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감체질인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03
 
 
 
 
 
 
결국 유키노시타는 그리고나서 부실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특별동에서 뛰어나간 후 체력이 다해서 쓰러졌다.
아무도 없었으므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잠시 그 자리에서 그대로 쉬며, 회복을 기다리는 사이에 머리를 식혔다.
부활동 활동시간 중이지만, 부실로 돌아가지 않고 교무실로 간다.
 
"실례합니다"
 
문을 여려자 방 안에는 히라츠카 선생님만 남아있었다.
책상 위에는 떠넘겨졌을, 서류다발이 높게 쌓여있고 문방도구가 산란하고 있었다.
…히라츠카 본인은 휴식중이었는지 그런 책상의 조금 남은 공간에서 재주좋게 라면을 먹고 있었다.
되게 여자력이 없는 광경이다.
그런 어떤 의미로 비참한 광경을 신경쓰지 않고 유키노시타는 히라츠카에게 다가간다.
그저 단순히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던것 뿐이기도 하다.
 
"쥬릅…커흠. 왜 그러느냐, 유키노시타. 아직 부활동 종료 시간은 이르다"
 
"……부탁이 있습니다. 히키가야를 퇴부시켜주세요"
 
"안 돼. 어제오늘로 그 녀석의 그 여러가지 의미로 DEATH 커뮤니케이션이 나을리가 없잖아"
 
좋은 소리를 했다고 생각한거겠지, 짜증스런 우쭐댄 얼굴로 말했다.
 
"그런 아무래도 좋은건 둘째치고, 이대로라면 제가 망가져요"
 
"의뢰를 포기할거냐?"
 
"받은 기억은 없어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승낙하기 전에 가버렸습니다"
 
"……그랬었나?"
 
"네, 그래요"
 
"그렇다고는 해도 유키노시타, 봉사부의 이념으로선 그를 구하는것도 또한"
 
"그러니까 그 이전에, 그런 무서운 경험을 해놓고 어째서 함께 있어야 하는거에요!?"
 
"너는 평소대로 그를 대하고 있던게 아니느냐?
 너는 지금까지도 내가 보낸 의뢰인들도, 몽땅 용서없이 지적하여, 절망시켜서 쫓아냈을 뿐이니까.
 이대로라면 너는 변하지 않는다. 평소 태도가 통하지 않는 상대가 필요한거지.
 봉사부의 이념은 학생끼리 대화와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로 이끄는거다.
 지적만으로 쫓아내어선 도움도 되지 않으니 봉사도 아니다.
 우선 제대로 정상적으로, 평범하게 그하고 대화를 하거라"
 
"하지만…!"
 
"거기다 너는 세상을 바꿀거잖아?
 그 한 사람 개선못해선 어떡할거냐?"
 
"그건…"
 
"그래선 아무리 지나도 하루노를 넘을 수는 없다?"
 
"윽!? 아, 알았어요! 저 나름대로 해볼게요!"
 
값싼 도발에 또 나쁜 버릇인 지기 싫어하는 기질을 발휘하여 유키노시타는 가버렸다.
 
"…미안하다 유키노시타. 나도 저거랑 관여하는건 무섭다…히키가야 본인은 둘째치고, 때릴 수 없는 상대니까…"
 
이유가 무척이나 히라츠카 다웠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이른시간부터 HR되기 일보직전과 점심시간을 사용하여 전날 방과후 방법을 찾아 수집한 정보를 사용하여 준비를 시작했다.
 
 
 
 
 
 
 
 
 
 
 
"여어~…우오!"
 
방과후가 되어, 히키가야가 부실로 들어오자 부실의 모습이 변한데 경악했다.
문에는 어디에서 조달한건지 토리이를 모방한 장식이 자리잡고 있고 숨어들어올 수 없도록 되어 있고, 부실의 사각에는 부적이 붙여져 있고 바닥에는 서양마술적인 오망성 마방진이 그려지고 창문이나 벽에는 주련승이 달려있고 칠판 위에는 카미다나(神棚 - 집안에 신을 모셔 놓은 감실), 부실 중심에는 이 또한 어디에서 조달한건지 어째선지 1.5M정도의 작은 대불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유키노시타는 부실 안쪽에서 교복 위에 가사를 입고 왼쪽 손목에 염주, 손에는 성서, 목에는 은 십자가를 걸고 오른손에는…이름이 뭐였더라, 신주가 드는 그거.
아무튼 뭐 일식양식불식절충이라고 할까, 되게 무절조한 모습이었다.
이걸 했을 범인인 유키노시타에게 히키가야는 말을 걸었다.
 
"…어떻게 된거야 이 꼴은"
 
"뻔하잖니. 네가 데리고 다니는 유령 대책이야"
 
피로곤비한 눈으로 어떤 의미로 위험해진 눈을 지으며 말한다.
불이 붙은 양초를 머리띠를 감고 있다. 그건 축시 참배때 저주 의식이며, 무척이나 유키노시타가 긴장하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흐응. 쓸데없는 짓 수고"
 
히키가야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등 뒤에서 우르르르 기척이 부실 안에 퍼졌다.
토리이와 대불에는 찰딱찰딱 손자국이 출현하고, 주련승은 붕붕 흔들리고 마방진에는 낙서가 그려지고, 카미다나는 덜커덩 떨어졌다.
 
"…………………………"
 
"유키노시타, 불쌍하지만 저런 오컬트 상품은 실제로 그들에게 효과가 없어"
 
"……못 써먹겠네!"
 
인외의 자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해버렸다는걸 알고서 유키노시타는 분개해하며 손에 든 염주와 성서와 신주의 그걸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버렸다.
아무래도 좋지만 신벌과 천벌과 불벌을 맞아도 모른다, 라고 히키가야는 생각했다.
 
그 후에 두 사람과 영혼들은 정리를 분주하게 했다.
…유령들이 무척이나 적극적이라서 순식간에 끝났다.
쓰레기통에 대불이나 카미다나를 버려도 되는건지는 의문이었지만.
그 후에도 유키노시타는 평정을 꾸리기 위해 독서에 전념했다.
부실 안을 돌아다니는 무언가의 기처거을 느끼면서.
히키가야는 여전히 영혼 아이들을 상대로 꺅꺄우후후 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뒤.
 
똑똑.
 
문이 노크되었다. 그리고 조용히 열린다.
 
"와. 어음, 실례합니다~"
 
들어온건 핑크머리의 여자.
오른쪽 두부에 경단을 만든 약간 앳된 얼굴의 여학생.
단지 거유다.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듣고 왔는데…"
 
그녀는 히키가야와 눈이 마주친다.
 
"앗! 왜 힛키가 여기에 있는거야!?"
 
"…일단 부원이니까. 그보다 힛키는 뭐야. 그리고 넌 누구야?"
 
"하아? 같은 반이잖아!? 믿을 수 없어, 진짜 기분 나빠!"
 
그녀가 반쯤 반사적으로 항의한 순간.
 
파직! 파직!! 쾅쾅쾅!! 덜컹덜컹덜컹!!
 
히키가야의 아군인 영혼들이 맹렬하게 항의의 랩소리와 쌓여진 의자나 책상 비품을 덜컹덜컹 소리내어서 심령현상을 일으켰다.
 
"히!? 뭐, 뭐야?"
 
"…2학년 F반 유이가하마 유이, 그는 그렇다치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자극하지 말아주겠니"
 
"아~, 역시 여기서도 그렇구나…"
 
쓴웃음을 지으면서 입실해온다.
같은 반인 만큼 유키노시타와 비교하면 심령현상에 익숙한 모양이다.
히키가야의 옆을 지나 유키노시타와 중간 지점까지 들어온다.
참고로 아직도 항의의 랩 소리는 울리고 있다.
 
"아~ 너네도 이제 됐어. 살아 있는 녀석한테 이런 취급은 이숙해. 아무래도 좋아"
 
히키가야가 그렇게 말하자 심령현상은 마지못한 느낌으로 사그라들었다.
동시에 유이가하마의 등 뒤로 의자가 소리도 없이 미끌어져왔다.
 
"아, 고마워…어?"
 
뒤돌아본 유이가하마였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다.
보이는건.
 
"이 애들한테 감사해. 화해라고 해"
 
"……아, 하하하…이런거 받는거 처음이야…"
 
유이가하마는 얼굴을 경직시키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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