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사변6
『각하』
나의 그런 말에 눈 앞의 핸섬남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못한다는 표정을 짓는다.
"어? ……한번 더, 말해줄래?"
"각하"
두번이나 말하게 하지마…….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반복하니 핸섬남은 노골적이게 충격받은 표정을 짓는다.
"……왜?"
비장함으로 가득찬 목소리로 물어온다. 왜냐고? 뻔하잖아.
"귀찮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핸섬남은 머엉 입을 벌린다.
"그럼 이만"
관여하면 귀찮을것 같아서 나는 잽싸게 돌아가려고 자전거 자물쇠를 푼다.
빨리 돌아가야지, 구입한 식재도 상할지 모르니까.
"잠깐만!"
그 목소리에 나는 자전거에 올라타려던 하반신을 도로 내린다.
"……뭐야"
나는 귀찮다는 의사를 감추지도 않고 고개를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돌린다. 거기에는 열심히, 지푸라기 하나에 매달리는듯한 남자의 표정이 있었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
"하아"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건데 의중의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끌면 좋을지, 라는 것일까.
"……이런건 그 녀석들에게 얘기해봐도 제대로 들어줄것 같지 않고"
역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눈 앞의 핸섬남은 멋대로 말한다.
"……어쩌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촌"
아니, 몰라……라고는 할 수 없었다.
비슷한 의뢰를 하러 온 녀석이 과거에 있었던 것이다. 작년 봄이었나.
그거랑 겹쳐져버렸기 때문일까, 나는…….
"……듣는것 뿐이다"
잘 모를 핸섬남의 고민을 듣게 된 것이었다.
× × ×
그 후에 메일 주소랑 LINE ID 등의 교환을 마치고 귀가하는 흐름이 됐다. ……그때의 핸섬남은 무척이나 안도한 표정으로 그게 또 박차를 가한 핸섬남이었다.
그날밤, 바로 대화를 해서 그를 알게 된 점이 몇 가지.
이름은 모치즈키 쿄우.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의 2학년이며, 오리모토 카오리하고는 1학년 무렵부터 2년 연속으로 같은반.
부활동은 농구부.
오리모토가 입학식때 말을 걸어줬을때 경사롭게도 첫눈에 반했다.
지금까지 그걸 스스로 주위에 말한 적은 없지만, 자신이 말을 거는 여자는 오리모토 정도니까 주변에는 눈치채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얼마전의 오리모토의 생일날에 카이힌 종합의 학생 몇 명이 모여서 파티를 했다. 모치즈키도 거기에 참가한 모양이지만 쓸데없기 긴장해서 선물을 건낼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여친은 커녕 친한 여성 친구도 있었던 적이 없었던 모양이라, 어쩌면 좋을지 모른다.
……라고 한다.
여러모로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하나만.
이 녀석, 되게 귀찮다.
말을 거는 적극성은 있는 주제에, 한 발짝을 더 내밀 수가 없다. ……너는 여자애냐.
나보다도 10센치 이상은 큰 키. 단정하고 청결한 흑발에 중성적이라서 이 또한 단정한 얼굴. 농구부라서 운동도 잘 하는 모양이다.
스펙상으로, 분명 여자한테 인기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성격도 나쁘지 않다. 조금 귀찮다고 생각않는건 아니지만, 말이나 메세지를 주고받고나서 불쾌한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좋은 인상이라는 느낌이다.
여자친구가 생긴적이 없다는건, 그 만큼 외골수라는걸까.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다.
오리모토는 그――모치즈키에 대해서 그러한……연애감정이 없는걸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건 단언할 수 있다.
모치즈키가 말을 걸었을때 나를 이용해서 도망친게 그 이유다.
거기다 오리모토는 이런 소리도 했었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좀-』
더는 틀려먹은게 아니띾.
하지만 그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것도 잔혹하다. 메세지나 대화 도중에 왠지 모르게 포기하도록 나는 권할 생각이었지만, 모치즈키는 포기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는지 쓸데없이 낙천적이었다.
화면을 통해 에비나를 상대로 힘내는 토베를 보는 느낌이라 조금 울음이 나올것 같았다.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모치즈키에게는 소부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살 어린 동생이 있는 모양이다. 그 동생도 남친이 생긴 적이 없는 모양이라 상담도 못한다고 한탄하고 있었다. ……아니, 동생한테 연애상담이라니, 그건 아니지.
그날……연애상담보다도 동생 담의에 꽃이 피어서 의외로 대화를 계속할 수가 있었다.
마음속에서 그를 멋대로 시스콘 인정한 날이기도 했다.
하품을 눌러 죽이면서 교문을 지나간다. 자전거를 세우고 승강구로 향한다.
오늘은 금요일.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휴일이다- 라고 하고 싶지만, 모레 졸업식 준비를 위해 내일은 학교에 나와야만 하는 것이다. 토요일인데. 하아, 싫어진다. 졸업식같은건 필요없지 않습니까아.
"선배, 안녕하세요"
입학식은 해줘도 상관없다. 그게 있는 날은 재학생은 휴일이 되니까.
"선배?"
교복 뒷자락 부분을 잡아당겨져서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든다.
"……뭐"
그 우울함의 영향인지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무척이나 작았다.
내 반응이 겨우 들렸는지 선배선배 부르던 후배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린다.
"선배, 기분 나빠요?"
그렇게 말하는 후배――잇시키의 표정은 미묘하게 걱정하는 모양이라, 조금 눈썹을 찡그렸다. ……『시원찮은 선배를 걱정하는 나 귀여워』라고 마음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는걸지도 모르지만.
"……하? 그런건 아니다만"
다음날이 휴일이 아닌 금요일에 존재가치는 있는건가? 월요일은 문답무용으로 딜리트, 라던가 그런건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보다 이런데서 이 녀석이 말을 걸어오는건 드문데…….
그렇게 생각해서 주위를 돌아보니 겨우, 잇시키의 옆에 한 명의 여자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어깨부근에 정리된 풍성한 흑발. 눈가가 인상적인 단정한 용모. 잇시키보다도 조금 큰 키. 청순하고 성실해보이는 오러.
단적으로 말해 미소녀. 청초계 미소녀라고 해야할까. 포인트는 '계'를 붙인 점이다. 겉보기에 속아서 실은 청초하고는 동떨어진 성격이라고 알고서 충격을 받은……뭐 그런 사례는 널렸으니까.
내 시선을 깨달았는지 청초계 미소녀(잠정)는 나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응, 왠지 목소리도 성실해보여.
"……어, 어어"
거의 최저한이라고 생각될 답변을 하는게 고작. 그게 왠지 긴장되고.
"선배, 후배 여자애를 상대로 당황하지 마세요"
"시꺼"
놀리는듯한 잇시키의 음성에 무의식중에 투덜거린다.
뭐라고 할까, 보면 볼수록 잇시키와 이 청초계 미소녀의 접점은 없어보이는데……. 뭐, 우정에는 여러가지로 있으니까. 봐, 나랑 토츠카라는 사례도 있고!
"있잖아, 이로하. 이 사람이 전부터 이로하가 말했던 선배?"
"아-, 뭐어, 그럴려나?"
"헤에-……"
"……뭐야? 노조미?"
……흠. 아무래도 이 청초계 미소녀의 이름은 노조미인 모양이다. 아마 퍼스트 네임이겠지.
그보다도 신경쓰이는게 하나. '전부터 말했던 선배'는 뭐야. 설마 잇시키 녀석, 근거없는 소리를 퍼뜨리고 다녔다거나……
뭐라 노조미(잠정)에게 수상쩍은 눈으로 시선을 받는 잇시키에게 나도 의심쩍은 눈을 향한다.
"뭐, 뭐에요 둘이서……"
어리벙한 표정으로 잇시키가 말을 흘린다.
"……아니-?"
노조미는 미소지으면서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을 흐린다.
그 반응에 잇시키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후배 둘은 눈으로 대화하는 모양이자만, 나도 묻고 싶은게 하나.
"왠지, 이상한 소리는 안 한것 같군"
나의 조용하고 축축한 기운을 띤 의문스런 말에 잇시키는 어깨를 움찔거리며 고개를 움츠린다.
……이건 뭐라 말했군, 이 녀석.
움츠려진 고개 위에 있는 머리를, 잇시키는 내 쪽으로 끼끼끽 움직이거 푹 고개를 숙인다.
"시, 실례할게요!"
도망쳤다.
도망치는 토끼처럼 빠른 걸음을 개시하는 잇시키를 보고 노조미는 나에게 애매한 미소를 짓고서 인사를 하고 잇시키의 뒤를 쫓아갔다.
평범하게 사이 좋아보이는군, 저 둘.
나도 갈까…………라며 시선을 앞으로 돌렸을때 깨닫는다.
저 뒷모습은 토츠카!? 확인하는것보다도 빨리, 뛰어가려던 차에 뒤로 가볍게 어깨를 맞는다.
"히키타니, 안느어웨이!"
이 몸속에서 솟아오르는 시커멓고 음습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은 뭐지……?
…………아, 살의인가.
방과후. 평소라면 부실로 느릿느릿 가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교실 밖에서 우르르 나가는 학생을 해쳐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피하면서 찾던 학생의 어깨를 두드린다.
나에게 건드려진 그 학생은 특징적인 포니테일을 흔들며 나른하게 뒤돌아보고, 내 얼굴을 보고 왠지 진정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뭐, 뭐야……?"
카와, 카와사……카와사키는 무뚝뚝하게 말하지만 시선이 진정되질 않는다. ……왠지 이거, 진정이 된다. 자기보다도 긴장한 녀석을 보면 안심이 된다.
허둥대는 카와사키를 곁눈으로 나는 가방에서 미리 꺼내둔걸 내민다.
"이거, ……어제, 떨어뜨리고 갔어"
손수건이다. 어제 만났을때 카와사키가 떨어뜨리고 갔다.
내 손에 있는 그걸 보고 순간 카와사키의 움직임 멈춘다.
"아아, 제대로 씻어뒀어"
"어, 아, 응, 고마워"
말하고 카와사키는 받아든다.
"………………"
침묵. 딱히 할 얘기도 없고……부활동 하러 갈까. 카와사키도 왠지 어색한듯이 손수건을 개거나 펼치거나 만지작거리고 있고.
"……그럼 난 갈게"
"어, 아, 응……"
그렇게 말을 나누고 나는 걸어간다.
갈때 보인 카와사키의 표정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걸로 보였던건 내 기분탓일까.
× × ×
비교적 평화, 다른 말을 하자면 한가한 봉사부.
나는 그 한가한 시간을 유효활용하고 있었다. 옆에서 보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뿐이지만.
『취미라던가, 뭐 있어?』라고 상대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그러자 그 메세지에 기독했다는 문자가 붙고, 『카메라같은거?』라는 답신이 표시된다.
왜 나는 착실하게 협력하는걸가. 그 핸섬남한테. 대단한 의리도 없는데. 있다고 하면 이루어질것 같지 않은 사랑에 파고드는 남자에게 동정에 찬 마음. 그리고 시스콘스러운 녀석에게 아주 조그만 동료의식일까.
여기까지 말하면 알 것이다.
오리모토의 신변 조사라고 할까, 앙케이트라고 할까, 뭐 그런 느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그래. 그 핸섬남에게 협력같은걸 하고 잇는 짐작은 있었다. 그 녀석, 『협력해준다면, 네가 곤란할때 뭔가 힘이 될게. 뭐라도 할게』라고 말한 것이다.
문화제때 유키노시타가 언니에게 했던 『이 나에게 빚을 하나 만들 수 있어같은거라고 나는 받아들였다. ……왠지 저 녀석, 써먹을 수 있을것 같고. 갖고 있어도 손해보는 커넥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락하는건 귀찮지만.
『휴일에는 뭘 해?』라는 조금 무례하다고도 생각할지 모를 질문에도 오리모토는 짧은 간격으로 『기본 알바! 그리고 사이클링!』이라며 도장 첨부로 답변해준다.
알바랑 사이클링, 그리고 카메라라……적극적이구만. 나는 좀 그거지만, 모치즈키는 맞지 않을까, 이미지 상으로. 그러고보니 그 녀석의 취미같은거 못 들었는데……나중에 들어둘까.
……정말로 나답지 않은 짓을 하고 있군. 하지만 뭐, 시기상 그렇게 바쁜것도 아니니까 시간죽이기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화면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렸다.
* * *
『휴일에는 뭘 해?』라고 받은 메세지에 나는 기뻐진다. 이건 그거일까. 암묵적으로 놀자고 불러내는걸까.
나는 들뜨는 기분을 억누르듯 『기본 알바! 그리고 사이클링!』이라고 입력하고 송신. 감탄부나 도장을 첨부해버리는 등,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는것 같기도 하다.
그 하치만이 이 나에게 메세지를 보낸것이다. 게다가 평소엔 내가 메세지를 보냈는데 이번에는 하치만이 보냈다.
뭘까, 여러모로 생각하는게 있지만 일단 기쁘다.
『요즘 뭐 갖고 싶은거라던가 있어?』라니. 혹시, 생일 선물이라도 보내주는걸까? 아니……지나치게 생각한걸까. 어떠려나?
하치만은 묘한데서 묘한 행동을 하기도 하니까…….
일단, 『사랑을 원해』라고 송신하고 상태를 볼까.
그걸 기독했다는 문자가 표시되고나서 5분 후. 기독 무시인가?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을 무렵에 『바보냐』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물고늘어지며 『여자애는 무조건으로 사랑받고 싶은거라구!』라고 대답해보니, 『호오-』라는 흥미없다는 답신이 돌아왔다. 으음-.
…………어, 어려워.
'무조건으로 사랑받고 싶어'라……. 조금 그렇군, 하고 생각했다. 오리모토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모치즈키에게도 가능성이 1밀리 정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핸섬남이냐 마냐 이전에 모치즈키는 핸섬남이니까. 핸섬남에게 사랑받아서 기쁘지 않을 여자는 있을까. ……거봐, CM에서도 하잖아. 핸섬남에게 둘러싸여서 홈스테이라던가, 고양이가 된 여자애가 핸섬남에게 사랑받는다거나.
뭐, 이러는 원망은 남녀에 관계없다는 느낌도 들지만.
"힛키는 말야, 아까 사키랑 뭐 얘기하던것 같은데, 무슨 소리했어?"
갑자기 유이가하마가 말을 건다.
"아? 아아……그 녀석이 떨어뜨린걸 주워서 건내준것 뿐이야"
"헤-"
뭐야 그 흥미없다는 반응…….
하지만 흥미 있어보인다는 얼굴을 한 인물이 한 명.
"……사키? 낯선 이름이네요"
잇시키다. 뭐, 그야 그렇겠지. 둘 사이에 접점은 특히 없으니까.
"아-, 너도 만난 적이 있다고 생각해"
"에? 아-, 네네. 기억해요, 어음"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단서를 찾으려고 미간을 모은다.
아니, 기억 못하잖아. 라고할까 이름조차 들은적이 없잖아. 뭐야 그, 일단 대화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쓸데없는 테크닉.
"그거다, 크리스마스 준비에서 만난――"
"아아! 생각났어요. 그 눈초리가 나쁘……날카롭……. 스타일 좋은 사람이네요"
……잘도 생각했구만. 게다가 빨라. 카와사키의 이미지는 별개로 치고.
유이가하마도 난처하단듯이 웃고 있다. 유키노시타는 신경쓰지 않고 책을 읽고 있지만.
"그나저나 선배, 뭐라고 할까 유니크한 지인이 많네요"
"……너한테 듣고 싶지 않아"
"으. 그건 무슨 소리에요-?"
'똑똑'
『그말 그대로의 의미다』라고 답변하려던 차에, 예의바를법한, 그런 인상의 차분한 노크소리가 울린다.
"들어오세요"
유키노시타의 목소리에 천천히 문이 열린다.
"실례합니다……어라? 이로하?"
들어온건 낯이 있는……라고할까 오늘 아침에 인사를 나눈 청초계 미소녀 노조미(잠정)이었다.
× × ×
"실은 사람찾기 같은걸 하고 잇어서요……"
유이가하마에게 권유받아 의자에 앉고 노조미는 얘기를 시작했다. 그보다 이 애, 누구랑 닮은것 같은데…….
"아, 죄송해요. 제 이름은 모치즈키 노조미라고 해요. 이로하랑 같은 반이에요"
…………응? 모치즈키? 그거, 어딘가에서 들은것 같은데.
"실은 저에게는 카이힌 종합에 다니는 한살 연상의 오빠가 있는데요……"
앗……(눈치).
"오빠? 그게 상담이랑 무슨 관계가……?"
"네. 그 오빠가 어떤 사람이랑 주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어쩌지, 어째선지 이 부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만. 어째선진 모르겠지만. 아마, 귀찮아질것 같다던가 그런 이유다.
"주선을 하길 원한다면, 여기에 올 필요는 없는거 아니니?"
유키노시타의 질문에 모치즈키……성가시므로 노조미, 그녀는 "그게 말이죠……"라고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을 잡을 수가 없어서요……. 쉬는 시간에 그 사람이 있는 교실로 가도 『그런 이름인 녀석은 몰라』, 『다른 반 아냐?』라고 들어서요"
…………. 마음이 아프다.
"점심시간에 겨우, 선배 한 명이 『그는 맑은 날 점심시간에는 늘 교실에는 없어』라고 해서, 방과후에는 봉사부라는 곳에 가는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셔서요……"
노조미의 설명에 짐작이 가는듯한 반응을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쩌지, 나 알아버렸을지도"
"……참고삼아 묻겠는데, 그 찾고 있는 학생의 이름은 뭐라고 하니"
그 질문에 노조미는 대답한다.
"2학년 F반의 히키가야 하치만 오빠……라는 선배인데요……"
그 말에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잇시키의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갑자기 변한 분위기에 상담자인 노조미는 당혹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혹시, 선배가, 히키가야 선배인가요……?"
"어, 어어……"
입가가 경직되어서 제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일단 확인.
"뭐야? 너, 그 핸섬남……쿄우였나, 그거의 동생이야?"
"네……핸섬남인지는 모르겠지만, 맞아요"
"그러냐……"
"저기, 오빠가 무슨 실례되는 짓이라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네"
"죄송해요, 저희 오빠가"
그렇게 사과하는 노조미의 얼굴에는 기막힌다고 할까, 피로가 보였다.
대화에서 밀려난 다른 세 명은 나와 노조미의 얼굴을 시선으로 왔다갔다하고 있다.
"……그래서, 무슨 의뢰가?"
"아뇨……히키가야 선배와 얼굴을 봐두는게 목적이었거든요"
"그런가……그 녀석, 뭐라고 말했어?"
그러자 노조미는 조금 쓰딘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알겠어? 히키가야랑 그런 관계가 되면 안 된다? 오빠는 허락 못한다?』……라고 했어요"
"아아……"
역시 그랬나.
"정말이지……저런 오빠가 멋있다고 추겨세워지는 의미를 모르겠어요"
"후우……" 라며 정말로 질린다는듯이 노조미는 한숨을 쉰다.
"히키가야 선배같은 오빠가 훨씬 좋다구요, 잇시키가 말했――"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기세로 잇시키가 일어섰다. 그리고 노조미의 눈 앞으로 걸어가, 잇시키는 노조미의 양팔을 꼬집는다.
"아하아! 아하아, 이료하!"
노조미의 저항도 허무하게 이로하스의 공격은 멈추지 않는다.
"무슨 소리를 하려는거야!? 진짜 믿을 수 없어!"
위치 관계상, 내 위치에선 잇시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덜미는 빨개져있었다. ……노조미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걸까. 꿀꺽.
왠지 나같은 오빠가 훨씬 좋다고 말한것 같은데…….
꾸욱꾸욱 볼을 잡아다익고 있던 잇시키가 지쳤는지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 그 표정은 쓸데없이 포커페이스, 시원스런 얼굴이다.
"라고할까, 이로하가 말하던 선배는――"
'벌떡'
"――아무것도 아닌데?"
뭔가 말하려고 한 노조미가, 견제같은 잇시키의 기립을 바다고 입을 다문다.
"아무튼, 저는 이걸로 실례할게요"
"어, 어어……"
그렇게 말을 남기고 모치즈키 노조미는 돌아갔다.
……뭐라고 할까, 좋은 성격이구만. 잇시키에게 뒤지지도 않는 속이 시커멓다는건.
폭풍이 지나간듯한 분위기의 부실. 가만히 쳐다보는 시선이 나를 응시하고 있다.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다. 잇시키는 아무래도 지친 모양인지 머리를 감싸고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
유키노시타가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한 마디.
"설명"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