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가족이 되자7
가족이 되자7
부부.
인생의 무덤이라고 칭해지는, 결혼이라는 행위를 통해 연성되는 커뮤니티이며, 평온하게 지속되는것이 곤란한 3대 커뮤니티 중 하나다. 남은 둘은 여자 인원이 투입된 오타쿠 그룹과 아이돌 그룹. 전자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후자는 인기부족으로 인한 해산이 다른 멤버들 사이의 인기 차이로 생겨나는것으로, 붕괴가 시작되는 케이스도 있다. 더욱더 이 셋 전부가 얼짱으로 인해 도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얼짱은 만악의 근원이다. 얼짱은 죽어라, 자비는 없다.
………아냐, 그런게 아냐. 얼짱을 dis하고 싶은게 아냐. 나, 나도 얼짱이고………(떨리는 목소리)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부부라는 조직은 지속하기에 용이하면서, 서로의 행복도를 최대한 깎지 않고서 지속하는게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몇번이나 말하지만 지속하는것 뿐이라면 비교적 편하다.
급료나 가사가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면, 어지간히도 파트너와 불만이 없는한, 아니 가령 있어도 이혼으로 인한 디메릿트를 생각하면 결국은 그럭저럭 지속하게 된다.
문제는 그 행복도.
국민 앙케이트냐고 딴죽걸고 싶을 무리도 있을테니까, 그런 사람에게는 따뜻함이라는 추상적이며 판타스틱한 단어로 대체하자.
가족으로서 온기.
앳 홈한 분위기.
상기한대로, 결혼생활이라는것은 중단하는것을 망설이는 것이다.
즉, 설령 부부간 사이가 식어버려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그것이 평범하기마저 하다.
아이가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다음 세대를 맡을 아이를 기르는 커뮤니티로서, 가족을 계속하게 된다.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서로가 강박관념에 밀려 필사적으로 틀을 형성하여 이어간다.
알기 힘들다면, 나의 정기 시험을 예로 들자.
몇 점을 따든간에 추가 시험과 보충 수업을 받으면 학년을 올려주는 학교이기 때문에, 나는 수학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결과로서 학년 최하위라는 중학교 2학년이라면 목에서 손이 나올만큼 눈부신 지위를 얻고 있다.
이것이 결혼생활에 있어서도 성립한다.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나의 시험이라면 예를 들어 컨닝 등의 위반을 저지르지 않는 한, 최악의 결과는 도달하지 않는다.
다만, 물론이지만 '최악의 결과' 이외의 폐해는 일어난다.
나라면, 담임교사로부터 미움을 산다거나.
이것이 부부라면?
결혼생활이라는건 꽤나 버거운 것이다.
남편은 일에, 아내는 가사에 쫓기며 매일 지치게 된다.
피로가 쌓이면 정신이 날카로워진다.
짜증이 나고, 사소한 주의에도 열을 내고 만다.
비아냥을 들으면 더 짜증을 난다.
매일 그렇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은 지치는 것이다.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그 유키노시타 마저 그랬다.
가능한건 완벽초인 하야마 정도일 것이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맺어지는거니까 그래도 행복할 것이다, 라며 꿈꾸는 소녀도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부모는 지금도 러브러브하다고 말하는 녀석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시 그건 소수파다.
사랑은 3년.
호의는 5년.
사람의 마음은 그리 영구적인게 아니다.
연심같이 온도가 높은것은 더욱 그렇다.
물을 계속 끓이는 거나 마찬가지다.
식히든지 연료가 끊기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기에, 평범한 인간이 결혼생활을 했을 경우, 최고라도 5년이 지속되면 식어들고, 사랑하는 살마과 생활한다는 행복도 느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까지 결혼생활은 가혹하다고, 나는 부모를 보고 생각했다.
………자, 결혼생활 결혼생활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했지만.
나는 결혼생활의 측면, 일상 삶에 대해서 밖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눈치챘으려나.
아침 일찍 일하려 가고, 밤 늦게 귀가한다.
그들이 평일에 얻을 수 있는 시간은 안 그래도 극히 적고, 그런데다 서로 지쳐있으니까 그리 평온한 시간을 보낼리 없다.
따라서, 여기서 중요해지는게 휴일이다.
휴일은 좋다. 하루종일 뒹굴거릴 수 있다.
………아냐, 그게 아니다.
하루종일 둘의 시간이 있다.
식어버린 뒤라면, 그것마저 고통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식은 관계는 휴일에 되돌리는것이 가능하다.
소파에 앉아 푹 잠기는것도 좋고, 데이트 기분으로 거리에 쇼핑 나가는것도 좋다.
그렇게해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것을 떠올린다면, 힘들게 생각했던 결혼생활도 눈부시게 빛난다.
뭐, 요컨데 '가끔은 밖에 나가자-!' 라는 이야기로 집약하는거지만, 그 이야기가 맞다.
그런고로, 결혼생활에 있어 휴일은 대단히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건 안다.
역시 둘의 시간이라는건 중요할테고, 그런걸 하는것으로 '그저 가족이라는건 커뮤니티를 계속하게 한다'라는 비뚤어진 의식에서 해방되는 가능성도 있다.
안다.
잘 안다.
아니, 그렇다고해서, 말야……….
"듣고 있니? 귀머거리가야"
"………………"
귀에 들린 늠름한 목소리에, 하지만 나는 무언을 관철했다.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면 무서울리 없다.
창처럼 닦아진 단어도 귀를 막으면 겁먹을리 없다.
………아니, 귀를 막는다 한들 목소리는 들리지만. 좁은 방이고.
예의 '가족 놀이'가 화제에 올랐을 때, '휴일을 보내는 법'에 의문을 제기한 유키노시타에게 아마 해피한 두 부모를 가진 유이가하마가 무척이나 해피해피한 가족과 보내는 휴일을 참고해서 이야기 했을때 나는 생각하는 갈대로 변했다.
그치만 분명히 유키노시타 씨는 그걸 따르자며 할거잖아.
라고할까, 실제로 '이번 주말은 쇼핑몰에 가자'라고 말했고.
뭐, 확실히 잘하는 사람을 흉내내는건 숙달자가 되기 가까운 길이기는 하지만.
그걸 휴일에도 하라고?
그것도 밖에서?
실내라면 아직 낫다. 적은 자신의 수치심 뿐이다.
그 밖에도 상스러운 본능이니 열이 오른 이성 같은것도 적이지만, 그 부분은 외톨이로서 긍지가 어떻게든 커버해준다.
하지만, 그걸 밖에서 하게 되면 수치심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라고할까 평범하게 휴일이 날아가는것도 괴롭다.
여기 최근에는 평일의 대부분을 유키노시타가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휴일은 나에게 있어서 오아시스. 녹화했던 페이트랑 프리큐어를 보면서 늦은 아침식사를 먹으며 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 매일 봐도 익숙치 않는다고, 파자마 차림이라던가………. 가끔 목욕 타올 차림으로 나오기도 하니까, 젠장.
그런고로 나는 단고하게 반대 자세다. 오히려 이야기를 듣지 않기까지 했다. 나의 휴일이다, 누구에게도 건내지 않아. 휴일을 너무 좋아해서 위험하다. 뭣하면 갈망으로 인정할 수 있기까지 한다. 어이, 나의 성유물은 어디야. 무간휴일 지옥 유출시켜주고 싶으니까 얼른 내놔. 그거나 성배를 줘, 빌테니까. 뭣하면 노아라도 좋아. 개념정제할테니까.
나의 정신안정을 위해서도 휴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저 둘에게 눈을 보고 부탁을 받으면 거절할 수 있을것 같지 않다.
………앗.
이거 완전히 아내에게 휘둘리는거잖아……….
그렇기에 쓸데없이 눈을 마주칠 수도 없어서 이렇게 보지 않고 듣지 않기를 "흥흐-응" "여기, 영차………" 어라, 왜 되게 가까이서 둘의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왜 묘하게 샴푸 냄새가 나는거야? 왜 무릎 위랑 등 뒤에 무게가 더해지는거야?
"에헤헤, 힛키힛키!"
"좀, 뭐하는거야 너희들. 성희롱으로 신고한다"
"우리들의 앞에서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니까 그래"
"에, 뭐야. 여기는 전장이야? 빈틈을 보이면 당하는거야?"
겉으로는 지쳐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야단법석중이다.
어쨌든 미소녀에게 샌드위치 당하고 있다.
뒤에서 안겨오는 유이가하마.
무릎위에 앉아 가슴에 등을 기대오는 유키노시타.
뭐야 이거, 도망칠 길이 없어.
막혔다. 이거 막혔다.
왜 포로 취급에 익숙해져 있는겁니까아, 둘 다……….
"그렇게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되잖아. 집에선 자주 해주잖니? 여보"
"아니, 하잖아……… 밖이랑 집에선 사정이 다르다고. 어웨이라면 싸우기 힘들거나 하잖아, 야구같은것도"
"집, 이라………"
쿡, 하며 유키노시타가 미소짓는다. 아니, 딱히 유키노시타 집을 앳 홈이라고 느끼는건 아니거든? 오히려 바늘방석이다. 요즘 정신을 차리면 소파에서 잠들거나 하지만, 앳 홈은 아니거든.
"엣……… 유키농, 집에선 그런것까지 해?"
"앗. ………아니야, 유이가하마"
아아,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가 없을때 뿐이었지, 이렇게 책상다리 위에 앉아오는거………. 유이가하마의 언니 입장으로서, 응석부리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거지. 새삼스럽지 않냐, 라고는 하지 않는다.
"증말, 힛키!"
"아니, 나는 나쁘지 않잖아"
"내가 있을때는 어깨에머리 좀 올린것만으로도 싫어했으면서!"
"싫어하지 않았어, 조금 허둥댄것 뿐이다………"
"똑같잖아!"
"안 똑같거든………"
너 생각해봐라.
갓 목욕하고 나와서 파자마 차림에 살짝 화조띠고 좋은 샴푸 냄새가 나는 유이가하마가 포근한 몽롱한 미소로 너 '힛키………' 라고 말하면서 기대오는거라던가, 젠장. 고의가 아니라는걸 아니까 더 질이 나쁘다. 그 점에서 유키노시타는 괜찮지. 마지막까지 츤츤 거리니까.
………아니, 유키노시타는 유키노시타대로 위험하지만.
극히 드물게 다정한 음색으로 이름을 불러줄때는 일단 어떻게든 이성을 버틴다.
그렇게 생각하면 유이가하마도 받아들일 수 있을것 같지만………유이가하마는 육감적으로 말이지……… 반칙이니까……….
"흥이다! 힛키따위 이젠 몰라!"
홱 하고 뺨을 돌리는 유이가하마. 아니, 기분 나빠지는건 괜찮지만, 아니 괜찮진 않나. 멀어지는 머리와 반비례로 밀착하는 부드러운 탄력을 어떻게든 해주지 않을까나아……….
힘이 빠지는 나와 볼을 부풀리는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는 미소를 지으면서 유이가하마에게 말을 걸었다.
"유이가하마"
"왜? 유키농"
"이쪽으로 와"
펑펑 두드린건 유키노시타의 무릎.
그 의도를 눈치챈 유이가하마는 파앗 미소를 짓고 내 등에서 떠나,
"실례합니다!"
"그래, 어서와"
푹, 하며 유키노시타의 무릎 위로 들어갔다.
"큭………"
무거워………! 역시, 여자 둘은 무겁다고 해도 되지………!? 사과도 10개 있으면 무거울테니까………!
"변통성 대신으로 할 생각인데, 어떠니?"
"쾌적해, 유키농!"
"그럼 다행이야"
"잠깐, 너희들………발판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는거냐………!"
"어머, 요구된 역할을 해내지 못한 도움도 못되는게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그렇게 무겁지 않으니까 괜찮잖아-!"
"이런 사람은 내버려두고 차를 마시자. 자, 유이가하마"
"와아, 백허그 같아!"
"잘도 그런 단어를 알고 있구나. 대단해"
"에헤헤-"
내 무릎 위에서 백합전개를 시작했는데요, 좀. 마리아 님 보고 있어-?
왜 이 사람들 남의 무릎 위에서 쿠키 먹여주기 하고 있어? 둘이서 완성된 S야? 남의 위에 있는게 기본이야? ………둘 다 늘 카스트나 성적으로 위에 있으니까. 그럼 맞는건가. 아니군.
아니, 발판 취급은 딱히 됐어.
변통성 없다는것도 인정한다.
그저, 이 자세는 유키노시타의 몸이 있는 힘껏 눌려지니까 좀 괴로운데……….
머리카락에 지금이라도 머리를 박을것 같고, 그걸 피하려고 하면 어깨위로 고개를 내밀어야해서, 그렇게되면 목덜미가 가깝고, 전차 안에서 알콩거리는 커플처럼 되니까 괴롭다.
등은 그렇다치고 엉덩이가………울고 싶다.
"자, 힛키도!"
"아?"
"쿠키! 아-앙해!"
유키노시타의 무릎에서 이쪽으로 돌아본 유이가하마가 나에게 쿠키를 내민다.
먹기 위해선 아까 말한대로 어깨위로 얼굴을 내미는 짜증나는 커플 스타일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과로서,
"………"
"………"
거의 얼굴 바로 옆에 고개를 내민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 묘하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책상다리 위에 앉아도, 늘 거기까지만 하니까. 거기서부터 내가 뒤에서 껴안거나, 머리 위에 턱을 올리거나 해서 밀착율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평소 하는거랑 별로 다를바 없는데, 이 어색함. 이게 벽의 외측 세계인가……….
"아-……… 그보다 뭐야 이 자세"
귀찮다는듯 나는 말을 내뱉었다.
"비켜비켜. 의뢰인이 오면 어떻게 설명할 생각이야"
"에-"
"에- 가 아닙니다. 자, 부장. 풍기풍기"
"………"
아니, 말없이 옆을 보면서 머리를 툭 기대도 곤란해………귀여워서 곤란해……….
뭐? 항의할 생각이야? 그렇게 삐친 표정 보여도 연장은 안 한다고?
툭, 하며 머리에 머리를 대면서, 그 어깨를 두드린다.
유키노시타는 일단 납득을 한 모양이라, 유이가하마가 일어선 뒤에 천천히 내 무릎 위에서 떨어졌다.
고양이 같은 온기가 떠나, 조금 쓸쓸해진다.
기지개를 한 유키노시타는, 아직 앉아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흐흥, 하며 겁없는 미소를 지었다.
"고문은 성공이네. 입을 열게 했으니까"
"아아,역시 고문이었냐………"
"그, 그런거야, 유키농!?"
"그래"
"엣, 그치만 유키농 『모처럼 기회니까 가끔은 학교에서 응석부리자』읍"
"………듣지 않았지, 귀머거리가야"
"아니………아아, 응. 안 들은걸로 해줄게………"
"………"
아, 미간의 주름이 대단해.
그 이상으로 얼굴이 빨간게 대단해. 피로가 쌓였나……….
"………뭐, 알았다"
어쩔 수 없다며 나는 양손을 들었다.
"쇼핑몰에서 쇼핑이지. 알았어"
"히키가야………"
"매일 이런식으로 끈질기게 조르면 못 버티니까 말이야"
"들었니, 유이가하마. 언질은 받았어. 앞으로 뭔가 조를때는 이 방법으로"
"알았어!"
"어이, 그만해. 아니, 진짜 정말로 그만해주세요"
"………싫었어?"
"………정신위생상 좋지 않다고"
표정에 그늘을 보인 유키노시타에게 불평스런 대답을 하고나서 나도 일어섰다.
"슬슬 집에 갈까"
"………그렇구나"
끄덕이며 유키노시타가 문단속을 시작한다.
"힛키………"
"알았다 알았어. 책상다리, 책상다리 위지"
뿡뿡 콧김을 뿜으며 불만스런 시선을 하는 유이가하마도, 나의 승낙에 바로 기분을 푼다.
기뻐해줘서 다행이다.
뭐, 부부로써 찰딱 달라붙는건 당연하니까. 그 예행연습으로 생각하면 이런 알콩달콩도 필요불가결일것이다.
………그런걸로 해두자.
"자, 집에 가자"
"어-"
유키노시타를 따라, 나와 유이가하마는 터벅터벅 그녀의 뒤를 따랐다.
자, 휴일이다.
굉장히 무시무시한 간원방법을 얻은 아내(임시) 둘에게 실컷 휘둘린 한 시간을 통해, 나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힛키, 일어나! 오늘은 외출한다고 약속했잖아!"
"………졸려"
휴일 아버지의 기분을 모르는것도 아니다.
모처럼 휴일이니까 계속 자고 싶어……….
"증말, 힛키!"
흔들흔들 이불 이로 나를 흔들어오는 유이가하마에게 짜증마저 늒니다. 그 정도로 졸립다. 라고할까, 네가 어제 목욕 타올로 튀어나온 탓에 잠드는게 엄청 늦어졌다고……… 너 때문이야………
"시끄러워………대충 식었으니까 조금 일찍 늦잠을 보내도 괜찮잖아………"
고양이처럼 둥글게 말면서 나는 이불을 살짝 들어올렸다.
"자, 유이가하마"
"엣"
"그냥 오늘은 자면서 보내자고? 응………?"
졸려. 그냥 오로지 졸립다.
얼른 자기 위해선 유이가하마를 조용히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럼 유이가하마도 잠들면 된다.
"읏………아니, 그치만………"
"팔배게도 해줄테니까………"
"팔배………!"
유이가하마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그리고나서 잽싸게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미안, 유키농……… 팔배게에는 이길 수 없었어………"
"유이가하마………"
"아으………"
아아, 부드러워……….
그리고 따뜻해……….
팔 안에서 껴안아주자 유이가하마는 조용해졌다.
조건 클리어-.
잠자는 아이는 쑥쑥 크니까. 풍만하게 자란 유이가하마도 수면은 싫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렇게 아침부터 두번 자는것도 나쁘지 않을터.
"응……… 힛키………"
봐, 이렇게나 가슴에 머리도 비벼온다. 빨리도 잠들 자세로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좋아, 그럼 잘 자"느후에에엑" 뭐야, 이 옆구리를 핀포인트로 찌르는 중압은………!
황급히 고개를 드니,
"뭘, 하고 있는거니………?"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설녀가 나에게 물었다.
이불위로, 내 옆구리를 정확하게 짓밟으면서.
"오늘은 외출한다고 말했을텐데?"
"아………아니………"
"뭐어야? 뭐, 변명이 있으셔?"
공처가, 공처가다……….
이 여자, 틀림없이 남편을 잡고 휘두른다………알고 있었다.
"깨우러간 유이가하마가 아무리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이 되서 와봤는데………즐거운 모양이네"
빤히, 시선을 던져서 유이가하마가 황급히 소리를 지른다.
"미, 미안 유키농! 팔배게라고 하길래 그만………"
"그렇게 꼭 안는 자세를 팔배게라고 부르니………?"
"이건, 그게………힛키가, 갑자기………"
"………히키가야?"
"죄송합니다, 잠에 취했습니다"
"어머, 묘하게 솔직하네"
"반성하고 있으니까………"
유이가하마를 살살 이불에 내려놓고나서, 쭈뼛쭈뼛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의 폭주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팔배게 해줄테니까, 라니 어떻게 되먹은거야……….
하지만 너, 너………그렇게 껴안는다니, 너……….
"괴롭다…… 사라지고 싶어………"
"안 돼. 쇼핑이 기다리고 있는걸"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그리고나서 아직 양손으로 뺨을 끼운채 누워있는 유이가하마의 옆에 눕는 유키노시타.
"자, 얼른 준비해. 그 동안 나는 유이가하마와 뒹굴거릴테니까"
뒹굴거리는거냐……… 유키노시타라도 뒹굴거리는건가……….
"옷, 주름 잡히지 않아?"
"그걸 네가 말하는거니? 유이가하마를 이불로 집어넣은 네가"
"죄송하게 됐습니다………"
젠장, 실컷 당했다.
역시 약속은 깨면 안 되는군.
어딘가에서 제대로 벌을 받게 된다.
"미안, 유키농………"
"괜찮아 유이가하마. 전부 저 남자 탓이야"
터벅터벅 침실을 나가는 내 뒤로, 이불에 누우면서 대화하는 둘의 목소리가 들린다.
"………질투했어?"
"아니. 그런건 아니야"
"………그 정도론 질투하지 않을 짓을 하고 있다는거야?"
"그건 아니야. ………실은, 조금만 질투했어"
"조금만?"
"………"
아-아- 안 들려 안 들려.
………뭐어, 그거다.
유키노시타가 비밀로 힛키 팔배게를 쓰고 있는건 비닉 의무가 있으니까.
아는 사람이 없다.
"………저렇게 그가 응석부리는 일은 없잖니"
"………그러게"
아니, 정말로 안 들려.
안 들리거든.
머리속 길로틴 노래로 가득 채웠으니까.
피, 피, 피, 피가 필요해.
길로틴에 붓는 음료를.
……코피가 나올것 같다.
"그러니까 부러워"
"………그럼, 대신에 내가 응석부려줄게!"
"후후, 고마워"
"유키농………"
"유이가하마………"
아~ 왔습니다 왔어~.
세면대로 향하면서, 그녀들과 접촉 방법을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자, 그럼"
먼 거리.
현재 위치에서 전차로 30분 정도.
지인 녀석들에게 보여지는걸 고려해서, 굳이 멀리 왔다.
역을 나오자마자, 나는 등을 쭉 피고나서 유이가하마에게 말했다.
"그럼 2시간 뒤에 여기서 집합"
"엣"
"엣"
"………농담인게 뻔하잖아. 왜 진짜로 반응하는거야"
에, 나 그렇게나 신뢰감 없나. 가짜라도 부부고 적어도, 같은 봉사부 사이인데……….
"부부가 휴일에 데이트하러 왔다, 라는 설정이잖아. 자, 와라고 허니-. 팔이든 손이든 자, 잡아주뫄아………"
"우와아………"
형태부터 만들려고 용기를 쥐어짜내, 목소리를 쥐어짜내서 이상하게 변해가는 나에게 유이가하마는 기막힘반 얼굴 빨개짐반인 모양이다. 수수하게 기쁜것 처럼 보이는건 그건가, 꼴사나운 나한테 흥분하고 있는건가. 역시 S잖아………(환희).
"예습으로 잡는건 상관없는데, 우리 둘과 잡아도 괜찮겠어?"
"그야 뭐, 패배자들한테 질투의 시선은 받겠지만, 이미 익숙하니까"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해도 남의 시선을 느끼기 까지 한다. 외톨이 특유의 피해망상으로 인해 시선에 대한 내성은 붙어있다고.
태연태연, 하다며 비뚤어진 미소를 짓고 있으니, 유키노시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리고나서 뺨을 붉히면서 미간에 주름을 모았다.
"………………그게 아니라, 히키가야"
침묵 후 커흠, 헛기침을 하고나서 유키노시타는 말한다.
"여성 둘과 팔짱을 끼고 걷는 남편이라는건, 아무리 그래도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아, 그것도 그런가………아니, 잠깐. 그런 말을 하면 네 집에서 부부 놀이도 틀려먹었잖아. 일부다처로 하는 것 밖에 안 되잖아"
안 그러면 나는 불륜상대와 아내 둘이서 같은 방에서 자는 여자의 적이 성립되고 만다. 아니, 여자애 둘과 같은 방에서 자는 시점에서 남자의 적이긴 하지만. 정말로 나 뭐하는거야………. 여기는 남자인 토츠카와 자서 밸런스를 맞추는 수 밖에 없군. 아아, 그게 좋다. 그것밖에 없다. 오히려 그것밖에 없다고 보인다. 남자끼리니까 같은 이불에서 자도 되지? 좋아, 그럼 배게를 사두자.
"………그것도 그렇구나. 해외에서 결혼한걸로 하자"
하아, 라며 한숨을 쉬고나서 유키노시타는 슬며시 내 팔을 안았다.
사키사키가 일했던 어른 가게에서 했던것보다도 어색하게, 하지만 팔을 잡는 힘은 세다.
"………소매 잡아도 괜찮아"
"………이러는 편이 좋아"
"………어"
짧게 문답을 하고나서 문득 생각한다.
"………부추겨놓고 뭐하지만, 평범한 부부는 이렇게 팔짱을 끼는 수준으로 러브러브해?"
"………잡아놓고 뭐하지만, 확실히 불안하네. 어떠니, 유이가하마"
질문을 받은 유이가하마는,
"에? 아-, 그러니까………엄청 보통"
정색하며 그렇게 말했다.
"거짓말이지. 너, 지금 절대로 거짓말하고 있지"
"거, 거짓말 아냐! 정말이야!"
"거짓말하면 바늘 천개 먹여질거다. 유키노시타한테"
"거짓말, 안 돼. 절대로"
"유키농 무서워!"
"농담이야. 하지만 사실을 말해주면 기쁘겠어. 쓸데없는 짓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쓸데없는 짓이라………"
"………………"
쓴웃음을 짓자 팔을 세게 잡혓다. 하지만 나는 사과하지 않는다.
"응-……… 그치만 우리집 아빠랑 엄마는 자주해. 그러니까 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보통은 아닐지도"
"그래………"
흠, 하며 턱에 손을 대는 유키노시타에게 말해준다.
"뭐, 오늘은 괜찮잖냐. 참고한 분들이 그러니까"
"여자 둘과 팔짱을 끼는건 아니지만, 아하하………"
"그럼 그거냐, 교대로 너희들을 모시라고? 쓸데없이 더 안 좋잖아……… 점원의 눈 무서워………"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여자를 바꾼다면서 찔려도 어쩔 수 없을 수준이다.
"둘이서라면, 미녀에게 속은 제비 같은 취급이 될테니까. 엄청 안전해"
"우리들을 보는 눈이 심해질텐데………"
"남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도 즐기면 되잖아"
"이렇게까지 산뜻한 이중규범은 좀처럼 볼 수 없네………과연 히키가야구나"
"좀처럼 할 수 있는게 아니야라니. 그 뭐냐. 신경쓸거면 그만해"
"해라고 했다가 하지 말라고 했다가………"
또 한숨을 쉰다. 그렇게 빈번하게 한숨 쉬면 행복이 도망간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숨에는 행복이 깃들어있는건가. 좋아, 빨아들일까. 기분 나쁜가. 기분 나쁘군.
"………뭐, 됐어. 그 배려를 보고, 팔짱을 껴줄게"
"잡혀사는거 장난이 아니구만………"
쓴웃음을 짓고 유이가하마를 쳐다본다.
"유이가하마는 어떡할건데"
와라 와, 라며서 약간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손을 뻗으니, 괴기한 얼굴을 지었다.
"………안 잡는다는 선택지도 있어?"
"아니, 손 잡는편이 네가 좋아하나 해서"
"………대뜸 말하네에, 정말"
맞긴 하지만, 하며 투덜거리면서도 잡아온다.
오오, 부드럽다………유연제 썼어?
"에, 에헤………왠지 이런거 수줍네"
"왠지 뭐든 절찬 얼굴이 빨개지는 중이지만 말이다. 내가"
"우와, 정말이야………손도 뜨겁구"
감촉을 확인하듯 꼼지락꼼지락 만져질때마다, 펌프처럼 혈액이 뺨으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옆에 선 유키노시타도 기막힌 얼굴이다.
"집 안에선 좀 더 굉장한걸 했으면서………"
"팔배게라던가 말이지"
"………그건 오늘 아침 이야기지?"
"뭐, 그거다. 역시 남의 시선이라는건 의외로 괴로운거니까. 힛키는 잊고 있었다"
"오늘 아침 이야기지? 얘, 잠깐. 히키가야"
꾸욱꾸욱 팔을 잡아당기는 유키노시타를 무시하고 유이가하마에게 말을 건다.
"악의를 받는건 익숙해져 있지만, 그거구만. 호기심어린 눈을 받는건 익숙하지 않으니까"
"나, 나는 보고 있어! 늘!"
"어, 어어……… 고마워"
"소, 소중한 집안 주인님이구………"
"유이가하마………"
"에, 에헤헤………말해버렸다………"
"주인님이라고 하니까 왠지 메이드 같은데"
"힛키 너무해! 최악!"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게 말 안해도 되잖아………서방님 운다"
"딱히 됐잖아. 내가 달래줄거구"
"지독한 병주고 약주기다………"
뭐야? 유이가하마가 모든 악역이야? 만악의 근원이야? 근원이라는 의미로는 맞는건가.
"…………"
"뭐, 뭐야? 왜 그래, 힛키"
"아니………… 아무것도"
왼손에 조금만 힘을 넣고나서 앞을 봤다.
"………갈까"
"좀, 히키가야………"
"이제 됐잖아. 팔배게든 뭐든 해줄테니까, 가자"
"그런게 아니라………"
"가자, 유키농!"
"………………"
뚱해진 얼굴.
그것도 또한 예행연습인 모양이다.
조금씩 틀어져버린 거리를 다시 좁힌다.
이거야말로 부부의 휴일을 보내는 방법인걸테지.
………아니, 뭐. 그걸 위해서 삐지게 만든건 아니지만.
귀엽구만………삐진 얼굴.
어때, 남자 제군. 우리 마누라는 이렇게나 귀엽다.
그녀들의 남편이 된 심산으로 가슴을 편다.
나는 둘을 모시면서, 낯선 거리로 발을 내딛었다.
To be cou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