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청춘/가족이 되자.

6. 가족이 되자6

모래마녀 2014. 11. 23. 01:36

가족이 되자6
 
 
초인종을 울릴 필요는 없었다.
이미 그녀에게 열쇠는 복사해서 받았다.
그래도, 누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
문 너머에, 바쁘게 소리를 내면서 이리로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다.
한번 소리는 멎고, 그리고 천천히, 초조해하듯 문은 열린다.
 
"오늘은 일찍 왔구나"
"뭐, 그래"
 
끄덕이며, 변명하듯 시장바구니를 든다.
일부러라는듯 고개를 내민건 파와 야채다.
 
"타임 세일을 하고 오느라, 조금 서둘렀어"
"어머, 그래"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그녀는 끄덕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내 가방을 받아든다.
시장바구니가 아닌, 통학용 가방 쪽이다.
 
"들어와"
"어"
 
자연스레 듣는 입장허가를, 당연하듯 받아들인다.
이미 익숙해진 현관문.
발을 들이자마자 그녀는, 유키노시타는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도 수고했어, 히키가야"
"………아아"
"………?"
 
낙심한 일이 목소리에 배여있기 때문일까, 유키노시타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니, 이쪽 얘기야" 라면서 쓴웃음을 짓지만, 그보다도 빨리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
 
어딘가 기쁘다는듯 엷게 미소짓는다.
 
"………뭔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고개를 저으며, 그래도 끊임없는 미소를 지은채로 유키노시타는 나를 쳐다봤다.
 
"………어서와, 히키가야"
"………읏"
 
두근, 가슴을 고동친다.
마음 밑바닥에서 치솟아오르는 환희는, 따뜻하게 온기를 퍼뜨려간다.
 
"………아아"
 
초인종을 누를 필요는 없었다.
이미 그녀에게 열쇠는 복사해서 받았다.
그래도, 누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
――――현관 앞에서, 그녀가 마중 나와주니까.
 
"………다녀왔어. 다녀왔어, 유키노시타"
 
조용한 대답에, 그녀는 미소를 짓고 나에게 등을 돌린다.
좁은 복도다, 옆을 나란히 걷지 않고 그 뒤를 따라간다.
 
"밥 만들까. 유이가하마는 늦게 돌아오는 모양이니까"
"그렇군. 오늘 저녁은 전골이었던가"
"그래. 1시간 전부터 곤포를 넣어뒀으니까, 국물을 내는건 1시간 정도 필요해. 그 동안 속재료를 준비하자"
"알았어"
 
끄덕일때 거실에 도착한다.
여기까지도, 여기부터도 평소대로.
사온 식재를 테이블에 두고 유키노시타에게 정리를 맡기고 그 동안 손을 씻는다.
유키노시타와 함께 정리를 마친 후에는 둘이서 에이프론을 입는다.
그리고,
 
"저기………히키가야"
"응………아아"
 
그녀가 졸라서 살짝 웅크린다.
 
"………응"
"………응음"
"좀"
"왜"
 
게슴츠레하게 노려보며 눈썹을 찌푸린다.
 
"그 싫다는 얼굴, 그만해주지 않겠니"
"그런 얼굴이었어?"
"그래. 아무리 습관이라고는 해도, 그렇게 의무감을 전면으로 보이면 의욕을 잃어"
"의무감, 이라. 그건 잘못했다"
"내가 하는것도 귀찮으니까, 네가 해줘"
 
이렇게 눈 앞에서 눈꺼풀을 내리는것도, 평소 일이다.
 
"………응"
"응………"
 
잠시 후, 볼을 붉게 물들이며 시선을 피한다.
누가, 라고는 이 기회에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 눈을 마주치려고는 하지 않는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네"
"익숙해지면 틀린거잖냐. 아마"
 
아무리 연습이라고는 해도, 를 덧붙이니 그녀는 괴롭게 한숨을 내쉰다.
 
"이건 어떤 의미로 고문이구나"
 
어떤 의미로 말이지.
평범한 의미라면 고문이 아니지.
 
"어머, 왜 그래? 한숨을 쉬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고개를 젓고, 어울리지 않게 소매를 걷는다.
여기까지 전형적인 전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꽤나 횟수를 겹쳤지만,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그건 그거대로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대로라면 심장이 버티지 못한다.
잔잔한 세계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초인종을 누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녀들과 따뜻한 시간을 바라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게해서 오늘도.
나와 그녀들은 가족 놀이를 되풀이한다.
 
 
 
 
남편을 추켜세우기 위한 연습으로 칭하여 시행된 소꿉놀이.
어느샌가, 그게 우리들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
매주 금요일, 방과후.
유키노시타의 집에 모여서, 거기서 가족처럼 행동한다.
나는 남편처럼, 둘은 아내처럼.
어디까지나 남편을 추켜세우기 위한 훈련의 연장으로서.
한다면 철저하게, 라고 유키노시타는 말했다.
그런거 좋을지도, 라며 유이가하마가 올라탔다.
주부력을 올린다면, 하고 나도 승낙했다.
그렇게해서, 모두의 합의 끝에 가족놀이는 계속하고 있다.
………이 나이를 먹고 소꿉놀이를 하는데 일말의 불안을 안 느낀건 아니다.
게다가 철저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부부로서 행동도 의무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아까전 처럼 요리를 함께 하기 전에 색이 다른 에이프론을 입고, 아내가 뺨에 키스를 하는것도, 새댁으로서 남편을 기쁘게 해야한다, 라며 유키노시타에게 유이가하마가 제안한 것중 하나다.
내 입장으로서는 그녀들의 건전한 미래를 바라지 않을 수는 없다.
바라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가능한 협력은 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신경써서 단련을 하면 괜찮은걸까.
막상 장래에 그녀들이 누군가의 아내가 됐을 때, 그녀들에게선 풋풋함이 빠져버리는게 아닐까?
초혼의 아내가 몹시나 익숙한 느낌으로 가방을 받아들이거나, 키스를 하거나 하면 곤혹과 낙담이 생기진 않을까?
………아니군. 아냐아냐.
유이가하마도 유키노시타도 방향성은 다르지만 서로 초가 붙을 만큼의 미소녀다.
미인은 3일이면 질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그것이 잘못됐다는건 내가 코마치를 들어서 증명하고 있다.
어차피 그거다, 남자는 형편에 좋은 생물이니까 '자신을 위해 뒤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연습이라도 해준걸테지' 라며 상호아 좋게 해석하는걸테니까.
그녀들이 바란다면, 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 자신에게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성과 스킨십에 너무 익숙해지는것도 생각해야하니까.
 
 
 
 
"………유이가하마, 빼먹을 수 없는 일이 생겨서 오늘은 못 오는것 같아"
 
오후 7시.
휴대폰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리는 유키노시타를 냄비 너머로 쳐다보면서 나는 폰즈를 그릇에 붓는다.
오늘 저녁은 퍼담는 전골이다.
백채를 많이 넣어서 건강에 신경쓰면서 예산에도 신경을 쓰는 스타일.
 
"아-……… 하야마 그룹의 모임이겠지. 힘들겠구나, 유이가하마"
"우리들은 마음 편해서 좋구나. 친구가 적으니까"
"그렇군, 어이쿠. 슬슬 다 됐다"
"어쩔 수 없네. 둘이서 먹을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유키노시타가 손을 모은다.
내가 손을 모으는걸 보고, 그녀가 호령을 넣는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말하자마자 유키노시타는 내 그릇을 쥔다.
급하게 야채를 뒤집는다.
 
"남김없이 먹으렴"
"유키노시타, 아웃-"
"………뭐니, 그 수상쩍은 어조는"
"말시가 틀렸잖아. 왜 어린이 취급하는거야. 여지간한 성벽을 안 갖고 있으면 남편 화낸다"
"그것도 그렇구나………히키가야는 어린애 취급을 받으면 응석쟁이가 되어버리는걸"
"뭐야, 그거 처음 듣는데. 나 그런 성벽 갖고 있어?"
"힘들었단다, 잠에 취한 네가 응석부릴때는"
"노, 농담이지?"
"어떨까나"
 
쿡쿡 웃는 유키노시타.
에, 잠깐. 농담이 아닌데요……….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야. 어쟀든 같은 방에서 잤는걸"
"그, 그건 그렇지만………"
 
이것도 또한 유이가하마의 제안이다.
신혼부부라면 같은 방에서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마 너를 지금 이렇게 한번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줄이야.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빗치』
『비, 빗치 아냐! 그보다, 그런 의미로말한거 아니구! 힛키가 말했잖아! 잘때는 같은 이불에서 자고 싶다고!』
『그건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안 되잖냐………』
『어떻게 생각해, 유키농?』
『………할거면 철저하게』
『제정신이냐, 유키노시타』
『단, 같은 이불이 아닌 같은 방에서 이불을 나란히 깔고 자는걸로 하자』
『저기, 그거 타협점이라고 생각한거야? 괜찮아? 너는 그걸로 돼?』
『………신혼인데 각방에서 잠을 자는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꿈이 없는걸』
『………그렇군』
 
그런 상태로, 타협안이 나온거지만.
 
"역시, 잠에 취한 모습을 보이는건 꽤 무서운데"
"그건 나도 너도 마찬가지야"
"그것도 미래에 올 부부생활을 위한 익숙함이냐"
"부끄러움도 소중하다고 유이가하마에게 배웠지만 말이야"
"뭘 가르치는거야 그 애………"
 
그만해, 그런걸 들으면 뺨이 붉은것도 연기로 보이니까.
아니, 그렇게까지 신뢰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유이가하마는 저래놓고 연기를 해오니까.
나쁜 공을 치는 나로서는 그 구속에는 대응할 수 없다.
유키노시타까지 변화구를 익히면 이건 완봉으로 끝나지 않는다.
 
"딱히, 세상 모든 남자가 부끄러움을 바라는건 아니니까"
"뭐니, 그 의사표명은………초연해하는 편이 좋아?"
"아니, 내 취향 얘기가 아니라"
"너는 어때?"
"윽………"
"알고 싶어. 평온한 가족놀이를 위해서도"
 
대뜸 말하면서 유키노시타는 백채를 물었다.
………에, 뭐야 이거.
공략해오는 느낌?
내각? 내각을 캐는 커프?
상대가 상대인만큼 난투소란도 피울 수 없어……….
 
"…………응?"
 
어라어라, 자세히 보니 유키노시타의 귀가 빨갛다?
싫다, 이 애 부끄러워하고 있어…….
왜 무리하는거야, 라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유키노시타도 눈치챈듯 한숨을 쉬었다.
 
"틀렸구나, 부끄러워하고 있는걸 얼굴에 드러내지 않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너는 그런 연기파였냐……… 아니, 귀 말고는 평소대로였어. 연기부를 노려라, 유키노시타"
"귀에는 나와버렸잖니? 그러면 얼굴에 나온거나 마찬가지야"
"터무니 없는 프로근성이구만, 어이………"
 
힘이 빠지는 나에게 유키노시타는 뚱해하면서 눈을 피하고, 그리고나서 힐끔 올려다보기로 나를 쳐다본다.
 
"하지만, 너는 그걸 놓치지 않잖니?"
"부탁받으면 넘어갈거라 생각해"
"그건 이미 부끄럼 감추기도 뭐도 아니잖니………"
 
하아, 라며 한숨을 쉬는 유키노시타.
여자는 힘들겠구만……….
남자의 부끄러움은 대개 가치가 없으니까.
토츠카는 프라이스리스로. 하야마는 그대로 팔린다는건가.
야마토의 수줍은 얼굴을 봐도 뭣도 아냐.
 
"뭐, 나처럼 수줍어하는 여자애를 정말 좋아하는 녀석도 있으니까, 그리 걱정을 할 ㅇ리은 없잖아"
"………………"
 
아, 지금 짜증냈어, 이 녀석.
눈썹을 찡그리며 얼음같은 미소를 보인다.
 
"놀리고 있는거니"
"아니, 그러니까 나 개인의 취향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잖아………"
"헛되게 되어버린 나의 억천금의 노력은, 제대로 보상해줄거지?"
"자, 닭고기 경단이다. 세 개나 넣어주마"
"……………"
 
퍼억, 하며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걷어차인다.
우리 응석쟁이 프린세스는 이렇다니까……….
 
"나중에 어깨라도 주물러줄게"
"놀리고 있는거니"
 
가슴에 컴플렉스가 너무 강하잖아……….
 
"그럼 다리로 주물러"
"어머, 여고생의 다리를 만지려고 하다니, 터무니 없는 변태구나"
"이제 어디든 됐잖냐 정말………"
 
눈썹을 늘어뜨리는 내게 만면의 미소를 보이는 유키노시타.
목욕 들어간 후에 반드시 발바닥을 눌러서 울려주마, 라고 결의했다.
 
 
 
 
순서대로 목욕을 마치고, 나란히 저녁 뒷정리를 마친 나와 유키노시타는 동시에 휴식 프리 타임에 돌입했다.
 
"머리, 빗어주겠니?"
"그건 그거지? 여자의 생명이라고도 하는 머리카락을 맡길만큼 신뢰를 둔다는 의사표시로 남편을 기쁘게 한다는 그거지?"
"………마, 맞아"
"………아아, 응. 알았어"
"잠깐. 뭘 알았다는거니. 너 분명 뭔가 착각하고 있어"
"빗 갖고 있어? 좋아좋아, 그럼 할가"
"얘, 좀………"
 
뭔가 말을 하려하는 유키노시타를 화려하게 무시하고 그 풍성한 흑발에 빗을 넣는다.
여자아이의 앉는자세로 앉은 유키노시타의 뒤에서 무릎을 세운 자세다.
두텁다고는 해도 파자마 차림이다, 힐끔힐끔 하얀 목덜미가 보여서 가슴이 따갑다.
그래도, 꽤나 익숙해졌다.
당초에는 목욕하고 나온 그녀들의 향기만으로 넉아웃 상태였으니까.
어떤 종류의 두근거림은 남긴채로, 평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아읏…………"
"읏……… 미안. 아팠어?"
"아니, 괜찮아………"
 
확보하고 있었을텐데, 이거.
평범하게 손이 떨리고 있다……….
뭐야 이거, 알코올 중독? 마신적 없어, 알코올.
묘한 중독에 걸린거 아니겠지……….
 
"응………좋은 느낌이네"
"오오, 그러냐"
"기분 좋아………"
 
뒤로 머리를 빗어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유키노시타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라고 유키노시타는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무척이나 커다란 액정 텔레비전이 거울처럼 되어서,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뜬 그녀의 표정을 비추고 있다.
심장에 나쁘다.
다음부터는 장소를 생각하도록 하자.
 
"………좋아, 끝"
"고마워. 너도 빗어줄까?"
"필요없어. 어떡할래? 오늘은 이만 잘까?"
"그렇구나……… 얘기하는것 뿐이라면 침실에서도 할 수 있는걸"
"그럼, 이 닦고 잘까"
 
유키노시타가 수긍하고 일어선다.
둘이서 나란히 치카치카 칫솔을 움직이고, 입을 헹구고나서 침실로 한다.
 
"………먼저 끝내두자"
"어디서 잠들어버릴테니까, 유키노시타가"
"오늘은 혼자서 히키가야의 상대를 하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
"그런가, 그럼 오늘은 빨리 자는 편이 좋겠군. 나는 신경쓰지 말고 바로 자"
"………………"
 
작은 전구 아래, 미간을 찌푸리며 볼을 부풀린 유키노시타는, 꾸욱 하며 내 옷깃을 잡고 뺨에 입술을 댔다.
 
"잘 자렴, 히키가야. 아직 할 이야기가 부족하니까 얘기해주겠니"
"………알았어. 아직 나도 그렇게 졸리진 않으니까"
 
내일은 휴일이니까 밤샘을 해도 문제없고, 라는 변명을 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옆자리 이불이라고는 해도, 그런대로 거리가 있는것처럼 생각이 든다.
아까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으니까 그럴 것이다.
그거랑 비교하면 상당히 거리는 멀게 느낄 것이다.
 
"얘"
 
이불에 누워, 배게에 한쪽 귀를 묻은 유키노시타가 미소지으며 말을 걸어온다.
 
"응-?"
 
마주보듯 나도 뒤로 누운채 얼굴만 옆으로 돌려, 그녀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익숙해졌구나. 옆에서 잔다는거"
"다른 이불이지만 말야. 의외로, 이불이라는 영역이 있다면 어느 정도 가까이 있어도 괜찮은걸지도 모르고"
"어머, 첫날에 잠들지 못했던 네가 그런 말을 하니?"
"새, 새로운 경험에 들떴었다고"
"그래, 들떴었구나"
"………아니, 그거다. 소풍 전날에 잠을 잘 자는 타입이었으니까. 역시 그건 아니야"
"이 나이 먹고 처음으로 두근거릴 수 있다는걸 찾아내도 그건 그거대로 괜찮다고 생각해"
 
쿡쿡 미소를 짓는 유키노시타는, 하지만 10분 정도 이야기를 한 즈음에 꾸벅꾸벅거리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체력이 적은 그녀다. 조금 멀리 외출했을때 벤치에 누으면 바로 잠들어버린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필사적으로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는 이유강 ㅣㅆ다.
 
"…………새근"
 
나는 호흡을 가라앉히고, 잠들 태세로 들어갔다.
그렇게해서, 1분 정도 지나면 옆에서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
 
말없이 이불을 나온 유키노시타는 신중하게 50cm의 행군을 마치고 히키가야 영역으로 침입을 꾀한다.
이불을 필요최저한만 들어올려 몸을 밀어넣은 그녀는, 조심조심 내 오른팔을 움직여, 그리고 배게로 삼아 누웠다.
 
"…………후후"
 
가까이 다가운 거리에서, 그녀는 만족스럽게 살짝 숨을 내쉰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이어잡고 있던 의식의 실을 놓고 꿈나라에 잠겨갔다.
 
"……………………후우"
 
여기까지, 전형적이다.
아니, 여기부터도 전형적이다.
이른 아침, 내가 눈을 뜨기 전에 유키노시타는 재빠르게 이불을 나가 자신의 이불로 돌아간다.
나에게는 결코 들키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가하면서.
저녁먹을때 말한 대로다.
그녀가 그렇게 바란다면, 나는 그걸 넘어간다.
그저, 그것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
 
지근거리에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는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자제를 유지하는데 전념하도록 하자.
그렇게해서, 나와 그녀의 가족놀이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