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20) "역시 내 교육실습은 잘못됐다" 제 2화
히키가야 하치만(20) "역시 내 교육실습은 잘못됐다" 제 2화
…작년 5월. 내가 소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1개월 반 정도 지났을 무렵이다. 나는 반에서 고립하고 있었다.
원인은 상당히 확연하다. 어떤 개인 사정이 겹쳐서 나는 입학식에서 2주일 이상, 등교할 수 없었다.
입학한지 반달치는 인간관계 기초를 굳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등교하기 시작한 무렵에는 완전히 교실내 그룹은 만들어져 있고, 나는 교실에 녹아들기 위한 첫수에서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는걸 깨달았다. 그 실수를 되돌리지 못한채, 학교는 골든위크에 돌입하고, 그리고, 지금 위치가 거의 고정되어버렸다. 분하게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고립이라고 해도, 초등학교 시절처럼 명확한 악의를 쓰거나, 괴롭힘을 당한건 아니다. 오히려 직접적인 폭력도 없다. 그 부분은 역시 현하 유수의 진학교다. 대화를 걸면 대답은 해준다. 오히려 예의바르기 까지 하다.
그저, 거기에는 확실한 거리가 있고, 벽이 있었다. 그걸 무너뜨릴 방법을 모른채, 나는 5월의 반을 끝내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 나…… 츠루미 루미, 자신의 신상에 대해 얘기를 하자.
나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우리 집은 이른바 모녀 가정이었다. 철이 든 이래, 만난적이 없는 아버지에게는 이미 입양자가 있고,
캐리어 우먼이었던 어머니는 싱글 마더로써 나를 낳아 길렀다. 이럴때 비참한 가정환경을 상상할것 같지만,
경제적인 부자유를 느낀건 아니다. 어머니의 수입은 상당했고, 또한 아버지도 경제적으로는 얼마가 원조를 해줬던 모양이다.
그저, 때때로 세간에서는 '그런 눈'으로 보여지는건 아이일때 느꼈다.
어머니는 많이 바빠서 내가 외로워하지 않도록, 주눅들지 않도록 많이 배려를 해주었다.
나에게 입혀주고 싶은걸 상당히 신경쓰고, 여러모로 공부도 시켜줬다. '친구랑 사이 좋게 지내고 있어?'가 입버릇이었다.
그런 어머니에게는 감사도 하고 있고, 사랑도 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런 어머니랑 가정환경 탓으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뚤어지게 자라버린건 부정할 수 없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주위 동년배 아이들이 어리고, 바보라고 느낀적이 종종 있었고, 그걸 태도로도 보였다고 생각한다.
지금되어 돌아보면 아무 일은 아니다. 그런건 자신도 그저 나이에 상응하는 아이였을 뿐이지 않은가. 그런 초등학생 5학년때…그건 여름이었다. 마찬가지로 주위에서 고립된 적이 있었다. 아니, 마찬가지라고 하면 어폐가 있나. 그건 명백하게 악의를 토대로 한 괴롭힘이며, 또 잔혹한 본능에 충실한 아이들이 하는짓 만큼, 훨씬 용서가 없고 잔혹했다.
당시에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지금 되어 돌아보니, 나는 상당히 상처입고 처참해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태로 참가한 여름방학 임간학교에서, 사소한 사건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그건, 몇 명의 동급생의 마음에 트라우마를. 어린 내 마음에, 사소한 변화의 계기를 주고, 나의 주위와 가로막은 인간관계를 타파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상당한 부분의 기억이 애매해져 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이상해서, 잘 모르는 사건이었다.
얼마정도 교훈을 얻고 성장한 나는, 중학교에선 그런대로 잘 해가며, 몇 명의 친한 친구도 만들었다. 그저, 그녀들은… 전부 여성이다. 나는 지금까지대로 일관하며, 동년배 남자에게 흥미가 없었다. 아버지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여성은 파더콘이 된다, 라는 속설을 믿고 싶지 않지만…안 된다. 이야기가 틀어졌다.
중학교 시절의 친구들은 다들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지금도 가끔 메일로 조만간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가는 사람은 나날이 늘어난다. 점점, 소원해져가는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서 처음부터 인간관계를 재구축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 서전에서 완전히 짓밟혀버렸다. …지금 되어서 통감하지만 나는 결코 인간관계의 구축을 잘하는 타입이 아니다. 사람 대하는건 상당히 힘들어한다고 자각하고 있고,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몸을 사리는 점이 있다. 그러니까 말걸기 힘들어서, 벽을 만들어버리는거라고 이해는 하고 있지만… 새삼 그리 간단하게, 지금까지 만들어온 성격은 바꿀 수 없다.
그런, 이도저도 막힌 상황에서 맞이한, 5월도 후반으로 넘어간 어느날. 나는 그와 만났다.
아니, 재회했다.
점심시간. 교정 뒤의 테니스코트, 그 정면에 있는 보건실 옆 공간이 나의 점심시간 지정석이다. 교실에 남아있어도 같이 먹을 친구가 없다. 주위가 친구끼리 떠드는 와중에 혼자서 도시락을 펼치는건 뭐라고할까, 너무 비참해서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견디기 힘들다.
그런고로 학교에서 혼자 식사를 하며 로케이션이 좋은 장소를 찾으니 여기에 도착했다는게 된다.
하지만 여기까지 아무도 오지 않아서 나의 독점이 된 성지에, 오늘은 선객의 모습이 있었다.
루미"……누구?"
정장을 입은 20살 전후로 보이는 남성이, 평소 나의 지정석에 앉아, 도시락을 까며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손에는 자판기에서 사왔다고 생각되는 주스. 시간대와 시츄에이션으로 보아, 그의 목적은 나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으로는 보이지 않고, 교사치고는 너무 젊다. 있는대로 말해서 상당히 수상쩍은 사람이었다(특히 산뜻한 로케이션에 어울리지 않는 죽은 물고기같은 눈초리). 경비원을 불러야할까?
"………음?
그가 나를 돌아본다. …수상쩍은 사람에게, 수상쩍은 눈으로 보여졌다. 정말로 신고할까, 라며 반사적으로 생각했지만, 마음에 뭔가 걸리는게 있었다.
뭘까… 이 감각… 기시감?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걸까.
"나는 오늘부터 여기에 온 교육실습생이야. 그쪽이야말로 누구야? 여기 학생이야?"
루미"…보면 알잖아"
그러고보니 이번주였나. HR에서 몇 명인가 교육실습생이 온다고 했던것 같다. 우리 반에는 아직 실습생이 들어오는 수업이 없어서 볼 기회가 없었다.
"…뭐, 그야 그렇지만"
그는 나의 퉁명스런 대답을 듣고 후, 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태도는 곤란했나. 첫 인상이 너무나도 수상쩍었기 때문에, 그만 신랄한 태도를 취해버렸다. 일단 변명해두지만, 아무리 나라도 평소엔 조금 연상의 사람에게는 예의바르게 대한다.
하지만 수상쩍은 실습생은, 이런 취급에도 익숙해져있는지 특별히 화난 모습도 아니다.
루미"…거기, 내 자리인데"
??"딱히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잖아. 아직 공간은 있으니까 마음대로 앉아라"
또, 그만 저질렀다. 그리고 정론으로 대답했다… 정론인건 알고 있지만, 왠지 마음에 안 든다.
루미"…좀 더 저리로 가"
??"…예이예이"
나의 건방진 태도에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음침하지 않은 표정을 지으면 의외로 얼굴은 단정하다)을 보였지만 순순히 몸을 트는 실습생.
1m정도 거리를 두고 앉으려고 했지만,
??"잠깐, 조금 더 비켜"
라고 말을 걸었다. 나의 수상쩍은 표정을 보고, 그는 묵묵히 내 발밑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작은 황색의 꽃. 조금 시기에 늦은 민들레였다.
그는 이 꽃이 밟히는걸 신경 쓴 모양이다.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의외로 섬세한 사람인걸까.
내심으로 약간 평가를 고치면서도,
루미"…딱히 그런 꽃은 드물지도 않잖아"
그만 밉살스런 말을 해버렸다.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이런 엉뚱한 곳에 시기 놓친 시기에, 분위기도 읽지 않고 피어 있다고. 깨닫지도 못하고 밟혀서 끝나버리는건 너무하잖냐"
…이상한 녀석. 그렇게 생각했지만 순순히 꽃을 피해서 앉는다. 민들래 꽃을 사이에 두고 1m 20cm가 우리들의 거리.
그는 그것만 말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없이 빨대를 빨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5월의 좋은 날씨에 따라 나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천천히 하얀 구름을 밀어간다.
루미"…있잖아"
내가 말을 건다. 조금 그에게 흥미가 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