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청춘/만약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소꿉친구였다면

13. 만약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소꿉친구였다면8

모래마녀 2015. 4. 27. 17:49

13. 만약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소꿉친구였다면8
 
 
 

유이가하마와 일이 있고나서 며칠이 지났다…그때부터 유이가하마는 부실에 오지 않는다.
그녀가 오지 않게 되어 나와 유키노의 둘만의 시간이 늘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나도 유키노도 기쁘지는 않았다.
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은 없다.
그래. 그러니까 이상하지는 않다. 이 공간은 내가 바란거잖아?
그러니까, 언젠가는 유이가하마 유이가 없는데도 익숙해진다.
 
"…싸움이라도 했어?"
 
독서하는 손을 멈추고 옆자리의 유키노가 나에게 물어왔다.
 
"아니, 안 했다고 생각해."
 
그래. 그건 싸움이 아니다. 싸움은 쌍방이 올바르다고 말을 하는 이른바 말다툼이다.
그러니까 이건 싸움이 아니다.
 
라며 그렇게까지 결론짓고 있으니 유키노가 어느샌가 내 눈 앞에 있고 나를 다정하게 껴안았다.
 
"유키노?"
 
"…나는 네 편이니까… 설령 너에게 미움사더라도…"
 
마지막 말은 어딘가 이상한 늬앙스가 담겨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에게는 고마운 말이었다
 
"땡큐, 유키노"
 
잠시 그러고 있으니 호쾌하게 문을 연 히라츠카 선생님이 들어왔다.
 
"윽! 들어오자마자 시시덕거릴 줄이야… 뭘 하는거냐 너넨?"
 
눈썹을 움찔거리면서 주먹을 쥐는 선생님.
아니, 무섭다고요
 
"선생님, 이건 저희들의 스킨쉽이에요. 딱히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건 침해입니다."
 
유키노의 말에 선생님은 깊게 한숨을 쉬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유이가하마는 오늘도 안 왔느냐?"
 
"…그녀에게도 여러 일이 있겠죠."
 
"그런가, 하지만 이대로라면 부활동을 할 마음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군…"
 
그 말에 나도 유키노도 숨을 삼켰다. 즉 이대로 오지 않으면 유이가하마는…
 
"선생님…그건…"
 
"뭐어냐, 며칠 안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그만두게 한다. 그것 뿐이다."
 
결정적인 말에 유키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나는 뭐라 말 못할 기분이 들었다.
 
"차가울지도 모르겠지만 부활동이란 그런거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 부실을 뒤로했다.
그만두기 전에 데려와라.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 싶은거겠지. …확실히 그건 지당하다. 하지만…나에게는 그건…
 
"…하치만, 토요일에 어울려주겠니?"
 
유키노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쳐다봤다. 평소라면 바로 OK지만…
 
"…왜?"
 
평소보다도 차갑게 말했다고 자각하면서 물으니 유키노는 스마트폰의 어떤 인물의 메일 주소를 보여줬다.
 
"그건?"
 
"유이가하마의 메일 주소야."
 
 
이전에 유키노와 메일주소를 교환한 유이가하마의 휴대폰을 곁눈으로 보고 있던 기억이 있다. …확실히 그런 메일 주소였던 기억이 있군…
나는 그 메일 주소를 보자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6, 18…유이가하마의 생일인가?"
 
내가 끄덕이자 유키노는 끄덕였다.
 
"아마도…"
 
즉 유키노는 생일 선물을 유이가하마에게 건내서 이 부활동으로 돌아오라고 하는걸까…
그 생각을 읽은듯한 유키노는 보충설명하듯 말한다.
 
"딱히 유이가하마에게 강요인건 아니고, 유이가하마에게는 신세를 졌으니까 그 답례를."
 
과연, 유키노다운 이유군…
이래절래 유이가하마에게는 신세졌으니까…
 
"알았어. 나는 괜찮아."
 
이렇게해서 나는 유키노와 함께 유이가하마의 생일 선물을 사러가게 됐다.
 
 
 
 
 
토요일 아침, 왠일로 나는 현지에서 유키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키노는 이렇게 되어버렸다고는 해도 나와 데이트를 기대하고 있는걸테지.
그렇기에 현지집합을 한 거겠지.
 
"기다렸지. 하치만"
 
그렇게 말하며 내 눈 앞에 나타난건 머리카락을 트윈테일로 묶고 원피스형 옷을 입은 내 소꿉친구인 유키노시타 유키노였다.
 
세상 남자가 모두 뒤돌아볼듯한 귀여운 얼굴의 여신은 내 눈을 보고 생긋 웃으며 손을 뻗었다.
나는 그 손을 자연스럽게 잡고 걸어간다.
 
감상은 어떠냐고 대개 여자는 물을 것이다. 하지만 유키노는 묻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부터 말하고 있으니까 말 안하는 편이 칭찬받는다고 느낀다는 규칙 같은것이 우리에겐 완성되어 있었다.
 
 
 
 
 
쇼핑 몰로 들어가자 안은 휴일인만큼 붐볐다.
 
"이거 가게를 정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겠는데…"
 
인파가 넘치는 쇼핑 센터에 나는 시작하자마자 마지못한 느낌이 들었다. 유키노도 마찬가지로 손에 힘을 넣고 있다.
 
"목적하는 가게는 정해뒀으니까 바로 그쪽으로 가자."
 
그렇게 말하는 유키노를 따라가는 나
 
 
 
도착한 곳은 귀여운 에이프런 등이 나열된 잡화점이었다.
에이프런을 집고 유키노가 입었다.
 
"어때?"
 
그건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귀여운 에이프런이다.
 
"잘 어울려. 되게 귀여워"
 
뭐, 유키노는 뭘 입어도 어울리지!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는 얼굴을 붉히며
 
"내가 아니라 유이가하마한테 말이야."
 
유이가하마한테라…그렇다면
 
"유이가하마는 조금 더 둥실둥실하고 펄럭펄럭해서 왠지 바보같은 에이프런이 어울리겠지."
 
예를 들면 젊은 아씨의 그거라던가
아니, 아닌가…라며 전국의 젊은 아씨에게 무례함을 죄송합니다.
내가 전국의 젊은 아씨에게 사과하자 유키노가 후후 웃으며
 
"확실히 그러네. 유이가하마는 그게 어울려."
 
그렇게 말하며 근처에 그럴법한 에이프런을 골라서 아까전에 유키노가 입고 있던것과 합쳐서 구입했다. 나도 편승해서 뭔가를 사야하나…나도 일단은 신세를 졌으니까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누구게~?"
 
어? 어? 이건 속되게 말하는 누구게 그건가!?
정말, 유키노는 귀엽네…아니 틀릴까보냐! 이런 달짝지끈한 목소리랑 냄새, 그리고 일부러 등에 갖다대는 풍만한 가슴!
요컨대 내 뒤에 있는 이 사람은…
 
"…뭐하는거야 언니?"
 
가까운곳에서 차가운 유키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 뭐야! 유키노랑 같이 있었구나! 어쩐지…"
 
그렇게 말하고 손을 뗀다. 나는 기막혀하면서 뒤를 돌아보자
 
"간만-! 하치만~!"
 
역시 유키노시타 하루노였나…
그녀는 유키노의 언니이며 난봉꾼 마왕님…뭐야 그거? 라노벨에 있을것 같아.
 
손을 팔랑팔랑 흔드는 하루노 씨를 무시하고 유키노의 옆에 선다.
 
"므읏! 유키노의 옆으로 바로 가다니… 누나 슬퍼!"
 
일부러라는듯 우는 흉내에 나와 유키노는 더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증말! 유키노도 하치만도 심하지 않아!? 언니랑 스킨십을 무시하다니…"
 
"아니, 평범하게 이렇다구요."
 
"그래. 언니는 자의식 과잉이야."
 
우리는 인파에 피로해있으니까 이 사람의 상대는 할 수 없다.
그보다, 하고 싶지 않다.
귀찮고, 피곤하고, 귀찮고.
 
"뭐, 됐어… 오늘은 우연이니까. 또 보자. 하치만, 유키노"
 
그렇게 말하고 태풍처럼 달려가는 하루노 씨를 곁눈으로 보면서 우리는 한숨을 내쉬고
 
"지쳤어…"
 
그보다 저 사람 너무 변함없어… 믿을 수 있겠어? 중학생때부터 저런 성격이야
 
"그래. 언니는 정말로 대단하네."
 
이 대단함은 모든 의미로 대단하다. 뭐, 나도 동감이지만…
 
 
 
 
 

가까운 벤치에 앉아서 페트병을 마시는 우리.
 
"후-, 이야, 유키노와 쇼핑은 정말로 즐겁네…"
 
진심으로 말하자 유키노도 얼굴을 붉히면서
 
"그래, 나도 하치만과 쇼핑은 즐거워."
 
나도 유키노도 자주적으로 밖에서 노는 편도 아니니까…가끔은 좋을지도…
 
"그러고보니 아까는 뭘 샀어?"
 
그러허게 말하고 내가 든 종이가방을 쳐다봤다.
아까전에 나는 음료를 사는김에 어떤 물건을 산 것이다.
 
"뭐, 대단한건 아니야. 단순히 편승이야."
 
"그래"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또 하나를 가방에서 꺼냈다.
 
"자, 유키노"
 
유키노는 그 비닐을 들자 눈을 끔뻑거리면서 이쪽을 쳐다봤다.
 
"이건?"
 
"겸사로 샀어."
 
유키노가 포장을 뜯자 거기에는 값싼 손목시계가 들어있었다.
 
"미안. 아무리 찾아봐도 싼것밖에 없었어."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는 기쁘다는 얼굴로
 
"고마워, 하치만"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 그녀에게 나는 바보같은 얼굴로 얼어붙었을 거 ㅅ이다.
 
"어, 어어."
 
아니, 이런 얼굴을 보면 자신의 지갑 사정을 맞춰버려서 미안하다.
 
유키노는 바로 자신의 시계를 풀고 내가 산 손목시계를 찼다. 유키노가 감고 있던 시계가 더 비싸니까 정말로 미안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엄청난 기세로 강아지가 이쪽으로 뛰어왔다.
 
"힉! 개, 개가…"
 
유키노는 개를 옛날부터 거북해하던걸 알고 있는 나는 바로 유키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개는 망설임없이 내 발밑으로 와서 꼬리를 흔들었다.
 
"뭐야 이 녀석…꽤나 따르는데…"
 
개를 떨면서 쳐다보고 있는 유키노가 툭 말했다.
 
"이 개…그때의…"
 
"아? 그때라니…"
 
유키노에게 물어보려던 그때, 앞쪽에서 개 주인같은 사람이 달려왔다.
 
"죄, 죄송합니다-! 저희 개에요!"
 
 
응? 저 머리모양은…
 
"어? 유키농…그리고 힛키?"
 
유이가하마…그런가! 이 녀석은 그때 구해준 개인가!?
 
"어라? 왜 휴일에…"
 
유이가하믄 우리의 짐을 보고 뭔가 멋대로 납득한 모양이다.
 
"…아, 그런가. 그렇지…"
 
유키노는 마침 잘됐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유이가하마. 월요일 방과후에 부실로 와주지 않겠니? 중요한 얘기가 있어…"
 
유키노의 말에 유이가하마는 순간 굳어버렸다. 그리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아하, 하, 응. 알았어…듣고 싶진 않지만…갈게."
 
유이가하마는 그런 말을 남기고 뛰어갔다.
힐끔 나를 쳐다봤지만 유이가하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월요일 방과후, 나와 유키노는 평소 앉던 자리에서 유이가하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유이가하마를 전혀 몰랐구나…"
 
"왜 그래? 갑자기"
 
"…아니, 생일 선물을 고르는 도중에도 생각했어. 나는 그녀를 아무것도 모른다고, …"
 
유키노는…혹시 유이가하마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라고 인정해버린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기뻤다. 유키노는 늘 내가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도 적어도 가까운걸 생각하고 있다. 요컨대 유키노는 나한테서 조금씩 자립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 정도로 유이가하마 유이는 내가, 아니 우리가 만나온 누구보다도 순수하니까…그러허기에 선의로 함께 있어주지 않으면…
 
그래. 생각하고 있는걸지도…나는…
 
"…이제부터 알면 되잖아?"
 
자신의 안에 물음을 정리하듯이 유키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군…이걸로 끝은 아니야…우리는…
 
문이 조심스레 열리자 거기에는 유이가하마가 서 있었다.
 
"어음, 할 얘기는 뭐야…"
 
유이가하마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묻는다
 
"…실은…"
 
유이가하마가 치마끝을 잡고 있었다. 희미하게 떨리는것 같다.
 
"…자. 이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유키노는 다정한 음색으로 선물을 건냈다.
 
 
"엣? …이건…"
 
"선물이야. …마음에 들면 좋겠는데…"
 
유이가하마는 나를 봤다.
어? 무슨 소리야? 라는 의미겠지.
 
"요컨대. 네가 안 와서 쓸쓸했다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하치만은…나는…유이가하마에게는, 그게, …괜찮다면 앞으로도 우리 봉사부에 와주지 않을까, 하는 의미로…무, 물론, 부, 부원으로서…"
 
마지막까지 얼굴을 붉히며 말한 유키노를 유이가하마는 잠시 쳐다보고 있었다.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에게 이렇게 듣는건 예상외였을 것이다.
조금 얼이 빠지고 이윽고 나를 쳐다본다.
 
"…뭐, 괜찮지 않겠냐…유키노가 그렇게 말한다면…"
 
"하지만, …나…"
 
아직 망설이는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가 다정하게 말한다
 
"유이가하마…너와 하치만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진 모르겠지만…너네가 탓할 필요는 없어.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가해자쪽이니까…그러니까, 피해자인 너희가 으르렁댈 필요는 없어."
 
유키노?
아주 잠시만 유키노의 목소리 톤이 변한것 같았다…기분 탓…인가?
 
"괜찮을까…"
 
"괜찮아. 하치만 기준으로는 시효잖니?"
 
그렇게 말하며 내쪽을 쳐다보는 유키노
 
"아아, 그렇군…"
 
결국 나는 유이가하마와 관계도 좋아하는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유키노의 말에 안심한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관계를 수복해보이는 유키노를 나는 역시…
 
 
"…나는 일이 있으니까… 이후로는 둘이서 천천히 얘기하렴."
 
유키노는 그렇게 말하고 부실에서 나가려고 문에 손을 댔다. 그 도중에, 이족을 쳐다보며
 
"내일 또 봐. 유이가하마"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유키노 녀석…신경 쓰지말라고.
 
"자,"
 
나는 선물을 유이가하마에게 던진다.
 
"와, 아앗,"
 
위험해라…떨어뜨리면 너의…죄송합니다, 제 탓이군요.
 
"뭐야 이거?"
 
"그 개의 목걸이야. 줄게."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를 본다
그녀는 기쁜듯이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 힛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답했다.
 
"어. 내일 또 보자…"
 
 
 
 
나는 옛날부터 이렇게 생각했다.
 
부서진 관계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유키노와 관계를 부수고 싶지 않다고… 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유키노와 싸움을 한 적도 없다.
 
서로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얘기할것…내가 생각해도 어린애같은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아니…
 
 
 
그렇기에 깨닫지 못했던걸지도 모른다. 그때 부실을 나갈때의 유키노의 얼굴을…
 
 
 
 
나는 유키노의 거짓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