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생활을 뒤돌아보고 2학년 F반 히키가야 하치만
청춘이란 거짓이며 악이다.
그들 그녀들은 자신의 쾌락이 제일이기 때문에 주위를 즉, 자기보다 아래라고 본 상대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그들 그녀들 입장에서 보면 잘못도 질책도 실수마저도 청춘의 달콤한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결코 있는 그대로를 보지도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것만 보려고 하고 보이지 않는것 인정하고 싶지 않은건 머리에서 부정한다.
특히 혐오감을 가진자에게 대한 거절은 장절하다.
(중략)
과거이력을 풀어가는데 살아있는 인간은 제대로 되먹지 않는다는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 점에서 죽은자는, 영혼들은 살아있는 사람이 상식에 사로잡혀있는 족쇄도 우리에서도 해방되어 있고, 있는 그대로를 보며 청춘 필터같은 영문 모를 기준을 갖지 않고 물사에 솔직하게 대답해준다.
나와 얘기할때도 싫은 얼굴 하나 하지 않고 같이 놀자고도 말을 해온다.
주위에 살아있는 녀석은 내가 말을 건다… 이전에 다가가는것 만으로 기분 나빠하며, 떨어진 곳에서 모멸의 시선을 던지며 조소한다.
그런 혹박한 녀석들에게 상심을 하는 나를 영혼들은 다정하게 위로해준다.
주위에 살아있는 녀석들보다도 훨씬 신뢰할 수 있고 대단히 좋은 녀석들이다.
기본적으로 쓸쓸해하며, 조금 장난을 좋아하는것 뿐이다.
그런 그들 그녀들을 부정하고 무서워하는 살아있는 녀석들 따윈 다 죽어버려라.
다 영혼이 되어버리면 분명 멋진 세계가 될테니까.
"히키가야아…이건 뭐냐?"
"선생님이 낸 과제의 작문인데요, 뭐 문제있나요?"
"뭐 문제있나요? 가 아니잖아. 어째서 이렇게 된거냐"
"하아…우옷"
교무실로 호출받은 히키가야 하치만은 국어교사 & 학생지도 유감 아라사 여교사 히라츠카에게 호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까부터 진정하질 못하고 비틀비틀 무언가를 피하는 몸짓을 하고 있다.
"에에이, 아까부터 짜증나게시리! 가만히 서 있어라!"
"그리 말을 들어도,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 부유령들이 장난을…어윽"
무언가를 피하듯이 반보 물러난 상태를 젖히며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눈으로 쫓는 히키가야.
"영감체질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장난도 정도껏해라"
손가락을 뻑뻑 울리면서 위압하는 히라츠카.
히키가야의 기행은 이미 전교생.교사들도 알고 있다.
애시당초 이름은 '히키타니 기행'으로 착각당하고 있다만.
"딱히 장난치고 있는건…아"
"뭐냐"
"아니, 선생님의 뒤에…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쓰이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물론 히라츠카 교수의 뒤에는 아무도 없다.
보이는건.
"저기, 선생님"
"뭐냐"
"저의 영감체질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듣는것도 익숙하니까요.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의 수호령만큼은 믿어주세요"
"수호려엉?"
"네, 진짜 스크○이드의 카즈마스러운게 선생님을 지키고 있어요"
그 한 마디에 스크○이드를 정말 좋아하는 히라츠카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카즈마!? 나의 신이!? 리얼 카즈마가 나를 지켜주고 있는거냐!?"
"…네, 뭐어"
히라츠카는 무릎을 꿇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아우르듯 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아아, 나의 신 카즈마님…감사합니다…"
"네, 약간 지나치게 과보호로 지켜주고 있는 모양이에요.
미팅이나 맞선에서도 상대 남자를 위협해서 쫓아낸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네요"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오마이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방금전의 감격의 눈물하고는 다른 눈물을 흘리면서 머리를 감싸고 울며 소리지르는 히라츠카.
"어어음, 저 이제 갑니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히키가야는 히라츠카에게 등을 돌리고 나가려다.
목덜미를 잡혀서 멈춰선다.
"누우가 가도 된다고 했냐?"
수많은 혼인활동의 실패 이유를 알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가시돋친 목소리로.
"녜, 녭! 제성함다!
(무셔어어! 역시 살아있는 사람이 훨씬 무서워어!)"
"너는 장난스런 레포트의 벌로서 봉사활동을 명하마! 따라와라!"
히라츠카는 히키가야의 목덜미를 잡은채로 교무실 문까지 걸어가 손을 대려고 할때.
드르륵!!!
기세좋게 멋대로 열렸다.
아연해하는 히라츠카의 뒤에서 히키가야가 아무것도 없는 여닫이 문 위의 레일을 올려다보며.
"배려 고마워. 하지만 놀래키면 안 돼"
조금 질책하듯이 말했다.
히라츠카는 약간 아윈 표정을 지으며 터벅터벅 힘없는 발걸음으로 히키가야를 선도해서 특별동의 복도를 걷고 있다.
평소엔 산뜻한 미인이지만 지금은 약간 굽은 허리에다 기분탓인지 오른 어깨가 조금 내려가있다.
"저기~, 어디로 가고 있는건가요"
당연한 의문을 히키가야는 히라츠카에게 물었다.
"내가 직할하고 있는 부활동의 부실이다.
…정식 부는 아니니까 이런 쓸쓸한 곳에 몰아넣었지만 말이다"
"쓸쓸한가요? 전혀 그런거 아니잖아요.
아까부터 복도에는 아이들의 영혼이 돌아다니고 있고, 창문에는 부활동에 힘쓰는 운동계 부활동을 미소지으며 지켜보는 은거 어르신령이 많이"
"아- 아- 안 들려---"
귀를 막고 현실에서 눈을 피하는 히라츠카.
그리고 도착한 곳은 특별동의 끝이라고 하는데 적합한 장소.
최상층의 가장 안쪽. 여기가 부실인 모양이다.
히라츠카는 문에 손을 대려고 하다.
드르륵!!!
또 멋대로 열렸다. 데리고 와버린 모양이다.
씌여서 와버렸다고도 한다.
"……"
문에 손을 대려던 자세로 경직하는 히라츠카.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건건 안에 있던 인물.
"히라츠카 선생님, 들어올때는 노크를 부탁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요"
"어? 아아, 아니 이건 내 탓이……뭐 됐다.
그보다도 유키노시타"
히라츠카는 히키가야의 팔을 잡아다 부실 안으로 집어넣었다.
"입부 희망자다"
"…안녕하세요.
아니, 입부라니 뭐에요? 들은적 없다구요"
"너에겐 장난스런 레포트를 쓴 벌로서 여기서 부활동을 명한다!
유키노시타, 내가 하는 의뢰다. 이 녀석의 영감체질…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유령만 상대하는 대인관계 생활을 개선시켜라"
그렇게 말하고나서 유키노시타에게 몽땅 던지고 잽싸게 나가버렸다.
"…………"
"…………(두리번두리번)"
"…안절부절거리지 말아주겠니. 기분 나빠.
얼른 앉지 그래?"
"앉으라니 어딜"
유키노시타는 번거롭다는듯이 부실 뒤쪽에 쌓여있는 의자나 책상에 눈을 돌리고 재촉한다.
"저쪽에서 의자를 갖고 오면 될 뿐이야. 그 머리는 장식이니? 조금은 생각하지 그러니?"
"…아무것도 없으면 나도 그랬을거다…"
히키가야는 쌓여있는 비품을 보고.
"이미 모두가 저기서 쓰고 놀고 하고 있으니까"
"…………"
히키가야의 발언에 유키노시타는 손안의 책에서 시선을 떼서 비품을 본다.
물론 아무것도 없다. 아니, 없다.
보이는건.
"나는 이대로면 돼. 그보다 여기는 무슨 부야?
아무것도 못 듣고 끌려왔는데"
"…마, 맞춰보렴"
조금 동요, 아니, 약간 겁에 질린 느낌을 참고 허세를 부리며 대응하는 유키노시타.
"음? 그렇군… 오컬트 연구부"
"어째서 그렇게 되는데!?"
"아니 그치만…"
히키가야는 부실을 천천히 돌아보고.
"이렇게나 잔뜩 있다는건 그들 그녀들의 존재를 연구한다는거 아니야?"
"…………거짓말이지?"
"나는 살아있는 녀석에겐 거짓말쟁이지만, 저 녀석들에 관해서만큼은 거짓말을 안 해.
다들 거짓말을 안 하니까. 솔직한 말에는 솔직하게 대답한다"
"거, 거짓말이야! 나는 지금까지 계속 이 부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
혼자서!"
"그게 무슨 문제라도?"
"그게라니"
치직!
유키노시타의 항의를 가로막듯이 부실의 불이 꺼졌다.
"힉!"
작은 비명을 지르며 유키노시타는 책상에 매달린다.
불은 켜지거나 꺼지거나 점멸을 부정기적으로 반복한다.
히키가야도 잠깐 놀랬지만 바로 전기 스위치 쪽을 보고 한숨을 쉰다.
그쪽으로 걸어간다.
"얌마. 마음은 알겠지만 장난은 정도껏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찌르면서 질책하듯이 말한다.
동시에 불의 점멸도 점등상태로 안정한다.
아연하게 불을 쳐다보는 유키노시타.
그리고 그 시선을 히키가야에게 맞추고.
"아-, 정말 울지마 울지마. 저 언니는 무섭지…무섭나.
하지만 괜찮대도. 저기 저 언니는 너희를 상처줄 수는 없으니까"
시선은 약간 아래.
허리 부근에, 아마 작은 아이 정도의 키를 맞추고 아무것도 없는 그 부근을 쓰다듬으면서 뭔가를 달래고 있다.
"어? 오빠라니…뭐, 딱히 상관없지만.
후우, 어쩔 수 없는 녀석들이구만, 너네는"
평소의 썩은 눈에서 탁함이 사라진 맑은 눈으로 허리쯤에서 아이의 머리 높이를 쓰다듬으면서 웃는다.
그 후에도 잠시동안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꺅꺄우후후 하는 히키가야.
그저 불길하게밖에 보이지 않는 그 광경을 이미 말없이 아연하게 지켜보는 유키노시타.
그러자 문지 드르륵 기세좋게 열린다.
또 심령현상인가 싶어서 유키노시타는 질려서 보고있으니, 문 부근에는 히라츠카가 서 있었다.
"유키노시타랑 얘기를 해라 히키가야아아아아아아!!"
히라츠카의 외침에 히키가야의 주위에서 순간 그림자가 뛰쳐나간게 보였다.
유키노시타는 짐을 정리해서 빠른 걸음으로 부실을 가로질러 복도로 나갔다.
히키가야를 부실에 남기고 유키노시타를 제지하는 히라츠카.
"잠깐 유키노시타. 아직 완전하교시간은 아니다"
제지된 유키노시타는 히라츠카를 쳐다본다.
그 얼굴은 약간 창백해져있었다.
"…오늘 이후로는 부실을 바꿔주세요.
안 그러면 그만둡니다"
유키노시타는 히라츠카에게 부실 열쇠를 넘기고 재빠르게 가버렸다.
히라츠카는 한숨과 함께 다시 부실로 들어가…
"아하하하하! 얌마얌마, 재미있잖아!"
히키가야는 의자에 앉아 웃고 있었다.
…둥실둥실 하늘에 떠서.
그 주위에는 쌓여있던 책상이나 의자가 춤추듯이 떠서 돌고 있었다.
틀림없는 폴터가이스트다.
"………………"
힐라츠카는 말없이 문을 닫는다.
복도 반대측 창문으로 석양지는 하늘을 쳐다본다.
금연이지만 신경쓰지 않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는다.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중얼거렸다.
"…틀렸구만 저건. 대처를 못하겠어"
봉마의 때, 죽은 물고기처럼 눈을 썩게 만든 히라츠카의 등 뒤에는 카즈마스런 수호령이 달래듯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