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의 빈곤생활 - 07 : 처음뵙겠습니다. 잇시키 이로하에요.
히키가야 하치만의 빈곤생활 - 처음뵙겠습니다. 잇시키 이로하에요.
"히키가야. 네 장래는 내가 보장할테니까, 네 시간 전부 다 나한테 줘!"
하?
아니아니아니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사람. 어딘가 맛이간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일 줄이야…
하지만, 그 말에는 이상하게 이끌린다. 이 발언과 리무진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보면, 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라는 인간의 사회적 지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도 태연하게 할 수 있다. 그녀는 그걸 실현할 수 있는 돈, 힘, 도량,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
실로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 제안을 따르면 나는 무리하게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일할 필요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이 사람에게 돌봐지면서 내 장래는 고난하고는 인연이 먼 생활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코마치를 두번 다신 괴롭지 않게 할 수가 있다.
무척이나 최고에 멋지고 훌륭한 제안을 해주는걸까. 거절할 이유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나는 대답한다.
"싫어요."
최고에도 멋지다아?
뭐야 그 구라투성이 선전문구.
인간사회에 있어 배신은 당연. 『최고』니 『완벽』이니 그런 잘 모를 애매한걸 지향하여 이끌리고 동경하고 인생을 휘두르는 그런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닌 이 세계. 그런 불합리 속에서 인생에 승리하는 사람은 한 손에 쥘 정도 밖에 없다. 그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노력, 최고급의 경험, 무엇보다도 초호급의 운을 가진 사람밖에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라는 인간에게는 그것이 있는가?
대답은 틀림없이 YES일 것이다.
그럼 어째서 거절한 것인가.
설령 이 사람이 인생의 성공자가 되었다고 해도, 나를 버리지 않는다고 하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 아니,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나는 실컷 사람들에게 속아오고 버려졌다. 조금이라도 마이너스의 가능성이 있다면 의심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고작 16년밖에 살지 않은 아귀의 빌어먹을 교훈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걸 따른다. 그렇기에 이 최고에 멋질『지도』 모를 이야기를 거절한다.
그것 마저도 예상대로였는지 역시 그녀는 겁없이 웃는다.
"헤에. 히키가야는 꽤 고집불통이구나. 그런 점도 싫지 않아."
"…이제 이걸로 몇번째인진 잊었지만, 돌아가도 됩니까?"
"응, 안 돼."
어느쪽인건데.
"너는 말야, 이미 내꺼야. 말했잖아? 너에게 거부권 따윈 없어. 아니면 여기서 반항해서 동생을 남기고 사라지고 싶어?"
야 야, 그렇게까지 열심히 권유하지마. 기뻐져서 불행해지고 만다고? 적어도 동생을 위협한다면 사형이다.
"…애시당초 저는 유키노시타 씨의 물건이 아닙니다. 그보다, 코마치를 걸고 넘어지면 화냅니다?"
"응응. 역시 남자애는 어떤 상대든 덤벼들어야지."
발언에서 심상을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아까부터 발언 하나하나가 노리고 있지 않나.
"좋아. 지금까지 중에서도 최고로 즐거워보여, 너는. 우선 그 솔직하지 않은 점부터 교육할까나아."
"적당히 해주지 않겠습니까? 슬슬 화낸다고요?"
"알았어 알았어. 더 이상 괴롭히면 가여운걸. 하는 수 없네. 이번에는 넘어가줄게. 너에게는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공격해보는 편이 좋을테니까."
그녀는 이거야 원, 하는 태도로 고개를 젓는다.
포기하지 않는겁니까, 그런겁니까. 그녀는 언제 다 먹었는지 도시락통을 치우면서 말한다. 그저 조금 걸리적 거리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들어볼까.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묻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코마치에게 손을 대면 화냅니다?"
어라? 코마치는 말려들게 하지 않을거죠? 라고 물을 생각인데 반쯤 협박이 됐다.
기세라는건 무섭네. 정말이지. 덕분에 그녀의 투쟁심에 불을 붙여버린것 같다.
"응, 알고 있어. 너를 정면으로 마음을 꺾는데 다른 사람은 필요없어. 그리고 그 발언은 너 자신은 뭘 해도 상관없다고 해석해도 돼?"
그녀는 겁없이, 요염하게 그저 웃는다.
"네, 물론. 유키노시타 씨한테서 도망치려면 아무래도 유키노시타 씨 자신을 박살내는 수 밖에 방법이 없는 모양이니까요."
나도 비굴하게, 추하고 추악하게 웃는다.
자, 내 고등학교 생활은 바빠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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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6화 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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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전거로 알바처 찻집으로 향했다.
아직 4월인것도 있어서 춥다. 장갑을 낄걸 그랬네.
벚꽃도 피어 꽤나 예뻐진 경치를 쳐다보면서 거리를 자전거로 달린다. 가던길에 파랑새도 본다. 이렇게 보면 역시 이 자리에는 없지만 동물이라는건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방금전까지 고양되어서 흥분하고 있던 감정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아있다.
"아! 선배-!"
고래로부터 자연이란 사람에게 안식과 힘을 준다. 그건 수렵, 채집, 풍작, 목축, 어획, 최근에는 발전 등등 여러모로다.
"어라? 선배-. 듣고 있나요-."
환절기에는 병에 걸리기 쉽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것 보다도 계절이 변해가는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추운 계절인 겨울로부터 일년의 첫 계절인 봄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바로 더운 여름으로 변한다.
"자, 잠깐만요 선배! 무시하지 마요! 저 울어버릴거에요!"
그렇게해서 다음은 가을이 되고, 또 겨울이 되어 일년이 끝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일년이란 짧다고 착각을 해버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년이란 길다. 나는 아직 1년을 16번 밖에 경험하지 않았으니까 신기하다.
"…칫 이 동정이…. 됐다구요-. 선배가 무시한다면 저한테도 생각이 있다구요- 에요."
자, 슬슬 내 진행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배제할까.
"방해다. 비켜줘."
"오, 역시 동정이라고 하면 대개 남자는 반응하는 모양이네요."
"시비거는거냐?"
조금 노려보며 말한다.
"아, 아니에요! 그보다 애시당초 선배가 너를 무시한게 나쁘잖아요!"
아까전의 위세는 어디갔냐, 잇시키야.
그보다, 조금 노려본것 만으로 쫄지마. 내 눈 때문이냐? 그런거야? 만약 그런거라면 내 눈은 얼마나 썩은거야.
"말했잖아. 일하는 도중 말고는 나한테 말걸지 말라고."
"뭐어,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네☆"
짜증나…
그녀의 이름은 잇시키 이로하. 자칭 고등학생인 중학생.
찻집 알바에서 함께 일할뿐인 단순한 동료일뿐인 관계일텐데, 어째선지 그녀는 나한테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그보다, 왜 중학생이 알바할 수 있는거야…. 뭐, 나도 남말은 못하지만.
"…하아…. 뭔데. 시시한 일이면 또 뭄시한다."
"이야아~, 그게, 우연히 만났으니까 같이 안 갈래요? 라는 느낌?"
라는 느낌? 은 뭔데. 자기일을 남일처럼 묻지마.
"알까보냐. 나 먼저 간다."
라며 나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속도를 올린다.
"잠! 잠깐 기다려주세요~! 어, 음 뭐든지 하는 말 들을테니까요!"
나는 페달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응? 지금 뭐든지라고 했어?"
"반응 빨랏!"
"그런가~ 뭐든지 하는 말을 들어주는건가~"
"자, 잠깐요, 이런 연약한 여고생한테 뭘 시키려고 하는거에요!"
"하지만 여고생은 거짓말이잖아?"
나는 조금 심술궂게 말한다.
"그 말대로긴 한데요, 뭐가요?"
기죽지도 않으니까 질이 나쁘다. 오히려 그녀는 정색한다. 나도 이 녀석을 자세하게 아는건 아니지만, 아마 이게 잇시키 이로하의 본질이다. 상대의 안색을 엿보며, 흥미 없는건 겉보고, 마음에 들면 점점 공격한다. 그래도 질리면 마지막에는 버린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유키노시타 하루노와 닮았다.
그저 본질의 곤본이 닮은것 뿐이지, 유키노시타 하루노와 비교해도 잇시키 이로하는 어리고 약하다. 예를 들자면, 잇시키가 소악마고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그걸 통틀어 지배하는 대마왕이라고 할까.
솔직히 이런 녀석을 상대하면 지친다. 그러니까 상대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경우는 감도 통찰력도 높으니까 더욱 성질이 나쁘다. 약점을 보이면 재미있다고 덤벼들어온다.
그런 방심도 빈틈도 있어선 안 될 인간인 잇시키 이로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싫지는 않았다. 근본이 썩은 인간이라면, 오히려 조금 더러운 인간을 좋아한다는걸까.
『자기 멋대로 산다』라고 하면 듣기에는 나쁘지만 『정직하게 산다』라고 하면 아름답게 보이듯, 나는 이 녀석의 자신에게 솔직하게 자기 멋대로 뻔뻔하게 사는 모습에 조금 관심을 가져버렸다.
어중간하게 우유부단하고 머리 나쁘고 성격 더럽고 거짓말쟁이 놈들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잇시키를 좋냐고 하면 똑바로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유는 귀찮다는거면 되겠지.
"…정색하지마라. 이 중학생 빗치."
"비비비, 빗치라니!"
하나하나 시끄러운것도 캐릭터 만들기 위해서다. 친근한 여자는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역시 이상적일 것이다. 그걸 잇시키는 알고 있으니까 캐릭터 만들기에 힘을 쓴다. 실로 우습다.
"하나하나 시끄럽구만, 어이."
하지만 그게 의미를 살리지 못할 때가 있다. 그건 여자를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는 괴짜, 혹은 달관해버린 끝에 공기가 되어버린 궁극의 외톨이다. 중요한건 『궁극의 외톨이』이므로 『평범한 외톨이』로는 착각해버릴 가능성이 있으니까 노카운트.
그리고 나는 『궁극의 외톨이』니까 캐릭터를 만들든 말든 효과가 없는건 당연하다.
"…역시 선배의 반응 재미없어요."
"재미없어서 미안하구만."
나는 잇시키의 얼굴을 본다. 외모만 보면 괜찮은데에.
"뭐에요? 혹시 고백하는거에요? 죄송해요. 생리적으로 무리에요."
이 녀석…말하게 내버려두면 재멋대로 말한다니까. 좋아, 실험도 겸해서 괴롭혀주자.
"아니? 너, 아까 뭐든지 한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그 내용을 지금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제, 더 이상 없을 엄청난 쓰레기 얼굴로 말한다.
"에? 자, 잠시만요! 그거 아무리 생각해봐도 농담이라구요!? 진심으로 믿는다니, 바보에요!?"
무시
"으~응, 어떡할까…역시『뭐든지』니까. 조금 더 잘 생각해봐야지. 으~음."
"뭐, 뭘 진지하게 생각하는거에요…? 농담…이지요?"
무시
"…"
"으, 으으…제가 잘못했으니까… 이제 용서해주세요-…"
무시
"…"
"선배애…훌쩍…"
우는척 잘하네.
"선배는 꽤 박정하네요오."
무시
"…"
"이봐요- 선배애애애."
무시
"잠깐만요~ 진짜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다니, 바보를 넘어서 변태라구요~"
무시
"저기요, 선배? 듣고 있어요?"
무시
"…선배?"
무시
"좀, 진짜로 무시하는건 너무하잖아요!"
무시
"…저, 저기~ 선배-?"
무시
"사, 사과하는 편이, 좋으려…나요?"
무시
"어, 음, 선배-? 듣고 있어요? 제가 잘못했으니까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무시… 그보다 성의가 부족해.
"선배… 사과하고 있잖아요… 너무하다구요-"
그렇군. 나는 너무한 자식이야.
"선배…죄송해요…제가 잘못했어요…죄송합니다…"
예상외. 실험은 실패한 모양이다.
"…뭔데. 내 예상으로는 기막혀서 어디 갈거라고 생각했는데."
"…선배…상당히 무시하면 탁 오는게 있다구요?"
응, 알고 있어. 오히려 너보다도 잘 알고 있어.
"그렇군. 나도 알고 있어."
"그럼 하지 말"잇시키"아주세 에, 네?"
나는 잇시키가 말하려고 하는걸 가로막는다.
"너, 왜 나한테 들러붙는거야?"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사고회로 수준으로 이해할 수 없다. 왜 이렇게까지 나한테 들러붙는거야. 보통, 무시당하면 기막혀서 피해버릴 터이다. 거기다 스스로 말하는것도 이상한 얘기지만, 나정도로 음습하고 기분 나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터인데 이 녀석은, 기막히는 일도 없이 성의를 다해 사과했다.
이래선 마치 나를 싫어하지 않는것 같잖아.
"왜냐니…왜일까요? 저도 몰라요."
잇시키는 조금 힘없이 웃는다. 그 얼굴은 조금 달관해서 조금 어른스럽게 보이지만, 역시 나이에 상응하는 미소였다.
그리고, 나는 이걸 알고 있다.
그건 언제였을까. 확실히 그건 작년 겨울이었지. 눈이 내리고 있던, 그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나와 잇시키가 처음으로 만났을때 그 얼굴이다.
아니,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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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할 얘기도 없이, 서로의 목적지인 찻집에 도착했다.
가게 뒷입구로 들어오는게 종업원의 규칙이지만, 거기서 나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인간과 마주쳐버렸다.
"…안녕하세요"
나는 최대한 싫다는 목소리를 참으며 인사한다.
"히키가야와 잇시키잖아. 히키가야. 이거 좀 도와주지 않겠나. 물론, 도와줄거지?"
거봐, 왔다. 그러니까 싫어. 게다가 나만 지정하는데 악의를 느낀다.
나와 잇시키에게 인사를 한 남자의 이름은 쿠가 텟푸. 같은 찻집에서 일하는 나와 잇시키의 선배. 아마 대학생.
얼굴은 부드럽게, 이른바 핸섬이라고 부르는 인상이지만 성격이 틀렸다. 얼굴이 좋은 탓인지 조금 제멋대로 구는 구석이 있고, 연상이 하는 말이라며 떠넘기며 나한테 일을 넘긴다.. 나는 일을 거절했지만,
―――――그래선 인생에서 고생한다?
라고 하면서 듣질 않는다. 귀찮아서 일은 떠맡아준다. 그게 봄방학부터 이어지고 있으니까, 쿠가는 좋은 쫄따구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는게 틀림없다. 나는 솔직히 상대하는 쪽이 지쳐서, 듣는대로 하지만 슬슬 어떻게든 해야한다.
쿠가는 나한테 걸레랑 양동이를 넘기려고 한다. 청소를 해라는 의미인가.
라고할까, 이미 도움조차 하지 않겠다는건가….
"…알겠습니다. 어디를 청소하면 됩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며 양동이를 받아든다. 나도 사람 좋구만. 쿠가는 만족스러운듯 고맙다고 말하고,
"적당하게 창문이나 닦아줘."
정말로 적당하군.
나도 알겠습니다, 라고 하고나서, 한번 뒷입구에서 가게로 들어와 종업원용 옷을 입으려고 생각하고, 그걸 실행하려고 하니.
"아, 그럼 쿠가 씨. 저도 히키가야 『선배』를 도와도 되나요?"
"어? …아아, 딱히 상관없어."
쿠가는 지금 잇시키의 발언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지, 조금 기분이 나빠진다.
아무래도 쿠가는 자존심이 높기 때문에, 자기보다도 아래라고 인식한 인간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바로 기분이 나빠지고 만다. 거기다 잇시키처럼 얼굴만 귀여운 여자애라면 더욱 그렇다. 이번에는 나와 잇시키가 같이 청소를 하는데 분노를 느낀게 아니라, 잇시키가 쿠가를 『씨』라고 부르고, 나를 『선배』라고 붙인데 분노를 느낀걸테지.
하지만 여기서 감정에 맡겨서, 그야말로 『선배』라는 대의명분을 사용해서 하지마, 라고 하면 잇시키와 관계가 나빠진다는 결론에 도달한거겠지. 그러니까 쿠가는 특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컨대, 쿠가 텟푸는 전형적인 틀려먹은 인간이다.
뭐, 또 외톨이의 나쁜 버릇인 인간관찰을 해버리는 나.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준비할테니까 기다려주세요? 히키가야 『선배』?"
방금전의 슬픈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 않는 목소리로 나에게 묻는다.
"…알았어."
나는 짧게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나를 신경쓰는 잇시키에게 나는 별로 나쁜 느낌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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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청소도 끝내고 금방 카운터로 향한다.
늘 그렇지만 가게에는 많은 손님이 있다.
"어라? 히키가야, 청소가 끝난 모양이네. 수고했어. 다행이야."
자, 나의 올해 가장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소개하자.
나에게 위로의 말을 해준 이 인물은 이 찻집의 마스터. 외모는 한 마디로 마랗자면 신사. 조금 상세하게 말하자면 40대 후반의 좋은 아버지. 게다가 배어나오는 분위기는 어른 신사의 그 분위기다.
고등학교 수험도 끝나, 남은 봄방학을 거의 알바로 보내려고 할때 고용해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의식을 우리에게 제공해준 적도 있다. 거기다 나의 사소한 심리 카운셀러를 해주거나, 이 찻집이 폐점한 후의 알바처를 봐주고 있다.
요컨대, 나에게 있어서도 동생인 코마치에게 있어서도 고개를 들 수 없는 인물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코마치 말고 마음을 연 인물이기도 하다.
나는 가게 안을 돌아본다. 웨이터가 없는 모양이다. 쿠가도 마스터가 카운터에서 작업하고나서 손님에게 옮기는 모양이다.
"네. 그럼 저는 웨이터를 할게요."
"오오, 고마워. 바로 미안하긴 하지만, 이걸 저쪽 자리의 손님에게 부탁해."
그는 겸손한 미소로 말한다. 응, 어지간한 아이돌보다도 청결하다.
"알겠습니다."
나는 트렌치에 샌드위치가 올려져있는 접시를 들고 지시받은 자리로 향한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앉아있는 『여성』을 보고 바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충동에 휩싸인다. 『여성』은 우아하게 독서를 하면서 티컵을 들고 입술을 대며 아름답게 마신다. 그 작법에 하나의 틈도 없이, 그야말로 『완벽』했다.
『여성』은 나를 깨닫고 기쁜듯 미소짓는다.
더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안녕, 귀여운 웨이터, 히키가야?"
유키노시타 하루노였다.
오늘 3번째 대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