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디야?"
장소는 별것 아닌 주택가지만, 성대하게 길을 잃고 말았다.
일의 전말은 이렇다.
코마치한테 "운동안하면 찐다"라고 들었다
↓
걷는다
↓
걷는다
↓
길잃는다
↓
헤멘다
돌아갈수 없다←지금 여기☆
지금 여기☆가 아냐. 나는 바보냐.
그나저나 큰일났다. 슬슬 배도 고프고, 코마치한테 걱정 끼치고 싶지도 않고…….
"아 전화……전지가 다 되서 두고 왔지"
칫. 이건 상당히 위험할지도 몰라. 나는 이렇게나 방향치였던가? 아니, 예전 상태는 모르지만.
저쪽을 봐도 집. 이쪽을 봐도 집. 표식이 될만한, 특징이 있는 건물이 하나 없다.
"배는 고프고, 길은 모르겠고, 엎친데 덮친격이군……"
이럴거면 코마치랑 올걸 그랬다. 뭐, 코마치도 수험생이니까 밖에 돌아다니는건 못하겠지만.
"멍! 멍멍!"
"우오!?"
뭐, 뭐야 이 개!?
"잠깐, 그만, 간지러워!"
이 녀석, 엄청 따르잖아! 왜 이렇게나 따르는거야!?
"사브레! 먼저가면 위험……아!"
"……유이? 어? 왜 비둘기 이름을 부르는거야? 좋아해 비둘기 사○레"
"그쪽 아냐! 사브레는 개 이름이야"
……이 녀석, 네이밍 센스 없구만.
"힛키, 이런데서 뭐해? 기억 상실이니까 혼자 잇으면 위험한데?"
"아니, 지금 그 위험은 사라졌다. 유이……고맙다……"
우으……진짜로 살았다…….
"어, 어째서 우는거야? 기분 나빠……"
"그만! 우는거 보고 기분 나쁘다고 하지마!
그건……어린 애가 대화하는 이미지가 있으니까……초등학생 무렵인가? 아마 그 정도다.
초등학생이란 순수하며,때로는 잔혹하다.
처음으로 고백했을때, 겁에질리고 울며, 우연히 근처에 있던 그 아이의 친구가 내가 뭔가를 했다며매도를 했다.
초등학생 멘탈이던 나는 당연하지만 바로 울어버렸다. 거기서 나온게 결장타 한마디.
『뭘 우는거야. 기분나빠……』
그리고나서 3일이나 쉰 후에, 나는 여자애를 상처입혓다는 꼬리표가 붙고 말았다. 일났다. 죽고 싶다.
"히, 힛키. 착하지 착해. 괘, 괜찮아"
"유이……유이는 다정하구나……"
"에헤헤. 그 정도는――"
꼬르륵~……
"……배 고프다……"
"아, 아하하……있잖아, 힛키"
결국 그대로 유이네 집에 가게 됐다. 억지로 데려가진 느낌이지만.
"시, 실례합니다"
"어, 어서와"
어이. 왜 유이가 긴장하는거야. 네가 데려온거잖아.
"오, 오늘은 아빠랑 엄마가 없으니까 편히 쉬어도 돼"
"……없어?"
"으, 응……"
아, 아무도 없는 여자애 집에 초대받았다는건……요컨대 그건가? 착각하면 안 되는데 착각해버리잖아!
……진정해. 진정해라. 쿨해져라. 트라우마를 떠올려라. 트라우마를……트라우마를….….
"윽……"
너무 슬퍼서 토할것 같다…….
"힛키. 왜 그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자, 보리차. 지금 밥 만들게"
그래. 내가 유이의 집에 있는 이유는 유이가 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굉장히 걱정스러운데, 괜찮은가?
"어라…어랄라-? 나무젓가락이……꺄아 타버렸다! 아, 양파없어!? 어라, 뭐야 이 도구. 으응~? ……아! 엎질렀다!"
푸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짜로 괜찮은가?
"머, 먹어봐"
"……있잖아, 유이. 이거 뭐야?"
"뭐, 뭐냐니. 수프말고 뭘로 보이는건데!"
수프…….
"알았어. 목탄에 케찹을 넣은거지"
"아냐! 닭고기 토마토조림!"
아니아니아니. 이건 어떻게 봐도 닭고기가 아니다. 목탄이다.
"너, 제대로 자른 토마토 쓴거 맞냐?"
"자른 토마토? 뭐야 그거?"
뭐……라고……?
"아니, 케찹은 토마토잖아? 그러니까 봐 닭고기 토마토조림"
뭐가 '그러니까 봐'야? 누가 일본어로 번역해주세요.
"힛키, 먹어봐 먹어봐!"
"그래도 되냐? ……자, 잘 먹겠습니다……"
뭐, 뭐어 겉보기로 물사를 판단하는건 안 되니까. 모든 일도 체험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아니, 이건 안 먹어도 맛 없다는걸 알거 아냐.
힐끔
"……………"두근두근
……에에잇 될대로 되라!
뻐끔
우적, 우적, 으적, 으적, 와작, 와작.
………….
"어, 어때?"
"맛없어"
"비꼼도 아무것도 없이 맛없다고 했어!?"
아니, 이건 비꼬고 자시고 없잖아. 맛 없는건 맛없지.
"닭고기는 거의 탄소로 변해버렸고, 수프는 약간 케찹을 섞은 맛 밖에 안 나고, 무슨 영문이 모를 으적으적한게 들어있고"
"아, 그거 콘프레이크. 맛있지않을까 싶어서"
"너 이제 요리하지마"
"거기까지!?"
그게 타당한거다, 바보야.
"부엌 빌린다. 내가 만들어주마. 너는 이제 요리하지마"
"……헤?"
그 전에……
"있잖냐……화장실 어디야……?"
배, 배가……!
"보, 복도를 나가서 오른쪽이야……우으. 그렇게나 맛 없었구나……"
어이, 맛도 안 본거냐.
"좋아. 해볼까"
"손 씻었어?"
"유이가 아니니까"
"뭣?! 나도 제대로 씻었어!"
그런건 안 물었다.
자 그럼. 뭐가 있지……음. 이거라면 볶음밥을 할 수 있겠는데.
"좋아. 해볼까"
"완성!"
믹스 베지터블도 사용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볶음밥.
"……이거, 정말로 힛키가 만든거야?"
"드디어 눈까지 안습해졌나"
"그게 아냐! 조금 의외였으니까……"
내가 요리 못하는건 의외인거냐?
뭐, 이거 밖에 못하지만 말이다. 코마치한테 배우면서 만들었다"
"얼마나 연습했어?"
"토일요일 이틀"
"졌다……"
이 녀석, 상당히 연습하는것 같구만……왠지 나쁜 짓을 했다.
"뭐, 뭐어. 앞으로 연습해가면 되지. 자, 식기전에 먹어라"
"응.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뻐끔
응. 괜찮은데. 맛있게 만들었다.
"맛있어! 맛있어 힛키!"
"그거 다행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잡지마라.
""잘 먹었습니다""
하아. 만족했다.
"……있잖아, 힛키. 아까전에 말야……"
"아까전?"
"……여, 역시 아무것도 아냐! 힛키, 방에 가자!"
……에, 미안. 의미를 모르겠다.
"여기선 느긋하게 못 쉬구, 그……응?"
응? 이라니, 남자가 착각하는 워드 베스트 5잖아. 덧붙여 1번은 "오늘 부모님 없어"이다.
……어라? 착각 워드가 벌써 2개나 클리어했잖아.
"힛키?"
"아, 아무것도 아냐. 실례합니다……"
웃와-. 여자 방은 처음 들어갔다. 아마도.
왠지 굉장히 좋은 냄새가 나는데…….
"뭐, 뭐 할까?
"뭐하고 싶어서 방에 부른거 아니었냐?"
"바……바보……"
바보 여자애한테 바보 소리 들으면 조금 화나는데.
"에, 그게……에, 에잇!"
"우오!?"
갑자기 밀쳐쓰러졌다. 뒤에 침대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아니, 침대?
"저, 저기, 가하마 씨?"
"힛키……나, 나 말야?"
얼굴 가깝다. 아, 좋은 냄새…….
"힛키……"
"유이……"
얼굴이 더욱 가까워진다. 그리고 입술이 겹치려고할때,
삐리리릿. 삐리리리릿
""읏!""
갑자기 부끄러워졌는지 유이는 얼굴을 붉히고 전화를 받았다. 아니, 나도 엄청 부끄러웠다. 나, 지금 절대로 남에게 얼굴 보여줄 수 없어.
"여, 여보세요. ……아, 유키농? 에, 지금……집에 있는데? ……응, 물론 혼자서……거, 거짓말이……아, 미안해…응. 응……미안. 그렇지……이런건……알았어. 미안……"
어이. 너무 사과하잖아.
"……하아. 힛키, 미안해. 왠지 나 이상해졌어"
"이상한건 언제나 그렇잖냐"
"무슨 의미야!"
말 그대로 의미다.
"자. 배웅해줄게, 힛키"
"정말이냐? 땡큐다, 유이"
"괜찮대도. 그치만……또 요리 먹어줄래?"
"그것만큼은 참아줘"
"넘해!"
너무하지 않습니다. 죽고 싶지 않은걸.
"……뭐. 네가 요리를 잘하게 되면"
"……응!"
……정말이지, 그렇게 기쁜 얼굴 짓지 마…….
뭐,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기대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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