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시라이와 카미죠가 정답게(?) 나타났을때로부터 시간은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가게 밖. 자동문 코 앞.
게임 센터 가개 안에서부터 찰싹 카미죠한테 달라붙어 있는 시라이.
그럼, 보는 시선으로 지인에게 보이기라도 하면 굉장히 오해를 부를법한 상황하지만 그 이상으로 카미죠 토우마는 난처해하고 있었다.
시라이가 카미죠에 대해 어떤 비참한 짓을 하려고 하는 것도, 일단 그녀도 소녀이다.
소녀다.
이무라 발전도상이라 해도 아무리 작다고 해도 자신의 팔에 닿는 미묘하게 부드러움이 없다는건 아니다는 것이다.
이건 괴롭히긴가, 라고 카미죠는 눈썹을 찡그렸다.
하지만.
 
"…후후후~♪"
 
고작 몇미터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보였다.
 
(…나는 적 취급 받는게 아니었나?)
 
카미죠 소년이 그리 고개를 갸웃거리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라이가 카미죠를 대해 해온것을 열거하면 상당한 양이 되고 여기에선 할애해두고 싶다.
 
"하아~…있을까요 토마토 단팥죽…"
 
행복한 표정과는 별개로 황홀한 양상을 보이며 녹아버릴 미소로 중얼거리는 시라이.
 
(………………토마토 단팥죽?)
 
무슨 흥미를 자아내는지, 손을 대면 여러가지 의미로 지옥을 볼것같은 음료수(일 것이다. 아마)의 이름이 나왔다.
 
"아아, 그렇지. 모처럼이니까 카미죠씨한테도 사드릴게요"
 
카미죠가 뇌내에서 예상가능한 맛을 찾고 있자 시라이가 터무니 없는 소리를 했다.
 
"어?"
 
설마 토마토 단팥죽을 사주는건 아니겠죠 아니 설마-, 어떤 의미로 최악의 결말을 속공으로 배제하는 카미죠 씨.
 
"역시,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건 저로선 견딜 수 없어요"
 
"그, 그래-? 나는 딱히 목 마르지 않는데-…아, 아니, 필요없다는건 아니야? 하지만, 지금은 좀 말야~"
 
만면의 웃음이 섣부르게 거절하는걸 주저하게 만든다.
라고 해도 만약 똑같은걸 먹이려고 한다면 여기는 단고히 거부해야할 것이다.
카미죠로서도 삼도천을 이미 한번 보았고, 왠지 섣불리 소용돌이 친 은하같은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다.
 
"정말로 염려 깊으신 분이시네요-"
 
뭐, 시라이가 그 정도의 부정으로 물러설리가 없다. 아까보다 강하게 팔을 잡아당겨 간다.
 
"아니, 정말로 됐어"
 
"그런 소리 마시고, 자자 솔직하게 사주는걸 받으세요"
 
"터무니없다!?"
 
"꺄아꺄아 마치 만담같은 대화를 하면서 편의점 자동문을 빠져나온다.
 
"잠, 슬슬 떨어져주지 않을래!?"
 
역시 가게 내에서 이렇게 달라붙어 있다면 필요없는 오해를 부를 것이다.
어떻게든 벗겨내보려고 하지만,
 
"싫―어요"
 
아까보다도 더욱 카미죠의 팔을 안는 힘을 세게 넣었다.
고집피우더라도 이 자세를 유지할 생각인가.
직감적으로 이 상태로 있으면 치명적인 결과에 이르를것 같은 안좋은 예감이 든다.
그렇게 생각해 문득 시선을 전방으로 돌린 순간,
 
"토우마?"
 
계산대에 캔을 두고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려던 후키요세와 딱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진짜냐-"
 
"어머나, 저번에 뵙었던"
 
카미죠는 풀썩 고개를 떨구고 시라이는 도발적인 표정으로 후키요세를 상대한다.
계산대 테이블에 500엔을 탁 내려놓고 억지로 만든 미소로 바라보는 후키요세.
세개 내려놓았기 때문에 점원이 상당히 겁에 질려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 고개를 떨군 카미죠는 파악 못하지만, 후키요세의 관자놀이 주변이 삐꺽삐꺽 경련하고 있다.
 
"…저, 저어-…거스름돈을…"
 
오들오들하게 살짝 잔액을 건내주는 점원.
일절 카운터를 보지 않고 후키요세는 말없이 손을 벌리고 내밀어서, 여기에 떨어뜨리라고 어필한다.
 
"………"
 
찰랑.
콰직!
 
"히익!?"
 
넘겨진 잔액을 움켜쥐어 부술 기세였다.
카미죠와 소녀들, 그들과 만났던것이 불행의 시작일까.
불쌍한 점원이다.
카운터 저편에서 공포로 몸을 꼼짝못하는 점원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대체. 무슨 소동이야?"
 
진열대에서 고개를 조금 내밀어 소동의 현장을 보려고한 히메가미와 절체절명이구나- 생각하면서 고개를 든 카미죠의 눈이 척 교차한다.
 
"토우마 군!"
 
찰나, 파앗 하고 그녀의 얼굴이 밝아(몇번이나 말하지만, 겉보기로는 크게 변화는 없다)졌다고 생각하자,
 
"아아!!"
 
앗하는 사이에 카미죠에게 다가붙어 꼬옥 하고 껴안았다.
 
"히메가미, 새치기는 치사…가 아니라!"
 
반쯤 태클에 가까운 기세운 속도였기 때문에 복근에 머리박치기가 직격.
상당히 아팠다.
 
"으아악!? 갑자기 무슨 짓을 하는겁니까 히메가미씨!"
 
아까전과는 정반대로 거의 선망에 가까운 눈초리가 카미죠에게 향해진다.
 
"…나, 나도…가 아니라! 두 사람다『나』의 토우마로부터 떨어져!"
 
후키요세도 급히 다가와서 카미죠로부터 엉켜붙은 시라이와 히메가미를 떼어놓으려고 한다.
아니다, 등등 말하면서 제대로『나』의 던가 발언하고 있는 부분에서 뭐라 할 수가 없다.
의식하지는 않고 있지만 자신의 욕망을 완벽하게 제어를 못해 심중이 넘쳐나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아요! 그쪽이야말로 얼른 떨어지세요!"
 
"잡아당기지 마. 잡아당기지 말래도"
 
"잠깐! 조금은 토우마의 폐도 생각해라고!"
 
시라이가 달라붙고, 히메가미한테 비벼지며, 후키요세한테 잡아당겨진다.
 
(우오오-!? 떠, 떨어져…뭔가 부드러운 감촉이! 비비고 싶어지는 부드러운 감촉이이이이!?)
 
이미 비비고 있다.
 
 
 
10분 뒤.
혼을 뽑힌것 처럼 풀썩 지친 카미죠와 일단 만족해서 기쁜듯한 표정을 지은 셋 사람이 즐겁게 담소하면서 나온 모양이다.
망연하게 욕망과 싸웠기 때문에 거의 기억에 없는 모양이지만.
카미죠 소년 말하길. 여자애는 무섭구나, 라는 모양이다.
굉장하다는건 새삼스러운 일이므로 깊게는 파고 들지 말자.
게임 센터에서 한번 더 미코토 일행과 합류하고 잠시가 논 뒤에 해산이라는 연결이 됬다.
다들 음료수를 한손에 들고 지하상가를 걷고 있다.
기분적으로, 지금 당장 바이바이 헤어져버리는게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후우, 즐거웠어요"
 
불쑥 시라이가 중얼거린다.
 
"그러네. 왠지 오래간만에 산뜻해진 기분이야"
 
그녀의 옆을 걷고 있던 미코토는 기지개를 피면서 끄덕였다.
 
"…가끔은…. 모르는 장소에 가보는것도. 좋겠네"
 
"아직 모르는 곳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그럴지도, 하고 히메가미가 웃는다.
 
"…『액셀러레이터』, 이기고 튀는건 허락 못합니다, 재도전을 요구합니다. 하고 미사카는 분함으로 번진 표정으로 말합니다"
 
미묘하게 분하다는 표정으로 변한걸 보여주면서,
 
"아아? 담도 크군. 언제든지 받아주마?"
 
"미사카도-! 미사카도 잊지마-, 라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뿅뿅 뛰면서 어필해본다"
 
『액셀러레이터』의 도발적인 미소를 돌려졌다.『라스트오더』는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어필하고 있다.
 
웃음을 자아내는 광경이다.
그리고,
 
"아아!? 역시 잊고 있었다!"
 
갑자기 미코토가 소리를 질렀다.
 
"갑자기 뭐야?"
 
놀라 뒤돌아본 카미죠와 마찬가지로 다른 녀석들도 미코토를 본다.
 
"…급한 일이 생각났어, 먼저 돌아갈게"
 
라며 달려나간 순간, 빙글 쿠로코를 보고,
 
"소란 일으키진 마"
 
째릿 눈으로 염두를 준다.
그러고 시라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달려갔다.
 
"그러고보니…얘, 히메가미"
 
미코토가 집단에서 빠져나가고 간격을 주지 않고 후키요세가 히메가미한테 묻는다.
 
"목적이던 쇼핑은 아직이었지?"
 
순간 히메가미는 무슨 소릴 들었는지 몰라 멍때리고 있다가,
 
"아. 잊고 있었다…"
 
생각난 모양이다.
왜 이렇게 상황 좋게 여러가지 일을 잊고 있던 것일까.
 
"돌아갈 시간이 다되었습니다, 하고 미사카는 지금까지 잊고 있었다는 듯이 말합니다"
 
우연히 근처에 있던 시계를 바라보며 미사카 동생은 말한다.
 
"어이, 망할 꼬맹이…슬슬 돌아가자"
 
"오-!"
 
『라스트오더』도, 시계를 확인한『액셀러레이터』의 말에 따라, 뭐가 기쁜것인지 하늘을 향해 주먹을 찔러올리며 뿅 하고 뛰어올랐다.
다들 헤어지고나서 잠시 뒤,
 
"……어느샌가 다시 둘만 있게 됬네요"
 
"그러네"
 
한번 이런 대화를 했다.
슬슬 해가 저물 무렵이었다.
느긋하게 노스탤직한 오렌지가 감색으로 검은색으로 바뀌어ㅣ간다.
지금은 지하상가로부터 벗어나와 오늘 하루의 모든 발단인 공원에 있었다.
뭘 하는 일도 없이 벤치에 앉아, 때때로 나오는 말에 대답한다.
겨우 그것뿐인 시간.
 
"………저기…"
 
몇번째의 시라이의 말.
 
"…응?"
 
빈 캔을 바라보면서 카미죠는 묻는다.
 
"왜 도와주신건가요? 내버려둘 수도 있었을텐데…"
 
시라이는 조금 검게 타버린 잔디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카미죠가 개입해오지 않았다면, 목숨까지는 빼앗기지 않았겠지만 나름대로『심한 꼴』을 당했을 것은 틀림없다.
 
"…………몰라 그런건…몸이 멋대로 움직였을 뿐이니까"
 
"…그런, 가요"
 
그리고 끊겨지는 대화.
 
"왜 그런걸 묻는거야? 남에게 손을 뻗는게 그렇게 이상해?"
 
라고 말을 듣고 시라이는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이번건 그래도 아직 적의 공격이 보이는거였어요…하지만, 그 때는 아니었죠. 아무리 약속을 나눴다고 해도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들쳐매기까지해서 어쨰서 저를 구해주신거죠?"
 
의문을 품고 있던걸 물어본다. 언니가 사라지는것과 똑같은 정도로, 아니 그 이상으로 카미죠가 사라지는것이 무서웠다.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은 기쁘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카미죠가 위험해지는것이 싫었다.
 
"…그 때 말이지"
 
캔을 벤치에 두고 탁하는 소리가 대화를 잠시간 끊어놓는다.
 
"……미사카가 손을 빌려주지 않았으면, 다들 구할 수 없었겠지"
 
뭔가를 떠올려낸건지, 카미죠는 자조적인 미소를 짓고,
 
"폼잡은거에 비해 좋은 모습은 누군가한테 빼앗겨버렸고 말야…"
 
"제가 듣고 싶은건 그 부분이 아니…"
 
조금 화난듯이 그를 노려보려고 본 그의 옆얼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
 
거기엔 이미 자조적인 색은 한조각도 없었다.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 나를 믿어준 녀석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돼. …물론, 시라이도 말야"
 
거기에 있는건 그의 상냥한 미소.
시라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괴로워지면 의지해도 좋아. 나라도 괜찮다면 이겠지만"
 
카미죠의 진지한 표정과 대사에 시라이는 무심코,
 
"풉…크흐흐…!"
 
뿜어버렸다.
 
"우, 웃지마! 나도 시시껄렁한 대사라는건 알고 있어!"
 
머리를 싸매면서 웅크린다.
시라이는 한차례 웃고는,
 
"그럼, 조속히 부탁드릴게요…카미죠 씨"
 
그러고 카미죠에게 등을 돌리라고 했다.
 
"뭐야 갑자기?"
 
말을 들은 대로 등을 돌리는 카미죠.
등에 통 하고 가벼운 무게가 올려진다.
 
"…시라이?"
 
더욱이 옷을 잡혀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 못했다.
카미죠는 완전히 어두워져 별이 반짝이기 시작한 하늘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따뜻한 등이네요…"
 
오도카니 새어나오는 시라이의 중얼거림.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쥐여져있던 손이 앞으로 감아져,
 
"잠, 어!? 무슨!?"
 
마침 등부터 껴안고 있는듯한 자세가 된다.
 
"읏!"
 
"……가슴이 괴로워요"
 
(…가슴!?)
 
말을 듣고 무심코 등에 닿은 감촉을 떠올려버리지만 어떻게든 뿌리친다.
 
"언니를…언니를 보고 있는 당신을 생각하면, 굉장히…"
 
"…나?"
 
순간 사고가 멈췄다.
무슨 소리지?
시라이가 좋아하는건 미사카잖아 라는 말이 입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녀가 말한 말이 카미죠의 입을 다물게 했다.
 
"…싫었어요…언니를 보고 미소짓는것이…"
 
침묵.
 
"……어째서…저를 보고 웃어주지 않는가하고…진심으로 생각했어요…"
 
소녀의 팔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그건 부숴질것 같은 정도로 여린 포옹이다.
 
"…저, 어떻게 하면 되나요?"
 
대답할 수 없다.
이건 남이 말할 문제가 아니다.
얘기를 듣는건 가능하다.
함께 있어주늑넌 가능하다.
하지만 그녀가 내는 대답에 간섭은 할 수없다.
핑계만큼은 할 수없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관계되어 있는 일이라면 더욱.
 
"…차가울지도 모르겠지만…스스로 정해…"
 
등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감촉.
 
"미사카한테 얘기를 들은 내가 할 소리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
 
말 없이 카미죠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그의 위치에서는 시라이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는건 못한다.
 
"…거기에서 행동으로 바꾸는건…결론을 내는건 시라이 너야…"
 
의지해도 좋다고 말한 직후인데, 라고 중얼거리면서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저는…"
 
스윽 온기가 떨어진다.
 
"…고민하면 돼, 라는 무책임한 소리는 안해. 고민하는게 괴롭다는건,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래도 카미죠는 계속해서 맗나다.
 
"그렇다고 생각하는걸 멈추지는 마. 포기하면 거기서 끝이니까"
 
완전히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옅게 빛나는 별의 반짝임을 느낀다.
카미죠의 말이 끊겨진 부분에서 또 침묵이 내려왔다.
근심의 침묵.
어두워지고나서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른다.
길고 긴 침묵이다.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기다린다.
지금 당장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는 생각 안한다.
카미죠가 일어나려고 발에 힘을 실었을때, 시라이는,
 
"……그럼, 카미죠씨한테 가장 먼저…그 대답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말했다.
 
 
 
 
 
 
"……그럼, 카미죠씨한테 가장 먼저…그 대답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의 말 하나하나 느끼는것도 생각도 한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것은 그도 깊게 관계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해서 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터무니 없는 짓을 하려고 해도 지켜준다.
 
"……저 생각해봤어요. 고민해봤어요"
 
서투르고, 둔감하고,
 
"언제부턴가 당신한테 이끌리고 있었는지는 관계없어요…"
 
밀어붙이는데 약하고, 여자애한텐 이길 수 없지만,
 
"…생각해서, 고민해서 안된다면…다시 한번 어울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굉장히 안심할 수 있는, 상냥하고 커다란 등을 가진 소년.
카미죠 토우마.
 
"…그때는 또, 등을 빌릴게요…"
 
"그래…나라도 괜찮다면 말야"
 
"카미죠씨…아뇨, 토우마가 아니면 안된다구요…"
 
시라이는 벤치에서 일어서서,
 
"당신 이외에 누가 있겠어요?"
생긋 하고 멍해지듯이 그녀를 바라보는 카미죠에게 웃었다.
 
 
 
 
 
 
카미죠가 기숙사인 자기 방으로 돌아가보니, 인덱스가 엎어져 쓰러져 있었다.
이유는 듣지 않아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물어뜯을 기력마저 없는 모양이었다.
 
(…냉장고에 어제 남은게 들어있다만…)
 
지친 쓴웃음을 지으면서 생각한다.
생각해도 결코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나중이 무섭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 부근에…)
 
냉장고에서 적당하게 꺼내들어 저녁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히메가미…후키요세…미사카…시라이…)
 
만들면서 요즘 특히 친해진 소녀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모든 발단은 히메가미의 고백부터 일것이다.
그녀가 카미죠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걸로 후키요세한테 고백같은걸 듣고 미코토는 카미죠의 상담을 들어주고 시라이는 미코토를 넘어서 카미죠를 생각하게 됬다.
연속되어 이어진 카미죠를 에워싼 상황.
끝없어보이는 끝낼 수 없는 그 상황에서 다만, 예감이 드는 무언가가 카미죠에게 알리고 있다.
이제 조금이면 결착이 붙는다, 라고.
그렇기에 그때까지 자신의 마음에 결착을 지을 필요가 있다.
결착을 지어서, 당당히 마주보지 않으면 안된다.
결코, 도망치는 일 없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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