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토우마x미코토, 성탄제 - 시라이 쿠로코

모래마녀 2015. 2. 18. 15:09

1
 
 
시라이 쿠로코는 성탄제 밤부터, 주욱 침울해 있었다.
언니의 얼굴을 바로 볼 수가 없다.
이유는 명백했다.
그 머플러다.
 
 
 
 
 
 
2
 
그것의 시작은 성탄제의 2주 전쯤. 배움의 정원 에서 돌아가는 길에 "슬슬 머플러 없으면 추워서 견디기 힘들겠어요" 하고 옆을 걷고 있던 언니에게 말을 한것. 아무것도 아닌 화제를 돌릴 생각이었지만, 언니는 조금 생각에 빠진 뒤에 "그러네, 머플러라"하며 애매한 대답을 했을 뿐이었다.
다음날, 언니는 몰래 실과 뜨개질을 가져오셨다.
언니는 그 날부터, 취침시간을 지나서도 조금 밤을 새우면서 직물을 짜게 됬다. 들키지 않도록 관찰해보니, 몇일 사이에 순백의 머플러가 완성 되었다.
그 머플러는 다음날 아침부터 언니의 목에 감기게 되었다.
쿠로코가 "따뜻할것 같네요, 그 머플러"하고 묻자, 언니는 "응. 상당히 맘에 들어" 하며 살짱 찡그릴 뿐이었다.
자신이 사용할 머플러가 완성됬는데도, 그 날 저녁도 언니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쿠로코는, 혹시나 하는 어떤 희망을 품고 있었다. 천천히 머플러가 형태를 갖춰 갔다. 그 문양이 백과 흑의 투톤으로 되고 있다는걸 알고 나서는, 시라이는 그것이 자신의 위한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쿠로코의 이름에 걸었던 것이다. 그 문양도 "베, 베타에요"라는 느끼면서도, 예를 들면 콘고 미츠코에게 "오호호호호, 시라이양. 그 머플러는 캐릭터가 붙어있네요?" 하고 들었을때도, 웃어 넘길수 있다고 생각했다. 언니한테서 받은, 언니가 만든 머플러를 감고 함께 걸을 수 있다면.
두번째 머플러는, 전에것 보다 천천히 엄중히 만들어졌다. 그 탓에 거리 기온은 점점 내려가고 있었지만, 쿠로코는 머플러를 하지 않고 보내고 있었다. 두번째 머플러가 완성된것은 성탄제를 몇일 앞둔 날이었다. 쿠로코는, 학원도시에 오기 전, 선물을 나눠주는 붉은 옷의 성자를 믿고 있었던 마지막 년도와 마찬가지로 성탄제가 기대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쿠로코의 착각이었다.
지금와선 이미 그 머플러가 누구를 위한것이었는지 알고 있다.
성탄제 날 밤. 소년과 헤어진 바로 "급한일이 생각났어" 하고 먼저 돌아가버린 언니의 뒤를, 쿠로코는 몰래 따라갔다. 그리고 봤던 것이다. 묵묵히 커플러를 감아주는 언니를. 당황해 하는 소년. 귀까지 빨개져 도망치려는 언니를, 소년의 손이 잡아 세웠다. 그는 길가의 노점까지 언니를 데려가서, 반지를 선물했다.
빨강과 하양의 옷에 하얀수염의 남자에게 흰색 검은색의 머플러를 한 모습은 바보같은 모습이었지만, 평소에 입던 교복과 삐죽머리에는 분명 잘 어울릴 것이다. 그리고 반지도―언니가 방에 혼자 있을 때 그것을 바라본다는 것을 쿠로코는 알고 있다―분명 언니에게 어울릴 것이다.
자신이 혼자서 허공을 걷고 있었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언니가, 그 소년과 사이좋게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버린것이 쿠로코에게 고통이었다.
자기혐오로 언니의 얼굴을 직시 할 수 없다. 꾸며낸 미소를 지어봐도, 언니가 봐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렇게 하면 언니에게 들켜버린다. 멋대로 기대한 주제에, 배신당했다고 느껴버리는것이. 그것은 견딜 수 없었다.
그날부터 겨울방학. 쿠로코는 사감에게 외박허가를 얻어, 전부터 초청하고 있던 저지먼트 동료인 우이하루 카자리의 기숙사에서 먹으며 놀러가기로 했다. 지금은 아무튼간에 언니한테서 떨어지고 싶었다.
 
3
 
 
갈아입을 옷이 들은 가방을 손에 들고 토키와디이 중학교 학생 기숙사를 나오고 나서 한동안 걷던 참에, 목욕실의 세면대에 칫솔등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두고 와버렸다는걸 깨달았다.
기분이 우울할땐 뭘 해도 잘 안되는군요, 하고 자조한다.
웃어봐도 그것이 필요한것임은 틀림없다. 도중에 새로 사올 수도 있지만, 실수를 방치하는것 같아서 싫었다. 다행이 자신은 텔레포터. 직접 화장실로 전이하면 언니와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끝나럯이다.
요는 고집부리게 된것이다.
 
 
바깥 도로에서 올려다보는 쿠로코의 방은 불이 꺼져 있었다. 같은 방의 언니도 외출하고 있는것일까. 예를 들면 그와.
안좋은 상상이 머릿속을 스쳐서, 당황해서 고개를 흔든다. 외출했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방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라던가.
 
"…………………………………………………………………………샤워?"
 
이건 혹시 찬스가 아닐까? 화장실에서 잊어먹은 파우치. 그걸 가질러 텔레포트한 자신. 거기서 우연히 샤워를 하고 있던 언니가, 당연히 알몸으로――.
 
"우후"
 
쿠로코의 입에서 무심결에 웃음이 새어나온다.
 
"아아! 이거야 말로 하늘의 배려. 조금 늦은 선물을 이런데서 받을 수 있다니, 언니도 참!!"
 
텐션이 단숨에 올라가지만, 텔레포트를 하기 전에, 일단 웃음을 지운다. 자신은 우연히 파우치를 가질러 왔을 뿐이니까.
아주 짧은 순간, 정신을 집중시켜서 쿠로코는――차원을 넘었다.
 
 
 
"(언니-. 어라?)"
 
전이해서 그 대로 언니에게 안기려고 하지만, 화장실 속은 어둡고, 사람이 없었다.
 
"정말로 외출하신 모양이군요"
 
중얼거리며, 일단 목적인 파우치를 가방에 쑤셔넣는다.
 
"……하아"
 
슬슬 폐문시간도 가깝지만, 어디에 가있는걸까. 어쨌든, 사감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공간이동으로 마중나와달라고 하면, 웃으면서 대응하는건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이하루네 기숙사에서 자고 간다고 전했으니까, 그건 아니겠죠"
 
가방을 손에 들고, 다시 공간이동을 하려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 때, 화장실 밖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방에 계셨던거에요?"
 
하지만 방에 불은 키고 있지 않다. 침입자일 가능성도 생각해, 화장실 문을 천천히 조용히 연다.
침실의, 언니의 침대 위에 누워있는 그림자가 있다. 하지만 그 체격은 외출한 사이에 언니의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기교한 침입자는 아닌 모양이다.
 
"언니, 벌써 주무시려는건가요"
 
일으켜서는 안된다. 잘 하면 자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동안 관찰한다. 이쪽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자고 있는데 꼼지락꼼지락 움직인다. 등도, 오른손을 사이로 든 양 다리도 조금 움찔거리고 있다.
 
"(…………………. 이, 이것은 설마!?)"
 
지금까지 결코 본 적이 없었던 소녀의 치태.
 
"(쿠로코가 없는 사이에 하신다니, 언니!)"
 
오늘은 우이하루의 기숙사에서 자고 오기 때문에 부재라는건 알려줬다. 동거인의 부재를 이용해 젊은 성욕을 발산시키는데 이 이상으로 좋은 타이밍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 어색해)"
 
그녀의 어색한 자세를 나타내듯이, 양 손의 움직임은 리듬이 나쁘다. 쾌락의 절정을 맞이하기엔 아직 멀어보인다.
 
"(아아, 애처로워요. 지금 당장 날아들어서 쿠로코의 손을 빌려드리고 싶어!)"
 
하지만, 천제일우의 찬스, 섯부른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언니의 앞에 띄어들어서 백합백합 전개가 될 가능성에 대해 뇌속에서 시뮬레이트 해본다.
 

 
"언니도 참. 그런짓을 하시곤, 조심성이 없군요"
 
"쿠, 쿠로코! 이건, 그……"
 
"말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자, 여기는 이렇게 하는거에요"
 
"앙! 쿠로코. 그럽게 갑자기 하면"
 
"혼자서 하는것보다 기뻐보입니다만, 어라, 여기가 좋으신가요?"
 
"흐으으응! 시, 안돼에"
 
"그런소릴 하셔도, 그만두지 않아요. 벌써 진득진득 하신걸요"
 
"말하지마, 시러어"
 
"언니. 저도 봐주세요. 언니 탓에 이렇게 되어버렸어요"
 
"쿠로코오"
 

"('핥아')…………핫, 안되요)"
 
진짜의 박력에, 평소보다도 색채가 농후한 망상으로 빠져버렸다. 게다가 평소보다 새디스트 기운이 넘치는 버전이었다. 당황해서 속옷을 확인하지만, 이미 조금 '그런식'으로 되어버렸다.
 

"(어, 언니가 잘못한거에요)"
 
하지만 이 광경을 앞에 두고 상상셰계로 빠지는것은 아깝다. 충분히 감상하지 않고서는.
망상보다도 압도적인 비쥬얼과 사운드.
숨을 죽이면 모든 소리가 들려온다. 때때로 새어나오는 달콤한 숨결. 연속적으로 들려오는 음미로운 물소리. 지지지, 하고 형광등 같은 소리는 제어가 느슨해져 전류가 흘러넘치는 것이다. 언니도 점점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몸은 미성숙하면서, 어디를 봐도 적당한 곡선으로 구성되어 그녀의 부드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피부로 생기는 청백의 전광은 예각적인 궤도를 그리고, 다시 그녀의 몸속으로, 두근에서 나타난 한줄기의 커다란 빛은 어깨죽지의 안 쯤에서 사라져, 마치 천사의 날개 같다. 방 전체를 퍼지며 밝히는, 확실히 그것은 천상의 아름다움 이었다.
 
"언니……"
 
늠름하고 때때로 귀여운 저 분은, 하지만 저렇게도 아름다웠던걸까.
 
"응, 으응!"
 
언니가 한층 크게 경련하고, 그 기세로 몸을 뒤척였다.
 
"읏!"
 
들킨건가 생각해 도망치려고 했지만, 몸이 사고에 따라가지 않는다.
다행이도 언니는 깨닫지 못한듯 일을 계속 하고 있다. 몰래보기위해 문을 크게 열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오오오……)"
 
언니가 이쪽을 보고 있어서 여러가지로 노출이 된다.
표정은 요염하고, 환상적인 전광의 수와 대조적. 하얀 목은 매끄럽다. 적당한 가슴 끝을 왼손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다. 작은 배꼽이 귀여워 보인다. 그 아래의 비소는, 아아 오른손으로 가리고 있다.
 
그러자, 거기서. 쿠로코는 본다.
 
언니의 오른손. 보라색 전기를 모으는 거기에 빛나는것은, 하나의 반지. 그것은 전날, 어떤 소년한테서 받은 물건이다.
 
"(싫어)"
 
언니가 드물게도 자위에 빠져있던것은, 쿠로코가 없으니까 하는 이유일까.
 
"(싫어요)"
 
반지를 낀 그녀의 손가락은, 뭔가의 대용품인것일까.
 
"(그만두세요)"
 
점점 소리 높혀가는 그녀의 입이 누구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일까.
 
"(부탁이니까, 이제 그만두세요)"
 
간원은 닿지 않는다. 그녀가 절정을 맞이함과 동시에, 쿠로코는 도망갔다.
 
 
4
 
 
"시라이양. 시라이양"
 
자신을 잃고 있던 쿠로코는, 누군가가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천천히 돌아보자, 목소리의 주인은 우이하루 카자리의 클래스 메이트인 사텐 루이코라는걸 알았다.
아무래도 우이하루의 학생 기숙사 앞에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는 기억에 없었다. 몇번째는 공간이동을 했을테지만, 잘도 제어에 성공한 모양이다.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을 깨닫자, 갑자기 자신의 마음에 상처가 싹터온다. 정말로, 다쳐버렸으면 좋았을텐데.
자신은 얼마나 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것일까, 사텐이 배려해주고 있었다. 아니, 아마도 좀 더 전부터 걱정해주고 있었던 것일게 틀림없다. 몇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을테니까.
하지만, 사텐은 곧 웃음을 짓고는,
 
"우이하루네 놀러온거에요? 방까지 안내할게요"
 
라고 했다.
 
 
 
토키와다이 기숙사와는 다른 형식의 문 앞을 지나, 사텐은 하나의 문을 노크했다.
 
"우이하루-. 시라이 양이 왔어-"
 
통통, 통통 토크를 반복하지만 대답이 없다.
 
"어라-, 외출한걸까? ……아, 문 열여있어"
 
안을 들여다보지만, 방은 어두컴컴하다.
 
"오늘 온다고 약속했었죠? 안에서 기다리죠"
 
"…………괜찮은거에요?"
 
"서로 방에는 맘대로 드나드니까, 괜찮아요. 같은방의 아이도 지금 집에 갔을 테니까요"
 
요즘은 바쁜것 같아서 그다지 얘기 못했지만요-. 하고 사텐은 잘 안다는듯이 안으로 들어와 조명 스위치를 누른다. 불이 들어오자, 조금은 진정된다. 착란하고 있어도 가지고 온 짐을 방 구석에 놓아둔다.
 
"음-. 우이하루는 어디에 간걸까나? 아, 무슨 메모가 있어요. 어디어디-? "시라이양에게. 쇼핑하러 갈건데요, 곧 돌아올테니 여기서 기다리세요" 라니 여기에 메모 놓아둬도 의미 없잖아! 내가 시라이양을 안내했으니까 다행이지만!!"
 
"……"
 
"다, 다행이지만!"
 
"…………"
 
평소라면 웃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무리였다.
 
"…………에 저기. 무슨 일 있었나요? 저희 기숙사 앞에 왔으니까, 처음엔 우이하루랑 싸움이라도 한건가- 싶었는데, 이거 보니 그런 느낌은 아닌것 같고. 그, 저 자세한 사정같은건 잘 모르겠지만. 저라도 괜찮으면 들려주시겠어요?"
 
 
"……"

"……"
 
"…………"
 
"…………"
 
바로 쳐다보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조금 언니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그녀는. 그녀는 용서해줄것인가.
 
"제가 좋아하는 분이……"
"사랑 이야긴가요!?"
"어떻게, 되버린걸까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라는 의미로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놀라움에 테이블 위로 몸을 기대오던 사텐 양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그녀의 기대에 호응할 만한 것이 아닐것이다.
 
"정말 좋아해서, 경애하고 있는 언니가, 선탄제에 선물을 줬어요. 하지만 그 상대는 제가 아니었어요. 언니가, 성탄제에 선물을 받고, 기쁜듯이 웃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상대는 역시 제가 아니었어요"
 
쿠로코는 말한다. 허공을 바라보며, 질투하고, 자신이 이렇게 더러웠던가.
언니의 명예를 위해서도 하지 말았어야 할 이야기지만, 애초에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닌것이다. 놓아져있었다고 느껴버린다. 자신의 마음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그녀는 쿠로코의 우는 소리를 마지막 까지 들어주었다.
 
 
 
"자신이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는것 만큼은 알고 있어요"
 
사텐양은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에겐 그런 '사랑'은 잘 모르겠지만요, 그치만 어떤 상대라도, 자신을 봐주지 않으니 싫어 라는건 그다지 안좋은 행동 아닐까요?"
 
말을 가려 하는게 아닌, 그때 바로바로 생각난것을 입으로 말하는걸 전해진다.
 
"저도, 언제나 우이하루를 데려가는 저지먼트가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저지먼트인것을 즐거운듯이 이야기하는 우이하루를 보는건 조금 외로웠고, 저지먼트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지 않으면 굉장히 쓸쓸했어요"
 
"그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저지문트의 일주엥는, 외부자에게 말하는것이 금지되어 있다.
 
"아, 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한다구요? 제는 그, 저지먼트의 고위능력자에 대해 동경도 막 하지만. 게다가, 이제 괜찮아요. 저는 열심히 일상을 지킨다고 결심했으니까요. 우이하루가 지켜준걸요. 우이하루가 웃으며 돌아오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잖아요"
 
에헷, 하고 웃는 소녀는 분명 강해진 것이라.
 
"저는――"
 
그것에 비교하면 자신은 어떠할까. 언니의 버팀목이 되고싶다고 바래지 않았던가.
그것이 이 꼴이다. 언니가 자신을 챙겨주지 않는다고 삐치고. 언니에게 지켜지기만 하고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언니는 지금, 저렇게 행복해 하는데.
언니가 해줬으면 하는것은, 물론 많이 있지만. 언니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더욱 많다. 가능한 것이 적다면 더욱이.
 
"저도―"
 
 

 
찰칵.
 
"어라, 시라이양. 왔었어요?"
 
문이 열리고 우이하루 카자리가 돌아왔다.
 
"아, 사텐양. 사텐양이 시라이양을 안내해줬군요"
 
"기숙사 앞에서 우연히 만나서-"
 
실례하고 있어-. 하고 사텐은 낙천적이게 대답했다.
 
"고마워요.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왔어요"
 
하고 우이하루가 큰 비닐 봉지를 들어 보인다.
 
"그런데, 두 명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음-?"
 
눈치못채도록 웃는 사텐. 상냥한 그녀는, 쿠로코가 우이하루에게 약한 부분을 보이고 싶지 않을 거라고 배려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이하루도"에-, 비밀인가요-?"하고 웃으며 항의의 소리를 올린다.
 
"…………후후"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어째선지 웃겨서 무심코 소리가 새어나온다. 우이하루와 사텐양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그 모습은 재밌다.
 
"사텐양이 '최근, 우이하루랑 놀지 못해서 외로워' 라고 얘기했어요"
 
"에?"
 
"뭣! 시, 시라이양!?"
 
사텐양이 당황해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요즘 저지먼트 일로 한동안 바빴으니까요-. 아! 그럼 오늘은 사텐양도 여기서 자고 가는게 어때요?"
 
시라이 양도 괜찮죠? 하고 물어오는 우이하루에게 '물론이에요' 하고 머리카락을 정리하면서 대답한다.
 
"므으-. ………………………잠옷이랑 과자 갖고 올게"
 
사텐양의 원망스럽다는 시선이 즐겁다.
결국, 그 날은 셋이서 밤 늦게까지 차를 마시고 떠들었다. 다음 날은 낮까지 자버렸다.
 
 
5
 
 
다음 날. 겨울방학이니까 놀러가자는 사텐양의 초대를 거절했다.
두 명이서 함께 외출하는것도 즐거울것 같았지만, 그것보다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사과할까, 어떤 얼굴을 하면 좋을까는 정하지 않았지만, 돌아가는 길 도중에 언니와 예의 소년이 함께 있는것을 발견해버렸다.
두 사람은 오늘도 아무래도 언쟁하고 있지만, 싸움은 아닌것 같았다. 그의 목에 감겨진 머플러도, 언니의 오른손에 있는 반지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언니의 당황하는 모습도, 아직 습습하게 쿠로코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래도 마주 향한다.
두사람이 있는곳으로 걸어간다.
 
 
"안녕하세요, 언니"
 
두 사람의 한 가운데로 내려와, 언니의 놀라는 모습에 만족하고 되돌아본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신사분. 저, 언니의 룸메이트인 시라이 쿠로코라고 해요"
 
"아, 어. 알고 있어"
 
소년도 당황해한다.
그와 언니의 앞에서 쿠로코는 선언한다.
 
"저, 이 위치는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이 없으니까"
 
일방적으로 말한다. 그의 반응도 보지 않고 다시 언니를 향해 본다.
 
"그러한 고로, 언니. 저 자신이 정한 제 사명을 다하려고 생각해요"
 
"……?"
 
"쿠로코는 언니의 몸을 보호하고 싶어요. 그러니 언니. 부디 들어주세요"
 
"뭐, 뭐야?"
 
"체분비액 같은 '전해질용액'에 은색 반지 같은 '금속'을 대고 최고10억볼트의 '전압'을 걸어버리면, 어떻게 생각해버려도 몸에 나쁘다는 상상밖에 할 수 없어요, 하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무슨 소릴…………………아! 어, 어제 그거. 너, 너 엿본거야!?"
 
언니의 머리카락이 파직파직 대전하고 있지만, 언니를 위해서는 말 하지 않을 순 없다.
 
"라는데 괜찮나요. 그런짓 하면 언젠간 반지가 없어져버릴지도 몰라요?"
 
무엇보다 언니가 그 순결을 은으로 코팅하고 싶다고 하신다면 쿠로코는 바라마지 않지만요. 하고 덧붙이지만, 쿠로코의 언니응 이미 듣고 있지 않다.
소년이 타이밍 나쁘게 "에, 반지가 어쨌어?" 하고 물어서, "넌 아무것도 묻지마!"
하고 전격의 화살이 날아가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을 뒤로, 쿠로코는 공간이동을 한다.
 
"그럼 언니, 또 나중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