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최흉의 연적"3
 
 
 
하치만"거기까지다"
 
나는 지면을 차고 상대와 거리를 단번에 좁히고 그 팔을 잡아다 우타이한테서 떼어냈다.
 
우타이"히키가야……?"
 
"뭐야 이 새끼는?"
 
남자는 핏줄을 띄우면서 이쪽을 돌아보며 노성을 지른다.
 
시끄럽네. 밤에 그렇게 큰소리 지르면 주위 민폐짢아.
 
하치만"그 녀석 싫어하잖아. 보고 모르는거냐?"
 
"아앙!? 네놈하곤 관계없잖아! 아니면 너는 이 녀석의 남친이나 뭐냐?"
 
왜 그렇게 되는데.
 
하치만"아니, 뭐……음. 지인?"
 
그렇게 대답하니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핫, 남친이 아니면 찌그러져있어!"
 
남친이 아니면 간섭해선 안 된다는 방정식이 너무 이상해서 이해할 수 없다. 아니, 내 수학 성적이 어떻다가 아니라. 아마 내가 수학을 잘하는 애라도 몰랐을 것이다.
 
하치만"지인이 이상한 놈한테 잡혀있으면 남친이 아니라도 도와주러 가는게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니 새끼같은 놈은 진짜 빡치네! 부외자주제에 끼어들고 말야!"
 
하치만"그보다, 네가 하고 있는거 자칫하면 범죄라고"
 
"시끄럽다고 새끼야!"
 
그렇게 말하고 남자가 주먹을 쳐든다.
 
위험해, 위험해! 험해라! 뭐가 위험하냐면, 절망적이기까지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쨰선지 어느샌가 "주먹으로 얘기하자"같은 상황으로 변해있고. 뭐야 그 뜨거운 전개. 전혀 흥분하지 않는데.
 
남자가 휘두른 주먹이 기세 좋게 닥쳐온다.
 
우타이"히키가야!"
 
우타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침착해 있었다.
 
왜냐면 내 눈에는 남자의 움직임이 다 보였기 떄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인해 단련된 관찰안과 동체시력, 그리고 반사신경이 의도치않게 힘을 써주고 있었다.
 
아마 단순한 파워 승부로는 내게 승산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쎄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남자의 시선, 팔의 각도 등에서 궤도를 읽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한다.
 
첫발을 피해서 화가난 상대는 두발, 세발을 추격을 날린다.
 
하지만 그것들 전부 어렵지 않게 가벼운 스텝으로 받아흘린다.
 
어, 뭐야 이거. 배틀 소설이냐…….
 
현재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에 셀프로 딴지를 걸면서도 남자의 공격을 피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도 아무 생각없이 회피를 하고 있는건 아니다. 제대로 노리는건 있다.
 
그리고.
 
남자의 5번째 주먹을 피한 순간.
 
하치만"(여기다)"
 
나는 재빠르게 돌아서 상대의 품에 파고 들었다.
 
"……읏!?"
 
순간 휘청, 남자의 몸이 기운다.
 
그 틈에 나는 남자의 어깨에 손을 댔다.
 
그러자.
 
남자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툭, 그 자리에 주저앉듯이 엉덩방아를 찧었따.
 
"뭣……!?"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모르겠다는 듯이 남자가 눈을 크게 뜬다.
 
지금 내가 한것은 상대의 중심이 축이 되는 순간에 재빠르게 돌아서 중심을 잃게 만들어 쓰러뜨린다는, 앵클 브레이크라고 불리는 고등 기술이다.
 
라고는해도 어디의 천제의 눈을 가진 적발의 남자처럼 100%성공 시키는건 불가능해서, 내 경우에는 지금처럼 살짝 손으로 밀어줄 필요가 있지만.
 
후우, 한숨을 내쉬면서 지면에 주저앉은 남자를 내려다본다.
 
하치만"만약 내가 여기서 손을 풀지 않고 추격을 가했다면 너는 그냥 안 끝났을텐데……어떡할거야? 아직도 할거야? 단, 계속한다면 다음에는 용서 안한다"
 
눈을 가늘게 떠서 상대를 노려본다.
 
뭐, 물론 허세지만.
 
"큭……"
 
남자는 분하다는듯이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본다.
 
하지만 바로 짜증난다는듯이 혀를차고 빠른걸음으로 이 자리를 떠났다.
 
어떻게든 허세가 통한것 같군. 다행이다, 라며 쓴웃음을 지시고 있으니,
 
우타이"히키가야, 괜찮아?"
 
우타이가 눈썹을 내리며 황급한 모습으로 말을 걸어왔다.
 
우타이"어디 다친덴 없어?"
 
눈을 적시며 묻는 우타이.
 
하치만"음, 괜찮아. 어디도 다치지 않았어"
 
우타이"정말로?"
 
하치만"아아"
 
우타이"다, 다행이다……"
 
진심으로 안도했다는듯이 우타이는 숨을 내쉬었다.
 
하치만"그러는 너야말로 다치지 않았어?"
 
우타이"아, 응. 나는 아무렇지 않아"
 
하치만"그런가"
 
일단 안심이군.
 
우타이"그, 그리고……그게, 고마워"
 
살짝 볼을 붉히면서 미소짓는 우타이.
 
우타이"하지만, 어째서 여기에?"
 
하치만"이거. 너 가게에 두고 갔잖아"
 
말하면서 우타이가 구입한 책이 든 가방을 건낸다.
 
우타이는 "앗" 하며 소리를 질렀다.
 
우타이"미, 미안해. 일부러 갖고 오게 해서"
 
우타이는 사과하면서 가방을 받아든다.
 
하치만"딱히. 이 정도는 상관업서어. 거기다 덕분에 결과적으로 너를 도울 수 있었으니까. 뭐, 무사해서 다행이다"
 
머리를 긁적이면서 대답했다.
 
우타이"……"
 
그러자 잠시 우타이가 말없이 내 눈을 쳐다봤다.
 
어, 어쨰서 이렇게 쳐다보는거야……?
 
주륵,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흐른다.
 
어색해져서 잽싸게 우타이한테서 시선을 피한다.
 
다음 순간.
 
우타이"있잖아"
 
우타이가 말을 했다.
 
하치만"아, 어?"
 
우타이"너를……하치만이라고 불러도 될까?"
 
하치만"……어?"
 
얼빵한 소리가 입에서 새어나온다.
 
하치만"어, 어음……딱히 상관없지만, 갑자기 왜 그래?"
 
우타이"왜, 왠지 모르게"
 
입을 뾰죽이며 고개를 돌리는 우타이.
 
우타이"……그리고 미안해"
 
하지만 그 후에 어째선지 우타이는 사죄의 말을 했다.
 
하치만"미안하다니 뭘?"
 
우타이"너를……실은 처음에 외모만 보고 불쾌한 녀석이라고 단정지어버렸어"
 
뭐, 알고 있었다. 어쨌든 벌레를 보는듯한 눈으로 보고 있었으니까.
 
우타이"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고, 이렇게 나를 도와줘서……아무것도 모르는데 멋대로 오해해버렸으니까……그러니까, 미안해"
 
하치만"그런거 하나하나 신경쓰지마. 그런데는 익숙해. 거기다 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이 나의 이 썩은 눈에 있다는것도 자각하고 있으니까. 이 눈떄문에 밤에 편의점에 가는것만으로도 언제 심문받을지 스릴 만점이라고"
 
정말로, 어떻게든 안 되려나. 이 눈이 개선되면 조금은 주위 취급도 나아질거라 생각하는데. 응, 진짜로.
 
라는 자학개그라고도 할 수 있는 사실을 말해보니,
 
우타이"……풋"
 
우타이는 입을 막고 쿡쿡 어깨를 떨면서 웃기 시작했다.
 
우타이"아하핫, 뭐야 그거! 너무 재미있네"
 
이윽고 웃음은 상승해간다.
 
하치만"너무 웃는다고"
 
우타이"아하하, 미안해. 하지만 하치만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걸"
 
쳐다보니 우타이의 눈끝에는 흐릿하게 눈물이 맺혀있었다. 얼마나 성대하게 웃은거야.
 
하치만"나참, 나는 슬슬 돌아갈게. 너무 늦어지면 곤란하니까"
 
우타이"아, 그런가. 벌써 9시 지나버렸찌"
 
우타이가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한다.
 
하치만"그럼 간다, 우타이"
 
우타이"응. 정말로 오늘은 여러모로 고마워, 하치만!"
 
하치만"음, 어"
 
우타이"또 보자!"
 
하치만"뭐, 조만간 적당하게"
 
우타이"약속이야!"
 
하치만"예이예이"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우타이에게 등을 돌린다.
 
이렇게 해서 파란만장한 하루는 막을 내린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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