물어봐줘."
 
실제로 사각형 프레임 조립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필요한 파트 부분의 프레임 조립은 실로 쉽게 끝났다. 그러므로 나도 끈을 치는 작업에 들어갔다.
 
둘이서 묵묵히 작업을 한다.
잠시 지나자 미우라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시작했다.
 
"히키오, 고마워. 어제 그 후에 집에 돌아가고나서 자기 전에 유이랑 에비나랑 조금 얘기를 했어. 아마도지만, 우리들 제대로 예전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전부 히키오의 덕분이야."
"딱히, 나는 대단한건 안 했는데."
"그치만…, 유이랑 에비나와 화해할 수 있도록 네가 여러가지로 해줬잖아?"
"너희들이 화해할 수 있었던건 너희들에게 화해할 강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지. 내가 무슨 계획을 짰다고 해도 너희들이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마음이 없어선 어떻게 되지도 않았을거야."
 
미우라는 잠시 말이 없었지만 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나아 말야, 여기에 오기 전에도 오고나서도 히키오에게 잔뜩, 여러가지를 받았다고 생각해. 수학여행때는 우리 그룹을 지켜주었고, 이 섬에선 몇 번이나 목숨을 구해줬고, 어제 화해도 그렇고, 유키노시타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을것 같고."
 
그야, 또 이색한 조합이군. 솔직히 그렇게 된다고는 예상 못했다.
 
"그런가. 너와 유키노가 친구가 되는건 소부고에 있었을때는 생각도 못했는데."
 
바야흐로 얼음의 여왕과 연옥의 여왕이라는 이대쌍벽이었으니까.
 
"나아도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작년 치바마을에서 울리게 만들었고. 하지만 히키오 덕분에 사이 좋아졌다고 생각해."
 
일단 말을 끊고 더욱 미우라는 말을 계속한다.
 
"유키노시타는 친구지만, 라이벌이기도 해."
 
미우라랑 유키노시타가 라이벌이라…. 미우라의 시점에선 그렇게 되는건가?"
 
"잘 모르겠지만 네가 유키노와 힘낸다는건 단순한 말다툼 이외라면 좀 상상이 가질 않는데. 이제와서 테니스때 얘기를 하는거 아니잖아? 애시당초 특기분야도 다르고, 내기할 분야는 없어보이는데?"
"히키오에겐 모를거야. ……하지만 역시 라이벌이야. 나아에도 여러 감정이 싹텄어. 히키오에게 이만큼 여러가지 받아놓고, 마음에 아무 영향이 미치지 않을만큼 나아는 둔감하지 않구."
"그런가…. 지금은 딱 오지 않는데."
"뭐, 히키오니까. 눈치가 나쁜건 알고 있지만."
 
후우, 숨을 내쉬고 미우라가 조금 목소리 톤을 올렸다.
 
"얼마전에 말야, 멧돼지 내장을 씻을때 너는 좋아하지만 싫고 너보다는 하야토가 더 낫다고 했잖아?"
"아-, 확실히 그랬지."
 
이쪽을 곧게 본다. 그리고 새삼스런 느낌으로 말을 이었다.
 
"그거 후반부, 철회할래."
"하!? 엑?"
"히키오, 나아는 너를 남자로서, 굉장히 신경쓰여. 너를 연애감정으로 좋아해. 싫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지금은 상당히 작아졌어. 지금은 하야토보다도 훨씬 네가 더 신경쓰여."
"……어이어이, 나는 하야마보다도 성질나쁜 남자였던거 아니었어?"
"그런건 나아도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마음이 그렇게 되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난첳나데…. 어떻게 대답해야할까…
 
"거기다, 히키오는 하야토랑 달리 고백하게 해주잖아? 나아가 고백했다고 해도, 갑자기 태도를 바꾸거나 하진 않잖아?"
"뭐,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간단하게 변하지 않는게 내 주의니까."
"지금의 나아에게 있어선 그러는 편이 고맙고. 그럼 옛날에 유이에게 했던것처럼 무리하게 멀어지지 않을거야? 제대로 받아줄거야?"
"그런걸해도 의미가 없다는건 아무리 나라도 배웠어. 그보다 진짜로 하야마는 괜찮은거야?"
"지금은… 잇시키의 마음을 알겠다고 할까…. 나아도 이 섬에서 여러모로 너무 일이 많았구. 히키오의 입장에서 보면 심한 변심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언제 만날지 모를 하야토를 생각해봐도 소용 없잖아?"
 
미우라의 목소리 톤이 낮아진다.
 
"거기다……아마, 지금 바로 일본으로 돌아가서 하야토에게 여러가지를 납득할때까지 듣는다고 해도, 이제 이전처럼 하야토를 무조건적으로는 신용 못할것 같고."
 
미우라는 이쪽을 보며 똑바로 말했다.
 
"무엇보다, 수학여행도 포함해서 여러가지 일을 해준게 하야토가 아니라 전부 히키오잖아? 그런건, 좋아하게 되어도 당연하잖아."
 
미우라는 거기서 말을 끊는다. 나에게 시선을 맞추고 피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내 말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나도 바보는 아니다. 미우라의 고백은 제대로 진심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대로 제대로 대답할 필요가 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그게, 고마워. 좋아해줘서. 경위는 어떻든간에 호의를 보여주는건 솔직히 기뻐."
"응."
"하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복수의 여자가 나에게 진지하게 호의를 전하고 있어. 그 모두 다 보류중이야. 일단 미우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어."
"알고 있어. 제대로 생각해서 대답을 내준다고 하면 그거면 돼. 뭐, 누가 말을 걸었는지는 가르쳐줬으면 싶지만. 라이벌의 동향은 알아두고 싶고."
"물론, 제대로 미우라도 생각할게. 누가 말을 걸었는지는, 뭐 입다물고 있어도 어차피 알테니까. 몽땅 말해두겠지만 유키노와 유이와 사키와 이로하 넷은 명확하게 호의를 보이고 있어. 그리고 하루노 씨한테는 평생 떨어지지 않겠다고 선언받았지. 그리고, …오리모토가……섹프가 되자고…."
"흐응-…, 하루노 선배는 동생이랑 좋아하는 남자를 다툴 생각이구나?"
"글쎄, 그 부분은 어쩔 생각인걸까? 그 사람의 본질은 나와 마찬가지로 시스콘이니까. 아무튼 본인 말하길, 다른 누가 있어도 괜찮지만 버리면 죽여버린다고 협박당했어."
"아하하. 히키오, 너 하루노 선배 상당히 위험한 부분에 파고들었네…."
"웃을 일이 아니야. 그 사람, 가끔 진짜로 무서워."
"과연… 히키오를 둘러싼 여자 관계는 그런 느낌이구나…. 그보다 카오리, 꽤 생각하고 있네."
"그런가? 나에겐 그 녀석이 생각하고 있는건 잘 모르겠어."
"카오리는 책임을 느끼고 있어. 아마. 그러니까 어떻게든 하려고 한다고 생각해."
 
책임? 뭐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어떻게 책임진다는거야?
조금 생각해보지만 조금도 그럴법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보다 너, 이름으로 부르다니. 어느틈에 오리모토랑 사이 좋아진거야."
"나아랑 카오리랑 메구리 선배가 그저께 밤에, 함꼐 술을 마셨을때 여러 얘기를 했거든? 카오리도 메구리 선배도, 꽤 깊은 생각이 있어."
 
오리모토에게 그렇게 깊은 생각이 있는걸까?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건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군.
 
"그리고 말할것까지도 없는 일이지만 내가 제일 사랑하고 있는건 동생인 코마치야. 그건 이 상황이 되어도 아무 변함은 없어."
"……시스콘."
"냅둬."
"뭐, 알고 있지만. 너한테 있어서 코마치는 특별한 '진실된 것'이라는걸. 유이랑 유키노시타가 고전하는 이유도 포함해서.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히키오와 진실된 관계는 될 수 없겠지만."
"미우라, 도무지 네가 말하는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히키오에게 말해도 히키오는 쫓길 뿐이고. 조금 더 지나면 분명 알게 될거야."
 
도무지 잘 모르겠다. 수수께끼가 섞여있는 느낌이다. 요컨대 미우라는 나의 본질적인 무언가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일까?
하지만 여기서 묻는다고 한들 미우라는 그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을것 같다. 조만간 알게 된다고 한다면 여기는 그걸 기다려도 괜찮겠지.
 
"뭐, 아무튼 제대로 생각할 생각이야. 나날의 일에 쫓겨서 꽤나 그런 시간을 얻을 수가 없지만."
"나아는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여줘서, 나아가 곁에 있고, 가끔 시시덕거리는걸 허락해주면, 지금은 그걸로 좋아."
 
그렇게 말하고 이쪽을 보며 생긋 웃었다.
 
"아무튼 나아, 히키오를 상당히 신경쓰고 있으니까. 그런 점 기억해둬."
"알았어…."
 
 
 
 
 
 
 
 
 
 
이래저래 2시간 정도 끈과 격투했을까….
정치망의 파트가 대충 형태를 갖추었다. 들어간 물고기가 입구로 돌아가지 않도록 U턴하도록 유도하는 조작도 설치했다.
 
대충 괜찮은 느낌으로 파트가 갖추어져서 시험삼아 파트 하나를 들어올려본다. 한변이 2m니까. 겉보기는 상당히 크지만, 뭐, 원래는 대나무와 야자열매 끈이니까. 어떻게든 들어올릴 수준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강도적으로 약한 느낌이 든다. 바다에 잠겼을때, 이게 파도나 대형 물고기의 돌진에 견딜 수 있는지 아닌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거기는 몇 번이나 시행착오밖에 없겠지. 소용이 없다면 다시 만드는것도 생각해볼 각오로 하고 있으니까.
 
그러고 있는 사이에 동쪽 하늘이 밝아왔다. 이제 곧 일출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미우라는 작업하는 손을 멈추고 일출을 보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미우라는 정말로 태양이 잘 어울리는 여자다. 주위가 밝아오자 미우라의 예쁜 금발이 무척이나 예쁘게 보인다.
 
하침해가 떠오르는걸 보면서 미우라는 말했다.
 
"히키오, ……일출이네."
"……그렇군."
"물고기, 많이 들어오면 좋겠네."
"그렇군……"
 
아침해를 멍하니 보는 미우라가 예뻐서 무심코 나도 미우라를 멍하니 쳐다보고 만다.
미우라가 갑자기 이쪽을 돌아봤다. 시선이 마주치자 미우라는 얼굴을 붉히며 이쪽을 올려다보기로 보면서 말했다.
 
"히키오, 그렇게 쳐다보면 부끄러워.////"
"미, 미안…."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달아! 왜앤지 굉장히 달달한 느끼미. 설탕 토할 정도로 달달한 느낌이 나네에."
 
뒤돌아보니 유키노, 이로하, 메구리 선배, 하루노 씨가 서 있었다.
넷 다 마찬가지로 아침해에 비쳐지고 있다. 이렇게 바라보니 역사 모두 상당히 미인이다. 그보다 이 섬에 있는 여성진, 전원 진짜로 수준 높네.
 
아침 인사를 마치고 바로 이로하가 말을 꺼냈다.
 
"선배, 일찍 일어났네요오. 몇 시쯤에 일어났어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미우라가 뒤덮듯이 대답한다.
 
"왠지 히키오가 가위눌리길래 나아가 깨웠구. 아마 4시쯤?"
"그렇군. 아직 상당히 어두웠으니까. 다시 자기에는 미묘한 시간이었고. 일이라도 할까 하는 느낌이 되어서 말야."
"흐응-, 그래서 이거 만들었어? 이거 정치망의 파트지?"
"그렇다구요. 제대로 물고기가 들어와주면 좋겠지만요."
"흐응-, 이게 설계도인가…. 과연…."
 
하루노 씨가 모래사장에 그려놓은 외관을 쳐다본다.
 
"저기, 히키가야. 이거 이대로라면 큰 파도나 상어가 돌격해오면 비틀어져 부서질텐데?"
"……그런가요? 뭐, 왠지 모르게 약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요."
"응, 정사각 프레임을 파트로서 만들어서 현지에서 조립한다는건 좋다고 생각해. 2x4(투 바이 포)같은 느낌으로 말야."
"전문용어는 잘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사각은 바깥 힘에 약해. 금방 삐걱여서 평행사각형이 되어버리니까."
"과연…, 그러니까 아까 들어봤을때 왠지 모르게 흔들거리는 느낌이 든거네요."
"응, 그럴때는 경사를 넣어야해."
"경사?"
"봐, 이렇게 정사각형에 비스듬한 구조재를 넣는거야."
 
하루노 씨가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린다. 정사각형에 대각선을 하나 넣은 형태를 하고 있다.
 
"대각선으로 하나 넣어두는것만으로도 상당한 강도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보다 강도를 바라고 싶다면, 서로 다르게 두 대각선을 넣으면 완벽해."
 
그렇게해서 정사각형에 대각선을 두개 넣었다.
 
"그러고보니 건축중인 단독주택의 벽에 해당하는 부분에도 이런 느낌으로 경사 목재가 들어있던것 같은데요."
"본 적이 있지? 지진이 일어났을때 집이 삐걱여서 무너지지 않도록 건축구조의 기본중의 기본이야. 이거."
"과연, 역시 건축학과네요. 살았습니다."
"흐흥, 어제것도 포함해서 포상 기대해둘게."
 
하루노 씨는 생글생글 기쁜듯한 얼굴을 한다.
거기에 이번에는 유키노가 말을 걸어왔다.
 
"얘, 히키가야. 이거 물속에서 파트를 연결할 예정이지?"
"아아, 그럴 생각인데."
"아직 재료가 남아 있니?"
"대나무 하나에서 잘라냈으니까. 이제 거의 안 남아있는데. 그게 왜?"
"그럼 추가적으로 대나무를 잘라오는게 좋을거야."
"그야 못할건 없지만 하루노 씨의 조언도 있고, 어쨌든간에 경사를 넣기 위해 추가 재료를 잘라오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이 이상의 크기의 망을 해도 무거워서 들어올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그게 아니야. 이대로 이걸 바다에 담가도 물고기의 유입은 나쁠텐데? 유도어망을 달아야지."
"유도 어망?"
"물고기의 회유로에 벽이 되는 유도 어망을 치는거야. 그렇게 하면 회유로를 막힌 물고기는 유도 어망을 따라 이동한다는거야. 유도된 곳에 정치망의 입구를 설치하면 물고기를 적극저거으로 유도해서 망 속에 몰아넣을 수 있을텐데?"
"과연…. 그런가, 유도 어망이라. 하지만 어느 정도의 크기라고 해야할지, 길이가 필요해?"
"크기는 정치망이 되면 유도어망은 1000m 이상이 돼. 하지만 이 정치망은 그 정도의 규모는 아니니까 우선 30m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가…. 그럼 3m 사방의 유도 어망을 많이 만들어서 바다 위에서 계속 이어붙이는 방법이군."
"그래. 그게 좋다고 생각해."
"과연 유키노인데. 그런 지식은 정말로 못 당하겠어."
"후후, 언니는 아니지만 어제 몫도 포함해서 포상 기대해둘게."
 
유키노는 칭찬받고 기뻐하는 얼굴을 한다.
 
"저기, 히키오. 그럼 이거 아직 완성이 아니라 아침을 먹은 후에도 작업하는 느낌? 밥 먹은 후에 바로 잠그러는 못 갈것 같아?"
"그렇군. 하루노 씨의 조언에 있던 대각선을 모든 파트에 넣고 싶고, 유키노가 말한 유도 어망 30m 몫의 파트를 추가로 만들어야하니까. 그게 전부 다 되면 시작해야하려나."
"음, 알았어. 그물을 설치하러 갈때는 나아도 갈테니까."
"그 부근은 처음부터 미우라를 생각해뒀어. 부탁할게.
"응!"
 
작업을 하면서 유키노에게 묻는다.
 
"그런데 유키노네는 뭐하러 왔어?"
"보냉고의 확인, 그리고 재고 반출, 물퍼기, 그리고 산책일까."
"나는 히키가야에게 어제 같이 보낸 사람을 들어야한다고 생각해서."
 
메구리 선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런가, 어제도 온천에서 돌아와서 바로 취침했으니까.
 
"어음, 어제 말인가요? 그보다 어제 아침은 저랑 메구리 선배가 같이 칫솔을 찾으러 갔었죠?"
"앗, 그랬었지. 확실히. 그런가- 밤에는 다 같이 온천에 가고 돌아왔으니까. 그럼 아침에는 나랑 같이 행동한것 뿐인가."
"그렇네요."
"뭐야뭐야? 메구리도 히키가야에게 손대기 시작했다는거야? 그런거라면 메구리하고도 라이벌이라는게 되네."
 
하루노 씨가 메구리 선배에게 진담으로도 농담으로도 볼 수 없는 소리를 한다.
 
"아니, 거, 혼자 행동은 금지고요, 제가 메구리 선배보고 따라와줬으면 좋겠다고 불렀다구요."
"히키가야…."
"흐응-…? 히키가야가 그렇게 말한다면 뭐 됐나."
 
메구리 선배가 곤란한것 같아서, 그만 도와줘버렸지만 괜찮았떤걸까?
 
거기에 분위기를 읽지 않고 이로하가 화제를 돌렸다.
 
"선배-, 배도 고프니까 슬슬 돌아가지 않을래요? 사키 선배랑 코마치가 아침 준비하고 있어요."
"히키오, 어떡할래?"
"그렇군. 아직 여러모로 해야할게 있으니까 남은건 아침 먹고나서 착실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응, 알았어."
 
 
 
 
 
 
 

 
 
공복으로 집에 돌아온다. 역시 아침 식사 전에 3시간 가까이나 일하면 상당히 배가 고프다. 집 근처에 온것만으로 좋은 냄새가 났다. 공복일때 인간의 감각이라는건 맛있어보이는 냄새에 무척이나 민감하다.
좋네, 이런거. 어렸을때 이웃집에서 저녁밥 냄새가 나서 부럽다고 생각했지. 특히 카레. 그 냄새는 좀처럼 저항하기 힘들어.
 
거실로 들어가자 이제 거의 배급이 끝나있고 금방 "잘 먹겠습니다" 라는 분위기였다. 유키노, 사키, 코마치 세 명의 요리는 오늘도 맛있어 보인다.
 
평소 정위치인 구석에 앉으려고 하자 미우라가 끼어들었다.
 
"히키오, 이리로 와. 여기에 앉아!"
"응? 아니, 나는 평소 앉던데가 좋은데…."
 
아마, 저항해도 소용없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시선을 맞춰보니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는 느낌의 표정으로 하지만 목소리 톤은 좀 강하다.
 
"됐으니까. 여기에 앉아."
 
거봐? 소용없지?
 
"……예이."
 
쉽사리 미우라의 옆에 앉았다. 위치상으로는 뭐라고 할까, 거실에 있어서 생일석 같은 자리다. 회사로 말하자면 상사석, 회의에서 말하면 의장석이군. 의장석이라고 해도 지금까지는 앉는 멤버는 특별히 정하지는 않았다고 할까, 꽤나 랜덤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나아, 늘 생각한건데. 히키오는 여기에 있는 모두가 인정하는 그룹을 이끄는 리더격인데, 왜 그런 구석에 있는거야? 라고 생각했어."
"아니, 나 가능하면 눈에 띄지 않는 위치가 좋은것 뿐인데."
"안 돼. 앞으로는 여기가 히키오의 정위치. 히키오는 식사할때는 반드시 여기에 앉을것. 봐, 가족이라면 아버지 자리라고 정해진 위치가 있잖아? 그거랑 같아. 환경과 분위기가 사람을 만들어가는거니까. 이거, 나아의 지론인데."
 
과연 연옥의 여왕. 자타공인 리더격의 태도라는건 이런걸 말하는걸까.
 
"그러네. 미우라가 하는 말도 지당하다고 생각해. 우선 이론도 형태부터 들어가는것도 중요해."
 
마지막 배급을 가져온 유키노가 미우라하고는 정반대측 옆에 앉는다. 뭐야 이거? 연옥의 여왕과 얼음의 여왕 사이에 끼여있는데…. 이 둘에게 끼여있는 상태로는 솔직히 저항도 아무것도 못 한다. 포기하고 이 자리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수수한 압력이 있었지만, 하지만 식사는 아무 일도 없이 평소처럼 담담하게 진행해간다.
 
오늘도 실로 밥이 맛있다. 이게 일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밥이라면 진짜로 최고인데….
 
 
 
 
 
아침 식사도 종반으로 저물려고 할때, 오늘 일의 화제가 됐다.
하치만"역시 로프 수요는 아직 많이 있네요. 결론으로 보자면 많이 있으면 OK일 정도입니다."
시즈카"흠, 하루노와 내가 이어받아서 끈을 양산할까. 보푸라기는 반 정도 남아있으니까, 같은 정도의 길이를 하나 더 만들 수 있을거다. 물레의 사용법은 이해했고 작업에도 익숙해졌으니까 만드는건 빠르다. 그저… 재료인 보푸라기가 곧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하치만"문제는 그거네요. 재료가 없으면 로프는 만들 수 없고요. 한 동안은 매일 야자나무 열매를 따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오후 쯤에 여유가 있으면 따려고 생각합니다."
하루노"그러게-. 어느 정도 보푸라기가 쌓이면 또 로프를 만든다는 느낌일까-."
하치만"어디까지나 감각적인 견해밖에 안 되지만, 일주일간 재료를 모으고 모인 양을 하루 들여서 로프를 만든다는 흐름이 딱 무리 없는 페이스라는 느낌입니다."
메구리"채집조로서도 매일 조금씩 모으는 편이 부담이 적을테고요."
하치만"그렇네요. 그 밖에도 일이 있으니까, 야자열매는 가능한 일정하게 따는 방침으로. 수도 부설에서도 온천 정비로서도 정치망으로서도 로프나 끈이 없으면 시작할 수 없지만 필요한 양을 단번에 갖추는건 여러가지 면으로 현실적이지 않으니까요."
사키"야자열매는 있으면 재료가 되지만 하루에 소비하는 양은 13명 몫의 정해진 양이니까."
시즈카"자, 그렇게 되면 오전에는 나와 하루노는 로프 만들기가 되는데, 보푸라기에서 먼지 제거하는데 사람이 필요하다. 시로메구리, 또 부탁할 수 있을까?"
메구리"아침에 물을 퍼왔으니까요, 다소 여력이 있으니 괜찮아요. 그치 이로하. 에비나."
히나"그렇네요. 로프의 우선도가 높은것 같고 도울게요."
이로하"저도 로프 만들기 도울게요오."
 
시즈카"조리조는 어떻지?"
유키노"건육을 만들면서 평행해서 비누 만들기에 도전하려고 싶어요."
하루노"아-, 그거 나도 돕기 싶은데에. 오랜만에 유키노랑 공동작업이구."
유키노"딱히 언니가 없어도 어떻게든 될거야."
시즈카"뭐, 이과 지식은 너희 둘에게 맡기는게 좋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건육쪽이 우선인가."
유키노"그렇네요. 하지만 비누가 하나 있는것만으로도 부엌에서의 위생환경에 큰 차이가 있으니까 비누쪽도 어떻게든 하고 싶은 참이에요."
시즈카"흠, 그럼 유키노시타는 먼저 건육 쪽의 작업을 하거라. 그리고 하루노와 로프 만들기가 끝나면 일단 비누 만들기로 이행이군. 시험삼아 몇 개 만들어보고, 잘 되든 안 되든 오늘은 그것만으로도 족하고, 남은건 건육에 전념한다는거군."
유키노"……그렇군요. 특별히 이론은 없습니다."
 
시즈카"카와사키가 메인으로 하고 있던 작업은 오늘은 어떠느냐?"
사키"어제 갖고 온 목화가 있으니까 우선 그거 처리네요. 그리고 전원몫의 숫자가 갖춰질때까지 이제 3개 남았으니까 그걸 완성시키고 싶네요."
시즈카"흠, 장소는 배에서 할거냐?"
사키"아뇨, 이제 필요한건 대충 집에 갖고 왔으니까요, 거기다 배의 재료는 온존해두고 싶고요."
시즈카"목화 처리는 시행착오가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한다. 유키노시타, 지식이 있다면 카와사키의 작업에 조언을 해줘라."
유키노"알겠습니다."
카오리"카와사키, 나도 도울게. 오늘 3일째고, 그저께 고치긴 했지만 조금 더 고치는 편이 좋은데가 있다고 생각해."
코마치"유키노 언니, 건육 만드는건 꽤 시간이 정확하게 필요하죠?"
유키노"그러네. 품질적으로도 보냉고에서 보존도 이제 며칠 안 남았다는 느낌이야. 하지만 멧돼지 고기가 아직 상당히 있고, 히키가야네의 모습을 보는한 이번에는 훈제를 만들기 위한 기구를 만들 여유는 없을것 같아."
하치만"아-, 미안. 꽤나 손이 비지 않아서. 물고기 재고가 없어진다는걸 어떻게든 하는 편이 우선도는 높다과 판단하고 있어. 하지만 훈제 장치는 물고기에도 육고기에도 쓸 수 있을테니까. 가능한 빨리 대처해두고 싶기는 해."
유키노"지금은 그 판단이 올바르다고 생각해. 코마치, 이번에는 훈제를 만드는걸 보고나서 전부 건육으로 만들자."
코마치"그럼 사키 언니, 죄송하지만 오늘도 코마치는 건육 쪽으로 갈게요.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쇵해요."
사키"코마치, 괜찮아. 이쪽은 이미 7할 수는 갖춰졌으니까. 모처럼 귀중한 고기가 상하기라도 하면 그게 더 큰일이지. 이쪽은 오리모토랑 둘이서 착실하게 할테니까 아마 문제 없을거야."
 
대화를 듣고 있던 미우라가 나에게 얘기를 돌린다.
 
유미코"히키오, 우리는 어떡해?"
하치만"대나무 재고가 이제 없으니까. 아무튼 죽림에 가야겠지. 그리고 가는김에 설치해둔 함정도 돌아보고 싶고, 죽순도 캐둘까."
메구리"아, 히키가야. 그거라면 농촌부에 도구방에 보관해둔 얌 감자도 전부 회수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호박씨를 옆 밭에 심어보지 않을래?"
하치만"호박 씨에 대해선 알겠어요. 얌 감자는 그러고 싶은건 저도 그렇지만 아마 저와 미우라는 잘라낸 대나무를 들고 이동하는게 기껏이라 생각해요."
유이"아, 그럼 나, 힛키랑 같이 갈게. 죽순이랑 얌 감자 정도라면 큰 상자를 갖고 가면 옮길 수 있구."
하치만"그렇군. 그럼 유이, 부탁할게."
유이"응."
하치만"단, 짐의 양을 생각하면 가능하면 한 사람정도 도움이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루미"하치만, 그럼 나도 같이 갈게. 오늘은 배 작업은 사키 언니랑 오리모토 언니 둘이서 괜찮은것 같구. 그쵸?"
사키"응, 괜찮다고 생각해. 히키가야 쪽을 도와줘."
하치만"알았어. 그럼 루미루미는 우리랑 같이 죽림을 가는걸로."
루미"응. 알았어."
하치만"그래서 농촌부에서 돌아오면 정치망의 속행을 하자. 유도 어망 자체는 구조도 단순하고, 유이랑 루미루미에게도 도와달라고 하면 그리 시간은 안 걸리겠지. 오전 중에 망을 잠그러 가는게 목표야."
시즈카"히키가야, 정치망은 어디에 설치할 생각인거냐?"
하치만"그렇네요 가능하면 제 1후보는 전에 상어와 조우한 부근, 2번째 하부의 위쪽 부근이라는 느낌이군요."
시즈카"흠…. 나는 정치망의 실물을 보지 않았으니까 뭐라 말을 할 수 없지만 지금 얘기로 판단하면 대나무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그물을 야자열매 끈으로 연결했다는건가?"
하치만"그런 느낌이에요."
시즈카"크기는?"
하치만"지금은 해체된 파트지만 전부 조립하면 가로 10m 세로 6m 깊이 6m라는 느낌일까요."
시즈카"……아마도지만 그걸 현지까지 자력으로 헤엄쳐서 친닫고 해도 조립하는건 상당히 고생할텐데?"
하치만"……역시 그럴까요."
시즈카"음. 그 곳은 빠르진 않지만 그런대로 조류도 있으니까. 거기다 해안류에서 그리 떨어진것도 아니고,이안류도 평소와 같은 곳을 흐른다고는 한정지을 수 없다. 만약 이안류에 사로잡히면 모처럼 만든 그물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하치만"……."
시즈카"그러니까 배를 쓰거라. 다행히 카와사키의 작업은 집에서 하는 모양이니 배는 쓸 수 있는 상태다."
하치만"어!? 하지만 연료는 한정되어 있고요, 조금이라도 온존하지 않으면."
시즈카"확실히 그렇지만 하지만 메릿트 쪽이 상회한다고 생각한다. 배를 기점으로 슨다면 현지까지 파트를 어떻게 옮기는가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거기다, 바다속에서 조립할때 배에 로플을 달아두면 파트가 물에 쓸려 잃을 위험도 사라진다."
하치만"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연료를 쓰는데는 상당히 저항이 있어요."
시즈카"마음은 알겠지만, 어쨌든간에 슬슬 엔진에 불을 넣지 않으면 엔진이 걸리지 않게 된단다?"
하치만"배터리가 끊기는겁니까?"
시즈카"뭐, 그것도 있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차도 그렇지만 전혀 엔진을 돌리지 않은채로 2주정도 지나지면 크랭크 주위의 윤활유가 완전히 떨어져버려서 다시 시동했을때 상태가 많이 나빠지게 된다. 히키가야의 말대로 배터리도 상당히 열화한다. 정기적으로 엔진에 불을 넣어서 움직이지 않으면 기계라는건 움직이지 않게 되는거야."
하치만"그건 몰랐네요. 알겠습니다. 연료를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배를 쓰도록 할게요."
시즈카"음. 하지만 유일한 귀가 수단으로서 희망이기도 하니까. 신중하게 배를 조종해다오. 엔진을 걸면 저속공전으로 난기를 3분 정도 하거라. 한 동안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하치만"알겠습니다."
시즈카"그 밖에 뭐 있느냐?"
 
모두 특별히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었다.
 
시즈카"좋아, 오늘 오전중 작업은 대충 정했군.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조금 쉬고나면 일에 착수해다오."
 
 
 
 
 
 
 
 
 
 
나와 미우라와 유이와 루미루미라는 이색적인 조합으로 농촌부로 향한다.
 
미우라와 유이는 평소의 분위기를 되찾았는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면서 점점 앞으로 걸어간다. 나는 루미루미에 보폭을 맞춰서 천천히 나란히 걷는다. 뭐, 앞은 앞대로 쌓인 얘기가 있을테고, 내가 없는 편이 얘기하기 쉽겠지.
 
"하치만?"
"왜?"
"아침밥, 맛있었어. 디저트도 무화과가 나왔구."
"그렇군. 여기에 왔을때랑 비교하면 상당히 맛있는 식사가 됐어."
"응."
"뭐, 하지만 일본의 밥이 그리운걸. 여기선 카레나 라면은 아직 꿈의 얘기니까."
"그러게. 하지만 남쪽 섬이고, 카레의 향신료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떠려나? 있다고 해도 아는건 아마 유키노뿐일테니까."
"그러게. 라면은 사키 언니가 멧돼지 뼈를 삶았으니까 라면 수프 정도는 만들 수 있을지도."
"뭐, 밀가루를 손에 넣지 않으면 면을 만들 수 없으니까."
 
좋겠네, 라면 먹고 싶다고, 진짜로. 히라츠카 선생님도 라면이 그리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벅저벅 걷기 시작한다.
 
"저기, 하치만?"
"왜 그래, 루미루미?"
"루미루미라고 하지마. …저기, 말야. 하치만은 이 섬에 오고나서, 언제나 되게 바빠보이는데, 힘들지 않아?"
"바빠…그렇군. 바쁘네. 정말로 잘도 일하고 있구나. 나."
"매일, 왠지 힘들어보이고."
"그렇군……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왠지 말야, 지금 하치만은 대활약을 해서 멋있어. 하야마 오빠처럼. 하지만…, 크리스마스 행사때, 할 일이 없어서 한가해보였던 하치만이 더 하치만다워서 나는 좋을지도."
"그런가…. 뭐, 루미루미가 말한대로 나답지 않은 생활인건 인정해."
"저기, 하치만. 나, 좀 더 여러가지 일을 배우고 싶어. 하치만을 돕고 싶어."
"루미루미는 충분히 도와주고 있는데? 지금도 짐 옮기는걸 도와주고 있잖아?"
"으응, 좀 더 헌팅이나 그런 위험한 일을 돕고 싶어. 좀 더, 모두의 도움이 되고 싶어."
 
역시 좀 캥겨하는걸까. 이 감정은 반사람몫이라는 자각이 있으면 있을수록 공헌도가 적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일어나는 것이다.
루미루미가 모두에게 공헌할 수 있다는 자각을 갖고 있으면 괜찮지만, 거기에는 역시 다른 사람의 추구를 허락지 않는 전문분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
 
"마음은 알겠지만 헌팅조는 신체능력이 중시되니까. 히라츠카 선생님도 미우라도 하루노 씨도, 운동을 엄청 특기야. 보면 알지?"
"응."
"역시, 그런 요소가 필요한건 부정할 수 없어."
"하지만 멧돼지의 함정이라면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나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과연. 확실히. 뭐, 그런 방면이라면 가르쳐줘도 좋아. 단, 혼자서 함정을 설치하러 가는건 엄금이야."
"응."
"뭐, 때를 보고 가르쳐줄게. 함정 정도는 설치할 수 있는 편이 좋으니까."
 
 
 
 
천천히 강길을 따라 걸어 죽림이 보이기 시작했을때, 앞에서 선행하고 있었던 미우라와 유이가 돌아왔다.
 
응? 왜 돌아오는거지?
 
"힛키, 큰일이야. 죽림의 함정이 발동한것 같은데?"
"어? 진짜로?"
"응, 나아도 봤어. 함정을 발동시키는 대나무가 곧게 서 있었어."
"……알았어. 뭐, 오작동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아직 뭐라고도 말 못하겠지만, 아무튼 죽림으로 서두르자."
 
죽림으로 돌아가 멀찌감찌서 함정을 쳐다보니 확실히 함정이 작동한 모양이다. 그렇게 되면 무언가가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멧돼지처럼 대물이면, 그건 그거대로 기쁘지만 하지만 오늘 예정은 대폭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히키오, 뭐가 걸린거지?"
"그야 확인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멧돼지라면 오늘 작업은 멧돼지 처리로 전부 나가버리겠는데…."
"그러게. 나아로서는 바다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고기의 재고가 늘어나는건 기쁘지만."
"아무튼 확인이야. 유이, 루미루미,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줘. 도망치라고 소리지르면 바로 철수야."
"응, 하치만 조심해."
"힛키, 다치지마."
 
미우라를 돌아본다.
 
"미우라, 헌팅 나이프를 뽑고 자세를 낮춰."
"으, 응, 알았어."
 
미우라의 대답에 약간 위화감을 느끼면서 나도 야삽과 헌팅 나이프를 전개해서 자세잡는다.
 
"미우라는 이대로 여기에서 함정으로 접근해줘. 나는 조금 떨어진 위치와 각도에서 이동을 개시할게.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나를 맞춰서 천천히 함정으로 접근이야."
"으, 응…."
"알겠어? 멧돼지였을 경우에는 정면에 서지마라? 서면 놈은 바로 돌진해올거야. 그걸 정통으로 맞으면 목숨이랑 직결돼."
"아, 알써."
 
알써? 알았어가 아니라?
지금 대답을 듣고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큰일인데. 미우라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표정도 명백하게 굳어있다. 극도의 긴장상태로군.
하루노 씨와 달리, 미우라는 이중에서 제일 패닉에 빠지기 쉽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사태일 경우에는 특히 그게 현저하다. 상어와 조우했을때나 단안에서 굴러떨어질뻔했을때에도 그건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미우라는 헌팅조로서 어엿한 전력이고, 새지 않는다는건 무리한 이야기다. 아무튼 미우라를 진정시키는 수밖에 없다.
 
"미우라, 그렇게 긴장하지마. 진정해. 자, 심호흡을 해봐."
"으, 응……."
"어때? 조금은 진정이 됐어?"
"나아, 틀렸을지도…. 엄청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어. 이전과 달리 여기에는 싸울 수 있는게 둘밖에 없고. 하지만, 나아 제대로 못할지도."
"알겠어? 잘 들어줘. 멧돼지의 처리 방법은 내 안에선 완전히 수순화가 되었어. 내 지시대로 움직이면 '절대로 괜찮아'."
"아, 알았어. 히키오가 그렇게 말한다면……. 힘내볼게."
 
미루아와 둘로 나뉘어 산개한다. 내가 위치에 선걸 보고 미우라는 나랑 연동해서 함정으로 접근을 시작했다. 천천히 함정으로 다가가지만 특별히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더 거리를 좁힌다. 저번에 멧돼지는 이 부근에서 호흡 소리 등이 들려왔지만 이번에는 조용하다. 이전처럼 토끼같은 작은 동물일지도 모른다.
 
긴장이 높아진다. 더욱 천천히 거리를 좁힌다. 함정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보다 뭐야……불발이었던것 같다. 미우라도 그걸 알았는지 크게 한숨을 쉬고 있다.
 
확실히 함정이 발동하고 있었지만 사냥감은 걸리지 않았다. 미끼 죽순이 여기저기 어질러진 상태로 굴러다니고 있다. 아마 상대는 멧돼지지만 먹이만 먹고 잘 도망쳐버린 모양이다.
 
아무튼 함정을 다시 세팅해야지. 유이와 루미루미를 불러서 야삽을 건내고 죽순을 캐개 한다. 그 사이에 나와 미우라가 함정을 재설치 한다.
 
"히키오, 나아, 아까 함정에 다가갈때 엄청 두근거렸어."
"그렇지. 뭐, 나도 작동한 함정에 다가갈때는 아직도 상당히 두근거리지만."
"이제 시치미 떼봐야 소용없고, 먼저 말해두겠지만 나아 경험이 없는 큰 무대에선 약해. 중학교 때 테니스부에서도 연습은 잘 했지만 처음으로 현 대회 출장을 나갔을때는 본선에서 전혀 실력을 못 냈구. 몇 번이나 현대회에 나가서 익숙해졌으니까 겨우 평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거야."
 
과연. 이 녀석은 역시 유키노와 닮은 구석이 있다. 돌발적인 사태에는 착란한다는건가. 평소의 미우라에게선 조금 상상하기 어렵지만 아까전에 굳은 표정을 보면 그것도 납득이 가는 이야기다.
 
뭐 성격같은건 천성적인 자질이니까. 금방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거기다 미우라 자신도 해결책을 스스로 말하고 있다. 여기는 여러가지 경험으로 경험을 쌓는수밖에 없다는거겠지.
 
아까 아침식사때 말했던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지론도 미우라 자신의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는 노력중에 길러진거러지도 모른다.
 
 
 
 
 
그 후에 농기구방으로 이동해서 얌 감자를 회수하고 거기다 바로 옆 밭에서 호박 씨를 심는 일로 10알 정도 간격을 두고 심는다.
 
바로 죽림으로 돌아와 대나무를 넷 정도 자른다. 대나무 넷이 되면 꽤나 무겁지만 어쩔 수 없다. 뒤쪽의 두터운 쪽은 내가 한쪽 어깨에 2개씩 안고 앞쪽은 유이와 미우라가 2개씩 어깨에 안는다.
루미루미는 얌감자와 죽순을 상자에 넣어서 들게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는 짐의 무게에 난처해했지만 이걸 개선할 수단은 지금은 없다.
 
트럭이나 자동차는 역시 무리라도 하자못해 수레가 있으면.
하지만 차량이 통행하는 전제의 터널이 있으니까 예전에는 여기에는 차량이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아직 발견을 못한것 뿐이지 찾으면 이 섬 어딘가에 차량이 있을지도 모른다.
뭐, 찾기 위한 전망은 조금도 서있지 않지만.
 
집으로 돌아오니 유키노와 코마치는 건육 만들기, 히라츠카 선생님과 하루노는 로프 만들기, 메구리 선배와 에비나와 이로하는 야자열매의 보푸라기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각각 풀회전 상태로 노동에 힘쓰고 있었다.
 
우리가 돌아온걸 보고 히라츠카 선생님과 메구리 선배가 말을 걸어왔다. 쳐다보니 하루노 씨도 물레에서 벗어나서 보푸라기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좋을때 돌아왔다. 히키가야, 유이가하마와 루미를 이쪽 먼지 제거 작업을 시켜도 되겠느냐?"
"무슨 일 있습니까?"
"히키가야, 보푸라기에서 먼지를 다같이 제거하고는 있는데, 지금 있는 재고의 보푸라기가 꽤나 먼지가 많아서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하루 선배가 로프를 만드는데 먼지 제거가 따라가질 못해."
"그런가요…. 뭐, 이쪽은 그물을 치고 조립하는것 뿐이니까요, 가망성이 있으니까 남은건 본인의 의향에 따르겠지만요."
"힛키, 나 메구리 선배랑 이로하의 일 도울게. 루미는 어떡할래?"
"나도 그쪽을 도울래. 로프가 없으면 수도나 여러가지를 못 만들잖아?"
"그렇다고 해. 그럼 둘 다 메구리 선배의 지시를 따라줘. 나랑 미우라는 정치망의 후속조치를 할게."
"미안한데, 히키가야. 본래라면 나와 하루노도 돕고 싶은 참이지만, 뭐 배라는 거점이 있으니까 우선 괜찮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상대는 바다다. 아무쪼록 신중하게 하거라."
"알겠습니다."
 
 
 
 
 
 
 
 
 
 
집에서 나와 미우라와 다시 해안으로 이동한다. 전력은 반감해버렸지만 뭐, 대충 대각선을 넣어 유도 어망 파트를 만드는것 뿐이니까.
기술적으로 어려운건 아니니까 남은건 숫자로군. 아무튼 미우라와 둘이서 착실하게 그물을 치기로 한다.
 
그리고 야자열매 끈과 격투하기를 2시간. 모든 파트에 대각선을 넣어 어떻게든 유도 어망의 파트도 수가 갖춰졌다.
 
"좋아, 이걸로 유도 어망도 완성이군. 남은건 바다로 갖고 가서 물속에서 모든걸 연결해서 조립하면 되겠지."
"저기- 히키오. 이거 옮기는데 정말로 배를 쓸거야?"
"일단 그럴 생각인데…하지만 이걸 배에 들어오리는것만으로도 그런대고 고전할것 같은데."
"응. 모래사장에서 바다에 내려서 거기부터 배까지 끌고가야하고. 뒤쪽의 갑판에 싣는다면 단차는 낮지만, 그래도 역시 그런대로 들어올려야하고."
"부두가 있으면 그렇지. 현재로는 없는걸 조르는거에 가깝지만."
"투덜거려봐야 시작되지 않잖아. 정치망, 넣으러 가자."
"그렇군."
 
 
 
배에 그물 파트를 끌어올리는건 그런대로 고전했지만, 뭐, 원래 재료는 대나무와 야자열매 끈이라서 엄청난 무게는 아니다. 미우라가 모래사장에서 배까지 잡아당기고, 내가 그거러 갑판으로 들어올린다는 역할분담으로 어떻게든 모든걸 후부 갑판 위에 쌓았다.
 
미우라를 갑판으로 올려보내고 나는 일단 배를 내려가 배를 묶어두는 앵커를 풀었다. 그리고 배로 돌아가 다음으로 조종석으로 가서 엔진 열쇠를 돌린다.
약간, 스타터가 감기는 느낌으로, 하지만 움직이고나서 드르르륵 소리가 나고 있지만, 일단 엔진은 걸렸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저속 공전을 해라고 했으니까 잠시 방치한다.
 
"엔진은 걸렸어. 하지만 코마치의 별장에서 나던 엔진 소리와 상당히 다른 모양이야. 역시 상태가 나빠진걸지도 몰라. 아무튼 히라츠카 선생님의 지시대로 3 ~ 5분은 이대로 엔진을 돌리자."
"응."
 
미우라가 나에게 소박한 의문을 물어왔다.
 
"히키오, 배 조종은 어려워?"
"딱히 어려운 느낌은 아니야. 전진이나 후진이냐를 골라서 슬롯과 핸들 조작을 하는것 뿐이니까."
"흐응-. 나아도 할 수 있을까?"
"뭐, 못할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환초 안은 그런대로 신중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좌초해서 배를 잃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런가. 하지만 오늘이 아니라도 조흥니까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배 조종방법 가르쳐줬으면 싶은데."
"그야 뭐, 괜찮지만 말야. 갑자기 왜 그래?"
"나아도, 할 수 있는걸 늘려둬야지…, 거봐, 이런 상황이니까."
"뭐, 그야 고맙지만."
 
힌팅조로서 충분히 공헌하고 있는 미우라지만 그래도 그런걸 생각하고 있나. 루미루미마저도 할 수 있는 일을 늘리고 싶다고 할 정도니까.
뭐, 나로서는 지나친 일을 해서 컨디션을 무너뜨리리는것보다는 현재 상황의 페이스를 지키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5분 정도 경과하자, 드르륵 거리던 엔진 소리가 약간 매끄러운 안정된 느낌으로 변했다.
 
"슬슬 괜찮을것 같아. 미우라, 배를 출발한다."
"알았어."
 
나는 기어를 후진으로 넣어서 천천히 슬롯을 올린다.
 
배는 천천히 뒤로 움직이고 U턴이 가능한 수심이 됐다. 거기서 이번에는 기어를 전진으로 변경해서 핸들을 있는대로 좌현으로 꺾으면서 슬롯을 조금 올리고 배의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환초내의 이동을 개시한다. 아무튼 천천히 조심스런 이동을 한다. 속도를 내서 바위에 부딪치는것 만큼은 절대로 피하고 싶다. 구멍이 뚫려도 수리를 할 수가 없고, 잠기면 끌어올리는것도 불가능하다.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가면서 미우라에게는 앞쪽 갑판에 나가달라고 해서 수면 상태를 확인받는다. 2번째 하부 부근은 조종석에선 알 수가 없으니까.
 
잠시 나아간 곳에서 미우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키오, 대충 이쯤이라 생각해."
"알았어."
 
배를 정지시키고 또 저속 공전 상태를 유지한다. 나도 갑판 뒤로 물속을 들여다본다. 미우라가 본대로 여기면 괜찮을 것이다.
 
저속 공전 상태로 배가 어느 정도 흘러가는가를 조사해봤지만 지금 시점에선 특별히 문제는 없어보인다. 배는 육지에서 상대위치를 특별히 바꾸지 않는다.
저속 공전은 스크류가 멈춰있고, 엔진만 돌고 있는 상태니까 여기서 엔진을 끄면 문제 없는거로 조종석으로 돌아와 엔진을 끈다.
 
"좋아, 갑판으로 나가서 작업을 계속하자."
"응."
 
갑판으로 나와 미우라와 조립 수순을 얘기한다.
 
"우선 배의 바로 옆에 그물의 중심이 되는 파트를 바다에 떨어뜨리고 그걸 연결하는 형태로 정치망의 중심부분을 조립하자."
"응."
"그리고, 중심부분에 로프를 묶고 그 로프 끝을 해저 바위 어딘가에 제대로 묶으면 된다고 생각해."
"응, 거기까지 가능하면 더는 흘러가지 않겠지."
"그렇지. 그러면 배와 연결부분을 끊고, 남은건 중심부분에 파트를 점점 연결해가서 조립하면 돼. 마지막으로 유도 어망을 연결하면 되겠지."
"응."
"그리고 마지막 유도 어망의 가장 끝부분을 마찬가지로 해저 바위에 연결하면 완성이야."
"알았어."
 
 
수순대로 천천히 첫 정치망의 중심 파트를 수면에 떨어뜨린다. 그리고 로프로 배에 연결한 후, 중심부분을 점차 중심 파트에 연결한다.
뭐, 로프로 연결하는것 뿐이라서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변이 2m라서 물속에 잠겨서 로프로 단단히 묶지 않으면 안 될때도 있지만 물속을 입체적으로 헤엄치고 2m 정도라면 숨도 이어지므로 그리 문제는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망 중심부분이 조립된다. 꽤나 튼실해서 나쁘지 않다. 대각선 조언을 해준 하루노에게 정말로 감사했다.
 
만들어진 중심부분을 10m 정도 앞쪽 설치 장소까지 조금 당겨가고, 거기에서 긴 로프와 연결한다.
 
"자, 이걸 해저 바위에 묶어야하는데. 우선 정찰이야. 하부 어딘가 좋은 바위를 찾아야해."
"알았어. 가자."
 
나와 미우라는 슈노르켈과 오리발을 구사해서 해저로 내려간다.
 
여러곳을 찾은 결과, 하부 가장 밑바닥쪽에 돌출된 바위가 있었다. 어찌된 샘인지 해저에 가까운 부분에 돌출되었다고 하는 실로 형편에 좋은 바위였다.
 
일단 해상으로 돌아가 미우라와 상담한다.
 
"아까 본 그 바위야. 다른 선택지가 없어보였어. 바위의 모서리가 튀어나와 있으니까 로프로 제대로 묶어두면 빠지는 일은 없을거야."
"나아도 그거면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꽤 깊으니까 숨을 쉴 수 있을까?"
"뭐, 조금 해보자. 가자."
"응."
 
다시 해저까지 내려가 로프를 바위 주위에 둘러본다. 여기 하부의 깊이는 15m 정도였나. 역시 해저와 연결하기엔 상당히 긴 로프가 필요하다.
그리고 긴 로프는 무척이나 감기가 어렵다.
 
바위에 로프를 걸기 전에 숨이 이어지지 않아서 수면으로 부상을 여의치않게 됐다. 미우라도 나와 마찬가지로 바로 수면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틀렸어. 로프 작업에 시간이 너무 걸려서 숨을 오래 쉴 수가 없어. 해저가 깊은 탓에 바닥까지 가는데 30초 가까이 걸려."
"밑까지 잠수해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 길어도 45초 정도?"
"그렇군. 실제로 작업을 시작한지 35초 지났을때 숨이 약간 힘들어졌으니까, 안전 매진을 생각하면 30초 정도에 숨을 쉬러 수면으로 돌아올 필요가 있어."
"실제로 로프 작업에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릴것 같아?"
"……저 바위에 로프를 2번 정도 감고 그런데다 매듭 부분이 간단하게 풀어지지 않도록 묶는거잖아? 어떻게 해든 최저한 3분 정도는 걸려."
"3분이라니…. 하루노 선배나 히라츠카 선생님이 있어도 3분은 무리잖아?"
"그렇군. 잠수하고 돌아오는데 각각 30초 정도는 걸리니까,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4분은 필요하다는거지."
"무리지. 가는데 30초잖아? 해저에서 작업이 30초고 돌아오는게 30초잖아? 이것만으로 1분 반을 항상 운동하면서 이동하니까 솔직히 숨은 빠듯해."
"그렇군. 그냥 가는것만이라면 2분 정도는 버티겠지만 상시 이동이 필요하니까. 1분마저도 그렇게 여유는 없다고 생각해. 조금 무리를 한것만으로도 블랙 아웃할것 같으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다이빙 기구는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하루노 선배거잖아? 히키오, 출발할때 짐을 옮겼는데 짐 속에 산소봄베 같은거 없었어?"
"원래 코마치의 별장 근처의 수심이 얕은 산호초를 프리 다이빙으로 놀 예정이었으니까. 슈노르켈은 있어도 봄베나 리귤레이터는 짐에 없었다고 생각해. 뭐, 있어도 사용법을 히라츠카 선생님이나 하루노 씨에게 배우지 않으면 쓸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가…."
"하나라도 봄베가 있으면 교대로 숨을 쉬고 작업할 수 있는데."
"교대로……그렇지! 시간차로 잠수하면 어떻게든 되잖아?"
"시간차?"
"히키오가 먼저 잠수하잖아? 나아가 30초 늦게 잠수하잖아? 수중에서 작업을 교체해서 히키오는 수면으로 올라가잖아? 숨을 들이쉬고 다시 돌아와서 또 교체하잖아? 이거 반복하면 되잖아?"
"아니, 그래선 3명은 없으면 해저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끊기고 말아. 수면으로 돌아와서 다음에 또 봄베까지 돌아오는데 왕복으로 1분은 걸리니까 1분간 해저에서 기다리게 해선 해저에서 작업하는 사람을 끊기게 하지 않을 수가 없어."
"아, 그런가…."
 
자, 어떡할까. 하루노 씨나 히라츠카 선생님을 기다리는건 올바른 느낌이 들지만, 그래선 이 상태로 모래사장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뭐,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능하면 여기서 결착을 짓고 싶은 참이다. 어떻게든 궁리를 해서 잘 할 수 없을까?
 
미우라는 뭔가 생각을 하고 있던 모양이지만, 내 쪽을 보고 조금 망설이는듯한 몸짓을 했다. 시선이 마주치자 미우라는 볼을 붉힌다. 응? 잘 모르겠다. 지금 상황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지?
 
잠시 후 결심한듯이 미우라는 말했다.
 
"…히키오, 나아 조금 시험해보고 싶은게 있어. 히키오의 다이버 워치를 좀 빌려줘."
"알았어. 이 섬에는 2개밖에 없는 귀중한 시계니까 신중하게 다뤄줘."
 
미우라에게 시계를 건낸다. 미우라는 자신의 왼팔에 시계를 차고 스톱워치 카운트가 보이는지 아닌지 확인하는것 같다.
 
"응, 괜찮아 보여. 히키오가 잠수한 후에 나아가 30초 뒤에 잠수할게."
"아니, 아까 그 방법은 멤버 부족으로 숨이 끊어지니까 안 된다고 말했잖아."
"응, 알고있어. 됐으니까 나아가 말하는대로 해줘. 제대로 30초 뒤에 신선한 공기를 갖고 갈테니까 기다려."
 
도무지 미우라가 하는 말을 잘 모르겠다. 그보다 밑져야 본전으로 해보자는걸까? 뭐, 실제로 해보면 확실해질거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생각이 있는것 같지만, 뭐 한번 시도해볼까. 미우라 쪽에서 타이밍을 재고 GO 사인을 내줘."
"응…. …………지금, 13초 전…10초전……5초전."
 
나는 숨을 거칠게 쉬고 스타트 직전에 가능한 크게 숨을 들이켰다.
 
"히키오! 가!"
 
미우라의 목소리와 동시에 나는 잭 나이프로 단번에 해저로 잠수해간다. 쓸데없이 산소를 쓰지 않도록 가능한 조심히 헤엄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저에 도착했다.
 
자, 로프는…. 저거다. 우선 저걸 손에 회수하고, 그리고 찾던 바위에 감는다.
 
슬슬 미우라가 올 것이다. 이걸 바톤 터치하면 되는거지….
 
위에서 미우라가 점점 내려온다. 미우라는 뺨을 있는대로 부풀리고 입 한가득 공기를 집어넣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걸로 어느 정도 늘릴 수 있을까…
 
미우라가 나에게 눈짓을 한다. 나는 로프를 미우라에게 건내려고 하지만 미우라는 나에게 접근해와서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야? 교대하는거 아닌가?
 
미우라는 내쪽을 빤히 1초 정도 쳐다보고, 조금 망설인듯이 보였지만 갑자기 나를 양손으로 껴안았다.
 
!?
 
뭐야? 미우라의 행동 의도를 읽을 수 없다. 어쩔 생각이야?
 
다음 순간, 미우라는 내 입에 강하게 키스를 해왔다. 미우라는 내 머리를 덥석 잡아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입술을 내 입에 갖다대온다.
 
그리고 미우라에게서 공기가 내 입으로 들어왔다. 내 입에 미우라의 공기가 점점 들어온다. 양적으로 입의 공기와 폐의 공기의 반 정도일까. 나는 미우라의 공기를 입으로 들이키면서 자신의 폐의 공기를 코에서 배출한다.
 
미우라는 자신의 입에 비축한 공기를 모두 뱉어내고 쏜살같이 해상으로 돌아갔다.
 
과연… 미우라가 신선한 공기를 갖고 간다는건 그런 말이었나.
 
입과 폐에는 미우라가 준 신선한 공기가 있다. 폐의 공기를 조금씩 코에서 뿜으며 입의 공기를 폐에 들이켜서 사용해간다. 의외로 숨이 이어진다. 아무튼 로프 작업을 하자.
조금 헤엄쳐서 튀어나온 바위로 이동하여 거기를 2번 감고 튀어나온 부분에 로프가 걸리도록 감는다. 그런데다 바위에 다리를 대고 정치망의 본체를 꽈아악 잡아당겼다.
 
큭, 숨이 힘들어졌다.
 
다음 공기를 원한다.
 
위를 쳐다보니 미우라가 다음 공기를 입에 머금고 잠수해왔다. 이번에는 의도를 알고 있으므로 미리 폐의 공기를 코에서 방출해둔다. 그리고 바로 미우라와 합류하여 이쪽에서도 미우라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들이댄다.
 
미우라가 입에 머금은 공기가 내 입으로 점점 들어온다. 나는 자신의 입에 미우라에게 받은 공기를 담고, 그걸 폐로 넣고 미우라에게 엄지를 세우며 숨이 이어질것 같다고 사인을 보낸다.
 
미우라는 또 쏜살같이 해상으로 돌아간다. 그 사이에 나는 로프를 잡아당기고 그걸 풀리지 않도록 앵커를 묶는 매듭으로 묶어간다. 수중에서 작업하는 탓에 로프가 흔들거리며 생각대로 작업이 진척되지 않는다.
 
고전하고 있을때 다시 미우라가 돌아왔다. 한번 더 미우라의 입으로 공기를 받는다.
 
이걸 몇 번이나 반복하여 무사히 로프를 묶는데 성공했다. 굉장해, 하면 되는구나.
 
로프 작업 완료후, 다시 미우라가 내려와서 입을 맞춰서 공기를 받는다. 돌아가는데도 공기가 필요하니까.
미우라의 입에서 반 정도의 공기를 받고 손으로 OK사인을 내고 위를 가리키며 부상하도록 사인을 냈다.
 
미우라는 끄덕이면서 나와 껴안은 상태를 유지한채로 함께 부상을 시작했다.
 
수면이 보여왔다. 수면에 태양이 굴곡되어 반빡반짝 아름다운 광경이다.
뭐라고할까 환상적인 광경이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했던거지만 산호초의 경색을 보고 있으면 인생관이 변한다는 모양인데,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문득 미우라를 쳐다본다. 수면에서 비치는 태양빛에 비추어져서 미우라의 금발이 신기한 색상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아침에 모래사장에서 봤을때도 생각했지만 이 녀석도 이쁘구나….
 
갑자기 미우라와 시선이 마주쳤다. 부상하면서 미우라를 쳐다보고 있으니 생긋 표정을 바꿨다.
 
그리고 10초 정도면 해상으로 올라갈때, 미우라는 갑자기 내 머리에 양손을 감았다. 내 다리에도 양 다리를 감는다. 그리고 닫시, 이번에는 천천히 입을 맞춰왔다.
이번에는 공기를 건내는게 아니라, 목적이 평범한 키스라는걸 금방 알았다. 미우라가 내 입으로 천천히 조심스레 자신의 혀를 넣어온다.
 
저도 모르게 나도 미우라의 혀에 자신의 혀를 감아버린다. 그대로, 격하게 혀를 감으면서 해상까지 부상했다.
 
"푸하아아아아아…."
"하아하아하아하아……."
 
해상으로 나와 서로 입을 떼고 우선 나도 미우라도 신선한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점점 숨이 통상상태로 돌아오는것과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말았다. 뭐라고할까 무척이나 부끄럽다. 미우라도 얼굴을 붉히고 올려다보기로 이쪽을 쳐다본다.
 
"히키오, ……수고했어."부끄부끄
"아아……어떻게든 잘 됐네."
"응……."부끄부끄
 
가다듬은 숨으로 일단 서로의 위로를 치하한다.
 
"공기 입맞춤도 꽤나 어떻게든 되는거네. 제대로 해저 바위에서 정치망을 연결할 수 있었고."
"응…….////"
 
수면으로 오르기 전에 마지막 키스에 대해서는 서로 화제를 꺼내는걸 피하고 있다. 하지만 그 키스의 의미는 상상할 수 있다. 그때까지 공기를 건내기 위한 입맞춤이 아닌, 순수하게 애정을 표시하기 위한 키스라는 의미인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아니 진짜로 부끄럽다고 할까, 산호초의 아름다운 광경이랑 분위기에 휩쓸렸다고 할까….
역시 자연을 상대로 분위기를 읽지 않는다는건 꽤나 어려운 모양이다.
 
처음으로 물고리를 잡았을때도, 수면을 떠오르는 사이에 자신이 자연의 일부이며 본능에서 오는 자아에 따라 행동해도 된다는것과, 어째선지 쉽게 자기긍정하게 됐지만, 방금전의 키스하는 순간도 그런 감각이었다.
 
무척이나 미우라가 예쁘게 보였고, 미우라의 키스도 당연한 일로서, 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버렸다. 어쩌면 미우라도 마찬가지로 분위기에 휩쓸렸던걸지도 모른다.
 
점점 냉정해졌지만, 잘 생각해보니… 자연이 이런식으로 남녀를 묶으려고 하는거라고 하면, 자연의 섭리란 진짜로 무서워어어.
 
아, 아 무튼, 조금 마음을 도로 먹지 않으면 위험하다. 가장 어려운 난관은 클리어했지만 아직 작업은 많이 남아있다. 일단 그걸 정리하고 싶다.
 
나는 양손바닥으로 뺨을 짝 치고 달달한 공기를 자신의 머리속에서 쫓아낸다.
 
"좋아, 남은 파트, 전부 조립해버리자."
 
미우라는 내 행동에 기막혀하고 있었지만 제정신을 차렸는지 내 행위의 의미를 이해해줬는지 바로 동의해줬다.
 
"응, 그러게. 알았어."
 
해저 바위와 연결한다는 최난관 후에는 단순한 조립 작업이 이어진다. 하지만 물속의 작업도 많고 떠들 여유는 별로 없다. 담담하게 작업이 계속되어 간다.
 
이윽고 유도 어망도 모두 연결했다.
유도 어망의 끝에서 해저 바위를 다시 묶을 필요가 있었지만 하부에서 떨어진 상부 위쪽의 수심이 얕은 곳에 있는 바위에 묶었으므로 방금전과 같은 입맞춤은 필요없었다.
 
"완성이네."
"응."
"다소 흐름이 있는 장소에서 유도 어망과 정치망을 설치했고, 여기는 하부쪽에서 윗부분이니까. 회유어의 주회 코스일거고, 꽤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거야."
"응……, 전에 정어리 토네이도를 본거, 이 부근이었고. 분명 잘 될거야."
"그렇군…. 일단 지쳤으니까 배로 돌아가자."
"응…."
 
갑판으로 올라가는 금속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갑판 위에서 주저앉았다. 역시 피로가 한계다.
미우라도 내 옆에 주저앉는다.
 
"히키오…조금……지쳤어."
"그렇군……아침부터 돌관 작업이었으니까. 잠시 휴식하자고."
"응……."
 
나는 후부 갑판 한 가운데에 누웠다.
아-, 역시 지쳤어. 진짜, 잘도 일했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미우라도 내 바로 옆에 누웠다.
그리고 누우면서 나와 팔짱을 껴온다.
 
"……히키오, 나아랑 키스……어땠어?"
"진짜 무지 놀랬어…. 맨 처음이랑 마지막은…특히."
"응……."
"하지만 맨 처음도 맨 마지막도 미우라의 마음이 굉장히 잘 전해졌어."
"그런가……그럼 다행이다."
 
미우라는 에헤헤라는 느낌의 분위기를 내면서 상반신만 일으켰다.
 
"그럼 말야…."
"응?"
"한번 더, 키스해."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미우라는 나를 뒤덮고 입술을 겹쳐왔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혀를 있는대로 감아오는 딥키스다. 수중과 달리 혀와 혀과 감기자, 여러가지 음란한 물소리가 난다.
 
츕, 츄릅, 응읏, 낼름, 응믓, 쥬릅, 츄유, 츄웁, 낼름, 낼름
츕, 츄릅, 낼름낼름, 응아아…………응읏….
 
미우라가 몸을 밀쳐온다. 가슴이 출렁출렁 내 몸에 닿는다. 큰일이다. 점점 이성이 날아간다. 무심코 손으로 미우라의 가슴을 주물러버린다.
무척이나 좋은 감촉이 손에 전해온다. 정말로, 여자는 이런 굉장한걸 갖고 있구나. 치사해.
 
"히야, 앙…, 아……아앙…."
 
내가 미우라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하자 미우라도 내 몸을 여기저기 만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등이나 머리에 손을 감고, 세게 껴안을 뿐이었지만, 점점 손이 아래로 내려가, 그… 커져있는 부분도 조심조심 손을 뻗어온다.
 
나도, 미우라의 국부를 만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진다. 본능이 그렇게 하라고 강하게 자신의 등을 밀어온다는걸 안다.
 
하지만, 또 내 이성이 거기에 저항한다. 이렇게 조금씩인건 어떨까?
아마, 미우라도 나도 산호초의 분위기에 휩쓸린 상태다. 양손으로 뺨을 잡아당겼지만 완전히 빠져나오진 않았다. 그런데, 오늘 갈곳까지 가는건 서로에게 있어서 좋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나는 미우라에게 제대로된 대답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키스도 점점 격해지고 있다. 혀와 혀를 뿌리까지 감고, 타액을 주고받고 있다.
 
"…응…기분 좋아…."
 
미우라가 나한테서 입을 뗀다. 미우라의 얼굴을 보니 몽롱한듯한 뭐라 말 못할 에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녀석이 나한테 이런 얼굴을 보이다니….
 
하지만, 이 이상은….
 
"……있잖이 미우라. 이 이상을 하면, 아마 나는 너와 키스해서 몸을 만지는것 뿐만 아니라, 틀림없이 너를 덮쳐버릴거야. 요즘 내 이성도 방어력이 약해져서 말야. 지금도 이성을 유지하는게 아슬아슬한 선이야."
"응…그런가………확실히…그렇게 될것 같아."
 
미우라는 시선을 내 하반신으로 흘리고 부드럽게 만진다. 뭐, 그만큼 에로한 키스를 하면서 손으로 자극을 받았으니까. …그야 커져버리지. 나도 건강한 남학생이니까.
 
"알았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해둘까. 나아, 지금 꽤 몸이 에로한 모드구 말야? 딱히 이대로 히키오를 받아들여서 처녀를 잃어도 괜찮았지만…."
 
미우라는 조금 에로한 얼굴을 경직시키면서 말했다.
 
"그치만 히키오가 그런 말을 한다는건 아직 감정보다 이성이 웃돈다는 소리지? 무리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고, 딱히 서두르지 않고 시간은 충분하게 있으니까.
"……미안……"
"사과하지 않아도 돼. 얼마전에 얘기한 참이잖아. 바로 히키오의 성격이 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하지만 히키오는 몸이나 본능으로 나아를 원해줬어. 히키오가 그 본능에 언젠가 솔직해지는걸 나아,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
"그리고 두 가지 약속해줘."
"약속?"
"응, 우선, 나아의 처녀는 히키오에게 줄게. 그러니까 히키오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제대로 받아준다고 약속해줘."
"……."
"그리고 나아를 앞으로는 이름으로 불러줘."
"이름?"
"그래. 앞으로는 미우라가 아니라 유미코."
"……."
"여기까지 해놓고 그만두는건 히키오는 여자에게 부끄럽게 하는거니까, 그 정도는 OK해줘."
"……그렇군. 알았어. 반드시 약속은 지킬게. 그리고 고마워. 그…유미코."
"응."
 
유미코는 분위기를 표준 모드로 돌리고 말했다.
 
"히키오에게 어프로치하는 여자애, 다들 말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나아는 언제라도 OK니까."
"아아, 알았어. 기억해둘게."
 
유미코와 관계가 이렇게 된다고는 전혀 예상 못했지만 이런 관계가 되어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그건 유미코는 내 심정을 무척이나 신경써준다는 점이다.
그 배려는 무척이나 기분 좋아서, 마치 코마치한테 받는것처럼 나에게는 느껴졌다.
 
 
 
 
 
12일째 오전 끝
 
이후는 후기가 됩니다.
읽지 않아도 얘기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2주만입니다.
요즘 집필하기 위해 정리한 시간을 일정하게 잡아서 오랜만에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번에는 당초부터 미우라 유미코와 시시덕거리는게 메인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게다가 쌓아둔 스톡이 상당히 있어서 만드는것 자체는 평소보다 편했습니다.
라는것도 실은 시시덕거리는거나 에로는 꽤나 여러 시츄에이션이 스톡이라고 할까 비축이 그런대로 있습니다.
 
이번에는 수중과 크루저의 갑판에서 유미코와 하치만이 쭙쭙했지만, 이건 전에 하치만과 유미코가 바다에서 물고기 사냥한걸 집필했을때 시나리오가 진행되서 유미코의 마음이 하치만에게 향하면 이 시츄에이션으로 에로한걸 여러모로 시키고 싶다고 생각해서, 수수하게 이 시츄에이션만 여러가지 에로 씬을 써두어서 이번에는 그 스톡을 하나 끌어와서 수정한 몫인 만큼 쓰는게 편했습니다.
그보다 유미코와 하치만을 수중이나 갑판에서 시시덕거리게 만들기 위해 이 이야기를 만든듯한 느낌이 안 드는것도 아니지만요. 하지만 실제로 쓴걸 읽어보니 뭐어, 조금 유미코를 너무 우대한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른 에로 비축이 햇빛을 볼지 아닐지는 솔직히 아직 모릅니다. 아, 하지만 저번 투고에 코멘트로 썼지만 자매 덮밥은 확실하게 있습니다. ㅋ
 
앗, 그리고 이번에 수중에서 공기와 입맞춤으로 전개했는데요, 그걸로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는 1차 소스를 찾아낼수는 없었습니다. 007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있었떤 모양이라서 주연 남자 배우가 꽤나 숨이 이어지네? 같은 발언을 하는건 찾아냈지만 수중에서 작업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출이라는걸로 하나.
 
아 그래, 애니메이션에서도 '진실된 것'을 원한다는 고백하는 장면이 방송되었습니다. 2기도 마침내 가경이네요. 성우 분, 상당히 힘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는것도 지금 상태로 1기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다는걸 알지만요.
특히 하치만의 목소리 질이 상당히 달라져서 게다가 어두운게 좋은 느낌입니다.
 
자, 이 이야기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것의 반쯤은 해결한 느낌입니다. 남은 이야기를 쓰기 위한 밑 준비도 갖추었습니다.
그렇다고는해도 아직 앞은 길지만, 괜찮다면 이대로 어울려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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